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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스로 떠나는 시골 여행
버스 기행문/2016년~2017년

2016년 6월 30일 - 흥안님과 함께한 경기북부 간단한 시승

by 회관앞 느티나무 2022. 9. 13.

※ 참가자 - 느티나무, 흥안117님

 

 

원래는 무봉리 가는 2번을 타면서 포천 시승을 해볼까 하다가 신암운수 17번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판이 커져버린 그런 시승이 되어버렸지만, 어쨌든 시승기 갑니다. ㅋㅋ

 

오랜만에 흥안 117님을 만났다가 역사와 전통의 중국집에서 짜장면과 덴뿌라로 점심을 먹고, 경기북부로 간단한(???) 시승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덴뿌라는 역시 술안주로도 좋고 그냥 먹어도 맛있는데 탕수육과는 또다른 맛이 있더군요. ㅎㅎ

 

첫 타자는 송우리를 오후 2시 28분에 출발하는 양주교통 78번입니다. 78번은 자주 있는 버스였지만, 지행역에서 17번을 탄다는 것과 연계되었기 때문에 오후 2시 28분차를 꼭 타야만 했지요. 그래서 식사를 끝내자마자 곧바로 3500번에 올라 포천 방향으로 올라갑니다. 선진그룹이 직행좌석버스 등급의 이점을 잘 살려놔서인지, (공식 정차 정류장을 제외하면) 길가에 보이는 정류장도 몇 개씩 스킵해 주면서 시내버스로 낼 수 있는 것으로는 제일 빠른 속도로 올라가긴 하더군요.


하지만 땅이 정말 개넓은 포천이다보니 송우리까지만 가는 것도 그렇게 만만찮은 거리가 아니었습니다.
3500번은 제가 예상했던 대로 오후 2시 25분에 송우리터미널에 우리를 내려주었는데, 공릉역에서 50분 걸렸더군요. 제가 생각했던 시간의 3500번을 딱 타서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처음부터 조짐당할 뻔했네요. ㅎㅎ;;


다행히 길가에는 아직 78번이 없었지만, 곧 올 때가 되었기 때문에 우리 일행은 서둘러 길을 건너 봅니다. 출발시간을 1분 남긴 오후 2시 27분에 78번이 오길래 우리 일행은 얼른 승차하였고, 맨 뒷자리로 가서 앉았습니다. 예전에는 카운티도 맨 앞에 앉아서 버스 가는 길 사진으로 남기고 그랬었지만, 그럴 필요가 없더군요. 맨 앞자리에서 보는 풍경이나 맨 뒷자리에서 보는 풍경이나 그게 그거였으니 맨 앞자리를 선호할 필요성도 자연스레 줄어들죠.

 

송우리터미널을 출발한 버스는 바로 우회전을 하더니, 언제 내가 거기 있었느냐는 듯 송우리 시내를 바로 벗어나 버렸습니다. 우리가 오늘 타려다 못 탔던 2번의 반대편 종점인 동교리로 들어가는 입구도 봐 두는데, 송우리터미널을 출발하고 단 4분 만에 통과를 하는 장소더군요. 만약 2번을 탔다면, 지행역에서 오후 3시 20분에 있는 마을버스 17번을 타는 것은 물건너 가버리는 것이 확실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와 더불어 동교리종점의 경우 도보로도 충분히 처리가능할 것이니, 2번은 딱 한 번만 타도 되는 셈이라 여러모로 좋네요.

 

 

▲ 송우리에서 버스 탄 지 5분도 안 됐는데 이런 길이 나와버립니다. 경기도만 해도 개발된 곳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시골 풍경이 나오는 일은 흔한 일이죠.

 

 

동교리입구를 통과하니 버스는 바로 오르막길을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오오~ 이게 바로 말로만 들었던 투바위고개란 말인가???


