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우~ 혁님
드디어 산성리 산골마을, 그리고 대망의 오남리를 잡게 되는 개쩌는 시승 작품을 감상하는 날이 왔구먼요.
언제나처럼 금정에서 만난 우리는 1호선 급행을 이용하여 서정리역까지 이동하였습니다. 서정리도 시승 다니면서 안 가본 건 아닌데, 막상 전철을 서정리역에서 내리거나 탄 기억은 많지 않다보니 오늘은 초장부터 범상치 않은 냄새가 났죠. ㅋㅋ
서정리역에 내리니 오전 9시 39분이었는데, 첫 타자인 7-8번은 서정리역에서 10시 5분 출발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편의점에 들렀다가 천천히 버스정류장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랬더니 오전 9시 54분에 버스가 정류장으로 들어와서 우리는 환승을 찍으며 버스에 승차하였죠. 이 노선은 "용이/죽백동차고지~평택대~평택시청~경찰서~박애병원~터미널~평택역~통복시장" 이라는, 정말 평택시내버스의 정체성이자 공식과도 같은 이 천편일률적인 노선경로로 대부분의 버스들이 몰리는 걸 완화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어떻게든 기존 노선망 변경을 망설이는 보수성, 그리고 그저 거점 연결만 고려된 것의 합작품이었기에 손님이 정말 너무나 없을 것이 뻔했지만, 내년 하반기에 평택 시내버스 개편이 실시되면 폐선될 것이 뻔했기에 지금 타둬서 나쁠 것은 없었습니다.
[서울고속 7-8번][환승] ※ 10분 조발;;;
서정리역 0956 출발 - 반지초,송탄고 1002 - 송탄공업사 1005 - 송탄초교 1008 - 송탄동주민센터 1009 - 도일사거리 1013 - 쌍용자동차앞 1018 - 센트럴자이1단지 1023 - 센트럴자이2단지 1029 - 비전중교 1033 - 가내초교 1038 - 배다리마을5단지 1041 - 용죽푸르지오 1043 - 평택시청 1051 - 소사SK아파트 1055
그런데 문제는 분명 이 버스 출발시간이 오전 10시 5분인데 오전 9시 56분이 되자 그냥 출발해 버렸다는 겁니다. 서정리역 앞 버스정류장이 워낙 좁아서 버스가 오래 정차하기가 어렵다는 문제는 있었지만, 10분이나 조발하는 의외의 상황에 깜짝 놀라게 되었죠. 수도권은 정말 에지간해서는 10분씩이나 조발하는 막장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 노선의 구조적 문제(대체노선 및 생활권 문제로 굳이 이 노선을 타야 할 이유가 없으며, 그렇기 때문에 손님도 적음) 아니면 서울고속이 시간표를 잘못 짠 것이라는 이 두 가지 중 하나가 원인일 듯 싶었습니다.
버스는 코오롱아파트, 그리고 상리를 경유하지 않았다는 점을 제외하면 동삭동 현대아파트까지 7-3, 7-4번이 가는 길 그대로 운행하였고, 그 이후 평택서재초등학교를 지나 바로 소사벌지구, 그리고 용죽지구로 진입하였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이 버스를 타는 손님은 거의 없다시피했지만, 우리가 이 노선을 탄 덕택에 소사벌지구는 대부분 지나가보는 효과는 거두게 되었습니다. 한 큐에 몇 군데가 해결되는지 참 ㅋㅋ 여러모로 의도만 좋았다로 해당될 노선이었죠.
종점인 SK아파트에는 오전 10시 55분에 내리게 되었는데, 7-1번이 때마침 금방 도착하여 아주 자연스럽게 환승을 찍으며 종점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그래봤자 두 정류장 뒤가 종점이라, 5분도 안 되어 금방 내려야 했지만요. -ㅅ- ㅋ
[서울고속 7-1번][환승]
소사SK아파트 1059 - 해링턴플레이스2단지 1103
단 두 정류장 뒤가 종점이라 싱겁게 끝나긴 했지만, 그 두 정류장은 모두 7-1번만 오는 장소였기 때문에 이 버스를 탄 것은 나쁜 선택이 아니었습니다. 이전에 7-1번을 탔던 당시에는 7-1번도 SK아파트가 종점이었으며, 효성해링턴플레이스 아파트는 없었던 겁니다(그러고보니 이곳 SK아파트에서 7-1번을 탔던 기억도 나네요 ㅎㅎ).
