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시흥 은행단지를 방문하여 고향 친구를 만났던 저는, 오후 4시 52분에 성원아파트에 도착한 시흥교통 26번을 타고 귀갓길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서해선이나 다른 버스를 이용해서 집에 가는 것이 정상이지만 매번 같은 것만 타는 게 너무나 싫었던 저인지라 아무거나 꼴리는 거 타곤 하는데, 그 중 하나를 이번에 시승기로 올리게 되네요. ㅋㅋ


예전엔 세풍운수 111-1번(현 6640번)과 화영운수 1번이 지나다녔던 삼보아파트 로터리, 그리고 수노골을 유일하게 지나가게 되어버린 26번. 과림저수지 낚시터 앞 버스정류장을 지나가는 유일한 노선이기도 했는데, 비교적 최근(2008년) 만들어진 시흥시의 오지노선이었지만 의외로 옛 추억을 상기시켜 주더군요. ㅎㅎ



계수사거리를 지나면 금방 나오는 과림저수지.
지금은 신작로가 크게 뚫려 있으나, 이전에는 급경사 오르막길을 가지고 있는 왕복 2차로의 도로가 저수지를 따라 나 있었죠. 물론 이 도로는 아직까지도 보존되어 있으나, 26번 말고는 지나다니는 노선버스가 없게 되었습니다.
111-1번이 6640번으로 바뀐 이후로도 계속 과림저수지 앞 구도로를 경유했었으나 2010년에 천왕역으로 단축되어 시흥시 자체를 올 일이 없어지게 되었으며, 화영운수 1번과 시흥교통 510번은 신작로가 생기자마자 신작로를 이용하게끔 노선 변경이 되어 26번말고는 구도로를 이용하는 노선이 없게 된 겁니다.
※ 2021년 10월 현재는 26번도 신작로를 이용하고 있어 구도로를 이용하는 노선버스는 아예 없어져버린 지가 오래되었므로, 이 사진들도 죄다 역사자료가 되어버린 상태입니다.




과림저수지를 지나 급경사 언덕길을 올라갔다 내려가면 바로 과림사거리가 나오는데, 버스는 여기서 우회전을 하죠. 2008년 12월에 26번이 최초 개통되어 타봤다가, 바로 이 사실에 놀랐던 기억도 났습니다. 과림저수지 쪽에서 들어오는 방향 기준으로, 26번 이전에는 여기서 우회전하는 노선버스가 전혀 없었던 겁니다.




오후 5시 20분에 버스는 금이사거리에 도착하였고 저는 여기에서 하차합니다. 내리지 않고 계속 타고 있으면 시흥시에서도 제일가는 오지 중 하나인 금이동의 모습을 볼 수가 있었지만, 오래간만에 방산동도 가보고 싶어 일부러 내린 겁니다. 물론 여기에서 방산동으로 가는 버스는 없지만, 따복버스 37번을 타고 신현동주민센터까지 가면 방산동을 가는 36번을 탈 수 있으니 문제가 되지 않았으며 시간 또한 너무나 잘 맞기 때문이었죠. 37번이 오후 5시 20분에 금이동 도리재종점을 출발할 것이기 때문에 금이사거리에서 3분 정도만 기다리면 탈 수 있을 거고, 신현동 주민센터 가면 5시 45분쯤 될테니 오후 6시에 출발할 방산동 36번과도 시간이 너무나 잘 맞아 들어갔던 겁니다. ㅋㅋ
이리하여 저는 26번 내린 장소에서 큰길가 버스정류장 쪽으로 살짝 걸어 오후 5시 23분에 나타난 37번에 승차합니다. 이전에 31-7번을 타고 여기에 왔다가 37번을 타는 짓을 많이도 해봐서인지 가는 길은 다 예상이 되었지만, 그래도 버스가 오는 순간만큼은 늘 새롭고 늘 짜릿했습니다. ㅋㅋ




