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군내버스가 궁금해진 저는 석준형이 추천한 루트대로 8106 → 8409 순으로 버스를 타게 되었고, 집을 나온 지 정확히 2시간 만인 오전 10시 40분이 되어 구리역에 도착합니다. 3200번도, 8409번도 은근히 잘 안오는 것들이라 참 뭐 같았고 버스 갈아탈 때마다 10분 이상씩 기다리기는 했지만, 일단 3200번과 8409번 타이밍이 그나마 맞아들어갔던 것이 다행이었습니다.
주말이라 3200번 이거 하나 놓치면 40분을 기다려야만 했던 정말 암울한 현실. 시흥요금소만 가면 경기순환버스 타고 다른 먼 곳도 고속도로 따라 슝슝 가는 거지만, 현실은 시궁창이니 그냥 송내역까지 나가 8106번 탈까 하는 생각마저 했었습니다. 아무튼 경기순환버스만 생각하면, 가까운 요금소 정류장 놔두고 고개를 넘어 부천으로 나가서 타는 게 더 속편하다는 불편한 진실에 한편으론 먹먹해지기만 합니다. 3200번은 그간 경험상 능곡 출발 시간에서 25분 정도 뒤면 동네에 도착하므로 갈 때는 그것만 참고하면 탈 수 있는데, 돌아올 때는 대책이 없었으니 말입니다. 3200번이 2대 증차를 한 이후 선바위역에서 일부러 타 보려고 여러번 시도를 해봤지만, 30분이 지나버려 환승 깨지는 것이 여러번이요 오는 시간도 일정치 못하여 실시간 위치안내 말곤 믿을 게 하나도 없는(시간표도 이 때만큼은 시레기가 되어버리더군요 -ㅅ-;;) ㅈ같은 현실....흑흑
하여간 구리역에 내리자마자(구리역도, 65-1번이나 9번 등등 남양주 버스들도 정말 오랜만에 봅니다) 길 건너 버스도착안내기부터 확인을 하니, 이런 젠장... 오라는 1330-3번은 저멀리 청량리에서 미적대고 있네요. 가평에서 오전 11시 50분에 있는 백둔리는 놓친다는 좋지 않은 예감이 슬슬 들기 시작합니다. 그나마 1330-44번은 곧 온다고 하길래 일단 청평까지만이라도 먼저 간 다음 가평은 직행으로 가기로 하고 얼른 승차를 하게 되었는데, 가는 길에 정류장은 많아도 타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인지 정말 빨랐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복병은 있었으니, 마석을 지나 갑자기 길이 밀리는 것이었습니다. 중미산 경유 문호리 노선을 못 타게 되었던 2년전의 악몽이 떠오르는데, 가평이나 양평이나 시골인데 도시보다 길이 더 밀리는 이런 이상한 상황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 지 모르겠더군요. 두 동네 모두 평 자가 들어가서 그러나??
결국 오전 11시 30분이 되니, 버스는 청평은커녕 대성리쯤에서 경춘국도를 가득 메운 차량행렬들 사이에서 꿈틀대고 있었습니다. 마석에서 봤던 강원고속 춘천 행 직행도 앞서가는가 싶더니, 저만치 앞에서 얼음 땡! 하고 있더군요. 으아 백둔리 날렸다 ㅠㅠ
결국 오전 11시 55분이 되어서야 청평터미널에 도착합니다. 이제 따뜻한 봄날이라고 젊은 커플들과 MT 가는 듯한 학생들이 정말 많이 보입니다. 애인이라....애인... 나 같은 목석에겐 해당 사항이 없으니, 에라 모르겠다 뒤에 저 멀리 오고 있을 1330-3번을 타고 가평으로 올라가기로 하고 일단 시간표부터 확인을 합니다. 가평 이 동네 집에서 오려면 경기도 동서횡단하는 수준이지만 시간표 바뀌는 건 용인이나 수원여객 뺨치는 수준이라 정말정말 신경이 많이 쓰였는데, 아우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입니다. 5월 15일부터 시간표가 바뀐다는군요. ㅎㅎ -ㅅ-;;
아침고요수목원 노선의 운행횟수는 늘어나 있었지만, 모곡과 송천리의 운행횟수가 줄어버렸습니다. 무엇보다도 송천리는 타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시간대가 정말 극악이 되었고, 청평에서 용문부락이 오후 4시? 설악도 바뀌나 하는 냄새가 솔솔 났지만 오늘 거기는 못 갑니다. ㅠㅠ
오후 12시 19분이 되어서야 1330-3번 럭셔리가 등장하여 가평으로 가게 됩니다. 3년 전 가평을 처음 갔을 때는 그냥 무심코 넘겼던 두밀리입구나 수리재 입구 같은 정류장들이 이번엔 다른 의미로 다가오더군요. 청평을 지나니 도로는 언제 그랬냐는 듯 뻥 뚫려 있었고 20분이 걸려 가평터미널에 내릴 수 있었는데, 터미널이 리모델링을 했다고 하더만 건물이 완전 깔끔합니다. 시간표도 깔끔하게 붙어 있었고, 젊은이부터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버스를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주말이어서 그런진 모르지만 경춘선 열차의 존재가 무색할 정도였죠.