[도보]
해링턴플레이스2단지 1103 - 평택대학교 1113
이곳 일대에 생긴 평택대동초등학교를 잠시 바라본 우리는 안성으로 가는 큰길 쪽으로 걸어서 이동하였습니다. 그랬더니 단 10분만에 평택대학교 버스정류장에 도착할 수 있었죠. 여기는 시외버스 정차장소와 시내버스 정차장소가 각각 다른 곳이라서 하마터면 이후 계획에 지장을 줄 뻔했지만, 제가 기다리면서 가만보니 뭔가 이상한 게 느껴져서(여기서 시외버스를 탔던 적도 있는데, 시일이 좀 지난 일이라 망각이 찾아와서;;) 얼른 기다리는 위치를 수정하게 되어 위기를 넘겼습니다.
[백성운수 70번][환승]
평택대학교 1121 - 진사리입구 1126 - 구 공도정류장 1133 - 퍼시스 1138 - 대림동산 1144 - 내리사거리 1147
이번에 탈 버스는 안성시내가 아니라 내리삼거리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평택대에서 제때 버스를 타지 못했다면 노선 하나를 날리고 안성을 시작하는지라 나름 위기였지만, 70번이 금방 온 것은 물론 잘 달리기까지 해서 우리는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되었습니다. 공도, 그리고 대림동산을 지나니 곧 안내방송에 내리사거리가 나오게 되었고 우리는 오전 11시 47분에 내리사거리에서 하차합니다.
[도보]
내리사거리 1147 - 내리삼거리 1155
내리사거리와 내리삼거리는 서로 다른 곳이었고 거리가 꽤 있었습니다. 하지만 70번이 내리사거리까지 별다른 체증 없이 잘 달려준 덕분에 우리는 별로 힘들이지 않고 내리 쪽으로 슬슬 걸어들어갈 수 있었고, 내리삼거리 버스정류장도 만나게 되었죠. 그랬더니 우리가 탈 8-1번이 이미 정류장 근처에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백성운수 8-1번][환승]
내리삼거리 1200 출발 - 내리하나로마트 1201 - 서희스타힐스 1208 - 한경대 1209
오후 12시 정각이 되자 버스는 출발하였고, 우리는 사뿐하게 환승할인을 받아주며 곧 펼쳐지는 내리 시가지 그리고 아양지구를 보게 됩니다. 그동안 공도만 늘 아파트가 생기던 안성이었지만, 이제는 시내에도 슬슬 개발의 바람이 불기는 하는 것인지 아양지구가 생긴 것은 정말 뜻밖이었죠.
사실 안성 지역사회의 특징, 그리고 안성시내의 지리적인 여건을 아는 저로서는 쉽지 않다고 보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제는 안성도 기지개를 좀 펴는 날이 오기를 바라게 되더군요. 안성이라고 맨날 시골 취급만 받아야 한다는 법은 그 어디에도 없으니 말입니다.
한경대에 내린 우리는 구 안성터미널 버스정류장으로 슬슬 걸어갔고, 오후 12시 44분에 도착한 380번을 타고 일죽터미널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노선만 길지 필요할 땐 아무 도움도 안 된다고 시승기에서 까곤 했었는데 그래서 정말 뿔난 듯
[백성운수 380번][1450]
구 안성터미널 1244 - 봉산로터리 1247 - 안성터미널 1249 - 안성종합운동장 1254 - 상삼리 1256 - 동아방송예술대학 1302 - 삼죽,두둘기 1306 - 죽산터미널 1315 - 일죽터미널 1325
일죽터미널에서 25분의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우리는 편의점에서 점심 식사거리를 간단히 사서 먹은 다음, 화장실도 다녀왔다가 오후 1시 50분에 출발하는 신흥,덕현 노선에 승차하였습니다. 그러고보니 일죽도 이제는 죽산~고은,은석~일죽(3-5)과 이 노선밖에 남지 않았더군요. 역시 미대생의 클라스는 다른 법이었습니다. 오우~ 혁님~! ㅋㅋ
[백성운수 3-8번(일죽→지내,노동,덕현,대죽4리입구,우곡,평촌→일죽)][환승]
일죽터미널 1350 - 능국삼거리,슈퍼 1353 - 지내회관(회차) 1357 - 노동회관(회차) 1402 - 덕현입구 1404 - 대죽4리입구 1407
오후 1시 50분에 출발한 버스는 곧 청미천을 건너 37번과 똑같이 달리는 듯 했지만, 분동 정류장 바로 직전의 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하여 북쪽으로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능국리로 진입한 버스는 곧 지내를 들어가는데 개쩌는 1차로 길이 우리를 반깁니다.
