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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스로 떠나는 시골 여행
버스 기행문/2018년~2019년

2019년 9월 21일 - 아차노리로 시작한 동두천, 연천 버스 시승기

by 회관앞 느티나무 2022. 9. 12.

모처럼 경기북부 시승을 떠나게 된 저는 올라가는 중간에 석준형과 만나 함께 동두천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동두천 쪽으로 가려면 꼭 반드시 챙겨야만 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소요산행 전철 시간이죠. 물론 변치 않는 우리 <4호선 라인>은 창동역에 오전 11시 36분에 도착한 소요산행 전철을 타는 데 성공했고, 지행역에 내리니 12시 10분입니다. 이번에 탈 버스는 롯데마트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우리는 39번을 타고 송내사거리에 하차하여 롯데마트로 들어갔습니다. 그랬더니 우리가 탈 91번 버스가 출발 대기하고 있더군요. ㅋㅋ

 

 

[대양운수 91-1번][환승]

동두천터미널,롯데마트 1250 - 아차노리입구 1251 - 아차노리종점(회차) 1253 - 아차노리입구 1255 - 대양운수본사 1256 - 송내안골(회차) 1259 - 대양운수본사 1302 - 지행주유소 1303 - 동두천중앙고,지행역 1305

 

오후 12시 50분에 롯데마트를 출발한 버스는 지행역으로 바로 가는 게 아니라 의정부쪽으로 살짝 내려가다가 아차노리입구에서 좌회전 틀어 아차노리를 찍고 나왔습니다. 아차노리에는 맞춤버스 91번이 생기면서 버스가 처음 들어가게 되었기 때문에 궁금했던 곳이었는데 이번에 해결이 됩니다. 분명 동두천시였지만 시내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이렇게 시골과 다름없는 풍경이 나오는 게 참 이채로웠습니다.

 

 

▲ 버스가 회차하기 전에 찍어본 아차노리 버스정류장. 회차지 바로 직전에 있더군요.

 

▲ 경기도 동두천시 송내동 아차노리마을 회차지.

 

 

아차노리를 빠져나온 버스는 안골도 함께 경유하였습니다. 안골은 이전에도 버스가 들어가던 곳이었지만, 91번이 대체하게 되면서 버스 타기가 좀 편해졌다고 할 수 있는 곳이었죠. 안골로 가는 노선버스의 운행횟수는 91번 개통 이전과 크게 달라진 건 없지만 지선 노선들이 많기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대양운수다보니, 번호보다는 행선지를 봐가며 버스를 타야 하는 경향이 매우 강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대양운수가 그 엄청난 수의 지선노선들을 조금씩 정리하겠구나 하는 예상을 이 91번을 통해 해보게 되었죠(그리고 2021년 12월 현재를 보면, 이 예상은 맞아들어갔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 안골마을로 들어가는 길에 있던 대양운수 본사.

 

▲ 안골마을 버스종점.

 

 

오늘 91번을 탄 덕분에 안골 노선은 탈 필요가 없게 된 것은 물론, 아차노리 안쪽도 보게 되는 성과를 거두게 됩니다. 여러모로 올레죠 뭐 ㅋㅋ

 

지행역에 내린 우리는 오후 1시 11분에 있던 소요산행 전철을 타고 보산역에 하차합니다. 오래간만에 여기 온 김에, 이 일대에서 유명한 케밥집인 하스케밥을 한번 가보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스케밥은 예전에 한번 가본적이 있었는데 오래간만에 다시 방문해보니 그때와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고, 저와 석준형은 케밥 하나씩 사서 맛있게 잘 먹은 후 편의점에서 음료수까지 하나 까먹었죠.

 

우리가 이렇게까지 여유를 부린 이유는, 다음에 탈 35번이 연천역에서 오후 2시 45분에나 있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남으니 우리는 버스를 타고 연천역까지 가기로 했고, 어플을 돌려보니 39번은 오려면 30분 넘게 기다려야 했으나 36번은 금방 온다고 되어 있어 36번을 타고 소요산쪽으로 가다가 동두천역에서 39-2번을 타고 연천역을 향해 가게 되었습니다.

