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18년 10월 8일 - 경원여객 35번
3년 전 일이라 기억이 나진 않지만, 아무튼 5602번을 타고 집으로 가던 저는 5602번만 타고 가기도 질리던 차에 어플로 목감동에 어떤 버스가 오는지 찍어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때마침 중앙역 방향으로 가는 35번이 시간이 맞더라구요. 아싸 고도리다 싶었던 저는 남왕마을 정류장에 얼른 하차하여 35번을 기다리게 되었고, 5분 정도 뒤인 오후 4시 16분에 도착한 35번을 타고 중앙역까지 가게 됩니다.
2008년 6월 20일의 경원여객 노선 개편으로 인해 월곶까지 다니다 중앙역으로 단축된 지도 이제 10년차가 된 경원여객 35번은, 산현동 안쪽을 가는 유일한 버스였습니다. 단축 초창기에는 기존 운행대수 그대로 2대 운행하여 1시간 20분 간격으로 차가 있었지만, 2012년에 확인한 바로는 1대로 감차가 되어 하루 6번만 다니게 되어버린 노선이기도 했죠. 저도 1대 운행하게 됨으로서 바뀌어버린 시간표는 우연히 타게 되어 알아냈던 기억이 있었는데, 천만 다행히도 경원여객은 수원여객마냥 오지노선들의 시간표를 잊을만 하면 바꾸곤 하는 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시간만 맞다면 종종 타보기도 했었습니다.
물왕동 가는 방향으로 나온 버스는 곧 좌회전을 틀어 산현동쪽으로 들어가는데, 목감지구 건설로 인한 아파트도 길가에 보이긴 했지만 그것도 잠시잠깐이었고 곧 단독구간의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방화고개라고 하는 야트막한 고개도 넘어 바로 안산동으로 진입해 주고요. 이런 운행경로 때문에 35번은 350번이나 전철만 타서는 보기가 매우 힘든 노선이 되는 것이죠. ㅋㅋ
이후로는 안산동 안쪽을 찍고 수암파출소 건너편을 통해 다시 나왔다가 양상동입구를 통해 중앙역까지 가게 되었죠. 이후 구간은 제 입장에서는 워낙 많이 지나다닌 길이다보니 사진을 굳이 찍진 않았고, 저는 다농마트에 내려 선부동쪽으로 가는 버스를 탐으로서 귀갓길에 오르게 됩니다.
※ 2021년 10월 현재는 이 35번이 폐선되어 방화고개를 넘는 노선버스는 존재하지 않으므로, 사진으로나마 짧지만 소중한 이 단독구간을 남겨보게 되네요.
2. 2018년 10월 11일 - 시화 MTV공원
정왕역에서 시화공단을 잇던 순환노선인 시흥교통 28번과 29번이 10월 5일부터 시화MTV 공원으로 연장됨과 동시에, 운행경로가 변경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저는 변경된 구간이 궁금하여 시승을 떠났습니다. 때마침 정왕역을 가주는 30번이 시간이 맞아서, 전철로 정왕역에 가는 것에 비해 돌아가긴 하지만 오래간만에 이걸 타고 한번에 정왕역까지 이동하였죠.
정왕역에 내려보니 오후 4시 45분.
28번과 29번도 뒤에 대기하고 있었는데, 둘 다 기종점이 똑같기 때문에 먼저 출발하는 거 아무거나 타면 되는 상황입니다.
28번과 29번은 그동안 통합 15~20분 간격으로 교대로 정왕역을 출발하는 체계로 운행되고 있었으며, 이 특징은 이번 노선 변경 이후로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오후 5시에 28번이 출발할 것이기 때문에, 저는 이번 변경으로 기존 노선의 왼쪽 부분을 운행하게 된 28번 버스에 오르게 됩니다.
처음에는 기존 경로 그대로 경기공대까지 쭉 내려왔다가 홈플러스, 희망공원, 화승제지... 익숙한 경로로 쭉 가더군요. 화승제지는 제가 특례병 시절, 회사에서부터 걸어와 탔던 정류장 중 하나이기도 해서 감회가 깊었습니다. 오비클 그리고 제이엔피를 지나 우회전을 하여 쭉 직진하는 것도 그대로다보니, 대철철강 정류장 이후부터가 저의 궁금증 해결에 필요한 구간이었죠. 기존 노선은 대철철강을 찍고, 좌회전을 하여 원우정공을 들렀다가 큰길을 이용하여 다시 정왕역쪽으로 올라갔기 때문입니다.