양주교통이 왜 78번이 장사가 잘 되는 노선인데도 카운티만 운행시키는지 이해가 가네요. 바위가 2개 있으니까 투(Two)바위고개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재미있는 고갯길을 넘음으로서 우리 일행은 양주시로 들어옵니다. 고갯길을 넘고 나서는 덕정역으로 가려는 사람들이 탔다가 우리 일행과 같이 우르르 내리더군요. ㅎㅎ


덕정역에 내리고 보니 오후 3시입니다.
양주교통 홈페이지에 공지된 시간표와 오차가 그리 크지 않아 신기했을 정도였는데, 막히는 구간이 그렇게 많지 않기도 했지만 양주교통도 노선 관리를 잘하는 회사 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덕분에 덕정역에서 1호선 전철을 타는 데에는 무리가 없었고 지행역에서 무사히 17번을 탈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우리에게 쩌는 길을 왕창 선사해주신 신암운수 17번입니다. (촬영장소 - 지행역 1번출구 앞)

 

▲ 차 끊기면 이곳으로! 1박 2일은 봐줌하겠지만, 요금은 안봐줌할꺼임~ 하는 것 같네요 -ㅅ- ㅋ

 

 

황방리 안쪽을 가는 유일한 버스인 신암운수 17번.
누가 동두천에 오는 마을버스 아니랄까봐 큰시장과 구터미널을 들러 갑니다. 이번에는 3번이나 3-1번과 달리 신한대학교 바로 근처를 지났고 금방 1차로 좁은 길이 나오는데, 3번 그리고  3-1번 탔을 때와는 다른 길을 가는 것 같았지만 그 길이 그 길 같습니다. 낙낙골을 제외하면 도대체 어디를 가는건지 바로 알아보기가 어렵더군요(역시 숨은 강적;;;).

 

 

▲내리는 사람이 있었던 덕택에 찍어볼 수 있었던 귀평동 버스정류장

 

▲ 길은 쩝니다만, 나는 누구고 여기는 어디???? -ㅅ-;;;

 

 

낙낙골에서부터는 왕복2차로 큰 길이었으며, 버스는 봉암리를 찍은 다음 대양운수 52번과 똑같이 늘목리 쪽으로 올라갈 듯 하다가 그분과 함께 갔을 때 내렸던 황방리입구에서 좌회전을 합니다. 황방리 안쪽의 1차로 길, 그리고 야산을 거침없이 넘나드는 그 야성미(?)는 이번에도 개쩔었죠. 흥안님께서도 놀라워하는 눈치더군요. ㅋㅋㅋㅋㅋㅋ


황방리부터는 그분과도 가보았던 구간이라 익숙합니다.
신산리를 지난 이후 모래말 마을의 쩌는 길도 그대로였으며, 그야말로 쩌는 길이 쏟아지는 노선이나 다름없었습니다. 게다가 버스가 꽤나 속도를 높여 달린 편이라 나름의 스릴(?)까지 있었죠. 역시 17번을 시간 맞춰 타줌한 것이 잘된 일이었네요. ㅋㅋ  근데 두곡리회관이 막차 빼면 다 들르게 된지라 또 타야 된다는 -ㅅ-

 

 

▲ 황방리 1차로는 조아조아 ㅋㅋ

 

▲ 효촌저수지를 끼고 달리는 모래말 마을 1차로길입니다. 풍경이 꽤 좋네요. ㅎㅎ

 

 

적성으로 가기 위해 35번의 위치를 조회해보니 가래비를 지나기 직전입니다.

시간상 이번에 오는 35번을 타야 했기 때문에 우리는 가래비까지 가지 않고 덕도삼거리에서 하차한 다음, 35번 타는 곳을 향해 서둘러 이동하게 되었죠. 어차피 35번을 타고 이곳으로 오게 되면 17번의 못 탔던 부분도 전부 커버가 되기 때문에 흥안님에게도 손해가 될 건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덕도삼거리에서 오후 4시 20분에 35번을 타게 되었습니다.

 

 

▲ 1분 뒤에 신호만 바뀌면 우리 있는 쪽으로 오실 35번 성님입니다. 친구들과 1박 2일 왔을 때는 도봉산역에서 울어리 마을까지만 가던 때였는데 이걸 파주 가려고 타게 될 줄은 정말 생각도 못했던 거임료.... 한 치 앞만 보이는 인생인지라 -ㅅ- ㅋ;;

 

 

덕도삼거리 이곳으로 친구들과 1박 2일 여행을 온 적이 있었는데, 여길 다시 오게 되니 느낌이 묘합니다. 당시에는 제가 35번을 타고 이곳으로 가자고 한 덕분에 요금을 얼마나 절약했는지 모른다는 추억도 있었구요(32번 시외완행버스가 다녔던 시절인데, 하필이면 그걸 타고 오라고 안내가 되어 있었던 겁니다 -ㅅ-;;) ㅋㅋ

