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1일 - 강화도 졸업과 함께하는 김포 보구곶리, 쇄암리 버스 시승기
오우~ 혁님
이번에는 강화와 김포를 함께 엮어버리는 범상치 않은 코스를 실시하는 날이구먼요. 이런 코스가 나오는 것 자체가 이제는 강화도가 정말 끝이 보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벌써부터 쩌는 냄새가 나는 듯 하당께요. ㅋㅋ
[김포운수 G6004번][환승, 750원]
합정역 0902 - 전원마을1단지 0933
[선진상운 3000번][환승]
장기사거리 0942 - 누산삼거리 0949 - 마송 0957 - 김포외국어고교 1005 - 군하리한우마을 1010 - 고막리마을회관 1013 - 김포대학 1015 - 성동검문소 1019
언제나처럼 합정역에서 만난 우리는 오후 9시 2분에 도착한 G6004번을 타고 전원마을1단지에 내린 후, 오전 9시 42분에 도착한 3000번을 타고 강화로 가는 것은 아니고, 강화대교를 넘기 바로 직전인 성동검문소에서 하차하게 됩니다. 강화 쪽으로 가보는 매냐들이 보았을 때는 뜬금포일 것 같지만(이유는 간단하죠. 그들은 종점까지 가는 것만을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ㅅ- ㅋ), 보구곶리 가는 11번을 타기 위함이었던 겁니다.
겸사겸사 나름 유명한 유적지인 문수산성도 구경하게 생겼으니 꿩 먹고 알 먹고였습니다. 문수산성 앞에서 버스를 타기 위해 슬슬 걸어가는 중간에 7-2번이 우리 등뒤로 나타났지만, 우리의 목적은 그게 아니니 사뿐하게 보내주면서 20분 남짓 슬슬 걸어들어가니 문수산성이 나왔죠. 그런데 여기 경치가 생각했던 것보다 정말 끝내줬습니다. 오전 11시가 다 되어가자 슬슬 버스가 올 때가 된 탓에 정류장으로 다시 나와야 했지만, 지금도 기억에 참 많이 남더군요.
[월곶운수 11번(보구곶,용강)][1350]
문수산성 1103 - 보구곶리 1106 - 보구곶리마을회관 1108 - 용강리 1116(농기계 길막으로 정체) - 조강리 1120 - 고막리마을회관 1124
오전 11시 3분이 되자 드디어 버스가 옵니다.
문수산성에서 좀더 앞으로 가니 검문소가 나왔지만 노선버스인지라 그냥 통과했으며, 보구곶리를 지나니 더욱 길이 쩔어지기 시작합니다. 민통선 안으로 들어갔다가 나오는 노선이니 긴장은 되지만, 차 안에서 이상한 짓만 안 하면 타는 것은 별다른 문제가 없을 상황이었죠.
지도를 보니 이 노선이 한강 하구의 섬인 유도 바로 근처를 지나가는데, 도로가 강가에서 떨어져 있었고 철조망과 나무 등 장애물까지 있어 유도를 멀리서나마 보는 것조차 거의 불가능했다는 점은 아쉽더군요. 하지만 민통선이 장난도 아니다보니(직접 내려서 보러 갈 수도 없고)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밖엔 없었죠. 세상은 내 마음대로 돌아가지 않는 법이고, 저항해야 할 때와 엎드려야 할 때를 구분할 줄 아는 것이 세상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혜들 중 하나이기도 하니 말입니다. -ㅅ- ㅋ
개쩌는 용강리를 빠져나온 버스는 또 검문소를 지나 민통선 바깥으로 나왔고, 금방 고막리마을회관에 도착하여 하차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제는 여기에도 편의점이 떡 하니 버티고 있는 것도 특이했지만, 정류장 바로 앞에 뭐가 하나 또 생겼더군요.
[선진상운 3000번][환승, 1450원]
고막리마을회관 1133 - 포내2리 1138 - 성동검문소 1140 - 현대아파트 1143
편의점에서 마실 것을 산 우리는, 대박이었던 11번 마을버스의 여운이 가실 겨를도 없이 오전 11시 33분에 도착한 강화 가는 3000번에 승차합니다. 다음은 강화터미널에서 오전 11시 35분에 출발하는 황산도 가는 53번을 타야 했는데, 과연 현대아파트에 오전 11시 40분까지 갈 수 있을 것인가? 사실 이 3000번이 제때 왔어도 생각보다 시간이 모자라는데 좀더 늦게 와버린 탓에, 아무래도 쉽지 않을 것 같지만 일단 한번 타보기로 합니다. 이 3000번이 하필이면 청소년수련관에는 정차하지 않는다는 악재도 어쨌든 감수해 가면서 말이죠. 그리고 결과는....
