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한 해가 지나 2024년 갑진년 새해가 되었습니다.
날씨가 추웠던 1월 중순의 어느 날, 저는 따뜻한 곳에 몸을 담그기 위해 유성온천에 다녀올 겸, 오래간만에 엽돈재와 진천, 청주를 거쳐 대전으로 내려가보기로 하고 천안급행을 타고 남쪽으로 길을 떠났습니다. 요즘은 경부선조차 열차표가 툭 하면 매진이다보니 전철로 아예 천안까지 내려간 후, 겸사겸사 시내버스로 이동하는 방법을 선택한 겁니다. 그런데 막상 눈을 떠보니 열차가 성환을 지나 있네요. -ㅅ-;;;
결국 저는 종합터미널에서 200번을 타고 입장에 가기로 하고 오전 10시 6분에 두정역에 내립니다. 종합터미널로 가는 14번이 마침 도착 직전이라 서둘러 버스정류장으로 가보니 금방 버스가 도착합니다.
[천안 14번(방아다리공원~불당호반A,천안시청,백석그린빌A,백석아이파크,두정도서관,부성2동주민센터,두정역,역말오거리,종합터미널~단대병원)][환승, 100]
두정역 1008 - 역말오거리 1011 - 종합터미널 1014
버스에 올라 어플로 200번과 201번의 위치를 확인하니 201번을 탄다는 것은 당연히 택도 없었고, 200번 역시 7분 남짓 후에 종합터미널 도착예정이라 나오고 있었습니다. 역말오거리와 종합터미널 앞 사거리의 신호가 대단히 길다는 악재가 있는데, 과연 그 200번을 탈 수는 있을지 싶더군요.
하지만 결과는 참담합니다. 역말오거리는 생각보다 사뿐하게 통과하게 되어 좋았지만, 제가 탄 버스가 종합터미널 앞 사거리 신호에 걸려있는 동안 결국 200번이 먼저 종합터미널 쪽으로 우회전을 해버렸던 겁니다. -ㅅ-;;; 다음 버스는 201번이었지만, 얘를 타고 입장 가면 오전 10시 50분이 너무 간당간당하더군요. 아까 차들은 쓸데없이 빨리 가더만 이번 차는 또 왜 이러는지 -ㅅ-;;; 아무튼 입장으로 가서 엽돈재를 넘어본다는 것은 실패로 돌아가고 맙니다.
어떻게 해야 청주로 가지?
참 막막함이 밀려오지만, 때마침 청주시내버스가 몇 주 전에 개편되어 병천에서 청주로 넘어가는 노선(718)의 운행횟수가 늘었다는 것이 생각나서 그거를 타기로 하고 길을 건너봅니다. 그랬더니 마침 500번이 정류장으로 들어왔고, 바로 버스에 승차합니다.
[천안 500번(종합터미널~천안역,동남구청,남부오거리,신계초교,천정2리,용원리,석곡리,성남면사무소,천남중교,신풍리,수신면사무소,상록리조트정문~병천)][환승]
종합터미널 1028 출발 - 천안역 1035 - 천안중앙시장 1036 - 남부오거리 1041 - 천안삼거리공원 1052 - 응원리 1055 - 신계초교 1058 - 천정2리 1100 - 석곡리 1104 - 성남면사무소 1107 - 봉양리입구 1111 - 신풍2리 1113 - 수신삼거리 1114 - 상록리조트정문 1118 - 병천3리 1121
오전 10시 28분이 되자 버스가 출발합니다.
10시 30분 출발인 것 같은데 시간표가 바뀌었나?
하지만 이 여행기를 쓰면서 시간표를 조회하니 500번 시간표가 완전히 바뀌어 있어서, 진실은 저 너머로 가버렸다는 것은 비밀 아닌 비밀입니다. 2분 조발한 것 같다는 합리적인 의심은 있지만요. -ㅅ- ㅋ
아무튼 500번은 성남, 그리고 수신 쪽으로 돌아서 가는 노선이라 400번보다 빠르지는 못하지만, 어차피 병천에서 오창으로 넘어가는 718번은 오후 12시에나 있기 때문에 급하게 가야 할 이유가 전혀 없었죠. 버스는 특별한 교통체증 없이 무난하게 천안 시내를 빠져나왔습니다.
