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버스로 떠나는 시골 여행
버스 기행문/2008년~2010년

2010년 9월 25일 - 꼬일대로 꼬이다 오후부터 빛을 보게 된 곤지암 공영버스 시승기

by 회관앞 느티나무 2023. 5. 7.

전날 미리내성지와 안성의 위력을 겪었지만, 곤지암 공영노선들을 마저 해결하기 위해 고마운 추석 연휴의 힘을 빌어 오늘도 집을 나섭니다. 이번에는 곤지암에서 오전 10시 20분에 출발하는 추곡리 노선을 타야 했기 때문에 서둘러야 했으나, 집에서 광주로 가는 것도 힘겹기만 합니다. 더군다나 저의 판단 미스까지 겹쳐 곤지암까지 가는 길은 꼬여버렸죠. 어찌어찌 오전 9시 10분이 되어 안양에 도착하는 것은 성공했는데, 333번이든 3330번이든 오지를 않으니 이것 참 미치겠더군요. -ㅅ-;;

결국 교보생명,시외버스터미널에서 직행을 타느냐 333번을 타느냐 선택의 기로에 놓였지만 직행이 올 기미가 보이질 않네요. 인구 6~70만 된다는 대도시라면서 제대로 된 터미널 하나 없는 안양의 현실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됩니다. 터미널 측면에서는 비슷한 인구수인 안산과 비교해도 안습이었으니 말이죠. 그나마 터미널은 보상 문제 등으로 난리 버거지 치고 난 뒤에야 어떻게 될 테니, 어서 안양1번가쪽에 중앙차로부터 만드는 게 낫지 않나 싶을 지경입니다. -ㅅ-;;;


오전 9시 30분이 되어서야 333번이 오는데, 이 때문에 모란에는 10시 10분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곤지암발 10시 20분 추곡리 노선은 물건너 가버리고 말았는데, 사사건건 시간이 잘 안맞는 시어골을 경유하는 것이라 타보기로 한 계획이 처음부터 꼬여버렸죠. 결국 시어골은 오후 2시 50분차를 노릴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다시 생각해 보니 집 근처에서 태화상운 직행버스를 타고 모란으로 왔다면 그래도 여유있게 곤지암 가는 건데 하는 아쉬움이 정말 진하게 들더군요.

 

 

그나마 곤지암에서 오전 11시 20분에 있는 방도리 노선을 사수해야 되는 상황. 광주로 가기 위해 3-3번을 탔는데, 이럴수가 오늘따라 뭐 이렇게 사람이 많던지 광주시내로 가는 것도 정말 오래걸립니다. 보건소에 내려 곤지암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데, 114번은 올 기미도 없고 1113-1번은 눈앞에서 놓쳐버렸죠. -ㅅ-;; 오늘따라 정말 뭐가 씌였나 안팎으로 되는 게 없더군요. 그나마 오전 10시 58분에 도착한 학동리 노선을 타고 가다가 앞에 300번이 가고 있길래 쌍령동에서 300번으로 바꿔 타고 곤지암으로 향해봤지만, 곤지암에 도착하니 오전 11시 30분이었습니다. -ㅅ-;;;;

쌍령동에서 곤지암으로 가는 도중에 뭐 그렇게 타고 내리는 사람들이 많은지, 3-3번도 그렇고 333번도 그렇고 300번도 그렇고 오늘 정말 되는 거 없네요. 다 숫자 3이 들어가서 그런가 -ㅅ-;;; 나중에 알고보니 모란에서 곤지암은 500-1, 500-2번을 타면 빠른 거였더군요. 2008년까지 직행좌석버스라는 게 없었던 시흥이란 동네에 사는지라 직행좌석버스와는 정말 친분이 없던 저였는데, 바로 그게 아킬레스건이 되어버렸죠. ㅠㅠ

 


시어골 경유 추곡리는 그렇다쳐도, 방도리 노선까지 놓쳐버린 것은 정말 뼈아팠습니다. 그래도 시간표를 살펴보니 시어골과 방도리는 오후에 해결할 수 있을 듯하여 마음을 비우고, 원래 3번 타자였던 가마골 노선부터 먼저 공략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본인은 오전 11시 50분에 출발하는 추곡리 노선에 승차합니다. 추곡리 노선은 이번이 두 번째인데 다행히 도웅리, 상림리 경유인 덕택에 이번에는 도웅리 안쪽 경유하는 구간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도웅1리 독고개마을을 경유하려고 안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것이었더군요.

