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모든 노선들을 조사하던 중, 평일에만 운행하는 노선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조사해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의외로 평일에만 운행하는 노선의 숫자가 10년 전에 비해 줄어들어 있었다는 사실이 의외였죠. 또한 평일에만 다니는 노선이라도 대체 노선들이 있는 것이 대부분이었는데, 이것만 봐도 우리나라의 대중교통망은 정말 훌륭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에지간한 곳들은 다 버스가 깔려 있었으니 말이죠(자동차로만 갈 수 있다고 생각되는 곳들 대부분이 사실 버스로도 갈 수 있는 장소였다고 보면 됩니다). 이런 걸 보면 대한민국의 대중교통 문제는 운영자 및 이용자의 문제로 귀결이 될 수밖에는 없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에지간해서는 예외 및 반례가 꼭 튀어나오는 버스 분야의 특성에 따라 대체노선이 없는 정말 소수의 예외는 있었지만, 이들이 지나가는 동네 특성상 평일에만 가 주는 것이 공급자 입장에서는 최선인 상황입니다. 저는 이 예외에 해당되는 노선인 과천여객 8번과 고양누리버스 N005번을 타보기로 하고 과천을 향해 떠나게 되었고, 오전 11시 24분에 정부과천청사에 내리게 되었습니다.
과천여객 8번은 과천시청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그쪽으로 슬슬 이동하니 시청 주차장에 버스가 주차되어 있었고, 저는 한 정류장 뒤인 시민회관에서 버스를 기다리게 됩니다. 과천시청에서 오전 11시 40분에 출발하는 차를 타게 되므로 환승할인 역시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상황입니다. ㅎㅎ
[과천여객 8번][환승] ※ 과천시청 1140 출발
과천시민회관 1143 - 경기과천교육도서관 1144 - 과천성당 1147 - 환경사업소입구 1149 - 막계교 1154 - 경마장,경마공원역1번출구 1155 - 광창마을 1157 - 삼포회관 1200
8번은 석준형과 탔던 적이 있었으나, 주말이다보니 경마공원역 구간은 가지 않고 바로 삼포로 가 버렸기에 이번에 다시 타게 되었습니다. 퇴근 때 해결하려니 해가 짧을 때라 해결할 틈도 나질 않아서 냐잉했던지라 이번 기회에 가보면 나쁠 게 없었죠. ㅎㅎ
과천역을 지난 버스는 선바위역 쪽으로 올라가다가 환경사업소 정류장에서 우회전을 하여 본격적으로 단독구간을 달리기 시작하는데, 화훼단지 쪽은 의외로 좁은 길가에 비닐하우스들이 다소 어지럽게 널려 있었습니다.
막계교부터는 다시 넓직한 도로를 따라 달리는데, 그동안 버스가 없었던 경마공원역도 비록 평일에 한해서지만 이렇게 버스 안에서 보게 되니 참 세상이 좋아졌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주말 및 공휴일에는 경마공원역을 가는 버스가 없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이해가 가는 대목이었고 말입니다. 주말 및 공휴일에는 경마공원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을 텐데, 바로 그 때문에 삼포와 뒷골 주민들을 위해 존재하는 이 노선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었죠.
경마공원역을 지난 버스는 경마공원 후문을 통해 삼포로 가게 되었고, 여기서부터는 주말 및 공휴일 노선과 똑같으니 복습하면서 삼포회관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다음 계획은 삼포마을입구에서 6번을 타는 것이었지만, 입구에 내려봤자 바로 버스가 오는 것도 아니었기에 삼포 종점에서 슬슬 걸어나오는 게 나았던 겁니다.
삼포마을 입구에서 우회전한 버스는 곧 삼포회관에 도착하여 시동을 끄게 됩니다. 버스가 여기에서 시간을 맞춘다는 사실은 평일이든 주말이든 상관없이 같더군요. ㅋㅋ
삼포마을회관에 내리고 보니 오후 12시 2분.
