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기행문/2024년~2025년

2025년 3월 15일 - 음성 상곡리 노선과 함께하는 천안~삼성 버스 여행기

회관앞 느티나무 2026. 3. 15. 00:38

겨울이 가고 봄기운이 무르익고 있었던 3월 중순.
이날은 천안 독립기념관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독립기념관 부지가 엄청 넓은데다 지금은 독립기념관에 별다른 행사가 있지도 않으니 사색을 하기에도 좋았던 겁니다.

그리하여 1호선으로 천안에 내려온 저는 400번을 타고 독립기념관으로 가서 시간을 보내다 나오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시간을 보아하니 천안아산역 가는 급행 노선인 815번과 시간이 맞았지만, 굳이 이거 하나 타보기에는 좀 뭔가 아쉬웠습니다. 덕분에 이후 귀갓길이 크게 달라지는 나비효과는 발생하고 말았죠. 그래서 저는 400번을 웬일인지 종합터미널 방향이 아닌 병천 방향으로 타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병천에서 500번대 노선들을 적당히 타주면서 천안역으로 돌아가면 더욱 재미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저는 여기서 또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언제나 그랬듯(?) 병천3리 종점에서 하차한 저는 진천으로 가보기로 생각을 바꿨기 때문입니다. 500번대를 타자니 시간이 안 맞았지만, 대신 진천으로 가는 시외버스와 시간이 맞았던 겁니다. 이 덕분에 귀갓길 루트에서 1호선 전철은 확실하게 배제됩니다. -ㅅ- ㅋ
 
 

▲ 병천3리에서 촬영한 천안~진천 시외버스 시간표. 오후 4시 58분차가 시간이 맞았습니다.

 

천안에서 진천을 오가는 시외버스도 이곳 병천3리 정류장에 서기 때문에 구태여 다른 정류장으로 갈 필요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표를 끊으려고 정류장 바로 앞 슈퍼에 가봤더니 매표를 안 한다고 합니다. 병천이 물론 천안 동쪽 변두리에 있어서 시골틱한 느낌도 나긴 하지만, 어디 강원도 산골짜기도 아니고 오가는 사람들이 꽤 있는 동네인데도 매표소가 없다니 정말 이상하네요. -ㅅ-;;;

정말 어쩔 수 없었습니다.
매표소가 있을 법한 다른 장소는 영 보이질 않으니, 잔돈을 만들어 올 수밖에요. 이쯤되면 시외버스도 터미널에서 타는 게 아닌 한, 현금도 그냥 군말없이 받아주면 안 되나 싶습니다. 매표소가 있질 않는데도 표를 끊어 타든지 말든지 알아서 하라는 식이라니, 국회든 국토부든 버스회사든 하여간 정말 일 더럽게 안 하는 건 알아줘야 됩니다. 그렇다고 운전기사가 돈을 거슬러 주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원주 문막에서 잔돈이 없었다면 수원행 시외버스를 못 타게 되었을 그 섬찟하고도 어이없는 사건은(2022년 2월 19일 시승기 참고)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습니다. -ㅅ-;;;

그나마 길 건너에 GS25 하나 있는 것이 진짜 천만다행이었습니다. 뭔 버스 하나 타기가 이렇게까지 힘들어서야 원 -ㅅ-;;;
 
 
아무튼 시간이 지나니 진천 가는 충북리무진 시외버스가 도착합니다. 이제는 이 버스가 목천과 독립기념관을 정차하지 않는지라 종합터미널에서 이곳까지 보다 빠르게 온 느낌이 납니다.
 
사전 조사결과(티머니GO가 이럴 땐 참 효자입니다) 병천에서는 진천까지의 요금이 2900원이었으므로 기사아저씨께 2900원을 드렸는데, 다행히 현금도 받아준 덕택에 저는 무사히 진천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경로는 예상대로 전에 석준형과 함께 시내버스로 두어 번 이동했던 것과 차이가 없었습니다(다만 2026년 3월 현재는 금암리를 안 서는 듯합니다. 시내버스도 하루 5번 들어오는 천안버스밖에 없는데 -ㅅ-;;;).
 

진천터미널에 도착하니 오후 5시 30분 좀 안 된 시간입니다. 기왕 진천으로 오게 된 이상 시외버스를 이용하지 않고 경기도로 넘어가려면 광혜원 또는 삼성밖에 선택지가 없기에, 저는 광혜원 방면 버스 시간표를 보게 됩니다. 그런데 마침 광혜원과 상곡리를 들러 삼성으로 가는 버스가 오후 5시 40분에 있더군요. 상곡리는 가본 적이 없었기에 바로 이 버스를 타기로 합니다. 요금은 당연히 무료였고, 저는 석준형과 이 곳을 왔을 때의 추억을 생각하며 이월을 지나 광혜원을 향해 올라가게 됩니다. 노은실과 서원말, 선수촌과 회안, 일영, 그리고 신계리에 이르기까지 참 재미있는 노선들이었고 좋은 추억들이 되었었죠.
 
