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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기행문/2016년~2017년

2016년 10월 29일 - 연천 태풍전망대, 재인폭포 방문기

by 회관앞 느티나무 2022. 9. 14.

연천의 관광지 중 하나로 알려진 재인폭포.

제게 있어 연천의 재인폭포는 악연이 있는 장소입니다. 폭포 보겠답시고 왔다가 대양운수 56번을 놓쳐버린 바람에 6km를 걸었으나 막상 입구에 도착해보니 군부대 초소로 길이 막혀 있었고, 주말에만 개방한다는 말에 바로 돌아나와야만 했던 안습한 역사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재인폭포란 곳은 집에서 가까운 곳이 아닌데다, 한탄강댐 공사로 수몰되는 시한부 폭포였다는 악재도 겹치기까지 했죠. 얘도 운이 참 지지리도 없다

 

한탄강댐이 완공되고도 남았던 지금 시점에서 재인폭포는 이미 없어졌겠거니 했는데, 석준형이 바로 그 곳을 가보자는 이야기를 해 오는 겁니다. 처음엔 이게 뭔 소리하는 건가 했는데, 알고보니 한탄강댐에 물이 차면 폭포 앞까지 못 간다는 것일 뿐, 수몰되는 것은 아니었더군요. 폭포는 댐이 완공된 지금 시점에서도 잘 살아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리하여 석준형이 쏘카를 이용한 시승을 계획하게 되었고, 이번에 떠나게 되었습니다. 마침 타자임께서 카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재미가 붙었던지라 타자임도 끼워서 셋이 오늘의 여행을 하게 되었죠.

 

저는 4호선을 타고 부지런히 창동역을 향해 올라가다가 반가운 석준형을 만나게 되었고, 창동역에서 타자임과도 만나게 됩니다. 우리는 지체없이 오전 10시 58분에 도착한 소요산행 전철을 타게 되었습니다.

 

 

[전철]

1호선
창동 1058 - 도봉산 1105 - 의정부 1113 - 양주 1120 - 덕계 1125 - 덕정 1128 - 지행 1132

 

양주역 이후로 엄청난 역간거리를 체험하며 지행역에 내리니 오전 11시 32분이었고 우리는 여유롭게 그린카(쏘카의 라이벌 회사입죠)가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GS마트 건너편 주차장에 그린카 존과 함께, 우리가 타기로 한 아반떼가 주차되어 있더군요. 자동차도 활용되는 시승은 석준형의 시승기에서 보기만 하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참여하게 되네요. ㅋㅋ

 

 

▲ 오늘 하루 실컷 움직여 줄 그린카 성님. 타자임과 그린카 모두 잘 부탁한당께요. ㅋㅋ

 

 

[그린카]
지행역 GS슈퍼 1154 - 맥도날드 1158~1220 - 소요산역 1234 - 초성삼거리 1241 - 전곡터미널1247


이 시승의 첫 삽을 뜨기 위해 우리 일행은 바로 전곡으로 기수를 틉니다.

기수를 틀어 처음 간 곳이 근처 맥도날드라는 것은 함정이었지만요(시간도 그렇고 점심을 먹어야 하는 것도 그렇고, 매우 중요한 이동을 한 거구만요. 금강산도 식후경 ㅋㅋ).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먹은 우리는 39번 및 53번 가는 길로 쭉쭉 올라가다가 초성리 외곽도로를 지나 전곡에 도착합니다. 저는 횡산리 버스를 타야 했으므로 전곡터미널에 내리고, 석준형과 타자임은 바로 태풍전망대를 향해 떠났습니다.

 

 

▲ 로얄미디가 다니던 58번은 NEW BS 미디로 바뀌어 있었습니다.오랜만에 보는 버스라 반갑기만 합니다.

 

▲ 제가 탈 버스는 바로 이것! 횡산리 판대기가 잘 올라가 있었습니다.

