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은 여르니님과 함께 흥안117님을 만나기로 하고 서울로 갔었습니다.
흥안님의 동네에 오게 되면 가끔 먹게되는 감자탕은 언제나 맛나더군요. ㅋㅋ
점심도 먹었겠다, 어디를 가볼까 하다가 가평 현등사를 한번 가보기로 하고, 태릉입구로 나와 65-1번에 승차합니다. 북부간선도로가 조금 밀리길래 1330-4번 시간이 걱정은 되었지만, 다행히 구리한양대병원에 내리니 1330-4번이 5분 이내로 오는 상황. 이번 1330-4번을 놓치면 현리에서 오후 3시 30분에 출발하는 상판리행 군내버스를 놓치게 되니 조마조마했는데 다행이네요. 사실 1330-44번을 타면 현등사는 한번에 갈 수 있긴 하지만 시간이 맞지도 않았고, 상판리행 군내버스를 타도 현등사는 충분히 갈 수 있었기 때문에 군내버스 이용을 택했던 겁니다. 겸사겸사 가보기 어려운 귀목종점을 보기도 하구요. ㅎㅎ
그렇게 우리는 무사히 1330-4번에 올랐고 50분 걸려 청평을 찍고 현리쪽으로 올라갑니다. 이미 4차선 도로가 있었지만 버스는 2차선 도로 위주로 운행하더군요. 풍경은 점점 산골의 모습이 되어갔고 우리의 기대감도 커져가는 가운데, 버스가 갑자기 연료를 넣는답시고 주유소에 꽤 오래 정차하는 바람에 우리 일행의 애를 태웁니다. 하지만 결국 오후 3시 30분이 되기 전에 현리터미널에 내릴 수 있었으니, 역시 끝이 좋으면 다 좋더군요. -ㅅ- ㅋ
오랫동안 버스를 타고 있었던지라 화장실에 들러 볼일을 좀 보고, 우리는 오후 3시 30분에 출발하는 상판리행 군내버스에 승차합니다. 길에 신호등도 없고 승객도 많지 않았기 때문에, 현리를 나오자마자 계속 북동쪽으로 가던 버스는 그야말로 물 만난 고기마냥 쭉쭉~ 밀리지도 않고 달립니다. 그런데 달리기만 했는데도 현리에서 현등사까지 10분은 걸리더군요;;
아쉽게도 꽃동네 경유 시간대가 아니어서 버스가 쭉 직진만 했지만, 정말 여기가 경기도가 맞나 싶을 정도로 깊은 산골짜기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난도가 매우 높은 노선이라서 그렇지, 정말 후회는 안할 노선이네요. ㅎㅎ
게다가 귀목종점 직전에서는 1차로 길까지 나옵니다. 와...;;;
우리에게 환상적인 풍경을 보여준 상판리행 군내버스는 이윽고 귀목종점에 멈춰섭니다. 정말로 버스가 갈 수 있는 길 맨 끝까지 왔더군요.;;;;;
출발시간까지는 5분이 남았고, 제가 기사아저씨께 말씀을 드려 요금을 다시 내는 걸로 왕복은 간단히 처리되었습니다. ㅎㅎ 가기가 어려워서 문제긴 했지만, 그래도 귀목종점은 경치가 괜찮은 곳이었습니다. 등산 목적으로 와도 되는데다가, 귀목고개 괴담도 있고 멧돼지도 나오는 곳이긴 하지만;;; 어쨌든 빠져나갈 구멍도 있구요. 버스 시간상 5분만 있을 수 있었지만, 여르니님과 흥안님도 좋아하는 것을 보니 저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렇게 우리에게 짧지만 좋은 추억을 만들어준 귀목종점을 뒤로 하고, 다시 버스를 타고 나와 예정대로 현등사입구에 하차합니다. 원래 가기로 했던 현등사는 일행에게 사정이 생겨서 못가게 되는 바람에, 청량리로 가는 1330-44번 시간이 되기 전까지 입구 주변을 구경하는 게 고작이긴 했지만요 ㅜㅜ
오후 5시에 현등사를 출발하는 1330-44번 럭셔리에 승차한 우리.
하지만 저는 봉수리를 타기 위해 현리터미널에 내리고, 여르니님과 흥안님은 서울로 향합니다. 물골 길이 쩐다고 들어서 같이 갔으면 좋았다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어쩔 수 없었네요.