사실 지금 이 500번을 타도 병천에서 시간이 남게 되지만, 그런 건 중요치 않았습니다. 오래간만에 병천도 가겠다, 순댓국 한 그릇 시원하게 땡겨주면 되기 때문입니다. 718번 시간이 별로 안 남으면 그냥 기다리다가 타면 되고, 시간이 남으면 순댓국 하나 먹고 타면 되니, 정말 이만한 유유자적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ㅋㅋ
성환역에서 못 내렸던 것 때문에 엽돈재 대신 병천을 거쳐 청주로 가는 나비효과를 겪고 있었지만, 원래 이렇게 가려고 했던 것처럼 정말 흔들리지 않는 편안한(?) 여정이 되고 있었습니다. 천안 시내를 빠져나온 버스는 저와 석준형의 추억이 있었던 장소들을 지나며 무난하게 병천을 향해 달려주었습니다.
인정이 남아있어 참 고마웠었던 순댓국집에서 오래간만에 순댓국 한 그릇 잘 먹고 나오니 버스시간이 다 되어갔고, 오후 12시 5분에 도착한 718번에 승차합니다. 의외로 대형버스인 뉴슈퍼 에어로시티가 걸리더군요.
[청주 718번(북부공영차고지~농업기술원,오창종점,양지리,성산1리,질푼이,용두문화마을,가좌2,1리,두릉리,송정2,1리,병천3리,병천우체국~코리아텍)][1400] ※ 코리아텍 1200 출발
병천3리 1205 - 송정1리,상촌 1208 - 두릉 1212 - 가좌초교 1214 - 가좌1리 1216 - 용두문화마을 1218 - 성산1리 1221 - 양지리,주유소앞 1223 - 오창종점 1227
718번의 운행 시간대 배치가 오전에는 그닥 좋지 못하다는 게 아쉬웠지만, 엽돈재를 거쳐 진천에서 청주로 내려오나 병천 찍고 청주 내려가나 소요시간이 많이 차이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또한 노선이 오창까지만 간다고 보면 되긴 했지만, 송정2리와 병천을 따로따로 다니던 이전보다는 무조건 나았죠. 송정2리에서 병천까지 대단히 먼 것도 아닌데 왜 병천은 하루 2번만 들어가서 천안과 청주를 가깝고도 먼 동네를 만들어 놨는가 싶었던 겁니다.
아무튼 버스는 유관순유적지 근처 로터리를 지나 바로 남동쪽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고, 곧 충청북도 청주시라는 이정표와 함께 두릉리의 모습을 제게 보여줍니다. 석준형과 함께 마을 안으로 들어가는 공영버스도 타보고 산업단지에서 535번도 타보고 자모원 노선(73)도 타보고... 병천에서 오창으로 가는 이 도로에서도 추억이 참 많았습니다. ㅎㅎ
용두리를 지난 버스는 미래지테마공원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외곽도로를 따라 쭉 직진을 하여 단독구간을 달려주었습니다. 그동안은 청주북부터미널로 가는 도로로 항상 들어갔었는데 이번에는 또 다른 모습을 보게 되었죠.
그런데 막상 지도를 보니 어딘지 모르게 낯이 익는 길인데, 알고보니 자모원 노선을 타면서 지나갔던 그 길이었더군요. 2024년 3월 현재는 여기 공영버스도 콜버스로 바뀌어 있으니 불러야 버스가 올 테지만, 자모원으로 가는 길을 보니 정말 반가웠습니다. ㅎㅎ
이 길을 지나니 곧 오창 시가지가 보이는데 어플로 711번의 위치를 확인하니 여유시간이 1분도 안 남는 것이 정말 너무 간당간당합니다. 제가 탄 버스가 우회전 한번 하면 오창종점에 도착은 하는데, 711번 또한 오창 어귀까지는 신호에 걸릴 일이 전~~혀 없으니 빨리 달려올 것이라는 사실이 정말 악재였습니다. 그나마 버스 안에 승객은 저 말고는 아무도 없어서 천만 다행이긴 한데, 오창 시가지로 들어오니 신호에 좀 걸리네요. -ㅅ-;;;
과연 711번은 못 타는 것인가?
