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백암, 죽산, 일죽을 다시 공략하기로 하고 경기도 동남부를 향해 시승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이천에서 시작하는 일정이었기에 수인분당선 열차와의 사투를 벌여야 했습니다. 그런데 버스가 생각보다 늦는 바람에(정말이지 수도권 시내버스들 왜 이렇게 느려졌는지 알다가도 모를 지경입니다), 수인분당선 왕십리행 열차가 도착하기 1분 전에서야 버스에서 내릴 수가 있었죠.
승강장으로 뛰어가는 도중 전철이 도착하여 문이 열리는데 저는 아직 계단을 내려가는 상황. 그런데 문 앞에 도착하니 바로 눈앞에서 문이 닫히기 시작하길래 찰나의 고민 끝에 어떻게든 안으로 뛰어들어갔고, 제가 뛰어들어가자마자 1초도 안 되어 "탁!" 하고 문이 완전히 닫히는 소리가 나더군요.
수인분당선은 1인 승무를 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탈 때마다 불안한 노선인데, 사람이 열차 안으로 들어오고 있는데도 그냥 문을 닫아버리는 걸 몇 번 봤었기 때문입니다. 1~4호선 등 2인 승무인 노선은 그래도 맨 뒤칸의 차장이 모든 출입문을 다 지켜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라면 문을 다시 열었다가 닫을 텐데, 수인분당선은 1인 승무에다 장거리 노선이기 때문인지 정말 아무 생각없이 문을 닫으니 나중에 뉴스에까지 나올 사고 하나 터지는 거 아닐까 싶었죠. 보고 있나 코레일?
이번에는 제가 저 상황의 주인공이 되어버리니 참 아찔했습니다. 수인분당선도 신경쓰이는 판국에 동네 버스회사조차 짐덩어리 하나 더 얹어주고 있으니(옆동네에서 뻘짓하는 것, 책상 앞에서 주판알 튕기는 것 말고는 정말 일 안 합니다) 참 냐잉하기도 했구요. 그래도 어쨌든 저도 앞으로 이런 일은 없어야 하니, 전철을 무조건 안 놓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안 그러면 일의 전후사정은 다 잘라먹고, "느티나무 니가 늦게 나온 걸 갖고 버스회사 탓하고 있냐" 라고 생각할 사람들이 나올 게 뻔하니까요. ㅋㅋ 결국 해법을 찾아냈고, 2022년 현재까지도 잘 써먹고 있는 것은 안비밀
어쨌든 초장부터 코스가 아작날 뻔한 위기를 넘기고, 이매역에서 만나게 된 우리는 경강선 열차를 타고 이천역까지 가게 됩니다. 1700원이라는 압박스런 요금을 내고 바깥으로 나와보니 오전 8시 43분이었으며 일단 아무 버스나 타고 이천역을 나가기로 하는데, 때마침 경사2리 가는 버스가 출발 직전이라 우리는 그 버스를 타고 이천터미널까지 가게 됩니다.
[대원고속 21-3번(이천역~도봉,경사2리)][환승]
이천역 0845 - 이천터미널 0850
이천역에서 터미널까지는 5분이 소요되었지만, 그 5분 사이에 석준형이 한번 크게 빵 터뜨리는 바람에 우리는 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내내 웃게 되었죠. 계획은 이루어진다. ㅋㅋㅋㅋ
[대원고속 29-10번(증포중교~이현고교,갈산주공아파트,농협,관고동,제일은행,진리,(→가좌리,가좌오거리),(←가좌오거리,가좌리마을회관,가좌오거리,고담기숙사,신하리),SK하이닉스기숙사~GM하이빌)][환승] ※ 갈산주공아파트 0850 출발
제일은행,이천터미널 0907 - 가좌리OB앞 0913 - 가좌오거리 0916 - GM하이빌 0919
제일은행으로 이동한 우리는 오전 9시 7분에 도착한 GM하이빌행 버스를 타게 됩니다. 이곳에서 버스를 탔기 때문에 버스는 바로 이천시내를 뒤로하고 신하리 방향으로 가다가, OB앞에서 우회전을 하여 가좌리로 갑니다. 가좌리 노선을 탔던 때가 생각나서 길이 낯익더군요. 하지만 가좌리 안쪽까지 들어가지는 않고, 그냥 직진하더니 GM하이빌 아파트를 향해 들어가버립니다. 아파트 진입로가 제법 경사가 있더군요.
아파트 안에서 회차하는 버스를 뒤로하고 우리는 다시 아파트 바깥으로 나와 우회전을 하여 밑으로 계속 걸어내려갑니다. 그랬더니 대흥2리가 나왔는데, 8번이 출발하는 현대사원아파트로 가는 길도 그대로였죠. 대월면사무소와 대대리를 거쳐 대흥2리로 오는 노선을 탔다가 현대사원아파트로 걸어올라가 8번을 타고 나왔던 때가 생각이 나더군요. ㅎㅎ
하지만 우리가 이 대흥2리를 다시 오게 된 것은 다름아닌 올해 신설된 노선들 중 하나인 230번과 시간이 맞았기 때문입니다. 주 목적은 GM하이빌이었지만, 때마침 230번과 시간이 얼추 맞길래 대흥2리까지 한 정류장 걸어와서 버스를 타게 된 것이죠. 노선 자체는 여기서 부발역, 그리고 이천시내로 바로 가는 단순한 구조였지만 겸사겸사 고담기숙사 구간도 해결하게 되니 이걸 마다할 이유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전 9시 45분에 도착한 230번을 타고 부발역으로 가게 됩니다.
