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기행문/2008년~2010년

2009년 11월 24일 - 허탕친 재인폭포, 하지만 많은 것을 건진 연천군 버스 시승기

회관앞 느티나무 2023. 4. 16. 22:13

오늘은 재인폭포도 볼 겸 연천군 버스들을 시승하기 위해 일찍부터 집을 나섰습니다. 전곡에서 재인폭포가 위치한 고문리까지 가는 56번 버스는 하루 8번 운행하는데, 이후 일정들을 고려하면 전곡에서 오전 11시 20분에 출발하는 차를 타야 했습니다. 고문리에서 나오는 차 시간이 오전 11시 45분 다음은 오후 1시 45분, 4시 45분이었기에, 더더욱 전곡에서 11시 20분차를 타야 했죠.

하지만 오늘은 전철역에도 늦었고 열차 운도 따라주지 않았습니다. 소요산행 전철을 기대했건만 이번에 오는 열차가 동두천행이더군요. 일단 현재시간이 벌써 오전 8시 56분이었기 때문에 이 기회에 동두천 구터미널 시간표도 갱신시킬 겸 오전 9시 2분에 도착한 동두천역 전철을 타게 되었고, 동두천중앙역에 내리니 오전 10시 50분이었습니다. 오전 11시 20분까지 전곡에 가려면 은근 빡빡했지만, 빠른 속도로 구터미널로 이동하여 시간표를 갱신시키고 전곡 가는 버스를 기다립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도봉산 쪽으로 가는 버스들은 잘만 지나가는데 전곡 쪽으로 올라가는 버스는 10분이 지나도 한 대도 안 옵니다. -ㅅ-;;;

오전 10시 57분에 대원고속 3300번이 왔지만 직행이라 그냥 보내고, 결국 오전 11시 3분이 되어서야 도착한 39번을 탔지만 이게 결정적인 실수가 되고 맙니다.

 

 

▲ 애타기만 했던 전곡 가는 길. 버스는 이런 도로 상황 속에서도 정속 주행중이었죠. -ㅅ-;;;;

 


전곡에는 11시 30분에 도착했던 겁니다.
당연히 고문리행 버스는 놓쳤겠지만, 그래도 혹시나 싶어 전곡터미널(대양운수)로 가서 기사아저씨 한 분 붙잡고 56번이 갔는지 여쭤보니, 10분 전에 갔다는 최악의 말씀을 아무 망설임 없이 해 주시더군요.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이 울려퍼지는 순간입니다. 구터미널을 갈 게 아니라 동두천역까지 가서 39-2번을 탔어야 했죠. -ㅅ-;;;

하지만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재인폭포를 안 볼 수는 없으니, 결국 차선책이지만 가장 최악의 수단을 발동시켜야 할 시점이 찾아왔죠. 고문리와 제일 가까운 궁평리까지 버스를 타고 간 다음, 거기서부터 폭포까지 걸어서 가기로 한 겁니다.

일단은 아까 39번에서 내리면서 백의리 가는 39-4번을 본 게 있어서 혹시 39-4번이 지금 출발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  얼른 전곡터미널(평안운수)로 가보았습니다. 터미널 한쪽에는 오늘 타볼 내산리 가는 39-8번이 주차되어 있었고, 승차장에는 어느 할아버지 기사님과 아주머니 한 분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 이 당시의 내산리행 버스 시간표. 39-2번의 지선으로서 하루 4번 운행하던 내산리 노선이 39-8번으로 분리가 된 지 오래되지 않은 시절이었습니다.



일단 여기 왔으니 내산리행 버스 시간표부터 카메라로 박아두고, 할아버지 기사님께 39-4번을 가리키며 이 버스 가는지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그 버스 출발하려면 많이 기다려야 된다고 하는데, 오히려 어디 가냐고 되물으시므로 궁평리라고 답하게 되었죠. 그런데 막상 궁평리 이야기를 하니 의외의 반응과 함께 거기 가는 버스는 없다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ㅅ-;;;

 

궁평리가 어디 있는 동네인지 여기 사람이라면 다들 알 것 같았는데, 다소 떨떠름한 기분을 느낀 저는 결국 여기서는 궁평리 가는 버스가 없겠다 싶어 다시 전곡터미널(대양운수)로 간 다음, 오후 12시 정각에 출발하는 포천상운 56번 버스에 승차하였습니다.

 


전곡에서는 고문리로 가는 버스도 56번이고 포천 가는 버스도 56번이기 때문에 탈 때 주의해야 되었습니다. 카드로 요금을 내고 들어가니 버스 안은 만석이 되어 있더군요. 저는 뒷쪽 자리에 앉게 되는데, 어느 할아버지가 옆자리에 앉으시길래 어디까지 가느냐 여쭤봤더니 백의리 가신다고 하여 자리를 바꾸게 되었죠. 백의리는 궁평리에서 더 간 곳에 있었던 겁니다. 버스는 전곡읍사무소를 지나 동쪽으로 달렸고, 저는 출발한 지 10분도 안 되어 도착한 궁평초등학교에서 내립니다.