용수동 버스 시간은 충분한지라 터미널 근처 김밥천국에서 카레돈가스를 시켜 먹는데, 이전에 먹어봤던 것들과는 달리 간이 셉니다. 메뉴판에서 식사류로 분류되는 다른 음식들을 먹을까 했으나 그것들은 워낙 조미료빨이 있는 것들이므로 그나마 나은 돈가스를 선택했건만, 이것마저도 조미료 범벅을 쳤나 봅니다. 어휴;; 그렇게 할 거면 음식점 간판 써붙인 대로 김밥이나 팔 것이지, 조미료 없었으면 진작에 가게 문 내렸것네 그냥 -ㅅ-;;
이곳 김밥천국에선 김밥과 라면이 제일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물론 라면의 경우 국물째 다 마시는 건 금물이지만요. 사실 소금이 몸에 나쁜 건 아닙니다. 짠거 먹지 말라고들 하는데, 오히려 진짜 염전에서 나와 간수 빠진 오리지널 자연 소금의 경우는 먹어 줘야 되는 거죠. 현대인들은 짜게 먹지 말라는 소리에 소금을 아예 독극물 보듯 해서 소금기가 많이 부족해 있는데, 그럴 때는 오히려 좋아질 때 까지 소금을 들이 부어야 되는 겁니다(다만 정제염이라고 하는 화학 소금. 라면 등에 들어가는 이런 소금은 많이 먹게 되면 안좋습니다).
하여간 나중에 오면 다른 거나 먹어야지....끙;;
터미널로 나와 군내버스 승차장으로 가보니 사람이 많습니다. 오늘 본인이 타 볼 용수동과 개곡리, 화악리(아놔 백둔리ㅠㅠ) 중 용수동과 화악리는 첩첩산중 산골동네라 가려는 사람들이 별로 없을 줄 알았더니 예상외였습니다. 오후 1시 10분에 화악리 행 버스가 터미널로 들어오니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들어 문짝 터질 기세로 터미널을 나갔는데, 본인이 탈 용수동 버스도 가평역을 들러 터미널에 오니 저와 같이 버스 기다리던 모든 사람들이 다 타는 바람에 입석이 생겨버립니다. 어르신들도 서서 가는 판이니 본인 또한 맨 앞에 서서 경치 감상을 하게 되었죠.
1330-3번의 종점인 목동터미널 앞을 지나고(가평-목동 간 소요시간은 예상대로 15분이 걸렸습니다) 제령리와 백둔리입구를 지나는데, 용수동은 정말 멀었습니다. 목동에서 올라온 지 꽤 된 것 같은데 적목리까지 12km 라는 이정표가 보일 지경이니 이건 뭐;; 게다가 목동 지나면서부터는 민가가 드문드문 보이기 시작하네요. 이걸 되돌아오자면 정말 히치 말고는 도저히 답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아예 도마치 고개를 넘어버릴까 했지만, 이건 시간이 너무 걸린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죠.
그래도 경치는 정말 대박 좋았습니다.
