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5일 - 돈까스를 먹으러 간 인천 수봉공원
오래간만에 인천 수봉공원을 향해 길을 떠났습니다.
전단지 아르바이트를 할 때 수봉공원을 몇 번 간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 점심으로 돈까스를 먹은 기억이 있어서 오래간만에 그걸 다시 먹어보러 가기로 한 겁니다.
수봉공원은 제물포역에서 512번을 타는 것이 정석처럼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인하대역 근처로도 512번이 지나간다는 점을 이용, 저는 인하대역에서 512번을 타보기로 합니다. 사실 인천e음 31번을 타도 되었지만, 제가 인하대역에 도착할 때 그 버스를 간발의 차로 놓쳐버렸기 때문도 있었지만요. -ㅅ- ㅋ
인하대역 4번출구를 나와 용현고가교로 간 저는 오후 1시 25분경 도착한 512번에 승차하였고 수봉공원에는 오후 1시 45분에 도착했습니다.
제가 가려는 집은 불티나 돈까스.
원래는 수봉공원 버스정류장 바로 앞에 있었지만 50미터정도 뒤로 이전을 했더군요. 예사롭지 않은 맛집의 포스가 느껴져서 들어가봤다가 배 터질뻔한 기억이 있는 곳인데 가게가 넓어져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처음 들어가봤을 때도 그랬지만 여기가 알고보니 맛집으로 유명한 가게라, 기다리는 사람들이 꽤나 있던 곳이었거든요.
이 집은 생각보다 양이 많기 때문에 이번에는 괜히 깝죽대지 않고 얌전하게 치즈돈까스 하나만 시켰습니다. 처음에 갔을 때는 멋모르고 왕돈까스 하나에 냉모밀 하나 시켰다가 배 터져 죽을뻔한 기억이 있었던 겁니다. 치즈돈까스는 아래 사진과 같이 길쭉한 스타일로 나왔고, 치즈 양이 많아서인지 칼로 돈까스를 썰 때마다 치즈가 잔뜩 나왔습니다. 아무튼 치즈돈까스만 하나 시킨 것은 정말 잘한 선택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ㅅ-;;;
옛날 경양식집 스타일이라 현재 스타일의 돈까스 소스 맛은 기대할 수 없지만, 그래도 양이 제법 된다는 점이 괜찮다는 특징이 있는 불티나돈까스. 다음에는 생선까스, 그 다음에는 치킨까스에 도전해보기로 하고, 슬슬 수봉각 쪽으로 걸어내려가봅니다. 누가 수봉공원 아니랄까봐 엄청난 내리막길이 바로 이어졌고, 언덕을 다 내려와서 뒤돌아보니 정말 경사 한번 끝내주더군요. 전단지 아르바이트로 이곳을 왔을 땐, 눈이 엄청 쌓여 있어서 하마터면 큰일날 뻔했던 일도 생각났죠. -ㅅ-;;; 이래서 수봉각 쪽으로 걸어내려오는 게 덜 힘든 법인 거임요 ㅋㅋ
언덕길을 걸어내려와 GS25편의점 바로 근처에서 우회전을 하니 금방 수봉각 버스종점이 등장합니다. 수봉각이라는 정류장 이름의 유래가 된 중국집인 수봉각은 없어져 버리고, 세븐일레븐 편의점이 되어 있더군요. 버스정류장 이름의 유래가 된 것도 그렇고, 가게 이름이 ~각인 것도 그렇고, 오래된 곳 같아보였는데 아쉬울 따름이었죠. -ㅅ-;;
버스에 오르니 오후 2시 33분이 되자 출발합니다.
수봉각을 나가면서 경유하는 좁은 길은 언제나 탈만하지만, 이 노선의 진가는 또 있었으니 동인천역까지 금방 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언뜻 보면 오래 걸릴 것 같지만, 수봉각에서 동인천역까지는 출퇴근 시간대를 제외하면 10~15분 사이로 주파할 수 있죠.
버스는 다시 한번 미추홀구청을 지나가며 전단지 아르바이트 시절을 생각나게 해주었고, 이번에는 13분 만에 동인천역 앞에 도착하였습니다. 원래는 여기서 집으로 가려면 인천역까지 버스로 갔다가 수인분당선을 탔겠지만, 이번에는 기왕 바람쐬러 나온 김에 부천역 앞 과자가게를 들러 센베이 과자를 사서 집에 가기로 하고 오래간만에 1호선을 타주는 것으로 귀갓길에 오르게 됩니다. 그런데 때마침 오후 3시에 출발하는 급행과 시간이 맞아서 급행을 타고 부천역으로 가게 됩니다. 기왕이면 특급 급행과 시간이 맞았으면 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한낮에 급행 시간이 맞는다는 것만해도 감지덕지였죠. ㅎㅎ
간단한 시승기였지만 주말에 소소하게 가까운 곳 다녀오는 것도 나름 삶의 활력소가 되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