짧지만 볼만했던 지내를 나온 버스는 곧 노동으로 들어갑니다. ㅓ형을 들어갔다 나오자마자 또 ㅓ형을 가는 특이한 형태인데, 이렇게 ㅓ형 2개가 바로 근거리에 붙어 있는 노선이 과연 또 어떤 게 있을까도 궁금해질 지경이었죠.
쩌는 지내와 노동을 들어갔다 나오니 곧 덕현입구가 나왔는데, 덕현입구를 지난 버스는 좌회전을 하여 대죽4리로 진입합니다. 그런데 덕현입구에서 그냥 직진하면 이천호국원이 나오더군요. 덕현입구에서 호국원까지 거리는 500m 남짓밖에 되지 않다보니, 이 노선을 타도 호국원은 충분히 갈 수 있는 셈이었고 호국원에서 일죽으로도 갈 수 있는 것이었죠. 유일한 문제는 이 버스의 운행횟수가 처참하다는 것이었지만 말이죠.
이제 이천 버스가 오려면 40분 약간 안 되는 시간이 남았습니다. 안성, 이천 통틀어 워낙 버스가 적은 대죽리인지라 이 정도면 정말 신이 주신 황금 아다리나 다름이 없었죠. 우리는 정류장에 누워 있다가 오후 2시 43분에 도착한 버스에 승차하였습니다. 다만 여기서 신이 버린 아다리도 겪게 생긴 것은 안비밀
[대원고속 25-21번(이천~소고,진가,대죽~설성)][1450] ※ 이천역 1340 출발
대죽4리입구 1443 - 대죽3리회관 1445 - 대죽2리 1448 - 수산삼거리 1451 - 금당리,설성면사무소 1455
우리를 태운 버스는 바로 우회전을 하여 본격적으로 대죽리를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200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대죽리는 버스가 하루 2번만 갔던 곳이며 보뜰급으로 가보기 어려운 곳이었는데 2010년대 들어 운행횟수가 증회되어 그래도 여건이 좀 나아진 곳이었고 그게 이번 시승에도 영향을 주었죠. 이천이지만 이천답지 않게 산동네이기 때문에 도로도 커브가 많은 편이었지만 처음에는 왕복2차로더니, 역시 누가 이천 아니랄까봐 개쩌는 길이 우리를 반깁니다. 로얄시티로 이 길을 달리니 정말 대박이 따로 없었죠. 오우~ 혁님~! ㅋㅋ
타기 어려운 대죽리도 진짜 개쩌는 길이 나오니 이천은 정말 또다른 보물창고가 아닐 수 없더군요. ㅎㅎ
대죽리에서 설성은 멀지 않은지라 대죽리를 나온 버스는 오후 2시 55분이 가까워지자 설성에 진입하는데, 버스가 갑자기 장천1리 가는 길로 좌회전을 하는 겁니다. 설성면사무소로 가야 하는데 이건 또 뭔가 싶어 지켜보니 골목길을 돌아서 설성면사무소로 진입하더군요. 설성면사무소 앞 버스정류장은 버스가 돌리기에는 공간이 안 나오는 곳인데 과연 버스가 어떻게 회차할까 궁금했던 것이 풀리게 되었죠. -ㅅ- ㅋ
이제는 본격적으로 장호원 노선을 타러 갈 시간.