▲ 경기도 연천군 청산면 궁평리에서 찍어본 56번. 저를 내려주고 떠나는 버스였습니다.



궁평삼거리에 도달하니 오후 12시 10분이었고, 저는 재인폭포를 향해 신답리 쪽으로 부지런히 걸어갑니다. 버스를 놓쳐서 걸어가게 된 길이었지만 경치가 정말 끝내줍니다. 여름에 왔으면 초록빛을 볼 수 있었겠지만 겨울의 한탄강도 정말 멋졌습니다. ㅋㅋ

 

 

▲ (3장 모두) 정말 멋졌던 한탄강의 모습입니다. ㅋㅋㅋㅋ



40분 정도 걸어가니 신답리가 등장합니다. 그런데 가는 길에 개를 보고, 신답리에서 고문삼거리까지 가는 동안에도 또 개를 보았습니다. 휴 -ㅅ-;;;

 

 

▲ 신답리 고분 입구. 고분은 150m 떨어져 있다면서 보이질 않더군요. -ㅅ-;;;

 

▲ (2장 모두) 추수도 끝나고 한적한 논이 있었습니다.

 

▲ 석준형의 시승기에서 보았던 신답정미소.

 

▲ 56번 버스는 여기까지 온 다음 돌아나가는 것 같습니다.

 

▲ 신답리에서 만난 이 당시의 56번 시간표.

 

▲ 지방의 시골 마을에 있는 집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의 낡은 집.



신답리는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조용한 시골 마을이었습니다. 슈퍼에서 56번 시간표도 볼 겸 잠시 서서 쉬다가 12시 40분에 다시 걸어가는데, 고문리는 정말 멀었습니다. 6km 걷는 것은 이미 각오했지만, 정말 걸어도 걸어도 고문리는커녕 고문삼거리조차 보이지를 않더군요. 걸어들어가는 길이 멀어 걷는 것조차 고문이라 마을 이름도 고문리인 건지 -ㅅ-;;;

 

▲ 고문삼거리까지 300m 남았습니다. 그런데 삼거리까지만 해도 아직 까마득해 보입니다. -ㅅ-;;;

 

▲ 드디어 만난 고문삼거리. 하지만 재인폭포까진 더 가야 됩니다.

 


오후 12시 55분이 되자 고문삼거리까지 300m 남았다는 이정표를 보았지만, 이제 거의 한 시간째 걷다보니 다리도 조금씩 아파옵니다. 폭포는 언제 도착할 지조차 모를 것  같았지만 속도를 늦출 수는 없었습니다. 이제 4~50분만 더 있으면 버스가 올 시간이었고 그걸 놓치면  3시간이나 갇혀 있어야만 했으며, 오늘 계획했던 시승이 다 물거품이 되었던 겁니다. 버스가 오기까지의 그 여유시간은 재인폭포도 보고 나오는 시간도 포함된 거라는 사실이 불행이라면 불행이었지만,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포기할 수는 없었죠.

오후 1시 10분쯤에는 웬 공사장이 나오고 덤프트럭들이 막 드나드는 것을 봅니다. 한탄강댐 공사하느라 그런 듯 했는데, 이 댐이 완공되면 고문리는 물론이고 재인폭포도 수몰되어 없어지게 됩니다. 그깟 댐 때문에 관광지로 이름난 폭포가 없어져야만 된다니 참 너무하더군요. 

 

 

▲ 재인폭포까지는 아직 더 남아 있었습니다.



이윽고 시간은 오후 1시 20분.
이제는 전곡에서 버스 떠났을 시간이지만 아직도 폭포는 나오지 않더군요. 일단 오후 1시 25분이 되자 기풍식당이 나오는데, 여기는 재인폭포 종점 바로 전 정류장이라 희망(?)은 생겼지만요. 결국 버스와 저 중에 누가 먼저 끝을 보나 식으로 계속 걸으니 마침내 오후 1시 30분이 되어서야 폭포 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 정말 어렵게 도착한 재인폭포 입구 & 56번 고문리 종점. 그런데....

 


그런데 폭포 입구에는 듣도 보도 못했던 군인 초소가 길을 막고 있더군요. 엥???? 설마 오늘 못 들어가는 건 아닐까 싶었지만, 안면몰수하고 초소로 다가가 군인에게 오늘 못 들어가나요? 하니 주말에만 개방한다고 합니다. 으아아아아악~!!!!;;;;

편하게 버스 타고 온 것도 아니고, 궁평리에서부터 6킬로를 걸어왔는데 이렇게 허탕을 치네요. 군인한테 대고 잠시만 들어갔다 나오겠다고 말할 수도 없고 정말 미치겠더군요. 내가 뭐 때문에 그 고생을 하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ㅅ-;;;; 너무너무 억울하고 슬프고 허탈하고 우울했지만 하소연할 데도 없었습니다. ㅜㅜ


진짜 울며 겨자먹기로 조금 뒤에 도착하는 56번을 타고 나갈 수밖에는 없더군요. ㅜㅜ 그렇지만 오랫동안 걸은 탓에 수분 보충을 좀 해주기로 하고 입구에 있던 두 가게 중 오른쪽을 들어가니 문이 잠겨 있습니다. 사람이 안 오니 문을 닫은 모양이네요. 그래서 왼쪽 가게. 이번에는 문이 열려 있어 안에 들어가보니 주인이 나와 있지 않아 먼저 식혜 한 병을 골라 놓고 주인을 부르니 다행히 사람 소리가 납니다.

