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에서 버스로 들어가보기 제일 어려운 동네.
고덕면 방축리 안길, 그리고 다름아닌 황곡입니다.
황곡은 오후에는 버스가 없다고 봐도 될 정도인데다(오후에 황곡을 들어가는 8-1번의 운행시간표가 상당히 빡센 게 큽니다), 오전에는 삼계리에서 오전 6시 35분과 오전 7시 40분, 그리고 고잔리에서 오전 10시에 출발하는 66번만이 황곡을 들어가기 때문에 타기가 만만치 않았던 겁니다. 더군다나 황곡 구간은 경기도 버스정보시스템(GBIS)에조차 등록되어 있지 않았죠.
그나마 제가 삼계리 출발 오전 6시 35분차와 7시 40분차를 타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니, 결국 고잔리에서 10시에 출발하는 차를 노릴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저번 시승에서 황곡을 보려고 했다가 물을 먹고(2021년 9월 4일 시승기 참고) 찾아냈던, 어쩌면 유일할지도 모르는 방법이었죠. 이리하여 저는 오목천역에 오전 8시 50분에 도착한 8472번을 타고 청북읍사무소를 향해 가게 됩니다.
[경진여객 8472번][환승] ※ 수원역 0834 출발
오목천역 0850 - 장짐사거리,구 바다마트 0914 - 제약공단사원아파트 0921 - 요당3리 0929 - 청북읍사무소,신포 0938
신포에 내리니 오전 9시 38분.
고잔리에서 출발한 66번이 이곳으로 오려면 10분 조금 안 되는 시간이 걸린다는 걸 고려하면 환승할인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그래서 8472번이 좀 천천히 갔으면 했었지만, 이번에는 가벼운 뉴슈퍼가 걸려서 버스가 아주 펄펄 날아다녔기 때문에 그렇게는 되지 않았죠. 그렇다고 그 다음 차를 탔다간 황곡을 무조건 놓치게 될 테니 정말 어쩔 수가 없더군요. -ㅅ-;;
어쨌든 버스 시간까지 30분 가까이 남았기 때문에 저는 편의점에 들어가 요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이제는 11월이었고 아침 10시도 안 된 시간이라 바깥은 시원하다못해 약간 춥다 싶을 정도였지만, 10시가 지나 어플로 버스가 나오는 걸 확인한 저는 길을 건너 청북읍사무소 앞으로 갈까 하다가 그냥 삼계리 쪽으로 가는 도로에 있는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게 됩니다. 환승할인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실낱같은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인데, 버스가 청북읍사무소 앞으로 가려면 바로 앞 사거리 신호에 걸리기 때문에 2분 지체될 수 있으나 삼계리 쪽에서 기다리면 그런 게 없기 때문이었죠. 이윽고 10시 8분이 되자 현곡공단을 지나 안중으로 되돌아가게 될 310-2번이 지나가고 바로 뒤이어 66번 버스가 옵니다.
[뉴진위여객 66A번][환승] ※ 고잔리 1000 출발
청북읍사무소,신포 1008 - 청북중학교 1013 - 한산1리 1019 - 어연초교 1021 - 어연2리 - 어연2리 - 황곡 1024(회차) - 문곡3리입구 1029 - 두릉리,계루지 1031 - 신안인스빌 1041 - 고덕자연앤자이 1044 - 중앙동주민센터 1048 - 서정리시장 1051
환승이 되면 어떻고 안 되면 어떠냐 하는 마음으로 카드를 댔는데, 환승이 되더군요. 나중에 시간 계산을 해보니 딱 30분을 맞춰서 탔기 때문이었는데, 나름 기분은 좋았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황곡이었죠. 과연 이번에는 버스가 황곡을 들어가줄 것인지... 진짜 유일할지도 모르는 승부수를 던진 저였지만, 버스가 어연리에 가까워질수록 속으로 "우회전해라 우회전!"을 외치게 되더군요. 일단 어연리에 진입한 버스는 계속 직진을 하는데, 어연1리 정류장을 지난 버스가 드디어 일을 내고야 말았습니다.
우회전을 한 겁니다.
승부수가 먹혀서 기분이 좋더군요. 키아 ㅋㅋㅋㅋ
황곡은 1차로 길이었는데 종점으로 가는 동안에도 어연2리라고 적힌 정류장이 두 번 나왔고, 어느 가정집 앞마당에서 회차를 합니다. 이곳도 공장들이 들어와 있었기에 길가에는 공장들이 있었고, 버스 회차지에도 업체들의 이름이 적혀있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황곡까지 해결하니 기분이 참 좋더군요.
하도 오다보니 우리집 같은 평택도 어려운 노선들은 전부 해결된 셈이니 정말 홀가분함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고, 저는 곧 도착한 2번을 타고 송탄시장으로 갑니다. 원래는 김네집이나 미스진햄버거 갈 때 타곤 하던 이 2번 버스를 이 시간에 타다니 사람 일은 정말 모르는 일이더군요. 생각난 김에 점심도 먹고 갈까 하는 뻘생각마저 들었죠. ㅋㅋ
[협진여객 2번][환승]
서정리시장 1059 - 대추골 1101 - 서정동주민센터 1103 - 송탄역 1106 - 송탄시장 1110
하지만 다음에 탈 8번 버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케잌나라에서 빵만 하나 사먹게 됩니다. 여기서 빵을 먹어본 지도 꽤 시간이 지났지만, 은근히 쏠쏠하더군요. 여름이 아닌 게 아쉬울 지경이었습니다(여름에 팥빙수를 먹을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었죠).
