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기행문/2011년~2015년

2012년 8월 11일 - 삼인방이 함께한 여주군내버스 탐방기

회관앞 느티나무 2022. 10. 3. 18:52

※동행자 - 여르니, 오지노선탐험가


여주군내버스 시승을 하기 위해 미리 몇 번 수정도 해 가면서 같이 코스를 짰던 저와 여르니, 그리고 오지노선탐험가.
당초에는 이날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에 두어 달 전부터 약속해 놨던 이 일정이 무산되고 다음 주로 미뤄지나 싶었으나, 수도권은 비가 안 온다는 엄청나게 다행인 소식에 예정대로 여주를 향해 언제나처럼 지도와 디카를 챙겨들고 길을 떠납니다.

 

여르니는 이천에서 오전 8시 10분에 출발하는 용은리행 버스를 타기로 했고 저는 충주행 직행버스를 타고 중간에 하이닉스에서 만나야 하는데, 이걸 맞추기 위해서는 터미널에서 무조건 첫차를 타야 하더군요. 오전 7시 전까지 터미널로 가야 하기 때문에 이날만큼은 집에서 일찍 나왔고 겨우겨우 오전 7시에 출발하는 하이닉스 경유 충주 행 대원고속 로얄럭셔리 직행버스를 타는 데 성공합니다. 안산을 떠난 지 45분이 지나니 오지노선탐험가에게서 2000-1번 타고 복포리에 있다는 문자가 오는데, 길이 꽤 밀리는 모양입니다. 오전 8시에 있는 여주 행 버스를 타느냐 못 타느냐의 중대한 갈림길이었지만 오전 8시 직전에 길이 기적적으로 뚫려 양평군청에 왔다고 하니 정말 다행이었죠(그 다음 차인 오전 8시 50분차를 타도 여주에서 만나는 데 지장은 없었지만요).


처음에는 오지노선탐험가가 여주에서 오전 8시 50분에 있는 양거리 노선을 왕복 타면서 합류하나 싶었지만(용은리에서의 만남이라니 뭔가 묘한 느낌이;; ㅋㅋ)... 그건 희망 사항이었으므로 중요치 않았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밀리는 호법분기점을 지나 오전 8시 16분에 하이닉스 정류장에 내립니다. 오전 8시 28분에 용은리행 버스가 등장하여 승차하니 여르니가 손을 흔들더군요 ㅋㅋ

 

오래간만에 만나서 이야기를 하다가 알게 됐지만, 시내버스만 타고 이천으로 왔는데 새벽 4시쯤 일어나 준비하고 나왔다고 합니다. 첫 시작부터 수고가 많네요...ㄷㄷ;;  용인에서 이천 올 때는 3번에 투입되었다는 NEW BS 신차가 걸렸다는데, 나중에 목리,각평리 탈 때 그 차가 걸릴 것인가 하는 뻘생각이 잠시 들더군요. ㅋㅋ


매화리 지나 용은리로 가는 거였지만 행선판은 매화리까지만 적혀 있는 이 노선. 로얄시티 대형차였는데 여르니와 이야기 하면서 바깥을 보니 상활리 차처럼 가산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했다가 그냥 직진을 하는데(상활리는 이화아파트 쪽으로 우회전을 하죠), 장성리 지나고 언덕배기를 넘으니 드디어 개쩌는 1차로가 펼쳐집니다. 어느 길로 가는 건지 지도 없이는 종잡을 수조차 없을 정도로 쿵쿵 쾅쾅 쑤시는데, 버갤의 큰새공원길횽이 이거 지린다고 글을 썼었지만 실제로는 지리는 게 아니라 까무라쳤을 것 같은 엉뚱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질과 양 모두 대박인 이 매화리 노선 덕택에 큰새공원길횽이나 저, 여르니 모두 대박 친 겁니다. ㅋㅋ

 

 

▲ (4장 모두) 매화,용은리 노선의 1차로. 장성리 이후 양거리까지 계속 이런 길의 연속이었는데, 송라리 이상의 개쩌는 대박노선이 이천~여주 이동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니 정말 하늘이 주신 복이더군요. ㅎㅎ

 

▲ 용은리 노선의 1차로 운행영상.

 


대신 기사아저씨의 고충도 그만큼 컸으니, 송온리에서 수정리로 넘어가는 도중 맞은편에서 나타난 차 한 대가 비켜줄 생각을 않는 겁니다. 뭐야 저 비매너는? -ㅅ-;;; 오지에선 버스가 먼저라는 걸 여르니에게 말하니 기사아저씨께서 도로교통법 상으로 버스가 먼저라고 규정이 되어 있다면서 잘 설명해 주시더군요. 왜냐하면 버스는 승용차에 비해 커서 후진하기가 어렵기 때문인데, 버스 같이 큰 차 옆에 갈 때는 조심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역 불문하고 1차로에서 자동차들이 버스 만났을 때 길을 터 줬었던 거구나 싶었죠.


