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환승횟수 5회를 전부 이용하여 집에서 안양을 다녀오는 소확행 시승을 계획하여 실행에 옮기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전에 가봤던 동네들만 가면 재미없겠죠? 지나가보지 못했던 안양의 동네들도 겸사겸사 다녀오는 이번 시승입니다.
5회 환승 전부 채워서 안양 갔다가 다시 집으로 온다는 이번 시승 계획상, 저는 빠른 전철을 놔두고 350번을 이용해 안양으로 가게 되는데 박달동에서 83번으로 환승한다는 계획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박달동은 전철로 안양역에 갔다가 버스로 환승하는 것이 빠른 동네지만, 오래간만에 350번도 타볼 겸 일부러 느린 길을 선택한 겁니다.
처음으로 탄 것이 350번이었기 때문에 카드를 대니 1250원이 찍히게 되었고, 버스를 탄 지 1시간 만인 오후 2시 10분쯤 저는 박달동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350번은 안양역 앞을 가지 않기 때문에 안양일번가 이후로 환승할 장소를 보자니 너무 번잡한 장소들 뿐이었는데, 어플로 83번의 위치를 확인하니 박달동으로 들어오려면 거의 30분 가까이 기다려야 하는 지경이네요. -ㅅ-;;
그래도 83번의 그 기나긴 배차간격을 생각한다면 환승 안 깨지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해야 할 상황이었기에, 저는 안양여중고교,안양성결교회 정류장에서 83번을 타기로 하고 안양여자중고등학교에 하차합니다. 마침 내린 곳 근처에 교회가 있어서 화장실도 해결하고 옵니다. ㅋㅋ
[삼영운수 83번]
안양여중고교,안양성결교회 1449 - 박달삼거리 1452 - 박달중학교 1456 - 삼봉마을 1457 - 충훈고등학교 1501 - 석수시장 1504 - 관악역 1509 - 연현중학교 1514
카드를 대니 환승이 찍혀서 환승은 무사히 이어갈 수 있게 되었고 저는 맨 뒷자리에 앉아 유유히 바깥 구경을 합니다. 오늘 이걸 탄 목적은 박달동에서 연현마을까지의 구간을 해결하기 위함이었죠. 일단 버스는 박달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하여 관동교장 쪽으로 달리기 시작하는데 1번 마을버스를 타고 관동교장으로 갔던 일이 생각이 났습니다. 안양시였지만 안양이 맞나 싶을 정도로 산속에 있던 곳이라 놀랐던 기억이 있었죠. 하지만 83번은 관동교장까지 김숙희(?) 들어가지는 않고 박달중학교에서 우회전을 하여 단독구간을 달려줍니다.
박달중학교를 지나 다시 시흥 쪽으로 가는 길로 좌회전을 하니 삼봉마을이 나왔고 곧 버스는 충훈부입구에서 우회전을 하여 충훈2교를 건너 충훈부 강변도로를 달려줍니다. 강변도로를 따라 안양천이 흐르고 있었고 공원이 조성되어 있었기에 산책하기 아주 좋을 법했습니다.
때마침 하교 시간이었는지 충훈고등학교에 이르니 학생들이 무더기로 버스에 승차하여 왁자지껄해졌고, 그 상태로 버스는 우회전을 하여 충훈터널을 지납니다. 바로 이 충훈터널 때문에 83번을 타려고 했는데 수가 잘 먹혀서 기분이 좋습니다. ㅋㅋ
충훈터널을 지나니 1-1번 마을버스가 다니는 석수2동이 나왔고, 버스는 1-1번이 가는 길 그대로 관악역을 찍은 후 연현마을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연현초등학교를 지나니 의외로 중앙선이 그어져 있지 않은, 1.5차로짜리 도로가 나오더군요. 연현마을은 경수대로 반대쪽에 교통섬처럼 외따로 박혀 있는 곳이었는데 여길 가는 버스들이 왜 전부 똑같은 방향으로 순환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오늘에서야 풀리게 되었죠. 왕복으로 운행하려고 해도 도로가 좁아 왕복통행이 가능한 상태가 아니었던 겁니다. -ㅅ-;;
연현마을에서는 어떤 노선을 타도 가는 방향과 장소가 똑같기 때문에, 저는 연현중학교에 하차합니다. 그런데 다음에 탈 80번은 연현중학교에 서질 않는다고 되어 있어서 LG아파트 후문까지 한 정류장 걷게 되었습니다. 80번도 서는 게 맞을 것 같은데 왜 이렇게 된 건지 좀 이상했지만, 먼 거리도 아닌데다 80번이 오려면 5분은 남아 있었기 때문에 계획이 틀어지는 일은 없었죠.
