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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스로 떠나는 시골 여행
버스 기행문/2022년~2023년

2023년 11월 3일 - 자신과의 싸움과 함께 진행된 창원 진해마을버스 일망타진 대작전(드디어 가보는 작은백일마을과 근본, 그리고 대항마을)

by 회관앞 느티나무 2024. 1. 11.

※ 여행기 보기(글자 클릭 시 이동됨)

2023년 11월 1일 - 간단한 대구 구경 및 콩국 먹기
2023년 11월 2일 - 청도 운문사 단풍과 함께하는 청도, 밀양 버스 여행기(밀양의 미친 산길을 보여준 감물리 노선과 삼랑진 아리랑버스를 만나다)
2023년 11월 3일 - 경상남도 창원 진해마을버스(창원 350, 351, 352, 353) 일망타진 대작전(이번 글)
2023년 11월 4일 - 부산 다대롯데캐슬 몰운대아파트 마을버스 타보기 및 할아버지 찾아뵙기, 에필로그
 
 
부산에서 맞이하는 아침...아니 새벽입니다.
이번에는 창원 350, 351, 352, 353번, 즉 진해마을버스들을 일망타진하는 것을 목표로 여관을 나섰습니다. 상황상 아쉽게 가보지 못했던 작은백일마을도 하루 2회 있는 버스로 가보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했죠. 오전 4시 40분에 여관을 나온 저는 바로 다대포항역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 새벽의 다대포항역 4번 출구. 지하철 첫차가 오기 전인 오전 4시 40분에 오늘의 여정은 시작됩니다.

 

여관의 위치가 다대포항역 바로 근처라 위치 하나는 정말 좋더군요. 화장실을 잠시 들르고 승강장으로 가보니 이미 전철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꽤 있었고, 오전 5시 6분에 노포행 전철 첫차가 도착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 오전 5시 6분에 도착한 노포행 첫차. 부산에서도 첫차를 타봅니다.



[전철][1500]  ※ 다대포해수욕장 0504 출발
[부산1호선] 다대포항 0506 - 장림 0513 - 신평 0519 - 하단 0521

첫차도 손님들이 생각보다 꽤 있었는데... 여러분들 진짜 세상은 오래 살고 봐야 됩니다. 정말 하다하다 부산에서도 지하철 첫차를 타보게 될 거라고는 저조차도 생각하지 못했으니 말입니다. 휴 ㅋㅋ
 
 

▲ 분명히 첫차인데 생각보다는 사람이 꽤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굳이 이렇게까지 일찍 나오는 이유는 그저 버스 시간 때문일 뿐입니다. 오전 8시 10분까지 영길에 가야만 오늘 351번을 전부 타볼 수가 있었는데, 그러려면 오전 5시 50분에 하단역을 출발하는 강서9-1번 첫차를 타야만 했던 것이죠.

제 여행기들이 이해가 가지 않는 분들도 많을 것이고(미지의 존재에 대한 공포심을 건드리고 까발리는 데에는 오지노선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녀석 미친놈 아니냐 하는 생각도 들 테지만, 사실 이것도 자기와의 싸움은 존재합니다. 더 자고 싶어서 그냥 일어나지 않더라도 뭐라 그럴 사람이야 아무도 없지만, 자기가 스스로 세운 계획을 실천하는 것조차 제대로 못 하면서 다른 걸 잘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하여간 다대포에서 1호선을 타고 하단으로 접근한다는 저의 생각은 적중했고, 오전 5시 21분에 하단역에 도착합니다. 큰 거 한번 시원하게 해결하고 버스정류장으로 슬슬 나가보니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이 있었습니다. 실제로는 저녁인데 시간을 12시간 잘못 알고 있던 것은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ㅅ- ㅋ
 
 

▲ 분명히 오전 6시가 안 된 시간인데도 하단역 버스정류장에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부산 강서9-1번(하단역~명지새동네,성산,녹산중교,우방아이유쉘아파트,은산터미널,화전입구,삼성전기,농심,방근마을,해광테크~용원사거리)][환승]
하단역 0550 출발 - 을숙도 0553 - 명지새동네(회차) 0555 - 강서경찰서 0601 - 성산삼거리 0603 - 본녹산,녹명초교 0606 - 은산터미널 0610 - 녹산농협 0615 - 화전마을입구,강서공영차고지 0620 - 삼성전기후문 0624 - 송정방근마을 0630 - 해광테크 0636 - 용원종점 0638
 
시간이 되어가니 강서9-1번이 정류장에 도착하는데, 사람들이 정말 많이 탑니다. 첫차인데도 서서 가는 승객들이 많이 생길 정도로 꽉 채워가는 모습에 깜짝 놀라기도 했고, 녹산공단을 지나기 전까지는 사람들이 잘 안 내리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이 시간에 우방아이유쉘 아파트로 가는 사람이 많을 리가 없으니). 어쨌든 오전 5시 50분 첫차는 무사히 타게 되었고, 그렇게 저는 낙동강을 보며 부산을 탈출합니다. 이렇게 시승 다니다보면 별의별 일을 다 겪어보게 된다지만, 정말 하다하다 낙동강의 새벽도 보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ㅅ- ㅋ

예상대로 사람들이 잘 안 빠지는데, 화전마을입구를 지나 공단으로 들어서니 그제서야 사람들이 하나둘씩 내리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버스가 생각만큼 빨리 달리지 않는데다, 사람들도 한 정류장마다 한두명씩 띄엄띄엄 내리다보니 용원까지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결국 용원종점에 내리니 오전 6시 38분이었고, 내리자마자 창원 버스 타는 곳으로 뛰어가봤지만 결국 원래 타려 했던 305번은 놓치고 말았습니다. 용원종점에 10분 내로 금방 도착할 예정인 315번을 타고 마천공단입구로 가도 코스에 문제는 없었지만, 괜히 짜증이 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죠. 며칠 전부터 계속 실시간 위치 조회로 시뮬레이션을 해봤을 때는 용원에 오전 6시 30~33분 정도로 잘 도착하더만, 오늘은 영 시원찮았으니 말입니다. -ㅅ-;;;;
 
 

▲ 강서9-1번이 유독 늦는 바람에 놓쳐버린 305번입니다. -ㅅ-;;;;

 

▲ 제가 타고 온 첫차는 한쪽 구석에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그동안의 시뮬레이션과 달리 5분이나 더 걸려서 뭔가 짜증이 나네요. -ㅅ-;;;

 

▲ 강서공영차고지 완공으로 용원에서 철수했던 부산 58-1번이 내일부터 다시 기존 노선대로 들어온다는 현수막입니다. 부산과 창원을 오가는 사람들이 결코 적지 않건만, 참 쓸데없는 기싸움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니 한숨이 나올 따름입니다. 결국 넓게넓게 보면 부산과 창원 모두에게 좋지 못할 텐데 말이죠.

 

▲ 315번을 탄 용원종점 버스정류장. 주포마을로 가는 352번도 여기에서 탈 수 있습니다.

 

▲ 때마침 주포마을로 가는 352번도 봅니다. 이따 탈 노선인데, 미리 예습(?)하라고 나왔나 싶습니다. -ㅅ- ㅋ

 

어쨌든 이미 가버린 305번을 잡아올 수는 없으니, 부영4단지에서 오전 6시 40분에 출발한 315번에 승차합니다.
 
 

▲ 305번 대신 타게 된 315번. 하지만 이거 타도 오늘의 계획에는 지장이 없으니 다행입니다. ㅋㅋ



[창원 315번(속천종점~중원로터리,여좌동,경화시장,진해구청,천자봉공원묘원,웅천동,(↔웅천시장입구,시티프라디움1차,세스페데스공원,웅천시장입구),마천공단입구,웅동농협,웅동중교,해인로즈빌아파트,안청초교,웅동하나로마트,용원종점,부영13단지,신항초교~부영4단지)][1450]  ※ 부영4단지 0640 출발
용원종점 0648 - 용원초교 0649 - 웅동하나로마트 0652 - 안청초교 0653 - 안골포초교 0655 - 해인로즈빌아파트 0659 - 웅동중교 0705 - 웅동농협 0708 - 마천공단입구 0710

부영4단지 종점에서 용원종점까지는 8분 정도면 충분히 도착하는데, 이번 버스도 예외는 없었습니다. 버스는 웅동 하나로마트와 해인로즈빌아파트를 지나며 손님들을 태우고 서쪽으로 달립니다. 여기도 출퇴근 수요가 있는지 손님들이 제법 타더군요. 매니아들에게 화제가 되었던 361번 역시 볼 수 있었습니다.
 