 

 

▲ 가게에 붙어 있던 고문리 버스시간표. 이 시간표대로 버스가 다니고 있었는데, 군데군데 땜질된 흔적을 보면 예전에는 버스가 지금보다 더 자주 다녔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 신답리, 고문리 버스 시간표.



곧이어 나온 가게 주인은 아기를 등에 들쳐업고 계신 할머니였습니다. 할머니하고 아이 둘이서만 가게를 지키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들 혹은 딸이 읍내 혹은 도시로 나가 있고, 노모와 아이만 함께 있는 것 같았습니다. 식혜 값을 주고 나와 바깥에서 마시면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주인할머니가 나오십니다. 제가 "전곡 나가시게요?" 하면서 말을 거니, 그런 것은 아니고 잠시 바람 쐬러 바깥으로 나오셨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몇 마디 대화를 하다가 옆에 가게 문은 왜 닫혀있는지 여쭤보니, 옆 가게는 주인이 전곡 나갔다 오느라 잠깐 문을 잠근 거라고 하시네요. 폭포에 사람들이 많이 왔을 땐 가게 비우고 나갈 일이 없을 텐데 생각을 하니 가슴이 아프더군요. 이윽고 56번 버스는 도착했고, 저는 할머니께 인사 드리고 버스에 오릅니다.

 

 

버스는 고문리 종점에서 바로 회차하여 재인폭포 입구와 주인 할머니를 뒤로하고 전곡을 향해 달렸습니다. 구불구불한 길인데다 차량이 카운티라 은근히 진동이 있더군요. 신답리는 역시나 전곡 갈 때는 경유하지 않는데, 아무래도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그냥 돌아가긴 너무 아까운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나중에 또 와볼 계산으로 기사아저씨께 폭포는 언제 개방하는지 여쭤보니, 지금은 겨울이라 주말에도 개방 안 할지도 모르겠다고 하신 거였습니다. -ㅅ-;;;

그러면서 기사아저씨와 이야길르 하게 되었는데, 제가 먼 동네에서 왔으며 궁평리에서부터 걸어 폭포 입구까지 왔다고 하니 놀라시더군요. 다음 번에는 꼭 여름에 버스 타고 들어갈 것을 권하십니다.

게다가 5년쯤 뒤면 한탄강댐 때문에 고문리와 재인폭포가 수몰될 거라고 하시더군요. 덕분에 저는 정말 재인폭포는 다음 번에 꼭 다시 가보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기사아저씨께서도 쉽게 찾아간 곳은 금방 잊혀지지만 어렵게 찾아간 곳일수록 기억에 남는다며, 마침 내년에는 56번에 지금 이 작은 차(카운티) 말고 큰 차가 들어갈 것이니(운행횟수는 변동없음) 친구와 함께 와보라고 하셨죠. 이런 대화 와중에도 아까 봤던 고문분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학생들이 우르르 타는데, 기사아저씨께서는 꽉 잡고 있으라고 말씀도 하시고 버스에서 내리는 학생들과 인사하는 것도 잊지 않으셨습니다.

친절하신 기사아저씨 덕분에, 고문리로 걸어갈 때와는 다르게 전곡으로 올 때에는 편하게 금방 올 수 있었죠. 고문리에서부터 10분쯤 달리니 드디어 통재입구에 도착하여 3번 국도로 진입했고, 오후 2시 17분에 전곡에 도착합니다.

기사아저씨께 인사 드리고 전곡터미널에 하차한 저는 마침 출발 대기중이던 55번에 서둘러 승차합니다. 55번은 전곡을 출발하여 군남을 경유한 다음 연천으로 올라가는 버스였는데, 사실 전곡에서 연천으로 가는 것은 39-2번을 이용하는 게 훨씬 빠릅니다.