[이천시내버스 230번][다인승]
대흥2리 0945 - 고담기숙사 0950 - 진우아파트 0955 - 부발역 0957
이번에도 계획은 이루어졌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우리가 배차간격이 긴 노선들을 이렇게 딱딱 타며 공략하는 짓을 한두번 해본 게 아니긴 하지만, 정말 이번에도 환상적으로 맞아떨어지는 시간에 우리는 감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죠. 오늘의 출품작을 만들었던 석준형 본인조차 소름돋는다고 했을 정도니 말입니다. ㅋㅋ
그런데 사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감탄사가 나오는 게 맞았습니다.
시승은 과학이니 말입니다.
"침대는 과학입니다" 가 떠오를 지도 모르지만
왜냐? 시간표와 지도를 이용하여 이번에 탈 버스가 우리가 탈 장소에는 몇 시 몇 분에 도착한다는 걸 예측하며 적절한 승하차 정류장을 선정하는 등, 일정한 원리에 따라 계획을 만들고 움직이는 거니까요. 기점에서 A장소까지 버스가 10분 걸려서 간다고 가정한다면(단, 교통체증은 없음) 10시 정각에 기점을 출발한 버스가 A장소에 도착한 시각은 10시 10분이 되면 되었지, 9시 40분이나 11시 50분이 될 리가 없는 것은 움직일 수 없을 사실입니다.
이 사실을 유추하여 써먹을 생각을 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은데, 버스나 철도 좋아한다는 매냐들조차 마찬가지라는 걸 방증하는 사건이 과거에 있었을 정도니 일반인은 오죽할까요. 하지만 이렇게 계산해서 잘 타고 다니는 게 어려울지, 아니면 자동차를 가지고 다니는 게 어려울지는 독자분들의 판단에 맡기기로 합니다. 전자는 나중에 자동차가 있든 없든 이곳저곳 잘 다닐 수 있지만 후자는 자동차가 없으면 어떻게 가야 할지 몰라서 쉽게 못 나올 거란 차이가 있을 것이며, 전자처럼 하는 게 의외로 만만한 게 아니라는 것도 느끼게 되겠지만요. -ㅅ- ㅋ
이런 개똥 철학(?)을 말하든 말든 버스는 우리가 아까 왔던 길을 거슬러 올라가다가 가좌오거리에서 우회전을 하더군요. 그랬더니 고담기숙사를 지나게 되었는데, 정말 이 동네는 OB 그리고 하이닉스의 지분이 참 크다는 걸 다시 느끼게 되었습니다. 결국 기업 측에서 이 동네에 공장을 짓고 시설 가동을 하는 등 투자를 한 것이고, 그 덕분에 이곳 사람들의 일자리가 늘어남은 물론 주변에 주거단지 및 상가들도 생겨 지역 활성화도 되는 거니까요. 이것만 봐도 기업가를 죄악시한다는 건, 당장은 통쾌해 보일 수도 있지만 결국은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행동이라는 걸 알 수가 있었죠. 조목조목 따지고 보면 결국에는 기업이 투자라는 걸 하니까 공장이 생기고 일자리가 생기는 것이며, 그 인원들로 인해 주변에 상업시설도 생기는 등 지역이 발전하는 선순환을 이루는 것이니 말입니다.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재벌이든 중소기업이든 기업가의 잘못이라면 현실에 안주하며 재물을 뿌리지 않고 쌓기만 하려고 들었다는 점인데, 사실 그런 행동도 회사 안팎의 상황 및 정부 정책 등에 따라 잘못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 문제라는 점을 고려할 여지는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일부분을 가지고 아예 악의 축 취급하고 존재 자체를 부정하며, 그런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선동을 통해 퍼뜨리는 거야말로 상당히 문제가 있는 것일 수밖에 없는 겁니다. 정작 그 기업가들이 만든 물건들 덕분에 자신들도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다는 건 잊어버리는 배은망덕을 저지르는 건 덤이고 말이죠. -ㅅ-;;;
우리는 부발역에서 하차를 하는데, 그만 제가 여기서 내릴 때 카드를 대버리는 실수를 하고 맙니다. 아까 230번을 탈 때에는 석준형이 다인승으로 요금을 냈었기에, 결과적으로 애꿎은 1450원이 또 나가버린 것은 물론, 다음 버스를 탈 때 거리비례 요금 패널티 700원(최대 붙는 게 700원이죠)까지 얹어서 내게 생겼죠. 냐잉 -ㅅ-;;; ㅜㅜ
그런데 다음에 타기로 한 군량리 차가 이천역에서 10시 출발인데 부발역에 생각보다 너무 늦게 도착하여 환승할인을 100% 못 받을 각이더군요. 특히 하이닉스 쪽으로 오는 버스들이 생각보다 오래걸리는 경향이 있어서 환승 연장책이 필요했으며, 이에 우리는 때마침 태평리 방향으로 가는 10번이 금방 도착한다고 하여 이걸 타고 하이닉스로 갔다가 군량리 가는 버스에 승차하였습니다.
