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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스로 떠나는 시골 여행
버스 기행문/2016년~2017년

2016년 6월 29일 - 오랜만에 가는 사강과 조암, 악연의 노선을 두고 삽질을 하다

by 회관앞 느티나무 2022. 9. 12.

오랜만에 화성시로 시승을 떠났습니다.

정말 간만에 잠시나마 오지노선들을 탈 수 있게 되었던 탓에 조금 떨리기는 합니다. 그동안 있었던 여러 버스노선들의 변화 소식은 모른 채 시작하는 것이다보니 말입니다. 게다가 사강을 가려면 반월역에서 330번을 타야 하는 것은 변함없었지만, 330번이 예전에 비해 잘 안 다니게 되어서 놓치면 꽤 기다리게 된다는 점이 신경쓰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더군요.

 

사강에 내린 본인은 사강터미널에서 오전 10시 30분에 출발하는 금당2리행 에어로타운에 승차합니다.
이 노선은 그분과도 타 본 적이 있었지만 길이 기억날 듯 말 듯했고, 오래간만에 오지시승을 하는 김에 한번 다시 타보고 싶어졌기 때문입니다. 이걸 타면 의외로 버스가 적은 슬항2리도 같이 지나가볼 수 있는 부가적인 효과 또한 있었습니다.

 

 

▲ 오늘도 사강터미널은 평화로웠습니다. 제가 탈 금당2리 행 버스(오른쪽에 있는 에어로타운)도 대기중이었네요.

 

 

사강터미널을 나선 버스는 사강정형외과 정류장을 살짝 옆으로 지나(정형외과에 서지 않습니다), 50-2번 가는 해문리 쪽으로 달리기 시작하여 쭉 직진을 합니다. 50-2번과는 해문1리에서 갈라지게 되는데, 이곳까지는 50-2번 외에 이 노선도 와주는 셈이었죠.

 

하루 4번 있는 이 노선만 다니는 탓에 버스편이 적은 슬항 2리는 이번에도 고요하기만 했고, 금방 마도에 도착합니다.
오전 10시대라 그런지 마도에서 타려는 손님도 없었고, 홍법리 방향으로 가다가 금당2리 입구에서 우회전 틀어 본격적인 쩌는 1차로 길을 들어갑니다. 그분과 걸었던 길 그대로 쭉쭉 갔는데, 이미 되돌릴 수 없는 강을 건넌 지 2년이 못 된 상태였지만 그 때의 일도 다시 생각이 나네요.

 

 

▲ 경기도 화성시 마도면 슬항 2리. 여기는 하루 4회짜리 이 노선 말고는 가는 게 없다보니, 화성에서 버스 구경하기가 정말 힘든 곳들 중 하나입니다. 자동차 없이 밖에 나갈 수나 있을런지;;;

 

▲ 전에는 저녁에 걸어갔던 길을 이번에는 아침에 지나가보게 되었습니다. 꽤 오묘한 느낌입니다. ㅎㅎ

 

▲ 깊은 산골마을을 들어가는 듯한 느낌도 살짝 드네요;;;

 

 

이 노선의 종점이 어디인지는 기억하던 저였기에, 눈에 익은 모습이 나타나자마자 얼른 벨을 눌러 금당2리 종점에 하차합니다. 버스는 저를 내려주고는 바로 왼쪽 길을 통해 사라져 버렸죠(전진과 후진을 반복하는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회차하기가 불가능하므로 루프식 회차를 합니다).


저는 오른쪽으로 난 언덕길을 올라가 봅니다. 이 길로 가면 50-2번과 홍법리 버스가 다니는 금당2리 버스정류장이 나오는데, 언덕 하나 넘으니 바로 정류장이 저만치에 보이네요. 생각보다 금방 정류장이 나와서 싱거울 정도였습니다.

 

 

▲ 떠나가는 버스입니다. 금당2리 버스종점에서....

 

▲ 언덕 하나 넘으니 바로 정류장이 나와버렸네요. 어쨌든 다음 버스도 문제없이 탈 수 있는 겁니다.

 

▲ 화성시에 몇 달 안 와본 사이에 여기에도 새로운 모습의 정류장이 지어져 있었습니다. 기존의 옛 정류장 시설에 비해 상당히 디자인이 깔끔해졌고, 지붕이 생각보다 짧았다는 것만 빼면 괜찮았지만, 그 드넓은 화성 땅에 새 정류장들을 일일이 세우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시간과 예산이 들 지......