 

 

[대양운수 100번(전곡~횡산리)]
전곡터미널1300 - 연천역1315 - 중면사무소1336 - 태풍전망대입구 1343

 

차에서 내려 버스 타는 곳으로 가보니 100번 버스가 횡산리 행선판을 꽂은 채 주차되어 있었고, 시간이 되자 기사아저씨께서 오셔서 저는 버스에 올랐습니다. 오후 1시가 되자 버스가 출발하는데, 버스는 39-2번과 별반 다르지 않게 갈 듯 했지만 은대초등학교 쪽으로 돌아서 갑니다. 쩌는 1차로 길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동네가 참 조용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 은대초등학교를 지나가면서 볼 수 있는 깨알 1.5차로(?).

 

 

이후로는 39-2번과 똑같이 연천역 앞도 통과하고 신망리까지 가다가 신망리역을 지나 좌회전 틀어 들어갑니다. 55번 가는 길로 똑같이 가더군요. 그러나 옥계3리에 들어가니 드디어 본격적으로 횡산리를 향해 우회전하는 버스. 점점 민통선과 가까워져서인지 민가가 적어지기 시작하였고 산도 넘어갑니다. <1박 2일 시즌1> 제2회 혹한기 대비캠프와 비슷한 느낌이 들었는데, 만약 저 혼자서 이 100번을 타려고 했다면, (왕복 허락을 받지 않는 이상) 막막함이 느껴질 것 같았습니다.

 

이윽고 삼곶리와 중면사무소를 지나니 검문소가 등장하는데, 차들은 군인들에 의해 잡혀 있었고(석준형과 타자임이 탄 차도 보입니다 ㅋㅋ) 버스는 그냥 통과... 본격적으로 민통선 구간이 펼쳐지는데, 그야말로 고갯길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지만 옆에 보이는 강은 정말 탄성을 자아내기 충분했습니다. 그런데 횡산리 다 오니 기사아저씨께서 어디 가냐고 물어보네요;;;
태풍전망대 간다고 하니 웬 삼거리 앞에서 내려주는데, 태풍전망대로 들어가는 길 바로 앞이더군요...냐잉 -ㅅ-;; ㅜㅜ

 

 

▲ 횡산리로 가는 길에는 집이 거의 안 보였습니다. 민통선 안이다보니 당연한 결과였긴 하지만요;;

 

▲ 고갯길도 넘어갑니다. 검문소에서도 많이 들어가더군요;;;

 

 

사실 민통선 마을인데다 사전에 기사아저씨와 뭔 이야기 해둔 것도 없으니 어디 가는지 물어볼만 하다 싶었습니다만, 횡산리 종점은 보지 못하게 되어 좀 냐잉합니다. 그래도 일행이 있으니 저 혼자 걸어가보기도 그렇고해서 내린 장소에서 그대로 기다리고 있으니, 얼마 안 있어 타자임께서 운전하시는 그린카가 제 앞에 섭니다.

 

저는 왜 여기 있는지 어리둥절해하는 석준형과 타자임께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게 되었고, 이에 석준형이 횡산리로 들어갔다 가자고 하더군요. 이 덕분에 횡산리 종점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석준형과 타자임 모두 고마웠습니다. 아, 횡산리 가본거 축하해 주신 그분도 ㅎㅎ)

 

일단 도로를 따라가니 어라??
그분의 문자, 그리고 석준형의 시승기를 통해 보았던 횡산리종점 정류장과는 영 다른 곳에 정류장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그럼 그 사진들 속 정류장은 어떻게 되었다는 말인지 의문이 들었지만, 하필이면 제가 타고왔던 100번이 출발하지 않고 정차하고 있던 탓에 우리는 마을을 한 바퀴 돌아서 나와야만 했습니다. 저는 그 버스를 타고 왔었던 관계로 좀더 몸조심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보니 버스가 안 보이게 될 때까지 뒷자리에 잠시 누워 있어야 했죠. 또한 타자임께서는 좁고 험한 길을 잠시 운전하셔야 했는데, 이건 미안하게 되었구만요 ㅜㅜ

 

다행히 우리가 다시 나와보니 버스는 출발했는지 보이지 않았고, 횡산리종점 및 마을회관을 사진으로 담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을회관 앞에 와보니 시승기에서 보았던 그 정류장이 있더군요. 신작로를 내면서 종점 위치를 마을 바깥으로 뺐구나 하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 새로 지어진 횡산리 버스정류장. 마을 바깥으로 신작로를 내면서 정류장도 같이 옮겼더군요.