[이천시내버스 10번][다인승, 환승] ※ 이천터미널 1000 출발
부발역 1026 - SK하이닉스 1031
[경기고속 28-2번(이천역~이천터미널,(→관고동,불교회관,제일은행),진리,OB앞,신하초교,(↔부발역),하이닉스,사동1리,대월농협,구시리입구,군량리입구,군량1,3,2리~양평리)][1650(읭???)] ※ 이천역 1000 출발
SK하이닉스 1046 - 사동1리 1050 - 초지리 1053 - 구시리입구 1056 - 군량1리마을회관 1100 - 군량3리회관 1102 - 군량2리입구 1104 - 군량2리회관 1107 - 양평리 1109 - 모가면사무소 1112
이번 군량리 버스에선 각자 카드로 요금을 내는데, 제가 카드를 대니 1650원이 찍힙니다. 다음에 타는 버스의 기본요금에다 패널티 700원을 합치면 2150원이 되어야 할텐데 어떻게 된 것인지 의문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었죠. 사실 1600원대의 버스요금은 정말 오래간만에 보기도 해서 더더욱 그랬습니다. 그 요금은 경기도 일반시내버스 성인요금이 900원이었던 13년 전, 거리비례 버스에서 내릴 때 찍지 않은 상태에서 다음 일반시내버스를 탈 때 나오던 요금이었던 겁니다(900 + 700 = 1600). 그러고보면 기본요금은 그때에 비해 500원 넘게 올랐지만, 거리비례 요금 산정방식 및 요금 최대치는 여태껏 변한 게 없었다는 것도 실감이 났죠.
아무튼 버스는 사동리에서 우회전을 하여 본격적으로 대월면사무소 쪽으로 내려갔고, 도리리 노선과 똑같이 가다가 도리리입구에서 그냥 쭉 직진을 해버립니다. 도리리입구 아래로는 처음 가보는데, 과연 어떤 세계가 눈앞에 펼쳐질지 궁금증을 가지며 지켜보니 군량리입구에 도착한 버스는 좌회전을 하여 군량1리 안으로 들어갔고, 뒤이어 군량3리 마을회관도 들릅니다. 그런데 이쪽 길이 진짜 쩔더군요. 이천은 안 쩌는 노선 찾는 게 빠른 동네였기에 이 노선 역시 쩌는 구간이 어디엔가 있을 거라는 생각은 했었지만, 정말 대박이었습니다. 여전히 대형차인 로얄시티로 운행하고 있으니 더더욱 말이죠.
군량3리를 나온 버스는 쭉 왕복2차로 길을 달려주었기에 이 1차로가 긴 것은 아니었지만, 정말 대박이라는 느낌을 주기에는 충분했습니다. 우리의 목적지는 진가리였지만, 그렇기에 이 노선은 사실 돌아서 가는 노선이었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쩌는 길도 건지고 재미있게 여행을 하게 되네요. ㅋㅋ
이윽고 버스는 군량2리를 지나고 종점인 양평리에 도착을 하는데, 웬일인지 버스가 양평리를 지나 그대로 쭉 직진을 합니다. 양평리에서 조금만 더 가면 진가리가 나왔고 그쪽까지 가서 버스가 회차하는 일도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렇더라도 승객은 종점에서 하차시키고 회차하러 가게 마련이라 우리는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쨌든, 벨 누르지 말고 있어보자는 석준형의 말을 듣고 가만히 있어봤더니만 양평리에서 진가리로 걸어가지 않아도 되는 일이 생겨버려서 우리로서는 개이득이었지만, 아까 요금도 그렇고 회차도 그렇고 참 뭔가 이상하더군요. -ㅅ- ㅋ
진가리에 내리니 오전 11시 12분이라 장호원 가는 25번이 오기까지 25분가량 시간이 남더군요. 고마운 버스 덕분에 우리는 편의점에 들어가 요기를 하고 주인 아주머니도 개그로 웃겨주며 시간을 보내다가 슬슬 버스 시간에 맞춰 정류장으로 다시 나가게 됩니다. "이번에는 내가 쏜다!" 로 웃겨주신 석준형 덕분에 우리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웃다가, 이천~강남 직행좌석버스가 생긴다는 현수막도 보고(그 노선이 바로 2022년 6월 현재, 동부고속이 운행중인 3401번이었습니다) 장호원으로 가는 25번에 승차하였습니다.
[경기고속 25번(장호원초교~송산1리,대서3리,반월성,설성초교입구,행죽1리,장릉3,2리,설성면사무소,수산삼거리,송곡2리,서경1리,모가면사무소,진가리,원두1,3리,소고2리,대포삼거리,대포동,단월초교,고담동,장록동,진리,(←관고동,제일은행,이천역)~이천터미널)][환승] ※ 이천역 1100 출발
모가면사무소 1139 - 서경리 1142 - 송곡2리 1145 - 수산삼거리 1147 - 삼성하나로마트 1148 - 금당리,설성면사무소 1150 - 행죽1리SEC연구소앞 1153 - 설성초교입구 1155 - 반월성 1157
25번을 결국 다시 타게 될 거라는 예상은 이번에도 보기좋게 적중하고 맙니다. 그래서 신경도 안 쓰고 있었지만, 오늘로서 25번도 클리어가 되어버렸죠. 이번에는 반월성까지 내려가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ㅋㅋ
반월성삼거리에 내리니 오전 11시 57분이었고, 우리는 편의점에서 점심을 까먹으며 버스를 기다립니다. 그랬더니 이번에도 오후 12시 21분에 우리가 탈 산성리행 버스가 나타났습니다.