 

▲ 부산 58-1번이 청안동에서 철수함으로 인해 하단역까지 임시 운행하게 된 361번. 내막을 알면 신기해할 것도 없지만, 58-1번이 다시 청안동을 들어감에 따라 폐선이 초읽기에 들어갔기에 사진을 남겨보게 됩니다. -ㅅ- ㅋ

 
 
[도보]
마천공단입구 0710 - 영길 0735

웅동농협을 지나 마천공단입구에 도착하니 예상대로 오전 7시 10분입니다. 영길에는 오전 8시 10분까지 가면 되니 시간이 부족할 일은 없었고, 저는 마천공단 쪽으로 쭉 직진을 합니다. 길가에 한식뷔페가 있었는데 아침부터 영업 준비가 한창이었고, 근처의 식당은 아침 제공이 되는지 이미 손님 몇 명이 안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ㅎㅎ
 
 

▲ 오늘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기지개를 켜고 있던 마천공단. 이제는 저 안으로 쭉 직진을 해야 합니다.

 

▲ 마천공단에 들어오니 으예식당?? 이라는 대단히 특이한 이름의 식당이 보이는데...

 

▲ 역시나 점 하나가 떨어져 있었습니다. 오예식당이 맞더군요. ㅋㅋ

 

▲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 남양동 영길마을회관.

 

공단에서는 도로가 왕복4차로로 넓직했지만 영길운동장을 지나 공단을 벗어나니 왕복2차로로 도로폭이 좁아지는 것이 보입니다.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 바다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전형적인 어촌마을답게 바닷가를 따라 배들이 정박해 있었고 집들이 제법 많이 보이는데, 그쪽으로 가보니 영길횟집이 보였고 버스정류장도 세워져 있었습니다. 오전 8시가 안 된 시간이라 이미 일출 시간은 지나 있었지만, 그래도 이 조용한 어촌마을에서 해가 조금씩 하늘 높이 떠오르는 모습을 보는 것은 정말 멋있었습니다.
 
 

▲ 부산 근교의 조그만 어촌마을들 중 하나인 영길마을의 모습입니다. 영길 종점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 (3장 모두) 영길마을에서 본 바다의 모습. 점점 해가 떠오르고 있었습니다.

 

▲ 이곳이 영길 종점입니다. 영길횟집 앞이라고 하면 이야기가 되겠더군요. ㅋㅋ

 

▲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 남양동 영길마을 버스종점. 351번이 오는 장소입니다.



마을을 둘러보고 정류장에 앉아 시간을 보내니 주민들이 왔다갔다하고 있었는데, 버스시간이 다 되어가니 아주머니 한 명이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이는 남매를 데리고 버스종점으로 오더군요. 여기에도 학생이 살았던가? 영길은 막차가 일찍 끊기는 동네인데 학생이 있다니 다소 뜻밖입니다. 오전 8시 13분이 되니 진해마을버스 도색을 한 에어로타운 한 대가 달려옵니다.
 
 

▲ 영길마을에 들어오는 버스. 정말 가슴설레는 순간이지만, 저 차는 이따 또 타야 하기 때문에 나름대로 긴장 좀 해야 합니다.



[창원 351번(대장동종점~(↔웅동농협,의곡마을,(웅동중교,의곡마을),웅동농협),마천공단입구,월남마을입구,영길운동장~영길)][1350]  ※ 대장동종점 0750 출발
영길(회차) 0813 도착 및 출발 - 영길운동장 0815 - 마천산업단지 0817 - 웅동 0818

사뿐하게 버스에 올라 카드를 대니 마을버스라 그런지 1350원이 찍히더군요. 저는 바로 맨 뒷자리로 들어갔고, 그 초등학생 남매도 버스에 오르니 버스는 바로 영길을 떠납니다. 덕분에 마천공단 안길도 사뿐하게 해결이 됩니다.
 
 

▲ 마천공단 안으로 들어가주는 버스입니다.

 

▲ (2장 모두) 마천공단 안쪽의 단독구간.

 

▲ 창원 351번 웅동 운행경로도. 352번과 다르게 마천공단 내부를 경유하며, 웅동농협은 영길 및 대장동 방향 모두 왕복 운행합니다. 또한 웅동중학교(지도 우측 하단)는 등하교 시간에만 하루 3회 경유하며, 웅동중학교 경유 시간대가 아닐 때에는 의곡마을에서 회차합니다.


 
마천공단을 나오니 금방 웅동이 나왔는데, 버스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에서는 영길에서 나온 뒤 바로 대장동종점으로 올라간다고 되어 있습니다. 혹시 몰라 웅동에 도착하기 전에 벨을 눌러 웅동에 내렸는데, 이런 -ㅅ-;;;  버스는 그냥 웅동중학교 쪽으로 직진을 해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어쩐지 뭔가 좀 이상하다 싶었었는데, 잠시 생각해보니 영길에서 나와도 웅동중학교 쪽으로 가는 것이 맞을 수밖에는 없었죠. 지금은 등교 시간대라 버스도 웅동중학교까지 가서 회차할 것은 100%였구요(평시에는 웅동중학교 못 간 의곡마을에서 회차합니다).
 
 

▲ 웅동농협 쪽으로 직진하는 버스. 버스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에 나와있는 것과는 다르게, 대장동 방향과 영길 방향 모두 웅동농협을 왕복 경유합니다.

 

이 때문에 오늘의 코스를 계획하면서 예상했던 그대로 3002번은 눈앞에서 놓치게 됐지만, 웅동농협에 제대로 내렸더라도 3002번은 어차피 못 타는 버스였기에 타격이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원안대로 315번을 타고 세스페데스 공원으로 갑니다.
 
 

▲ 출근 및 등교수요가 살아있던 315번. 세스페데스 공원으로 가야 하니 무조건 이거 타야 합니다.

 

[창원 315번(속천종점~중원로터리,여좌동,경화시장,진해구청,천자봉공원묘원,웅천동,(↔웅천시장입구,시티프라디움1차,세스페데스공원,웅천시장입구),마천공단입구,웅동농협,웅동중교,해인로즈빌아파트,안청초교,웅동하나로마트,용원종점,부영13단지,신항초교~부영4단지)][환승, 100]  ※ 부영4단지 0810 출발
웅동농협 0837 - 아래평발 0844 - 농업기술센터 0845 - 사도마을 0849 - 세스페데스공원 0852
 
세스페데스 공원은 웅천동 안쪽 남문지구에 있기 때문에, 웅천을 지나 천자봉공원묘원으로 바로 직진해버리는 305번은 절대 타면 안 되었습니다. 버스 안에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는데, 학생들도 보입니다. 그러고보니 출근 및 등교 시간대였던 것인데, 여기도 수도권만큼 지옥은 아니었지만 출퇴근 및 등하교 수요가 있더군요. 그럼 당연하지 창원 인구도 백만인데 그런데 315번은 웅천동 주민센터로 가지 않고, 그 옆길을 이용해 남문지구로 가는 것이었습니다. 어차피 웅천동 주민센터는 작은백일마을로 가는 350번을 타면서 지나가게 되어 있으므로, 소소한 이득을 챙겨갑니다.ㅋㅋ
 
 

▲ 창원 315번 운행경로도. 보라색은 306번과 겹치는 구간이며, 속천종점, 진해구청 방향은 빨간색 화살표대로 운행합니다.


 
버스는 시티프라디움1차 북문을 찍으며 아파트 주위를 한 바퀴 돌았고, 아주 약간의 똥줄이 있었지만 버스는 오전 8시 52분에 그럭저럭 무난하게 세스페데스 공원에 도착합니다.
 
 

▲ 창원시내버스 안내방송(호반베르디움, 세스페데스공원)

 

▲ 창원시내버스 안내방송(세스페데스공원, 웅천우체국)

 

▲ 다시 한번 만나는 세스페데스공원 버스정류장. 큰길 대각선 건너편으로 바로 공원이 있습니다.



[도보]
세스페데스공원 0852 - 괴정마을버스정류장 0904 - 수도마을 0941

세스페데스 공원은 올해 2월에 와본 적이 있었던 조그마한 공원입니다. 올해가 지나가기 전에 여길 다시 와볼 수는 있을지 궁금하기도 했었는데, 진짜 이렇게 11월이 되어 다시 와보게 되니 참 재미있을 따름입니다. 다만 오늘은 여기서부터 수도마을까지 걸어가야 하는 것을 생각하면, 시간여유가 별로 없어 바로 발걸음을 옮겨야 했던 점은 아쉬웠습니다. 350번을 무조건 수도마을에서 타고 나와야만 했는데, 버스가 수도마을을 오전 9시 50분이 아니라 10시 넘어서 출발했더라면 여기에서 걸어갈 필요가 없었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랬죠.
 
 

▲ (2장 모두) 세스페데스 공원의 모습. 버스 시간 때문에 공원 안으로 가보지는 못한 게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버스 시간표 및 운행경로에 철저히 맞추어야 하는 이 바닥의 특성상, 그에 맞춰 움직일 뿐입니다. 세스페데스 공원을 떠나 언덕을 지나 주유소에서 좌회전을 하니 곧 제덕마을로 들어가는 길이 보이는데, 마침 이정표에 수도마을도 적혀 있더군요. 수도마을 쪽으로 직진하니 괴정마을 임시 버스정류장이 보였고 거길 지나가니 오르막길이 저를 반깁니다.
 