 
버스가 광혜원에 다와가자 여기에 내릴까 말까하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광혜원에 내린다면 상곡리를 못 가보게 되고, 내리지 않는다면 이후 귀갓길이 문제가 되었던 것이죠. 하지만 막상 죽산으로 올라가는 17번의 시간을 보니 광혜원에 내리게 되면 한 시간 가까이 기다려야 했습니다. -ㅅ- ㅋ

안 해도 될 고민을 하고 있었구나 싶어 좀 떨떠름했지만, 어쨌든 버스는 광혜원터미널을 찍고 삼성을 향해 달리는데 잘 가다가 좌회전을 합니다. 상곡리를 들어가는 것이었는데, 이번에는 동영상으로 촬영해 줍니다.

 

 

▲ 상곡리 노선 운행영상입니다. 상곡리입구→상곡리→삼성 구간 촬영하였습니다.

 

 

상곡리는 모두 왕복2차로였고, 지나다니는 자동차들이 잘 보이지는 않았습니다(군내버스가 한 대 지나가는 건 보았는데, 그것도 막차더군요). 다만 도로에 과속방지턱들이 생각외로 너무 많았고, 급강하 구간도 있다보니 기사아저씨가 좀 짜증났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죠. 수도권에서는 이제 보기 힘든 고RPM 운전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속도가 붙을만 하면 과속방지턱이 나오거나 오르막이 나오거나 내리는 손님이 있거나 셋 중 하나였으니까요. -ㅅ-;;;;

상곡리를 나오니 금방 안성 3번 버스가 다니는 길이 나타났고, 그 길을 따라가니 금방 삼성에 도착합니다. 삼성에 내리고 보니 오후 6시 40분 정도였는데, 혹시나 싶어 터미널 시간표를 보던 저는 깜짝 놀라게 됩니다.

 

 

▲ 해가 저물고 막차의 입질이 오기 시작하던 삼성터미널.

 

▲ 이 당시의 삼성터미널 시간표. 제가 상곡리에서 보았던 반대방향 버스는 역시 막차가 맞았습니다.

 

▲ 분명 이전에는 없던 시간대가 추가되어 있던 삼성터미널 시외버스 시간표.

 

오후 7시 10분에 안산으로 가는 버스가 있었던 겁니다. 분명 저번에 왔었을 땐 없었던 시간대여서 눈을 의심했는데, 슈퍼 주인아저씨에게 여쭤보니 맞다고 합니다. 원래는 오후 7시에 있는 3번을 타고 일죽으로 올라갔다가 죽산을 거쳐 집으로 가려고 했는데 이게 웬 떡?? 그래서 저는 바로 8500원을 주고 승차권을 끊었습니다.
 
 

▲ 정말 뜻하지 않게 얻어걸린 시외버스입니다. 전에 여길 왔을 때는 운행이 없던 시간대였죠.

 

▲ 오후 7시 출발 예정인 왼쪽의 3번을 타야 했었지만, 안산행 막차가 오후 7시 10분에 있는 덕택에 안 타도 됩니다. ㅋㅋ

 
 
복권을 사고 다시 터미널로 돌아온 후 석준형과 함께 동서울행 시외버스를 탔던 그 장소에서 기다리는데, 버스가 나타나지 않는 약간의 우여곡절은 있었지만(동서울 막차가 먼저 올 정도였습니다 -ㅅ-;;;), 음성발은 요상하게 지연이 잦은 경향이 있기 때문에 그래도 기다려 봅니다. 동서울 막차가 오후 7시 15분에 떠나고 오후 7시 20분이 되니 진짜 버스가 오네요. 오우야 ㅋㅋㅋㅋ
 
 

▲ 동서울 가는 막차. 석준형과 함께 탔던 기억이 있었죠.

 

▲ 오늘의 구세주가 되어준 친선고속 시외버스. 석준형과 이곳에서 시외버스를 타고 돌아갔을 때엔 이 차가 없었기에 정말 예상치 못한 만남이기도 했습니다.



일죽터미널에서 오후 6시에 있는 시외버스 막차를 타기 위해 가슴졸였던 일도 추억이 되어버려 기분이 좋습니다. 친선고속은 정말 너무나 오래간만에 타보아서 더더욱 그랬습니다. 사실 14년쯤 전, 이천시내버스를 타본답시고 하이닉스에 갈 때는 친선고속 버스를 참 많이 탔었는데, 이제는 시대의 변화인지 운행횟수가 너무 줄기도 했고 수인분당선이 있어서 타지 않게 됐었지만요.
 
아무튼 처음 갈 때에 비해 차비가 몽창 들긴 했지만, 삼성에서 예상외의 대박이 터져서 편안한 귀갓길이 된 간단한(?) 하루였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