실패를 하고 맙니다. 이렇게 급할 때면 신호에도 더 잘 걸리는 느낌은 기분탓일지도 모르지만, 버스가 청소년수련관을 지나 현대아파트로 가는 도중, 우리가 타기로 했던 53번이 맞은편으로 달려가는 걸 보아야만 했으니까요. 냐잉 -ㅅ-;;
이에 석준형은 군하리에서 오후 12시 30분에 있는 3-1번을 타는 것으로 바로 계획을 수정하게 됩니다. 하지만 상황이 이렇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꼭 타야 했던 중요한 노선들은 결국 다 타게 되었으니, 이건 보통 사람들은 따라하기 힘든 경지라고 할 수 있었죠. 어느 것에 집중해야 하는지 구분하는 뛰어난 판단력, 소름돋는 소요시간 감각, 포기할 부분은 과감히 포기하는 배짱까지, 정말 오져버리지 않을 수가 없는 겁니다. 크 ㅋㅋㅋㅋ
[선진버스 90번][환승]
현대아파트 1153 - 포내2리,김포대학입구 1156 - 군하리 1200
이에 따라 우리는 길을 건너 아무 버스나 기다리게 되었고, 오전 11시 53분에 90번이 먼저 도착하여 그걸 타고 다시 강화도를 빠져나왔습니다. 강화도 어귀에서 군하리는 정말 가까웠기 때문에 아무 버스나 타도 상관없는 거였는데, 90번을 타니 10분도 안 된 오후 12시 정각에 군하리에 도착하여 내리게 되었죠. 3-1번은 오후 12시 30분에 출발하기 때문에 30분이라는 시간이 남아있었고, 우리는 정류장 근처 분식집에 들어가 라면 한 그릇씩 먹게 되었습니다. 우리 둘 다 얼큰한 음식도 좋아하는지라 라면에 밥까지 맛있게 말아먹고 나오니 어느덧 12시 30분이 다 되어가는데...
공터 한쪽 구석에 주차되어 있던 버스가 도무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문도 굳게 닫혀 있었고 기사아저씨도 안 보이는데, "이러다가 설마 환승을 못 찍는 건 아니겠지?" 하는 불안함이 들기 시작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죠. 결국 오후 12시 35분이 다 되어서야 우리가 서있는 곳으로 버스가 오는데, 안 좋은 예감은 왜 이렇게 잘 맞는 건지, 이 어이없는 늑장 출발 덕분에 1450원을 또 내고 말았습니다. -ㅅ-;;;
[선진상운 3-1번(주말)][1450]
군하리 1235 출발(5분 연발) - 갈산리마을회관 1237 - 고양2리마을회관 1241 - 쇄암리마을회관 1246
12시 30분 출발이라 환승은 어쨌든 분명 되는건데 좀 어이가 없긴 했지만, 어쨌거나 오후 12시 35분에 군하리를 출발한 버스는 갈산사거리에서 쭉 직진을 하며 88번이나 90번 등 강화로 가는 버스들이 지나다니는 48번 국도 라인과는 작별을 고하게 됩니다. 이곳에서 고양2리까지는 이 3-1번 단독구간이었는데, 아무리 시골이라곤 하지만 지방도 아니고 수도권에 속하는 곳인데 주말노선만 왔다갔다하는 정류장이 있다는 것이 참 이채롭더군요.