 

 

오늘의 메인 노선은 조암에 있었기 때문에 슬슬 조암으로 가야 하는 상황인데, 그러자면 남양을 거쳐야만 했습니다. 남양 가는 50-2번이 여길 진작에 지나가 버린 뒤였지만 사강에서 오전 11시에 출발한 홍법리행 버스와 시간이 맞으니 그걸 타도 되었고, 홍법리 차를 타도 남양엘 못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런 걱정이 없었죠.

 

홍법리 차가 금당2리까지 오는 데에는 시간이 조금 걸리는 점을 고려하여 금당2리 버스종점에서 천천히 언덕길을 넘어왔으나, 생각보다 정류장이 너무 빨리 나와버린 탓에 홍법리 차가 올 때까지 다소 기다려야 했지만... 그것 말고는 애로사항 없이 쉽게 승차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서는 과감하게 환승할인도 받아 주고요. 그렇게 홍법리 차도 다시 타보게 됩니다(이걸 대략 5번은 탔었나;;; 은근 많이 타게 되네요). ㅋㅋ

 

홍법리 가는 길에 지나가는 고모리의 1차로 길은 오랫만에 타도 재미있었고, 왕모대의 추억이 있던 홍법리 종점은 여전히 변함없는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 이런 노선과 시간이 잘 맞아서 감사할 따름이었지요. 덕분에 꿩 먹고 알 먹고 갑니다. ㅎㅎ

 

▲ 멀어지는 홍법리 버스종점. 아까 금당리와 달리 정류장은 아직도 예전 정류장 그대로였습니다.

 

 

아까 금당2리 버스로 지나갔던 길을, 이번엔 반대 차로로 지나가보기도 하고, 마리실 마을의 깨알같은 좁은 길도 구경한 다음 마도소방서에 딱 내려줍니다. 여기 내리면 남양여객, 제부여객 버스들 줄창 지나다니는 그 큰길이 바로 앞에 있기 때문에, 남양 가는 버스 타는 건 일도 아니게 되지요. 정류장에 가보니 때마침 330번이 금방 온다고 하길래 이 녀석을 타고 남양으로 갑니다. 파란색 일반좌석버스였지만 그동안의 이동거리 누적 때문에 0원으로 승차하게 되었고, 거리에 따른 추가요금 200원 정도만 뜯기고 끝났네요. ㅋㅋ

 

남양에 오면 남양성지에 꼭 내리게 되는데, 시승을 자주 다닐 수 없는 환경이다보니 기회가 될 때마다 시간표 확인을 해 두어야 합니다. 이번에도 그 목적으로 남양성지에 내리자마자, 슈퍼 안에 들어가 시간표를 확인했지요(덕분에 진짜 남양성지는 매번 못 가고 있구만요... 남양에 몇 번을 왔는데 ㅋㅋ -ㅅ-;;;). 그런데 남양에서 조암 가는 마을버스가 늘었네요. 기존에는 2시간에 한 번 꼴로 있던 50-1번만 믿고가야 했었는데, 50-9번이라는 노선이 생긴 덕택에 1시간마다 1번꼴로 버스가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50-9번은 50-1번과 달리 석포1리나 매바위 등 ㅏ형 구간은 일절 경유하지 않는 버전이었지만 그동안 버스가 2시간마다 한 번 있던 게 1시간으로 줄어든 셈이니 좋은 소식이 아닐 수가 없었죠.

 

 

▲이날 당시의 남양~조암 간 버스 시간표입니다. 남양에서는 매시 15분마다, 조암에서는 매시 정각마다 50-1, 50-9번이 교대로 출발하는 형태였습니다. 2018년 9월 현재는 50-9번이 없어지고, 50-1번도 석포1리(한절)를 경유하지 않게 됨에 따라 전혀 맞지 않는 시간표가 되었지만... 어쨌든 남양~조암 간 버스가 한 시간마다 한 번꼴로 있게 된 것은 좋은 소식이다 싶네요.

 

 

때마침 현재 시간이 오후 12시 5분이라, 10분 뒤에 출발하는 50-9번을 타면 딱 되겠더라구요.
이따 조암에서 탈 장안공단, 멱우리 노선이 조암에서 오후 1시 10분이었기 때문에 이후 시간도 맞아들어갑니다. 그런데 시간표를 보니 오전 11시 15분에 남양에서 출발하는 차 시간이 좀 이상하게 적혀있길래 이건 뭐지 싶어서, 이건 이따 기사아저씨께 여쭤보기로 합니다.