 

 

[평안운수 36번][1250]

보산역,보산초등학교입구 1337 - 북보산동 1338 - 동두천역 1340

 

[연천교통 39-2번][환승]

동두천역 1345출발 - 창말 1347 - 소요산역 1351 - 초성리역,청산면사무소앞 1401 - 학담입구 1404 - 전곡선사박물관앞 1408 - 전곡터미널 1412 - 은대3리 1416 - 고포리입구 1421 - 통재입구,팔판서마을 1422 - 연천군청 1425 - 연천역 1428

 

 

▲ 연천역에 오면 한 번은 보게 되는 급수탑.

 

▲ (2장 모두) 경원선 열차 대체버스. 매냐들도 완전 좋아할 만한 노선이겠다는 뻘생각도 들더군요. 노선 길지, 무정차 구간 길지, 요금도 본전이지, 완행이든 직행이든 요금 똑같지, 완벽 그 자체였으니까요. ㅋㅋ

 

▲ 때마침 출발 대기중이던 대양운수 55번. 연천역 앞에서 매시 30분 출발이라고 보면 되는데, 무슨 일인지 출발시간에서 3분이 지났는데도 출발을 안하고 있더군요.

 

 

때마침 경원선 대체운송버스가 도착하길래 그것도 보고, 출발시간이 3분 지났는데도 웬일인지 출발을 안하고 있던 55번도 사진으로 남기고(어차피 이따 군남에서 잡아 탈 버스였기 때문에 ㅋㅋ 늦게 출발하면 우리에게 더욱 좋은 상황이었죠), 석준형의 뜬금포 개그에 웃고 하다보니 어느새 오후 2시 45분이 되었고 과연 35번 버스가 우리 눈앞에 나타났습니다.

 

 

▲ 올해 개통된 신규 공영버스인 35번. 왕림리와 부처고개를 경유하여 군남으로 갑니다. ㅋㅋ

 

 

[연천교통 35번][환승]

연천역1445 출발 - 연천군청 1446 - 왕림4반 1450 - 왕림삼거리1454 - 부처고개 1455 - 군남면사무소 1500

 

우리가 35번을 타보게 된 이유는 이것이 연천역에서 군남으로 가는 노선이었기 때문인데, 왕림리에서 군남까지는 가본 적이 있었지만 읍내에서 왕림리로 가는 도로는 가본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왕림리 가는 버스들은 죄다 전곡 출발인데다 왕림리 4반에서 회차해 버리기 때문에, 읍내에서 왕림리로 가는 도로 자체는 있었지만 거길 지나다니는 버스가 없으니 가보려 해도 쏘카나 그린카를 동원하기 전에는 가볼 수가 없었던 것이죠.

 

버스는 우리 단 둘만을 태우고 연천역을 출발했고, 읍내를 벗어나자마자 나온 충현탑 삼거리에서 우회전을 하여(다른 노선들은 전부 전곡으로 가기 위해 좌회전을 하죠. -ㅅ- ㅋ) 연천의 조용한 도로를 쌩쌩 달리기 시작합니다. 얼마나 도로가 조용하던지, 왕림삼거리까지 가는 내내 우리가 탄 버스 외에는 도로에 차들이 보이질 않았습니다.

 

 

▲ 연천읍에서 왕림리로 바로 가는 도로의 모습. 정말 지나다니는 차 하나 없이 조용~합니다.

 

▲ 왕림리4반 버스정류장. 여기 오는 버스들은 35번 외에는 전부 전곡에서 출발하며, 여기에서 회차를 합니다.

 

 

연천은 푸른 적막함을 느낄 수 있는 동네인데, 이 노선 역시 그 느낌을 제대로 느끼게 해 주네요. ㅋㅋ

사실 35번은 "연천읍으로 한번에 가는 노선이 없어 군청에 일 보러 가기 불편하다!" 는 민원 때문에 생겼을 게 뻔한 노선이었고 정말 그 이유가 아니라면 왜 있는지 모를 기름낭비 노선이었지만, 어쨌거나 우리에게도 자동차 아니면 지나가기 힘들 곳도 가볼 수 있어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면 그만이니까요. ㅎㅎ;;

 

 

▲ 왕림삼거리.

 

▲ 왕림삼거리 버스정류장. 사진 왼쪽의 도로로 가면 군남으로 갑니다.

 

▲ 왕림리 마을회관.