만약 1차로에서 교통사고가 나면 어쩌나 하는 궁금증이 생겨 여쭤보니, 인사사고 같은 심각한 게 아니라면 보험사 선에서 처리가 끝나는데 1차로 길이든 큰길이든 다 똑같다고 합니다. 진술서는 경찰을 부르게 되면 그 때 쓰는 것임을 알 수 있었고, 교통사고가 나서 일대가 마비가 되어도 가해자와 피해자의 차량을 옮기지 않았던 이유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증거 보존 때문에 보험사나 경찰이 오기 전에는 절대 움직일 수가 없었던 겁니다.

 

이렇게 대화를 하다가 운전석 위에 붙은 코스표를 봤는데, 주말과 일요일,공휴일,방학에는 주록리까지만 간다는 말이 적혀 있습니다. 아 저건 또 뭐지? -ㅅ-;;; 설마 싶어 여쭤보니 이천발 오후 4시 30분차가 학기 중 평일에만 상품까지 가는데, 그것도 학생 한명때문에 가는 거라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저와 여르니 모두 놀랐죠. 주록리 고개라는 재미있는 포인트를 노려 이 이천~상품 노선을 태워주기로 했었는데(그 노선 덕분에 여르니와 제가 실제 만남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했고) 그것이 무산된 건 둘째치고, 생각보다 사정이 훨씬 열악했던 겁니다. 이천~상품 노선을 탔던 날, 어디 가냐고 묻는 것부터 시작해서 상품까지 갔던 사람은 저 혼자뿐이었던 이유가 있더군요. 그래도 학생 덕분에 버스가 가 준다는 건 참 고마운 일이었습니다.

 

상대적으로 그나마 다니는 편인 이 매화리 노선은 손님 좀 있냐고 하니 이것도 사람 별로 없다고 하시네요. 아침 첫차조차 하이닉스~이천 구간과 학교 수요 단지 그걸로 연명할 뿐이고, 한 탕 기름값도 제대로 못 번다고 합니다. 그나마 있는 사람들도 대부분 자가용 끌고 다니는데, 마이카 시대라는 이 말은 정말 한참 잘못된 것임을 느꼈습니다. 엄청난 차들로 인해 도로는 도로대로 밀리고 대중교통은 대중교통대로 이용객이 없으니 안습이 되어가니까요. 대중교통 측에서도 잘못된 부분이 있고 고쳐야 마땅하지만 정말 이건 아니다 싶습니다. 서울만 괜히 엄청나게 커졌다 싶었죠. 서울공화국 -ㅅ-;;


생각외로 로얄시티 같은 대형차는 연비가 상당히 안 좋아서 기름 1리터로 3km도 못 간다고 하는데, 매화리 이거 한 탕 거리 따지면 들어가는 기름이 10리터를 훌쩍 넘더군요. 생각보다 많은 양의 기름이 들어가서 놀랐는데, 기름값과 승객들 요금 내는 것을 따져보면 정말 밑지는 장사라고 합니다. 그나마도 이천 "공영버스" 가 아닌 이천 "시내버스" 라서 시에서 주는 보조금도 못 받는다고 하는데, KD운송그룹 입장에선 정말 적자덩어리인 셈이었습니다. 그래도 묵묵히 굴려 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었죠. 정말 열악한 오지노선의 실체를 구체적으로 보니 안습이 차오릅니다. 기름값 못 번다 못 번다 하는 게 저래서 나온 말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지방으로 나가면 이거보다 더 열악한 것들 많을 텐데....;;;

 

양거리에서부터 2차로가 등장했고, 여주 차가 어디서 돌릴 것인지 예상하며 매화리를 지나 용은2리에 이르니 버스가 마을 안쪽으로 1차로 길을 따라 더 들어갑니다. 막판 끝에도 쩌는 모습을 보여준 용은리 노선의 종점은 쓰려져가는 듯한 옛날 대문집 앞이었고, 오전 8시 52분에 회차를 합니다.

 

 

▲ 용은2리 종점으로 들어가는 길도 압박입니다. ㅋㅋ

 

▲ 경기도 여주군 능서면 용은2리 종점에 도착한 이천시내버스.

 

▲ 회차지는 조그만 갈색 낡은 집 앞입니다. 회차를 마치고 여기 정차해 있다가 시간 되면 떠나는 듯했죠.

 

 

기사아저씨께 인사 드리고 버스에서 내린 우리는 바로 엎어지면 코 닿을 데 있는 용은2리 버스정류장으로 걸어나와 여주행 버스를 기다립니다. 여주 버스가 오려면 좀 기다려야 했지만, 이 정도면 시간이 매우 잘 맞는 편이어서 문제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버스 시간이 다 되어가니 할머니 두 분이 정류장으로 나오시는데, 역시 차 시간에는 귀신들이십니다. ㅋㅋ

 

 

▲ 평온한 아침의 경기도 여주군 능서면 용은2리. 여주와 이천 차가 만나는 장소 중 하나입니다. ㅋㅋ

 

▲ 용은2리 마을 입구 버스정류장.

 

▲ 이 당시의 용은리 버스 시간표.