 

도척에는 오후 12시 10분 조금 안 되어 도착했고, 거기에서 점심을 먹습니다. 도척초등학교 앞 문방구점의 버스시간표가 뜯겨지고 건너편 가겟집에 붙어 있는 걸 보는데, 한 달도 안 되어 시간표가 뜯어지니 놀랍기만 하더군요. 아무튼 오후 12시 40분에 도착할 97번을 기다리는데, 정작 버스는 오후 12시 45분이 되어서야 나타납니다.


▲ 이 당시의 도척 시간표. 도척초등학교 앞 문방구점 건너편 가게로 시간표가 옮겨왔습니다.

 


3주일 전에 탔었을 땐 오후 12시 40분에 도척 도착이었는데 어떻게 된 걸까?

알고보니 노선 견습중이어서 그런 듯 했습니다. 당시의 기사아저씨께서는 조수석에 앉아 있었고, 신참인 듯한 기사아저씨께서 운전을 하고 있었던 겁니다. 도척에 제 시간보다 늦게 도착한지라 버스는 저를 태우자마자 바로 달리기 시작했고, 유정마트 바로 근처에서 1차로 길로 들어가줍니다. ㅎㅎ

 

이번에는 도척에서 식금리 쪽으로 가는지라 느낌이 또 어떨까 기대가 되는데, 기사아저씨들의 대화를 통해 예기치 못한 방도리 노선의 운행경로와 오후 8시쯤 여길 지나가서 오천으로 나가는 노선이 있다는 등의 깜짝 정보를 얻습니다. 시간표와 소요시간으로 추정해보니 짚이는 노선이 하나 있었지만, 그건 나중에 또 해결을 봐야 할 듯한 문제라 잠시 접어둡니다.

 

버스는 방도1리 마을회관을 지나 이번에도 야산 속 오솔길을 달리는데, 이번에는 97번 노선의 속사정을 들을 수 있는 시간도 되었습니다. 식금리와 방도리 사이의 이 1차로는 정말 쩔었지만 옆에 가드레일이 없다보니 조금만 핸들을 잘못 틀어도 차가 굴러떨어질 수 있는 위험이 있었으며, 이 동네에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길이 물에 잠기기도 한다는데 그럴 때면 길이 어디에 있는지 구별이 힘든 사태가 벌어진다고 합니다. 바로 1주일쯤 전에도 비가 많이 와서 길이 물에 잠기다시피 했다는데, 다행히 가드레일이 설치되어 있던 곳이 물에 잠겨서 언뜻 보이는 가드레일에 의지해 어렵게나마 운전을 했다고 하더군요. 97번 도척 지선은 물론 논이 올 때면 100% 결행인데, 97번이 도척까지 연장 운행할 때 지나는 식금리~방도리 구간은 갈림길이 나올 때 어느 쪽으로 가야 될 지 상당히 헷갈리다보니 오늘 견습기사 아저씨도 하마터면 길을 잘못 들 뻔했죠. -ㅅ-;;;

 

 

▲ (2장 모두) 방도리를 넘어 식금리로!

 

 

식금리 마을회관에서 병원 가신다는 할머니 한 분 태우고 1차로 길을 내려가며 식금리 입구 정류장 바로 앞에서 우회전을 하여 큰 길로 나옵니다. 동시에 어떻게 버스가 식금리로 올라가는지 감이 잡혔죠. 그런데 계밀량을 지나 제일2리에서 좌회전하여 평창리로 들어가려는데, 제일2리 정류장에 있던 할아버지께서 버스를 타려고 시도하시더군요. 97번은 여기서 좌회전을 하는지라 정류장에 설 수가 없다보니 기사아저씨께서 안 된다고 사인을 보냈지만, 그 할아버지께서는 기어이 차도로 나와 버스 앞까지 다가옵니다. 어차피 기다리면 이천 쪽에서 3번 올 텐데 차도를 가로질러가면서까지 버스를 타는 위험한 행동을 하니, 참 안 좋은 의미에서 대단하더군요. 목숨이 중요한 건지 얼른 가는 게 중요한 건지 ㅎㄷㄷ 했습니다. -ㅅ-;;;

 

아무튼 저는 다시 한 번 평창리 안쪽을 구경하고 오후 1시 5분에 10번과 만나는 평창리 정류장에 하차합니다.

 

 

▲ 경기도 용인시 양지면 평창리. 10번도 평창리는 오지만, 여기까지 들어오지는 않습니다.

 

▲ 백암 방향 10번을 기다리며 찍어본 평창리 버스정류장. 저 정류장에서 타면 용인 쪽으로 갑니다.

 

▲ 10번은 양옆으로 다니고, 97번은 저 길로 들어갑니다.