[대원고속 27-10번(장호원~반월성,고당~본죽,산양,산골)][환승] ※ 장호원초등학교 1210 출발
반월성 1221 - 고당3리,율면사무소 1224 - 신추리입구 1225 - 본죽리입구 1227 - 본죽리(회차) 1229
환승시간 30분이 넘지는 않았기에 카드를 대니 환승이 찍히는데, 그러고보니 율동을 갔던 날(2021년 8월 28일 시승기 참고) 탔던 그 산성리 차였습니다. 일정을 복붙한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똑같아서 이것도 나름 웃겼는데, 그러고보니 이 버스가 반월성삼거리에 도착한 시간마저 똑같더군요. 그 당시나 지금이나 장호원에서 오후 12시 10분에 출발하는 버스이니 당연한 결과였지만, 바로 이 사실이 중요한 겁니다. 이렇기 때문에 아까 시승은 과학이라는 말을 한 것이었고, 여러분들도 제가 헛소리를 지껄인 게 아니라는 사실을 이렇게 확인하는 거니까요. ㅋㅋ
이번에도 우리는 더 큰 것을 위해 이 버스를 끝까지 타지 않고, 본죽리 회차지에서 내리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산북리 노선을 타고 일죽으로 가기 위함이었는데, 저번 율동도 그렇고 이번 산북도 그렇고 이걸 이렇게 잡게 되네요.
[도보]
본죽리종점 1229 - 이천/안성시계 1246 - 한운정마을 1252
우리는 버스, 그리고 본죽리 마을회관을 뒤로하고 반대방향으로 걷기 시작합니다. 그랬더니 금방 이천/안성 시계가 나왔고 그렇게 우리는 안성으로 가게 되었죠. 이천에서 안성으로 넘어오니 분위기가 달라지는데, 시승기들을 통해 몇 번 이야기한 거지만 안성은 오지노선에 대해 참 야박한 동네라는 점도 크게 작용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까 본죽리나 8월 28일의 산양리 용산동이나 버스가 하루 7번은 오는 장소인데 본죽리와 바로 이웃한 이곳 산북리는 버스가 하루 3번, 용산동에서 가까운 율동은 하루 4번이 고작이었으니까요. 안성이 평택이나 천안, 용인과는 인구 수에서 게임이 안 되니 그렇다쳐도, 똑같이 경기도 최외곽 시골동네 취급받는 이천보다도 못한 건 또 누구 탓을 할지 모르겠군요. 안성보다 노선체계가 안좋은 진천,음성과 비교하려나? -ㅅ-;;
이번에는 율동보다 거리가 가까웠는데, 이천/안성시계를 넘고 얼마 안 있어 버스정류장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정류장을 본 석준형이 노선이 연장된 것 같다고 하더군요. 사실 석준형 입장에서도 새로운 걸 알게 된 것인데, 여기는 가보기 쉬운 동네가 아니었으며 저와 함께 가보는 덕분에 다시 오게 된 곳인지라 이득이 있었죠. ㅋㅋ
우리는 버스 시간도 남았겠다, 한 정류장 거리의 옛 종점을 보러 갔다가 버스 시간 맞춰 다시 돌아오기로 합니다. 때마침 한운정마을 정류장 바로 뒤에 개 2마리가 있었는데, 우리를 보고 자꾸 짖어댔기 때문에 짜증이 났던 겁니다. -ㅅ- ㅋ
옛 종점은 산북상회 지나서 공터 있는 곳이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정류장 표시는 따로 없었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옛 종점으로 와보니 아까 한운정마을과 같이 집들이 꽤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백성운수 3-7번(일죽~산북)][1450]
한운정마을 1307 - 산북리구종점 1307 - 텃골마을 1308 - 일죽터미널 1313
다시 한운정마을로 돌아오니 금방 버스가 오는데 우리를 태운 버스는 주민 두어 명도 같이 태워 나오면서 오후 1시 13분이 되어 일죽터미널에 도착합니다. 워낙 단거리 노선이라 그런지 10분도 안 되어 일죽에 도착하긴 했지만 운행횟수가 워낙 적은데다 다른 노선들과 시간 맞추기도 생각보다 어렵다보니, 그냥 일죽에서 종점까지 걸어갔다가 타고 나오는 것도 생각했을 정도로 까다로웠던 이 산북리 노선도 결국 해결이 되네요.
일죽터미널에 내린 우리는 이제 죽산으로 가야 했는데, 이번에는 용설리 차를 타보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시간도 버스도 너무 충분하다보니(...) 죽산 가는 버스는 하나 보내고 승차장에 버스 들어오는거 득짤 좀 하다가, 오후 1시 32분에 도착한 37번을 타고 가게 됩니다. 이런 동네에서는 다음 차 시간 때문에 이번에 도착예정인 버스를 타는 것이 보통인데, 일부러 한 대 보내고 다음 것을 타다니 정말 별 일이 다 있더군요. ㅋㅋ
[백성운수 37번][환승]
일죽터미널 1332도착, 1337출발 - 신촌,월정리 1342 - 죽산터미널 1347
이번에는 버스가 5분 쉬다가 출발하지만, 용설리 차가 오후 2시에 있었기 때문에 아무런 장애물이 되지 않았습니다. 죽산터미널에 와보니 직행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편의점과 승차장이 북적거리는데, 이곳 편의점 낮 근무자는 직행버스 표도 끊어주는 이중고를 겪어야 하니 하루종일 정신없겠더군요(실제로 알바가 힘들어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용설리 버스는 승차장에 들어오진 않았지만 출발시간 다 돼서 올 것이었기에 아무 걱정도 안 됐는데, 과연 출발시간인 오후 2시가 다 되어가자 용설리 행선판을 단 카운티가 나타납니다. ㅋㅋ
[백성운수 3-4번(죽산터미널→용설교,한실→거곡마을→한실,설동,용설교,두원대후문,열원→죽산터미널)][환승]
죽산터미널 1400 출발 - 장암리입구 1404 - 용설리당북회관 1405 - 용설리거곡종점 1411(회차) - 한실회관 1414 - 설동 1417 - 장암리입구 1419 - 장자터 1421 - 열원마을 1423
이번에는 터미널을 나오자마자 금방 좌회전을 하여 바로 오지로 들어가는데, 안내방송에 장암리 입구가 나오더군요. 지도를 보니 장암리 버스종점이 생각보다 정말 가까웠습니다. 정말 죽산~장암리~일죽으로 다니든 용설리 차도 장암리를 들어갔다 나와주든 해도 될 것 같은데 여러모로 좀 아쉬웠죠. 만약 여기가 용인이었다면 그런 노선이 100% 생기고도 남았을 것을 생각하니 더더욱 그랬습니다.
