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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스로 떠나는 시골 여행
버스 기행문/2018년~2019년

2019년 4월 28일 - 소박하지만 조금은 특별한 평택행

by 회관앞 느티나무 2022. 9. 12.

오늘은 오후 6시까지 평택을 한번 특별하게 가보기로 하고 오후 느지막이 집을 나섰습니다.

평택은 금정역에서 1호선으로 환승하여 가는 것이 제일 빠르고 효율적이었지만(정말이지 수인선이 그렇게 간절할 수가 없더군요), 그렇게 가도 2시간 가까이 생각하고 가야 되는 장소입니다. 하지만 느림의 미학, 그리고 결과는 물론 과정 중요한 법이라는 사실을 아는 본인인지라 이번에는 버스를 이용해서 한번 가보기로 했죠. 

 

이리하여 저는 상록수역에서 오후 2시에 출발하는 310번을 타게 됩니다. 310번이 없다면 반월역에서 330번 타야 하겠지만, 310번을 타나 330번을 기다려 타나 시간은 거기서 거기인데다 반월역에서 버스 환승은 전혀 불편하지 않기 때문에 310번은 있든 없든 제게는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하지만 310번 출발 시간이 맞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굳이 310번 타는 것을 마다할 이유 또한 없죠. ㅋㅋ

 

 

▲ 상록수역에서 남양으로 내려가는 310번. 앞의 번호판을 보아하니 이번에는 경원여객 차가 걸렸군요. ㅎㅎ

 

 

[경원여객/제부여객 310번][환승]

상록수역 1402 도착 1415 출발 - 본오2동주민센터 1419 - 각골운동장 1423 - 팔곡주유소 1426 - 원리 1429 - 야목리 1432 - 비봉중고등학교 1439 - 양노리 1442 - 남양읍사무소 1444

 

남양읍사무소에 내리니 발안으로 가는 13-4번 마을버스가 뒤에서 오고 있어 바로 이 버스로 환승을 했습니다. 기존 13-2번을 13-2번과 13-4번으로 분리 운행하는 바람에 이제는 이 버스를 타도 발안으로 갈 수가 있었죠. 사실 13-2번의 배차간격이 20분 이상으로 확 길어져버린 상황에서 노선분리를 한 것이라 썩 만족스럽진 못하지만 말입니다. 차 내에 시간표는 물론 13-4번 노선 연장 안내문도 붙어 있어서 사진으로 박았습니다.

 

 

▲ 발안으로 가는 13-4번. 이 당시에는 13-4번도 남양읍사무소를 경유했죠.

 

▲ 이 당시의 13-2번 시간표.

 

▲ 이 당시의 13-2, 13-4번 통합 시간표. 저는 남양을 오후 2시 45분에 출발하는 13-4번을 이용했습니다.

 

▲ 13-4번 노선 연장 및 변경 안내문.

 

 

[향남교통 13-4번][환승]

남양읍사무소 1445 - 남양사거리,기업은행 1447 - 화성시청 1450 - 대광아파트 1453 - 무송로터리 1455 - 하저3리,한미약품 1459 - 율암삼거리 1503 - 구장사거리 1505 - 팔탄면사무소 1508 - 구장1리 1510 - 지월리입구 1512 - 발안사거리,바다마트 1515

 

노선은 둘로 나뉘었어도 남양사거리 이후부터는 익숙하기만 한 경로로 버스는 변함없이 운행중이었고, 수원여객 16번을 타고 하저리를 갔던 10년 전 어느 날부터 시작해서 포란재아파트, 하저리 마을버스, 노하리 등등 여러 추억들을 오래간만에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340번, 그리고 340-1번이 생기기 전까지는 남양을 거쳐야만 발안을 갈 수 있었던 탓에 울며 겨자먹기(?)로 많이 지나다녀본 라인인지라 더더욱 그런 듯도 했죠. ㅋㅋ

 

하저리 이후 손님들이 계속 이 버스를 타는 바람에 버스는 금방 만석이 되었고 기사아저씨께서는 돈을 내는 승객들에게 소리를 치고 있었죠. 왜냐하면 이 버스를 타는 승객들 거의가 외국인이었는데,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분들이 많았는지 기사아저씨와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버스요금 지불이면 지불, 한국어면 한국어 모두 능숙해져서 한국인 다 된 사람들이라면 이런 마찰이 없겠지만, 워낙 개인차가 있다보니 어쩔 수 없는 모양이었죠. 그래도 이 동네는 저런 상황이 되었을 때 큰 소리가 나오는 것일 뿐, 기사아저씨들은 비교적 친절한 편이라는 게 다행일 따름입니다.