양재로 가는 6번은 오전 11시 55분에 시청을 출발했으니 이제 과천역 언저리쯤 갔을 시간입니다. 그래도 삼포마을입구까지 오려면 시간이 좀 남기 때문에 편의점까지 들러주고(여기에도 편의점이 있더군요...ㄷㄷ;;) 여유있게 입구로 슬슬 걸어내려왔죠. 마을입구는 역시나 휑~한 느낌이었지만, 막상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맞은편을 보니 담뱃갑같이 생긴 아파트들이 꽤나 많이 보여서 꽤나 이질적이었습니다.
[과천여객 6번][환승] ※ 과천시청 1155 출발
삼포마을입구 1216 - 추사박물관 1219 - 양곡도매시장 1221 - 양재2동주민센터,양재꽃시장,AT센터 1228 - 양재역7번출구 1234
오후 12시 16분이 되자 멀리서 버스가 달려왔고, 환승을 찍으며 순조롭게 승차하였습니다. 과천의 평일 노선은 해결을 본 상황이니 이제 고양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때마침 이 버스가 3호선 양재역을 가니 정말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었죠. 게다가 이 틈에 과천에서 양재로 넘어가는 구간도 해결하고 말입니다. ㅋㅋ
그동안 과천에서 양재는 지나다녀본 적이 꽤 있었지만 죄다 우면지구 어귀의 왕복8차선짜리 큰 길로만 갔었기 때문에, 그 옆의 왕복2차로 도로로는 가본 적이 없었던 겁니다. 확실히 이곳은 바로 옆에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왕복8차선짜리 큰 도로의 엄청난 교통량과는 대조되게 조용해서 좋더군요. 그래도 누가 양재 가는 노선 아니랄까봐, 엄청난 교통체증으로 유명한 염곡사거리를 지나가는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말입니다. -ㅅ- ㅋ
양재역 7번출구에 내리게 된 저는 얼른 3호선 승강장으로 이동하여 오후 12시 45분에 도착한 대화행 열차를 타게 됩니다. 내유동은 생각외로 가는 데 시간이 꽤 걸리는 동네이며, 때마침 N005번이 노선변경을 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라 옛날 노선경로도 도보로 해결해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생각보다 시간이 많지 않았죠. 그래도 시간을 보니 아무래도 내유동 커뮤니티센터에서 오후 3시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게 될 것 같은데, 이 오후 3시 버스라도 건질 수 있는 게 어디냐 싶었습니다. ㅋㅋ
[3호선][환승]
양재 1245 - 교대,법원검찰청 1249 - 고속터미널 1252 - 압구정 1258 - 옥수 1301 - 약수 1305 - 충무로 1308 - 종로3가 1312 - 독립문 1318 - 홍제 1323 - 불광 1326 - 구파발 1332 - 삼송 1337
삼송역에 내려 어플로 내유동쪽으로 올라가는 버스를 조회해보니 예상대로 제일 먼저 오는 차도 20분은 넘게 기다려야 했습니다. 고양시 여기도 겉으로는 표가 안 나도 실제로는 버스들이 좀 아작나 있었는데, 왠지 모르게 이천 그리고 장호원이 생각나더군요. 역시 서둘러서 삼송역으로 올라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긴 했는데... 문제는 이것 때문에 N005번은 카드 찍고 탔다간 환승을 받아버리게 될 것 같다는 점이었죠. 결국 이건 현금 박치기로 탈 수밖에는 없을 듯 -ㅅ- ㅋ
정말 몰라보게 바뀌어버린 삼송역을 나와 밖으로 나와 통일로 쪽으로 이동하는데, 이 길도 거의 왕복8차선 급으로 넓어져 있어서 정류장으로 이동하는데만도 한세월이더군요. 역 주변이 이렇게 바뀌기 전에도 정류장에서 역으로 이동하는 거리가 그리 짧지는 않았지만, 이건 뭐 2배는 더 멀어진 느낌입니다. 어휴 -ㅅ-;;
[신일여객 31번][1450]
삼송역사거리,지축차량기지입구 1408 - 신원마을3단지 1410 - 서울시립승화원 1416 - 필리핀참전비 1417 - 관산동,벽제시장 1420 - 두포동,관산성당 1425 - 고골입구 1426 - 내유초등학교 1428 - 중간내유동 1430 - 내유동 1433
어쨌든 저는 오후 2시 8분에 도착한 31번에 승차하였고, 내유동에 내렸더니 오후 2시 33분이었습니다. 제일 먼저 오는 차로 탔는데도 시간이 이 모양이니 시간이 너무 빠듯했습니다. 하지만 내유동 여기는 오려면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걸리는 동네이기 때문에, 최대한 발을 놀려보기로 하고 N005번이 노선변경 되기 전에 운행했던 경로로 내유동 주민센터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게 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N005번은 내유동에서 타고 나와야 되는 노선이라 이번 시승 계획을 짤 때부터 지금까지 참 골치아팠지만, 어쩔 수 없었죠.