백암에는 오후 1시 50분 전에만 가면 되어서 시간은 넉넉한 편이었지만, 막상 기다리면 안 오는 것 같은 10번은 오후 1시 15분이 되어 도착합니다. 여기서 환승할인을 받으며 10번을 타는 나름 특이한 기록(?)을 세우며 버스 안으로 들어가니 백암 가려는 사람들로 만석이더군요. 카드를 대면서 기사아저씨 쪽 단말기를 슬쩍 보니 다음 차는 13분 뒤였는데, 시승에 있어서는 배차간격이 10~20분 정도 되는 노선이라도 상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함을 느낍니다. 수원역에서부터 용인시내를 거쳐 먼 길을 달려온 10번 버스는 백암에는 오후 1시 35분에 도착하는데, 내리면서 생각해 보니 뒷차를 탔더라면 아슬아슬하게 백암에 왔을 것 같았죠. 20분 정도 간격은 시골에서는 참 만만한 간격이지만 잘못하면 코스 아작 난다는 그분의 말이 머릿속에 울려퍼집니다.

어쨌든 백암에 1시 35분에 도착한 덕분에 대망의 가마골 경유 곤지암행 버스 시간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시간표 수집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는데, 오옷!

백암 공영버스인 73번의 시간표가 변경도 되고 전체 시간표가 다 나와있었습니다. 예전처럼 행선지별로 시간 안내가 아닌 하루 전체의 시간표 형태로 나와 있었는데, 8월 1일부터 시행한다는 걸로 보아 바뀐 지 얼마 안 된 듯했지만 운행코스에 변동이 있는 듯 했습니다. 그 단적인 예로 새 시간표에는 이진봉이나 잣나무라는 듣도 보도 못한 장소가 적혀 있질 않더군요. 아무튼 73번의 시간표가 바뀌었다는 신선한 소식을 접하고 곤지암행 버스를 기다리는데, 백암 정류장이 시외버스와 시내버스 모두 승차 가능한 곳인데다 안성과 곤지암에서도 버스가 들어오는 동네라 그런지 타는 장소 안내가 나름대로 잘 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 (2장 모두) 올해 8월 1일에 바뀐 73번의 따끈따끈한 시간표.

 

▲ 73번에 한해서는 과거의 시간표가 되었습니다.

 

▲ 이 당시의 용인~운학동~백암 통합 시간표. 10번보다 빠르게 용인~백암을 오갈 수 있는 시간대였죠.

 

▲ 백암시외버스정류장 시간표. 이 당시에는 시내버스도 표 끊어줬었죠.

 

▲ 안성으로 가는 백성운수 35번. 이 당시에는 중형버스로 운행하고 있었고, 황새울도 들러주었습니다. 이 당시에는 곤지암~백암 노선이 황새울까지 하루 2회 연장운행을 했었는데, 그 노선이 다가 아닌 것이죠.

 

 

오후 1시 48분이 되자 수원으로 가는 10번이 오더니 사람들을 태우는데, 세계속의 경기도 GBUS 라는 문구를 띄우고 있는 로얄시티 하나가 뒤쪽에서 나타나더군요. 저게 가마골 경유 곤지암행 버스겠거니 싶었는데, 역시나 곤지암 행선판을 끼우고 있었습니다. KD운송그룹 오지노선들의 경우 종점에만 오면 다 빨간색으로 대문짝만하게 적힌 곤지암, 이천 등등으로 행선판을 바꿔버리니 아쉽게도 정작 중요한 행선판을 찍어보기가 정말 어렵더군요. -ㅅ-;; 덕분에 곤지암~백암 노선 행선판 중에 가마골이라는 이름이 있는지의 여부는 의문으로 남게 됩니다.

 

어쨌든 가마골을 경유하는지 여부는 언뜻 봐서는 알 수 없게 생겼지만, 곤지암터미널의 시간표를 믿어봐야죠. ㅎㅎ
버스에는 저 외에도 할머니 다섯 분과 할아버지 두 분이 승차했는데 승차권을 내는 걸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경기도에서는 양평 말고는 시내버스 타는 데 승차권 쓰는 동네를 별로 보질 못했는데 뜻밖이더군요;;;

그런데 버스가 오후 1시 50분이 되지도 않았는데 바로 출발해 버립니다. 기사아저씨께서 더 이상 타려는 손님이 없을 거라는 판단을 하신 듯했는데, 버스가 조발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게 좋을 것 같았습니다. 곤지암행 버스는 10번과 똑같이 백암을 나가는 듯 하더니 백암 입구에서 바로 10번과는 작별을 고하고 북으로 북으로 달리기 시작합니다. 백암면사무소 소재지인 백암리를 벗어나 북쪽으로 달리자 마자 나온 첫 번째 마을은 가창리.