그럼에도 왜 55번을 타느냐?
어떻게 가는지 궁금한 것도 있지만, 55번이 일부 시간대에 한해 북삼리도 들어갔다 나오니 안 타볼수가 없었습니다. 때마침 오후 2시 20분에 전곡을 출발하는 55번이 북삼리를 경유하여 갔기 때문에 저는 그 차를 노리게 되었습니다. 사실 55번 북삼리 경유 지선보다 더 타보고 싶은 것은 따로 있었지만 시간대가 맞지도 않았고, 56번에서 내린 다음 내산리행 버스 출발시간인 오후 3시 40분까지 그냥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전곡에 짱박히기도 뭣했죠.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데 -ㅅ-;;

그런데 이번 시간이 북삼리 가는 시간인데도 행선판은 없었습니다. 어차피 시간대 되면 알아서 들어가는 거고, 시간표야 외지인이 아닌 이상 다 아니까 그런 건가? 버스 안은 이미 장 보고 다시 마을로 돌아가시려는 노인분들로 만석입니다. 저는 기사아저씨께 양해를 구해 얼른 화장실을 다녀왔고, 버스는 할머니 한 분을 더 태우며 오후 2시 20분 시간 딱 맞춰 출발합니다.


그런데 전곡읍사무소에서 어떤 할아버지가 버스를 타려 했더니 기사아저씨께서 그냥 지나가 버리시더군요. -ㅅ-;; 결국 55번은 터미널에서 타는 게 제일 안전함을 알 수가 있었죠. 곧이어 군남 방향으로 좌회전한 버스는 조용한 시골길을 빠르게 달립니다. 그런데 이 버스에도 교통카드 충전기가 있더군요. 그것도 성우운수 301번에만 달려 있다고 하던 그 모델입니다만, 아쉽게도 버스 안에 사람이 많아 찍어보진 못했습니다. 버스는 58번과 연결되는 진상리를 지나고, 58번처럼 왕징으로 갈 듯 하다가 군남으로 향합니다.


▲ 나름대로 규모가 조금 컸던 군남 시내.

 

▲ 지금 탄 차는 북삼리를 경유하기 때문에 여기서 좌회전을 합니다.



곧이어 도착한 군남. 그런데 사람들이 정말 안 빠집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내리는 사람도 많았지만, 또 그만큼의 손님들이 타는 것이었습니다. 승객들은 모두 어르신이었는데, 버스가 오니 일제히 우르르 일어나십니다. 시골버스에선 보기 드문 엄청난 물갈이가 이뤄지니 놀라웠지요. ㅋㅋ

 

 

▲ 북삼리로 가기 위해 다리를 건너는 버스.

 

▲ 북삼리 입구에서 교행하는 55번.



북삼리 쪽으로 가던 버스는, "나룻배의 고장 북삼리" 라고 적힌 돌덩이가 있었던 북삼삼거리에서 강서리부터 먼저 갑니다. 그나마도 강서리 쪽으로 가다가 버스가 전혀 돌릴 거 같지도 않은 데서 사람 태우고 돌려 나가는데, 버스가 돌려 나간 지점에서 100m쯤 앞에 군인들이 지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민통선이었던 것입니다. -ㅅ-;;;

 

덕분에 성묘객 관련 안내판만 버스 회차 지점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강서리에서 돌아나온 버스는 왔던 길로 다시 나가다가 북삼리로 진입합니다.


▲ 연천이나 파주 등 북쪽으로 가면 이런 시설물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 북삼리 종점. 대형차인 로얄시티로 들어오는 거라 정말 쩝니다.

 


북삼리 종점에서 몇몇 사람들이 내리고 다시 돌아나가는데, 왔던 길로 다시 나가지는 않더군요. 갑자기 1차로 길을 질주하기 시작하는데, 북삼리 안 가는 시간대였다면 보지도 못했을 길이었습니다. 오오 이런 대박이~


▲ 대형차로 달리는 거라 쩔었던 북삼리 길.

 

▲ 북삼리 복지회관.



북삼리 복지회관에서 어느 할아버지가 버스에 오르려다 기사아저씨께 삼곶리 가냐고 물어보시던 황당한 사건이 생겼다는 것만 빼고는(아니 삼곶리 가는 버스를 왜 북삼리에서 기다려?) 버스는 별 사고 없이 계속 1차로 길을 달립니다. 그런데 이 노선은 은근히 헷갈리더군요. 1차로를 쭉 달리니 아까 봤던 나룻배의 고장 북삼리가 적힌 돌땡이가 또 나왔고, 아까 그냥 직진해서 통과했던 삼거리가 나오더라구요. 북삼리에서 버스가 후진했던 적은 북삼리 종점 들어갈 때 돌려 나올 때 말고는 없었는데 -ㅅ-;;;


▲ 나룻배의 고장 북삼리.



아무튼 버스는 북삼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군남으로 향했으며, 군남에서 다시 연천으로 기수를 틀어 북으로 북으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북삼리를 나오니 다시 왕복2차로 도로가 나오는데, 이번에는 기사아저씨께서 뒷자리의 아주머니와 대화를 하시길래 저도 같이 들으면서 갔습니다. 그러다가 기사아저씨께서 한 마디 하십니다.



기사님 - 지금 55번 정류장 중에 저 때문에 생긴 곳도 있어요.

아주머니 - 왜요?