마송을 출발하여 쇄암리를 갔다온 77-1번을 고양2리 마을회관 가기 직전에 만나고, 고양2리 마을회관을 지나니 개쩌는 1차로의 세계가 펼쳐집니다. 공영쇄암 노선만이 전부가 아니기는 했지만 저번 가금리와 마찬가지로 생각보다 정말 가공할만한 1차로 길이 나오더군요. 와 ㄷㄷ;;
논두렁길만 해도 사실 정말 쩌는 수준이었지만, 소형버스조차 도무지 갈 수 없을 것 같은 좁디좁은 언덕길을 진짜 달리기까지 하니 정말 초대박이 아닐 수가 없었습니다. 경기도에 아직 이런 노선이, 그것도 김포에 남아 있었을 줄은 정말 예상외였던 겁니다. 게다가 오늘의 하이라이트 1등으로 무조건 꼽고 싶을 만큼 강력한 이 초대박 쩌는 길로 3-1번뿐만 아니라 77-1번까지도 다닌다니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가 없었죠. 석준형: 오늘도 한 건 성공했구먼룡 ㅎㅎ
정말 개쩌는 1차로를 지나니 곧 쇄암리가 나왔고, 우리는 쇄암리 마을회관 앞에서 내립니다. 지도로 익히 봤던 대로, 이곳은 공장들이 주변에 많이 있더군요. 면접 보러 왔어요. 양택리가 생각나는 부분 ㅇㅈ? ㅋㅋ
[선진버스 공영쇄암][환승]
쇄암리종점 1309(회차) - 쇄암리마을회관 1309 도착, 1320 출발 - 쇄암리입구 1322 - 석정초교 1323 - 신안종점 1328(회차) - 덕포진종점 1334(회차) - 산음입구 1340
3-1번에서 내린 지 15분 남짓 지난 오후 1시 9분이 되자, 과연 공영이라고만 써있는 초록색 카운티 하나가 들어오더군요. 특이한 마을 이름에 특이한 노선번호를 가진(경기도 시내버스들 중, 노선번호가 한글로만 되어 있는 것은 이 노선과 공영학운 이렇게 단 2개뿐입니다) 노선버스까지, 정말 말로만 듣던 걸 이렇게 보게 되니 감개무량했습니다.
회차를 마친 버스는 회차지에 서있던 우리를 태우고 다시 마을회관으로 가더니 시동을 끄고 오후 1시 20분까지 가만히 있더군요. 사실 마을회관 바로 앞에서는 회차가 불가능한데다 가까운 회차지조차 그리 넓은 장소가 아니었고, 주변이 온통 공장들뿐이라 차량 통행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까지 하니 어쩔 수 없는 조치였죠. 오후 1시 20분이 되자 드디어 버스는 출발했고, 쩌는 1차로 길을 달려 쇄암리를 빠져나오면서 손님을 3명 정도 태워 나갑니다. 어떻게 다들 버스 시간을 알고 나왔는지 귀신 같네요. ㅋㅋ
쇄암리를 나온 버스는 대명초등학교를 향해 신나게 달리는데, 송마2리를 지나니 버스가 우회전합니다. 시간표에 써있던 신안, 덕포진 중에서 신안을 가는 순간인지라 우리는 기쁨의 하이파이브를 하게 되었죠. 이곳의 1차로도 좋더군요. ㅋㅋ
버스가 신안을 들어갔다 나왔는데, 과연 덕포진도 들어가줄 것인가?
덕포진 역시 우회전 틀어서 잘 들어갔다 나와주는데, 아까 신안과 더불어 1차로인데다, 버스가 제법 많이 들어가서 신난다 재미난다 하게 되었죠. 덕포진 회차지는 덕포진 주차장이었는데, 버스가 주차장 안쪽을 살짝 들어가 회차를 하여 그 틈에 주변을 보니 버스정류장이 한쪽에 잘 설치되어 있더군요. 이 당시에는 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에는 나오지 않던 정류장이었고 공영쇄암의 이런 운행경로 또한 등록되어 있지 않았지만, 이를 무색하게 만드는 순간입니다.