 

친구들과 왔을 당시의 35번 종점이었던 울어리 마을은 산골짜기에 위치한 조용한 마을이더군요. 덕도삼거리에서 달랑 한 정류장 거리였지만 산을 하나 넘기 때문인지 생각보다 멀게 느껴집니다. 경기대원 버스답지 않게 차는 잘 달려주고 있었는데도 그렇게 느낀 걸 보면 정말이었습니다. -ㅅ- ㅋ


그런데 여기에서 한 가지 문제가 생기고 말았습니다. 다음에 타야 할 적성 방향 30번이 어디에 있는가 위치조회를 하고 시간계산을 해보니, 생각보다 엄청 간당간당하더라구요. 만약 이번 30번을 놓치면 35분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ㅅ-;;;

30번이 사실 막히는 길도 지나다니는 탓에 배차간격 깨지는 일은 비일비재했지만, 배차간격 20분이던 것이 30몇분으로 되어 버리니 이건 뭐 타는 것부터가 일이 되었습니다. 이래서야 어떻게 버스를 타라는 건지, 하여간 신일여객의 막장성은 정말 알아줘야 되죠.

 

35번을 덕도삼거리에서 탔으며 우리가 탄 이후로는 계속 달리기만 했는데도 법원까지는 생각보다 멀었습니다. 말로만 듣던 오현리는 정말 사람 적은 곳답게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였지만, 아직 갈곡리 삼거리도 못 왔는데 10분이나 걸리더군요 -ㅅ-;;;;  30번은 엄청난 스피드 노선으로 유명했으며 법원읍내 인근에 막힐만한 도로가 없어 생각보다 빨리 올 텐데, 우리가 내리기로 한 법원도서관 정류장은 안내방송에서 나올 기미가 없더라구요. 그나마 승하차 손님들이 적어 잘 달리고 있는 것은 천만다행이었지만 말입니다.

 

 

진짜 숨막히는 1분 1초가 지나고....!!!
드디어 30번이 되돌아나가는 법원도서관 로터리가 보입니다. 그런데 어플로 위치를 조회하니 30번은 웬일인지 2정류장 전에 있더군요. 휴... 정말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됩니다. 35번이 먼저 로터리에 도착을 했으니, 30번은 놓칠 수가 없죠. ㅋㅋ

 

우리가 내리자마자 금방 적성 방향 30번이 왔고, 저와 흥안님은 얼른 환승을 찍고 승차합니다. 이거 놓치면 적성에서 오후 5시 45분에 있는 자장리 지선이 날아가기 때문에 엄청 조마조마했는데 진짜 십년감수한 기분입니다. 법원읍내 외곽에 로터리가 생긴 이후로는 사용하지 않게 되어버린 우시장 회차골목을 다시 보니 감회가 깊기도 하지만요.

 

신일여객 30번은 경기도 일반시내버스 중 노선 길기로 다섯 손가락 안에 무조건 들어가는 탓인지 법원읍내을 빠져나가자마자 엄청난 속도로 달리기 시작합니다. 예전부터 마구 밟는 버스로 유명했기도 하지만, 달리지 않으면 쉬는 시간이 없기 때문에 예상했던 일이기는 하죠.

 

이번에 탄 30번은 그야말로 무쌍난무를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평탄한 길은 물론, 산을 몇 개씩 넘어갈 때도 수많은 고갯길과 커브들 앞에서도 시속 100km로 달리는 게;;; 그린시티를 탔음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길에 커브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그 속도로 달리는 게;;; 진짜 생명의 위협마저 느껴질 수준이었습니다. 발안에서 탔던 경진여객 33-1번의 왕복2차로 시골길 시속 90km의 질주는 아무것도 아니었네요. 햐...;;;

 

※ 참고로 이번 30번의 속도, 그리고 경진여객 33-1번의 속도 모두 버스 운전석 속도계의 바늘을 직접 보고 이야기한 것입니다. 매냐들이 그냥 지가 느낀대로, 혹은 과장해서 이야기하는 속도와는 억만광년 정도 거리가 있다는 점 감안하시길...