그런데 이 노선은 다른 지역으로 가는 노선들의 기본적인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주요 도로를 따라서만 달린다(신도로와 구도로 중에서는 구도로로)라는 틀을 여지없이 깨 버립니다. 가창리에서 갑자기 왕복2차로 도로를 버리고 1차로 길을 달리는데, 여기는 대형차라는 걸 감안하면 쩔었습니다.;;


▲ 예상외였던 가창리의 1차로.

 

▲ 내창이라는 정류장도 지납니다.



가창리의 의외의 1차로를 지나니 청강대가 나왔고, 지산리조트가 있는 해월리를 지나 오천리, 즉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사무소 소재지에 다다르니 여기서 사람들이 내리고 타고 합니다. 백암에서 오천까지는 15~20분 정도 걸린 듯했고, 오천을 지나 바로 곤지암 쪽으로 달리니 정류장 이름에 관리라는 지명이 나오더군요. 지도로 살펴보니 이제 조금만 있으면 가마골 입구로 가겠다 싶었는데, 역시나 관2리를 지나자마자 가마골 입구가 나왔고 버스는 좌회전 틀어 들어갑니다. 아싸!!

가마골은 어떤 곳일까 무지하게 궁금했었는데, 들어가는 길이 진짜 쩔었습니다. 게다가 지도를 보니 가마골은 97번 종점인 식금리하고 붙어 있었는데, 멋진 오지연결 기행이 나올 것 같습니다. 가마골~식금리 간 도보할 때 소요시간이 얼마인진 모르지만 시간대를 계산해 보니 가마골에서 환승가능한 타이밍도 있는 듯 하더군요. 와우 ㅋㅋㅋㅋ

 

하여간 지도를 보지 않는 한 정말 오지연결이 되는지 그렇지 못한지 알기 힘들 것 같던 가마골. 이 멋있는 길을 저 혼자만 보면 아깝죠. 동영상으로도 남겨주는 센스를 발휘합니다. ㅋㅋ

 

 

▲ 정말 개쩌는 가마골 가는 길. 버스가 저 야산을 넘어갑니다. 오우~ ㅋㅋ

 

▲ 가마골 입구부터 1차로입니다. 대형버스인 로얄시티로 가는만큼 더욱 쩝니다. 햐;;;

 

▲ 가마골의 1차로를 느껴보시라 ㅋㅋ 영상 마지막 부분이 가마골 회차지입니다.

 

 

이 쩌는 길을 따라 가마골로 들어온 버스는 관1리 마을회관 앞에서 회차합니다.

하지만 버스는 제가 가마골의 풍경을 더 자세히 보도록 허락해 주지 않습니다. 손님 두 명 내려주고 바로 다시 돌려나와 곤지암으로 가기 시작했으니 말이죠.

 

 

▲ 가마골 종점. 여기에서 버스가 회차합니다. 이 당시에는 곤지암~백암 노선이 이곳을 오전에 2번, 오후에 2번 들어갔는데 오전에는 백암 방향으로, 오후에는 곤지암 방향으로 경유했습니다.

 

▲ 가마골을 나서며 다시 찍어본 1차로입니다. 대형차가 이런 길을 간다는 게 충격이네요;;

 

▲ 가마골 입구로 나가는 언덕길입니다. 2023년 5월 현재는 여기가 왕복2차로로 확장된 상태지만, 이 장소도 이렇게 개쩌는 시절이 있었습니다. 오우;;;;

 

 

그런데 가마골이 이천/용인 시경계 바로 근처이기도 했지만, 이천/광주 시경계에서도 그렇게 멀지 않은 곳이더군요. 언덕 하나 넘으니 바로 광주시 도척면이라는 안내판이 등장하고, 방도리라는 지명이 나왔던 것입니다. 아무래도 방도리 노선을 타면 이 길로 가다가 방도리로 들어가지 않을까 싶더군요. 하여간 버스는 도척을 지나 오후 2시 35분에 곤지암에 도착합니다.

 

 

▲ 광주~이천 시경계입니다. 이곳을 지나가는 노선버스는 이 곤지암~백암 노선이 유일했죠.