기사님 - 어느 할머니께서 다리도 아프시고 그러니까 내려달라는 곳에 그냥 몇 번 내려주다 보니 거기가 정류장이 되어 버렸지 뭡니까 글쎄 ㅋㅋ

원래는 정류장이 아니었는데, 할머니 다리 아프시고 그래서 몇 번 내려줬다가 사람들이 "아 여기도 정류장이구나" 해 버리는 바람에 이용객이 더 생겨버려 진짜 정류장이 되어 버렸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기사아저씨께서는 그것 때문에 "정류장 수가 하나 더 늘었다" 는 성가신 반응이 아니라 오히려 재미있게 이해하고 웃어넘기시더군요. 시골버스의 여유로움이 여기서도 드러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제가 옥계리 외딴집이란 정류장의 유래에 대해서도 여쭤보니 그 정류장에 외딴 집 하나 있다고 옥계리 외딴집이랍니다. ㅋㅋ

 

예전에 경기도 버스정보시스템(GBIS)으로 대양운수 55번 노선 검색을 해 보면서 그 정류장 이름이 참 특이했다는 기억이 있는데, 정말 실제로 와보고서야 실감이 나더군요. 실제로 그 정류장에는 외딴 집 몇 채 있고 주위에는 아무 것도 없었던 겁니다. ㅋㅋ

 

 

▲ 신망리를 향해 북쪽으로 올라가는 버스.

 

▲ 장병상회. 그러고 보니 요새는 상회라는 상호명을 쓰는 슈퍼가 많이 없어지고 있었습니다.



옥계리를 지난 버스는 신망리사거리에서 3번 국도로 진입하였고, 오후 3시 10분에 종점인 연천역 앞에 도착하였습니다.


▲ 연천역 앞에서 회차하는 55번.

 

▲ 경원선 연천역. 통근열차가 한 시간 간격으로 있습니다.

 

▲ 연천역 급수탑. 등록문화재 45호입니다. 문화재를 카메라에 담는 영광스러운 순간이네요. ㅎㅎ

 

▲ 회차를 마치고 서 있던 55번.

 


이제 남은 건 전곡에서 오후 3시 40분에 출발하는 내산리행 버스입니다. 30분 안에 전곡으로 가야 하는데, 생각외로 39-2번 정말 기다리면 안 옵니다. 버스도착 안내기에도 39-2번은 보이지도 않더군요. -ㅅ-;;; 사실 내산리행 버스는 연천역 앞에도 오기 때문에 여기서 40분 정도 죽치고 있으면 얼마든지 탈 수는 있었지만, 기왕이면 전곡에서부터 쭉 가보고 싶은 마음에 전곡 가는 버스를 기다리니 아까 고문리에서 타고 왔던 56번이 옵니다. 이미 56번 코스 중에 정식노선인 전곡~고문리 외에 전곡~연천 도 있었고, 이게 오후 3시 20~30분 사이에 연천을 출발하여 전곡으로 가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놀라진 않았고 오히려 아까 만났던 기사아저씨를 또 만난다는 생각에 반가워지기까지 합니다. 그저 황금 아다리에 감사 또 감사할 따름이었죠.

 

 

다시 5분 뒤인 오후 3시 20분에 제가 서 있는 정류장으로 온 버스. 환승할인을 받으며 버스에 승차하니 기사아저씨께서는 아까 전곡 내린 사람이 연천에 나타나서 이걸 타니 놀라시면서도 저를 반겨 주십니다. 기사아저씨께서 제가 그렇게 다니는 게 신기하다면서 여행 중이냐고 물어보시고, 제가 그렇다고 하니 이후 코스도 물어봐 주십니다. 그러면서 이따 100번 타고 횡산리에도 왕복으로 타 보고 오는 것도 좋을 거라고 권유하시는데(사실 저도 정말 구미가 당겼습니다만 시간 상 불가능했습니다) 이 덕분에 횡산리 가는 버스와 태풍전망대 출입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요즘에는 버스도 검문을 한다면서, 검문소에 주민증 맡기면서 몇 시까지 있겠다 신고하고 들어가면 된다고 하시는데 그러잖어도 꼭 가보고 싶던 횡산리. 하지만 민통선이라는 장벽 때문에 힘들겠다 싶어 망설였는데 기사아저씨께서 알려주신 정보 덕분에 횡산리 갔다 오는 것도 가능할 것 같았습니다. 딱 한 가지 문제만 빼면 말이죠. 횡산리에는 버스가 아침에 한번, 점심에 한번, 저녁에 한번 해서 하루에 딱 세 번밖엔 들어오지 않으니 너무 오랫동안 갇혀 있어야만 했던 겁니다. 기왕 횡산리 가는데 태풍전망대도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어쩔 수 없이 태풍전망대는 포기해야 할 듯 싶네요. ㅜㅜ


연천읍내를 벗어나기 전, 오후 3시 40분까지 전곡 갈 수 있느냐고 여쭤보니 충분히 가고도 남는다고 하십니다. 버스에 손님이 없던 탓에 저와 기사님 둘이서 오붓하게 타고 옵니다. 전곡에서 연천까진 기껏 가봐야 5~10km 정도인데, 환승할인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았죠. 전곡에 오니 오후 3시 37분이었고, 여행 잘 하고 가라며 격려해 주신 기사아저씨께 인사드리며 버스에서 내립니다. 오늘 정말 감사했습니다. ㅎㅎ


내산리행 버스가 출발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지라 얼른 전곡터미널(평안운수)로 뛰어가니, 마침 내산리행 버스가 출발하려고 시동이 걸린 채 승차장에 대기하고 있었기에 서둘러 버스를 탑니다. 이게 북삼리와 더불어 오늘 시승의 최고 하이라이트가 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한 채 말이죠.