[뉴진위여객 8번(송탄시장~진위,은산(은산5리 미경유))][1350]
송탄시장 1117도착, 1120출발 - 하북삼거리,진위역 1128 - 견산2리 1130 - 진위면사무소 1133 - 은산5리입구 1140
이 버스는 송탄시장 바로 위의 송탄우체국에서 시간을 맞춰 가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에 버스가 나타나자마자 얼른 탔는데, 이번에는 이곳 송탄시장에서 오전 11시 20분 시간을 맞춰서 가더군요. 어느정도 운전기사의 재량이 있는 부분이지만, 그래도 대부분 우체국에서 시간을 맞췄던 시절이 있었음을 생각하면 나름대로 변화가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아무튼 오전 11시 20분에 송탄시장을 출발한 버스는 협진여객 2번과 똑같은 경로로 진위역 앞까지 갔다가 우회전을 하여 본격적으로 진위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합니다. 동천리와 가곡2리 등을 탔던 추억이 생각나는 가운데, 진위면사무소 쪽으로 갈 때마다 매번 보게 되는 토끼와 거북이 주유소도 그대로였습니다. 딱 하나의 변화만 뺀다면요;;
진위면사무소를 지난 버스는 저를 포함하여 달랑 2명 태운 채 은산리 방향으로 달려가기 시작했고, 저는 오전 11시 40분이 되어 은산5리입구에 하차합니다.
[도보]
은산5리입구 1140 - 은산5리종점 1151 - 진목교회 1205
이번 시간대에는 버스가 은산5리를 가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은산5리 입구에서 내려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은산5리를 버스로 가는 걸 고집했다간 더 큰 것을 놓쳐버리기 때문에 찬밥 더운밥 가릴 겨를이 없었죠. 그리하여 저는 은산5리 구간은 도보로 해결하게 됩니다. 어차피 용인 75번은 오후 12시 30분에 진목교회를 출발하기 때문에 시간은 충분했습니다. ㅎㅎ
※ 8번 시간표에서 진목이라고 적혀 있는 시간대의 버스를 타야 은산5리를 가는데, 제가 탄 시간은 은산리만 적혀있고 진목은 적혀있지 않았던 겁니다. 그나마 진목 써있는 시간을 타도, 버스가 용인 75번이 오는 옆동네 진목리까지 가는 건 아니라는 게 함정이지만 말이죠. -ㅅ- ㅋ
은산5리 버스정류장을 지나자마자 바로 평택/용인 시경계 표지판이 보이는데, 경부고속도로 굴다리를 기준으로 시경계가 있더군요. 평택과 용인이 서로 붙어 있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겠지만, 정말로 붙어 있음을 알 수 있는 모습이었죠. 사실 이렇게 된 것은 두 지자체의 행정구역은 서로 붙어 있으나 두 도시의 중심지는 30km 이상 멀리 떨어져 있고, 그 사이에 있는 동네들(남사, 송전 등)도 평택 생활권이 아니라는 점이 참 컸습니다. 그나마 이런 두 도시를 왕래할 방법이 남사에서 아침에 딱 한번 있는 29번 말고 아예 없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참 다행이었죠. 양성터미널을 거치거나, 지금 제가 시도하는 진목리를 향한 도보 등 간접 연계는 가능했으니까요.
저는 굴다리를 넘어가지 않은 채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계속 남쪽으로 내려가게 되었고, 내려가면서 두 번째로 나온 굴다리에 들어가니 바로 진목교회 버스종점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는 시경계 표지판 그런 건 전혀 없지만, 굴다리를 이용하기 전과 후의 분위기가 확 달라지는 것으로 평택에서 용인으로 왔다는 사실을 느낄 수는 있더군요. ㅋㅋ
진목교회에 도착하니 오후 12시 5분이라 시간이 남더군요. 그래서 교회 건물을 보고 난 후에는 굴다리 근처에서 적당히 앉을 만한 곳을 찾아 쉬게 됩니다. 다행히 버스가 출발하기까지 25분의 시간 동안 이곳을 지나가는 사람이나 동물은 단 하나도 없었기에, 저도 마음놓고 있을 수 있었죠. 버스는 오후 12시 20분에 도착했는데, 버스 바로 앞에 큰 차가 하나 들어오면서 방해를 놓는 바람에, 버스가 들어오는 정면 사진은 남기지 못하고 맙니다.