장암리입구를 지난 버스는 드디어 당리에서 우회전을 하였고 왕복2차로 도로를 쭉 따라 달리는데, 곧 용설저수지를 구경하게 되었습니다. 가로수 등 방해물이 꽤 있어 사진으로 담기는 어려웠지만 멀리서 보이는 저수지의 모습은 정말 볼만했죠. 이윽고 저수지 맨 아래쪽의 용설리 정류장을 지난 버스는 거곡종점을 들어가는데, 넓직하게 확장된 17번 국도도 이곳을 고가도로로 지나가더군요. 이 고가도로 아래를 지나니 본격적으로 1차로 길이 펼쳐집니다. 오우~ 혁님~! ㅋㅋ
다시 왔던 길 따라 나온 버스는 용설저수지의 오른쪽 구간도 달리는데 이쪽 길도 쩌는 1차로 길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석준형이 탔을 때보다는 1차로가 줄어 있었지만, 그래도 대부분은 살아남아 있었음을 알 수 있었기도 하구요. 여러모로 용썰리 노선은 대박이네요. ㅋㅋㅋㅋ
우리는 열원마을에서 하차합니다. 순환반경이 큰 노선이었지만, 이미 예상했던 대로 타는 사람은 계속 우리 둘뿐이었기 때문에 나머지 구간은 다음에 또 타기로 한 겁니다. 물론 이것에 대한 계획 역시 세워져 있었던 만큼(오우~ 혁님~! ㅋㅋ) 우리는 아무 걱정없이 죽산시장으로 이어지는 길쪽으로 얼른 걷게 되었습니다. 사실 17번 타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지만, 17번이 이미 우한 폐렴 이전부터 운행횟수가 꽤 감회가 됐던 상태라 시간이 맞질 않으니 이렇게 하게 되었죠.
[도보]
열원마을 1429 - 두원공대입구1438 - 죽산시장 1450
두원공대 입구에 도착하여 어플로 죽산터미널 방향 버스 위치를 조회하니, 다들 두원공대 입구에서 가까운 정류장에 도착하기까지 시간이 걸려서 두원공대 입구에서부터는 천천히 걷게 됩니다. 다만 죽산터미널까지 가기에는 시간이 좀 애매했던 탓에 버스는 타야 했죠. 다음에 탈 이천~죽산(26-1) 노선은 죽산터미널 진입로 구석에서 가만히 서 있다가 거기서 사람들을 태우고 바로 나가버리므로 승차홈에 들어와주고 그런 거 전혀 없기 때문에(...), 미리 도착해 있어야 했던 겁니다. 환승횟수 맞추는 것도 덤이기는 했지만요. 준비가 끝났다
[백성운수 370번][환승]
죽산시장 1454 - 죽산터미널 1455
그리하여 우리는 때마침 도착해준 370번을 타고 죽산터미널로 이동하였고, 오후 3시 11분이 되어 들어온 이천행 버스를 타고 죽산을 떠나게 됩니다. 이번에도 승차홈으로는 들어오지 않았는데, 멀뚱멀뚱 승차홈에 서 있으면 눈앞에서 버스 놓치기 딱 알맞겠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되었죠. -ㅅ- ㅋ 망하기 딱 좋은 날이군
[대원고속 26-1번(이천~죽산)][환승]
죽산터미널 1511도착 및 출발 - 죽주산성 1516 - 한평 1519 - 주평,방초초교 1521 - 고은리 1524 - 두미2리 1527 - 두미1리 1529 - 어농보건소입구 1530 - 어농1리 1531 - 어농3리 1533 - 어농리입구 1534 - 신갈1리,테르메덴온천 1537 - 대포삼거리 1542 - 대포리 1544
우리 모두 이미 탔었던 노선이라 오래간만에 다시 탄다는 느낌으로 이천을 향해 올라가는데, 그러고보니 방초리와 고은리는 하루 6번 운행하는 이 노선 덕분에 교통편 이용이 그래도 좀 낫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물론 백성운수도 이 동네를 가주기는 하지만 꼴랑 하루 2번뿐이고, 그마저도 오후 3시 이전에 다 끊어지기 때문이었죠. 방초리나 고은리가 이천 생활권이라면 또 모르겠는데 그렇지도 않으니, 정말 자기네 동네인데도 푸대접하는 이런 모습에 할 말이 없을 따름이었습니다. 뭐, 방초리나 고은리는 어떻게 보면 안성시 쪽에서 손 안 대고 코 풀고 있는 상태지만 죽화초등학교가 있는 일죽면 화곡리 이런 곳은...그냥 말을 말아야 하니까요. -ㅅ-;;;
고은리와 두미리 사이에 고개가 있는데, 이 고개를 넘으면 생활권이 확 달라지게 됩니다. 따라서 이 노선은 죽산쪽에서 탄 사람은 고은리를 지나가기 전 대부분 내리게 되고, 두미리 이후부터는 이천 시내로 나가려는 사람들이 계속 탄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그 특징은 변하지 않아서 두미리로 진입한 버스는 어떻게들 알았는지 정류장에 나와있던 사람들을 하나씩 둘씩 계속 태우면서 이천으로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이 노선을 처음 탔던 10여년 전과 비교하여 변화가 있었는데, 어농리 안길이 확장되었으며 버스도 전 시간대 모두 어농리 안쪽을 경유하게 되었더군요. 개쩌는 어농리의 1차로 길, 그리고 어농리 안길을 경유하는 시간대가 따로 있었다는 사실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어농리를 지나니 금방 신갈리가 나왔는데, 버스는 테르메덴온천을 지나면서 또 사람들을 잔뜩 태워 이천으로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죽산에서는 10명 안 되는 사람들이 타서 빈 자리가 많더만, 두미리와 신갈리 등을 지나고 나니 자리가 다 차는 바람에 서서 가는 승객들까지 나왔으니 말입니다. 정말 죽산~두미리 구간과 두미리~이천 구간의 승객 수가 확연히 비교가 되는데, 이쯤되면 정말 KD운송그룹에서 두미리로 노선을 단축시켜도 할말 없을 지경이더군요. 죽산은 그야말로 보너스 구간이자 들러리 수준이었고,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말이 버스에도 적용된다는 현실을 생각한다면 말입니다. -ㅅ-;;
버스는 슬슬 우리가 내릴 대포리 정류장에 다와가고 있었고, 우리는 대포삼거리를 지나 다음다음 정류장에서 하차합니다.