 

▲ 비록 양거리 방향으로 운행중이었지만, 어쨌든 여주버스는 등장합니다. ㅋㅋ

 

 
우리는 할머니들과 이야기를 나누다(젊은이 두 명이 오니 신기한 모양입니다 ㅋㅋ) 오전 9시 20분에 양거리를 찍고 다시 되돌아온 여주행 버스에 환승을 찍으며 승차했습니다. 매류리를 지나 능서로 가는데, 과연 신지1리는 들어갈 것인가 지켜보니 과연 신지1리 적힌 돌덩이 앞에서 우회전을 합니다. 아싸~!


신지1리도 정말 장난 아니게 쩝니다. 편도로만 경유한다는 것을 주의해야 했지만, 역시 낀 걸 타야 더 좋다는 걸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신지1리 마을회관 앞 그 좁디좁은 공터에서 회차하는 것도 신기하더군요. ㅎㅎ

 

 

▲ 신지1리의 쩌는 1차로 길. ㅋㅋ

 

▲ 여기서 버스가 왼쪽으로 꺾더군요. 쩝니다 정말 ㅋㅋ

 

▲ 신지1리 마을회관 회차지. 사진에 보이는 정자를 끼고 한 바퀴 돌아 나가더군요. 정자 박아버리지는 않을까 싶을 정도로 회차지가 그리 넓은 편이 아니었습니다.

 

 

개쩌는 신지1리를 빠져나오니 바로 능서가 나왔고, 여주경찰서에는 오전 9시 46분에 도착합니다. 이제 여주에 있을 오지노선탐험가와 합류를 해야 하는데, 터미널에 있는 줄 알았더니만 하리에 있다고 합니다. 이런 ㅋㅋ 설상가상으로 제 디카가 사라지는 소동까지 벌어졌지만, 알고보니 디카는 가방 속에 잘 있었기에 저와 여르니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건너편에서 때마침 도착한 하리 행 버스를 타고 하리로 다시 되돌아갑니다.

 

하리에서 오지노선탐험가와 합류하게 되어 우리 일행은 3명이 됩니다. 오지노선탐험가는 후포리에서 천남리 경유 노선을 타고 여주로 왔다가(오오 양평~대신 직통의 위엄;; 얼마나 빨리 왔으면 그걸 탈 수 있었을까;;;), 예일아파트 노선을 탔었다고 하더군요. 아파트 안으로 쑤시는 노선이라는데 상당히 이색 노선일 것 같았습니다.

 

오전 10시 25분이 되니 평장 노선이 등장하는데 여주군내버스에 새로 들어갔다는 NEW BS090 신차였습니다만, 오지노선탐험가가 버스를 보더니 조금 난감해 하더군요. 왜냐하면 아까 예일아파트 노선과 같은 차였던 겁니다. -ㅅ-;; 아무튼 우리는 타보신 분들 모두 인정하는 평장 노선에 승차했죠. 사진으로 보니 엄청 쩔어 보이던데, 그 느낌은 과연 어떨 것인가?

 
읍사무소로 바로 나간 버스는(터미널엔 안 가네요 ㅠㅠ) 신륵사 옆동네 대수리(천송3리)를 경유하여 오학사거리로 나오더니, 오학시내는 들어가지도 않고 우회전을 합니다. 그리고 오학 2리 버스정류장을 지나니 갑자기 예상치 못한 좁은 길로 팍 들어가는데, 길이 정말 엄청나게 대박이더군요.

아니 뭔 버스가 숲을 뚫고 지나가지를 않나 승용차도 가기 껄끄러워 보이는 1차로 길까지 가질 않나;;;

 

 

▲ 햐 정말 숲 뚫고 버스가 가더군요, ㅋㅋ 이 길로 버스가 다닌다니, 정말 믿기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 캬 정말 왜 이 노선 쩐다고 했는지, 타보니 느낌이 팍팍 오더군요 ㅋㅋ

 

 

이 평장 노선은 알고보니 순환이었는데, 실물로 보니 엄청나게 쩌는 노선에 저와 여르니는 입을 벌렸습니다. 여르니가 길이 완전 우마차로 수준이라고 말하더군요. ㅋㅋ  오지노선탐험가 또한 이 노선을 두 번째로 타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완전 흥분상태였습니다. ㅋㅋ 이 때문에 기사아저씨께서 오지노선탐험가에게 뭔 사진을 그리 찍냐고 하시기에, 분위기를 보다가 제가 마지막으로 주말이라 셋이 시간이 맞아 같이 동네 구경을 하고 싶어서 탔다는 말씀을 드리고 젊을 때 대한민국 이곳 저곳을 둘러보고 싶었다고 하니(사실 이게 목적이니까) 지금 생각해도 확실하진 않지만 이해하신 것 같더군요. 초현3리 이야기를 하니 기사아저씨께서 삼진아파트 앞에 왔을 때 버스를 세우시면서 왼쪽에 버스정류장 표시 있는 곳에서 타면 된다고 알려주시고 여주로 떠나셨습니다.