[경남여객 75번(용인터미널~서4리,완장,아곡,한숲시티,남사~진목교회)][1450]
진목교회 1229 출발 - 진목2리 1236(진목교차로 정체) - 전궁리 1237 - 남사(주유소앞) 1240 - 방축 1243 - 남곡사거리 1246 - 아곡동회관 1250 - 한숲6단지 1254 - 완장1리 1257 - 상동삼거리 1300 - 서2리 1304 - 서4리상반(회차) 1309 - 서2리 1313 - 용인터미널 1329
저는 계속 앉아 있다가, 버스 출발시간이 될 때쯤 버스에 다가가 승차를 하게 되었고 버스는 오후 12시 29분에 드디어 용인을 향해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 75번은 이전에 타 본 적이 있었지만, 순지(스마일슈퍼)가 종점인 줄 알고 거기 내렸더니 정말 멀리 어디론가 가버려서 황당했던 기억을 남긴 노선이었는데, 그 때문에 해결하지 못했던 나머지 구간도 이번에 해결하는 기회를 잡게 되었죠. 진목교회를 출발한 버스는 곧 1차로 길을 달리는데,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펼쳐지는 1차로 길은 장관이었습니다. ㅋㅋ
1차로 길을 나와 우회전을 한 버스는 평택시의 여운을 남기며 남사를 향해 달려가는데, 제가 내렸던 순지 정류장 그리고 스마일슈퍼는 아직 그대로 잘 있더군요. 동네 슈퍼마켓의 여건이 점점 열악해지고 메이저 브랜드 편의점(세븐일레븐, CU, GS25 등)으로 전환되는 것이 현실이라 이 슈퍼가 아직 그대로 살아 있다는 것이 참 반가웠습니다. 사진으로 남기지는 못했던 것이 아쉬울 따름이었죠.
그런데 순지를 지나니 갑자기 길이 밀리더군요.
이런 시골 동네에서 웬 교통 체증인가 싶었는데, 진목로터리에서 차들이 제대로 가지를 못하고 있었습니다. 로터리 근처에서 사고가 났다거나, 로터리 근처에 차량 통행에 방해될 만한 것이 있는 것도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결국 멈칫멈칫하는 차, 나만 잘 가면 땡이라는 이기적인 차 때문에 생긴 현상일 수밖에는 없는 것이었는데, 정말이지 무분별하게 차가 늘어나버린 현실 그리고 무개념 운전자가 참 많이 증가한 현실을 대변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정말 이런 걸 한두번 겪는 게 아니다보니, 자동차를 곱게 보지 못하게 될 수밖에는 없었죠.
이 때문에 기사아저씨께서는 조금 더 속도를 내서 운전을 하는 수밖에는 없게 되었고, 오후 12시 40분에 남사를 찍게 된(용인터미널 방향이라 그런지, 주유소 바로 앞 정류장으로 가더군요. 남사는 타는 장소가 헷갈리기 딱 좋은 곳입니다) 버스는 개쩌는 1차로 길을 따라 아곡동회관을 들어갔다 나오게 됩니다.
그런데 아곡동회관을 나오면서 보니 뒤에 고층 아파트들이 보이더군요. 그 유명한 용인 한숲시티가 바로 근처에 있기 때문이었는데, 아파트 단지를 지어도 왜 굳이 이런 외진 곳에 지었는지 이해가 불가능한 곳이기도 했습니다. 시흥은 그린벨트 때문이라는 이유라도 있지, 여기는 그린벨트 그런거 없는데도 이 모양이니 말이죠. 남사에 용인테크노밸리 등 공업지역의 개발도 예정은 되어 있다지만, 한숲시티와는 너무 엇박자로 개발되는 만큼 용인시의 큰 그림이었다고 보기도 어렵고 말입니다.
한숲시티를 나온 버스는 기존 1차로 길, 그리고 왕복2차로로 확장된 도로를 번갈아 달리며 완장리를 지납니다. 하지만 도로 확장으로 인해 기존 완장리의 1차로 길은 절반 이상 사라졌다고 봐도 되는 상황이었죠. 이제 매냐들도 쩐다고 떠들던 24-1번도 방아리 말고는 내세울 게 없어져버린 셈이라 뭔가 씁쓸하더군요. 남사를 미경유하는 직통노선(24-2번)의 운행횟수가 늘어난 상황이라 더더욱 그랬죠.