 

 

왕림삼거리에서 우회전한 버스는 부처고개를 지나 군남까지 쭉 달렸고 우리는 오후 3시에 군남면사무소에 내릴 수 있었습니다. 아까 연천역에서 봤던 55번을 타고 전곡 쪽으로 가야 했는데, 당연하다면 당연한 말이지만 55번이 오려면 10분정도 남아 있었기 때문에 여유가 있었죠. 55번은 옥계리 쪽으로 돌아서 군남으로 내려오기 때문입니다. ㅋㅋ

 

이리하여 우리는 편의점에 잠시 들러 음료수를 마신 뒤, 금방 도착한 55번을 타고 전곡으로 되돌아옵니다.

 

[대양운수 55번][환승]

군남면사무소 1511 - 군남중학교 1513 - 진상삼거리 1515 - 황지리 1517 - 남계리교회 1519 - 전곡읍사무소 1522 - 전곡터미널(대양운수) 1523

 

 

▲ 이 당시의 신일여객 95번 버스시간표.

 

 

오래간만에 그 맛있는 만두집도 아직 잘 있는 것을  확인할 수는 있었지만, 백학으로 가는 58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먹어보지는 못한 게 좀 아쉽더군요. 어찌됐든 우리는 오후 3시 30분에 출발하는 58번을 타고 백학까지 가게 됩니다.

 

 

[대양운수 58번(백석리,백학)][환승]

전곡터미널(대양운수) 1530 출발 - 남계리교회 1534 - 황지리 1536 - 진상삼거리1539 - 우정다리앞 1540 - 왕징면사무소(회차) 1541 - 우정다리앞 1542 - 미산입구 1544 - 유촌리,미산면사무소앞 1545 - 백석리 1546 - 정발장군묘 1547 - 아미리 1551 - 찬우물 1553 - 백학면사무소 1554 - 두일3리마을회관 1555

 

백석리 경유였기 때문에 오래간만에 정발장군묘 근처 도로로 해서 백학으로 갈 수 있었는데, 버스가 예전과는 다르게 백학 시가지 안으로는 들어가지 않고 시가지에서 약간 떨어진 두일3리 마을회관에서 회차를 하더군요. 백학 종점이 없어지고 두일3리에서 버스가 회차하게 되었다는 정보가 있었기에 그러려니 하긴 했지만, 뭔가 좀 아쉬운 느낌은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두일3리 마을회관은 예전에 백학에 왔다가 시내를 나와 원당리 쪽으로 살짝 걸어보았던 날 봤었던 곳이라 낯선 장소는 아니었지만 말입니다.

 

 

▲ 진상리에서 왕징면사무소가 있는 무등리로 가는 길에 찍어본 풍경. 사진에 보이는 하천은 임진강입니다.

 

 

두일3리 마을회관에 내리니 버스는 회차를 위해 저만치 멀리 달려가 버렸고, 우리는 백학시내로 들어가 구 백학종점을 가로질러 092번 백학 종점을 향해 걷기 시작합니다. 백학 종점이 없어지면서 092번도 종점이 바뀌었다는데 이 녀석도 시내에서 살짝 바깥에 있는 곳으로 종점을 옮겼더군요. -ㅅ-;;

 

 

▲ (2장 모두) 58번의 종점이 된 두일3리 마을회관. 백학 시내 어귀에서 살짝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 두일3리 마을회관에서 촬영한 이 당시의 80번 시간표.

 

▲ 역시 두일3리 마을회관에서 촬영한 이 당시의 58번 시간표.

 

▲ 백학 시내 입구. 오른쪽 길로 가면 두일3리 마을회관이 나옵니다.

 

▲ 이제는 아무 버스도 들어오지 않게 되어버린 구 백학종점. 버스 타기가 나빠진 듯 싶더군요. -ㅅ-;;

 

▲ 이 당시의 092번 시간표. (촬영장소 - 구 백학종점앞 슈퍼)

 

▲ 092번 백학종점 전경.

 

▲ 백학종점 버스정류장.

 

▲ 백학 버스종점 위치 안내도.