 

▲ 주유소에서 좌회전하니 보이던 크롬미디. 이제는 이 차를 볼 날이 얼마 남지 않았지요. 더 이상 후속 차종은 없다는 현실과 함께 말입니다. -ㅅ-;;;

 

▲ 괴정마을의 모습입니다. 수도마을은 정면의 오르막길을 지나서도 3km 가까이 더 가야 합니다.

 
 
오르막길을 넘어오니 탁 트인 풍경이 보이는데, 의외로 왕복4차로 도로가 나옵니다. 이 도로 끝까지 쭉 가면 수도마을이 나오는 듯했는데, 예상치 못한 넓은 도로의 등장에 어안이벙벙합니다. 분명 수도마을은 웅천 인근 바닷가 마을들 중에서는 제일 구석진 곳에 있을 텐데, 도로는 왜 이렇게 쓸데없이 넓지? 했던 겁니다.
 
 

▲ 수도마을로 가는 길. 바닷가 외진 마을로 들어가는 길이 왕복4차선이라니 직접 보고도 믿겨지지 않았습니다.

 

오전 9시가 넘은 시간이라 해는 이미 중천에 떠 있었는데, 여기는 경상남도 남해안 연안이다보니 겉옷을 벗고 걸어도 슬슬 더워지기 시작합니다. 여름에 여기를 오지 않은 건 정말 천만다행이지만, 문제는 그늘이 하나도 없어서 가로수가 도움이 하나도 안 되었고, 인도에는 고기잡이 그물 펼쳐놓은 것이 아주 길게 이어져 있어 걷기 불편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차도로 내려와서 걸어야 했지만, 주변이 탁 트여 있는데다 인도 쪽으로 바짝 붙어서 걸었고, 자동차도 진짜 안 다니는 거나 다름없다보니 위험하진 않았습니다.
 
 

▲ 표지판은 없었지만, 도로에 버스정류장 표시까지 되어있습니다. 이건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인지 -ㅅ-;;;;

 

수도마을은 역시 멀었는데, 만보기를 보니 이미 1만 보가 넘어 있습니다. 어제는 2만 5천보쯤 걸었는데, 오늘 새벽같이 나온 것 때문에 슬슬 피로가 찾아오더군요. 하지만 타보려면 진짜 좆같은 350번을 해결하려면 정말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기왕 버스가 백일마을 가는 거면 큰백일마을과 작은백일마을 모두 들러주면 되는 것을, 시간대별로 한 군데만 따로따로 들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작은백일마을은 수도마을에서 오전 9시 50분, 그리고 오후 6시 10분에 출발하는 차만 가는데, 오후 6시 10분 막차를 타면 제덕마을과 와성마을을 안 들르고 웅천 쪽으로 바로 직진하여 작은백일마을을 찍고 삼포마을로 가버리는 특징까지 있었죠. 따라서 작은백일마을은 물론, 수도마을 및 와성마을까지 모두 한 큐에 해결하려는 저로서는 사실상 오전 9시 50분차밖에 기회가 없었습니다. -ㅅ-;;;
 
 

▲ 세스페데스공원에서부터 걸은 지 40분이 지난 뒤의 제 위치입니다. 아장아장 걷다보니 수도마을도 가까워져 있었습니다.



그래도 계속 발걸음을 옮기니 수도마을 바로 근처에 도달할 수 있었는데 골프장 하나가 보입니다. 이것 때문에 도로가 왕복4차로로 넓어졌구나 이해가 되었죠. 골프장 입구를 지나니 곧 수도마을이 나오는데, 버스도 공터에 이미 주차되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전에 탔을 때는 카운티였는데 이번에는 에어로타운이 다니더군요. 
 
 

▲ 결국 도착한 수도마을.

 

▲ 수도마을의 바다 사진은 영길보다 좀더 맑게 나왔습니다. ㅋㅋ

 

▲ 결국 타게 된 350번. 자체 하드코어 난도가 적용되어 있어 생각보다 빡센 노선입니다. 어쨌든 이번 시간에는 작은백일마을을 경유하므로 오늘의 제일 큰 목적을 이뤘습니다. ㅎㅎ



[창원 350번(작은백일마을) (수도마을~괴정마을,제덕노인회관,세스페데스공원,와성마을,시티프라디움2차,웅천동주민센터,웅천성내,(→관정마을,작은백일마을,관정마을),천자봉공원묘원,명동마을~삼포마을)][1350]
수도마을 0950 출발 - 아라미르CC 0950 - 괴정마을 0953 - 제덕노인회관 0955 - 세스페데스공원 0958 - 호반베르디움,리젠시빌라트 1000 - 와성마을(회차) 1001 - 사도마을 1004 - 세스페데스공원 1007 - 웅천동주민센터 1009 - 웅천성내 1011 - 관정마을 1013 - 작은백일(회차) 1015 - 관정마을 1017 - 천자봉공원묘원 1021

수도마을 버스종점을 간단히 둘러본 뒤 버스에 오르니 오전 9시 50분이 되자 버스가 출발합니다. 제가 수십 분 동안 걸어왔던 길을 따라 그대로 달리다가 제덕마을 단독구간에 이르니 달랑 5분밖에 안 지났더군요. 역시 인간은 약했던 겁니다. -ㅅ-;;;
 
 

▲ 수도마을을 출발한 지 3분만에 와버린 괴정마을 내리막길. 제가 걸어갔던 길입니다. -ㅅ-;;;

 

▲ (2장 모두) 제덕마을 안길의 모습.

 

▲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 남문동 제덕마을회관. 여기에서 두어 명 타더군요.

 

▲ 창원 350번 운행경로도. 빨간색이 단독 구간이며, 보라색은 수도마을에서 웅천으로 나갈 때만 들르는 구간입니다.



제덕마을을 나오니 제가 수도마을로 걸어들어가면서 지나갔던 주유소 앞을 지났고, 곧 세스페데스 공원이 다시 등장합니다. 버스는 아까 315번과 똑같이 시티프라디움1차 북문을 찍은 뒤, 와성마을로 들어가주었죠. 조용한 어촌 마을이었을 와성마을은 부산신항으로 인한 고속도로, 그리고 남문지구의 개발로 인해 새로운 시대를 맞고 있었습니다. 인근 아파트에서 운동삼아 갔다올 거리로 가까워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 와성마을로 들어가는 길. 도로가 확장된 지 꽤 시일이 지난 듯합니다.

 

▲ 와성마을에서 보는 바다의 모습. 사실 여기는 만(灣) 지역이다보니 탁 트인 모습과는 거리가 있지만, 어쨌든 바다는 맞습니다. 부산신항을 거쳐 남해로 흘러가죠.

 

▲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 남문동 와성마을 회차지.

 

이번에는 와성마을에서 타거나 내리는 사람이 없었고, 버스는 마을회관 앞 공터에서 회차를 한 다음 다시 세스페데스 공원 쪽으로 갑니다. 여기에서 사람 한 명이 내렸고, 315번과 같은 경로로 가던 버스는 좌회전을 하여 샛길을 이용해 웅천동 주민센터 앞길을 지나갑니다. 덕분에 편도로만 버스가 다니는 경로도 쉽게 해결됩니다.
 
 

▲ 남문지구에서 웅천으로 갈 때만 들르는 편도 구간.



웅천동 주민센터를 지나니, 드디어 정말 6개월 넘게 기다려온 순간이 찾아옵니다. 다름아닌 작은백일마을을 가볼 차례인데, 버스는 과연 작은백일마을을 가줄 것인가? 웅천성내에서 손님 2명을 내려주고 저 혼자 남은 버스는 백일마을을 향해 바로 우회전을 합니다. 큰백일마을을 갔었을 때와 똑같은 길을 버스는 달리고 있었는데, 웅천 구시가지를 벗어나 본격적으로 산골짜기로 들어가는 지점에 관정마을이라는 정류장 표지판이 새로 세워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 웅천성내 정류장을 찍은 버스는 이번에도 우회전을 하여 백일마을로 갑니다.

 

▲ 다시 만나는 백일마을 들어가는 길.

 

제가 백일마을을 경유하는 시간대의 버스를 탄 이상, 큰백일마을로 가는 길과 작은백일마을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를 다시 보는 순간은 찾아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큰백일마을을 갔던 저번과 다르게, 버스가 우회전을 하더군요. 작은백일마을을 정말 들어가주는 겁니다. 오우~! ㅋㅋㅋㅋ
 
 

▲ 큰백일마을과 작은백일마을이 갈라지는 삼거리입니다.

 

▲ 오오오~! 이번에는 버스가 우회전을 하여 작은백일마을을 가줍니다. ㅋㅋ

 

여기 한 번 가보기가 이렇게 어려워서야 원;;;
참 어이가 없긴 했지만, 어쨌든 해결을 하니 성취감은 장난아니었습니다. 게다가 이번에 가보는 걸 축하라도 하는 듯, 회차지 직전에서는 1차로 길까지 나와주었죠.
 