 

평장 기사아저씨께서 알려주신 장소로 가니 오학농협 앞이더군요. 잠시 후 초현3리로 가는 버스가 옵니다. 양평 차와는 다른 길로 대신으로 가기 때문에 겸사겸사 횟수 뜸한 초현3리도 가볼 겸 노렸는데, 기사아저씨의 인상이 그리 좋아보이지 않아 맨 뒷자리에 앉습니다. 버스는 KD운송그룹답지 않게 나름 잘 달리는 편이었는데, 하림리 입구까지 금강 차와 똑같이 가다가 우회전을 합니다. 길은 전부 2차로였지만 금강고속 버스와는 다른 길로 간다는 것, 초현3리까지 얻어 걸린 데에 의의를 뒀습니다. 시간만 된다면 고달사지 한번 구경할 겸 상구리에서 고달로 넘어가보고는 싶은데, 버스 시간도 그렇고 상구리와 고달 사이엔 험한 고갯길이 놓여 있기 때문에 멀다는 단점이 있더군요. ㅠㅠ


대신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다 내리고 초현3리 간다는 승객 1명이 승차하는데, 기사아저씨께서 우리에게 어디 가냐고 물어보시더군요. 제가 초현 3리라고 대답하니 버스는 움직였는데, 보통리로 나가기 전에 좁은 길쪽으로 좌회전을 합니다. 그랬더니 금방 초현3리 마을회관을 지나게 되는데, 버스는 거기서도 더 가더니 오전 11시 24분에 당산리라고 적힌 돌덩이 바로 앞 삼거리에서 회차를 합니다. 여기서 우리 일행은 하차했고 버스는 다시 되돌아갑니다.

 

 

▲ 여주로 돌아가는 버스. 그런데 이 버스를 다시 만날 줄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ㅅ-;;

 

▲ 경기도 여주군 대신면 초현3리 마을회관.

 

 

초현3리에서 나온 이 버스 다음에는 대신에서 여주 가는 버스가 직행버스까지 통틀어 오후 12시 넘어서야 있는 "블랙홀 타임" 이었지만, 이 기회에 대신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죠. 우리는 오지노선탐험가가 최근에 하모니카 세계대회 때문에 말레이시아를 갔다 왔다고 하여 그걸로 대화를 나누며 대신으로 걸어나옵니다. 정말 좋은 체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외국 나가는 게 쉬운 게 아닌데...;;;

 

 

▲ 이 당시의 대신터미널 시간표.

 

 

버스가 많이 간 것 같았지만 막상 걸어나와보니 15분 정도밖에 안 걸리더군요. 대신터미널 근처 김밥천국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하고, 당초에는 오후 12시 10분 버스를 탈 계획이었지만 오후 12시 30분에 있는 버스를 타도 코스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 같아서, 여유있게 식사도 하고 볼일도 해결했죠. 지평,용문 경유 양평 행을 보내고(할아버지 한 분이 광탄 간다고 하는 것 같은데 기사아저씨께선 그냥 가 버리시더군요;;;) 뒤이어 오후 12시 31분에 도착한 여주 행 버스를 탔는데, 의외로 여주까지 시간이 좀 걸려서 오후 12시 58분에 가까스로 여주신협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태평리를 한번 가보고 싶었다는 여르니의 부탁에 따라 타보기로 계획한, 오후 1시에 터미널을 떠난 매류리 경유 태평리 노선에 승차합니다. 때마침 광대1,2리도 껴 있는 때였고 안금리와도 시간이 맞길래, 얼씨구나 하고 이거 타기로 했었습니다. ㅋㅋ

 

매류리 경유 태평리 노선은 월송리, 오계리를 거쳐 매류리로 내려가는데, 그래서인지 하리 임협을 지나자 고려병원으로는 가지 않고 좌회전을 해서 밑으로 내려가더군요. 두풍아파트를 지나니 그 오계,능서 순환노선을 놓친 아픈 추억이 있는 연라초등학교(가업리)가 나옵니다. 여주에서 여기까지 20분 약간 안 되게 걸렸는데, 정말 한 정류장 차이로 버스를 눈 뜨고 보내버린 그 어이없는 상황은 어이가 없는 거죠. 확인만 했어도 충분히 탈 수 있었는데 ㅠㅠ

 

 

▲ 이번 버스는 광대1,2리 경유였기 때문에 광대사거리에서는 좌회전을 합니다.

 

 

이번에는 매류리 경유라서 이천거리 삼거리에서는 능서 방향으로 오른쪽 길을 이용하는데, 오계리 입구를 지나 광대사거리에 도착한 버스는 드디어 좌회전을 합니다. 오오 역시 광대1,2리를 가는구나 ㅎㅎ 좌회전하자마자 처음 만난 광대2리는 왕복2차로였지만, 마을회관을 지나니 1차로 길이 등장하는데 예상외로 굉장히 쩝니다. 여주와 태평리 오가는 노선이지만 그래도 이거 타길 잘했다 ㅎㅎ

 

 

▲ 광대2리는 2리라서 2차로였나 봅니다. ㅋㅋ 2리는 도로 확장이 되어 있고, 1리는 그렇지 않았더군요.

 

▲ (2장 모두) 오오 다시 한 번 충격 먹어버린 광대1리 1차로입니다. ㅋㅋ

 

▲ 왕복2차로 큰길로 나오면서 보게 된, 광대1리 입구 버스정류장.

 

 

그 쩌는 길 따라 꽤 달리던 버스는 광대1리입구 정류장에서 왕복2차로 도로와 합류하였고, 교도소를 ㅓ형으로 찍어 주고 오후 1시 47분에 태평리터미널에 도착합니다.