천만 다행히도 711번은 신호에 걸렸는지 달리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고, 제가 탄 버스가 먼저 우회전을 하여 오창종점에 도착합니다. 덕분에 저는 단 1분 기다리고 바로 711번을 탈 수 있었습니다.
[청주 711번(청주역~서청주IC,사창사거리,상당공원,청주대,청주성모병원,오근장동주민센터,오근장역,오창농협,도하리,문백,사석삼거리,교성리,진천군청~진천터미널)][환승] ※ 진천터미널 1200 출발, 오근장동주민센터에서 기사 교대
오창종점 1229 - 팔결다리 1236 - 오근장역 1240 - 오근장동주민센터 1242 도착, 1243 출발 - 충청북도교육문화원 1248 - 청주성모병원 1251
덕분에 오창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것은 아주 깔끔하게 처리가 됩니다. 오근장역으로 가기 직전에 보는 팔결다리와 미호강의 모습은 언제 봐도 멋지더군요. ㅋㅋ
다만 이번에는 711번을 타고 오근장역보다 더 아래로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신탄진 가는 407번의 현재 위치 상 타려면 꽤 기다려야 하다보니, 괜히 아무것도 없는 오근장역에서 기다리는 것보다 성모병원에서 기다리는 것이 더욱 나았던 겁니다. 그래서 하차벨을 향해 가려던 손은 잠시 멈추고, 그냥 앉아 있었습니다.
석준형과 버스를 내리고 탄 추억이 있는 오근장역을 지나 남쪽으로 내려가니 점점 도시의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청주는 지하철만 없을 뿐 정말 큰 도시인데, 명절 때면 종종 지나곤 했던 청주 시내도로를 보는 것도 오래간만이더군요. 충청북도교육문화원 근처에 이르니 도로가 정말 넓어져 있었다는 것은 차이점이었지만요.
성모병원에 내리니 오후 12시 51분이었고, 편의점을 잠시 다녀오니 407번이 금방 도착예정이었습니다. 407번이 오기 전에 웬 시외버스 한 대가 근처에 정차하더니 사람들을 내려주는 걸 보았는데, 알고보니 여기에도 시외버스 하차장이 있었더군요. 오우 ㅋㅋ
오후 1시 3분이 되니 407번이 도착했고, 마지막 무료환승을 받으며 버스에 오릅니다.
[청주 407번(청주국제공항~오근장역,오근장동주민센터,청주성모병원,청주대,상당공원,육거리시장,청주교대,충청북도교육청,양촌2리,남이초교,척산3리,남이면사무소,부용외천2,1리,우록2,1,3리,죽전3,1리,현도면사무소,양지2리,신탄진역~신탄진과선교)][환승] ※ 청주국제공항 1248 출발
청주성모병원 1303 - 청주대 1314 - 상당공원 1319 - 육거리시장 1327 - 청주교대 1333 - 충청북도교육청 1338 - 양촌2리 1344 - 남이초교 1348 - 척산3리 1351 - 남이면사무소 1353 - 우록2리 1404 - 현도면사무소 1409 - 양지2리 1413 - 신탄진역 1415
성모병원에서는 도로가 제법 넓직했지만 청주대를 지나 시내로 들어갈수록 왕복4차선 도로가 됩니다. 90년대에 보았던 청주의 모습 그대로여서 반갑기도 했지만, 그 시절에도 심했던 교통체증은 더욱 심화되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드니 별로 보기 좋지만은 않더군요.
상당공원을 지나 직진하니 곧 육거리시장이 보이는데 제법 큰 규모에 감탄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손님들이 많이 타는 바람에 입석도 발생합니다. 이 시장에는 어떤 맛집들이 있을지 궁금하지만, 와볼 기회는 또 있을 테니까요 뭐. ㅎㅎ
육거리시장을 나선 버스는 그대로 직진을 하는데, 길이 다시 넓어져 있었습니다. 지도를 보니 신탄진역까지 계속 직진이더군요. 좌회전이나 우회전을 할 일이 정말 없어 노선 외우기에는 최고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충청북도교육청을 지나니 청주 시가지는 보이지 않게 되었고, 다시 시골 풍경이 나오게 됩니다.
