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이야기

장기적으로 본 송산신도시에서의 경원여객과 제부여객

회관앞 느티나무 2022. 9. 2. 23:24

※ 이 글은 카카오의 다음 블로그의 중단 및 티스토리로의 이전 정책으로 인하여 옮겨온 것이다. 실제 작성일은 2019년 1월 1일임을 밝혀둔다.

 

 

여태까지의 글들을 보면, 여러분들은 다음 사실들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 송산신도시에 들어오는 시내버스에 대한 문제점은, 사실 안산~화성 간 시내버스 문제라는 이 지역의 정말 오래된 떡밥과 연계가 되어있다.

--> 당장 나무만 본다면 송산신도시의 노선버스에 관한 이야기겠지만, 송산신도시 버스편을 두고 벌이는 지자체(안산시, 화성시) 및 버스회사(경원여객, 제부여객)의 기싸움은 크게 보면 안산~화성 간 시내버스의 주도권을 누가 갖느냐 등의 문제를 두고 벌이는 싸움이다. 청일전쟁을 생각해본다면 이해가 갈 것이다(청나라와 일본이 전쟁을 한 게 왜였겠는가? 조선을 누가 먹는지 주도권 싸움을 벌였기 때문인 것이다).

 

㉡ 지자체 및 버스회사 간의 이해관계가 대단히 팽팽했다.

--> 다들 정당한 주장을 한 것이기 때문에, 어느 한 쪽이 잘못했다거나 나쁘다거나 하고 덮어놓고 말할 수가 없다는 것인데, 여러분들이 이해관계 당사자라면 여러분들은 과연 안 그럴 것 같은가?

 

㉢ 아쉬운 쪽은 화성시와 제부여객이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는 것 또한 화성시와 제부여객이다.

㉣ 제부여객은 경원여객과 체급 차이가 많이 나는데다, 지리적인 문제점까지 있기 때문에 정면 대결 시, 불리함을 안고 가야 한다.

㉤ 경원여객과 제부여객의 송산신도시에서의 대결은, 제부여객의 철저한 패배가 되었다.

 

 

하지만 이것은 현재의 경기도 화성시 새솔동.... 즉, 송산신도시 동측지구 지역에 국한된 이야기이며, 서해선 철도나 송산신도시 서측지구는 고려되지 않은 것이다. 또한 화성시의 방패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가정하고 조금 극단적으로 적은 부분도 있기는 했다(사실 송산신도시, 그리고 남양 등은 화성시에 속하므로 화성시의 행정력이 안 미칠 수가 없는 법이다). 따라서 이번 글에서는 경원여객과 제부여객의 세력판도를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도록 하겠다.

 

 

 

 

일단 가능한 경우의 수는 3가지이다. 3가지밖에 안된다

 

1. 제부여객이 완전히 주도권을 잡는다.

2. 경원여객이 송산신도시 전체는 물론, 남양 일대까지 석권해 버린다.

3. 경원여객은 화성시 쪽으로 생각보다 많이 내려오지는 못할 것이고, 제부여객은 본진을 지키는 것은 물론 실리를 얻어간다.

 

 

이 중에서 실제 가능한 것은 3번인 것으로 판단된다. 왜냐하면 1번의 경우, 제부여객과 경원여객의 체급 차이도 있지만 안산시와 경원여객 입장에서는 아쉬운 게 딱히 없고 화성시 노선을 들인다는 선택지 또한 고르려고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러모로 여러분들이 보아도 가능하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을 정도다(...).  2번은 1번에 비해서는 현실성이 있기는 하지만, 화성시청과 서해선 철도, 그리고 송산신도시 서측지구라는 변수가 간과되어 있다. 지자체 등이 없이 순수하게 경원여객과 제부여객 단 둘이 맞붙는다면 제부여객이 밀리게 되지만 제부여객 뒤에는 용남고속과 화성시가 있고, 이들이 제부여객 망하라고 그저 수수방관하고 있을 리가 없다.

 

사실 필자가 그동안에는 2번대로 될 것처럼 글을 쓴 부분이 있는데, 이유는 있었다.