지나갈 때마다 친구가 생각나지 않을 수가 없던 매화동~미산동을 잇는 도로를 지나, 언제 가도 재미있는 미산동 안길도 구경하고 포동삼거리를 지나 신현동사무소에 하차하니 역시 오후 5시 45분이더군요. 2002년에 31-9번으로 미산동 안길을 간 것이 참 엊그제같았는데 이제는 정말 잊을만 하면 드나들었던 곳이 되어버릴 줄은, 그리고 31-9번 외에 다른 노선들이 미산동으로 들어가게 될 줄은 정말 생각도 못했습니다.
동네 자체는 솔직히 기존에 구멍가게였던 곳들이 브랜드 편의점들로 바뀐 것 말고는 크게 변한 건 없지만 버스편은 정말 상전벽해인 것인데, 이렇게 된 것은 어쨌든 시흥교통의 존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것도 생각해보게 되구요. 사실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말은 버스에도 적용되고 있는데, 이웃 동네 버스회사가 미산동과 같은 동네들까지 구석구석 신경써줄 리가 없거든요. 외지업체는 자기네 동네가 아닌 이상, 주민들이야 불편하든지 말든지 그냥 돈만 잘 벌리면 아무 상관 없는 겁니다. -ㅅ- ㅋ

아무튼 오후 5시 57분이 되자 36번이 차고지에서부터 달려와 회차를 하였고 버스에 앉아 있으니 오후 6시에 출발합니다. 부천남부역에서 방산동을 경유하여 이곳까지 오던 31-5번이 번호 및 노선이 변하여 현재와 같이 된 36번이었지만, 방산동 운행경로는 전혀 변하지 않아서 타는 재미가 있죠. ㅋㅋ



사실 36번을 타면 은행단지가 있는 북쪽 동네로 도로 되돌아가는 문제가 발생하지만, 남아있는 시간은 충분하니까 그건 나중에 생각하기로 했죠. 뭘 타도 집에는 다 가게 되어있기 때문에, 그까짓 게 무슨 상관? 하게 되는 본인이었습니다. -ㅅ- ㅋ
그런 사이에 버스는 방산동의 쩌는 1차로 길을 달려 신천중학교를 통해 삼미시장 뒤편으로 진입하였습니다. 오래간만에 삼미시장도 한번 보고 갈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저는 다리를 건너자마자 벨을 눌러 하차하였죠. 예전 31-5번 시절에는 1번 마을버스만 승하차가 가능한 곳이었지만 올해 들어 36번도 승하차가 가능하게 바뀌었는데, 이 사실을 이용한 겁니다.

서해선 뚫리기 이전에도 친구 만나러 종종 왔던 고향동네 시장인지라 익숙하기만 했지만, 한 가지 큰 변화가 있었더군요. 그건 다름아닌 정현분식이 없어졌다는 것이었습니다. 1998년에 생긴 나름 맛집이었던 가게였는데 간판만 덜렁 남아 있었죠. -ㅅ-;;

올해로 20년째인 가게가 없어져 있다니, 이사를 가서 그렇게 된 것인지 좀 의문이 생겼지만 이걸 풀 길은 없었습니다. 내부 모습도 처음 개업했을 때와 크게 변한 건 없었던 가게로 기억하는데, 주인분의 건강상 문제가 생긴 것인지...
아무튼 오래간만에 다시 방문한 고향동네 시장을 구경한 저는 신천역으로 가서 서해선 전철을 타고 정말로 집에 가게 됩니다. 신천사거리까지(정확히는 오거리지만 -ㅅ-;;) 걸어가야 되는 점은 불편했지만, 삼미시장 쪽으로도 출구를 공사할 거라고 하니 얼른 완성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보면서요.
집에 간다고 버스를 탔는데 막판에는 출발한 장소 바로 옆동네로 돌아와 버린, 꽤나 병맛스러운 귀갓길이 돼 버렸지만 어쨌든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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