다만 여기도 도로 확장공사는 있었는지 왕복4차로로 넓직한 모습이었고, 중간중간 내리는 손님들을 제외하면 버스는 쭉쭉 잘 달려주었습니다. 현도면사무소를 지나니 5분도 안 되어 오른쪽 차창으로 하천과 함께 낯익은 철교가 보이는데, 이제는 정말 신탄진에 다 왔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철교는 대전과 청주의 경계에 놓여 있으며, 경부선 열차를 타고 여기를 지나면 차창 밖 분위기가 확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따가 타게 될 열차이기도 하지만, 오후 6시 59분에 대전역을 출발하는 서울행 무궁화호에서 종종 보았던 모습이기도 해서 나름대로 감회가 깊었죠. 과연 제가 탄 버스도 다리를 하나 건너는데, 대전광역시 대덕구 신탄진동이라는 이정표가 있는 것도 볼 수 있었습니다.
다리를 건너니 신탄진역은 금방이었고, 저를 비롯한 사람들이 모두 우르르 내립니다. 이토록 여기를 오가는 사람들이 많건만, 공영버스를 대체한답시고 도입된 콜버스는 정작 신탄진을 가지 않으니 당연히 실패할 수밖엔 없죠. -ㅅ- ㅋ
그동안 열차로만 지나갔던 신탄진역을 버스로도 와보다니 참 재미있는 인생입니다. 이제는 유성온천으로 가야 하므로 오후 2시 30분이 되어서야 나타난 704번에 승차하였습니다.
[대전 704번(원내차고지~진잠초교,드리움아파트,학하초교,구암역,유성온천역,충남대,충남대서문,한국화학연구원,대덕테크노밸리2,4단지,송강전통시장,효성,목상동주민센터,신탄진시장,신탄진역~대전보훈병원)][1500] ※ 대전보훈병원 1425 출발
신탄진역 1430 - 신탄진시장 1432 - 목상동주민센터 1437 - 효성신탄진공장 1440 - 한국가스기술공사 1442 - 송강초교 1445 - 관평중교 1454 - 북대전IC네거리 1459 - 화암네거리 1503 - 대전광역시인재개발원 1505 - 대덕대학 1508 - 한국화학연구원 1511 - 유성구노인복지관 1515 - 북대전세무서 1518 - 충남대 1524 - 한진오피스텔 1526
버스에 오르니 요금통이 없었는데, 대전은 2022년부터 전 노선이 현금없는 버스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당장은 느끼지 못할 테지만, CBDC가 나오는 건 꽤나 가까운 미래의 일임을 생각한다면 숨이 막혀오는 것은 어쩔 수 없었죠. 백신패스가 그러했듯, CBDC 또한 출시한 이후 CBDC로만 가능한 행위를 차츰차츰 늘리면 결국 우리는 노예가 되는 거니까요. 정부와 반대되는 목소리를 내는 쪽은 화폐 보유량을 0으로 만들어 버려서 아무것도 못 하게 만드는 것은 당연하고, 화폐를 주긴 주는데 특정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해버리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니 말입니다. 그렇게 되는 동안 기술이 가만히 놀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며, 그 CBDC를 관리 및 통제하는 주체(국가 및 특정 기업)도 인간이 움직이는 거란 사실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랬죠. -ㅅ-;;; 디지털이 무조건 좋은 게 아니라니까 시발들아
신탄진역을 출발한 버스는 곧 좌회전을 하더니 굴다리를 지나 신탄진시장에서 손님들을 잔뜩 태웁니다. 아무래도 2024년 1월 현재, 신탄진역은 무궁화호를 비롯한 일반열차만 오기 때문에 버스를 타는 사람들 또한 역보다 시장 쪽이 더 많을 수밖에 없을 듯했지만, 여기도 충청권 광역전철이 운행 예정이니만큼 전철이 개통된 후로는 이야기가 달라질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신탄진시장을 벗어나니 공장들이 보이는데, 대덕산업단지와 관평동, 그리고 대덕연구단지를 보니 대전광역시를 움직이는 중추 구역을 맛보기로 둘러보는 기분이었습니다.