 

이윽고 12시 15분이 되자 50-9번 레스타는 출발을 하는데, 50-1번으로 지나가보았던 길 그대로 갔으며, 직통버전이다보니 매바위나 석포1리 등은 들르지 않았습니다. 장덕동에서 석포6리로 넘어가는 길은 여전히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고 있었죠.

 

 

▲ 장덕리를 지나 석포 6리로 가는 중 찍은 것입니다. 주변에 민가가 별로 없는 길인데, 실제로도 이 길을 넘나드는 주민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은 편입니다. 하지만 주변 경치가 생각외로 좋으니 이 노선을 타보는 분은 이 구간에서 경치감상을 잘 해두시길 ㅎㅎ

 

 

버스 안에 승객이라고는 저밖에 없었다고 보면 되었는데, 조암까지 가는 사람 역시 저 혼자뿐이었고 중간중간 타고 내리는 손님도 극소수였네요. 좀 짜증을 느끼면서(아까 시간표 궁금했던 거 물어봤더니, 세상에서 가장 귀찮은 일 떠맡은 것마냥 모른다고 그냥 가라네요 -ㅅ-;;;) 조암농협에 도착하니 오후 12시 50분이 되었습니다. 기왕 오래간만에 온 조암이니 버스시간표들 확인을 해주고, 조암에서 오후 1시 5분에 출발하는 경진여객 수원 직행에 오릅니다.

 

 

▲ 경진여객 수원~안중, 수원~조암 시외버스 요금표입니다. 2018년 현재도 시외버스 기본요금은 1300원이므로, 유효한 요금표 되겠습니다. 그런데 나는 이 오후 1시 5분차를 왜 굳이 탔었단 말인가...-ㅅ-;;;

 

 

그런데 이 시간에도 손님들이 있는지, 장안공단 입구까지 생각보다 시간이 걸립니다 -ㅅ-
이랬다간 장안공단,멱우리 노선을 놓치게 될 것 같은 느낌이 자꾸만 드는데, 결국 장안공단 입구에 내리니 그새 뒤쫓아온 장안공단, 멱우리 카운티가 공단 쪽으로 슝~ 가버리네요 -ㅅ-;;;;


조암에서 못 타본 것이 이제 장안공단,멱우리 노선만 남았는지라 이번에 해결을 봐야 하는데 이것 참 냐잉하더군요. ㅡㅡ;;;
장안공단 안에서 환승을 찍고 버스를 타기는 싫으니 수원 가는 직행버스를 일부러 탔던 것도 있지만, 과거에 수원 직행이 오후 1시, 8155번이 오후 1시 5분에 조암터미널을 출발했었던 기억만 믿고 8155번을 버렸다가 크게 당하고 말았습니다. ㅜㅜ


결국 장안공단입구 정류장 앞 편의점에서 마실 것을 사면서 수습책을 마련해 보는데, 기왕이면 안 타본 것들 위주로 시간을 짜보려니 마땅히 시간이 맞는 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8155번을 타고 발안으로 나갔다가 환승을 찍어가며 조암으로 되돌아와 다시 장안공단 노선을 타보기로 합니다. 이 악연의 노선, 이번엔 어떻게든 타보겠다는 생각을 가지면서요.


그리하여 8155번을 타고 발안으로 나오는 것을 시작으로 환승을 이어간 끝에 33-1번을 타게 된 저 느티나무.
그런데 시간표들을 쭉 놓고 보니, 이걸 타고 독정리에 가면 장안 7,9리 시간이 맞더라구요. 이걸 탈까 말까 갈등하다가, 아까 버스 한 번 놓쳐서 길바닥에 버린 시간도 아깝고 그동안 뭐 건진 것 하나도 없어 개안습이었던 상황이라 장안 7,9리 버스에 환승하여 조암으로 되돌아가보기로 합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이 때는 알지 못했습니다. 이 행동 때문에 더 큰 것을 잃게 된다는 것을......

 

 

▲ 33-1번을 타러 발안농협으로 이동중에 등장하여 찍었던 22-4번. 1년 뒤, 이 노선은 정말 저와 그분의 속을 썩이게 되는데...

 

 

독정2리에 하차하여 건너편에 가서 대기하니 금방 장안 7,9리 노선이 등장하여 승차합니다.