[도보]
대포리 1544 - 송갈1리 1607
이제는 9월 중순이었지만 날이 제법 더웠습니다. 하루 중 제일 더운 오후 3~4시대였는데다, 송갈1리로 가는 동안 논두렁길을 걸어가야 했으니 한여름 느낌이 나더군요. 게다가 논두렁길 중간에 있던 헛간 근처에도 개를 묶어 키우는지 우리가 지나가니까 짖어대기까지 했죠. 아무 관심도 없는데 빼애액 거리는 것이, 꼭 관심종자를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ㅅ-;;
하지만 그동안의 도보들로 단련된 우리였기에 송갈1리 마을회관에는 23분만에 도착할 수 있었고, 버스시간도 많이 남으니 우리는 마을회관 가기 직전에 있는 정자 안에 누워 있게 됩니다. 마을회관 앞을 가보니 회관을 새로 짓는 것인지 내부 공사가 한창이어서 먼지가 잔뜩 날리고 있었으며, 마을회관 앞 정류장도 그야말로 땡볕이라 매우 더웠기 때문이었죠. -ㅅ-;;
정자 안으로 들어가보니 먼지 하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관리가 매우 잘 되어 있었고, 파리채까지 놓여 있더군요. 그간 경험상 버스정류장이나 정자 안에 먼지가 엄청나게 쌓여 있어 그림의 떡인 마을들이 꽤 많았던 걸 생각해보면 정말 최상급이었습니다. 덕분에 여행자인 우리들도 깨끗하게 이용하고 나와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되었는데, 이런 것을 통해서도 주민들이 마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도 볼 수 있을 것 같더군요. 또한 시설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후는 관리하는 곳 나름이 되어버린다는 진리도 다시 확인하게 되었죠.
파리채로 파리를 네 마리 넘게 잡아가며 시간을 보내니 어느덧 오후 5시가 다 되어갔고, 슬슬 마을회관쪽으로 나가 버스를 기다리니 드디어 오후 5시 3분에 버스가 들어옵니다. ㅋㅋ
[경기고속 22-3번(이천터미널~이천역,후안,주미~송갈리)][1450] ※ 이천터미널 1630 출발
송갈1리마을회관(회차) 1703 - 송갈리종점(회차) 1709 - 주미리 1713 - 후안1리 1716
사실 송갈리는 타보려다 실패했던 역사가 있는 노선인데(고속도로만 안 밀렸어도 ㅜㅜ), 드디어 해결을 하게 되네요. 송갈1리를 나온 버스는 송갈리종점을 찍고 바로 이천으로 올라가는데, 송갈리종점이 바로 송갈2리였습니다. 송갈리 들어가는 길이 1리, 2리 할 것 없이 모두 왕복2차로로 전부 깔끔하게 확장이 된 탓에 송갈리 노선은 이전의 포스를 풍기지는 못하게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송갈리종점 근처에 1차로가 짤막하게 남아 있더군요. ㅋㅋ
송갈리종점에서는 타는 사람이 없었고, 송갈리 출발시간이 딱 되어 종점에 도착한 탓에 버스는 바로 회차하여 나와버립니다. 우리는 호법농협이 있는 후안1리까지만 타게 되었는데, 꼴랑 10분 남짓 버스를 탔지만 많은 걸 건지고 나오게 되었죠. 저의 경우에는 가보려다 못 갔던 곳을 이번에 가게 되니 소원 성취한 셈이었구요. ㅋㅋ
호법분기점이 호법분기점이 된 이유.
바로 이천시 호법면에 있기 때문에 호법분기점이 된 겁니다. 하지만 호법분기점의 전국적인 인지도와는 달리, 실제로는 호법이 큰 동네가 아닌지라 면소재지인 후안리에는 버스가 40~50분마다 한번꼴로 드나들고 있었죠. 여기에 내려 버스를 기다려보는 일이 생기다니 정말 몇 번이나 떠든 사실이지만, 세상 일은 모르는 거더군요. ㅋㅋ
다음에 탈 버스까지는 30분 안 되게 시간이 남아있었고, 우리는 편의점에 들러 마실 것을 사고 버스를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오후 5시 41분이 되니 드디어 오더군요. 양지노인병원행 버스가 말입니다.