터미널에서 잠시 대기했던 본인은 오후 2시 50분에 출발하는 시어골 노선에 승차합니다. 그런데 광주시내~곤지암을 운행하는 3번 차량에 시어골 행선판만 달랑 있는 형태라서 그런지, 광주로 가는 줄 알고 승차하려는 사람들이 꽤 있더군요. 기사아저씨께서 이것 때문에 짜증이 났는지, "에이 시어골 갈 땐 3번이라는 번호 떼 버려야지 나 원..." 하시네요. -ㅅ-;;;;

그러고보니 이 오후 2시 50분 시어골 노선은 거의 두 달 전에 목격하고도 시어골이 어딘지 몰라 그냥 보내버린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 때와 달리 오히려 타 보려고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참 알고 모르고가 사소한 차이지만 매우 큰 차이를 만들 수 있음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동시에 무서움도 느껴졌죠. 허생이 도둑들을 섬에 데려가 마을을 만든 후 다시 육지로 돌아갈 때 글을 아는 놈들도 모조리 다 데려갔다는데, 허생이 왜 그렇게 했는지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 추곡리 노선을 타면서 지났던 장소입니다. 도웅1리 안쪽을 경유하지 않는다는 것만 빼면, 버스는 추곡리 노선과 똑같은 길로 가고 있었습니다.

 


시어골 노선에 관한 그분의 말씀이 떠올라 더욱 궁금증이 커지는데, 버스는 도웅리, 상림리 경유 추곡리 노선과 똑같이 가다가(단, 도웅1리는 경유하지 않습니다) 상림교 앞에서 우회전을 하더군요. 시어골 노선이 여기서 우회전을 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는데, 정말 알면 알 수록 새로운 길이 등장하니 놀랍기만 합니다. 상림교에서 우회전하여 1차로 길을 달리던 버스는 상림1리라는 마을 표지석을 지나 본격적으로 시어골로 들어가기 시작하는데, 길은 포장이 되어 있어 매끄러운 편이었지만 그래도 쩌는 1차로 길과 경치가 정말 멋집니다. 조금 더 뒤에 왔으면 단풍길을 보았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드네요.

 

▲ 상림교 앞입니다. 여길 오는 다른 노선들은 좌회전을 하지만, 시어골 노선만은 여기서 우회전을 합니다.

 

▲ 시어골의 1차로입니다. 오우~ 형님~! ㅋㅋ

 

▲ 시어골 노선 운행영상. 영상 마지막에 나오는 곳이 시어골 종점입니다.



버스는 시어(時魚)골의 멋진 경치와 쩌는 길을 제게 보여주며 깊이깊이 들어가다 오후 3시 5분쯤 종점에 도착합니다. 이제는 걸어나가는 일만이 남아있었습니다. 빨리 갈 수만 있다면 상림2리에 오는 추곡리행 버스를 탈 수도 있었지만, 그것은 희망 사항이었기에 일찌감치 포기하고 시어골 입구를 향해 걸어나왔죠. 따라서 추곡리에서 오후 3시 50분에 출발한 곤지암행 버스를 상림2리에서 타면 되는 상황일 수밖에는 없었고, 상림2리에는 20~25분 정도 걸려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 (2장 모두) 버스와 함께하는 시어골 종점. 사람이 맑아지는 듯한 느낌이 인상적인 곳이었습니다.

 

▲ 냇물이 바닥까지 다 보일 정도로 맑았습니다. ㅎㅎ

 

▲ 경기도 광주시 도척면 상림1리 마을회관. 시어골은 상림1리에 속한 곳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 시어골 표지석. 알고보니 시어골의 시어는 한자였더군요;;;

 

▲ 시어골 입구인 상림2리로 걸어가면서 찍어본 1차로. 그분께서 시어골 노선을 두고, "귀하면서 쩌는 친구" 라고 한 것은 정말이었습니다. 오우~ 형님~! ㅋㅋ

 

▲ 저 길로 들어가면 시어골로 갑니다.

 


상림2리에는 오후 4시가 넘어야 버스가 도착할 것이므로 30분 정도 여유시간이 남아있었습니다. 오후 4시 5분이 약간 안 되어 도착한 버스를 타고 곤지암으로 돌아오니 방도리 노선과의 시간도 맞더군요. 오후 4시 30분 출발시간에 맞춰 기사아저씨 한 분이 행선판을 방도리로 바꾸시는데, 오옷! 행선판에 진우 낚시터가 적혀 있습니다. 곤지암발 오후 4시 30분 방도리 노선은 진우3리를 경유했기 때문에, 허탕을 쳤던 저번과는 달리 이번에는 그 굴다리를 지나가지 않을까 기대가 되었죠.

 

버스는 곤지암을 벗어나자마자 금방 진우리에 도착하고 드디어 진우삼거리에서 진우3리로 들어가는데...


▲ 진우3리로 다시 들어갑니다.

 

▲ 진우3리 경유 버스를 타면, 중부고속도로와 나란히 달려볼 수 있습니다.