 

 

▲ 엄청난 속도로 질주중인 신일여객 30번. 고갯길과 커브길에서도 시속 100km 질주를 했기 때문에, 이 정도의 도로는 약과에 불과했지요;;;

 

 

30번을 한두번 타본 게 아니었던 저도 이번만큼은 정말 내릴 수 있으면 중간에 내리고 싶어졌을 정도입니다. 자동차들이 거의 지나다니지 않는 도로들이라서 망정이지, 사고 안 나는 게 신기할 지경이네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함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신일여객 동료 기사아저씨도 함께 탔는지 운전중이던 기사아저씨와 이야기를 하고 계시던 중이었는데, 기사아저씨께서도 이런 말을 하더라구요. 지금 이렇게 안 달리면 저녁밥 먹을 시간이 없다고 말입니다. 이 말을 듣고 현재 시간 및 다음 탕 운행 나가는 시간을 고려해보니 정말 그럴 만 했습니다. 밥도 안 먹고 왕복 4시간 운행을 금방 또 나가야 한다니, 제가 기사아저씨였어도 정신이 대략 멍해질 듯;;;

 

흥안님께서도 이 노선의 위력을 실감했을 듯 합니다. 같이 속도계를 보았었던 것은 물론, 제가 "30번 이게 산을 몇 개나 넘어가는지 궁금해서 세보려다가 포기했다" 는 이야기로 바람도 살살 넣어놔서 말이죠 ㅋㅋ

 

그 수많은 고갯길과 커브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차선까지 가끔 넘나들며 시속 100km로, 진짜 생명의 위협까지 느껴질 수준으로 달린 탓에 적성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 56분이었습니다. 35번을 탔던 시간이 오후 4시 20분이었고 35번을 탔던 시간이 10분 남짓이었던 걸 고려하면 사실 평소와는 소요시간 차이가 그렇게까지 큰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무리 과속해도 결국은 5분 차이에 불과하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정말 덧없음이 느껴지기도 했죠. 하지만 그 5분도 기사아저씨에게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었기 때문에(자장리 차를 기다리면서 보니까, 우리가 탔던 30번 차량이 다시 불광동을 향해 운행을 나가더군요), 씁쓸하기도 합니다. 기사아저씨 나름의 고통 극복방안이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버스시간까지 꽤 남아 있어서 그동안 적성터미널도 둘러보고, 포장해 왔던 덴뿌라도 먹고 이야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시간표 확인을 했더니 어라? 전곡~적성만 오가던 091번이 답곡리로 해서 자장리를 경유한다고 하더군요. 그동안 92번만 하루 3번 가주는 게 고작이었던 자장리에 또 하나의 노선이 들어가게 됨과 동시에, 그동안 버스가 없던 답곡리 안쪽에 버스가 들어가게 된다라... 꼭 타봐야 할 노선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ㅋㅋ 어머 이건 꼭 타봐야돼~

 

 

▲ 자장리에 또 하나의 버스가??

 

 

그렇게 오후 5시 30분이 지나자, 자장리 행선판을 꽂은 92번이 등장합니다. 30번이 너무 속도를 내버린 탓에 환승은 물건너갔지만 어쨌든 이 노선을 드디어 탑니다. 저야 자장리는 여러 번 갔지만, 흥안님께서도 한 번쯤은 타봐야 하지 않겠나 싶어 적성으로 갔던 것인데 계획이 잘 맞아서 다행이기도 하구요. (우리가 탔던 30번 다음 버스는 아직도 오지 않고 있었습니다...)

 

 

▲ 드디어 우리가 탈 자장리 지선이 왔습니다. 판대기는 신성교통 시절 것 그대로 사용하더라구요.

 

 

오후 5시 45분이 되자 버스는 드디어 출발.
식현사거리를 지나 직진할 듯 하다가 우회전을 틀어 자장리를 들어가줍니다. ㅎㅎ

이제는 길이 포장되어 있어서 처음에 탔던 그 길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좁은 길 자체는 크게 변한 게 없더군요.

 

자장리 회관에 도착하니 오후 5시 57분.

그런데 이번에는 자장리 회관에서 회차를 끝낸 버스가 갈 생각을 하지 않고 가만히 서 있습니다. 오~ 이제 자장리 시간도 지키는 건가? 자장리 출발시간은 적성 시간에서 15분 뒤였긴 했지만 신성교통 시절에는 회관에서 승하차 손님이 없으면 바로 출발해 버리곤 했었는데, 그때와는 대조되는 모습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 참에 자장리 회관에서 92번 사진을 남겨보기로 하고 기사아저씨께 양해를 구한 다음(마침 친절하신 분인 듯한 느낌이 들어 시도해 봤답니다. ㅋㅋ) 흥안님과 같이 자장리 회관에서 92번 버스사진을 남겼죠.