그런데 막상 탔더니 승객들이 쟤는 어디 가는데 이걸 타는건지 술렁이더군요. -ㅅ-;;;

일단 조암 간다고 그러고 들어가긴 했지만, 그래도 최대한 조암에서 먼 정류장에서 탔던 건데도 설마설마 했던 우려가 진짜 현실이 되었습니다. 이러면 기사아저씨도 분명 나중에 물어볼 텐데...아놔;;;

 

그나마 제가 대충이나마 말은 하고 들어간 덕분인지 (그리고 2018년 9월 현재 와서 생각해보면, 경기도니까 그랬을 가능성도 크지만) 승객들은 더 이상 제게 신경을 쓰지는 않았다는 것이 천만다행이었습니다. 이 노선이 지나는 길도 여전히 쩔었던 탓에, 벌써 3번째는 타는 것 같지만 재미있었구요.

 

 

▲ 버스에서 찍은 사진이라면 믿겨지십니까? 하지만 뒷유리창을 통해 찍은 것이니, 거짓말이 아니라는 거...ㅋㅋ

 

 

드디어 올 것이 왔으니, 장명초등학교를 지나 조암으로 돌아가는 길에 기사아저씨께서 예상대로 저를 부르시더군요.


기사아저씨 - 아까 33-1번 탔었지? 어디 가는데 이거 탄 거야? (와 이건 진짜 빼도박도 못할 것 같다는 느낌;;;)
저 - 조암이요. 어은리를 가려는데, 버스를 잘못 탔었어요.
기사아저씨 - (어은삼거리를 생각하신 듯) 그게 무슨 소리야? 그냥 그 33-1번 타면 가는 거 아니야?
저 - 아 삼거리가 아니라, 빨간버스하고 직행버스 다니는 데로(어은1리를 이야기한 겁니다) 가려 했었어요.

 


그래도 정말 머리를 쥐어짜내 겨우 생각해 냈던 저의 이야기가 설득력이 있었는지 기사아저씨께서 이후 더 이상 말씀은 없었지만(아무 버스나 일단 잡아타고 본 거였구나 생각하신듯;;;), 진짜 등골이 서늘했었습니다. 위기모면을 해서 다행임과 동시에 조심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이걸 부적절하게 타게 만든 저의 욕심 또한 반성하게 되네요. 휴;;;


그러나 위기를 모면한 건 좋았지만, 재앙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기사아저씨와의 대화가 끝나고 조암터미널에 도착하기까지의 막간을 이용해 이 차의 코스표를 살짝 보았더니, 이럴수가 이 차가 바로 다음에 장안공단, 멱우리 노선을 운행하는데, 제가 타려던 오후 3시 55분차는 물론 그 다음 막차까지 전부 다 이 차가 운행하는 것이었습니다. -ㅅ-;;;;;;

 

와 오늘 장안공단 노선은 진짜 타면 안 되겠다는 직감이 들더군요.
하필이면 악연의 노선이 같은 차라니....;;;;; 그것만 타면 조암이 끝나는데 ㅡㅡ;;;
진짜 울며 겨자먹기로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너무 오래간만에 시승을 나와서인지 삽질 제대로 하네요 ㅜㅜ
그래서 오후 3시 21분에 조암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잠시 화장실만 들른 후, 오후 3시 30분에 출발하는 수원 행 직행에 승차하여 조암을 떠났습니다. 저 자신때문에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스스로를 탓할 수밖에 없었죠. ㅜㅜ


발안까지 타기로 했기 때문에 기본요금인 1300원만 냈고, 버스 역시 10분 걸린 오후 3시 30분에 발안시장에서 저를 내려주었습니다. 점심도 못 먹고 돌아다녔던 탓에 배가 고파서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다가, 이번에는 피자집에 가서 늦은 점심을 해결했죠. 이후에는 무엇을 타볼까 머리를 굴리는데, 노하리 버스는 진작에 갔고 발안 이쪽은 시간표가 부실하니 옛날 시간표가 맞는지도 모르겠고... 결국 남양에를 가보기로 합니다.