 

▲ 진우3리 회차지에 도착한 버스. 문제의 굴다리가 왼쪽에 있는데, 결국 이번에도 가지 않더군요. ㅜㅜ

 


이럴수가 그 굴다리로 들어갈 듯한 모션을 취하던 버스는 그냥 굴다리 앞에서 돌려 나가버립니다. 분명 행선판에 "진우3리" 가 아니라 낚시터라고 적혀 있었는데 이게 어떻게 된 거지? ㅜㅜ 결국 진우3리 낚시터 구간은 해결짓지 못하고 도척으로 가는데, 아까 백암에서 타고 왔던 곤지암행 버스와 똑같이 달리다가 방도1리 입구를 지나 방도2리에 다다라서야 마을쪽으로 들어가더군요. 기사아저씨께서는 오후 4시 55분 조금 지나서 마을회관 앞에서 회차를 한 뒤, 시동을 끄십니다.


▲ 경기도 광주시 도척면 방도2리입니다. 추수를 해야 할 때가 다가올텐데, 올해는 배추값도 ㅄ같이 오르고 곤파스의 여파도 있다보니 밥과 김치를 먹기가 조금 힘들겠더군요. ㅠㅠ

 

▲ 방도2리의 1차로 길.

 

▲ 방도2리 마을회관. 여기에서 버스가 시간을 맞추더군요.



여기가 종점인가(벌써?) 싶어 내리려고 몸을 일으키려는데, 손님들이 한두 명 내린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차에 앉아 있습니다. 헐;;; 뭔가 이상해서 계속 죽치고 앉아 있으니 오후 5시 조금 안 되어 기사아저씨께서 행선판을 곤지암으로 바꾸시고(헉! 벌써??) 다시 시동을 걸어 버스를 출발시키더군요. 버스는 방도2리를 빠져나와 곤지암으로 가다가 방도1리로 들어가는데, 개쩌는 1차로 길이 저를 반깁니다.


▲ 방도1리로 들어가는 버스. 또 1차로 길이 나오는데, 저 앞에서 우회전을 하더군요;;;

 

▲ 사진으론 이렇게 나왔지만, 실제로는 거의 U자형 커브길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와;;;;;

 

▲ (2장 모두) 집들 사이로 막 지나다니는 것도 압박스럽습니다. 와;;;;



다시 방도리 1차로 길을 들쑤시던 버스. 

낯익은 건물이 하나 보이는데, 방도1리 마을회관이더군요;;;

 

 

▲ 97번 도척 지선으로 보았던 방도1리 마을회관을 다시 봅니다. 정말 놀랍습니다. ㅋㅋ

 


마을회관과 버스의 위치를 살펴보니 버스는 아까 경남여객 기사아저씨들이 말한대로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마을회관 앞에서 좌회전을 할 것이었는데, 과연 버스는 마을회관 앞에서 좌회전을 하여 1차로 길을 조금 달린 후, 유정마을이라고 적힌 정류장 표시 앞 공터에서 잠시 멈춰서더군요. 시계를 보니 오후 5시 10분이 조금 안 되었는데, 이것으로 방도리 출발시간은 방도1리 유정마을 앞 정류장 기준이었음을 깨닫습니다. 동시에 왜 그 굴다리를 지나지 않았을까 이해도 되더군요(덕분에 그 문제의 구간은 귀로 시에 경유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드네요. -ㅅ-;;).


▲ 아까 경남여객 기사아저씨들이 이야기했던 그 오른쪽 길입니다. 미디도 꽉 낄 것 같네요.;;;;

 

▲ 경기도 광주시 도척면 방도1리 유정마을 정류장. 버스는 여기에서 회차를 합니다.

 


오후 5시 10분이 되자 버스는 바로 출발하는데, 다시 마을회관으로 나왔다가 이번에는 아까 경남여객 97번으로 지났던 길로 이동하여 유정마트 앞을 지나 도척 쪽으로 가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방도리 노선은 순환이었더군요.

 

 

▲ 방도1리 마을회관에서 유정리로 나가는 길. 경남여객 97번 도척 지선도 이 길을 이용했었죠.

 

▲ 이 사진 기준으로, 추곡리 노선이 양옆으로 지나다니는 곳인 유정마트 앞입니다. 이곳에서 추곡리, 방도리, 그리고 용인으로 가는 노선이 갈라지는 것이더군요.

 


저는 오후 5시 15분 안 되어 유정1리에서 하차합니다.