 

소요시간이 좀 늘어지고 있어서 걱정은 되었지만, 버스는 오후 3시 20분이 되기 전에 바다마트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 13-7번 신설 및 시간표 안내문.

 

▲ 이 당시의 13-6번 시간표.

 

▲ 이 당시의 13-1번 시간표.

 

▲ 아까 남양에서도 보았던, 13-2번과 13-4번 통합 시간표.

 

 

저는 바다마트 건물 바로 앞에 세워져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구문천리 가는 버스를 탔습니다. 경진여객이 제 시간보다 약간 늦게 도착하는데 차량을 보니 카운티더군요. 시간을 보니 역시나 그럼 그렇지... 조암에서 출발해서 석포 5,6리와 발안을 찍고 구문천리까지 가버리는 노선이 올 시간이어서 그랬던 겁니다. 발안에서 구문천리 가는 버스는 발안에서 구문천리 왕복하는 게 더 많이 다니는데 시간이 참 얄궂습니다. 사실 구문천리는 큰 차를 타야 재미가 있었거든요. -ㅅ- ㅋㅋ

 

 

[경진여객 조암~석포5,6리,발안~구문천리(26)][환승]

바다마트 1523 - 발안만세시장,제로마트 1525 - 화성시보건소 1527 - 제약공단사원아파트 1531 - 상신리 1534 - 제약공단후문,구문천1리입구 1536 - 구문천공원 1537 - 구문천삼거리 1540 - 구문천5리(회차) 1542 - 구문천삼거리 1544 - 구문천3리종점 1546

 

 

하지만 오늘의 일정 상, 어쨌거나 타야 할 버스였기 때문에 이런 아쉬움은 떨쳐버리고 얼른 버스에 탑니다. 버스가 제 시간보다 늦게 와버려서 고잔8리 가는 315번을 과연 탈 수 있을지 슬슬 불안불안해졌지만 말이죠. -ㅅ- ㅋ

 

버스는 곧 안중 쪽으로 쭉쭉 달리다가 제약공단후문에서 우회전을 하여 구문천리로 진입합니다. 구문천공원, 그리고 발안산업단지를 지나 좌회전을 하니 본격적으로 오지로 들어가는 느낌이 나기 시작했죠.

 

 

▲ 구문천공원을 뒤로하고 본격적으로 구문천리로 들어갑니다. 구문천공원은 13-1번의 종점이기도 한데, 때마침 버스가 주차되어 있는 것도 보게 되었네요. -ㅅ- ㅋ

 

 

그런데 이번에 구문천리로 들어가보니 거의 10년 가까이 지지부진했던 구문천리 도로 확,포장공사가 완전히 끝나 있었습니다. 결국 전에 그분과 함께 구문천 버스를 타고 비포장을 체험했던 것이 마지막이었던 겁니다. -ㅅ-;; 

 

그래도 구문천3리와 5리 들어가는 길이 갈라지는 지점에서 구문천5리로 들어가는 길은 여전히 예전과 변함없는 1차로였고, 구문천5리 회차지에 교회가 있는 것도 변함이 없었습니다. 거의 10년쯤 전 이곳을 왔었을 석준형, 그리고 시승기도 생각이 났죠. ㅋㅋ

 

 

▲ 아직 그대로인 구문천5리로 들어가는 길. 큰 차로 갈 수 있었더라면 더 재미있었을 텐데요. ㅋㅋ

 

▲ 구문천5리 회차지.

 

 

버스는 구문천5리에서 아주머니 한 분을 태워 다시 왔던 길로 나왔다가 구문천3리를 향해 우회전을 했습니다. 도로가 넓직하게 잘 닦여있으니 금방금방 가졌고 오후 3시 46분이 되어 구문천3리 종점에 도착합니다. 여기 내린 사람은 저 혼자뿐이었고, 제가 내리자마자 버스는 회차를 하더니 바로 돌아나가버렸죠.