하지만 한 가지 변하지 않은 사실이 있었으니, 75번은 완장리를 빠져나와 바로 천리로 나가는 게 아니라 서4리를 찍고 간다는 사실입니다. 이 서4리는 여전히 개쩌는 1차로 길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ㅎㅎ
천리에서 용인터미널은 많이 지나가본 길이라 별 감흥없이 용인터미널에 도착하니 오후 1시 30분입니다. 남사읍 소재지인 내기리 남쪽의 마을들은 용인시이지만 용인이라 부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데, 사실 내기리부터가 오산으로 나가는 동네이고 용인터미널에서 많이 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일 수밖에는 없음을 다시 느끼게 되더군요. 그래도 여기가 용인이며 경남여객이 오지들에도 웬만해선 버스를 잘 넣어주는 편인 회사라서 망정이지(24번과 24-1번 외에 72번, 75번, 6번 등이 있는 것도 이것 때문이죠. 물론 노선의 성격이 제각각 다르긴 하지만 어쨌든 이들도 남사까지 가는 건 맞으므로, 남사 입장에선 꿩 먹고 알 먹고인 건 인정해야 합니다), 안성이었다면 어땠을지 참 살떨리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다음에 탈 90번은 오후 1시 40분 출발이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남지는 않은 상황. 하지만 용인터미널 건물 내에 만두집을 봐둔 게 있었기 때문에 저는 서둘러 왕만두를 사들고 버스를 기다리게 됩니다. 양성에서 만두를 먹으며 22-1번을 기다린 기억이 있었는데, 이곳 만두집도 그곳만큼 맛있는 곳일 것 같은 느낌이 왔던 겁니다. ㅋㅋ
[경남여객 90번(용인터미널~둔전,포곡,신원,매산~모현)][환승] ※ 용인터미널 1340 출발이나, 5분 연발함
용인터미널 1345출발 - 유림동주민센터 1352 - 수포교 1357 - 둔전 1401 - 포곡읍사무소 1404 - 포곡중교 1406 - 에버랜드입구 1409 - 유운1리 1411 - 신원2,3리입구 1414 - 신원리(회차) 1417 - 신원2,3리입구 1418 - 상촌 1421 - 매산4리마을회관(회차) 1423 - 상촌 1425 - 매산1리 1426 - 매산사거리 1428
오후 1시 40분이 되었는데도 90번 버스가 승차장에 나타나질 않아 어떻게 된 것인지 기다리는데, 기사아저씨께서 볼일이 급하셨었는지 제 시간보다 5분 늦게 버스가 승차장에 옵니다. 일단 버스가 나타난 것만 해도 다행인 일이었기에 저는 얼른 버스를 타게 되었고, 제가 타자마자 바로 출발합니다. 사실 이 90번은 전에 탔던 적이 있었지만, 그새 ㅓ형 구간이 2개 추가된 탓에 이걸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었죠.
버스는 포곡읍사무소까지 다른 버스들과 똑같이 달렸고 이후 에버랜드 입구를 찍고 북쪽으로 올라갑니다. 에버랜드는 오늘도 사람이 많은 눈치였지만 이 버스에게는 남의 나라 이야기였고, 에버랜드를 벗어나니 본격적으로 단독구간에 진입합니다. 유운리에서 손님 한 명이 내리고 저 혼자 남아있는 가운데, 버스는 신원2,3리 입구에서 안쪽으로 들어가는데 이쪽은 회차지까지 쭉 왕복2차로 도로더군요. 10년도 더 전에 영진지도에서 신원리 쪽을 봤을 때는 쩌는 산길이 있는 걸로 나왔었지만, 버스가 거기까지 가지는 않는 것이었습니다(그래도 신원저수지 바로 근처까지는 오더군요).
신원리 회차지도 민가와 더불어 공장들이 좀 보이다가 도로 끝에서 회차하는 식이라 평범한 모습이었고(대신 뒤에 산을 배경으로 회차지를 촬영해보니 볼만한 모습이 나오긴 하더군요. ㅎㅎ), 다시 3분을 달려 입구에 도착한 버스는 매산리 쪽으로 올라가다가 상촌에서 또 좌회전을 하여 매산4리를 들어가줍니다. 그런데 이곳은 아까 신원리와 다르게 꽤 쩌는 1차로 길이더군요. 모현 방향으로 탈 경우 막판 반전을 느낄 수 있어 재미가 있을 듯한데, 정말 같은 노선이라도 어느 방향으로 타느냐에 따라 느낌이 다른 걸 다시 확인하게 되니 이것도 참 신기했습니다.
생각외로 쩔었던 매산4리.
신원리 쪽으로 돌아가다보니 90번을 다시 탄 보람이 있다 싶었습니다.
90번 또한 광주를 가는 20번과 똑같이 용인에서 모현을 가는 버스이지만 신원리 쪽으로 돌아가는 노선이라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시간만 맞추면 쉽게 탈 수 있는 노선이므로 여러분들도 한 번쯤은 타보게 되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죠. 사실 용인~모현 간 노선버스의 끝판왕 89번 때문에 90번은 잘 안 타지게 되는 함정은 있지만 말입니다. -ㅅ- ㅋ
매산4리를 나온 버스는 다시 북쪽으로 달리기 시작했으며, 금방 매산사거리가 나오기 때문에 저는 내릴 채비를 하게 되었습니다. 버스 안에 저 혼자 있었기 때문에 까딱 한눈팔았다간 내리는 장소를 놓치기 딱 알맞았던 겁니다. 운전기사가 뒷문 닫고 출발하려고 하면, 그 때에서야 "아저씨 내릴 건데요" 하는 생각없는 행동은 그냥 하지 않는 게 약인 법이죠.
이제 내개일로 들어가기 위해 89번을 타야 했는데, 누가 끝판왕 아니랄까봐 버스가 오기까지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군요. 하지만 이것 역시 계획된 것이라 저는 아주 자연스럽게 편의점에 들어가 음료수를 사들고 의자에 앉게 됩니다. 아까 용인터미널에서 사왔던 왕만두를 까먹기 위해서였죠. 왕만두에 음료수와 물을 먹으니 이걸로도 제법 배가 부른데, 다른 동네 시승 갈 때에도 만두집이 있다면 적극 활용해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만두를 엄청나게 좋아하는지라 아주 안성맞춤 식사 해결법이었죠.