 

 

▲ 음침해 보이던 교도소 가는 길.

 

▲ 교도소 버스정류장. 교도소 정문 앞에서 회차합니다.

 

▲ 우리가 탔던 광대1,2리, 매류리 경유 태평리행 버스.

 

▲ 이번에는 안금리를 경유하여 여주로 갑니다. ㅋㅋ

 

 

잠시 주변을 둘러본 우리는 오후 2시 5분에 출발하는 안금리 경유 여주 행 노선에 승차합니다. 이것 또한 쩔어보이는 노선이어서 기대치가 높았죠. 다시 삼군사거리로 간 버스는 우회전을 하여 금당리 방향으로 가다가 하귀1리에서 안금리로 들어가는데, 처음에는 좁은 길이 나와 기대가 되었지만 안금리 마을회관 지나서는 쭉 왕복2차로 길이더군요. ㅠㅠ 

 

 

▲ 안금리의 1차로입니다만, 마을회관 지나니 그것도 끝이었습니다. 이런 -ㅅ-;; ㅋㅋ

 

 

기대가 크면 실망도 좀 큰 법이었나 싶지만, 그래도 막판에 삼교리 다 와가서 1차로 길로 갑자기 들어가는 부분은 짧았지만 정말 쩔었습니다. 또한 안금리 버스는 제 상황에선 타보자니 은근히 시간대가 까다로워서, 이번에 안금리 본 것에 의의를 뒀습니다.

 

 

▲ 정말 예상못했던 삼교2리 1차로입니다. 그냥 왕복2차로 도로 따라 37번 국도로 가는 줄 알았는데, 여주군내버스에도 홍길동이 있더군요. ㅎㅎ

 

 

태평리에서 안금리를 찍고 삼교2리까지 가는 데에는 20~25분 정도 생각하면 될 것 같았고, 이후로는 37번 국도를 따라 그대로 여주로 올라와 터미널에 내립니다. 원래대로라면 여기서 노선 하나 더 타고 이천으로 가야 했지만, 상품 노선의 비보를 알게 된 이상 코스 수정을 해야 했습니다. 어떻게 타야 잘 탔다고 소문이 날까 농담을 하면서요. ㅋㅋ

 

밤산골 차가 지나가고 여주에서 이포 가는 길도 볼 겸 이포 경유 내사리 노선을 타볼까 했지만(하루 한 번이지만, 이 노선 행선판에 내사리도 적혀 있더군요 ㅋㅋ), 이것도 오지노선탐험가가 탔던 차와 같은 차여서 다음에 타볼 수밖에 없었죠. 그러다가 눈에 들어온 것은 강천리 노선이었는데, 때마침 2리도 들어가주는 시간대라 이걸 타기로 합의합니다. 드디어 오후 2시 56분에 나타난 강천리 버스를 타는데, 이럴수가 아까 매류, 태평리와 같은 차이길래 서둘러 맨 뒷자리로 빠집니다. 그리고 여러 이야기 끝에 긴골로 걸어들어가서 걸은리 차를 타기로 의기투합했죠.
걸은리 노선 이후에 여주로 가자니 오후 5시에 대둔리에서 나오는 버스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고 다른 노선 타기에도 시간이 영 안 맞다보니, 기사아저씨의 태클이 염려되었지만 정말 어쩔 수 없이 긴골입구에서 내리기로 했습니다. -ㅅ-;;;

 

이번에는 적금, 굴암리부터 먼저 가는 시간대였으므로 이호사거리에서 우회전을 합니다. 처음에는 왕복2차로 도로였지만 굴암리라고 적힌 돌덩이 앞에서 우회전을 하니 1차로가 나오더군요. ㄷㄷ;;  엄청나게 좁은 1차로 길에 정말 놀라게 되었죠. 강천1리 종점은 ㅓ형으로 들어갔다 나오는 형태였는데, 마을회관을 지나 길 끝에 종점이 있었고 여기 오니 과연 문제의 공사 현장이 보입니다.

 

 

▲ 굴암리의 1차로도 정말 쩌네요 ㅋㅋ (맨 뒤 유리창 상태가 좋지 않아 사진도 더러운 건.양해 부탁드립니다)

 

▲ (사진엔 공사현장이 안 나왔고 사진으로 찍을 수도 없었지만) 이곳도 공사만 아니었으면 아름다웠을 텐데 싶더군요.

 


다소 아쉬운 강천1리 회차지를 떠난 버스는 이번에는 강천2리로 들어갑니다. 왼편에 영동고속도로가 보이는데 차들이 많아 교통체증이 대단한 상태더군요. 이런 날 강릉 같은 곳 갔으면 죽음이었을 거라고 여르니가 이야기하는데, 정말 그럴 것 같았습니다. 길이 제대로 밀리면 7시간도 걸린다고 하니, 이거 강릉 한번 가려면 큰맘먹고 가야지 싶어지더군요. 버스는 꽤 쩌는 1차로 길을 들어가더니 오전 3시 28분에 강천 2리 마을회관에 도착합니다.

