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9일 - 송탄 피자집과 함께하는 화성시 공영버스 H104번 시승기(그래 이런 노선을 좀 만들란 말이야)
2020년이 가고 2021년이 찾아왔습니다.
화성도시공사를 설립한 이후 H버스들을 개통 및 운행시키던 화성시에서, 2020년 12월 29일에 발안에서 송탄역으로 가는 H104번 노선을 개통했더군요. 발안에서 양감을 거쳐 송탄역으로 가는 것이었는데, 오산역에서 발안을 거쳐 가는 루트도 질려가던 찰나에 송탄역 및 양감 경유라는 새로운 루트가 생긴지라 한번 알아보러 가지 않을 수가 없었죠. 시간표 확보 겸 바람도 쐴 겸 해서 1월 5일에 송탄을 들른 김에 타봤더니 이건 정말 잘 만든 노선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비록 H104번의 시간표는 확보하지 못했지만, 화성도시공사 홈페이지가 생기고 시간이 지나면 분명히 홈페이지에서 시간표를 알 수 있게 될 것이었기에 손해도 아니었구요. ㅋㅋ 이 문구만 보면 시간표도 구하지 못한 주제에 정신승리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결국 예상대로 되었다는 거 ㅎㅎ
아무튼 힘든 1월 첫째주가 지나고 주말에 어디를 갈까 심심함을 느끼며 뒹굴거리던 저는, 석준형과 함께 오래간만에 송탄 피자집에서 저녁식사를 한 뒤 이 H104번을 타보기로 하고 송탄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김네집과 미스진햄버거 등등 덕택에 워낙 많이 가본 송탄 국제중앙시장인지라 송탄이 아주 내 집이 된 것만 같았죠.
언제나처럼 금정역에서 만나 송탄으로 간 우리는 슬슬 걸어서 사스콰치로 향했고, 피자 하나와 버팔로 윙 하나를 주문했습니다. 이곳에서는 피자를 시카고식으로 만들어 팔고 있었고, 우리는 이번에도 토핑의 맛에 취하게 되었죠. ㅋㅋ
정말 다음에도 또 먹어보고 싶은 사스콰치에서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든 우리는 어플로 H104번의 위치를 확인한 후, 시간 맞춰 송탄역으로 다시 이동하였습니다. H104번은 송탄역 4번출구쪽 편의점 앞 버스정류장에서 타는 것이었고, 오후 6시 4분이 되자 버스가 오더군요. 33번 마을버스와 타는 장소가 같았고, 정류장 표시도 있어서 타는 곳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버스는 우리 외에 2명을 더 태워 바로 송탄역을 출발합니다.
5번이 가는 금각리 쪽으로 가다가 용소리를 지나 양감으로 가는 것이었는데, 율포여객 5번 마을버스와 다른 점은 K-55 뒤편 골목길을 지나지 않았다는 것과 금각리를 경유하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평택시 측에서 송탄역까지 들어오도록 해준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해야 할 상황일수도 있었지만, 어쨌거나 이게 화성시 노선인데다 5번 하나로도 공급은 충분한 상황이었으니 그런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죠.
어쨌거나 한국관광고등학교를 지난 버스는 왕복 2차로 길을 한참 달려 화성시로 진입, 용소1리 그리고 양감을 경유해줍니다. 양감 여기는 발안에서 오산을 오가는 오산교통 2번만 믿고 가야되는 동네였는데, 2009년에는 2번이 상두리/송산리 그리고 용소리 경유 버전으로 40분 간격으로 다녀주었지만 이들이 21번과 22번으로 번호 변경된 이후, 2010년대 초중반 즈음 오산교통이 21번과 22번을 감차해 버려 노선버스가 많이 열악해져버린 곳이었습니다. 화성시에서도 이에 대응하여 노선을 만들기는 했지만, 오산까지 가지 않고 중간에 부처내까지만 가버리는 바람에(111번으로 환승하라는 의도였습니다만) 그닥 신통치 못했고 말이죠.
그런 동네에 이제 H104번이 무려 한 시간에 한 번꼴로 다녀주는 것은 물론, 오산역보다 더 가까웠지만 오랫동안 버스편이 없었던 송탄역으로 운행도 하는 덕분에 정말 가뭄에 단비를 만난 셈이 되었죠. 여러모로 H104번은 공영버스라는 이점을 정말 십분 활용하여 만들어진 노선이라 할 수 있었는데, 1월 5일에 처음 탔을 때도 느낀 거지만 정말 잘 만든 노선이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인구가 적은 곳을 가는데다, 양감은 오산으로 나가는 동네였지 평택으로 가는 동네가 아니었던 관계로 H104번의 이용 수요는 높게 나오지 않겠지만, 기왕 공영버스를 운행할 거면, 애먼 세금 길바닥에 터뜨릴 게 아니라 이런 노선들을 좀 만들어줘야 하는 건데 말이죠. ㅋㅋ
대양2리에 이르러 버스는 좌회전을 하여 향남지구로 진입하는데, 이쪽의 단독구간도 해결하고 나니 340-1번과 340-2번의 출발지인 향남주공 18단지를 지나가더군요. 다음에 타야 할 차가 340-1, 340-2번이었는지라 출발시간을 확인해보니 오후 7시에 340-2번이 있어 이걸 타기로 합니다. 석준형의 경우에는 사당역 가는 8156번을 타도 되었지만, 바로 헤어지기도 그랬던 우리인지라 대야미삼거리까지 같이 타게 되었죠.
오후 7시가 되자 340-2번 유니시티 한 대가 등장하였고 우리는 환승을 찍으며 이 버스에 승차하여 대야미까지 가는 것으로 오늘의 간단한 시승을 마치게 됩니다.
시승기라기에는 조금 민망하지만, 340-1, 340-2번은 이전에 340-1번이던 시절, 발안 갈 때면 매번 타보는 버스다보니 별다른 감흥이 있지 않았고 H104번도 송탄~용소리와 대양2리~향남주공 18단지 구간 이외에는 딱히 특별한 것이 없다보니 적을 내용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 건 어쩔 수가 없네요. 다만 H104번은 정말 공영버스의 이점을 톡톡히 살린 명작노선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보니 화성시에 좋은 의미로 한마디를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
기왕 공영버스 운행할거면 이런 노선을 좀 만들란 말이야
H104번은 정말로 쩔었다 으응~!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