 

▲ 큰백일마을과 다르게, 작은백일마을에는 1차로가 있었습니다.

 

이 1차로 길은 예전에 버스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에 큰백일마을과 작은백일마을이 나오던 시절, 작은백일마을 정류장이 있던 위치보다 좀 더 안으로 들어간 곳입니다. 2023년 6월에 창원이 시내버스 개편을 한 이후로는 두 마을 모두 창원시 버스정보시스템에조차 나오지 않지만, 실제로는 시간표에도 적혀 있고 노선도 잘 살아 있었죠. 회차지는 큰 나무 앞 좁은 공터였고, 큰백일마을 때보다 다소 힘겹게 버스가 회차를 합니다.
 
 

▲ 사진 속의 공터가 작은백일마을 버스 회차지입니다. 여기 오는 버스는 하루 2번입니다. -ㅅ-;;;

 

▲ 여기가 버스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에서 작은백일마을 종점으로 표시됐던 곳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안으로 더 들어간다는 거...

 

▲ 창원 350번 큰백일마을 및 작은백일마을 운행경로도. 2024년 1월 현재 버스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에서는 이 경로가 나오지 않고 있는데, 초록색은 공통 구간이며 빨간색은 작은백일마을 경유 시간대, 보라색은 큰백일마을 경유 시간대에만 가는 구간입니다. 언뜻 보면 버스가 두 군데 다 들를 것 같아보이지만, 실제로는 딱 한 군데씩만 들릅니다. 그나마 삼포마을 방향 한정 하루 2회(수도마을 출발 오전 9시 50분, 오후 6시 10분)를 제외하면 버스가 큰백일마을로는 잘 들러주니 다행이지만, 작은백일마을에서는 입구로 걸어나와야 하는 불편함이 생기게 되죠. -ㅅ-;;;;



작은백일마을에서는 첫차였는데도 타는 사람은 없었고, 버스는 바로 회차를 하여 다시 웅천으로 나갑니다. 과연 이번에는 큰백일마을을 들르지 않는데, 정말 왜 큰백일마을과 작은백일마을을 모두 들르지 않고 따로따로 하나씩만 들르는지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큰백일마을과 작은백일마을 사이가 엄청나게 멀다거나 오가는 길이 험하다면 이해를 하겠는데, 그런 것도 아니니 말입니다. 보통 이런 경우에는 두 군데 모두 전 시간대 경유하든, 특정 시간대만 두 군데를 다 들르든 하는데 말이죠. -ㅅ-;;;

 

▲ 큰백일마을도 들를 법 하건만, 그냥 웅천으로 바로 나가버립니다. -ㅅ-;;;;



하여간 자체 하드코어 난도가 적용된 이 요상한(...) 노선도 결국 끝이 났고, 저는 천자봉공원묘원에서 내립니다. 2023년 6월 개편 이후로 급행버스는 천자봉공원묘원에는 더 이상 서지 않기 때문에(성묘객들은 어쩌라고????) 여기 내린 것은 사실 손해같지만 손해가 아니었습니다. ㅋㅋ
 
급행버스와는 어차피 시간도 안 맞았지만, 웅동농협으로 갈 건데 굳이 몇 백원 더 비싸게 가야 할 이유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350번은 천자봉공원묘원과 그 다음 정류장인 어은동 이후로는 오지로 다시 들어가므로, 백일마을을 찍은 다음 305번이나 315번을 타려면 내릴 만한 곳이 정말 천자봉공원묘원밖에 없던 것도 있었습니다. 마침 제가 수도마을에서 탔던 덕택에 기사아저씨도 저에 대해 전혀 신경쓰지 않았는데(천자봉에 성묘 가는갑다 했을 듯 ㅋㅋ), 여러모로 할아버지께서 도와주신 것 같다 싶었죠.
 
 

▲ 자체 하드코어 난도가 적용되어 있는 350번은 끝이 납니다. ㅋㅋ

 

▲ 천자봉공원묘원을 지나는 급행버스. 2023년 6월의 창원시내버스 개편 이후로는 급행버스가 여길 서지 않습니다. -ㅅ-;;;;

 

하지만 오늘은 계획상 산소에는 가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산소도 가보려고 했었지만, 그렇게 하려니 도무지 버스 시간들이 맞질 않았던 겁니다. 그래서 할아버지는 내일 오전에 다시 한 번 찾아뵙기로 하고, 아쉽지만 오전 10시 30분에 도착한 305번을 타고 웅동농협으로 갑니다.
 
 

▲ 웅동농협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 타는 305번. 여기는 내일 아침에 다시 올 것입니다.



[창원 305번(속천종점~중원로터리,진해여고후문,여좌농협,중앙시장,중초삼거리,경화시장,풍호동평화마을,진해구청,천자봉공원묘원,웅천동,마천공단입구,웅동농협,웅동중교,해인로즈빌아파트,안청초교,웅동하나로마트,용원종점,부영13단지,신항초교~부영4단지)][환승, 100]  ※ 속천종점 1000 출발
천자봉공원묘원 1030 - 웅천성내 1032 - 농업기술센터 1033 - 아래평발 1035 - 마천공단입구 1038 - 웅동농협 1039

누가 창원 버스 아니랄까봐 버스는 잘 달려주었고, 10분도 안 되어 웅동농협에 도착합니다. 그런데 아까 천자봉에서 버스 탈 때부터 ㅅㅂ... 분명 하단역에서 싸고 왔었는데 또 큰게 마렵더군요. 여기는 철도역이 있지도 않으니 화장실 찾기란 쉽지 않은데 -ㅅ-;;;

하지만 가만 생각해보니 오늘은 평일이었으므로 농협도 문을 열지 않았을까 싶어 농협으로 가봤습니다. 그랬더니 예상대로 농협 문은 활짝 열려 있었는데, 화장실도 생각보다 진짜 깨끗해서 시원하게 볼일을 볼 수 있었죠. 금요일이여 고맙다 ㅜㅜ


[도보]
웅동 1145 - 대장동 1225

화장실에서 나온 저는 돼지국밥으로 점심을 먹고, 대장동을 향해 걷기 시작합니다. 물론 이 대장동은 창원시 진해구에 있는 대장동으로, 351번의 기점이기도 한 산골짜기 마을이었죠.

여기에서 눈치 빠른 분들이라면 아까 아침에 영길에서 탔던 버스와 노선번호가 똑같다는 걸 알 수 있을 텐데, 351번은 1대로 다니므로 같은 버스와 기사아저씨를 또 만나게 됩니다. 이건 제가 오늘 승부수를 던질 겸 도박을 좀 해본 것인데, 사실 351번은 대장동~웅동~영길 노선이므로 초전박살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침에 차를 탈 때 이상한 짓을 했던 것도 아니고 눈에 띄인 것도 아니기에, 대장동종점에서 타고 나와도 문제는 없을 거라는 계산이 있었죠.
 
 

▲ (2장 모두) 부암마을로 올라가는 길.

 

일단 저번에 갔던 부암마을 가는 길로 가다가 교차로 쪽으로 좌회전을 하여 대장동 종점으로 가는 길로 접어드는데, 굴다리를 한번 지납니다. 그런데 굴다리의 높이가 생각보다 많이 낮은 편이라 승용차나 겨우 왔다갔다 할 정도더군요.
 
 

▲ 저 교차로 쪽으로는 가면 안됩니다. 이 사진에서 바로 왼쪽의 길로 가야 대장동으로 가는 길이 나오는 상황이었죠.

 

▲ 이 굴다리를 지나가야 하는데, 높이가 생각보다 낮다보니 딱 봐도 버스는 들어갈 수가 없어 보입니다.

 

굴다리를 지나 우회전을 하여 안으로 들어가니 진해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산이 많이 보입니다. 단풍이 들어 알록달록해진 산이 병풍처럼 정면에 쫙 펼쳐져 있으니 진짜 엄지 척!을 하게 됩니다.
 
 

▲ (2장 모두) 단풍이 든 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진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대장동 올라가는 길.

 

▲ 정면에 보이는 건물이 대장동 마을회관이었습니다.

 

▲ 부산과 부산 인근 동네를 가면 꼭 보게 되는 철제 대문입니다. 부산과 경상남도(부산 인근)를 제외한 다른 곳들에서는 저런 형식의 대문을 보지 못했던 듯 -ㅅ-;;;

 

하지만 피로가 찾아오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고, 그래서인지 속도가 잘 나지 않습니다. 시간은 어느새 오후 12시 10분이 넘어감에도 불구하고 대장동종점까지의 거리는 좀처럼 줄지 않더군요. 이따 353번의 종점인 포스텍지엘씨에서도 많이 걸어야 하는데 -ㅅ- ;;;
 
결국 버스가 저를 지나쳐 대장동종점으로 달려가는 걸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오후 12시 25분이 되니 대장동종점에 도착할 수 있어 다행이었죠. 대장동에는 성주사, 그리고 계곡이 있어 아는 사람들만 찾아오는데, 여기를 이렇게 와보게 되네요.
 