버스에 타자마자 기사아저씨를 보니, 이럴수가 아까 오전에 39-4번 언제 출발하는지 여쭤봤었던 그 분입니다. 설마설마 했는데 그 분이 내산리행 버스를 몰고 계실 줄은;;;; 기사아저씨께 이거 타고 내산리까지 갔다가 돌아오면서 연천에 내린다고 양해를 드리니, 내산리 가면 다시 카드 찍어야 한다고 하시며 간단히 허락해 주십니다. 이리하여 버스는 3시 40분에 터미널을 떠납니다.


▲ 연천으로 가는 길.

 

▲ 통재입구 삼거리. 여기서 우회전을 하면 재인폭포가 나오는데, 걸어들어가려고 하면 작살납니다. -ㅅ-;;;

 

▲ 이정표에 내산리가 등장하긴 하지만, 내산리행 버스는 저 길로 가는 게 아니었습니다.



내산리행 버스는 차도 없고 정류장에 사람도 없어 한산하기만 한 3번 국도를 달려 10분 만에 연천에 도착합니다. 아쉽게도 안내방송은 나오지 않았지만 이미 안내방송 안 나오는 버스를 타본 지도 여러번이라 그냥 알아서 내리는 거구나 합니다. 가는 동안 기사님께서 겨울에 내산리가 뭐 볼게 있냐며 물어보시는데, 겨울의 내산리는 어떤가 궁금하기도 하고 여행 차 가보고 싶다고 하니 다행히 제 마음을 이해해 주십니다.

버스는 연천역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돌아 나오는데, 정류장에 있던 초등학생 하나가 버스 타려고 다가오니 기사아저씨께서 저쪽 모퉁이로 가 있으라며 사인을 주십니다. 덕분에 연천역에서 내산리행 버스를 탈 때에는 어디 서서 신호를 해야 하는지 잘 알 수 있었습니다. 내산리행 버스가 돌려 나가기 위해 유턴을 해 버리면 연천역 앞에 있는 정류장 시설 쪽으로는 올 수가 없는 구조더군요.

버스는 연천 읍내를 나와 다시 전곡 방향으로 내려갑니다. 운전을 어정쩡하게 하는 자동차, 그리고 내산리 판대기를 걸어 놨는데도 전곡 가는 줄 알고 타려는 손님을 만나 기사아저씨께서 한 소리 하는 것에 맞장구도 쳐 드리며 이야기를 하다보니, 버스는 연천 읍내 어귀 삼거리로 가기 직전에 있던 굴다리로 좌회전을 하더군요.;;;

 

 

▲ 내산리행 버스는 이 길로 갑니다.

 

▲ 1차로 길이 펼쳐집니다.

 

▲ 1차로 도중에 만난 동막리 정류장.



정말 예상치 못했던 1차로의 길을 보여준 버스는 아미천을 건너 내산리로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가면 갈수록 눈앞에 보이는 건 온통 산 뿐이더군요. 기사아저씨께서 내산리가 왜 내산리인 줄 아느냐고 물어보시는데 마침 내산리 하니 떠오른 게 있었습니다.

안 내(內), 산 산(山), 마을 리(里). 
즉 산 안쪽 마을로서, 마침 내산리는 지도로 보면 온통 산뿐인 곳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산 안쪽 마을이라고 대답하니 맞다고 하시면서, 내산리로 가는 동안에 여기에는 뭐가 있고 저기에는 뭐가 있고 하면서 볼거리들을 전부 설명해 주십니다. 덕분에 물바위도 알게 되었고 어디에 무슨 바위가 있는지도 알게 되었지만, 아쉽게도 물바위는 카메라에 담지 못합니다. 물이 큰 바위 위로 졸졸 흘러가서 바위가 물에 덮이기 때문에 물바위라고 하셨는데 아까움이 많이 남습니다. ㅜㅜ

 

 

▲ 내산리를 향해 달리는 버스입니다. 주변에는 이제 산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 병풍같은 산이 인상적이었던 경기도 연천군 연천읍 동막리.

 

▲ 가는 동안 앞에 보이는 거라곤 산 뿐이었습니다.