 

 

▲ 강천 2리 종점입니다.

 


여기서 그나마 타고 있던 승객들이 내리고 손님 한 사람이 탔지만, 버스는 출발시간을 맞추려는지 바로 출발하지 않고 서 있었죠. 그런데 기사아저씨께서 일어나시더니 아주머니가 고양이를 들고 있는 걸 보고 털 날린다고 주의를 주러 걸어오시는데, 하필이면 그 아주머니가 우리 바로 앞자리에 앉은 분이었습니다. 허걱 이러면 안 되는데;;; 그냥 주의만 주고 끝내라고 속으로 빌었습니다.


하지만 일은 그렇게 되지 않았습니다. 기사아저씨께서 그 아주머니에게 주의를 주시고 우리 일행을 잠시 보더니 어디 가냐고 물어보았던 겁니다(이 질문이 제일 무섭네요 ㄷㄷ;;). 오지노선탐험가가 긴골 입구라고 대답하니 긴골? 걸은리 말이지? 거기 가는 차 타면 되잖아 하시기에 제가 버스 시간을 제대로 몰라서 그랬다고 둘러댔지만, 아무래도 탔던 차 또 탄 꼴이니 좀 떨떠름했습니다.

 

오후 3시 30분에 버스는 다시 출발하는데, 고속도로에는 아직도 차들이 잔뜩 있었습니다. 그걸 보고 있으니 혹시 저 차에 타고 있던 사람들 중에 우리가 탄 버스를 본 사람이 있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들더군요. ㅋㅋ

 

 

▲ 강천2리를 나서면서 찍어본 사진. 강천2리도 쩔더군요. ㅎㅎ

 

▲ 오후 4시가 다 되어가는데도 주차장을 방불케 했던 영동고속도로.

 

▲ 걸은리 긴골 입구. 도로망으로 보면 같은 걸은리이지만 긴골과 걸은3리가 따로 떨어져 있는 식이었습니다. 나중에 기사아저씨께 들으니 긴골에서 걸은3리 말개미마을쪽으로 넘어오는 길은 존재하지만, 길이 좁아 버스가 못 다닌다고 합니다. 만약 거기도 차가 갔다면 순환노선 하나 탄생하는 건데 ㅋㅋ

 

 

이번에는 10분 만에 이호2리에 도착했고, 오후 3시 45분쯤 긴골 입구에 무사히 내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버스 오기 전에 긴골 종점까지 갈 수 있을까?

 

긴골 입구에서부터 걸어들어간 지 10분이 지났지만 지도를 보니 아직도 많이 남았더군요. 하리 출발 후 20분 정도 뒤면 버스가 긴골 입구에 오는 것 같은데, 그걸 고려하면 시간이 많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앞으로 계속 가도가도 끝이 안 보이네요. ㅜㅜ

 

 

▲ 우리가 버스를 타게 된, 진골 정류장.

 


결국 하는 수 없이 중간에 진골이라고 적힌 정류장 표지판 앞에서 버스를 기다려야만 했죠. 발에 모터가 달리지 않는 이상 방법이 없었습니다. 땀 닦을 새도 없이 버스가 금방 오는데, 하필이면 버스라고 나타난 게 NEW BS 로얄미디입니다. -ㅅ-;; 

 

아 또 아까 평장과 같은 찬가? 
매냐들은 NEW BS 신차 보고 여주에도 신차 있네? 그럴지 모르겠지만, 아우 정말 이 신차는 우리에게 어느새 악몽 그 자체가 되었습니다. 남들은 못 찍어서 안달인 환승 찍히는 것도 싫고, 매냐들은 하악하악거리고 앉아있을 NEW BS 신차 보는 것도 껄끄러운 이 황당한 상황은 정말 뭐라고 설명해야 할 지 모르겠더군요.

 

하지만 알고보니 아까 평장 차하고는 다른 차였습니다.

여주군내버스에 NEW BS 로얄미디는 두 대였던 것이죠. 기사아저씨 역시 평장과는 다른 분이었습니다. 휴 살았다;;; 저는 현금을 내고, 오지노선탐험가는 돈이 없다길래 여르니가 오지노선탐험가 것까지 합쳐서 카드로 요금 냅니다(인원수가 다르면 환승이 안 되죠). 모두 "환승입니다" 소리를 피하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긴골 종점은 정말 멀었습니다. 우리가 타고 나서도 안으로 계속 들어가는데, 계속 왕복2차로 도로가 나오는 걸 보고 아까워했을 석준형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지더군요. 저도 그와 같은 전철을 밟고 있었으니 ㅠㅠ

어디까지 가는지 지켜보니 정류장을 2개나 더 지나고 나서야 긴골 종점에 도착하는데, 그 먼 거리에 혀를 내둘러야 했습니다. 버스 시간이 촉박한데 걸어들어가려고 하니 더 그렇게 느껴졌던 듯도 하지만, 초행길인데다 급조를 하게 된 코스다보니 이래저래 매끄럽질 못하네요.

 

 

▲ 긴골 종점 버스정류장. 정류장 위에 난 길을 이용해 회차를 하다보니 이런 사진을 건질 수 있었습니다.