 

▲ (2장 모두) 결국 도착한 대장동 버스종점. 이제는 버스를 타기만 하면 됩니다.

 

▲ 대장동 종점 버스정류장. 여기가 버스종점이라는 사실은 푯말 덕분에 아주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창원 351번(대장동종점~(↔웅동농협,의곡마을,웅동중교,의곡마을,웅동농협),마천공단입구,월남마을입구,영길운동장~영길)][1350]
대장동 1230 출발 - 통나무가든앞 1231 - 마천시장 1235 - 웅동 1235 - 웅동농협 1236 - 의곡마을(회차) 1239 - 웅동농협 1241 - 웅동 1243 - 마천산업단지 1245

시간이 다 되어가니 기사아저씨가 오는데, 버스에 올라 카드를 댔더니 지금 타는 사람이 아까 아침에 반대편 영길에서 탔던 놈인 걸 알기는 하는건지 제게 전혀 신경조차 쓰지 않더군요. 게다가 마침 쉬는 날이던 동료가 왔는지 기사아저씨와 둘이서 이야기가 한창이어서, 안 그래도 별로 없던 저의 존재감은 아주 성공적으로 땅 밑으로 묻히게 되었습니다.
 

도박은 성공한다.
면서 쾌재를 부르며 맨 뒷자리에 앉아 있으니 오후 12시 30분에 버스는 출발합니다. 나가면서 사람 두어 명 태워 가는데, 노선 구조상 함부로 시도하기 어려운 오늘의 전략은 잘 먹혀들어갔습니다. ㅋㅋ
 
 

▲ 대장동을 나오면서 맨뒤 차창으로 찍어보았습니다. 하늘이 참 맑더군요.

 

▲ 오늘도 평화로운 버스 안이었습니다. 오른쪽 맨 앞에 앉은 사람이 기사아저씨와 이야기를 하던 동료였죠.

 
 
제가 걸어왔던 길 그대로 달려가던 버스는, 버스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에 나오는 경로와는 다르게 352번의 기점인 부암마을로는 가지 않았습니다.
 
 

▲ 부암마을로는 가지 않는 버스입니다. 이유가 정말 그럴 만 했습니다.

 

▲ 창원 351번 운행경로도. 실제로는 빨간색 경로로 운행하며, 부암마을은 가지 않습니다.



그쪽으로 가지 않는 이유는 있었습니다.
버스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에 나와있는 경로로 가려면 제가 대장동으로 걸어들어가면서 사진으로도 남겼던 그 굴다리를 지나야 했는데, 버스가 지나가기에는 너무 좁았으니까요. 사실 버스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에 나온 351번의 운행경로는 뭔가 좀 의심이 됐었는데, 직접 타보니 이해가 됩니다. 사실 부암마을은 352번이 가주는 곳인데, 2023년 6월의 창원시내버스 개편으로 352번은 2대로 증차되어 운행횟수도 늘었기 때문에 351번까지 추가로 가야 할 이유 또한 없던 것이죠. 아무튼 뭐, 부암마을은 예전에 352번으로 해결한 적이 있다보니 오늘 버스가 안 간다고 하여 타격이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ㅎㅎ

다시 웅동으로 나온 버스는 좌회전을 하여 용원 쪽으로 달립니다. 다만 웅동중학교는 등하교 시간에만 들르는 관계로, 이번에는 웅동중학교 바로 전 정류장인 의곡마을에서 회차를 하더군요.
 
 

▲ 의곡마을에서 회차하는 버스. 진짜 그냥 길가에서 회차합니다.

 

어차피 웅동중학교 회차도 그냥 학교 입구 길가에서 돌리는 것일테니 더 볼 필요도 없었고, 버스는 다시 웅동농협을 찍고 마천공단 쪽으로 달립니다. 그런데 분명 벨을 맞게 눌렀는데도 기사아저씨께서 마천공단입구를 그냥 지나쳐 버리더군요. -ㅅ-;;;;


[도보]
마천산업단지 1245 - 마천공단입구 1252

결국 기사아저씨께 말씀드려 다음 정류장에 내리게 됐는데, 352번이 부암마을에서 오후 12시 50분에 출발하는 관계로 시간 여유는 많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기사아저씨에게 있어 저의 존재는 완벽하게 묻혔다는 걸 확인 사살한 셈이기도 했고, 오늘의 도박 또한 잘 먹혔다는 의미라 기분이 좋더군요. 그런데 성공은 그렇다치고, 다음 버스는 어쩌냐구요?
 
안 놓치면 그만이죠. ㅋㅋ
부지런히 마천공단입구 정류장으로 가니 금방 352번이 도착합니다.
 
 

▲ 드디어 주포마을로 가기 위해 타보는 352번입니다. 사실 아침에 용원종점에서 마주쳤던 차량인데, 그 사실을 저조차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은 안비밀입니다. -ㅅ- ㅋ

 


[창원 352번(부암마을~마천공단입구,마천공단,안성마을,(↔안골),안골포초교,용원사거리,가주동~주포마을)][환승]  ※ 부암마을 1250 출발
마천공단입구 1256 - 마천산업단지 1257 - (영길운동장 직전 좌회전) - 안성마을 1301 - 청천마을 1303 - 안골(회차) 1305 - 마린2차푸르지오아파트 1308 - 안골포초교 1311 - 웅동하나로마트 1313 - 용원초교 1315 - 용원종점 1317 - 용원삼거리 1319 - 구검문소(회차) 1324 - 가주동 1327 - 대청가든 1327 - 가주동경로당 1330 - 주포종점 1334

부암마을~웅동 이후 구간도 드디어 타봅니다.
영길 쪽으로 직진하던 버스는 영길운동장 직전에서 좌회전을 하여 단독 구간에 접어들었고, 안성마을을 향해 달립니다.
 
 

▲ 영길운동장에서 안성마을로 이어지는 단독 구간입니다.

 

▲ 2023년 6월 개편 이후의 창원 352번 운행경로도. 개편 전과 다르게 웅동과 웅동농협 정류장은 경유하지 않으며, 빨간색이 단독 구간입니다.



다리를 건너 우회전을 하니 낯익은 오르막길이 나왔는데, 예전에 305-2번과 315-2번으로 지나갔던 길이더군요. 2023년 6월 개편으로 이 길 역시 352번의 단독 구간으로 변했다는 것은 참 아쉬웠지만, 1차로와 더불어 오른쪽 차창으로 내려다보이는 바다의 모습은 정말 멋졌습니다.
 
 

▲ 안성마을에서 안골로 내려가며 찍어본 1차로 길. 305-2번과 315-2번이 있었을 시절에는 대형버스로 저 길을 달렸죠. ㅋㅋ

 

▲ 언덕길에서 내려다보는 멋진 안골포의 모습. ㅋㅋ

 

▲ 안골로 들어가는 길에도 바다의 모습을 찍어보았습니다. ㅎㅎ

 

안골에 접어드니 좁은 길부터 먼저 들어갔다가 정류장을 찍는데, 여기 오는 노선이 바뀐 2023년 11월 현재도 똑같은 경로로 안골을 가더군요. 여기도 352번만 가는 곳이 돼 버렸다는 게 아쉬울 따름입니다.
 
 

▲ 안골로 들어가는 1차로 길. 맨 뒤 차창으로 찍어도 꽤 볼만합니다. ㅋㅋ

 

▲ 안골로 들어갈 때 들르는 마을 안길.

 

▲ 어느덧 3번째로 가보게 된 안골 회차지.

 

정류장을 찍고 왕복2차로 도로를 이용해 안골을 나가는데, 여기도 굴이 많이 나오는지 굴 까는 작업장이 도로를 따라 쭉 늘어서 있었습니다. 그런데 길을 걸어가던 할머니 한 분이 정류장은 아니었지만 버스를 세우더군요.

사실 처음 이 버스를 탈 때부터 기사아저씨께서 상당히 친절한 분이라는 것이 느껴질 정도였었는데, 과연 예상대로 기사아저씨께서 버스를 세우고 인심 좋게 태워 주십니다. 버스 시간을 묻는 할머니께도 친절히 대답해 주시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버스는 안골을 벗어났고, 정류장은 없지만 마린2차푸르지오아파트 정류장에서 좌회전을 하면 나오는 단독구간을 이용해 용원으로 진입합니다.
 
 

▲ 마린푸르지오2차아파트에서 좌회전을 한 직후의 모습입니다.

 

▲ 부영1차아파트 뒤편의 단독 구간입니다.

 

▲ 창원 352번 안골 운행경로도. 2023년 6월 개편 이후로는 마린2차푸르지오~안골~안성마을도 352번의 단독 구간이 되었지만, 빨간색은 개편 이전에도 352번만 지나갔었습니다.