 

 

▲ 확,포장공사가 전부 완료된 구문천3리 가는 길.

 

▲ 구문천3리 버스종점, 그리고 회차하여 바로 떠나는 버스.

 

 

이제는 정말 빡세게 움직여야 할 시점이 찾아왔습니다.

안중에서부터 올라오는 315번이 오후 4시 정도면 고잔4리 마을회관에 도착할 것으로 보였는데, 여기서 고잔4리 마을회관까지 생각보다 먼 거리였던 겁니다. 사실 발안에서 구문천리 버스를 탈까말까 갈등을 하다가 315번이 가는 걸 보고 그냥 질러버린 건데, 315번이 너무 순탄하게 잘 오고 있었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죠. 하지만 이왕 행동으로 옮긴 이상 무조건 성공해야만 했기에, 저는 구문천3리 종점을 뒤로하고 고잔4리를 향해 최대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 화성/평택 시경계. 고잔리 로터리 이정표도 저 멀리 보입니다. -ㅅ- ㅋ

 

 

구문천3리 버스종점을 떠난 지 2분만에 화성/평택 시경계를 보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이놈의 마을회관은 내가 다가갈수록 점점 멀어지는지 나타날 생각을 하질 않더군요. 로터리에서 버스를 세울까도 생각은 해봤지만, 아무래도 영 미덥지 못했죠. 그래도 어플로 315번 위치 봐가며 어떻게든 뛰고 걷고 하다보니 오후 3시 58분이 되어 고잔4리 마을회관에 도착하는 데에는 성공했습니다. 천만 다행히도 가는 동안에 버스를 만나지는 않았기 때문에, 어쨌거나 버스는 놓치지 않는다는 안도감도 찾아들었죠.

 

 

▲ (2장 모두) 버스시간 때문에 빡세게 움직여야 했지만, 어쨌거나 315번보다 제가 먼저 도착합니다. 휴;;;

 

 

[평택여객 315번][1250]

고잔4리마을회관 1600 - 고잔마트 1603 도착 1605 출발 - 고잔2리 1608 - 삼계1리,성골 1611 - 삼계1리,삼덕초등학교 1614 - 청북읍사무소,신포 1618

 

숨 고를 틈 없이 정말 오후 4시가 되자 금방 315번이 도착했고, 얼른 승차합니다. 아까 구문천리 버스를 마지막 환승으로 탔었기 때문에 요금은 1250원 새로 찍혔습니다만, 이제는 안중까지 쭉 앉아있으면 되는데다 버스를 탔다는 안도감에 정말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2km 약간 안 되는 거리를 15분도 안 되어 주파해야 했으니 숨차 죽겠더군요. 하지만 가는 길 사진을 건져두는 것은 잊지 않았죠. ㅋㅋ

 

고잔마트에서 시간을 맞춘 버스는 오후 4시 5분에 출발하였고 안중을 향해 달리기 시작합니다. 고잔마트를 나오면서 보게 되는 쩌는 길은 정말 일품이더군요.

 

 

▲ 고잔마트로 가는 길. 66번 고잔8리 지선도 하루 2회 이 길을 드나들고 있었더군요.

 

▲ 고잔마트 앞. 315번은 여기서 시간을 맞춰 출발합니다.

 

▲ (2장 모두) 고잔2리의 쩌는 길. 역시 탄 보람이 있네요. ㅋㅋ

 

▲ 석준형과 함께 걸어서 지나갔던 고잔리 입구 오거리.

 

 

그런데 이걸 타고 안중으로 내려가는 건 좋은데, 문제는 지금 시간이 오후 4시를 넘었다는 겁니다. 안중 도착하면 오후 4시 30분 언저리 될 텐데, 안중에서 평택으로 가는 38번 도로가 슬슬 밀리기 시작할 시간이었죠. 안중에서 평택역까지는 길 안 밀려도 50분 가량 잡아야 하는데, 길이 밀린다면 평택역에는 오후 6시까지 가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결국 저는 안중까지 찍고 평택역으로 들어가려는 계획을 수정하여 청북읍사무소,신포에서 내리게 됩니다. 여기서 서정리역으로 간 다음 전철을 타고 평택역으로 내려가야겠다는 생각이었죠. 원래는 평택역까지 전부 버스로 가보려고 했었는데 이래저래 여의치가 않네요. 