다시 곤지암으로 되돌아가려면 용인에서 넘어올 95번을 기다리거나 도척으로 걸어가서 오후 5시 40분에 출발하는 곤지암행 버스를 타는 두 가지 방법이 있었는데, 95번은 10분을 기다려도 오질 않더군요. 결국 95번은 먼저 지나가버렸다는 결론을 내리고 도척성당을 향해 걷게 되었고, 오후 5시 35분에 도척에 도착합니다.

오후 5시 40분이 조금 안 되어 곤지암 행선판을 꽂은 로얄시티 한 대가 오는데, 진우리 경유와 도웅,상림리 경유가 같이 오는 시간대다보니 둘 중 어느 것이 먼저 올까 궁금증이 듭니다. 일단 그 버스에 승차하여 도척초등학교 이후 가는 방향을 보니 상림리 경유였지만, 행선판에 곤지암이라고만 되어 있으니 도저히 알아볼 방법이 없네요. -ㅅ-;;; 그런데 제가 탄 버스가 도웅리 안쪽으로 들어가지 않는 것을 보니, 혹시 이거 용인에서 온 버스(37-5)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용인에서 올라온 버스일 줄 알았으면, 유정리에서 도척까지 걸어오지 말고 기다렸다가 걍 탈걸...-ㅅ-;;;

 

곤지암 오기 직전에 사거리 신호의 간격이 꽤 길다보니 교통 체증이 있었지만, 곤지암에는 오후 6시 조금 안 되어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터미널까지 가지 않고 농협에서 하차하게 되었고, 바로 신대리로 걸어갑니다. 신대리 노선 시간이 꽤 남은 편이라 여유있게 다리를 건너 지도를 보면서 갈 수 있었죠. 

 

 

▲ 곤지암 어귀의 교차로. 신호 간격이 제법 깁니다.

 

▲ 경기도 광주시 실촌읍 신대리 새터말. 저 길로 들어가면 되었습니다.

 

 

신대리가 곤지암 바로 옆 마을이던데 버스가 어떻게 가나 궁금한 가운데, 사슴농장 입구라는 정류장 표시가 보여 이곳에서 기다려 보기로 합니다. 확인 차 주민에게 버스 운행구조를 물어보니, 버스가 이 정류장을 지나 윗동네로 갔다가 강변도로를 이용해 바로 곤지암으로 간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 정류장에서 기다리는 게 천만 다행인 일이었습니다. ㅎㅎ

 

 

▲ 제가 버스를 기다렸던 사슴농장입구 버스정류장. 이 당시에는 버스가 하루 3번만 오는 곳이었는데, 2023년 5월 현재와 비교하면 진짜 격세지감을 느끼는 장소 중 하나입니다. -ㅅ-;;;



버스 기다릴 장소를 정하고 시계를 보니 오후 6시 25분이었으며, 시간이 지나니 저녁노을도 사라지고 점점 어두워지며 추워지기 시작합니다. 어제 미리내 갈 때도 이 추위 때문에 난실리에서 혼난 기억이 있다보니 오늘은 간단한 점퍼를 준비해 왔는데, 드디어 빛을 보는 순간입니다. ㅎㅎ

점퍼를 입고 버스를 기다리다보니 신대리가 꽤 조용한 마을이라는 데 놀랍니다. 다리 하나만 건너면 곤지암이고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인데 느낌이 왜 이렇게 다른지 모를 일이더군요. 오후 6시 45분이 지나니 드디어 기다리던 버스가 옵니다.

 

 

▲ 뒤에 있는 것이 신대리 버스입니다. 날이 어두워져서 제대로 나오질 않네요. ㅠㅠ



행선판에는 39-2라는 번호와 함께 신대리 라는 세 글자만 적혀 있었죠. 저를 태운 버스는 어느 빌라들이 모여있는 곳까지 직진을 했다가 빌라 앞에서 좌회전을 하는데, 1차로 길을 달려주더군요. 그리고는 아까 주민이 알려준 그 강변도로를 달리더니 바로 곤지암터미널로 오는데, 노선이 워낙 짧다보니 버스를 단 5분만 타게 되었습니다. 결국 신대리는 서비스 노선인 셈이었습니다.


▲ 신대리 노선의 1차로입니다.

 

▲ 신대리 1차로 구간 운행영상.



기사아저씨께서 어디 가냐고 물어보시길래 터미널이라고 대답했는데, 버스가 터미널 안 승차장으로 가는 게 아니라 3번 국도변에 정차합니다. 기사아저씨께서 내리라는 뜻으로 문을 여셔서 얼른 버스에서 내리니 버스는 바로 직진을 하여 어디론지 가 버리더군요. 실촌읍사무소 앞길로 터미널로 들어갈 생각이 아니었을까 싶었지만, 버스가 어디로 가려는지 파악하진 못합니다.