시내버스 사업은 지역을 두고 벌이는 일종의 땅따먹기와 같고(참고로 독점이 인정되는 분야다!) 규모의 경제 및 선점효과가 분명히 있는 사업분야이기 때문에, 경원여객이 송산신도시를 장악하자마자 바로 남양으로 가지는 않겠으나 남양도 안산과의 왕래가 분명히 있을 곳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남양으로도 진출하지 말란 법은 그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서해선 철도가 건설 중이고 개통이 될 것은 분명 맞지만, 시화호를 건너는 구간은 신안산선 사업으로 지정이 되어 있는데(즉, 서해선 철도를 건설하는 쪽에서 시화호를 건너는 구간을 건설하는 게 아니라는 거다!) 이 신안산선은 아직도 착공조차 되질 않은데다, 도대체 언제 착공을 하려는지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서해선 철도가 완공되어도 신안산선이 착공되지 않으면 다 허사가 되기 때문에 필자 또한 서해선 철도까지 고려대상에 바로 넣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또한 송산그린시티 서측지구는 안산에서 남양으로 내려가는 도로와는 동떨어진 곳에 있기 때문에 안산~화성 시내버스의 판도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때마침 서측지구는 지금으로부터도 몇 년은 더 있어야 아파트들이 건설되고 주민들이 입주하게 된다는 점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3번처럼 될 것으로 판단되는 근거는 지인형과의 이야기를 토대로 두 가지를 찾아볼 수 있었다. 첫째는 송산신도시 서측지구의 위치다.

동측지구는 안산과 거의 붙어 있다보니 시화호를 건너는 다리 건설도 쉽고 안산과의 왕래도 정말 매우 간단한 수준이다. 따라서 분명히 화성시에 속하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안산이나 다름없는 곳이 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하지만 형도와 독지리 일대에 건설될 서측지구로 가면 이야기가 달라지는데, 이곳은 시화호 건너편 지점까지의 거리가 생각보다 매우 멀기 때문에 다리든 지하차도든 하여간 시화로를 건너는 도로를 깔기가 어렵다. 따라서 이곳에서 안산으로 가려면 평택시흥고속도로를 이용하거나 송산신도시 동측지구까지 와서 시화호를 건너야 하는데, 이것은 경원여객 입장에서도 서측지구까지 노선운행을 시도할 수는 있겠지만 그 대가로 긴 운행거리를 감당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된다. 따라서 안산과 거의 붙어있다시피한 동측지구와 달리, 서측지구는 제부여객이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둘째는 서해선 철도가 건설 중이고, 송산역이 송산신도시 중부 지역에 놓이게 된다는 것이다.

서해선 철도가 놓이게 되면 (대중교통 기준으로) 바로 윗 문단에서 언급한 서측지구에서 안산으로의 통행 문제가 간단하게 해결되어 버리는데, 이 말은 곧 송산역과 연계될 버스노선만 잘 깔아줘도 송산신도시에서의 주도권을 쥐게 된다는 말과도 같다. 서측지구는 송산역 연계노선의 이용률이 매우 높을 것이고, 동측지구도 송산역으로 갈 주민들이 분명히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현재의 경원여객 버스가 들어오는 송산신도시 지역은 서해선이 시화호를 건너게 되어도 경원여객 버스의 이용률이 높겠지만, 이쪽 주민들이 서해선을 이용해야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이쪽 지역 주민들이 4호선을 이용한다거나 안산의 번화가를 가야 한다면 지금과 같이 경원여객 버스를 이용하겠지만, 서해선 철도를 이용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과연 그럴까? 이럴 때는 송산역으로 가서 서해선을 바로 타는 것이 여러모로 빠르고 편리하지 않을까? 때마침 서해선 철도는 반월공단도 통과하기 때문에 화성시 쪽에서 반월공단으로 통근할 사람들이 서해선 철도를 이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 또한 송산역은 신안산선의 출발지이기도 하므로, 서해선 이용을 위해서 가는 목적밖에 없는 곳은 아니라고 봐야 한다.

