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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스로 떠나는 시골 여행
버스 기행문/2011년~2015년

2015년 6월 5일 - 상광교종점을 방문한 수원시 버스 시승기

by 회관앞 느티나무 2022. 12. 25.

※ 이 시승기를 쓰려니 남아있는 사진이 보이지 않는 탓에, 사진은 없습니다.

 


2015년 6월 초순의 어느 날.

저는 수원여객 13-3번을 타기 위해 수원으로 간단한 시승을 떠났습니다.

 

수원여객 13-3번은 2009년만 해도 자주 운행하던 노선이었으나, 최근 들어 1대 운행을 하게 되어 운행간격이 매우 길어진 노선입니다. 상광교종점을 구경하고 다시 나올 때 환승할인을 받으며 나올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이기도 했는데, 갑자기 운행간격이 길어져 버린데다 수원여객 특성상 시간표를 알기가 어려운 탓에 난도가 급상승해버려서 아까움을 느꼈던 참이었습니다. 그러다가 13-3번이 상광교종점에서 오후 4시 15분에 있다는 걸 여르니님이 포착했고, 이걸 같이 타기로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제가 수원역에 와서 여르니님을 만난 다음, 13번을 타고 상광교종점으로 먼저 가기로 했는데 수원역에 와보니 생각보다 시간여유가 있더군요. 그래서 인근 오락실을 잠깐 들어가 게임을 한 판 하고 13번을 타 줍니다. 13번은 경기대종점 근처까지 11번과 똑같은 길로 가는데, 이 구간은 7년 전에 11번을 타고 와 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감회가 깊더군요.

 

경기대를 지나가니 펼쳐지는 것은 시골 모습이었습니다. 이 곳은 처음 와보기 때문에 자연히 차창 밖을 내다볼 수밖에 없었는데, 인구 100만을 넘는 명실상부한 경기도의 중심도시인 수원시에서도 이런 모습이 있다는 것은 신기했습니다. 아마도 이런 모습들이 광교산의 매력이지 않나 생각되네요. ㅎㅎ

 


다만 상광교종점이 경기대에서도 거의 10분은 걸릴 정도로 멀기 때문에, 13번이 자주 다니는 버스라는 사실에 안도하게 됩니다. 수원여객의 병맛스러운 종특이 13번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 한 그럴 일은 없겠지만, 13번이 13-3번처럼 하루에 몇 번만 다니는 노선이었다면 어떻게 되었을 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네요. 예전에는 1대로만 다니던 8번이 여기를 들어왔다고 하는데, 수원여객 오지노선들의 특징을 생각하면 하루에 6회 정도 다녔을테니 2~3시간마다 버스가 들어왔던 셈이라는 사실을 생각해 본다면 지금은 상광교종점을 가는 것도 진짜 많이 편해졌음을 느끼게 됩니다.


아무튼 저에게는 큰 안도감을 준 13번은 매산시장에서 버스를 탄 지 30분 만인, 오후 3시 54분에 우리를 상광교종점에 내려주었습니다. 도로는 상광교종점에서 끊겨 있었고, 의외로 음식점은 많은 편이 아니긴 했지만 전형적인 등산로 입구의 모습을 하고 있더군요.

 

 

 

[수원여객 13번]

매산시장 1524 - 상광교종점 1554

 

13-3번이 출발하기까지 20분 정도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딴 짓만 안 하면 13-3번은 탈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여르니님과 얘기나 하면서 시간 때우다 오후 4시 5분에 들어왔던 13-3번에 승차하였죠. 이 녀석 역시 수원역까지는 아까 13번과 똑같은 길을 가기 때문에, 상광교종점 들어오는 길을 다시 한 번 복습한 뒤에는 별반 감흥없이 타 줍니다.

 

 

[수원여객 13-3번]

상광교종점 1615 출발 - 광교산입구,경기대학교 1624 - 장안문 1632 - 팔달문 1638 - 이춘택병원 1640 - 수원역 1646 도착 1648 출발(그놈의 짱박기 -ㅅ-;;) - 농촌진흥청 1653 - 구운중학교 1656 - 구운동주민센터 1658 - 칠보초등학교 1704 - 자목마을 1708 - 칠보마을6단지 1710 - LG빌리지2차아파트 1711 - 칠보중학교 1713 - 금곡동 강남아파트 1718

 

이 노선은 수원역 이후 농촌진흥청까지는 11번과 경로가 같았지만 웃거리 가기 직전 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하여 바로 칠보쪽으로 들어갔으며, 2018년 9월 현재의 13번 칠보구간을 역순으로 돌더군요(이 때문에 13번 칠보구간은 복습 차원에서 타보는 것 말고는 굳이 안 타봐도 되는 상황입니다). 그러면서 금곡동으로 가는 길에 들르는 자목마을은 꽤 괜찮았습니다. 1.8차로 정도 되는 길이라 중앙선이 그어져 있지 않았는데, 시골이었으면 그렇게 쩌는 길은 아니었겠지만 여기가 수원시임을 감안한다면 간단히 타볼 맛이 나겠더군요. ㅋㅋ


칠보를 돌아준 버스는 금곡동 강남아파트(현재 13번의 칠보 순환운행 구간 중 ,위로 볼록 튀어나온 부분입니다)에 종착하여 오후 5시 18분에 우리를 내려주었습니다. 퇴근길 정체가 생기기 직전 시간대라 그런지 1시간 3분밖에 걸리지 않았네요.