[경남여객 89번(용인터미널~둔전,초부,갈담,모현,매산~내개일][1450]
매산사거리 1501 - 내개일 1506
그런데 막상 89번을 기다리며 버스 오는 걸 보니까 간발의 차이로 환승할인을 받지 못하게 될 것 같은데(이건 계획에 없었는데), 정말 설마했지만 오후 3시 1분이 되어 나타난 버스에 카드를 대보니 1450원이 나가버립니다. 진짜 딱 33분 차이인데 단 몇 초 차이로 명암이 갈린 겁니다. 이렇게 될 거면 좀만 빨리 와주지... -ㅅ-;; 저번 신근3리에서 정말 울며 겨자먹기로 카드 대신 현금으로 요금을 내야만 했던 것의 정확히 반대 상황이 되니 이것도 참 냐잉하더군요. 아무튼 버스는 저를 태우고 바로 우회전을 하여 5분을 달리더니 내개일 정류장에 저를 내려주고는 바로 회차하여 떠났습니다.
내개일은 전에도 와본 적이 있었던지라 그 때의 추억이 생각이 났습니다.
봉골에서 34번을 타고 광주로 돌아가며 내개일을 왔었고(2010년 10월 16일 시승기 참고), 그분 그리고 석준형과 함께 셋이서 89번 막차를 타고 왔던 적도 있기 때문이었죠. 지금은 광주 34번이 이 내개일을 들어오지 않게 바뀐 지 꽤 되었지만, 이곳도 용인 버스와(20-1번이 들어오다가 지금의 89번이 오게 되었죠) 광주 버스가 만나는 지점이어서 재미있는 이동이 가능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제가 내개일을 오게 된 것은 14번을 타기 위해서였는데, 모현사거리에서 외개일을 지나 이곳 내개일로 바로 들어오는 경로 때문이었던 겁니다. 이 버스가 오려면 시간이 좀 남는 상황이라 광주 차가 회차했던 지점으로 슬슬 걸어갔는데, 정류장 표지판은 남아 있었으나 정류장 앞의 슈퍼가 세븐일레븐 편의점으로 바뀌어 있더군요. 아무튼 몇 년 만에 여기를 다시 오게 되었는지 몰라 반가움, 그리고 추억에 젖으며 정류장 표지판, 그리고 표지판과 옛 광주버스 회차지를 사진으로 박는데...
갑자기 웬 아저씨가 "어디 개발(업체)에서 나오셨어요?" 하면서 말을 걸어오는데, 모습을 보니 저 세븐일레븐 편의점주인 듯 했습니다. 이건 또 무슨 생뚱맞은 소리다냐 싶어 아니라고 대거리를 하고 다시 아까 89번에서 내렸던 버스정류장으로 걸어가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조금 뒤 웬 검은색 승용차가 그 편의점 쪽에서 달려오더니 제 앞에 서더군요. 설마했는데, 그 편의점주가 차를 타고 저를 쫓아온 겁니다. 아놔 미친 -ㅅ-;;;
곧 그 자동차의 창문이 열리고, 편의점주가 "당신 어느 개발에서 나왔어?" 하면서 따지기 시작하는데 진짜 난감했습니다. 여행 왔다고 하는 것은 먹히지 않을 것이 뻔했던 겁니다. 일단은 저도 무슨 개발같은 소리하냐며 아니라고 우기면서 편의점주의 면상을 뚫어져라 쏘아보게 되었는데, 가만 생각해보니 참 열받더군요. 제가 가방을 매고 있었긴 했지만 그 안에는 핸드폰 보조배터리와 휴지, 그리고 물병밖에 없는데 개발업체 직원 취급하는 것도 그렇고, 그곳 편의점 앞 모습은 로드뷰로도 이미 잘 나오고 있었으니 말이죠. 또한, 진짜로 제가 그런 업체 직원이었다면 아예 멀리 도망을 쳤으면 쳤지 그 가까운 곳에서 "나 잡아잡수" 하면서 가만히 서있을 리도 없으니 말입니다.
결국 폭발해버린 저는 창문을 두들겨서 편의점주가 다시 창문을 열게 만든 다음, 저 이야기들을 해버리게 되었죠. 그랬더니 편의점주는 "뭐, 그건 신고해 보면 알겠지" 하면서 다시 차를 돌려 떠나버리는데, 정작 신고 운운하면서 인적사항은 하나도 물어보지 않는 건 어이가 없었지만 정말 짜증이 나는 건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오죽했으면 평소에는 신경써서 보지도 않는 편의점 지점명이 어떻게 되는지 찾아보기까지 했을 정도였는데(2022년 7월 현재도...잘 있더군요...?? -ㅅ- ㅋ), 만약 제가 진짜 개발업체 직원이었다면 이런 촌구석은 자동차 타고 오지, 버스 타고 오겠습니까?