 

그런데 막상 바다마트로 나와봤더니만 이번에는 13-2번이 가버린 지 얼마 되질 않았더군요. -ㅅ-;;; 그나마 이번에 타는 버스가 초승인 상황이라서 다행이긴 하지만, 13-2번의 배차간격도 8년 전과 달리 길어진 탓에 어쨌든 또 기다려야 했습니다. 아무리 봐도 25분에 한 번은 좀 너무한 것 같은데...;;

 

그렇게 기다려서 탄 다음 차는 사람들이 많았고 이 사람들이 드문드문 내리는 바람에 시간도 꽤나 걸려서, 남양성지에 도착하니 거의 오후 6시 되기 직전입니다. 안 타봤던 것들 중에 도대체 뭐를 타봐야 할지 아까 찍었던 남양 시간표를 두고 고민하다가, 오후 6시 10분에 신경대로 가는 차가 있길래 이번 기회에 신경대나 한번 들어가보기로 했습니다. 마침 신경대 가는 오후 6시 10분차는 사강에서 오는 50-7번이 가는 것이었으므로, 남양성지에서 그대로 탈 수 있어 좋았습니다.

 

오후 6시 5분에 50-7번이 와서 탔더니 남양사거리에서 잠시 정차를 하더군요. 이를 통해 남양사거리에서 시간을 맞춘 후 신경대로 들어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오후 6시 10분이 되자 버스는 손님 10명가량을 태운 채 신경대를 향해 출발하는데, 수원 쪽으로 갈 듯하다가 바로 우회전을 틀어 아파트단지들을 헤집더군요. 예전에는 없던 아파트들이었는데 남양에도 점점 인구 유입이 되고 있는 것이 느껴졌고, 아파트들을 들르면서 제법 사람들이 내리는 것을 보니 마을버스가 교통수단 중 하나로 자리잡아간다 싶더군요. 시간대별로 들어오는 차편들이 다른데, 이것들만 일관성있게 운영한다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남양사거리에서 신경대까지는 그렇게 멀지 않았기 때문에 10분도 안 되어 신경대에 내릴 수 있었습니다. 학교 안에까지 버스가 들어왔는데 막상 내려보니 정말 아무것도 없는 겁니다. 분명 대학인데 달랑 5층 정도 되는 건물 두 동이 전부였으며, 주변에 먹을 만한 곳도 없었죠.

 

 

▲ 설마 저게 신경대...????

 

▲ (2장 모두) 하지만 정말 건물 달랑 2동 있는 그 장소가 신경대 맞더군요. 신경대에 들어와 대기중인 버스였습니다.

 

▲ 신경대 캠퍼스 전경. 건물은 진짜 이게 전부입니다 -ㅅ-;;;

 

 

이른바 "지잡대" 의 실상은 알고 있었지만, 집에서 가까운 동네에도 이런 대학이 있었는 줄은 몰랐습니다. 신경대 여기 남양 버스시간표들 때문에 알게 된 곳이었는데 막상 가보니 생각보다 안습한 모습이었네요.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고, 그 유명한 서남대 설립자가 세운 곳이었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지만 말입니다. 아무튼 신경대의 작은 규모 덕분에 학교 구경은 5분도 안 되어 끝나고, 슬슬 다시 왔던 길로 걸어나가려는데 정말 의도치 않게 신경대 교직원의 차를 타고 북양1통 정류장까지 나왔습니다. 의외의 장소에서 생각지도 못한 히치에 뭔가 이상하네요. 저 거지 아닌데 히치 감사합니다. ㅎㅎ;;;

 

 

수원 방향으로 가봐야 길 밀릴테고 맨날 330번 타는 것도 질리고 해서 어플로 버스 위치들을 대충 찍어봤더니, 오우~ 전곡항 가는 1004-1번이 20분 뒤에 온다고 합니다. 수원역에서 오후 6시 10분에 출발한 것이었는데 현재 시간이 오후 6시 35분쯤 되었으니까 대충 시간이 맞아 떨어지긴 하네요. 1004-1번은 횟수가 그리 많지 않은 차였기 때문에 당연히 이 녀석으로 낙찰합니다. 이건 정말 사전에 계획한 게 절대 아니었는데, 바람 쐬는 용으로 제가 애용하곤 하는 1004-1번 --> 123번 코스가 귀갓길로 선택당하고 말았죠. ㅋㅋ


아무튼 1004-1번 → 123번 환승이 가능한 마지막 시간대였기 때문에(이 당시에는 수원역에서 오후 6시 10분차 이후에는 막차로 오후 9시 10분차가 있었는데, 막차인 오후 9시 10분차를 타면 123번 오후 10시 막차를 타지 못하게 되고 그대로 갇힙니다. 자살행위라능;;;;) 기꺼이 1004-1번을 이용해 주는 것으로 귀갓길에 오릅니다. 123번은 누가 태화상운 아니랄까봐 오늘도 시화방조제에서 시속 110km를 내고 있더군요 -ㅅ-;;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