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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기행문/2022년~2023년

2023년 11월 1일 - [Powerful Daegu] 청도 운문사 단풍여행 및 밀양시내버스 여행기 프롤로그, 대구 콩국 먹기 ㅋㅋ

by 회관앞 느티나무 2023. 12. 21.

[프롤로그]
경상북도 청도군.
경상북도에서는 제일 남쪽에 있는 지자체이자 대구 생활권에 속한 곳이지만, 대구 및 부산이나 그 인근 지역 주민들을 제외하면 어디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은 동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청도 소싸움 하면 알아듣는 사람이 많으니, 개인적으로는 참으로 기이하다는 생각이 드는 바입니다.

청도에는 운문사라는 절이 있는데, 대구와 부산 인근 지역에서는 유명한 관광지이기도 합니다. 수도권에서는 생소한 곳이라 산 속에 절만 덜렁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입구에 식당은 물론, 카페와 민박집(...)까지 있을 정도입니다. 운문사는 단풍이 들면 그 경치가 정말 아름답기로 유명한데, 2023년 올해는 운문사에서 단풍을 보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들었죠. 그러나 운문사는 제 입장에서는 너무 먼 곳이라 가보기가 쉽지 않아서 입맛만 다시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사람이 원을 세우면 언젠가는 이루어진다는 말은 헛소리가 아닌지 그놈의 빈대 이야기는 참 짜증났지만 이 운문사를 가볼 기회는 찾아왔고, 저는 부산 친척집도 방문할 겸 3박 4일의 일정을 계획하여 실행에 옮기게 되었습니다. 물론 대중교통만 이용해서 말입니다. ㅋㅋ

그리하여 부산 친척집 방문과 할아버지 산소 찾아가기, 운문사 단풍구경 및 삼랑진 아리랑버스의 미친 산길을 꽁으로 먹기, 진해마을버스(창원 350, 351, 352, 353)도 전부 일망타진하기까지... 구라같지만 구라같지 않은 100% 대중교통만을 이용한 3박 4일의 경상도 여행기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 여행기 보기(글자 클릭 시 이동됨)

2023년 11월 1일 - 간단한 대구 구경 및 콩국 먹기(이번 글)
2023년 11월 2일 - 청도 운문사 단풍과 함께하는 청도, 밀양 버스 여행기(밀양의 미친 산길을 보여준 감물리 노선과 삼랑진 아리랑버스를 만나다)
2023년 11월 3일 - 경상남도 창원 진해마을버스(창원 350, 351, 352, 353) 일망타진 대작전
2023년 11월 4일 - 부산 다대롯데캐슬 몰운대아파트 마을버스 타보기 및 할아버지 찾아뵙기, 에필로그

 


[11월 1일]
청도 운문사로 단풍 구경을 가기로 한 저는 대구로 내려갈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기회는 찾아왔고, 수원역을 오후 7시 33분에 도착한 부산행 KTX에 승차하였습니다.
 
 

▲ 서울로 올라가는 ITX-새마을 열차. 원래는 오후 5시 20분에 있는 ITX-마음으로 대구를 갔어야 하는데 ㅜㅜ



[KTX(서울→부산(수원경유))][31300]  ※ 서울역 1852 출발
수원 1933 - 대전 2043 - 동대구 2130

대구는 내일의 계획을 위한 전초기지였으나, 그래도 오늘은 대구를 약간이나마 둘러볼 겸 대구 콩국도 먹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원래는 오후 5시 20분에 있는 ITX-마음 열차를 타려고 했었지만 일이 마음처럼 잘 되질 않더군요. 그나마 오후 5시 20분 열차 이후로는 대구에 제일 빨리 도착하는 열차가 지금 이 KTX여서, 정말 울며 겨자먹기로 KTX를 타게 되었습니다. -ㅅ-;;;

 

▲ 제가 타고 온 부산행 KTX열차입니다. 동대구역에 내리니 벌써 오후 9시 30분이네요. -ㅅ-;;;

 

▲ 밤에 찾아온 동대구역의 모습. 이미 오후 9시가 넘어서인지 생각보다 사람이 별로 안 보이더군요. -ㅅ-;;;

 

동대구역은 동대구터미널과도 연결이 되어 있는 구조였는데, 2번 출구쪽으로 가보니 터미널과 연결되는 통로가 있더군요. 좋은 정보를 알아내고 밖으로 나와보니 사람들이 왔다갔다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오늘은 수요일이라 여관을 잡는 것은 문제가 없었고, 가방을 내려놓은 저는 늦은 저녁도 먹을 겸 세연콩국에 갔다오기로 하고 여관을 나왔습니다. 사실 제일콩국에서 콩국을 먹고 싶었지만, 시간상 거기 도착하면 가게 문 닫을 각이라 그 옆에 있는 세연콩국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여기는 서울이 아닌지라 늦은 시간까지 영업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었습니다.