우리는 버스정류장 앞 편의점에서 과자와 음료수를 까먹으며 시간을 보내다가 오후 3시 21분에 도착한 25번을 타고 장호원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도 석준형의 개그 열전에 우리는 실컷 웃게 되었죠. ㅋㅋ 오늘은 느으님에게 어떤 개소리를 하게 될지 나도 궁금하당께룡
[경기고속 25번(장호원초교~송산1리,대서3리,반월성,설성초교입구,행죽1리,장릉3,2리,설성면사무소,수산삼거리,송곡2리,서경1리,모가면사무소,진가리,원두1,3리,소고2리,대포삼거리,대포동,단월초교,고담동,장록동,진리,(←관고동,제일은행,이천역)~이천터미널)][환승] ※ 이천터미널 1420 출발
금당리,설성면사무소 1521 - 장릉3리 1524 - 행죽1리SEC연구소 1525 - 설성초교입구 1527 - 반월성삼거리 1530 - 대서3리 1532 - 대서초교 1533 - 송산1리 1536 - 장호원읍사무소,청미도서관입구 1539 - 장호원초교,신협 1542
결국 25번도 이렇게 다니다보니 또 타게 되는데, 이천~장호원 이런 식의 이동이 아니다보니 우리도 주민처럼 되어가는 그런 느낌입니다. 우리의 시승은 높디높은 가을하늘과 같이 점점 무르익고 있었고, 우리는 본격적으로 장호원 노선을 위해 장호원초등학교 종점까지 쭉 타고 갑니다. 오성리 노선이 오후 4시에 있었기 때문에 시간은 정말 충분했죠. ㅋㅋ
[대원고속 27-21번(장호원~반월성,고당,신추,오성,부래미~석산리)][환승]
장호원초교,신협 1600 출발 - 장호원읍사무소,청미도서관입구 1603 - 송산1리 1605 - 대서초교 1609 - 대서3리 1610 - 반월성삼거리 1613 - 고당3리,율면사무소 1615 - 도달미종점(회차) 1621 - 신추리입구 1625 - 신추1리마을회관(회차) 1628 - 신추3리(회차) 1631 - 신추리입구 1634 - 율면초중교 1635 - 본죽입구 1636 - 오성리입구 1637 - 오성2리마을회관 1638 - 오성1리 1641 - 부래미회관(회차) 1644 - 석산1리마을회관앞 1647
물론 하이라이트는 따로 있지만, 사실 이번에 타는 버스가 신추리와 도달미, 그리고 부래미까지 몽땅 다 들어가기 때문에 그 중요도가 결코 낮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환승시간 때문에 장호원까지 가서 타야 했지만(그렇지 않았다면 반월성에서 타려고 했을 것을 잘 아는 본인이지요 ㅎㅎ), 이번에도 율면을 들어온 버스는 신추리입구에서 좌회전을 하여 도달미를 먼저 들어갑니다. 제법 많이 들어가는데 벌써부터 1차로가 쏟아지더군요. ㅎㅎ
다시 신추리입구로 나온 버스는 이번에는 신추리를 들어갑니다. 신추리입구에서 도달미 찍고 다시 오는데만 10분이나 걸리니 전 회차 모두 들르는 것은 나름대로 손해가 되겠다는 점을 알 수 있더군요(이 노선의 운행횟수 자체는 하루 5회이지만 그 중 3회만 도달미를 경유하는데, 그나마도 지금이 막차였죠). 도달미 갔다온 버스는 이번에는 신추리를 들어갔다가 나오는데, 들어갔다가 나오는 데에도 2배의 법칙이 적용되니, 정말 소요시간 한번 후덜덜하게 생겼더군요. 신추리는 1리를 먼저 갔다가 3리를 들르는데, ㅓ형 안에 또 ㅓ형이 있는 구조였습니다. 어휴;;;
언뜻 보면 재미있는 노선이겠지만, 운전자 입장에선 꽤 힘든 그런 노선이더군요. 물론 우리가 탄 이 노선도 인구 감소로 인해 노선을 통합하고 통합하다보니 만들어진 거겠지만, 농어촌버스의 노선이 통합된다는 게 마냥 좋은 게 아니라는 점도 느끼게 됩니다. 운전기사는 그 큰 차량을 회차하여 다시 돌아나오는 횟수가 늘어나니 힘들고, 주민들 역시 첫 번째 순서로 들어갔다 나오는 동네일수록 시내를 나갈 때는 이 마을 저 마을 다 들렀다가 가게 되어 엿가락처럼 늘어나는 소요시간 때문에 불편할 것이니 말이죠. 그런데 지금의 장호원 노선들도 차량 대수를 줄이고 줄인 것이며, 더 이상 줄였다간 운행횟수가 죽산, 일죽과 다를 게 없을 정도로 상막장이 되어버리니 참 시궁창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타~임형도 이것 때문에 골머리를 앓은 적도 있고).