잠시 기다리니 오후 5시 40분이 되자 드디어 봉수리행 버스가 옵니다. 아까 상판리 탈 때 군내버스 타는 장소를 봐둔 덕에 주민처럼 버스를 탈 수 있었습니다. 현리를 벗어나자마자 구불구불 강 따라 가는 길이 펼쳐진 가운데, 드디어 물골 입구에서 우회전을 하여 물골로 들어갑니다. 길은 1차로 치고는 넓직한 편이었지만, 이 노선에 관한 그분의 말씀을 생각한다면 예전에는 정말 대단했을 것이 느껴졌습니다. 동영상도 하나 남겨주었죠. ㅎㅎ
끝날 것 같으면서도 끝나지 않을 것 같던 물골 구간이 끝나니 7번 버스가 다니는 길이 나오더군요. 봉수리 종점에 내리니 버스는 회차를 하여 다시 돌아가버렸고, 저는 서둘러 건너편 정류장으로 이동합니다. 아까 가평 차에서 내리기 전에 어플로 7번의 위치를 조회하니, 광릉내 방향으로 가는 7번이 때마침 금방 도착하기 직전이었던 겁니다. 봉수리는 저만치에 차들 쌩쌩 달리는 넓직한 신도로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거나 다름없던 동네였고, 해가 짧아지는 바람에 날이 금방 어두워지는 상황이라 7번이 어디쯤 왔느냐가 진짜 중요했는데 정말 다행입니다. ㅋㅋ
7번은 본인을 포함하여 3명의 손님을 태운 후, 바로 달리기 시작합니다. 누가 선진 아니랄까봐, 카운티로 이 정도 속도도 낼 수 있다는 걸 제게 몸소 보여주려는 듯 정말 쏜살같이 달리더군요;;;;;
어느정도 예상은 했었지만 카운티로 롤러코스터를 타게 된 본인은, 혼이 나갔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8012번을 탔다가 경기순환버스를 이용해 집으로 돌아갈 요량으로 음현1리,내촌중학교에 하차합니다. 내리고보니 경기대원 내촌차고지가 보이더군요. 그런데 오늘이 공휴일인데다 8012번이 아까전에 금방 가버렸는지 버스가 생각외로 금방 나오질 않았고, 타는 장소도 애매해서 이리저리 두리번거려야만 했습니다. 차고지 들락거리는 버스들을 보니까 차고지 입구에서 손님들 다 내려주는데 차고지 안에서는 승차가 불가능할 삘이었는데, 그렇다고 그 사람들 내린 곳 바로 건너편에서 버스를 탄다고 해봤자 태워주지 않을 것 같았던 겁니다. -ㅅ-;;;
멘붕이 찾아왔지만 때마침 23번이 한 대 차고지를 나와 운행을 시작하는 걸 보게 되었는데, 버스가 제가 아까 7번에서 내렸던 그 정류장 쪽으로 가더군요. 이럴 줄 알았으면 괜히 길 건너고 육갑떨 게 아니라, 걍 얌전히 기다릴 걸 ㅜㅜ 좀 냐잉하긴 했지만 초행길의 숙명이니 어쩔 수 없었죠.
만들어진 지 오래된 정류장이라 그런지, 의자는 있었지만 앉기에는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던 탓에 서서 버스를 기다립니다. 1분이 1시간 같던 시간이 지나 결국 8012번이 한 대 나왔고(공휴일이라 앞차간격이 30분이었네요 ㅎㅎ;;), 구리영업소를 향해 출발합니다. 이 버스는 광릉내종점을 가는 줄 알았는데 그리로는 가지 않고, 경복대를 경유하여 진접에 새로 생긴 아파트 단지들 쪽으로 가더군요. 고속도로를 올리기까지 시간은 은근 많이 걸렸고, 8409번을 타자니 20분 넘게 기다리는 사태도 벌어졌지만, 환승이 안 깨진 걸 다행으로 여기면서 마지막은 의왕청계영업소에서 태화상운 700번을 타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마침 8409번이 마지막 환승을 받고 탄 버스였기 때문에 과감히 시외버스를 질러도 손해가 아니었죠. ㅎㅎ (그런데 이렇게 갔더니 내촌에서 안산까지 버스 기다리는 시간 제외하면 2시간밖에 안 걸렸다는 후문이;;;)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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