 

▲ 횡산리 버스 회차지. 마을 어귀에 회차지가 있습니다.

 

▲ 왼쪽으로 가면 횡산리 마을회관이, 가운뎃길로 가면 100번 종점이, 그리고 오른쪽 길로 가면 태풍전망대가 나옵니다. 제가 하차당했던 곳이기도 했지요 -ㅅ-;;;

 

▲ 횡산리 마을회관.

 

▲ 그분의 문자, 그리고 석준형의 시승기로 보았던 횡산리 정류장은 마을회관 앞에 아직 그대로 있었네요 ㅎㅎ;;

 

▲ 고즈넉한 모습의 구 횡산리 종점 버스정류장.

 

▲ 멀어지는 횡산리 마을회관...

 

 

이제 태풍전망대 관람을 위해 전망대로 올라갑니다. 전망대 진입로는 멋있었지만, 지뢰가 있다는 표지판 및 밧줄이 가는 내내 계속 보여서 이곳이 최전방임을 실감하게 되었죠. 이번에는 토요일이라 그런지 관광객들이 제법 있었고, 차를 주차한 뒤 강당으로 가보니 군인 한 명이 단상에 나와 있었습니다. 이 군인이 관람 유의사항 등 각종 안내들을 진행하겠구나 싶었는데, 과연 우리가 들어가자마자 그 군인이 바로 브리핑을 진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알고보니 여기는 GOP보다 더 들어간 장소임은 물론, 휴전선 철조망까지 바로 보이는 곳이더군요. 말로만 듣던 그 휴전선 철조망까지 채 2km도 안 된다니 말입니다.;;;;

 

휴전선 쪽으로의 경치는 정말 예술이었지만, 그쪽으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었기 때문에 눈으로 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전망대를 구경합니다. 브리핑을 했던 군인뿐만 아니라 다른 군인들도 전망대 바깥에 배치되어 사람들을 감시하고 있었습니다. 하지 말라는 거 말 안 듣고 했다가 좆되는 케이스에 무조건 해당될 것이므로, 말은 잘 듣고 봐야 합니다. ㅎㅎ

 

 

▲ 태풍전망대의 모습. 저 건물 너머의 경치는 정말 예술이지만, 찍지 못하는 관계로 이 건물까지만^^;;

 

▲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최전방이라는 게 실감나는 시설물이었습니다.

 

▲ 태풍전망대 출입증.

 

▲ 태풍전망대 진입로입니다. 단풍이 들 때 오면 더욱 멋질 듯 싶죠. 길 옆의 밧줄들 때문에 섬뜩하긴 하지만요;;; (길가의 밧줄은 보통 밧줄이 아니라, 지뢰지대 경고용 밧줄이라능;;;)

 

▲ 태풍전망대를 나오면서 찍어본 사진. 정말 경치가 예술이더구만요. ㅎㅎ

 

 

[그린카]
태풍전망대 1447 - 중면사무소 1459 - 신망리삼거리 1509 - 재인폭포2주차장 1528

 

전망대 관람을 끝낸 우리는 그린카를 이용해 재인폭포로 바로 이동하였고, 주차장을 들러 바로 폭포를 보러 갑니다. 바닥이 유리로 되어 있어 아찔했던 회전다리는 물론, 폭포 앞으로 가는 계단도 있고 정비를 잘 해두었다 싶습니다. 폭포 앞으로 가는 계단이 꽤나 높고 위험했던 것은 아쉬움이 남지만요(결국 2018년의 석준형 시승기를 보니 그 계단은 폐쇄되었다는 ㅜㅜ).

 

우리는 재인폭포를 구경하고 사진으로도 남겨봅니다. 저는 물론 석준형 그리고 타자임까지 아름다운 폭포의 모습에 취하게 되었는데, 석준형의 경우 자식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는 부모님의 마음을 느꼈겠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지요(과연 그런 감정을 느꼈다고 하셨더군료 ㅎㅎ).