덕포진으로 들어가는 길 입구가 바로 대명초등학교 근처였던지라, 덕포진을 나온 버스는 바로 대곶사거리를 향해 달리기 시작합니다. 이제부터는 대명항 방향으로 가는 모든 노선들과 겹치는 구간이었고, 우리는 대곶사거리 가는 중간에 위치한 산음입구에서 하차하게 되었죠. 다음에는 700-1번을 타고 온수리로 가야 했기 때문에 적당한 장소에서 끊어 타게 되었는데, 이런 건 저나 석준형이나 워낙 많이 해본지라 일도 아니었습니다. 다만 버스에서 내리니 갑자기 비가 내렸다는 게 문제였죠. -ㅅ-;;
정류장 뒤 풀숲에서 비를 피해 있다가 700-1번을 타기로 하는데, 오늘이 5월 첫 주말인데다, 저번에 강화를 갔을 때와는 다르게 비가 하루종일 내리는 것도 아니다보니 길에 차들이 참 많더군요. 이 때문에 우리가 타야 할 700-1번도 생각보다 너무 늦게 도착해 버렸죠. -ㅅ-;; 버스가 오니까 딱 비가 그치는 것은 안비밀
[강화선진버스 700-1번][환승]
산음입구 1356 - 약암호텔 1401 - 초지대교 1419(산음입구~초지대교 도로정체) - 온수리 1429
길에 차들이 많다보니 우리가 탄 이후에도 버스는 바로 앞으로 가지 못했고, 초지대교까지 가다가 서다가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초지대교 이후로는 정체 없이 길이 뻥 뚫려 있는데, 정말 이쪽 길의 차량 정체는 김포시가 상당 부분 일조했음을 알 수가 있더군요. 직진하려는 차들은 빨리빨리 보내주는 것이 맞는데, 신호 연동이 병맛이라 차들도 금방 가다서다 하게 되니까요(구래역에서 대곶사거리까지 버스 기준으로 10분이면 될 거리인데 15분씩이나 걸려 가는 것을 봐도...). 교통량이 적으면 짜증을 유발하는 선에서 그치겠지만, 문제는 이 길이 강화, 그리고 대명항으로 가는 길이라는 것. 그렇게 유명한 곳들을 가는 길이라 교통량이 많아질 때면 교통 체증이 심각하게 발생할 수밖에는 없는 구조입니다. 똑같이 강화로 가던 48번 국도의 정체가 매우 심각했던(서울에서 북변동까지 3시간 걸렸다는 시절도 있으니) 것은 그나마 인구 유입이라는 다른 원인이라도 있었지만, 초지대교 가는 이쪽은 그런 거 없는데도 이 모양이니 김포시는 정말 신호체계에 대한 마인드가 1990년대에 머물러 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거죠.
그나마 700-1번은 초지대교를 넘어 바로 우회전을 하여 초지리를 지나 온수리로 가기 때문에 초지대교를 지난 후에는 아무 문제없이 쭉쭉 달려주었고, 오후 2시 29분이 되어 온수리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흥왕리 방향으로 바로 가는 3번은 문제없이 사수할 수 있어 다행이었네요.
[군내버스 강화~온수,흥왕,화도(3번)][환승]
온수리 1438도착, 1440출발 - 보릿고개,장흥교차로 1442 - 동들머리삼거리 1444 - 동주농장 1446 - 함허동천 1449
9년 전, 강화도를 해안도로 따라 정말 한 바퀴 쭉 돌아주었던 노선버스이자 해안관광 순환버스라고도 알려졌던 1, 2번이 노선개편으로 없어지고 남부구간 순환으로 되돌아온 3번과 4번. 우리는 동막해변과 흥왕리를 찍고 화도로 가는 3번을 타게 됩니다. 선진그룹이 진작에 노선개편을 이렇게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그런 노선이기도 했는데, 사실 1번과 2번은 타서 구경하기는 좋았지만 운행거리가 99km나 되는데다, 강화에서 온수리까지는 시계방향 기준으로 40분, 외포리까지는 반시계 방향 기준으로 1시간이나 걸리는 등(양오리와 철산리, 북성리를 찍고 외포리로 내려가야 했죠), 정말 경이로운 소요시간을 보여줬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노선이 길다보니 기사아저씨들도 달리지 않으면 쉬는 시간이 없어 폭주를 하는 것이 일상이라, 여행자인 저조차도 이용하기에는 생각보다 부담되는 그런 노선이었습니다. 실제로 당시 제 시승기들을 보면 이 1번이나 2번을 전구간 이용했던 적은 단 한번도 없음을 확인할 수 있을 텐데, 그래도 어떻게 시간계산을 해서 필요한 부분만 잘 끊어 탔던 게 다행이었네요. -ㅅ- ㅋ
동막해변을 가지는 못 하는 게 아쉽긴 했지만, 어쨌거나 우리는 오후 2시 49분이 되어 함허동천에 내릴 수 있었습니다. 온수리에서 출발한 지 10분이 채 못 되었네요.
우리가 여기를 온 이유는 정수사 노선인 41번 때문이었는데, 제가 여기에서 덕포리로 넘어가는 길을 못 가봤기 때문입니다. 덕포리는 42번으로 가본 적이 있지만, 그쪽에서 함허동천 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이 41번 말고는 없었던 겁니다. 이 41번의 시간대가 그렇게 썩 좋은 편이 아닌지라 그동안 타보지 못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타보게 되네요.