구불구불 산길과 더불어 그 길 옆을 흐르는 맑은 냇물과 병풍처럼 둘러쳐진 초록빛 산들까지 버릴 게 없었죠. 예전에 싸이월드 블로그 할 때 "주수남" 이라는 분께서 이 용수동 노선을 추천해 주셨었는데 이제서야 타보게 되었네요. 추천을 해 주셨던 주수남님과 오늘 시승에 도움을 준 석준형 등등 모두 감사하당께요. ㅋㅋ
그 사이 버스는 명화동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하여 논남기 마을을 찍고 나옵니다. 논남 종점이라고 표시된 버스정류장보다 훨씬 안쪽까지 들어가 회차를 하는데 논남 종점에서 다시 삼거리로 나오기까지 무려 6분이라는 시간이 소요되었고, 중간에 기사님과 군청 공무원으로 짐작되는 아주머니와의 대화 그리고 뒤쪽에 앉아 있던 할머니와 학생의 대화를 통해 논남기는 용수동 갈 때에 들린다는 정보를 얻습니다.
용수동 종점은 명화동삼거리에서 명지분교를 지나서도 10분 정도 더 달리고서야 나온 완전 깊숙한 산속 어느 민박집 앞이었습니다. 논남기 찍는 데 12분에 명화동삼거리에서 용수동까지 10분이 소요되어 결국 오후 2시 20분이 채 안 된 시간이 되어서야 용수동 종점을 왔죠. 종점 오니 사람들이 쫙 빠지는데, 출발시간이 지나 도착한지라 버스는 바로 나갈 분위기입니다. ㅠㅠ
그런데 이게 웬일인지 기사아저씨께서 바로 뒤에 앉아 있던 저는 전혀 신경쓰시지도 않고 그냥 문 닫고 바로 출발을 해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얼떨결에 왕복을 하게 되어 떨떠름하긴 했지만, 한편으론 그 아주머니 덕분이 아닐까 싶기도 했죠. 용수동의 경치를 잘 감상해 두면서 다음 코스인 개곡리는 어떻게 탈까 하다가, 시간도 남는데(오후 2시 45분쯤 목동을 찍더군요) 걸어들어가서 잡기로 하고 오후 2시 50분에 정미소에서 하차합니다.
지도를 보며 개곡리로 걸어들어가는데, 처음에는 반듯하게 왕복 2차로의 길이 나 있더만 보건소를 지나니 좁은 산길이 나옵니다. 아니 이런 길을 버스가 가나?;;; 마을로 들어가는 길은 자연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개곡리 이쪽도 경치가 참 좋았죠. ㅎㅎ
계곡을 구경하며 계속 걸어가니 갑자기 논과 함께 마을이 나오는데 여기가 개곡 2리였습니다. 아까 이곡리에서 걸어오며 지났던 곳은 개곡1리였구요. 1리와 2리가 산 하나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는 형태였는데, 도대체 개곡리 이 노선은 어디까지 간다는 말인가?
계속 앞으로 걸어가니 정류장들이 나오는데, 정말 제대로 세워진 정류장이 간만에 있길래 그 정류장을 살펴보니 바로 다음 정류장이 종점이겠다 싶더군요. 잘 됐다 싶어 좀더 속도를 내서 걸어가니 개곡2리 마을회관이 등장합니다.
아까 이곡리에서부터 30분 정도 걸리더군요. 그런데 여기가 종점이 맞는가?
확인을 위해 마을회관 들어가려니 이런 문이 잠겨 있습니다. 이를 어쩌나 싶던 차에, 냇가 건너편에 담배 피우던 아저씨 한 분이 보여 버스종점을 물어보니 회관 앞에서 기다리라고 하더군요. 안쪽으로 더 들어가볼까도 했지만, 아저씨 말씀도 있고 해서 회관 앞에서 느긋하게 버스를 기다리니 어느덧 버스가 등장을 합니다.
이제 제가 서 있는 이 공터에서 돌리것지 하고 탈 준비를 하는데, 어리?