 

 

[수원여객 62-1번]

금곡동 강남아파트 1724 - 성균관대역 1750


이제 우리는 성균관대역으로 가서 2-5번 마을버스를 타기로 하고 버스를 기다리는데, 성균관대역은 61번을 타면 바로 갈 수 있었지만(2018년 9월 현재는 61번이 강남아파트에 오지 않더군요;;;) 20분을 기다려야 오는 탓에 오후 5시 24분에 도착한 62-1번을 타고 가기로 합니다. 62-1번을 타게 되면 아까 13-3번 탔을 때 지나갔던 길을 다시 지나가게 되지만, 61번 기다려 타는 것보다는 빠르게 성균관대역에 도착하기 때문입니다.

 

 

[율전마을버스 2-5번]

성균관대역 1811 - SK 한라아파트 1816 - 수원우체국 1820 - SK스카이뷰104동 1824 - STX칸 아파트 1828


성균관대역에 내리니 오후 5시 50분이었고, 우리는 20분 뒤에 출발하는 2-5번 마을버스를 탑니다. 수원마을버스는 타본 게 적다보니, 저는 물론 콜이었지요. ㅋㅋ

 

성균관대역앞 사거리는 많은 차들로 몸살을 앓고 있었고 많은 손님들이 승차한 탓에 버스가 잘 가질 못했지만, 동남보건대로 들어가니 좀 낫더군요. 실제 지도로 보면 넓은 공단지역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름 공장이 근처에 있어서인지 동남보건대 이후부터는 공단에 들어온 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버스는 곧 SK스카이뷰 아파트를 지나 STX칸 아파트 종점에 도착하여 운행을 마치는데, 지도를 보니 STX칸 아파트에서 동원고등학교가 단 한 블럭 차이로 매우 가깝더군요. 기종점이 가까운 노선을 보기는 부천 021번 마을버스 이후 오랫만이네요. 수원에 이런 코믹 노선이 있었을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ㅋㅋ


이번에는 조원동을 가보기로 하고 동원고등학교에서 오후 6시 45분에 출발하는 2-1번을 탑니다. 동원고등학교에서 성균관대역까지 쭉 직진을 하는데, 이 덕분에 5분만에 성균관대역을 찍게 됩니다. 이렇게 된 덕분에 2-5번의 나머지 구간은 굳이 안 타봐도 되었습니다. 오우 ㅋㅋ

 

 

[율전마을버스 2-1번]

동원고등학교 1845 - 성균관대역 1850 - SK한라아파트 1859 - 동남보건대후문 1901 - 한솔사우나 1903 - 파장천사거리1907 - 용광사 1910 - 수일중학교 1911 - 조원주공아파트1915


2-1번은 2-5번과 동남보건대까지 똑같이 가다가 이후가 달라지더군요. 처음 보는 길로 버스가 가고 있었는데, 보이지 않는 정류장이 튀어나올 것 같았지만 수원시가 마을버스 정류장을 잘 세워두어서 정류장 위치 파악에는 무리가 없었습니다. 2-1번은 300번을 타면서 지나가보았던 1번 국도를 건너 주택가를 헤집은 끝에, 장안구청 뒤편 동네인 조원동에 오후 7시 16분에 도착합니다.

 

 

조원동은 오늘 처음 가보는 동네인데 7770번이 늘상 지나다니는 길에서 한두블럭 안쪽으로 들어간, 장안구청에 가려진 곳이더군요. 7770번이나 300번 등 매니아들이 늘상 얘기하는 1번국도 노선들과 가까운 곳이라니 느낌이 묘합니다. ㅋㅋ

 

 

[용남고속 88번]

조원주공아파트 1923 - 수원역 2019

 

그래도 오늘은 수원 주민인 여르니님이 있는 덕택에 (비록 길게 타는 걸 사랑하긴 했지만) 주민포스의 어드벤티지를 제대로 느끼고 가네요. 수원역으로 가는 88번도 그 존재는 7년전부터 알았지만 타보는 건 처음이었는데, 수원역까지 바로 가는 게 아니라 돌아서 가는 노선이다보니(조원동은 노선들이 깔린 것을 보니 수원역을 갈 일이 잘 없겠더군요) 수원역까지 가는 데에는 1시간이나 걸렸지만 그렇게 빙빙 돈 덕택에 여러 동네들을 함께 둘러볼 수 있었으니까요.

 

수원역에 내린 우리 일행은 슬슬 저녁때도 되고 해서, 부추삼겹살에 가서 저녁을 먹는 것으로 오늘의 시승을 마칩니다. 여르니님의 어머님께서 서비스를 잘 해주셨는데 마침 가게에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다행이었다는 생각도 들었고(사람이 많았다면 괜히 미안해질 뻔;;;), 이런저런 요소 및 상황들을 다 생각해 봤을 때 2018년 9월 현재도 거기서 일하고 계실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는 일도 잘 되고 건강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