[삼영운수 80번]
LG아파트후문 1517 - 석수역 1519 - 관악역 1525 - 안양대교 1528 - 시외버스터미널,대동문고 1533 - 남부시장,2001아울렛 1538 - 비산사거리,이마트 1544 - 미륭아파트 1546 - 관양중학교 1552 - 관악초등학교 1601 - 동편마을2단지 1603 - 동편프라자 1605 - 인덕원역,인덕원성당 1608 - 숲속마을입구,의왕고용복지플러스센터 1613 - 숲속마을4단지 1615
80번은 인덕원역 근처의 포일숲속마을로 들어가기 위해 탄 노선이었는데, 차 많은 안양일번가를 버스로 지나가야 해서 좀 망설여지긴 했지만 숲속마을로 가다가 이번에 새로 지어진 동편마을 아파트단지도 경유하기 때문에 타기로 한 겁니다. 따라서 저는 연현마을의 나머지 구간, 그리고 동편마을에 주목을 하게 되었는데 석수역 반대편을 지나가보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네요. 역시 이래서 여기저기 다녀보고 볼 일이더군요. ㅋㅋ
인덕원역으로 가기 직전에 버스는 동편마을을 시계 방향으로 한바퀴 돌고 나왔습니다. 아파트단지와 주택단지들이 적절히 건설된 모습을 하고 있는데다, 버스들도 잘 들어오는 편이라 살기에는 문제가 없을 듯 했습니다. 단지 문제가 있다면, 누가 안양 아니랄까봐 여기도 집값이 비쌀 것 같았다는 점이었지요. -ㅅ- ㅋ
동편마을에서 인덕원역 가려는 사람들이 버스에 승차하였고 인덕원역에서는 숲속마을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승차하여 물갈이가 아주 끝내주더군요. 버스는 본격적으로 포일숲속마을에 진입하여 언덕길을 슬슬 올라가고 있었고, 저는 83번과 12번 마을버스가 갈라지는 지점인 숲속마을 4단지에 하차합니다. 내리고 보니 연현마을에서 탄 지 1시간 가까이 되었지만, 연현마을 나머지 구간에 이어 동편마을까지 한 큐에 보고 가게 되었으니 마냥 손해는 아닌 것으로 합니다. ㅎㅎ;;
이제는 또 아까 83번을 탈 때와 마찬가지로 기다림의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다음에는 83번 아니면 12번 마을버스를 타야 했는데 12번 마을버스마저 배차간격이 83번과 똑같이 40분에 육박하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아까 80번 안에서 어플로 83번과 12번의 위치를 본 결과 83번은 도무지 탈 수가 없을 각이었지만(10분쯤 전에 먼저 가버렸더군요 -ㅅ-;;) 12번은 금방 숲속마을 4단지로 온다고 되어 있다보니, 다시 회차하여 나오는 버스를 기다리면 되었습니다. 따라서 저는 과감하게 숲속마을로 들어가서 버스를 기다린다는 선택지를 고를 수 있었죠.
과연 제가 버스에서 내린 지 얼마 되지 않아 12번 마을버스가 숲속마을 3,5단지 버스종점 쪽으로 쭉 올라가더군요. ㅋㅋ
[도보]
숲속마을4단지 1615 - 숲속마을3,5단지(버스종점) 1622
보나마나 종점 가면 10분은 쉬다가 다시 출발할 각이라, 저는 숲속마을 3,5단지 버스종점까지 더 걸어올라가 보았습니다. 어차피 숲속마을 4단지에서 버스종점까지 2정류장밖에 안 떨어진데다가 정류장 간 거리도 가까웠기 때문에, 천천히 걸어도 7분만에 도착할 수 있었죠. 완전 동네 슈퍼 가는 느낌이더군요. ㅋㅋ
종점에 가보니 마을버스는 차고지 가 버렸는지 어디론가 사라져 있었고(그러면 저야 더욱 좋았죠 ㅋㅋ), 저는 음료수나 사 먹으면서 버스가 오는지 확인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동네 구경하며 그야말로 유유자적의 끝을 보고 있었죠. ㅋㅋ
이윽고 오후 4시 30분이 되어 버스정류장으로 슬슬 가보니 32분에 80번이 지나가고, 37분이 되자 드디어 12번 마을버스가 등장합니다. 제가 80번에서 내린 시간이 오후 4시 15분이었기 때문에, 12번 마을버스에서도 환승할인은 문제없이 받을 수가 있었죠. 오늘 제가 탄 버스들이 350번(초승, 1250원) → 83번(환승) → 80번(환승) → 12번(환승) 순이었으니, 5회 환승을 채우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겁니다. 마지막은 인덕원역에서 4호선 타고 돌아가면 그만이기 때문에, 5회 환승 동안 알뜰하게 돌아보는 오늘의 소확행 시승은 성공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ㅋㅋ
[덕장운수 12번]
숲속마을4단지 1637 - 인덕원IT밸리 1641 - 숲속마을입구 1644 - 인덕원역 1649
제가 80번에서 내렸던 숲속마을 4단지를 지나 버스가 좌회전합니다.