[경기고속 22-11번(이천~양지노인병원(동양연수원 경유))][환승] ※ 이천터미널 1710 출발
후안1리 1741 - 단천2리 1744 - 단천리마을회관 1745 - 매곡리,매곡초교 1748 - 매곡1리입구 1750 - 동양미래대연수원입구(회차) 1752 - 양지병원 1757
동산리와 매곡리 노선은 탔었지만 양지노인병원 노선은 타지 못했는데, 이것으로 인해 호법면 노선들은 전부 클리어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동양미래대연수원도 경유하는 등 새 경유지도 생겨나 있었죠. 실제 타보는 순간은 늦었지만 덕분에 연수원도 들어갔다 나올 수 있으니, 이걸 좋다고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ㅅ-;;
아무튼 이 노선은 매곡1리 마을회관도 들어가지 않고, 이천/용인 시계 근처에 있는 양지노인병원까지 왕복2차로 길을 쭉 달리기 때문에 복습하는 느낌으로 쭉 구경하게 되었습니다. 버스가 달리고 있으니 참 시원하더군요. ㅋㅋ
매곡1리 입구를 지나면서부터는 집중의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동양미래대 연수원으로 가는 길이 멀지 않았던 것인데, 버스는 연수원 쪽으로 좌회전을 틀어 들어가주더군요. 그런데 이쪽 길이 의외로 1차로입니다. 오우 ㅋㅋ 역시 지금 타본 게 잘된 것인가 싶더군요. ㅋㅋ
매곡리를 지나 양지병원까지 가는 노선은 이천터미널에서 1130, 1400, 1540, 1710, 1750, 2130 이렇게 하루 6번 다니지만, 연수원은 그 중 1130, 1710, 1750, 2130 출발 버스만 가기 때문에 나름 계획이 필요했습니다. 어쨌거나 우리는 신규 구간이었던 동양미래대연수원도 성공적으로 가보게 되었고, 오후 5시 57분이 되어 양지병원 종점에 내릴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탄 버스는 양지병원에서 오후 5시 55분에 출발해야 했지만 2분 늦게 도착한 탓에, 우리를 비롯한 승객 몇 명이 내리자마자 바로 이천으로 되돌아가 버렸죠.
[도보]
양지병원 1757 - 이천/용인시계 1802 - 제일약품 1815
양지병원에서 좀더 앞으로 가니 바로 이천/용인시계가 등장하였고 우리는 이천에서 용인으로 넘어오게 되었습니다. 양지병원에서 구백암이 멀지 않았고, 구백암에서 더 걸어가니 제일약품 버스정류장도 만날 수 있었죠. 101번이 청강대입구에서 오후 6시 10분에 출발하기 때문에 버스도 환승할인까지 받아가며 탈 수가 있게 되었는데, 곤지암~백암 노선이 오천으로 단축된 이후 101번이 청강대까지 가는 걸로 변경된 덕택에 우리는 큰 힘 안 들이고 백암으로 갈 수 있었죠. ㅋㅋ
[경남여객 101번][환승] ※ 청강대입구 1810 출발
제일약품 1820 - 백암 1825
101번은 수원역~죽산을 운행하던 10번이 백암으로 단축되면서 10-1번과 함께 생긴 노선이었는데 고안리 내부를 추가로 경유한다는 것 말고는 10-1번과 차이가 없었으며, 우리도 타지 못한 노선이기도 했습니다. 사실 고안리는 백암 공영버스로도 커버가 됐기 때문에, 101번은 타지 못한 게 아니라 안 탄 것이긴 했지만요. 그랬던 101번이 청강대도 가게 되면서 나름 환골탈태를 하게 됐으니 버스노선도 정말 어떻게 바뀔지 모를 일이더군요.
백암에 도착하니 오후 6시 25분이었고, 우리는 15분 뒤 출발하는 대망의 양준 막차를 타게 되었습니다. ㅋㅋ
[경남여객 73-5번(백암~양준)][환승]
백암 1840 - 내수곡 1843 - 양준마을회관 1846 - 양준마을 1847 - 근삼5리강촌회관 1849 - 강촌 1850
이로서 저도 백암은 끝나게 됩니다. 오우~ 혁님~! ㅋㅋ
이것 역시 개쩌는 노선이라는데, 버스에서 내리고 난 후의 큰 문제점을 각오하며 타게된(사실 계획을 짜다보니 맞는 게 이 시간이라;;) 이 양준 노선은 어떤 모습을 제게 보여줄지 벌써부터 주목이 되네요. 일단 백암을 출발한 버스는 10-4번이 가는 길 그대로 달려 내수곡을 지나는데, 영곡 정류장 있는 곳에서 바로 우회전을 합니다. 그리고 펼쳐지는 건 정말 쩌는 1차로 길의 세계.
정말 엄청난 1차로 포스에 우리는 정말 재미있게 버스 탑니다. 강촌마을회관 앞을 지나니 금방 10-4번과 105번이 지나다니는 그 강촌 정류장이 나왔기 때문에 우리는 그곳에 내려야 했지만, 1차로의 여운이 가시지 않을 지경이었죠. 계획을 짜다보니 맞는 시간대가 이 막차뿐이었지만, 그리고 양준 막차를 백암에서 탄 대가를 곧 치러야만 했지만, 정말 그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탄 보람이 있었습니다. 오우~ 혁님~! ㅋㅋ
정류장에 내리니 이제 해가 완전히 지고 있었고, 우리가 버스에서 내린 지 불과 20분도 안 되어 빛이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이제 1시간 넘게 버스가 없기 때문에 우리는 꼼짝없이 여기에 있어야만 했죠. 하지만 백암까지 와서 순대를 안 먹고 갈 수는 없는 일. 결국 우리는 택시를 타고 여기를 나가기로 하는데, 택시부 전화가 없어 한참 헤매다가 겨우 택시를 부르게 됩니다. 그런데 이곳이 워낙 시골인데다 주소마저 이상하게 되어 있다보니(지도에서 살짝 차이났을 뿐인데 근삼리와 용천리가 왔다갔다 거리더군요 ㅜㅜ) 택시부 직원도 제대로 모르고 기사도 헤매다가 오후 7시 23분이 되어서야 겨우 택시를 만나게 되었죠. 사실 우리도 정류장 이름이나 주소 말고는 설명할 방법이 없어 참 막막했으니 이래저래 참 냐잉했지만요.