버스가 좀더 안쪽으로 가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아이쿠 여기 종점 아니네 허걱;; 어디서 돌리나 따라가보려 했지만 버스 따라가기는 불가능이었습니다. 발에 모터가 달리지 않은 이상 -ㅅ-;;
마음만 먹으면 전속력으로 뛰어 버스를 쫓아갈 수는 있었지만, 덕고개에서의 경험도 있고 하여 어쩔 수 없이 가는 것만 물끄러미 지켜보니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서 돌리더군요. 나무에 가리긴 했지만 버스가 회차하는 장면이 언뜻언뜻 보일 정도입니다. 저도 드디어 낚이는 경험을 하게 되네요. 정류장 이름과 주민분까지 아주 환타스틱하게 낚이게 됐습니다. -ㅅ-;;;
아 그런데 개곡리 이거 종점을 못 봤는데 언제 다시 타볼까 막막해지긴 합니다. 여긴 우리집 근처도 아니고 완전 경기도 반대편 끝인 완전 머나먼 가평인데 -ㅅ-;;
하여간 돌아나온 버스에 당당히 1000원 찍고 승차합니다. 기사아저씨께서 참 친절하셨습니다.
제가 걸어왔던 길 그대로 버스가 나가는데, 걸어서 20~25분 걸렸던 거리를 5분도 안 되어 주파하는 놀라움과 더불어(역시 인간은 약했군 ㅠㅠ) 1330-3번이나 용수동 차와 달리 마장리 와서 갑자기 안쪽으로 들어가는데 이쪽도 정말 쩝니다. 개곡리 이건 목동방향 다른 노선들 과는 뭔가가 다름을 느끼게 되었는데, 용수동과 더불어 개곡리 이것도 재미가 있었습니다. ㅋㅋ
다음에 탈 화악리가 터미널에서 오후 4시 30분이라 코스표를 슬쩍 보는데, 아... 이 차가 가평역 찍고 화악리 갑니다. 왜 하필이면 다른 글로벌 900들 놔두고 이 차다냐...-ㅅ-;; 그렇지만 어쩔 수 있습니까? 화악리 보려면 타야지...ㅜㅜ
오후 4시 30분 조금 지나니(가평역을 들르다보니 신호 등으로 어쩔 수 없는 모양입니다) 홍적,화악리 행선판 꽂힌 버스가 등장하는데 역시 아까 개곡리에서 탔던 차입니다. 환승 찍으며 뒷자리 쪽으로 가니 기사님께서 약간 어리둥절해하시는 듯 했지만, 저를 알아보지는 못했습니다. 이번에 타는 것이 아까 점심 먹고 나서 봤던 화악리 버스 바로 다음 차였는데, 그때와는 달리 정말 자리가 널널했습니다.
화악리 이 노선은 어떨까 기대가 되는데 목동터미널까지 용수동 차와 똑같이 가더니 우회전을 하네요(용수동, 백둔리 차는 바로 직진). 싸리재 들어가는 길도 봐두게 되는데, 점점 풍경은 양 옆은 산이요 위는 하늘, 밑은 땅이다 식으로 되어갑니다. 화악삼거리에서는 오지노선탐험가의 말대로 홍적을 먼저 가더군요.
달리기만 했는데도 화악삼거리에서 10분남짓을 가니 그제서야 홍적 종점이 나옵니다. 정말 먼 거리에 말을 잇지 못하는데 버스는 하루 5번뿐이니, 화악리 사람들 어떻게 다니나 의문마저 드네요. 그런데 홍적 종점은 도로변 정류장이 아니라 거기서 약간 흙길따라 안쪽으로 들어간 곳에 있었기 때문에 유의를 해야 할 듯 싶었습니다. 도로 따라 계속 직진을 하면 춘천 지암리가 나온다는데, 그 길을 뛰어넘어온 석준형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지도로 대충 봐도 멀고 길도 구불구불하던데 그걸 어떻게;; 스케일이 여러모로 크게 차이가 나는 거라 비교할 수는 없지만, 유사리입구에서 장심리 마을회관까지 2.5km 되는 길을 20분 만에 가야 했던 기억이 있는 저로서는 그 느낌이 어땠을지 상상이 갔습니다.