숲속마을 2단지 아파트를 지나니 인덕원IT밸리가 나왔는데, 이쪽이 음기가 강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여기는 회사 사옥들만 도로 한쪽에 세워져 있었고 주변에는 산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아까 숲속마을 들어올 때 느꼈던 분위기와는 완전 딴판으로 쓸쓸함마저 느껴졌는데, 정말 같은 동네 맞나 싶을 지경이었습니다. 이쪽 가는 버스가 괜히 적은 게 아니었다는 걸 실감도 해보게 되었네요.
여기가 가보려면 은근히 골치아픈 구간이었는데 이렇게 쉽게 해결된 것도 다행이라는 생각도 하면서 가만히 앉아 있으니 버스는 숲속마을입구로 나왔고 금방 인덕원역에 도착하여 하차합니다. 4호선 개찰구에서 마지막 환승할인까지 무사히 받고 집에 돌아갈 수 있게 되었지요. 평소에도 맨날 듣는 목소리건만, 카드를 대니 울려펴지는 "환승입니다" 라는 아리따운 목소리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더군요. -ㅅ- ㅋ
혹자는 수도권의 환승 횟수 5회가 많다고 얘기하지만 제가 봤을 때는 그건 그냥 이상적인 소리에 지나지 않는다고 봅니다. 환승을 5회나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수도권 외에는 없는 아주 막강한 매력이며, 환승할인이라는 것은 사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받아가라고 있는 것이거든요. 사회에 존재하는 각종 제도들의 좋은 점은 최대한 이용하려고 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기도 하구요. 5회가 많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과연 5회 환승의 맛을 직접 보고 나서도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요? 실제 자기가 겪게 되면 그렇게 말하지 않을 거면서 입으로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전형적인 위선자라고 볼 수도 있는 겁니다. 시승기들을 보면 알겠지만 저는 그 맛을 너무나 많이 봐왔던 사람이기 때문에 포기할 수가 없는데, 차라리 저처럼 그냥 이렇게 까놓고 말하는게 낫죠. ㅋㅋ
소확행을 목적으로 이뤄진 시승이었지만 박달중학교에 충훈터널에 연현마을, 동편마을, 그리고 인덕원 IT밸리까지... 생각보다 타보려면 골치아픈 노선인 12번과 83번이 끼어든 덕택인지, 소확행이 아니게 되어버린 것 같은 이번 시승입니다. 하지만 뭐, 원래 인생이란 게 이럴 때도 있는 법 아니겠습니까? 맨날 안 풀리기만 하라는 법은 또 없으니까요.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버스 기행문 > 2018년~2019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8년 12월 11일 - 소새울역에서 시작된 옥길지구, 온수역, 광명 패키지 시승 (0) | 2022.09.11 |
---|---|
2018년 11월 2일 - 동태탕과 함께한 11월 초의 소박한 시승기 (0) | 2022.09.11 |
2018년 10월 12일 - 꼴리는 대로 골라탄 시흥시 버스 시승기(Feat. 집으로 가는 길) (0) | 2022.09.11 |
2018년 10월 10일 - 사자임과 함께하는 포천 농협버스 여행기 (0) | 2022.09.11 |
2018년 10월 8일, 10월 11일 - 경원여객 35번 시승 및 시화MTV 공원을 방문한 초간단 여행기 (0) | 2022.09.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