 

 

▲ 재인폭포 진입로는 새로 정비를 했는지 상태가 꽤 괜찮더군요.

 

▲ 재인폭포 안내판.

 

▲ 때마침 비가 온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시기여서 폭포의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정말 멋지더군요. 그리고... 드디어 7년만의 악연이 청산된 거임요. ㅋㅋ

 

▲ 재인폭포를 가까이 보려면 사실 한 가지 대가를 치러야 하는데, 언뜻 봐도 후덜덜한 이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해야되는구먼료;;;

 

▲ 높은 곳에서 본 폭포도 예술입죠. ㅎㅎ

 

▲ 나무들에 물감이 입혀진 듯한 아룸다운 주차장 풍경. 우리도 옷을 바꿔입어야 할 때가 찾아왔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로부터 3분 후, 타자임께 문제가 생기고 마는데...

 

 

폭포 잘 보고 자동차로 돌아온 우리.

그런데 타자임께 한 가지 문제가 생기고 맙니다.

타자임의 이어폰이 실종되어 버렸는데, 그게 알고보니 아까 전망대에서 없어진 것. 이 당시에는 최신 이어폰이었던 블루투스 이어폰인데다, 새로 산 지 얼마 되지도 않았다고 하더군요. 냐잉 -ㅅ-;; ㅜㅜ

 

하필이면 전망대에서 없어져서 찾아갈 수도 없게 되었으니, 타자임께서는 울며 겨자먹기로 망향국수를 향해 운전을 하셔야만 했습니다. 중간에 56번이 들어가게 된 용해마을 구경도 해보면서요.

 

 

[그린카]
재인폭포2주차장 1610 - 고문리 용해마을회차지 1615 - 고문삼거리 1620 - 망향국수앞 1630

 

이 덕분에 56번은 굳이 타지 않아도 되긴 했지만, 위치를 보니 옛날과는 달리 버스종점에서 폭포까지 거리가 꽤나 늘어나 버렸던 점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56번의 옛날 종점이었던 그 곳에 있던 초소 및 슈퍼는 온데간데없고 재인폭포라고 적힌 돌덩이 하나만 그대로 남아있는 걸 보니, 하하 참... 허무하기 그지없더군요. 제가 재인폭포에서 허탕을 치고 말았던 그 날로부터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재인폭포는 평일에도 개방을 하게 되었는데, 이것 때문인지 지금도 폭포는 개방중이었던 것이 천만다행일 지경이었죠.

 

 

▲ 이제 56번은 이 길로 다니게 되었더군요. 멀리 한탄강댐도 보입니다.

 

▲ 56번 용해마을 회차지. 기존 고문리 주민들이 이곳으로 이주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 오래간만에 와보는 망향국수. 그새 돈을 꽤 벌었는지, 제가 갔었을 때만 해도 없었던 주차장이 생겼더라구요;;

 

▲ 망향국수 차림표. 아마 2018년 10월 현재 가보면 비빔국수값이 7000원쯤 할 것 같네요. 그리고 인건비 상승은 예정된 수순이기 때문에, 값은 더 올라가게 될 것입니다....

 

▲ 얼마만에 이걸 다시 먹어보는지 원...ㅋㅋ 아무튼 저와 석준형, 그리고 타자임까지 모두 맛있게 먹었습니다.

 

 

우리는 오래간만에 가게 된 망향국수를 맛있게 먹고, 서둘러 동두천으로 돌아갑니다. 주유소에서 세차를 한 번 하고, 오랜만에 지나가보는 강변도로를 통해 처음 출발했던 GS마트로 되돌아왔지요. 그린카 존에 멋대로 주차되어 있던 차를 보고 우리는 "이런 개돼지들~!" 한 번 해주었다는 후문이 있네요. ㅋㅋ

 

 

▲ 반납을 마친 그린카. 세차도 잘 해놨으니, 저만하면 번쩍번쩍이는 축에 들어갈 듯 싶네요. ㅋㅋ

 

 

우리는 지행역에서 오후 6시 29분 전철을 타고 귀갓길에 오르게 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Thanks to
석준형, 타자임, 그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