용원에 오니 사람들 몇 명이 버스에 타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평일이라서 그런지 학생도 한두 명 보이더군요. 이 노선의 주 수요처는 용원을 오가는 것임이 보이는데, 이번 노선개편으로 인해 웅동 수요는 죄다 놓쳐버리는 셈이라 개편 전의 노선이 더 나아보이는 것은 기분 탓인가 싶은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개편 전 305-2번이나 315-2번처럼 웅동농협을 찍고 안성마을로 들어가는 게 차라리 낫겠다 싶었죠.

일단 주포마을 방향이었기에 용원초등학교 안쪽 골목길을 경유하여 용원종점 정류장으로 나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의외로 용원종점 정류장에서는 정우마트 앞이 아니라 305번, 315번 타는 왕복2차선 도로변 정류장을 이용하더군요. 또한 용원사거리를 지나서는 그대로 직진을 하여 2번 국도를 잠시 이용하는데, 여기에도 정류장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 용원사거리에서 바로 2번 국도로 나가는 길입니다. 이 길을 지나는 시내버스는 의외로 이 352번뿐입니다.

 

▲ 용원 어귀 2번 국도의 모습. 자동차로 지나가면서 보았던 낯익은 모습이었습니다.


 
의외로 여기서도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는데, 제가 탄 버스를 세우더니 사상 가는 거 아니냐고 물어보는 바람에 기사아저씨께서 안 간다는 이야기를 해주는 해프닝이 벌어졌죠. 이를 통해 일석이조를 얻을 수 있었는데, 첫째는 이 정류장에 동아여객 시외버스가 온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는 것이고, 둘째는 바로 그 덕택에 그 거지같은 시외버스(※)를 최대한 적게 타면서 경로를 알아볼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것입니다. 부산에서 창원을 오갈 때마다 동아여객 시외버스에게 열심히 엿을 먹여오던 저에게는 큰 희소식이었습니다.

※ 동아여객 시외버스는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양아치로 소문이 날 대로 난 지가 매우 오래되었는데, 하단역에서 내려도 사상터미널까지 전구간 요금을 받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하단과 사상이 어디 옆동네던가요;;; 부산과 창원을 오가는 인구가 적지 않다는 걸 감안하면 부전마산선도 개통되고 전철이 다녔어야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습니다. 동아여객의 횡포는 영원할 수 없긴 하지만, 종지부도 찍혀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부울경 메가시티의 발걸음을 옮기는 큰 사건이 될 것이니까요.
 
 

▲ 의외로 2번 국도에도 정류장은 있었는데, 알고보니 동아여객 시외버스가 이 길로 다니기 때문이었습니다.

 

용원을 지나온 버스는 부산물류터미널에서 유턴을 한 다음 다리 밑에서 좌회전을 하여 가주동 정류장 쪽으로 갑니다. 이곳은 사실 부산 58번도 오는 곳이라 58번을 타고 가덕도를 나오면서 지나가봤었는데(2022년 11월 5일 여행기 참조), 그 때의 기억이 다시 납니다. 2023년 11월 현재는 강서공영차고지 완공으로 인한 노선 변경으로 부산 58번은 여기 오지 않게 된 듯 하지만 말이죠.
 
 

▲ 352번이 유턴한 지점입니다. 도로 구조상 주포마을 방향만 여기에서 유턴을 하죠.

 

▲ 검문소(가주동) 정류장 바로 직전에 우회전을 합니다. 부산 58번이 여기 와주던 시절도 있었죠.

 
 
가주동 정류장이 바로 앞에 보이는 지점에 이르니 버스가 우회전을 하여 좁은 길로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1.8차로 정도의 길이 펼쳐지더군요. 이 길로 계속 가니 가주동시내버스회차지라는 정류장이 있었고 안내방송에도 나오는데, 여기는 진짜 회차지가 아니라 예전에 회차지였던 시절의 흔적인 듯 했습니다.
 
 

▲ (2장 모두) 주포마을에 가까워지니 의외로 오르막과 내리막 구간이 있었습니다.

 

계속 안으로 들어가니 주포마을이 가까워져 오는데, 여기도 부산 근교여서 그런지 식당들이 꽤 있더군요. 카페도 하나 있어서 자동차들이 꽤 많이 보이는데, 자동차 없이 왔으니 이번에도 1승을 가져가는 저이지만 나름대로 신기한 모습을 보았죠. 산골짜기에 마을만 있고 끝일 줄 알았던 것인데, 그래도 주포마을이 마냥 외로운 곳은 아닌 거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카페를 지나니 곧 조그마한 사거리가 나왔고 여기에서 사람들이 내려 저만 남습니다. 하단역으로 가는 부산 강서16번 마을버스는 이 장소에서 타야 했지만, 이 창원 352번의 종점은 안쪽으로 더 들어가야 있기 때문에 일부러 내리지 않았죠. 이곳 주변의 집들에는 벽화도 그려져 있어서 나름대로 볼만합니다. ㅎㅎ
 
 

▲ 드디어 도착한 주포마을. 강서16번은 여기서 회차하지만, 352번은 안쪽으로 한 정류장 더 가야 합니다.

 

집들을 지나간 버스는 주포마을회관을 지나 생각보다 꽤 급한 오르막길을 올라가더니, 조그만 공터에서 회차를 합니다. 단풍이 든 은행나무 한 그루에 조그만 서원 같은 게 있는 곳이었는데, 생각보다 정말 멋있는 장소였습니다.
 
 

▲ 버스종점 뒤에 서원 비슷한 게 있더군요.

 

▲ 은행나무와 서원이 인상적이던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 가주동 주포마을 버스종점.



[도보]
주포종점 1334 - 주포마을 1345

물론 그 서원 같은 곳은 문이 잠겨 있었고, 버스는 10분이나 뒤에 여기를 출발하기 때문에 저는 다시 왔던 길을 따라 슬슬 걸어내려가봅니다.
 
 

▲ 아름다운 모습의 주포마을 종점을 떠납니다.

 

▲ 주포마을 종점에서 걸어나오며 찍어본 오르막길. 버스가 이 길로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습니다.

 
 
사진으로 보던 집들과 더불어 주포마을회관도 볼 수 있었는데, 처음에는 주포마을이라길래 자주포(...)를 생각했었지만 주포의 포는 영등포, 무창포 할 때의 그 물가 포(浦)였습니다. 이 마을 이름의 유래를 생각하면 여기를 와본 건 정말 잘한 일이었는데, 주포마을은 수로왕의 왕비인 허황옥이 아유타국에서 가야로 배를 타고 왔을 때 상륙했던 장소였기 때문입니다. 오늘 진해마을버스(350, 351, 352, 353)를 일망타진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기도 했지만, 저의 시조가 처음 온 장소라니 의미가 없을 수가 없었죠. 집들의 대문도 부산 및 인접지역의 골목길 동네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모양의 철제 대문이라 정겨움도 느껴집니다. 가덕도와 눌차도를 갔던 작년 이맘때도 생각이 났죠. ㅋㅋ
 
 

▲ 경상남도 창원시 진해구 가주동 주포마을회관.

 

▲ 아까 대장동에서 본 것과 마찬가지로, 부산과 경상남도(부산 인근)에서만 볼 수 있는 형식의 철제 대문입니다.



다시 한 정류장을 걸어내려오니 강서16번이 출발하는 장소는 나왔지만, 앉을 만한 장소가 마땅히 보이지 않았습니다. 강서16번 마을버스 역시 보이지 않았지만, 딱 봐도 차고지에서 이곳으로 날아온 다음(※) 시간 맞춰 하단역으로 출발하는 구조의 노선이므로 차가 없는 것은 그러려니 할 수밖에는 없었죠.

※ 노선 운행 시작, 연료 채우기, 하루 일정 마무리 등을 위해 차고지와 기종점을 빈 차로 오가는 것을 공차회송이라고 하는데, 날아간다/날린다 라는 말도 있습니다. 공차회송이 정식 명칭이며, 날아간다/날린다는 업계에서 주로 쓰는 용어입니다. -ㅅ- ㅋ
 
 

▲ (2장 모두) 다시 한 정류장 걸어내려온 주포마을 어귀의 사거리. 여기가 강서16번의 기점입니다.

 

▲ 주포마을은 부산 근교의 조용한 마을이지만, 정말 제게는 큰 의미가 있는 장소가 되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햇빛도 생각보다 따가운데다 날도 더워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까 아침에 수도마을로 걸어갈 때 이후로 겉옷은 계속 들고 다녔는데, 참으로 난감하기 이를 데 없더군요. 그나마 회차지에서 멀찍이 떨어진 곳에 정자가 있는 것이 보였지만, 하필이면 정자 바로 뒤의 집에 개가 있어서 이용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낯선 사람이 시야에 들어오면 짖게 마련이죠). -ㅅ-;;;

결국 정류장 근처의 적당한 땅바닥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게 되었고, 시간이 다 되어가자 강서16번 마을버스가 들어오는 것이 보입니다. 그런데 정규차량이 고장났는지, 예비차가 들어오더군요.
 
 

▲ 하단역으로 나가는 부산 강서16번 마을버스가 들어옵니다.