대철철강을 지나 본격적으로 연장된 구간에 접어드니 이쪽은 아직 공장들이 지어지지 않은 듯, 벌판이 보이는 구획도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전에 따복버스 11번을 타고 정왕역쪽으로 나갔을 때와 비슷한 모습이더군요. 그러다가 종점인 MTV공원에 다와가니 사람이 사는 듯한 원룸단지들이 나오는데, 공단 깊숙한 곳에 주거지역이 있다는 것도 뭔가 특이했습니다.
종점에 내리고 보니 오후 5시 32분.
이제 갓 모습을 갖춰가는 중이라 공사중인 곳도 보였지만, 버스까지 들어와줄 정도가 된 것을 보면 이곳도 나중에 왔을 때에는 얼마나 바뀌어 있을지 궁금증도 생기네요. 맞은편에 29번이 보였지만 애초에 종점 구경 하러 왔기 때문에 이건 그냥 보내버렸고, 다음 29번이 오기까지는 30분이라는 시간이 남습니다. 제가 내린 정류장 쪽에는 원룸단지들이 있었고 건너편에는 공원이 있었는데, 이쪽부터 보기로 합니다.
아직은 입주민이 적어 썰렁하기만 했던 원룸단지를 나와 길 건너편의 공원으로 가봤습니다. 공원이 제법 넓게 조성되어 있었는데, 이쪽은 산책로가 정비가 잘 되어 있는 모습이었으며 저 멀리 시화호도 보이더군요. 의외의 탁 트인 모습에 제 마음마저 시원해지는 듯했습니다. 사이다 마시는 느낌이네요. 키아~
게다가 지도로 보면서 예상은 했었지만, 정말 이 공원에서 시화호 건너편을 바라보니 저만치에 형도가 보이더군요. 건너편 동네인 사강의 노선들은 정말 안 쩌는 게 없다보니, 오래간만에 그 추억들도 되살릴 겸, 지금 당장 노선 하나 타보러 사강 갈까 하는 설렘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ㅎㅎ 지금 시간이 오후 5시 47분이었는데, 이 시간이면 건너편 형도에 막차가 도착할 시간이 슬슬 다 되어간다는 것은 함정 ㅋㅋ
시화호의 탁 트인 모습과, 오래간만에 보는 형도의 모습에 기분이 다 좋아지더군요.
사강은 마음 속으로만 가야 했지만, 어쨌든 어플로 29번의 위치를 살피다가 버스가 종점에 도착한 이후 슬슬 걸어서 정류장으로 가 보았죠. 회차를 마친 버스는 오후 6시에 출발하기까지 시간이 남아서인지 시동이 꺼져 있었고, 저는 출발을 위해 기사아저씨께서 시동을 켰을 때 버스에 승차했습니다.
그런데 카드를 대면서 환승이 찍히니, 웬일인지 기사아저씨께서 궁금해하는 반응을 보이시더군요. 안산, 시흥 이 동네는 이런 걸로 딴지 거는 동네가 전혀 아닌 데다, 여긴 들어오는 다른 노선이 있었는데도 그런 걸 보니 좀 이상했습니다. 그래도 공원 구경하러 한번 타보러 왔다하니 별다른 반응은 보이지 않으셨던 걸 보면, 초보 기사님이어서 그런 게 아니었나 싶더군요. 노선 변경된 지가 아직 1주일도 못 되기도 했구요. -ㅅ- ㅋ
아무튼 버스는 오후 6시 15분에 MTV공원을 떠나 다시 정왕역으로 향하기 시작합니다.
아까 28번과 달리 원룸단지를 지나 한 블럭을 더 직진하여 우회전을 하는데 이쪽은 공장들이 이미 입주해 있더군요. 그래서 이용객 통계를 보면, 28번에 비해 29번의 이용객이 조금이나마 더 많이 잡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그렇더라도 28번과 29번은 오랫동안 통합 배차로 운행해오던 노선이라, 시흥교통이 둘 중 어느 한 노선만 운행횟수를 두드러지게 증회 또는 감회시키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 같지만요(그리고 2021년 10월 현재도 이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평일 퇴근시간대와 맞물렸던 탓에 버스가 정왕역 쪽으로 갈수록 승객들이 늘어 버스가 꽉 차는 상황에 이르렀고, 길에 차들도 많아져서 정왕역까지 가는 데에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걸리게 됩니다. 하지만 이건 예상했던 문제였고 어차피 오늘의 목적은 모두 이루었으니, 저는 그저 여유있게 앉아 있다가 정왕역에 내릴 뿐이었죠.
비록 공원 하나에 원룸단지만 있는 썰렁한 모습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 궁금한 점도 있고, 무엇보다 공원에서 보는 시화호의 모습이 좋아서 나중에 바람 쐴 겸 가보게 될 장소가 될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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