[군내버스 강화~화도,정수사(41번)][환승]
함허동천 1520 - 동주농장 1523 - 덕포리입구 1527 - 문산리마을회관 1529 - 화도터미널 1531 - 탑재삼거리 1535 - 양도면사무소 1537 - 산문입구 1539 - 비선삼거리 1541 - 안양대강화캠퍼스 1545 - 세광아파트 1550 - 수협 1559
함허동천에서 30여분 기다리니 정수사를 출발한 41번이 나타나 승차를 하니 다행히 환승이 됩니다. 정수사에서 타는 방법도 있었지만 그쪽에서 타면 비를 피할 방법이 없어 일부러 여기 함허동천에서 타게 된 거였죠. 또한 이 노선은 정수사 바로 앞까지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길가에서 그냥 회차하기 때문에, 굳이 정수사에서 타야 할 이유는 없었습니다.
버스는 아까 3번으로 왔던 길 그대로 달리다가, 동주농장을 지나 좌회전을 합니다. 덕분에 저도 그동안 가보지 못했던 이 단독구간을 해결하게 되네요.
우리는 수협까지 쭉 이동합니다.
이렇게 긴 노선을 타면서 얻어가게 된 것은 동주농장에서 덕포리로 넘어가는 구간 단 하나뿐이었지만, 정말 시간대 상 은근히 타기 힘든 정수사 노선을 이번 기회에 해결하게 되어 기분이 좋더군요. ㅎㅎ
수협까지는 다 지나가보았던 길이기에 우리는 과연 버스가 오후 4시까지 수협에 갈 수 있을지를 주목하게 됩니다. 나뭇가지를 경유하여 내가로 가는 39번이 터미널에서 오후 4시에 있었는데, 시간대 및 운행횟수가 그리 좋지가 못하여 이번 기회에 꼭 타야 했기 때문입니다. 버스는 화도에서 한 명 태운 것을 제외하면 안양대까지 타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잘 달려주었고, 안양대쯤부터 신호에 자꾸 걸려서 똥줄이었지만 천만 다행히도 오후 3시 59분이 되자 우리는 수협에 내릴 수 있었습니다.
금방 4시가 다 되어가기 때문에 우리는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얼른 길을 건너는데, 이게 어떻게 된 것인지 4시 5분이 지나도 버스가 오질 않더군요.. 그래도 요즘은 우한 폐렴때문에 축제 같은 것도 하지 않으니 결행될 가능성은 없다고 보고 계속 기다리니(강화에서는 주말 및 공휴일에 축제가 있으면 심각한 교통체증이 발생하는데, 군내버스들도 이것 때문에 다음 노선을 운행할 시간들도 몽땅 잡아먹히는 바람에 일부 노선이 결행되곤 합니다. 저 역시 겪어본 적이 있었죠.), 오후 4시 9분이 되자 LED에 39번을 띄운 카운티 하나가 도착하여 승차합니다.
[군내버스 강화~나뭇가지,내가(39번)][1250]
수협 1609(차가 늦게옴) - 강화서문 1611(타는위치 다름) - 국화리야영장 1615 - 적석사입구 1619 - 나뭇가지 1624 - 고천5리마을회관 1626 - 내가시장 1628
강화에서는 생각보다 보기 드문 고갯길인 국화리 고갯길을 넘는다는 점은 기존 황청리 노선 및 외포리 노선과 같았고(둘 다 국화리 경유 시간이 존재했었죠), 이후에도 기존 노선들과 상당부분 경로가 똑같았지만 고천3리 마을회관을 기점으로 처음 가보는 길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이쪽도 생각보다 개쩌는 1차로 길입니다. 오우 ㅋㅋ
쩌는 길을 빠져나오니 곧 내가시장이 나왔고, 여기가 종점이라 우리는 바로 하차하게 됩니다. 황청리로 들어가려던 버스를 여기서 만났다가 방향이 달라 버스를 보내보았던(여기는 왕복이 잘 먹히지 않는 동네지만, 사실 왕복이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추억도 있었는데, 내가에 내려 다시 버스를 기다려보는 일이 생기다니 진짜 별 일이 다 있었죠. 변한 것은 내가시장 정류장 모습 딱 하나였는데, 이전과는 다르게 벽돌을 이용해 정류장 시설을 깔끔하게 잘 지어놓았더군요.