사실 이런 외진 곳들을 다니게 되어있는 시승을 하는 제게 있어 촌구석이라는 단어는 정말 대척점에 서 있는 단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단어를 썼을 정도니, 정말 많이 짜증나지 않을 수가 없었죠. 뭔 사람을 이렇게까지 의심하고 몰아붙이는지 -ㅅ-;;
그런데 오후 3시 23분에 도착한 14번마저 그냥 아까 지나왔던 매산사거리를 경유하여 모현으로 나와버립니다. 분명히 순환 방향 다 고려하고 계획을 짠 것이었고 지금 시간에는 내개일을 찍은 다음 일산2리 마을회관을 지나 모현사거리로 바로 나가는 길로 운행하는(14-1번) 때인데, 이건 또 무슨 조화인지 진짜 혈압이 오르더군요. ㅡㅅㅡ;; 2022년 7월 현재 다시 생각해도 열받는 일이니 참...
[경남여객 14-1번(모현읍사무소~모산,매산,내개일~모현읍사무소)][환승] ※ 모현읍사무소 1510 출발
내개일 1523 - 모현성당 1536
혹시나 해서 차내 시간표를 확인해봤지만 나무위키에 적혀있는 것과 달라진 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 미친 편의점주만 생각해도 정말 짜증나는데 버스마저 왜 이러는지 시승의욕이 팍 꺾이지만, 어쨌든 남아있는 계획이 있었기 때문에 침착하게 모현성당에 내리게 됩니다. 아무리 봐도 버스가 그냥 모현읍사무소로 들어가버릴 삘이라 더 타고 있어봤자 의미가 없었기 때문이었죠.
모현성당이 용인으로 가는 큰길에서 살짝 들어간 곳에 있는지라 저는 다시 큰길로 슬슬 걸어나와 오후 3시 55분에 도착한 20번을 타게 됩니다. 오늘의 핵심노선으로 평택 황곡과 더불어 5번 마을버스로 지장실을 갔다오는 것이(5-4번)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저는 둔전역까지 이동 후, 경전철을 이용하여 용인시청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예전이었으면 용인터미널 쪽으로 내려가다가 66번 등으로 환승해서 시청까지 가야 했을 텐데, 경전철이 생긴 덕에 시간단축도 되고 정말 편하더군요.
[경남여객 20번][환승] ※ 광주경안주차장 1528 출발
왕곡마을,모현읍사무소입구 1555 - 포곡우체국 1608 - 둔전역,인정멜로디아파트 1619
[용인경전철][환승]
둔전 1621 - 운동장,송담대 1628 - 시청,용인대 1635
처인구에 다니는 5번 마을버스.
어느새 경남여객이 마을버스도 병행 운행하게 되어 생긴 용인 처인구 시내 노선인데, 지장실과 마성3리를 경유하는 시간이 하루 2번 있다는 특징이 있었습니다. 아침에는 유림동→마성3리→지장실→시청으로, 오후에는 시청→지장실→마성3리→유림동 방향으로 편도 운행을 하는 형태였죠. 따라서 저는 용인시청 뒤편의 처인구보건소에서 이 노선을 잡기로 하고 경전철을 타게 되었던 겁니다. 때마침 지장실을 들어가보지 못했던 안타까운 역사를 청산해버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시청,용인대역에 내려 처인구보건소 쪽으로 걸어가는데 길에 높이차가 있었고 생각보다 구조도 이상해서, 생각보다 좀 헤매가며 처인구보건소 버스정류장에 도착합니다. 그래도 버스는 용인터미널에서 오후 4시 45분에 출발하며, 이곳까지 오려면 10분 남짓 걸리기 때문에 시간은 충분했습니다. 처인구보건소쪽으로 가보니 길가에 바로 버스정류장이 있었는데, 그래도 나름 용인시에서 신경써서 만든 행정타운인지 도로는 깔끔했고 아담한 분위기도 나고 있었죠.
이윽고 오후 5시가 되자 버스가 오는데, 그냥 5번이 바로 뒤를 졸졸 쫓아오고 있었습니다. 아 이러면 타기 힘든데 -ㅅ-;;; 하지만 이번 버스는 꼭 타야만 했기에 타겠다는 신호를 했더니, 아주머니 기사가 안 간다고 뒤차 타라는 신호를 주며 그냥 가버리려고 하더군요(용인시장 또는 터미널 손님인 줄 안 겁니다). 결국은 억지로 세워서 버스를 탈 수밖에 없었습니다. 버스 앞에 5-4번 판대기가 있었던 것 같은데, 이 사건 때문에 정면 사진을 남기지는 못했죠. -ㅅ-;;;
[경남여객 5-4번(용인터미널~김량장,시청,지장실,버드실,유림동~용인터미널)][환승] ※ 용인터미널 1645 출발
처인구보건소 1700 - 새말 1705 - 지장실(회차) 1710 - 성산수양관입구 1712 - 마성3리(회차) 1715 - 성산수양관입구 1717 - 윗버드실 1720 - 버드실 1722
원래는 고진역입구까지 개길 생각이었지만 억지로 세워서 버스를 탔으니 어디 가냐는 질문을 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였고, 저는 버드실이라고 대답하게 됩니다. 그랬더니 아주머니 기사가 좀 오래 걸린다고 난색을 표하시긴 했지만, 어쩔 수 있나요. 여기서 버드실을 가는 게 이 노선 뿐인 것을요. -ㅅ- ㅋ
시청을 나온 버스는 명지대역 못 간 사거리에서 좌회전을 하여 지장실 쪽으로 바로 올라갑니다. 이 길을 가는 게 이 노선 뿐인지라 정말 타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터널을 빠져나오니 곧 유림1교차로가 나오는데, 과연 버스는 지장실 쪽으로 좌회전을 합니다. 오우~ 혁님 ㅋㅋ 지장실은 왕복2차로 길로 싹 확장이 되어 있었고, 확장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듯 도로 상태가 깨끗하긴 했지만 결국 와보게 되었죠. 이전에는 분명 쩔었을 텐데 좀 아쉬웠지만 하는 수 없었습니다.