 

 

▲ 안중을 향해 떠나가는 315번. 오늘 이거 못 탔으면 큰일날 뻔했습니다. ㅋㅋ

 

 

이리하여 저는 신포에서 서정리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게 되었는데, 때마침 오후 4시 30분에 청북신도시 이안아파트에서 663번이 출발하기 때문에 이거를 타기로 했습니다. 청북 여기는 서정리로 가는 버스편이 많지만, 그것마저도 시간표를 보고 버스를 기다려야 할 정도이기 때문에 조금 염려가 되었는데 천만 다행입니다. 이안아파트에서 신포까지는 10분 걸릴 것이었기 때문에 맞은편으로 313번이 가는 것도 구경하고 편의점도 들르며 시간 떼우다 드디어 오후 4시 40분에 모습을 드러낸 663번에 승차합니다.

 

 

▲ 청북신도시에서 서정리로 가는 노선버스 중 하나인 663번. 어연공단을 경유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뉴진위여객 663번][환승]

청북읍사무소,신포 1640 - 청북중학교 1643 - 토진2리 1648 - 한산1리 1650 - 한산2리,수부마을 1651 - 어연한산공단입구 1652 - 동청1리 1656 - 두릉리,계루지,종덕초등학교 1658 - 이충현대아파트 1708 - 서정리시장 1712

 

마침 이 노선이 어연공단을 경유하였던 덕택에 생각지도 못한 어연공단 구간도 이번 기회에 해결이 됩니다. 시간이야 맞추면 그만이지만 은근히 엿같은 데가 있는 이 라인이기에 정말 땡 잡은 셈이었죠. ㅋㅋ

 

어연공단으로 가는 길, 그리고 어연초등학교 앞길은 왕복4차로로 넓직하게 확장이 된 지 오래였지만 문곡4리에 이르러 왕복2차로 옛길을 달려주니 나름 운치가 있었습니다. 종덕초등학교라는 학교도 길가에 있었는데 역시 시골에 있는 초등학교답게 조그마한 모습을 하고 있었고, 남들은 자동차로 가게 되는 이곳을 버스 타고 이렇게 지나가보니 묘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또한 작년에 여기를 왔었을 때와 다르게, 고덕신도시 공사현장이 종덕초등학교 바로 근처까지 넓어졌음도 확인할 수 있었고 변화도 찾아오고 있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 서정리 가는 마을버스의 종점인 서정리시장. 협진여객 2번도 오산 방향에 한해 이 앞으로 지나갑니다.

 

 

아무튼 버스는 제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은 시간인 오후 5시 12분에 서정리시장에 도착하여 여기서 하차합니다. 서정리역 바로 앞은 버스가 장시간 정차하기 어렵기 때문에, 여길 들어오는 마을버스는 서정리역 바로 앞에 갈 수는 없다는 현실이 있었죠. 하지만 여기서 평택역까지는 전철로 10분이면 갈테고, 평택 쪽으로 내려가는 전철도 오후 5시 4~50분 이전에는 무조건 탈 테니 오후 6시 시간제한은 무사히 지키게 되니 그야말로 안정권이었습니다. 정말 안중에서 갈 생각했으면 오후 6시에 도착 못할 것이 확실했을테니 가슴을 쓸어내리게 됩니다.

 

 

전철[환승]

[1호선]

서정리 1719 - 지제 1724 - 평택 1728

 

 

막판에는 어쩔 수 없이 전철을 이용하게 되었지만 어쨌거나 오후 6시 전에 평택역에 골인하는 데에는 성공합니다. 사실 서정리역도 평택시이긴 하기 때문에, 버스로 평택까지 가는 계획 자체는 성공한 셈이지만요. -ㅅ- ㅋ

하지만 오후 6시까지 제한이 있었던 타임어택보다도, 이번 기회에 구문천리에서 고잔리로 넘어가 버스를 타보았다는 점, 그리고 어연공단까지 얻어걸렸다는 점만으로도 매우 큰 하루였습니다. 사실 버스여행은 <서울에서 부산까지 하루만에 시내버스로만 가기> 혹은 <부산에서 서울까지 하루만에 시내버스로만 가기> 같은 타임어택 챌린지만 있는 게 아니니까요. 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