 

 

이렇게 조그만 동네의 버스종점도 바뀌어버리다니 참 세상 알 수가 없는 일입니다. 시골에서는 땅주인 또는 주변 상가 주인들의 권력 행사(?) 때문에 버스종점이 바뀌는 사건이 가끔씩 생기곤 하는데, 이곳 백학도 그 때문에 종점이 바뀌어 버린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더군요. 백학도 정말 그런 케이스인지는 모르지만, 시골에서도 인간들의 이기심은 끝이 없다는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됩니다. -ㅅ-;;

 

그래도 092번 종점 역시 구 백학종점에서 살짝 바깥으로 나가면 있었는지라 찾기 어렵지는 않았고, 우리는 여기에서 사일런트 아이가 부른 노래인, <Silent Eye>와 <Hell Hound>를 들으며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 있었죠. 어둠속 어둠속에 시퍼런 영혼이~! 인간쓰레기들~! ㅋㅋㅋㅋㅋㅋ <Silent Eye>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부르기 어려운 곡 1위로 널리 알려진 정말 미친 노래(...)이기도 했지만, 사일런트 아이의 이 노래들에 들어있는 정신을 아는 본인인지라 정말 <Silent Eye>와 <Hell Hound>는 명곡이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네요. 노래방에서 <Silent Eye>는 몇 번 불러본 적이 있었는지라 더더욱 그랬죠. ㅋㅋ

 

 

[명진교통 092번][1150]

백학종점 1650 - 백학산업단지 1653 - 학곡리입구 1659 - 주월리입구 1700 - 구읍삼거리 1703 - 적성전통시장,구 적성터미널 1707

 

이윽고 오후 4시 50분이 되자 적성으로 가는 092번 버스가 도착했고, 우리는 이걸 타고 적성으로 이동합니다. 아쉽게도 석준형과 알고 지내는 기사분이 걸리지는 않았지만요. -ㅅ- ㅋ

 

 

▲ 적성으로 가는 명진교통 092번 마을버스.

 

▲ 학곡리를 지나 주월리로 가면서 보게되는 임진강의 모습. 연천/파주 시경계이기도 합니다.

 

 

아무 데도 들러가지 않는 시간대였기에 버스는 왕복2차로 도로만을 따라 쭉 직진하며 적성으로 이동하였고, 20분도 안 되어 적성에 도착합니다. 뭘 타도 오래걸리고 멀기만 한 동네인 적성이지만, 백학만은 예외였죠. ㅋㅋ

 

 

▲ 적성터미널 안쪽에 버스 주차하던 장소였던 공터에 이렇게 마트가 들어서 있었습니다.

 

▲ 이 당시의 091번 시간표. 배원리, 인화약방 경유???

 

▲ 이 당시의 7700번 시간표. 감악산 출렁다리를 가는 주말,공휴일 이층버스 노선이었죠.

 

 

그런데 적성터미널이 사라졌다고 하더만 정말로 사라져 있더군요. 터미널에는 장보고마트라는 마트가 들어서 있었습니다. 마트 이름이 장보고라니 신라의 위인인 장보고가 머나먼 이곳 파주에서 환생(?)한 듯한 느낌도 드네요. ㅋㅋ 집에 가기 전에 "장 보고" 가라고 장보고마트인 게 아닌가도 싶었지만요. -ㅅ- ㅋ

 

 

[으뜸교통 091번(배원리농원)][1150]

적성전통시장,구 적성터미널 1725 - 구읍삼거리 1727 - 구읍1리 1728 - 객현1리 1730 - 배원리농원(회차)1734 - 객현1리 1738

 

하여튼 우리는 장보고마트에 들어가 음료수 하나 사먹고, 봉화촌으로 가기 위해 오후 5시 25분에 있는 091번 마을버스에 승차합니다. 물론 이것 역시 석준형의 개쩌시는 계획이었지만, 때마침 이번 091번은 배원리농원도 끼어 있었기 때문에 아싸 고도리입니다. ㅋㅋ 게다가 코스표를 사진으로 박아내고 함께 관찰해보니 배원리대대와 농원이 다른 곳이라는 것도 알게 되는데, 배원리대대 가는 시간대면 농원 가겠지 하던 것에 우리는 허를 제대로 찔렸죠. 어쨌거나 이번 시간대는 농원도 함께 가는 때였기에 별다른 문제는 없었지만요. -ㅅ- ㅋ

 

 

▲ 이 당시 091번 코스표.