[부산 강서16번(주포마을~옥포마을입구,(신촌마을입구),국제산업물류산단,KT물류센터,생곡삼거리,장락,성산삼거리,명지새동네~하단역)][1480]
주포마을 1410 출발 - 옥포마을입구 1412 - 구랑 1416 - 마음 1418 - 생곡입구 1421 - 장락,둔치도입구 1424 - 성산삼거리 1427 - 강서경찰서 1429 - 청량사교차로 1431

에어컨을 켠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차 안이 제법 덥습니다. 카드를 대니 이번에는 부산 강서구 마을버스인지라 1480원이 나가더군요. 아차 그러고보니 부산 시내버스 및 마을버스의 요금도 2023년 10월 6일부로 인상됐지 참;;; 때마침 오늘은 강서9-1번 첫차를 환승으로 탄 이후로는 부산 마을버스를 타지 않았기에, 요금이 얼마 나가는지 볼래야 볼 수가 없었던 겁니다. 어쨌든 경기도 시내버스보다도 30원이 비싸게 되었지만, 부산은 10년 만에 요금 인상을 한 것이기에 이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요금 인상은 필연적인데, 이걸 질질 끌다가 확 올려서 봇물 터지듯 폭탄 맞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것도 사실 좌파들의 전략 중 하나다

아주머니 한 분과 저를 태운 버스는 바로 출발합니다. 1차로, 그리고 언덕길이 살아있었습니다. ㅎㅎ
 
 

▲ (3장 모두) 주포마을을 나가며 느껴보는 쩌는 1차로. ㅋㅋ

 

옥포마을입구로 나온 버스는 우회전을 하여 굴다리를 통과하더니 그대로 좌회전을 해버립니다. 신촌마을 가야 하는데?? 처음부터 한 군데를 날려먹고 시작하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날려먹을 수밖에 없던 것이라 어쩔 수 없었습니다. 신촌마을 경유 시간대가 하루 2회 있었다가 없어진 지 오래였기 때문이었죠.
 
영 찝찝한 느낌을 뒤로하고 버스는 큰길을 따라 빠르게 달려줍니다. 그런데 국제물류산단마저 들어가질 않더군요. 거기도 이 강서16번 단독구간인지라 참 여러모로 난감합니다. 이것도 출퇴근 시간대로 맞춰서 타봐야 하는 건가?? 강서17번 마을버스 시간표 및 운행패턴을 보면 눌차도 정거마을 오후 3시 50분차가 상당히 빡센데(※), 강서16번 역시 비슷한 사정이 있지 않을까 싶더군요.

※ 오후 3시 50분에 눌차도 정거마을을 출발한 강서17번은 하단역까지 운행한 다음 용원으로 공차회송을 하는데, 용원 출발 시간이 오후 5시입니다. 그 정거마을 오후 3시 50분차를 타봤더니 눌차도 입구 나오면 오후 4시 되던데, 눌차도를 나온 이후로 미친 듯이 달리지 않는다면 그 용원 오후 5시는 맞추지 못할 것으로 봅니다. 눌차도와 가덕도에서 손님이 없을 경우, 하단역까지 가는 게 아니라 다른 곳에서 적당히 시간 때우고 용원에서 오후 5시에 출발할 지도 모르는 일이죠. -ㅅ-;;;
 
 

▲ 버스는 국제물류산단도 들어가지 않고, 큰길을 따라 직진하고 있었습니다. -ㅅ-;;;;

 

▲ 부산 강서16번의 국제물류산단 구간(빨간색). 단독 구간인데 이걸 안 가는 걸 보니, 출퇴근 시간대에 방향 맞춰서 타야 가볼 수 있을 듯 하더군요. 여기는 머리 좀 써야 되는 동네라 만만치 않은데 -ㅅ-;;;;



신촌마을에 이어 국제물류산단 단독구간도 날려먹으니 참 짜증은 나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버스는 그대로 둔치도입구를 지나 성산삼거리를 향해 내달리는데, 그나마 강서9-1번을 타기에 여유시간은 충분했던 게 다행이었죠.
 
 

▲ 맑은 하늘을 보여주던 둔치도입구. 저 안동네에 강서7번 마을버스가 가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여유시간이 충분하다못해 넘치고 있었습니다. 원래는 성산삼거리에서 환승하려고 했었는데, 강서9-1번이 하단역을 출발하는 오후 2시 30분이 되기도 전에 성산삼거리를 통과해 버렸으니까요. 저는 적당히 내릴 장소를 보다가 청량사입구에 내려 건너편 정류장으로 서둘러 이동했고, 오후 2시 44분에 도착한 버스를 탈 수 있었습니다. 이곳 청량사입구는 버스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에 나온 그대로 마을버스만 서는 정류장이었는데, 하단~을숙도~성산삼거리 구간에서 버스를 타고 내릴 때에도 확인이 필요하겠더군요.
 
 

▲ 무사히 타게 된 용원행 버스.



[부산 강서9-1번(하단역~명지새동네,성산,녹산중교,우방아이유쉘아파트,은산터미널,화전입구,삼성전기,농심,방근마을,해광테크~용원사거리)][환승]  ※ 하단역 1430 출발
청량사교차로 1444 - 성산삼거리 1449 - 본녹산,녹명초교 1451 - 은산터미널 1454 - 녹산농협 1457 - 화전마을입구,강서공영차고지 1502 - 삼성전기후문 1504 - 송정방근마을 1508 - 용원종점 1517

어쨌거나 용원으로 다시 복귀하는 것은 무사히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사실 지금이 오늘의 코스 중 최고 고비였던 부분인데, 지사동에서 용원으로 바로 가는 도로는 있었지만 버스로 가기에는 생각보다 시궁창이었던 겁니다. 성산삼거리를 기준으로 아래쪽 지역과 윗쪽 지역이 너무 분명하게 나뉘어 있어 버스도 하단역으로만 수렴해서 다니는 탓에, 서로를 바로 잇는 버스편을 이용하자니 나사 빠진 것들이 한둘이 아니었죠. -ㅅ-;;;;

어쨌든 버스를 탄 이상, 353번은 놓칠 일이 없습니다. 과연 용원종점에 내리니 오후 3시 17분이어서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되었고, 진해마을버스는 이제 종점이 좆같은 위치에 있다보니 많이 걸어야 하는 353번만 남아 있었죠.
 
 

▲ 용원종점 근처의 중국집. 올해 2월에 짜장면 먹었던 곳이었는데, 문을 닫게 되었더군요. ㅜㅜ

 

창원 353번의 종점은 부산신항 서쪽 끝 구역에 위치한 포스텍지엘씨인데, 350번의 종점인 수도마을로 가지 않는 이상은 다리를 건너야만 바깥으로 나갈 수 있는 곳입니다. 이제는 11월이므로 오후 6시 정도면 해가 떨어질 텐데, 이번 버스를 타지 못하면 깜깜함을 뚫고 안골대교 혹은 웅천대교를 건너야 하는 크나큰 문제점도 따라오죠.

350번과 시간이 맞았더라면 이렇게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 참 아쉽긴 했지만, 어찌됐든 353번만 타면 진해마을버스는 정말로 끝이 나기에 저는 편의점에 가서 요기도 할 겸 물을 샀습니다. 준비를 마치고 시골한방 돼지국밥 가게 바로 앞에 있는 정류장으로 가보니, 사상으로 가는 동아여객 시외버스가 지나가고 오후 3시 34분이 되자 드디어 353번이 등장합니다. 나무위키의 버스 사진과는 다르게 카운티로 운행중이었습니다.
 
 

▲ 해인로즈빌아파트를 출발하여 하단, 사상으로 가는 동아여객 시외버스. 제 여행기에서 언급되는 문제의 동아여객 시외버스가 이 노선과 진해~부산 노선입니다.

 

▲ 진해마을버스 4총사 중 마지막으로 남은 이 353번도 드디어 만납니다.

 


[창원 353번(웅동하나로마트~용원초교,용원사거리,부산카프링(해광테크),(↔경제자유구역청),부산항홍보관,신항초교,부영4단지,신항서문,(↔한진해운)→한진중공업,HND로지스틱스,칼트로지스→포스텍지엘씨→한진해운 이하 역순)][1350]  ※ 웅동하나로마트 1530 출발
용원사거리 1534 - 부산카프링 1536 - 경제자유구역청사거리 1538 - 경제자유구역청 1541 - 경제자유구역청사거리 1544 - 부산항홍보관 1546 - 동방물류 1550 - 신항초교 1552 - 부영2단지 1554 - 신항서문입구 1557 - 한진해운 1600 - 에스아이물류 1601 - 한진중공업 1604 - HND로지스틱스 1608 - 칼트로지스 1611 - 포스텍지엘씨 1616

그동안 종점인 포스텍지엘씨를 지도로만 봐 왔었는데, 위치가 참 좆같긴 하지만 어쨌든 거기도 버스로 가보게 됩니다. 부산 신항 제일 안쪽 깊숙히 들어가는 이 353번은, 가덕도로 들어가는 길 입구에 있는 경제자유구역청을 들러준다는 특징도 있습니다(단, 첫차 제외). 그리하여 버스는 바로 신항 쪽으로 가는 게 아니라, 부산 버스와 똑같은 경로로 경제자유구역청 사거리까지 직진을 해주었습니다. 하지만 경제자유구역청 정문 바로 앞에 따로 만들어진 정류장만 정차하고, 가덕대교로 가는 길가의 정류장에는 정차하지 않으니 이게 참 아쉽더군요. -ㅅ-;;;
 
 

▲ 맨 뒤 차창에서 찍어본 경제자유구역청 가는 길. 부산 58-1, 58-2번 등도 이 길을 지납니다.