[도보]
내유동 1433 - 내유동주민센터 1451
그리하여 저는 내유동 안으로 걸어들어가다가 신성슈퍼 정류장에서 왼쪽으로 난 길을 따라 이동하는데, 생각보다 개쩌는 길이 계속 이어지는 겁니다. 변경되기 전에 탔다면 진짜 대박이다 싶은 그런 길이더군요. N005번은, 타기가 어렵지만 그만큼의 값을 하는 노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ㅋㅋ
시간이 부족해서 빠르게 걸어가기 바빴지만 정말 개쩌는 1차로 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었고, 2022년 7월 현재까지도 잘 운행중인 구간으로 접어들어도 계속 1차로 길이라 진짜 이거 대박노선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가 없었죠. 통일로 1번 국도에서 타려 하면, 잘못 타는 사람인 줄 알고 그냥 지나가버릴 가능성이 높은 노선이라는 게 참 아쉬울 따름입니다.
어느덧 오후 2시 50분이 가까워졌기 때문에 시간의 압박은 강해지고 있었지만, 진짜 개쩌는 길들을 뚫고 계속 버스 운행경로대로 움직였더니 오후 2시 51분이 되자 드디어 내유동 주민센터 앞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찬가지로 여기에서 출발하는 088번 한 대가 먼저 대기하고 있더군요.
일단 088번 버스가 서있는 걸 보니 맞게 도착은 한 것 같지만, 저 노선을 타려고 여기까지 온 게 아니기 때문에 기사아저씨를 피해 구석으로 숨어들게 되었죠. 아까 내유동입구에서부터 정신없이 걸었기 때문에 얼굴에 땀이 잔뜩 났기 때문에 세수도 좀 할 겸 화장실을 찾는데, 때마침 건물 왼쪽에 화장실이 마련되어 있어 기분좋게 세수를 할 수 있었습니다. ㅋㅋ
어차피 오늘 타려는 N005번은 오후 3시에 출발할 것이고, 088번은 그 전에 출발할 것이기 때문에 화장실에서 일부러 미적대다가 나와보니 과연 버스는 가버리고 없더군요. 그냥 주민센터 아니면 동사무소라고 하면 되지 굳이 커뮤니티센터라고 해놓은 것은 좀 마음에 안 들었지만, 어쨌거나 저는 오후 3시가 다 되어서 도착한 버스에 현금을 내고 승차합니다.
[고양도시관리공사 N005번][1300, 현금]
내유동주민센터 1500 출발 - 명성운수종점 1501 - 내유동(통일로) 1504 - 윗내유동,내유동입구 1506 - 금강슈퍼,내유1동회관 1508 - 제이타운 1509 - 윗내유동,내유동입구 1511 - 내유초등학교 1515 - 라온빌라 1516 - 삼성캐슬 1517 - 고골입구 1520 - 관산동주민센터 1525
내유동 주민센터를 출발한 버스는 088번과 똑같은 경로로 내유동을 빠져나왔고, 통일로를 따라 서울쪽으로 내려갑니다. 통일로에서 보는 것과 달리 생각보다 사람들이 꽤 안쪽에 사는 형태더군요. 영등포역을 가는 1082번이 여기에서 출발한다니 믿겨지지 않을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통일로로 나와 남쪽으로 내려가던 버스는 윗내유동에서 좌회전을 하여 내유1동 회관을 들르는데, 이곳은 026번 마을버스가 가는 길이었습니다. 하지만 내유1동 회관앞에서 좌회전을 한 버스는 윗길을 따라 내유1동을 나오는데 이 길도 정말 쩌는 1차로 길이 이어지더군요.