지장실에서 내려도 금방 71번이 오는 상황이라 문제는 없었지만, 아까 버드실 간다고 이야기한 것도 있고 마성3리도 놓칠 수는 없었으니 그대로 버스 안에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지장실을 나온 버스는 마성3리쪽으로 좌회전을 하더군요. 마성3리는 9번으로 와본 적이 있었지만 겸사겸사 또 와봐서 나쁠 것은 없었죠.
이렇게 들어간 마성3리도 이제는 왕복2차로로 확장이 되어 있었고, 종점도 상당히 넓어져 있었습니다. 그래도 종점 근처의 유치원은 아직 폐원되지 않고 그대로 있다보니(그 경기도조차 유치원은 폐원되는 추세라...;;;) 처음 마성3리로 왔던 날도 생각이 났죠. 이곳에서 마성2리로 넘어가는 길에 보게되는 저수지와 낚시터도 그대로였습니다. ㅋㅋ
지장실에 이어 마성3리까지 꽁으로 먹고 나니 슬슬 버드실이 가까워지고 있었고, 버드실 간다고 이야기하고 탔기 때문에 윗버드실을 지나자마자 벨을 눌러 하차하게 되었습니다. 그랬더니 GS25편의점이 바로 근처에 있었고, 마실 것을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도보]
버드실 1722 - 유림동주민센터 1740
이제는 마을버스 시승에 돌입하게 되므로 저는 물을 마시며 천천히 유림동으로 걸어내려가게 됩니다. 동백으로 가는 66-4번이 오려면 시간이 꽤 남았기 때문에 급할 것도 없었고, 저녁이 다 되어가니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습니다. 11월이었지만 아직 시원한 가을 날씨라서 천만 다행이다 싶었지만, 이렇게 시원한 가을도 얼마 남지 않을 것이 틀림없기에 지금 이 순간을 즐기게 되었죠.
[경남여객 66-4번][1450]
유림동주민센터 1752 - 운동장,송담대역,술막다리 1757 - 용인시장 1759 - 역북초,벽산블루밍,삼환나우빌 1803 - 시청,용인대역 1807 - 삼가역,두산위브 1812 - 용인미르스타디움 1815 - 초당주공3단지,초당역 1817 - 동백역,성산마을서해그랑블 1822
버드실에서부터 천천히 걸어내려오니 오후 5시 40분이었고, 66-4번이 오후 5시 52분에 도착하여 이걸 타고 동백역 바로 근처 정류장인 성산마을서해그랑블까지 가게 됩니다. 10번이나 66번과 다르게 삼가역 이후 오른쪽 길을 따라 동백쪽으로 가는데, 이곳에 위치한 멱조현풍림아파트 주변은 의외로 아기자기한 마을 모습이어서 좋았다는 기억이 있었습니다.
버스는 초당역을 지나 본격적으로 경전철과는 평행하게 달리기 시작하는데, 동백지구는 이미 예상한 대로 아파트들이 엄청나게 많이 있더군요. 같은 용인이라도 시골의 모습은 주로 처인구에서 볼 수 있으며 수지구나 기흥구는 온통 아파트들이 점령한 동네나 다름없었으니 당연한 결과였지만, 앞으로 용인 시승을 하면서 아파트만 오지게 보는 날이 머지않아 찾아올 것만 같아 숨이 막힐 듯했습니다.
일단 동백에서 법화터널을 이용해 단국대로 가는 31-1번이 배차간격이 좀 긴 편이라 이 녀석을 타기로 하는데, 어플로 이 버스의 위치를 확인하니 동백역에서 10분 넘게 계속 서있는 겁니다. 가만히 살펴보니 오후 6시 30분쯤 출발할 각이라 66-4번에서 내리자마자 서둘러 동백역으로 이동하니 과연 버스가 있더군요.
[동백운수 31-1번][환승]
동백역3번출구 1830 출발 - 청덕초등학교 1842 - 물푸레마을4,6단지 1845 - 법화터널입구,물푸레마을 1848 - 대지고교,전내교차로 1853 - 단국대,치과병원 1856
주말에는 30분 이상의 배차간격을 가지기 때문에 이번에 타야 할 필요성은 있었는데, 정말 천만다행이었습니다. 정말 오후 6시 30분이 되자 버스는 출발하였고, 단국대 쪽으로 올라가는데 청덕동 물푸레마을을 들렀다가 나와주더군요. 아예 물푸레마을 아파트 단지를 한 바퀴 돌고 나오는 형태다보니 탈 때 주의가 필요했습니다(반시계 방향으로 도는 것이 단국대 방향임은 알 수가 있었지만요). 물푸레마을을 돌고 다시 나오는 데에는 5분 남짓한 시간이 걸렸고, 버스는 곧 법화터널을 신나게 달리기 시작합니다.