 

▲ 기사아저씨께서 알려주신 경치 포인트 중 하나. 왠지 제단 비슷하게 생겨서 본인은 그냥 제단바위라고 명명을...ㅋㅋㅋ



기사님 - 내산리하고 동막리 요쪽이 여름 되면 경치가 워낙 좋아서 사람들이 무지하게 많이 찾아와. 여름에 오면 지금 가는 이 길이 나무들 때문에 지금보다 더 멋있어져. 게다가 여긴 뱀도 나와. 저기 보면 맨 보신탕, 닭집 하는 가게들 뿐이지? 가는 길에 보면 펜션들도 좀 있어. 지금은 겨울이라 가게고 펜션이고 모두 썰렁한데, 여름이면 어이구 정신 없어.

 

 

기사님께서는 제게도 여름에 왔으면 좋았을 뻔했다며, 겨울에는 이파리도 다 떨어지고 해도 일찍 져서 춥기만 하니 여름에 와볼 것을 권유하셨습니다. 하지만 뭐 어떻습니까. 1년 365일 사계절의 내산리를 볼 수 있다면 그저 좋기만 한걸요. ㅋㅋ 하지만 사람들이 많으면 더러운 법. 저는 왠지 여름이 그렇게 달갑지만은 않을 거 같습니다. 기왕 경치 좋은 데 왔으면 조용히 감상이나 하다 갈 것이지, 더럽히는 건 웬 말이냔 말입니다.

버스는 도대체 끝이란 게 있는 건지 모를 도로를 따라 산 속으로 깊이깊이 들어가기만 합니다. 비록 종점까지 가는 내내 쩌는 1차로 도로를 달리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내산리는 정말 만만찮은 오지였습니다. 내산리로 가는 중간에 대광리로 넘어가는 길도 나왔고 그리로 가면 3번 국도변으로 나갈 수는 있지만, 거기까지는 무지하게 멀다고 합니다. 그리고 내산리에 오는 건 오로지 이 39-8번 하나뿐이었죠. -ㅅ-;;;

 

 

▲ 대광리로 가는 길과 갈라지는 삼거리입니다. 버스는 물론 내산리로 직진을 합니다. 하지만 내산리에서 대광리로 넘어가는 저 길에 있는 마을까지도 이 내산리행 버스가 가게 되었으므로 또 가야 하게 생겼다는 -ㅅ-;;;

 

 

기사아저씨께 미리 왕복 말씀을 드려 놨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정말 큰일날 뻔했습니다. 가는 길에 보이는 거라곤 드문드문 있는 보신탕집, 닭집 등과 펜션들 뿐이었습니다. 그나마도 동막리 지나니 그것마저도 보이지 않았고, 맨 군부대만 보이더군요.

도로에는 차들이 거의 다니지를 않는데, 그나마 몇 대 간간히 보이던 승용차도 다 인근 부대 장교들 개인 차량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 버스 타는 사람은 군인이나 면회오는 사람들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럼 내산리 주민들은? 내산리의 주민들은 거의 없는 거나 다름없을 정도로 숫자가 매우 적다고 합니다. 그런 곳에 들어왔는데도 버스는 계속 달리기만 하네요. -ㅅ-;;;

게다가 내산리가 연천이나 전곡 등 인근지역에 비해서도 무지하게 춥다고 하는데, 정말 그랬습니다. 내산리 종점쪽으로 가면 갈수록 한기가 은근히 세졌으니 말입니다.

 

 

▲ 아까 동막리와 다르게, 집들마저 정말 안 보이는 내산리 가는 길입니다. 아까 전곡에서와 다르게, 추위까지 느껴지고 있었죠.

 


버스는 삼각동이라 적힌 정류장을 지나 계속 달리더니 갑자기 웬 도로변에 멈춰섭니다. 왜 그러나 했더니 여기가 종점이더군요. 더 갈 수 있지 않느냐고 했더니 더 갈 수 없다고 합니다. 앞으로 더 가면 군부대가 나온다고 하는데, 실제로 군부대가 길을 막고 있었죠. 결국 버스가 갈 수 있는 데까지는 전부 올라온 셈입니다. 이리하여 오후 4시 20분에 내산리 종점에 도착하였고, 버스 출발시간인 오후 4시 40분까지 20분이 남았습니다.

 

기사아저씨께서 원래 15분 정도 남는데 오늘은 좀 빨리 왔네 하시며, 능숙한 솜씨로 반대편 차선 귀퉁이에 차를 주차시키십니다. 내리기 전에 카드 찍으니 500원이 찍히는데 기사아저씨께서 전곡에서 이곳까지 26km여서 그렇다고 설명을 해 주시고, 제가 카드를 찍자 같이 경치 보자면서 시동을 끄고 버스에서 내리십니다.

 

 

▲ 내산리 종점. 왼쪽으로 난 조그만 길을 따라 올라가면 산돼지가 나오기도 한다고 합니다.

 

▲ 전곡~내산리를 운행하는 39-8번. 39-2번 내산리 지선으로 운행하다가 정식 노선으로 분리된 것이 올해 하반기의 일이었기에 정말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습니다.

 

▲ 내산리행 버스는 이 길로 들어오고 나갑니다.