홍적 종점에서 할머니 한 분 태우고 바로 돌아나가는데, 이번에는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학생들 한 무리가 이 버스를 타네요. 덕분에 버스 안은 왁자지껄해지고, 저의 존재는 묻혀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버스가 화악삼거리에서 이번엔 우회전을 해서 드디어 화악리를 가는데, 우와 용수동만큼 첩첩산중입니다. 바깥 모습도 정말 여기 경기도 맞나 싶은 만큼 산과 물, 하늘과 드문드문 보이는 민가들만 나오네요. 화악삼거리에서 또 한참을 달려서야 화악 종점이 나오는데, 화악2리 마을회관이 나오더군요.
그런데 버스는 화악2리 마을회관에서 더 갑니다. 으악;;
정말 건들내 가는 건가? 화악 2리 마을회관 지나니 정류장 표시는 아무것도 없고 유원지 간판이 정류장을 대신하고 있었는데(정류장 이름도 알고보니 근처 유원지 이름에서 따온 거더군요. 안내방송 덕분에 정류장을 알아보기가 편했습니다), 급격한 오르막길이 시작되는 지점에 와서야 회차를 하더군요. 건들내 민박이라는 간판이 보여서 이 곳이 건들내라는 걸 알게 되었죠.
현재 시간 오후 5시 22분.
회차를 마친 기사아저씨께서 화악리 출발시간인 오후 5시 30분에 출발한다고 공지를 하시고, 시동을 끄더니 어디론가 사라지십니다. 저도 그 틈에 살짝 버스를 나와 건들내 종점을 풍경으로 담고 다시 승차하게 되는데, 전에는 건들내 들렀다가 화악2리 마을회관(중간말)으로 와서 시간 맞춰 떠난다고 하더만 이젠 건들내에서 시간 맞추는 걸로 바뀐 모양입니다. 화악리 노선은 종점에서 쉬었다 나가는 걸 보니 왕복도 가능한 것 같았습니다. 가평관내에선 용수동과 화악리가 제일 어려워 보였는데 잘 해결이 되어 기분이 좋네요. 시간 때문에 용수동이나 화악리에서 강원도 쪽으로 넘어가지도 못했고, 백둔리는 못 탔다는 걸 뺀다면 말입니다.
이렇게 좋은 노선들을 알게 해 주신 그분과 석준형에게 감사드리며 기쁜 마음으로 화악리를 잘 기억해 두고, 오후 5시 30분에 건들내를 출발한 그 버스를 계속 타다가 목동터미널에 내립니다. 원래 가평까지 가려고 했었는데, 왕소나무 정류장에서부터 계속 중장년 배낭부대들이 타는 바람에 버스가 터질 지경까지 되어버렸던 겁니다.
목동터미널에 내리고 보니 아까 가평에서도 그러더만 여기도 5월 15일부터 1330-3번 막차시간 변동이 있다고 적힌 종이가 붙어 있었고, 1330-3번 시간도 있길래 카메라로 잘 박아둡니다.
오후 6시 15분에 출발하는 1330-3번 로얄럭셔리를 타고 목동을 떠나는데, 청평 이후로는 타는 사람도 별로 없었지만 타려던 사람도 자리 있는지 물어봤다가 자리 없다는(청평에서 자리 전부 다 찼음) 기사아저씨의 말을 듣고는 그냥 물러나는 웃긴 장면도 보게 됩니다. 이 덕분에 버스가 웬만한 직행버스 수준으로 빠르게 가는데, 역시 이쪽 라인은 직행이나 철도를 제외하면 1330번 시리즈만큼 빠른 게 없다 싶더군요.
진흥고속 1330번 시리즈의 위력을 실감하며, 상봉에서 전철 탈까 하다가 갑자기 전철은 귀찮아져서 마침 앞에 1100번이 있길래 그걸 타고 강남역으로 갔다가 M6410을 타고 월곶을 거쳐 거기서 1번을 타고 집으로 귀가합니다. 늦은 시간대에는 웬만한 급행버스 수준으로 달리는 화영운수 1번의 무서운 스피드를 체험하면서 말이죠. ㅋㅋ
(화영운수 얘네들 전체적으로 얌전한 편이지만 밟을 땐 정말 무섭게 밟습니다)
가평군내버스에 첫 발을 담근 이번 시승이었는데 왜 사람들이 가평 가평 그러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제가 가평 갔다 온다고 하니까 어머니께서도 그러시데요. 좋은 데 간다고 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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