 

 

※ 비록 시화호를 건너는 구간이 아직 착공조차 못한 신안산선에 묶여있긴 하지만, 정말 생각이 있다면 이 구간을 공사도 안 하고 그냥 놔두지는 않을 것이다. 신안산선 착공 시, 시화호를 건너는 구간을 최우선으로 건설하든지 서해선 철도의 공사 진척도와 발맞춰 나가든지 하는 방법을 써서 최대한 차질이 없게 개통을 하는 방향으로 해결이 될 거란 말이다. 마침 안산지역 의원인 자유한국당 박순자 의원이 신안산선 예산을 증액하여 따오는 데 성공했는데 사업자 문제만 펑크가 나지 않는다면 신안산선도 분명 가까운 시일내에 착공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사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곤란해지는 쪽은 정부가 될 것이므로 더더욱 그렇다. 서해선 철도를 건설하면서 그 연선 지역들인 화성 송산신도시, 남양, 안중, 당진, 홍성 등지에서 서울까지 1시간 만에 간다는 식으로 떠들어댄 것이 있기 때문에 이 지역들은 한껏 들떠있는 상황인데, 서해선 철도의 공사를 완벽히 끝내도 시화호를 건너는 구간이 이런 문제때문에 건설되지 못한다면 모든 게 다 허사가 되어버린다. 이렇게 되면 해당 지역 주민들이 분노하지 않는 게 이상할 것이다. 정부가 한 지역도 아니고 여러 지역에 걸쳐 엄청난 어그로를 끌어버리게 된 것이고 정치적 부담으로 돌아올 텐데, 이를 어찌 감당할까...??

 

 

 

경원여객은 현재의 새솔동에서만 영향력을 가질 뿐, 서측지구 및 남양에는 노선 한두개 보내는 것이 전부일 가능성이 높다. 반면 제부여객은 송산신도시와 본진인 남양 등을 지켜낼 수 있는 것은 물론, 실리 또한 챙길  다.

 

어찌됐든 송산신도시 및 송산역 인근은 화성시의 행정력이 미치는 지역이기 때문에 경원여객은 화성시와 제부여객의 반대가 있으면 불리해지는 반면, 제부여객은 안산으로 진출해야 한다는 부담과 운행거리에 따른 부담을 모두 떨쳐버릴 수 있다. 특히 서측지구는 그 위치상 경원여객은 운행거리에 따른 부담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지만, 제부여객은 이러한 문제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따라서 서측지구는 제부여객이 승리하는 것과 다름없이 될 것이며, 동측지구도 경원여객에게 밀리기는 하겠지만 2018년 12월의 형세와 같이 철저하게 패배하는 쪽으로는 가지 않을 것이다. 서해선 철도가 반월공단을 통과한다는 점, 송산역에서 서해선 이용은 물론 신안산선을 이용해 서울로 갈 수 있게 된다는 점, 그리고 초지역에 KTX가 정차하게 될 거라는 점까지 고려한다면, 동측지구에서도 송산역에 가려는 주민들이 없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의 송산신도시 동측지구, 즉 새솔동 지역 주민들은 4호선 이용객이 될 수 있지만, 이외의 지역은 송산역이 가까운 관계로 4호선보다는 서해선 및 신안산선을 이용하게 될 것이며 4호선은 이용을 하더라도 초지역 환승을 통해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송산신도시의 아파트들과 송산역을 제대로 연계시켜주기만 해도 성공적으로 노선을 정착시킬 수 있게 된다는 말이기도 한데, 이것은 송산신도시의 아파트들과 송산역을 연계하는 짧은 길이의 마을버스 형태로 노선을 운영해도 이뤄낼 수 있다. 제부여객이라고 딱히 불리할 게 없는 것은 물론, 실제로 이렇게 되면 안산으로 갈 때 굳이 경원여객 버스를 타고 가야 할 이유가 없어져 버린다. 송산역에서 초지역까지 소요시간은 9분 정도로 예상되는데(실제로 초지역에서 원시역까지는 5분 걸리는데, 송산역은 원시역 바로 다음 역이다), 안산 가는데 이렇게 빠른 철도를 놔두고 버스를 타서 한참 걸려 갈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2019년 1월 현재는 송산신도시에서 제부여객이 경원여객에게 철저하게 패배한 형국이지만 앞으로는 상황이 반전될 것으로 보인다. 송산역과의 연계만 잘 시켜줘도 할 것은 다 한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제부여객이 경원여객을 상대로 협상 카드를 가지게 될 가능성이 높은데, 최소한으로 보아도 경원여객은 송산신도시 동측지구에서 송산역을 잇는 노선 정도는 운행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럴 때 제부여객은 경원여객 버스가 송산역 등으로 더 들어오는 대신 안산으로 올라가는 노선을 개통하여 운행하겠다는 식으로, 여러가지 협상을 시도할 수 있지 않을까? 협상이 필요없다면 굳이 하지 않아도 되니만큼 제부여객이 선택권을 가질 수 있다.