 

▲ 여기에도 버스가 들어온다는 소중한 증표입니다. 석준형의 시승기에서 보았던 그 안내판도 잘 있었습니다. ㅋㅋ

 

▲ 이 당시의 내산리행 버스 시간표. 39-2번의 지선 시절보다 운행횟수가 1회 늘었습니다.

 


이제 20분 간 내산리 종점에서 경치구경을 하게 된 본인. 여기에서도 기사아저씨의 도움으로 좀더 재미있게 경치감상을 할 수 있었습니다.


▲ 내산리 종점의 밤나무. 아직까지 밤송이가 떨어지지 않았다는 게 놀랍네요;;

 

▲ 내산리 종점 풀밭에서 먹이 찾으며 돌아다니던 오골계들.

 

▲ 이 고요한 내산리에서도 수컷들의 세력 판도가 있었는데, 힘이 약한 수컷은 무리에서 종종 떨어져 있으며 암컷들도 힘 없는 수컷한테는 별로 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 저녁 때 보면 저 나무 위로 까마귀며 닭이며 아주 새까맣게 올라앉아 있는데, 땅에는 고양이가 있기 때문에 닭들도 잠도 나무 위로 올라가 잔다고 합니다.

 

▲ 내산리 버스종점 바로 근처에 있던, 거의 유일하다시피하던 집.

 

▲ 여기에도 버스가 온다는 또다른 증표였습니다. ㅋㅋ

 


기사아저씨와 이야기를 하며 경치감상을 하니 시간이 금방 갑니다. 딱 한 가지만 제외하면요.
여기 내산리 종점은 너무나 조용한 곳이었지만, 총 소리와 대포 소리가 아주 적나라하게 들리는 곳이었다는 점입니다. 기사아저씨와 이야기 하는 중간에도 총소리가 여러 번 들리는데, 한번은 총소리보다 더 크고 묵직한 소리가 들리길래 깜짝 놀랍니다. 바로 대포 소리였죠. 제가 우씨 하면서 놀래니 기사아저씨께서 웃으십니다.

이윽고 시간은 오후 4시 40분. 내산리를 떠날 때도 되었기에 다시 버스에 올라 다시 한번 900원 냅니다. 버스는 아무도 없던 내산리 종점을 떠나 다시 전곡으로 향하기 시작했습니다.


▲ 흔들려서 그런지 저기 뭐라 적혀 있는지 알아볼 수가 없네요 -ㅅ-;;;



그런데 이번에는 내산리 종점을 얼마 지나지 않은 곳에서 사람이 두 명이나 탑니다. 산에 갔다가 오신 듯;;;

 

 

▲ 타는 사람이 있던 덕택에 찍을 수 있었던 절골 정류장. 여기서 내리면 심원사로 갈 수 있습니다.

 

▲ 다시 한번 만나는 동막리의 1차로.

 

▲ 내산리행 버스가 들락거리는 굴다리. 이제 동막리와 내산리도 안녕입니다.

 

▲ 연천읍내로 들어가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저 산 너머 동네를 다녀왔다는 생각을 하니 은근 살떨리네요 -ㅅ-;;;;



이번에는 아미천 근처 사거리에서 훈련중인 기갑부대가 있어 통행에 약간 애를 먹기는 했지만, 오후 5시 10분에 연천역앞에 무사히 도착합니다. 아까 탈 때 내산리 갔다가 연천에서 내리겠다고 말씀을 드렸던 터라, 저는 연천역 앞에서 하차합니다. 기사아저씨께는 여름에 또 뵈러 오겠다고 인사 드리며 아쉬운 작별을 해야만 했습니다. 오늘 시승에 큰 도움을 주시고 많은 배려를 해 주신 39-8번 기사아저씨께는 정말 감사합니다. ㅎㅎ

버스에서 내린 뒤, 39-2번 올 거 같지도 않길래 그냥 바로 연천역으로 들어갔습니다. 열차 시간표를 보니 마침 오후 5시 20분에 통근열차가 있어 동두천까지 열차를 타고 가기로 했죠.

 

 

▲ 승강장에서 본 구 연천역.

 

▲ 연천역은 그 위치상 6.25 전쟁과 관련이 있을 수밖에는 없습니다. 정작 북한과 중국은 전쟁을 일으켜 놓고도 그에 대해 이렇다 할 사과 한 마디 없는데, 여기에는 다들 입 닫고 있는 거야말로 비정상 아닐까요.

 

▲ 2023년 4월 현재 시점에서는 과거의 유물로 남게 될 연천역 역명판.

 

▲ 경원선 통근열차. 이것 역시 1호선이 연천까지 연장 운행하면 운행구간은 대폭 축소될 가능성이 큽니다.

 

 

요금은 경의선보다도 싼 1000원이었고, 저는 연천역을 둘러보다 정확히 5시 20분에 도착한 기차를 타고 동두천역으로 갔다가 1호선 전철로 환승하여 귀갓길에 오르는 것으로 시승을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