 

 

버스는 전곡 가는 61번과 다를 거 없는 경로로 쭉 달리기 시작합니다. 과연 배원리농원은 어떨지...

배원리농원은 이번에 새로 버스가 들어가는 장소였던지라 어디까지 가나 오픈라이더를 켜두고 있었는데, 왕복2차로 도로변의 객현1리 정류장을 지난 버스는 바로 우회전을 하더니 1차로 길을 따라 쭉 달리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버스가 가는 것을 가만히 보니 낯익은 길이었는데, 알고보니 61번을 타고 객현리를 들어왔었던 날(2011년 9월 24일 시승기 참고) 갔었던 길이었네요. 그때는 배원리부대 정류장까지만 버스가 갔었는데, 이번에는 한 정류장 더 안쪽으로 버스가 들어가는 거였죠.

 

 

▲ 배원리농원으로 들어가는 1차로 길. 오우~ ㅋㅋ

 

▲ (2장 모두) 배원리농원 종점은 이곳이었습니다. 여기는 그동안 버스가 없어서 가 본 적이 없었는데, 버스정류장까지 세워져 있더군요 -ㅅ-;;

 

▲ 배원리농원을 나오면서 찍어본 곳. 2011년에 탔었던 091번이 (배원리부대까지 가야 하지만 그냥 여기서) 차를 돌렸던 그 장소이기도 합니다. -ㅅ- ㅋ

 

 

[으뜸교통 091번][1150]

객현1리 1801 - 율포리 1802 - 어유지리삼거리 1806 - 인화약방 1807

 

덕분에 저나 석준형이나 배원리농원은 기분좋게 해결하고, 객현1리에 하차합니다. 우리가 탔던 버스는 다시 적성을 향해 되돌아갔고, 우리는 이제 적성에서 오후 5시 55분에 출발했던 091번에 승차해서 봉화촌을 향해 가게 되었죠.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것인지 어유지리 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봉화촌으로 갈 듯한 버스가 인화약방에서 더 갈 생각을 하지 않았고, 기사아저씨께서 내리라는 말을 하는 겁니다. 예????

 

봉화촌까지 가야 맞는데 중간에 회차해 버리는 것은 정말 이 일대에선 전례가 없던 일이라 저와 석준형 모두 어안이벙벙했지만, 시간표에 인화약방을 본 것이 있어서 어쨌거나 버스에서 내리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내리자마자 버스는 도망치듯 적성으로 다시 되돌아가버렸죠. -ㅅ-;; 결국은 시간표에 써있는 인화약방 경유라는 게, 인화약방에서 회차한다는 의미더군요. 원래는 봉화촌 회차지에 내려서 봉화촌 2대대로 걸어갈 생각이었고, 거기서는 딱 한 정류장 거리였기 때문에 조건이 좋았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냐잉한 상황이 생기고 말았습니다. -ㅅ-;;

 

091번 정말 이해가 안 가게 노선이 바뀌어서 냐잉했지만, 정말 생각지도 못하게 도보 거리가 늘어난 탓에 우리는 그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을 겨를도 없이 바로 봉화촌을 향해 서둘러 움직여야만 했습니다. 현재 시간은 오후 6시 7분이었으며 봉화촌 2대대에서 81번이 오후 6시 20분에 있었기 때문에 시간이 너무 부족했던 겁니다. 그래도 최대한 뛰고 걷고 하니 오후 6시 11분에 봉화촌 종점을 볼 수 있었고, 거기서부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천천히 걸어가니 오후 6시 16분에 봉화촌 2대대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초반에만 좀 서두르면 나중이 편한 구조라서 천만 다행이었네요. -ㅅ-;;

 

 

▲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어유지리 봉화촌종점. 여기 인근으로 오는 노선버스들은 무조건 여기를 한 번은 들렀다가 갑니다. 그래서 산으로 둘러싸인 외진 곳인데다 인구가 이전보다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한 시간에 한 두번꼴로 버스를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오후 10시 이전에 막차가 끊기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요. -ㅅ- ㅋ

 

▲ 드디어 도착한 봉화촌 2대대. 버스정류장 표시는 따로 없고, 여기서 그냥 버스 세워서 탑니다.