 

 

▲ 다음에는 자장리에서 92번을 탈 때 사진을 남기는 단계가 남았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그것도 시도해보면 대박일 듯하다는 생각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ㅎㅎ

 

 

그렇게 오후 6시가 되자 버스는 다시 출발하기 시작합니다.
문산터미널까지는 40분 정도 걸릴 것이고, 이후로는 장파리를 안 들러 간 것을 제외하면(덕분에 장파리와 리비사거리는 다시 가보지 못하고 있다는;;;) 이미 몇 번씩 가본 구간이라 풍경 보는 맛에 흥안님과 이야기도 해가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문산터미널에 내리니 진짜로 오후 6시 40분입니다.
이제부터는 시간이 맞는 아무 노선이나 랜덤으로 타고 가보기로 하고 시간표들을 찾아보게 되었죠. 기왕이면 034번을 축현리든 내포리든 끼어있는 버전으로 타고 싶었는데, 시간표들을 보니 시간이 마침 맞기는 하더군요. 7월 1일, 바로 내일부터 -ㅅ-;;;;;

 

 

▲ 2018년 9월 현재는 바뀌었을 지 모르지만... 어찌됐든 034번 시간표입니다. 내포리 경유가 시간이 잘 맞기는 하네요. 내일부터 ㅜㅜ

 

 

시간표가 하필이면 다음 날부터 바뀌는 탓에 오늘은 시간이 안 맞는 황당한 일을 겪게 됩니다. 이런 ㄴㅣㅁㅣ~~

결국 우리 일행은 오후 7시 10분에 출발하는 038번을 대신 타게 됩니다. 7시 20분에 034번이 있었지만 아무데도 안 들러가기 때문에 타고 싶지가 않았던 겁니다. 그나마 038번은 저도 한 번도 지나가보지 못한 곳을 가는데다 프리미엄 아울렛은 헤이리 인근에 있으므로 귀가에는 문제가 없었던 점, 환승할인을 딱 받고 탄 것이 다행이더군요. 프리미엄 아울렛에선 2200번 타고 가면 되니까, 이 시간대에 이 정도면 다행이다 싶었네요. ㅋㅋ


이리하여 타게 된 038번은 금촌 쪽으로 가는 시내버스들과는 영판 다른 방향으로 문산을 벗어나기 시작합니다. 내포리입구와 낙하리입구를 지나는데 길은 왕복2차로였지만 파주는 못 타본 게 많았기에 색다르기만 했죠. 버스가 처음부터 대단히 빠른 속도로 달렸기 때문에 문산터미널을 떠난 지 15분이 지나니 금세 웅지세무대 입구를 지나는데, 입구만 지나가는 줄 알았더니 세무대 정문 앞까지 들어갔다 나오기까지 합니다. 웅지세무대에 오는 마을버스가 여럿 있다는 걸 고려하면,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는 중간지점을 발견하게 된 셈입니다. 다른 버스들 시간이 문제지만;;

 

사실 034번 내포리 경유 이런걸 타보고 싶었지만 하루 차이로 버스시간이 안 맞게 되어서 대신 타게 된 038번이었고 왕복 2차로 큰길만 거의 나오긴 했지만 ㅜㅜ 그래도 파주는 뭘 타도 처음이나 마찬가지여서 재미있게 타보게 됩니다. 버스 안에는 우리밖에 없었고 여전히 빠른 속력으로 달리고 있었는데, 아까 동두천에서 탔던 17번에 이어 038번도 카운티 치고는 빠르게 속도를 내버리니, 저나 흥안님 모두 "속도충" 과는 거리가 많이 먼 인물이지만 본의아니게 잠시 속도충이 되어버리고 말았죠. ㅋㅋㅋㅋ


그런데 이런 노선에도 1차로가 있기는 있더군요. 만우리에 이르렀더니 마을 안길로 들어가주는 겁니다. 오우 ㅋㅋ
따복버스 77번이 생기지 않았을 시절에는 038번만 가는 장소였을 것이 틀림없기에 오아시스를 만나는 기분입니다.