우리가 다음에 탈 49번은 건평리를 경유하여 화도로 가는 노선이었는데, 특이한 것은 건평리 마을회관을 경유하여 양도초등학교 쪽으로 간 다음 화도로 내려간다는 것이었습니다. 건평리 마을회관은 그동안 산문,건평 노선(45)을 타야만 갈 수가 있었는데 이걸 이렇게 또 가보게 되네요. 이번에는 어플에 차량 위치가 전혀 나오지 않았지만, 시간표를 믿고 기다리고 있으니 오후 4시 41분에 드디어 LED에 49를 띄우고 있는 전기버스가 옵니다. 강화를 갈 때마다 한 번 이상은 꼭 타보게 되었던 전기버스인데 이것 또한 오늘로서 끝이라고 생각하니 좀 아쉽더군요.
[군내버스 강화~내가,외포,화도(49)][환승]
내가시장 1641 - 외포리 1645 - 건평리 1649 - 양도초교 1652 - 양도시장 1658
이번 노선은 내가에서 양도로 간 다음, 700-1번으로 환승하여 초지대교를 가기 위해 타게 되었고, 그런 만큼 다 지나갔던 길들을 가보는지라 큰 의미는 있지 않았습니다. 다만 오래간만에 보는 장소들은 있기에 샷을 날려봤죠.
외포리에서 건평리를 지나 화도쪽으로 가는 해안도로는 옆에 바다가 있다보니 경치가 참 좋은데, 이 해안도로는 이전에도 그랬지만 2022년 5월 현재도 해안관광 순환노선(3, 4번)을 타야만 풀로 지나가볼 수가 있으니, 가볼 사람이 있다면 참조하면 되겠습니다. 우리가 탄 버스는 해안관광 순환노선 정품이 아닌 짝퉁인지라(...) 건평리에서 좌회전을 틀어 해안도로를 뒤로하고 건평리 안길을 경유하여 양도로 진입하는데, 다음에 타야 할 700-1번도 양도를 향해 점점 다가오고 있었지만 우리가 탄 버스가 더 빠르게 양도로 도착할 것이기 때문에 걱정도 되지 않았습니다.
양도시장에 내리니 오후 4시 58분이었는데, 그쳐 있던 비가 또 내리더군요. -ㅅ-;;
700-1번이 오기까지 5분도 남지 않았던 것이 천만다행이었죠.
[강화선진버스 700-1번][환승]
양도시장 1701 - 화도터미널 1705 - 덕포리 1711 - 선두1리 1714 - 온수리 1717 - 초지대교앞 1727
우리가 700-1번을 타고 초지대교 앞에 내린 이유는 다름아닌 황산도를 들어가는 53번 때문이었습니다. 석준형이 황산도를 갔던 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여 가게 된 황산도였는데, 700-1번 내리는 곳과 53번 타는 곳이 장소가 달라서 주의가 필요했지만 여유시간은 충분했던 덕택에 무사히 53번을 타게 되었죠. 그런데 오늘로서 강화를 모두 끝내고 섬을 나가는 우리를 환송이라도 해주려는 건지, 이것도 대형차가 걸리더군요. -ㅅ-;;
[군내버스 강화~황산도,온수리(53번)][환승]
초지대교앞 1735 - 황산도 1737
우리가 원하는 것은 황산도, 그리고 황산도어판장이었기에 버스가 어떻게 가는지 보고 있으니, 초지대교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다가 좌회전하여 황산도로 진입하는 것은 똑같았으나 이번에도 어판장은 들어가지 않더군요. 이에 우리가 어판장 입구에 내리면서 어판장 쪽은 안 들어가는지 기사아저씨께 질문을 드렸더니, 안 들어간 지 한참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판장 회차지 땅 주인이 버스 진입을 못하도록 막아버렸으며, 어판장 내 도로도 좁아서 들어가기 어렵다는 것까지 추가로 알려주셨습니다. 어판장 회차지 주변이 비포장이라서 가볼 가치는 있긴 했었는데, 결국 9년 전에 해안관광 순환버스로 들어가본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네요.