이제 날도 어두워지기도 해서 500-1번이나 500-2번 등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려는 찰나, 마침 오후 7시 15분에 오향,신촌리 경유 봉현리 노선이 출발한다는 사실이 생각이 나더군요. 이 노선은 전에 봉현리에서 탔던 탓에 오향리에서 봉현리까지 구간을 가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걸 타고 신촌리에 내린 다음 500-1번이나 500-2번을 타고 집에 가기로 하고 냉큼 버스에 승차합니다. 

오후 7시 15분에 정확히 출발한 버스는 열미리를 지나 오향리로 가다가 갑자기 부항리로 우회전을 하는데, 1차로 길이 저를 반깁니다. 그런데 1차로 길이 정말 개쩔더군요. 오우~!!

 

차창으로 부항1리 마을회관도 보이는데, 지도로 보니 오향리에서 부항1리를 지나 봉현리로 가는 것이었더군요.


▲ 부항1리 1차로 길을 운행하는 버스. 아 정말 사진 촬영의 진정한 방해꾼이자 적은 어둠입니다. ㅠㅠ

 

▲ 부항1리의 개쩌는 1차로 주행영상 1

 


그런데 부항1리 마을회관 가기 전, 맞은편에서 오던 승용차 때문에 몇 분을 잡아먹고 맙니다. 승용차가 좀 눈치 봐서 빼줘야 하는데(오지에서는 버스가 먼저입니다), 뒤에 차가 또 오는 마당에 1분이상 서로 대치만 하고 그러질 않았던 것이었죠. -ㅅ-;;;

 

 

▲ 부항1리의 개쩌는 1차로 주행영상 2



어렵사리 수습을 하고 다시 출발하니 시간은 이미 꽤 흘러간 뒤였으며, 버스는 만선리 경유 봉현리 노선과 마찬가지로 부항2리 마을회관을 찍은 다음 봉현리로 갑니다. 봉현리 종점에 도착하니 출발시간인 오후 7시 45분 출발시간이 다 된지라 기사아저씨께서 곤지암으로 행선판을 바꾸고 바로 출발하더군요. 이제 신촌리 가겠지 하고 앉아 있는데, 엥????

 

어두워서 분간을 제대로 못했지만 봉현리 입구에서 좌회전을 해야 하는데 우회전을 한 것 같습니다. 이건 뭐지 싶어 계속 앉아있으니 버스가 아까 지났던 남촌골프장 입구를 지나 다시 부항1리로 가는 것이었습니다. 덕분에 부항1리 1차로를 왕복으로 타는 행운을 잡긴 했지만 정말 이상한 것은 어쩔 수 없었죠. 단말기에 노선이탈이라는 멘트가 나오지도 않는 걸 보면 막차만 이렇게 가는 건가 싶지만, 기사아저씨께 물어볼 수 있는 상황도 아니라서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곤지암까지 다시 타고 와야만 했습니다. ㅜㅜ 이것 때문에 그분이 봉현리에서 오후 4시대가 아니라 7시대에 환승을 하는 게 좋다고 말씀하신 게 아닐까 싶었지만, 여러모로 이상한 것은 어쩔 수 없었죠. 기사아저씨께서 아무리 시간 맞추기 바빴다지만, 계속 맨 앞자리에 앉아 있었는데도 어디 가냐는 질문이 전혀 없었으니 말입니다. -ㅅ-;;;

 

 

▲ 얼떨결에 다시 지나가보게 된 부항1리의 1차로.

 


이 어이없는(?) 사건 덕분에 신촌리로 갔다가 500-1번이나 500-2번을 타고 오겠다는 계획은 정말 어이없이 박살이 나고 말았습니다. 결국 곤지암터미널 바로 전 정류장에 내린 다음 오후 8시 22분에 도착한 잠실역 가는 500-1번을 탔는데, 오우~! 광주시내를 거치지 않고 모란역까지 계속 3번 국도로 쏘다보니 정말 빠릅니다. 모란역에 도착하니 오후 9시가 조금 안 된 시각이더군요. 


모란에 내려 집으로 가는 가장 가까운 직행 시간을 보니 오후 9시 5분이더군요. 2900원 주고 표를 끊은 뒤 버스를 기다리니 정확히 오후 9시 5분에 태화상운 직행이 도착합니다. 이걸 타고 집에 돌아가니 우와...집까지 오는 데 그 지긋지긋한 안양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40분밖에 안 걸렸네요. 2023년 5월 현재 시점에서 생각해보면, 이 때를 기점으로 제가 직행좌석버스와 시외버스에도 눈을 뜨게 된 것이 아닐까 싶더군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