정말 아까 내유동 주민센터로 걸어가면서 지나가본 구간도 그렇고 이곳 윗내유동 구간도 그렇고, 생각보다 정말 쩌는 1차로길이라 진짜 오늘 이 노선 타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게다가 기사아저씨께서 어디 가느냐는 질문도 없고 저에 대해 아예 신경을 쓰질 않다보니, 내유초등학교 뒤의 삼성캐슬에서 내리려던 계획을 수정하여 관산동까지 그냥 뻐길 수도 있게 되어 아주 좋았죠. 대박을 보게 된 이 노선을, 타러 가는 과정을 제외한다면 생각보다 쉽게 타게 된 셈이라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ㅋㅋ
관산동 주민센터에 내리니 오후 3시 25분.
이제는 3호선을 타고 집에 가야 하는데, 아까처럼 또 통일로를 따라 삼송역으로 갈 수는 없는 일. 어떻게 3호선 역쪽으로 갈까 고민하다가, 때마침 원당역으로 가는 012번이 있길래 이걸 타고 원당역을 향해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때마침 시간표를 찾아보니 오후 3시 28분에 관산주공아파트에서 버스가 출발한다고 되어 있어 금방 버스가 오기 직전이었고, 저는 3분 뒤에 나타난 버스에 승차하였습니다. 아무리 카레가 3분이면 다 된다지만 버스도 3분만에 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죠. -ㅅ- ㅋㅋ
[동일운수 012번][1300] ※ 관산주공아파트 1528 출발
관산동주민센터 1528 - 오금리교회 1530 - 물구리 1532 - 낙타고개카페앞 1533 - 원당골 1535 - 수역이마을 1538 - 성사고교 1539 - 세창짜임아파트 1541 - 원당시장 1544 - 원당역 1547
대부분이 왕복2차로인 노선이었지만, 고양시의 미개발지들도 지나는 노선이라 시골 노선같은 그런 느낌도 나더군요. 관산동을 빠져나오면서 보게 된 좁다란 길도 나름 대박이었고, 원당역 주변은 시장도 있고 제법 큰 동네 같은 그런 느낌도 났습니다. 지금은 안산에서 고양으로 가려면 시간이 많이 걸려 손대지 못하고 있으나 내후년 1월이면 서해선이 대곡역으로 연장 운행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그때 본격적으로 고양과 파주는 다 잡아보게 될 텐데, 그 때에는 원당시장도 한번 가봄직한 장소가 될 것 같아 나름대로 미소가 지어지더군요. 뭐, 지금은 여기에서 무슨 짓을 해도 집까지는 여러 번 갈아타야 하고 시간도 2시간이 넘게 걸려버리지만 말입니다. ㅋㅋ
원당역에 내리니 오후 3시 47분이었는데, 곧 오금행 전철이 도착예정이라 서둘러 뛰어가 전철을 타게 되었고 저는 6호선과 2호선을 이용하여 구로디지털단지역으로 이동하여 5602번을 타고 집에 가게 됩니다. 그런데 정말 거의 20년 가까이 말만 존나 무성하던 신안산선 공사도 현실로 다가오는 듯, 버스 타는 장소 변경 안내문이 붙어 있더군요. 사람 일은 모른다는 걸 버스 시승을 통해서도 많이 겪고 있는데, 물론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다고 마냥 좋은 것만 있는 건 아니지만, 정말 몇 년 후에는 기존보다 더 좋아지는 철도망에 나름 기대가 됩니다. ㅋㅋ
오늘 탄 노선은 실질적으로 2개뿐이지만, 평일에만 다니다보니 나름 일당백 시승이 되어버렸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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