 

▲ 긴골 종점입니다.

 

 

기사님께서 우리를 보더니, 저 밑에서 걸어왔나봐? 하셔서 그렇다고 대답하니 여긴 거리가 길어서 긴골이야 하시는데, 시간을 보니 긴골 종점에서 입구까지 5분 걸리더군요. 인간은 역시 약했다는 불편한 진실을 다시 실감하게 됩니다. 크윽;;


이번엔 아까 강천리 노선 가는 길 그대로 가다가 이호리에서 걸은리로 좌회전 틀어 들어가는데, 이번에도 안으로 계속 달리기만 합니다. 아니 드릴로 땅 파는 것도 아니고 뭐 이렇게 많이 가지? 걸은3리 말개미라고 적힌 돌덩이 지나서도 계속, 끝이 없습니다. 이러다 도전리까지 올라가버릴 듯한 기세더군요.

 

걸은리 종점은 그냥 도로변이었는데, 근처에 큰 나무 몇 그루와 공터, 허름한 정류장 이렇게 3가지가 없었다면 여기가 버스종점인지 알아보기 어렵게 생긴 곳이었습니다. 시간은 오후 4시 18분이었고, 기사아저씨께서 회차를 마치며 여기가 종점이야 하시고는 잠시 쉬시더군요.

 

 

▲ 걸은리 종점. 여기 오기 전, 도로 왼쪽의 큰 나무들 몇 그루가 아니었으면 여기가 종점인지 모를 뻔했습니다.

 

 

오후 4시 20분에 다시 출발한 버스는 긴골 경유하지 않고 그냥 여주로 갑니다. 기사아저씨께서 오지노선탐험가를 보고 뭘 그리 찍냐고 말을 거시더군요. 이번에는 여주 동네 구경을 해보고 싶어서 왔는데 차가 자주 있는 게 아니다 보니 이용이 힘들어 그때그때 사진으로 남긴다고 여르니와 제가 말씀을 드리면서 대화를 하다보니, 기사아저씨께서 의외로 "영업소에서 세 명이서 하루 종일 차 타고 다닌다며? 하는 소문 들어서 알았어" 하고 쿨하게 이야기하시더군요. ㅋㅋ  (소문 참 빠르구만 ㄷㄷ;;)

 

쩝...뭔가 황당했지만 다행히 기사님께서 생각이 트이신 분이더군요. 이야기가 잘 풀렸고 기사아저씨의 입담에 우리 일행은 맞장구치고 웃으면서 여주로 돌아옵니다. 아까 기사아저씨들이 뭐라고 물어봤던 것들은 너무 걱정하지는 말라고 합니다. 지들이 죄가 있는 것도 아닌데 사진 찍히는 게 뭐가 두려우냐면서 말이죠. 물론 나중에 술자리 같은 데서 이야기가 나오겠지만...-ㅅ-;;;


이번에는 시괭이 노선을 타보기로 하고, 미리 흥천에 가 있기 위해 오후 4시 45분에 있는 상품 노선을 타려고 터미널에 내립니다. 기사아저씨께서 좋은 구경 하다 가라고 말씀해 주시고, 저희도 물론 감사합니다 인사 드리고 하차했지요. 

 

 

▲ 8006호 기사아저씨 감사합니다 ㅎㅎ

 

 

이윽고 상품행 버스가 2분 빠른 오후 4시 43분에 나타났는데(이게 여주에서 상품 가는 거 막차라니 -ㅅ-;;), 오지노선탐험가가 버스 사진을 찍으니 기사아저씨께서 신경질을 내시더군요. 처음엔 정말 몰랐는데 버스에 타보니 기사님 모습이 낯이 익는 것이, 알고보니 아까 탔던 그 초현 3리와 같은 차였습니다. 아놔;;;


죄송하다고 하고 뒷자리로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기사아저씨께서 저희를 알아보셨는지 "너네 아까 초현3리 탔었지?" 하시고 왜 이렇게 다니느냐 하는 투로 신경질적으로 말씀하시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오늘 새벽부터 기분나쁜 일이 있었던 모양이었습니다. 어찌어찌 흥천에 간다고 말씀은 드렸지만, 기사아저씨가 기분 나쁠 땐 이래저래 안 좋네요. 아......ㅅㅂ

 

이번 기사아저씨는 아까 걸은리 기사아저씨와 같지 않았고, 흥천까지 가는 20분 동안은 불안함의 연속이었습니다. 버스에 승객이 우리만 있었다면 어찌 되었을지 모르겠더군요. 아까 초현3리 탔을 때도 봤었지만 좀 신경질적인 분 같았는데, 오늘 일진 후반에 팍 꼬였죠. -ㅅ-;;  오래간만에 계정리 기사아저씨를 만날 수 있을까 했지만 그 분은 아직 양동 쪽에 계시는지 오늘 한 번도 못 봤었는데 ㅜㅜ 그 기사아저씨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흥천에 내린 우리는 노선이 안 겹치는 쪽으로 걸어갑니다.

다행히 흥천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하다리 입구 정류장이 있더군요. 시괭이 노선이 오려면 시간이 꽤 남았는데 차라리 그게 더 좋았습니다. 아까 일도 그렇고 정말 여기서는 환승 안 찍히는 게 나았던 겁니다.