고마운 정보를 알려주신 기사아저씨께 인사를 드리고 버스에서 내린 우리는, 걸어서 어판장을 들어갔다 나와봤습니다. 길은 9년 전과 똑같았지만, 버스가 회차했던 땅은 아예 울타리로 둘러쳐져 막혀 있더군요. 어판장 안쪽은 길이 좁아서 사람들이 몰리면 회차가 불가능할 정도였으니, 버스가 안 들어가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죠. 사실 기사아저씨께서 회차하는 곳 땅 주인 이야기를 할 때부터 반박불가였으나(시골은 이런 일이 제법 있다보니), 직접 가봄으로서 우리는 아주 확실하게 확인사살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ㅅ- ㅋ
그래도 어판장은 입구에서 조금 걸어가도 볼 수 있었고, 땅 주인도 땅 주인 나름대로의 계획이 있었을 것이므로 무조건 나쁘다고만 말할 수는 없으니 우리는 포털사이트 지도와는 다르게 나오는 걸 잡아냈다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합니다. 기왕 여기 와본 거, 어판장 주변 경치 구경하며 초지대교로 다시 나오는 것은 덤이었습니다.
초지대교로 건너오니 오후 6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고, 다음에 탈 60-5번이 오려면 15분 남짓 시간이 남아서 해수탕 건물에 한번 들어갔다 나와봅니다. 인삼 백화점도 같이 있어서 한번 둘러보니, 가격은 제법 있는 편이었지만 한 번쯤 선물용으로는 구입해볼 만하더군요.
[강화선진버스 60-5번][1300]
초지대교앞 1822 - 대명초교 1825 - 신김포농협대곶지점(대곶사거리) 1830 - 공구상가,간동입구 1833 - 양촌터미널 1840 - 한가람우미린아파트 1847
인삼 하면 유명한 곳 중 하나가 강화였기에, 이러한 것이 있구나 하고 구경하고 나오니 오후 6시 22분에 60-5번이 등장합니다. 이건 70번이나 700-1번 등 다른 노선들과 달리 정차 정류장이 정해져 있다보니 제법 빠르게 가는데, 구래역 바로 직전인 한가람우미린아파트까지 25분밖에 안 걸리더군요. 오늘로서 저나 석준형이나 강화가 끝이 나다보니, 성취감 그리고 아쉬움이라는 상반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죠. 어쨌거나 집에서 가려면 3시간은 잡아야 할 정도로 멀고, 교통 체증과도 싸워야 되는 이 동네를 앞으로 또 갈 될 일은 상당 기간 동안 없을 것이라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지만 말입니다. -ㅅ- ㅋ
한가람우미린아파트에 내린 우리는 길을 건너 7000번을 타고 종점까지 이동해 줍니다. 구래역 서쪽 구간이 의외로 가보기가 좀 애매한 곳이었는데 이번에 해결을 해보기로 한 거죠. 이쪽 구간은 생각보다 신호가 많아 소요시간이 많이 걸리긴 했지만, 높다란 건물들이 주변에 포진해 있어 무슨 업무지구 온 듯한 느낌이 나더군요.
[선진버스 7000번][환승, 1500]
한가람마을우미린 1850 - LH한가람마을우미린 1858 - 금성백조예미지 1900
종점인 금성백조예미지까지 버스를 탄 우리는 구래리차고지를 거쳐 구래리 정류장으로 걸어가게 됩니다. 차고지 앞으로 지나가며, 선진그룹 신재호 회장 또한 나름대로의 고민이 있을 거라는 이야기도 하며(어쨌거나 선진그룹은 수도권에서 두 번째로 큰 버스회사 집단이기에...), 구래리 정류장에 도착하니 오후 7시 30분을 바라보는 시간이더군요. 우리가 이곳을 온 이유는 귀갓길도 있었지만, 저녁을 먹기 위함도 있었는데 오래간만에 최강짬뽕에서 다시 한 번 짬뽕전골을 먹어보기로 했던 겁니다. 분명히 소(小)자 사이즈를 시켰는데도 엄청난 양이 나오는 짬뽕전골의 위력도 위력이지만, 위엄쩌는 양의 해물들 또한 잊을 수가 없었죠. ㅋㅋ
[선진버스 90번][1450]
구래리 2022 - 검단사거리역 2038
그래서 구래리 정류장으로 다시 나오니 오후 8시가 넘어 있었고, 우리는 오후 8시 22분에 도착한 90번을 타고 검단사거리역에 가는 것으로 귀갓길에 오르게 됩니다. 비록 오전에 계획이 살짝 어긋난 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둘 모두 강화군내버스에 종지부를 찍게 된 것과 더불어 보구곶리와 쇄암리 해결이란 핵심은 매우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시승이었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Thansk to
석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