법화터널을 지나자 곧 단국대학교가 나오게 되는데, 이 버스는 학교 정문을 들어가자마자 우회전하면 바로 나오는 치대병원이 종점이었기 때문에 짤없이 내려야 했습니다. 단국대는 1303번을 타고 지나가본 적은 있었지만 입구만 들렀기 때문에 캠퍼스 안으로 들어오는 것은 처음이었는데, 누가 네임드 대학 중 하나 아니랄까봐 캠퍼스가 제법 크더군요.
생각 같아서는 이렇게 단국대를 온 김에 한번 걸어보고도 싶었지만 경사가 제법 급한데다가 날도 어두워진 뒤였고, 수인분당선 열차 시간도 있고 해서 그냥 치과병원 정류장에서 계속 서있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단국대학교 교내 순환버스 노릇도 하고 있는 24번을 타고 죽전역으로 나가려고 했던 겁니다. 24번은 자주 다니는 노선이라 큰 무리 없이 탈 수 있었습니다.
[죽전운수24번][환승]
단국대,치과병원 1901 - 종합실험동 - 단국대,평화의광장 1902도착, 1913 출발 - 단국대정문 1915 - 꽃메마을1단지 1920 - 보정동주민센터 1922 - 보정동카페거리,죽현마을 1925 - 죽전역 1930
저를 태운 버스는 곧 생각보다 급한 언덕길을 올라가는데, 이것 때문인지 주말이었는데도 이 버스를 타고 언덕길을 올라가는 학생들이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나름 힘겨운 언덕길을 올라 종합실험동을 찍고 평화의광장에 도착하니, 기사아저씨께서 주차브레이크를 걸어버리시는데 여기에서 시간을 맞춰 가나보다 하게 되었죠. 제가 안 내리고 있자 어디 가냐는 질문이 들어왔지만 죽전역이라고 대답하니 10분 이따 출발한다는 말씀만을 하실 뿐이었습니다. 어차피 뒤차가 여기 올 때쯤 출발할 것이니, 저도 기다린다고 해서 손해가 되는 것은 없었죠. ㅋㅋ
이윽고 오후 7시 12분이 되자 뒤차가 들어오는 것을 볼 수 있었고, 1분 후 버스는 바로 출발합니다. 예상대로 여기에 뒤차가 들어오면 출발하는 식으로 운행하고 있더군요. 이 노선이 단국대 대부분을 커버하는지라, 보기보다 캠퍼스가 정말 크고 언덕길까지 있었던 단국대를 덕분에 다 보고 가는 느낌입니다. ㅋㅋ
단국대를 나온 버스는 곧장 죽전역 쪽으로 향하는데, 말로만 듣던 보정동 카페거리를 지나가게 됩니다. 친구와 한 번쯤 가볼라고 했더니 우한 폐렴때문에 냐잉해졌던 기억이 있는 곳인데, 과연 도로 주변으로 카페들이 안쪽으로 쫙 늘어서 있었습니다. 괜히 여심을 자극하는 장소가 아니었네요. -ㅅ- ㅋ
카페거리를 지난 버스는 정말 넓직한 도로를 따라 달리기 시작하였고 카페거리를 지난 지 5분만에 죽전역에 도착합니다. 수인분당선의 대표적인 중간 종착 행선지이기도 한 죽전역은 바로 옆에 이마트도 있어서인지 오늘도 사람들, 그리고 출발시간을 기다리는 마을버스들로 만원이었죠.
이번에는 정말 다행히도 수인분당선 인천행 전철의 주말 블랙홀 시간에는 걸리지 않았고, 열차 시간까지 15분이 남아 있어 스토리웨이에서 간단하게 요기를 한 저는 오후 7시 45분에 있는 인천행 전철을 타고 귀갓길에 오릅니다. 매냐들은 직결한 느낌이 안 나네 어쩌네 말들을 하지만(열차 지연의 원인을 밝힌 글이 따로 있었으며 설명을 잘 해놨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직결 탓을 하는 인간들도 보일 지경이니), 수인분당선은 정말 제 시승에 아주 큰 날개를 달아준 고마운 존재임을 이번에도 다시 느끼게 되었죠. ㅎㅎ
내개일에서의 개같은 일이 연거푸 2건이나 있었지만 그래도 나머지 노선들은 모두 무사히 성공해서 다행이었던 이번 시승입니다. 평택에선 정말 타기 어려운 0순위 노선인 황곡을 해결했다는 것도 정말 기분이 좋았죠. 내개일 14번은 다시 또 어떻게 타야 하나 머리를 굴려야 되지만, 황곡만큼 시간이 어려울 리는 없으니까요. 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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