세연콩국은 명덕역 바로 근처에 있었는데, 갈 때에는 버스를 타보기로 했습니다. 동대구역에서 그곳으로 가는 버스는 805번이 유일했는데, 805번 타는 곳이 고가도로 위에 있다보니 거기까지 가는 것도 은근히 일이더군요. 그래도 고가 위에서 보는 경부선 철도는 나름 장관이었습니다. 내일 아침에 청도를 향해 달릴 기관차도 구석의 유치선에 서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죠.
 
 

▲ 동대구역 고가도로에서 찍어본 경부선 철도의 모습. 내일 아침 동대구발 열차를 운행하는 기관차들도 어딘가에 서 있을 겁니다.

 

▲ 동대구역 고가도로에 마련된 버스정류장. 생각외로 보행자 통로가 잘 없었습니다.

 

▲ 다시 한번 보는 동대구역 건물. 제가 역 건물에서 나오지 않고, 건너편에서 고가도로를 걸어왔기 때문에 이곳으로 오기 힘들었지 않았나 싶더군요. -ㅅ-;;;

 

정류장에 있으니 3대의 버스가 지나가는 걸 볼 수 있었고, 이미 날이 어두워진 뒤라 버스가 잘 찍히진 않았지만 어쨌든 805번에 승차합니다.
 
 

▲ 날이 너무 어두워져 잘 찍히지 않았지만, 어쨌든 대구시내버스를 난생 처음으로 타보게 되었습니다.

 

[대구 805번(달서아트센터~달서시장,서부정류장,대구보건고교,명덕역,반월당역,경북대병원,중구청,동대구역,동구청,동촌역,해안역,방촌역,용계역,반야월시장~반야월역)][1250]
동대구역 2210 - 신천3동주민센터 2213 - 한국건강관리협회 2215 - 대구중앙중고교 2217 - 중구청 2220 - 경북대병원 2222 - 반월당역1번출구 2226 - 명덕역 2227 - 명덕초교 2228

버스에 올라 시계를 보니 오후 10시 10분입니다.
대구광역시 시내버스는 이 시간이면 슬슬 중간 종료 차량이 등장하지만, 때마침 올해 초부터 그 중간종료가 없어져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중간 종료 노선도 숱하게 겪어본지라 그래도 좀 신경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돌아올 때는 지하철을 이용할 것이기 때문에 빠져나갈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ㅋㅋ

버스는 신천3동 안길을 이용하여 중구청으로 가는데, 의외로 여기가 단독구간이더군요. 아파트도 있고 전형적인 대도시의 모습이었지만 여기에도 틈새(?)는 있었던 셈이더군요. 또한 대구시내버스는 듣던 대로 모닝스타 안내방송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개선이 되어서 그런지 예전에 안산과 안양에서 많이 들었던 그 방송은 나오지 않고 있었습니다. 다만 "이번 정류장은~" 할 때, 장 부분이 어딘지 모르게 특이하다는 것은 포인트였죠. ㅋㅋ
 
 

▲ 대구광역시 시내버스 안내방송(동인초교건너, 중구청앞)

 

▲ 대구광역시 시내버스 안내방송(중구청앞,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 대구광역시 시내버스 안내방송(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경북대병원건너)

 

중구청을 지나니 버스는 좌회전을 하였고 경북대병원 앞을 지나 본격적으로 도심으로 향하는데, 높은 건물도 있고 오후 10시가 넘은 시간인데도 길이 꽤 밝았습니다. 서울 및 수도권이 아닌 동네들은 모두 촌동네로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지 다시 확인할 수 있었죠. 이재환 한국관광공사 부사장의 부산 촌동네 발언은 정말 욕 먹어도 싼 일입니다. 당시의 대화 화제가 부산이어서 부산이 주어가 됐겠지만, 만약 대구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면 대구를 두고 촌동네라고 말했을 것은 안 봐도 뻔할 테구요. -ㅅ-;;; 도대체 여기가 어딜 봐서 촌동네인거냐 그따구 생각이나 가지고 있으니 우파가 포시랍기만 하고, 뭐 하는 게 없다는 평가나 받지
 
 

▲ 대구의 유명한 병원들 중 하나인 경북대병원. 여기도 두 눈으로 보게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 반월당역으로 가는 길. 정말 어딜 봐서 여기가 촌동네인 걸까요. 서울 이외에는 다 시골이라는 것도 참 문제 많은 사고방식이자 1980년대 사고방식입니다. 40몇년 지났으면 이젠 좀 새로운 사고방식이 나올 때도 되지 않았습니까?

 

▲ 대구의 번화가 중 하나인 반월당네거리. 반월당역 역시 이곳에 있었습니다.