 

 

▲ 만우리 1차로를 가보네요. 해가 긴 때여서 다행이었습니다. ㅋㅋ

 

 

만우리를 지나니 성동리가 나왔고, 자유로 인터체인지인 성동IC 입구도 보입니다. 지도로만 보던 이 장소를 버스로도 지나가볼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일산 간답시고 자유로를 탔다가 제때 빠져나오지 못하면 강제로 여기까지 와야만 했었던 이야기를 아버지께 들었던 기억도 나구요(물론 이건 예전 이야기입니다. 문발, 장월IC가 생긴 상태라...).

 

그러고보니 통일동산이 있다는 장소도 여기 근처였지만, 오늘은 일정상 통일동산을 보지 못합니다. 038번이 마침 통일동산 바로 근처를 지나가긴 했지만 정류장 이름이 걍 성동사거리라고만 되어 있다보니 통일동산이 안쪽에 있었는지도 몰랐던데다, 다음에 탈 2200번의 위치를 확인하니 마침 우리가 탄 038번과 비슷한 시간에 프리미엄아울렛에 도착할 각이었기 때문입니다. 합정역까지는 또 50분은 걸릴 테니 지체할 수는 없었죠.

 

마침내 우리가 탄 038번은 종점인 프리미엄아울렛 후문을 찍고, 회차를 위해 조금 더 가서 종점이라며 멈춰섭니다.

현재 시간 오후 7시 50분. 문산터미널에서부터 정신없이 달렸는데도 40분이나 걸리니 파주시 참 넓네요;;
내린 곳이 프리미엄아울렛 후문 삼거리였는데 버스가 회차를 위해 법흥1리 쪽으로 좌회전을 했었던 상황이라, 2200번이 서는 곳으로 가려면 큰길을 건너야 했습니다. 2200번도 곧 도착하기 직전인데 이 무슨 상황인지;;;


결국 우리는 038번을 사진으로 남길 새도 없이,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프리미엄아울렛 후문 정류장을 향해 얼른 뛰었습니다. 우리가 정류장에 도착하니 얼마 안 있어 2200번이 도착하는데, 안 뛰었더라면 못 탈 뻔 했습니다. 이제는 이걸 타고 합정역으로 가기만 하면 됩니다. 오늘의 여정도 끝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2200번은 통일동산과 출판단지 수요 때문에 유지되는 그런 노선인데, 그래서인지 성동리와 헤이리마을을 빙빙 돌고 나서야 자유로를 타더군요. 우리가 아까 지나갔던 성동사거리도 경유하였는데 다음에 이걸 타게 된다면, 도는 구간은 과감히 생략하고 타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에는 성동리에서는 별로 타지 않은 대신 문발출판단지에서 사람들이 많이 타더군요.


출판단지는 언뜻 보면 산업단지와 흡사하게 생겼는데, 모르고 오면 공장인 줄 알겠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런 곳에 아울렛까지 있는 걸 보니 정말 신기한 일이네요. 버스를 타고 여기 아울렛을 오는 사람은 많지 않을 거라는 사실이 조금 떨떠름하긴 하지만 말입니다. 은석교사거리까지 사람들이 하나씩 둘씩, 대여섯 명씩 탔고 자유로를 다시 타기 직전까지도 사람들이 타다보니 버스는 금방 만석이 되어버렸습니다. 우리는 진작에 앉아왔던 것이 천만다행이다 생각될 지경이네요.

 

자유로를 다시 신나게 질주하는 버스.
미래에는 어떤 일이 있을지 많은 일들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나름 큰 관문을 지나는 중인데 잘 될지에서부터, 오늘 있었던 일들 등...
버스에 탄 사람들도 오늘 하루의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사람들일 텐데 다들 어떤 느낌을 가지고 있을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그렇게 2200번은 프리미엄아울렛에서 50분이 걸린 8시 40분이 되어 우리를 합정역에 내려주었습니다.
이제 흥안님과도 아쉬운 작별을 해야 했습니다. 또 얼마만에 볼 수 있을지... 그래도 가끔씩이라도 서로 만나니까요 뭐 ㅋㅋ

 

저는 2호선을, 흥안님은 6호선을 타는 것으로 귀갓길에 오릅니다. 오늘 무봉리 2번은 시간이 안 맞게 되어 타지 못했지만 대신 여러가지 노선들을 타 보게 되었고, 흥안님 역시 같은 걸 느낄 수 있게 되어 기분이 좋았던 하루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