신추리를 나온 버스는 본죽입구를 지나 쭉 직진을 하다가 오성리입구에서 좌회전을 하여 오성리를 들어갑니다. 석준형의 시승기에서도 본 바가 있던 그 개쩌는 길은 아직 그대로 남아있더군요. 오우~ 혁님 ㅉㅓ러ㅎㅎ
1차로 길을 따라 5분 가까이 달리던 버스는 오성리를 지나 석산리에 진입하는데, 천만 다행히도 버스가 좌회전을 하여 부래미도 들어갔다가 나와줍니다. 이 부래미를 어떻게든 가게 될 수밖에 없는 방법이 우리의 오늘 작품에 반영되어 있었지만, 그 방법을 쓰지 않아도 되어 다행이었습니다. 이 부래미도 역시 개쩌는 1차로 길을 가지고 있었죠. ㅋㅋ
우리는 오성리와 석산리를 가는 내내 보게 된 1차로 길이 끝나고 버스가 우회전하는 지점에서 하차합니다. 그랬더니 석산1리 마을회관이 건너편에 있더군요. 왕복2차로 도로변에 회관이 있는 마을도 상당히 많기 때문에 특이하지 않을 법도 하건만, 그래도 특이하게 보이는 건 어쩔 수가 없었죠.
[도보]
석산1리마을회관앞 1647 - 북두2리 1712
이제는 북두2리로 가기 위해 다리를 넘어 마을길을 걸어가는데, 누가 여주이천 평야 아니랄까봐 탁 트인 논이 우리를 맞이하더군요.
이천의 오지노선들도 여러 개 타봤었지만(그리고 여주부터 혼자 천천히 작업을 들어갔던 탓에 이천은 아직 타야 할 노선이 많이 남았지만), 이곳 율면은 드넓은 이천의 최남단 행정구역이라 그런지 이천의 다른 읍면들과는 또다른 분위기가 났죠. 전체적으로 동네들이 여유있어 보이는 느낌이라, 버스가 적어서 문제일 뿐 운동삼아 이렇게 다녀오는 것도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북두2리 버스정류장에서 20분 남짓 기다리니 드디어 버스가 등장하는데, 버스 오는 순간마저도 그림입니다. 키아 ㅋㅋ
[대원고속 27-10번(장호원~반월성,고당,본죽,산양,~산성,산골)][다인승] ※ 장호원초등학교 1710 출발
북두2리 1734 - 용산동 1737 - 산양2리 1740 - 석산3리 1745 - 호산2리 1746 - 산성리종점(회차) 1749 - 산골 1752 - 석산3리 1754 - 오성입구 1758 - 고당3리,율면사무소 1801
우리가 북두2리에서 타게 된 버스는 산성리를 가는 것으로, 그동안의 시승기에서 이미 두어 번 등장 및 이용했던 노선이기도 합니다. 그동안은 율동과 산북리 노선들을 타느라 여러분들의 변죽을 올리게 되었을 텐데, 이번에는 찐입니다. 산성리, 그리고 산골을 들어가보는 것이 말이죠. 이번에는 동영상으로 갑니다. ㅋㅋ
대망의 오남리 시승에 앞서 타~임형에게 연락을 해봤더니, 타~임형께서 이곳 율면사무소까지 친히 자동차를 몰고 오셨습니다. 정말 얼마만에 만나는 건지 모르겠더군요. ㅎㅎ
[자동차]
고당3리,율면사무소 1801 - 장호원 1815
반가움을 나누며 장호원에 도착하니 오후 6시 15분이었고, 우리 셋은 오후 6시 20분에 장호원초등학교를 출발하는 대망의 오남리 노선에 승차하게 되었습니다. 장호원에서는 최고난도 노선인 이 오남리도 결국은 타보게 되는데, 때마침 타~임형께서 아는 기사아저씨께서 운전을 하시는지라 왕복은 아주 간단하게 처리가 되었습니다. 석준형과 타~임형 모두 고마운 거랑께요 ㅎㅎ
[대원고속 25-4번(장호원~오남리)][다인승] ※ 타~임형의 도움으로 왕복처리
장호원초교,신협 1820 출발 - 오남3리종점 1830 도착, 1832 출발 - 장호원초교,신협 1841
오늘 시승의 피날레이자 하이라이트인 오남리 노선.
장호원에서 오남리로 가는 차는 지금 타는 저녁 차밖에 없는데, 워낙 손님이 없다보니 차 시간도 매우 좋지 않고, 저녁 차의 경우 손님이 있는 곳까지만 운행하는 건 양반인 수준이라(아예 운행을 않아 버리기까지 했으니) 정말 이견의 여지가 없는 장호원 최고난도 노선이었습니다. 따라서 이 노선을 문제없이 타보려면 오전 7시 40분에 오남리에서 나오는 버스 딱 하나 있는 걸 타는 수밖에 없어 장호원에서 숙박하지 않는 이상은 오남리 버스를 탈 수 있는 방법이 아예 없었고, 석준형 역시 아침에 오남리로 들어가서 타고 나온 바가 있었죠(그때 오남리로 들어왔던 로얄스타 사진은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는;;;). 하지만 경기도나 이천시에서도 나름 관리감독을 했었는지, 몇 년 전부터 오남리 저녁 차도 정상적으로 운행을 하기 시작했고 그 덕분에 우리는 이 저녁 차를 타게 되었습니다.