 

명덕초등학교에 내려 명덕역 쪽으로 걸어가니 세연콩국이 보였고, 저는 콩국과 함께 돈까스를 시켜 먹었습니다. 콩국은 따뜻한 콩물에 찹쌀도너츠가 들어간 것이었는데, 나오자마자 떠먹어보니 정말 따뜻하고 고소하니 맛있더군요. 유튜버 배말랭 덕분에 알게 된 대구 콩국은 수도권에서는 먹어보기 어려워서 "이걸 먹는 날이 과연 올까?" 싶었는데, 오늘 이렇게 먹어보게 되네요.


▲ 외지인들에게 꽤 알려진 세연콩국. 사실 다른 가게를 가고 싶었지만, 사정상 대구에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이곳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콩국을 먹어볼 수 있었다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 생각보다 따뜻했던 콩국. 고소한 콩국물이 정말 즤깁니다. ㅋㅋ

 

배말랭님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먹고 있으려니 돈까스도 나왔는데, 여기는 고추와 쌈장이 함께 나오더군요. 앞에 돈까스가 놓여 있으니 분명 돈까스 시킨 게 맞는 것 같은데, 정말 난생 처음 보는 모습이었습니다. 대구에서는 돈까스를 먹으면 반찬으로 고추와 쌈장도 같이 나오는 건가 싶은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 콩국과 함께 시켜본 돈까스. 분명 돈까스를 시켰는데 반찬으로 고추와 쌈장도 같이 나옵니다.



오늘 시간 상 제일콩국 대신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세연콩국이었지만, 정말 맛이 좋았습니다.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대구에 다시 오면, 다른 콩국집들도 무조건 가볼 정도가 되어버렸죠. ㅋㅋ


[전철][1250]
[대구1호선] 명덕 2308 - 반월당 2310 - 대구역 2314 - 칠성시장 2316 - 동대구역 2319

가게를 나오니 오후 11시가 다 되어갑니다. 내일은 대망의 운문사를 가보는 것은 물론, 개쩌는 것으로 예상되는 삼랑진 아리랑버스를 타며 부산으로 넘어가야 하기 때문에 얼른 여관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돌아갈 때에는 지하철을 탔는데, 여기는 요금이 1250원이더군요. 전철을 탄 시간이 오후 11시를 넘었다보니 이제는 막차의 입질이 슬슬 오는 때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이 꽤 있었습니다.
 
 

▲ 대구지하철 1호선 명덕역 승강장.

 

▲ 서울지하철 소요시간 안내도 옛날 버전이 생각나 반가웠습니다. ㅋㅋ

 

▲ 이곳은 승강장 안내판이 직사각형이더군요.

 
 
또한 전동차는 부산지하철과 마찬가지로 중형이었지만, 문이 4개다보니 창문이 수도권 전철보다도 작은 특이한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 대구지하철 1호선 전동차 내부. 수도권이나 대전, 부산지하철에 비해 창문이 작더군요.



하지만 대구지하철에서 또 한 가지 특이했던 점은, 지하철역의 카드 충전기로는 티머니 교통카드를 충전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티머니 카드는 2023년 11월 현재 교통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지역을 빼면 전국 모두 호환된다는 점, 인천이야 수도권이니까 말할 것도 없지만 대전과 부산의 지하철역에서도 충전이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놀라웠죠. 그런데 이 늦은 시간에 편의점은 또 어디 가서 찾아야 하나;;;
 
 

▲ 대구지하철의 교통카드 충전기. 수도권이나 대전, 부산과 다르게 티머니나 캐시비는 충전이 안됩니다. -ㅅ-;;;;

 

그나마 카드 충전기 바로 맞은편에 이마트24 편의점이 있었는데, 여기에서는 티머니도 충전이 가능해서 천만 다행입니다. 카드 충전은 지금 꼭 해야만 했었는데, 내일은 동대구역을 오전 6시 40분에 출발하는 열차를 타기 전 화장실을 무조건 다녀와야 했으며, 편의점이 청도역에서 먼 곳에 있을 경우도 생각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청도와 밀양은 환승할인이라는 개념이 없으니 교통카드를 미리미리 충전해놔야 한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어쨌든 저는 무사히 카드 충전을 마치고 얼른 여관으로 돌아갔고, 이렇게 짧은 1일차를 마치게 됩니다. 내일은 운문사 단풍구경 뒤에 숨어있는 쩌는 노선들을 타게 되니 기력을 충전해 놔야죠.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여행기 보기(글자 클릭 시 이동됨)

2023년 11월 1일 - 간단한 대구 구경 및 콩국 먹기(이번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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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 3일 - 경상남도 창원 진해마을버스(창원 350, 351, 352, 353) 일망타진 대작전
2023년 11월 4일 - 부산 다대롯데캐슬 몰운대아파트 마을버스 타보기 및 할아버지 찾아뵙기,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