대덕대학과 주변 연구원들을 지나니 곧 충남대가 나왔고, 저번에 와본 적이 있던 충남대 정문을 지나 목적지인 한진오피스텔에 내릴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유성온천에 몸을 담가볼 때가 찾아왔고, 저는 저번에 가봤던 사이언스스파 대신 계룡스파텔 내부의 사우나로 들어갑니다. 여기는 올해 1월 1일부터 요금 인상이 있었는데, 군에서 운영한다는 게 헛소리는 아닌 듯 인상됐다는 요금이 8000원이라 가격에 감탄하며 들어가게 되었죠. 시설은 요금 대비 그럭저럭 나쁘지 않았고(다만 같은 요금을 받는 사이언스스파가 조금 더 낫더군요), 저는 탕에 몸도 담그고 쉬면서 시간을 보냅니다.
하지만 대전은 어찌됐든 제가 현재 사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집에 가야 했습니다. 오후 6시 59분에 있는 서울행 무궁화호를 타야 하는 것이죠. 코레일톡으로 확인해보니 예상대로 이 열차는 매진이 되지 않았고, 바로 예매를 마친 저는 지하철을 타기 위해 유성온천역으로 걸어갔습니다. 개찰구에 카드를 대니 새소리가 나오는 모습은 언제나 좋았지만, 여기도 지하철 요금이 올랐는지 나가는 금액은 1550원이 돼 버렸더군요. -ㅅ-;;;
[전철][1550]
[대전1호선] 유성온천 1807 - 정부청사 1814 - 용문 1820 - 서대전네거리 1824 - 대전역 1830
유성온천에서 대전역까지는 넉넉잡아 30분이기 때문에 오후 6시 전에 목욕탕을 나선 저는 오후 6시 7분에 도착한 판암행 전철을 타고 대전역으로 갑니다. 4칸짜리 열차였지만 사람들이 꽤 많았는데, 열차가 대전역에 이르니 다들 우르르 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반석역도 찍었었던 김에 반대편 종점인 판암역도 찍어보고 싶었지만 시간 상 그건 안 되겠고, 저도 사람들 따라 열차에서 내려 기차 타는 곳으로 향합니다. 그랬더니 이번에도 변함없이 타는 곳은 6번 홈이었는데, 무궁화호 열차가 이미 와서 문을 열어두고 있더군요. 입석으로 이 열차를 탔다면 자리를 잡기 위해 얼른 4호차로 갔어야 했겠지만, 이미 좌석표가 있어서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던 것이 참 다행입니다. 이 열차를 입석으로 탔는데 자리에 앉지 못한다면, 천안까지 쭉 자리 없이 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ㅅ-;;; 실제 경험이라는 것이 함정
[무궁화호(대전→서울)][8100]
대전 1859 출발 - 신탄진 1910 - 부강 1919 - 조치원 1929 - 천안 1950 - 평택 2005 - 수원 2025
열차 출발 시간이 다 되어가자 손님들이 속속 몰려들어 대부분의 좌석들이 다 차기 시작하더군요. 매진 안 된 게 다행이다 오후 6시 59분이 되자 출입문이 닫히는지 통로 쪽에서 쾅! 하는 소리가 나더니 열차가 슬슬 움직입니다. 이번 열차는 신탄진과 부강을 서는 열차라 해 떨어진 저녁 플랫폼의 모습들을 볼 수 있었고, 아까 407번에서 보았던 철교 또한 지나가볼 수 있었습니다. 과연 제게도 인생의 전환점은 찾아올 것인지 궁금증이 들더군요.
여행기도 쓰고 인터넷 서핑도 하다보니 어느덧 열차가 수원역에 도착 직전이었고, 수원역에 내리니 오후 8시 25분입니다. 이번에는 수인분당선이 시간이 맞지 않아 1호선을 이용하여 집으로 귀가하게 되지만, 후속 교통수단들 모두 시간이 착착 맞으니 이것보다 더 좋을 수는 없었죠.
무궁화호 및 새마을호 등을 비롯한 여객열차들이 툭하면 매진이 돼서 시도해본 간단한(?) 전철 + 버스 여행이었지만, 유성온천도 다녀오고 마음도 평안해지는 멋진 하루였습니다. 사람들은 대전을 빵의 도시라고 하지만(전적으로 성심당 덕분이죠), 목욕의 도시라고 해도 부족함은 없을 거 같다고 생각합니다. 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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