 

 

맨날 버스로만 들락거렸던 봉화촌종점 그리고 봉화촌2대대를 이렇게 두 다리를 이용해 접근해보다니 참 별일이 다 있다 싶습니다. 저는 물론, 석준형마저 처음 겪었을 정도니 정말이지 사람 일은 모른다는 사실을 우리는 다시 확인하게 되네요. 오늘과 같이, 봉화촌 2대대라는 이 장소에서 버스를 잡아 타게 될 거란 사실 역시 우리 중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었기에 더더욱 그랬습니다. ㅋㅋ

 

어쨌거나 살짝 위기의 순간이 있었지만 우리는 늦지 않게 봉화촌 2대대에 도착할 수 있었고, 제 시간보다 4분이 늦은 오후 6시 24분에 도착한 81번을 타게 됩니다. 어차피 다른 노선들도 오는 장소라 그냥 각자 카드 찍고 환승할인을 받았죠.

 

 

▲ 봉화촌 2대대에 버스가 들어오는 순간. 버스는 저기서 우회전하여 P턴을 할 겁니다. -ㅅ- ㅋ

 

▲ P턴을 하여 우리가 있는 부대 이정표 앞으로 온 버스. ㅋㅋ

 

 

[대양운수 81번][환승,100]

봉화촌2대대 1824 - 삼화2리 1826 - 삼화리3반 1827 - 마전리 1829 - 동이리부대앞 1831 - 동이리종점(회차) 1832 - (동이대교) - 연천군보건의료원 1840 - 농협사거리 1842 - 전곡터미널(대양운수) 1843

 

81번은 마전리와 동이리를 찍고 바로 전곡으로 가는 노선이었는데, 작년에 개통된 동이대교를 십분 활용하고 있는 노선이었습니다. 동이리는 전곡 읍내와는 멀지 않은 공중상의 거리였지만 임진강으로 동쪽과 남쪽이 막혀 있어 막다른 곳이었고, 그 때문에 여기서 전곡을 가려면 마전리에서 동이리로 들어가는 산길을 통해 하루 5번 정도 들어오는 58번을 타고 멀리 돌아가야 하는 큰 불편함이 있었는데 동이대교가 개통됨으로서 그게 말끔히 해소가 된 것이죠. 똑같이 강으로 막혀 있어 통행에 불편을 겪다가 다리 하나 놓인 것 때문에 180도 달라진 가평 사룡리와 인제 관대리를 보는 그런 느낌이 드네요. ㅋㅋ

 

 

▲ 삼화리3반. 삼화리 경유 시간대에 한해 도로 왼쪽의 집 뒤편 공터까지 61번이 왔다가 돌아나갑니다. 제가 52번을 타고 마전리를 갔던 곳이기도 한데, 그것도 어느덧 8년 전 일이 되었네요. -ㅅ-;;

 

▲ 삼화리에서 마전리로 넘어가는 다리인 삼화교에서 찍어본 모습.

 

▲ (2장 모두) 경기도 연천군 미산면 동이리 버스종점. 동이리는 더 이상 가기 불편한 곳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버스는 마전리를 찍고, 기존 58번(동이리 경유)과 마찬가지로 동이리 종점까지 모두 찍고 나온 다음 본격적으로 뻥 뚫린 동이대교를 신나게 달리기 시작합니다. 동이대교에서 바라보는 저녁노을은 정말이지 너무너무 아름다웠죠. 정말 이런 맛에 동네 구경 다니는 거죠 뭐. ㅋㅋ

 

 

▲ 동이대교에서 바라본 대박 멋진 저녁노을. ㅋㅋ

 

 

기존 58번이었다면 동이리에서 전곡까지 30분 잡고 가야 하는데, 동이대교가 뚫린 덕택에 정말 대박 빠르더군요. 동이리종점을 출발한 지 불과 10분 남짓 지났는데 전곡터미널에 내릴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예산은 정말이지 이런 데에 써야 하는 건데요. -ㅅ- ㅋ

 

이제 날도 깜깜해진 데다, 제 기준으로도 연천 노선들은 거의 다 타본 상태라 더 탈 노선도 없어 귀갓길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수유리우동집 본점에서 저녁으로 먹은 우동과 김밥은 참 맛있었습니다. ㅎㅎ

 

 

▲ 강북구 수유동에 위치한 수유리우동집 본점에서 먹은 김밥. 제법 크고 맛나더군요. 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Thanks to

석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