 

저도 발눈치 수준이지만 저보다 더한 경우가 있었을 줄은 몰랐기에, 오지노선탐험가에게 한 소리 하게 됩니다. 버덕들이란 무조건 카메라부터 들이밀고 보는 존재인가 싶기도 했고(저도 최대한 상황 봐서 찍는 판인데 말이죠. 못 찍게되면 포기하는 거고.), 그전에 말했던 건 다 도로아미타불이었나 싶더군요. 그래도 뭐가 잘못인지 일러주니 잘못을 인정하는 거 같아서 그건 다행이었는데, 제 말 듣다가 친구의 영향 때문에 나도 모르게 그렇게 무개념 뻔뻔이 기질이 생긴 것 같다 하면서 조심하겠다고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래서 근묵자흑이라는 말을 일러주며 친구 잘 사귀어야 한다고 이야기 해 줬지요. 앞으로 계속 보기로 했지마는 그래도 아직은 몰라서 그랬던 거였고,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가 좋아서 처음과는 달리 크게 실망감이 들지 않았습니다. 사실 무개념 뻔뻔이는 정말 상대하는 입장에서 그 뻔뻔함 때문에 그 사람이 모르고 그랬든 일부러 그랬든 대책이 없는데, 그래서 그런 사람들 상대로는 그냥 니 좋을대로 해라 이러나 봅니다. 끝에 가선 철퇴 맞겠지만...ㅋㅋ


오지노선탐험가의 경우는 그래도 그러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앞으론 기사아저씨 신경 안 쓰이게 조심할 건 조심하고, 이것도 좋은 취미니까 좋은 구경 많이 했으면 싶었죠. 그러면 되는 거기도 하고 저도 그걸 바라고 있으니 말입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왜 이렇게까지 해줬나 싶을 정도로 사람이 변해서 무서울 따름이지만요

 

 

▲ 드디어 그분이 오십니다. 시괭이 노선이 ㅋㅋ

 

 

이야기 하면서 시간 보내다 오후 5시 40분에 도착한 시괭이 노선에 승차하는데, 기사아저씨께서 어디 가냐고 물어오셔서 능서 간다고 대답합니다. 그랬더니 능서 가는 다른 버스 있지 않냐고 되물으시는데, 지금 시간에는 여기서 능서 가는 게 이거밖에 없어서 탔다고 하여 통과하였지만 만약 여기서 환승까지 찍혔으면 어쨌을까 싶더군요. 


시괭이 노선은 하다리와 상백리를 순환하면서 시괭이를 들르는 것이었는데, 석준형의 고충이 생각나는 노선이기도 했습니다. 일반적인 여주군내버스와는 다르게 아침차가 하리에서 영릉으로 바로 가버리기 때문인데, 정말 석준형의 그 고생이 아니었다면 알기 어려운 귀중한 정보였지만 그만큼 큰 대가를 치뤄야 했으니 말이죠. 제가 그 상황이 되어봐도 정말 어이없음에 할 말을 잃었을 겁니다. 경우는 다르지만 비슷한 상황을 이미 겪다보니, 이전과는 달리 더더욱 확실하게 느낌이 왔습니다(덕분에 읽었던 글 다시 읽어보니 느낌이 다르더군요. 시승기 속의 형이 된 기분 ㅎㅎ). 역시 오지노선 시승은 만만한 게 아니었던 것이죠.

 

 

▲ 시괭이 노선의 1차로. 하다리입구에서 바로 우회전하더군요.

 

▲ 정류장은 하다리로 써있습니다만, 시괭이 노선만 오는 곳이었죠.

 

▲ 중앙선은 그어져 있었으나 길이 좁습니다. 하지만 지도에는 왕복2차로라고 표시되어 있는데, 짝퉁2차로였던 것이죠.

 

 

시괭이 찍고 흥천에 오니 오후 5시 58분이었고, 흥천 시간을 맞춰 오후 6시에 다시 출발한 버스는 10분만에 능서에 도착합니다. 이제는 집에 가기로 하고 111번을 타고 이천에 오니 생각지도 않던 작촌리 막차와 시간이 맞더군요. 작촌리는 못 보지만 일단 이걸 타고 오천에서 내려 3번을 이용해 용인으로 가도 되었기에(시간이 맞으니, 기왕 오천 가는 거면 3번보단 작촌을 타고 가야 ㅋㅋ) 작촌리 노선을 탈까 했지만, 여르니와 오지노선탐험가가 곤지암을 가본다고 하길래 작촌리는 다음에 호법 노선들 탈 때 타보기로 하고 114번에 올라 곤지암터미널까지 타고 옵니다.

 

석 달 이상 지난 뒤에 다시 와본 곤지암터미널에서 시간표를 확인한 후(신대리 저녁차와, 도척행 버스 2편이 사라졌습니다;;), 오후 8시에 500-2번 FX116 크루징애로우을 타고 곤지암을 떠나게 됩니다. 저는 모란역에서 333번을, 여르니와 오지노선탐험가는 500-2번 계속 타고 서울로 올라가는 것으로 시승을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