이 오남리도 쩌는 구간이 참 많았는데, 이번에 탄 것은 정말 천만 다행인 일이었습니다. 해 지는 걸 보니 한 주만 더 늦었더라면 이 쩌는 길을 어둠 속으로 떠나보내게 됐을 것이 너무나도 분명해서 말이죠. 아무튼 석준형, 그리고 타~임형 모두에게도 정말 고마운 거구먼요. 바로 그랬기에, 장호원의 유명한 분식 맛집인 부부스넥에서 먹은 오늘의 저녁은, "내가 쏜다!" 를 하게 됩니다. 오래간만에 만나기도 했는데, 제가 이 정도도 안 할 수가 있겠습니까 ㅋㅋㅋㅋ
저녁을 먹고 나온 우리는 이제 어떻게 가야할까 고민을 하게 되는데, 석준형은 제천의 못 타본 노선들 해결을 위해 제천으로 간다고 합니다. 그런데 원래대로라면 그냥 장호원 임시 터미널 쪽에서 표 끊고 직행 타면 그만이지만, 이 제천 직행도 우한 폐렴의 영향을 받아 오후 6시 50분 이후로는 버스가 없다고 보면 되었다는 것이 문제더군요. 사실 오후 9시 30분 정도에 제천 가는 직행이 있기는 했지만 장호원에서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하는 건 둘째치고, 장호원은 손님 없으면 들르지 않는 식이라 운에 맡기기까지 해야 했던 겁니다(그래서 오후 9시 30분은 시간표에도 안 써 있었던 것이죠;;).
[자동차]
장호원매표소 1923 - 여주터미널 1948 - 제비골(차고지) - 여주역 1953
결국 석준형과 타~임형이 머리를 맞댄 끝에 석준형은 여주에서 오후 8시에 있는 직행버스를 타고 원주로 갔다가 중앙선 KTX를 타고 제천에 가기로 결정하게 되었고, 우리는 타~임형의 자동차를 타고 여주역까지 이동하게 됩니다. 저는 여주,역에서 전철을 타야 했기 때문에 겸사겸사 함께 여주로 가게 되었죠.
자동차로 가는데다 신작로가 뚫려 있었으며, 오후 8시가 안 됐는데도 도로에 차들이 없다보니 단 25분만에 여주터미널에 도착하게 됩니다. 여기에서 석준형과는 아쉬운 작별인사를 하게 되었고, 타~임형께서 여주역으로 차를 몰고 가면서 제비골을 거쳐서 간 덕분에 KD운송그룹 여주 차고지도 보게 됩니다.
여주역에서 타~임형과 아쉬운 작별을 한 저는 오후 8시 20분 전철을 타고(7시 58분 전철도 있었지만, 이거 타봤자 이매역에서 많이 기다려야 했죠) 귀갓길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예상한 대로 오후 11시가 되어가서 참 거리가 장난아님을 또 느끼지만, 워낙 이골이 난 저이기도 하고, 10년 이내로는 이야기가 달라질 될 문제라 그러려니 하게 되더군요.
막판에 하이라이트가 몰아친 그런 시승인데, 석준형과 타~임형 모두에게 고마운 하루였습니다.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Thanks to
타~임형, 석준형
'버스 기행문 > 2020년~2021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1년 10월 30일 - 동해바다와 고갯길의 추억을 만들어준 어느 가을날 속초 그린카 여행 (0) | 2022.09.07 |
---|---|
2021년 10월 9일 - 가을에 떠나는 일당백의 원산도 여행 (0) | 2022.09.07 |
2021년 9월 20일 - 꿩 먹고 알 먹고 디저트 먹은 여주~용인 시내버스 여행기 (1) | 2022.09.07 |
2021년 9월 18일 - 계획은 이루어진다 ㅋㅋ 백암이 끝난 경기도 동남쪽 시내버스 여행(Feat. 시승은 과학이다) (0) | 2022.09.06 |
2021년 9월 11일 - 예단포항 버스와 함께하는 영종도 여행기(With. 구읍뱃터) (0) | 2022.09.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