 

 

안산~화성 시내버스에 관해서도 제부여객이 실리를 챙겨갈 수 있게 된다. 제부여객이 단독으로 안산으로 들어가는 노선을 운행하겠다고 한다면 안산시와 경원여객이 물론 반대를 할 것이고 개통이 어렵겠지만, 경원여객이 남양으로 내려오는 노선을 운행하겠다고 한다면 제부여객은 공동배차를 하겠다면서 숟가락 하나 얹어볼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면 제부여객도 해당 노선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물론 안산으로의 진출도 이뤄낸 것이 되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엔 안산시와 경원여객에게 진 것처럼 보이겠지만 실제로는 실리를 챙겨갈 수 있다.

(물론 필자의 이 말은 주체가 뒤바뀌어서 실현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떻게 되든 공동배차를 성공한다면 제부여객은 숟가락 하나 얹게 된다)

 

이것은 현재의 310번 개통과 상황이 비슷해 보이지만 사실 엄청나게 다르다. 전자의 경우 제부여객이 아쉬운 쪽이었다면 후자는 "너만 먹기냐? 나도 좀 나눠 먹자" 이기 때문. 송산신도시에서의 형세가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도 계속 제부여객에게 불리하다면 제부여객은 310번때와 마찬가지로 계속 아쉬운 입장일 수밖에 없지만, 일이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공동배차라는 것 자체도 참여하는 버스회사들 간의 이해관계 및 상황이 바뀌면 깨지거나 하여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만큼(굳건하던 나제동맹도 신라 진흥왕에 의해 깨졌듯), 여러모로 제부여객에게 희망적일 수 있다. 물론 경원여객도 바보가 아닌 이상 이런 문제점은 생각하지 않을 리 없겠지만, 어쨌든 숟가락조차 얹지 못한 것보다는 훨씬 낫다.

 

 

 

여러모로 서해선 철도의 개통여부가 제부여객의 이후 판도를 바꿔놓을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서해선 철도는 현재 공사중이고, 신안산선은 착공이 아직 되질 못했지만 안산지역 의원인 자유한국당 박순자 의원이 신안산선 예산을 증액하여 따오는 데 성공함에 따라 청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경원여객과 제부여객은 과거부터 서로 물러설 수 없는 그런 상황이었고 송산신도시 때문에 다시 갈등이 생겨버리게 되긴 했지만, 결국은 모두가 윈윈하는 방향으로 문제해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원여객은 배후지역을 안정화시킴과 동시에 또다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전력투구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제부여객은 현재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하루가 다르게 성장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제부여객 또한 경기대원(KD운송그룹)이라는 공룡급 버스회사가 어쨌든 배후에 있는 것은 사실인 만큼(화성여객의 존재, 그리고 향남터미널의 운영주체가 어디인지 생각하자) 장기적으로는 이것도 염두하지 않을 수 없으니만큼 여러모로 좋은 요소가 될 것이다.

 

 

 

이상으로 기나긴(?) 글을 마친다.

읽어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