[택시][6000]
강촌 1923 - 백암 1926
겨우겨우 타게 된 택시는 정말 대박 빨랐습니다.
택시 기사아저씨들도 운전 한두번 해본 분들이 아닌 것은 당연했지만, 도로에 차가 워낙 없다보니 시속 90km 가까이 질주를 하는 겁니다. 그래서인지 백암에는 단 3분만에 도착할 수 있었죠. 버스로 가면 5분은 걸리는데;;
아무튼 우리는 중앙식당을 갈까 제일식당을 갈까 갈등하다가 제일식당을 가기로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최네집의 전철을 밟는 것 같은 느낌이 든 제일식당보다는 중앙식당이 더 좋았지만, 제일식당도 백암 순댓국집 삼대장 중 하나이기 때문에 손해보는 장사는 아니었죠. ㅎㅎ
순댓국을 한 그릇 잘 먹고 나와보니 어느새 오후 8시가 다 되어갑니다. 이번에는 오후 8시 10분에 백암을 출발하는 16번과 시간이 맞아 이걸 타고 용인으로 가기로 했죠. 기흥역에서 오후 8시 58분 인천행 전철은 못 타게 될 가능성이 높아 자포자기의 심정이었지만(다음 차가 오후 9시 45분이었던 겁니다. 정 인천행을 그렇게 늘려주기 싫다면, 진짜 주말 및 공휴일에 이 시간대 48분 간격만이라도 어떻게 안 되겠습니까 코레일?? 30분 간격 나름대로 잘 맞춰주다가 왜 간격을 확 벌려버리는 건지...), 어쨌거나 집에는 가야하니 슬슬 귀갓길에 오르게 됩니다.
[경남여객 16번(용인~법륜사,원삼~백암)][1450]
백암 2004 도착, 2010 출발 - 황토현 2015 - 원삼 2020 - 법륜사 2022 - 해곡동 2028 - 운학과학화예비군훈련장 2034 - 송담대학 2036 - 포브스병원 2040
[경남여객 68번][환승]
용인시장 2045 - 중앙지구대 2047
[경남여객 10번][환승]
중앙지구대 2049 - 용인등기소 2052 - 상지석,진흥아파트 2101 - 기흥역 2107
이번에도 버스는 대단한 속력으로 법륜사, 그리고 곱등고개를 지나게 되었고, 포브스병원에 내리니 오후 8시 40분이었죠. 길을 건너 용인시장으로 와보니 68번이 먼저 오는 상황이라 그걸 탔지만 동백을 경유하기 때문에 돌아가는 차라서 금방 내렸다가 10번을 탔지만, 결국 오후 8시 58분 전철은 타지 못하게 됩니다. 이미 예상은 했었지만, 정말 최악의 상황이 찾아오고 만 겁니다.
하지만 이미 수인분당선 20분 공식(※)을 알아냈었던 본인.
※ 수원역 기준으로 다음 인천행 열차가 오기까지 20분 넘게 남았을 경우, 금정역으로 갔다가 4호선을 타고 오이도로 들어가면 다음 인천행 열차를 기다려서 타고 오는 것에 비해 5분 빨리 도착한다는 공식입니다.
석준형과 헤어지고 기흥역으로 들어간 저는 고색행 열차를 타고(시간표를 보니 이게 8시 58분 다음 열차더군요...-ㅅ-;;) 수원역에 왔다가, 1호선을 타고 금정역으로 가는... 수인선과 분당선이 직결되기 이전의 고전적인 방법을 써서 집에 들어가게 되었으며 결국 다음 수인분당선 열차보다 빨리 도착하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1호선이 수원역에 2분 늦게 도착하였고, 수인분당선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미친듯이 에스컬레이터를 뛰어 올라가서 만들어진 결과라... 결국 오후 8시 58분 열차를 놓치면 최악이 된다는 결론이 나오고 말았죠.
귀갓길이 좀 힘들긴 했지만, 그래도 많은 곳들을 가보게 된 재미있는 하루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Thanks to
석준형
'버스 기행문 > 2020년~2021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1년 10월 2일 - 장호원의 최고난도 노선인 오남리를 해결한 평택, 안성, 장호원 시내버스 여행기 (0) | 2022.09.07 |
---|---|
2021년 9월 20일 - 꿩 먹고 알 먹고 디저트 먹은 여주~용인 시내버스 여행기 (1) | 2022.09.07 |
2021년 9월 11일 - 예단포항 버스와 함께하는 영종도 여행기(With. 구읍뱃터) (0) | 2022.09.06 |
2021년 9월 4일 - 맛있는 미스진 햄버거로 마무리한 안중 버스 잔당 소탕작전(2편) [완결] (0) | 2022.09.06 |
2021년 8월 28일 - 진천을 들어가보게 된 경기도 남쪽나라 시내버스 시승기(Feat. 오져버리는 역발상) (0) | 2022.09.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