 

▲ 부산 버스와 연계되는 경제자유구역청 사거리 정류장. 하지만 여기 정차하는 부산 버스는 1009번 정도밖에 없으니 여기에서 환승 시도해봤자 의미가 없다는 반전 현실이 있습니다. -ㅅ-;;;

 

▲ 경제자유구역청 바로 옆으로 나있는 도로를 지나갑니다. 의외로 353번 단독 구간이었습니다.

 

▲ 경제자유구역청 버스 정류장. 창원 353번은 가덕도 들어가는 큰길가 정류장이 아니라, 경제자유구역청 건물 앞길에 따로 마련된 이 정류장에 정차합니다.

 

▲ 창원 353번 경제자유구역청 운행경로도. 주황색은 단독 구간이며, 포스텍지엘씨 방향은 빨간색 화살표대로 운행합니다. 또한 반전이 하나 있는데, 보라색 표시된 정류장에서는 부산 버스와 바로 환승은 가능하지만 정차하는 노선이 1009번밖에 없고, 하늘색 표시 정류장에 내려 큰길로 나와야 부산 버스와의 연계가 수월하다는 것입니다. 하늘색 표시 정류장 바로 앞으로 오는 또다른 버스는 강서17번 마을버스 하나뿐인데, 이건 배차간격이 길기 때문에 보기 쉽지 않습니다.



무슨 안산과 화성을 보는 것도 아니고 부산과 창원이 붙어 있는 게 맞나 싶을 정도인데, 용원 사람들은 창원시에 대해 마냥 좋은 감정을 가질 수는 없겠다는 생각도 다시 해보게 되었습니다. 분명 창원 땅이지만 남동쪽 끝 변두리인지라 창원에서 해주는 건 그닥 없는데, 부산과 기싸움이나 해온 통에 버스 타고 부산, 아니 당장 바로 옆 녹산공단에 일하러 가는 것조차 환승할인도 안 되고 이래저래 불편한 데가 있으니 말이죠. 58-1번과 관련한 사건들을 보나 매니아들에게 화제가 됐던 361번을 보나, 창원은 밥그릇 지키겠답시고 기싸움 하다가 자기 발등 찍는 모습만 보여주니 한숨만 나오는 겁니다. 매니아들은 361번을 보고 창원 버스가 하단역에 들어갔다고 신기해 했겠지만, 사실 361번은 신기해할 이유가 전혀 없는 노선이죠. 부산 58-1번이 청안동에서 철수함에 따른 주민들 반발이 있으니(바로 옆 녹산공단은 어떻게 가라고????) 임시로 만든 노선에 불과한 것도 그렇지만, 아무리 임시 노선이라곤 해도 명색이 대체노선인 주제에 58-1번만큼의 운행횟수를 보여주지도 못했으니 그야말로 코미디가 따로 없기 때문입니다. 뭐, 지자체 체급 차이를 거스르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었겠지만요. -ㅅ-;;;

경제자유구역청을 찍고 왔던 길로 돌아가던 버스는 드디어 부산신항 쪽으로 좌회전을 합니다. 신항 초입이었지만 도로 주변에 늘어선 건물들이 정말 크더군요.
 
 

▲ 신항으로 들어가는 버스. 물류센터 같아보이는 건물들이 오른쪽에 있는데, 크기가 진짜 어마어마합니다.

 

물류센터를 지나니 버거킹이 보이는데, 버스가 버거킹을 끼고 우회전을 합니다. 그랬더니 아파트 단지가 보이기 시작하는데, 여기가 부산신항 배후 아파트 단지였더군요.
 
 

▲ 부산신항 배후 아파트 단지로 들어가는 길목입니다. 공단 옆 아파트들이 그렇듯, 여기도 소득수준이 꽤 될 것입니다. 버거킹도 있는 걸 보면 말입니다. -ㅅ- ㅋ

 

▲ 아파트들이 정말 크고 높더군요.

 
 
할아버지를 만나러 가기 위해 용원에서 타곤 했던 305번과 315번의 종점이 있는 동네였는데, 마침 어린이집이 끝나는 시간이었는지 선생님과 학부모, 그리고 어린이들이 길가에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여기도 일자리가 있으니 사람도 사는 것이고, 버거킹을 비롯한 상업 시설들도 들어오는 것이라는 걸 생각하니 도시가 생기고 발전하는 원리, 인구 감소에 대응하는 방법 등 진리는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죠. 이쯤되면 위정자들이 말하는 지역 소멸이니 어쩌고 하는 소리는 그야말로 듣기 좋으라고 하는 완곡어법이고, 실제로는 "이미 망한 거, 우린 모르는 일임 ㅋ"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한낱 무지랭이인 저도 이런 사실을 아는데, 그토록 똑똑한 그들이 모른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으니까요. -ㅅ-;;;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라는 말은 실제로는 이렇게 쓰는 거라는 걸 보여주는 사건이 생기지는 않기를 바라지만, 생각처럼 될 지는 잘 모르겠다
 
 

▲ 학부모와 선생님, 그리고 어린이가 왼쪽에 보입니다. 지역 소멸에 대한 대책이 뭔지 보여주는 한 장면으로 다가왔죠.

 

▲ 창원 305번과 315번의 기점인 부영4단지.

 

이 아파트단지에서 사람 한 명 태운 버스는 305번과 315번의 종점인 부영4단지를 지나 본격적으로 단독구간에 접어듭니다. 신항 안쪽으로 들어가기 시작한 것이죠. 한진해운을 찍고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누가 항구 아니랄까봐 크레인과 건물들이 즐비합니다. 다들 한 덩치 하는 시설들만 모여있다보니 정말 웅장함 그리고 위압감을 주는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웅천대교에서 본 크레인들의 모습은 장관입니다. ㅎㅎ
 
 

▲ 부산신항 배후 아파트단지도 지나고, 본격적으로 신항 깊숙히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 버스가 왕복 경유하는 한진해운이 여기입니다. 버스어플 및 포털사이트의 경로가 좀 이상하지만, 도로 구조상 어쩔 수 없이 생긴 순환구간이었습니다.

 

▲ 한진해운을 나가는 길의 모습입니다. 버스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에서 창원 353번의 정류장 목록을 보면 종점인 포스텍지엘씨의 다음 정류장은 에스아이물류인데, 그 에스아이물류가 여기입니다.



또한 예상외로 웅천대교에는 인도가 있더군요. 하지만 굳이 그리로 갈 마음은 나지 않았습니다. 포스텍지엘씨에서 걸어나가려면, 수도마을로 가지 않는 이상 신항파출소로 가야 하는데, 그쪽은 안골대교로 가는 게 더 빨랐던 겁니다.
 
 

▲ (2장 모두) 웅천대교의 모습입니다. 누가 항구 아니랄까봐 여기저기 크레인들이 정말 많습니다. ㅋㅋ

 

웅천대교를 지나니 종점인 포스텍지엘씨 정류장이 오른쪽 차창 너머로 보였고, 버스는 본격적으로 신항 안쪽 공단을 돌기 시작합니다. 정말 웅장한 규모에 감탄을 하게 됩니다.
 
 

▲ 부산신항 안쪽 공단의 첫 번째 정류장인 ENK/한진중공업.

 

▲ 부산신항을 나가는 고속도로(남해고속도로 제3지선)로 들어가는 길입니다. 물론 353번은 고속도로를 타지는 않으니 이 길을 따라 쭉 직진하진 않고, 금방 우회전을 하게 되어 있지요.

 
 
공단 특성상 지금은 손님이 정말 없었지만, 다음 버스는 포스텍지엘씨에서 오후 6시 35분 출발이므로 그 때에는 손님이 꽤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지금 시간에는 아무도 안 탈 것 같던 버스에도 손님이 한 명 타더군요. 그 손님이 정류장에 사람이 있어도 버스가 그냥 지나가는 것으로 오해를 하는 바람에 기사아저씨와 싸움이 날 뻔하긴 했지만요. -ㅅ-;;
 
 

▲ 누가 부산신항 아니랄까봐 공장 건물들 크기가 어마어마합니다.

 

▲ 포스텍지엘씨 바로 전 정류장인 동영로지스틱스로 가는 길.



어쨌든 버스는 카카오버스에 나오는 경로 그대로 신항 안쪽 공단을 돌고 있었고, 결국 안내방송에서 포스텍지엘씨도 들어보게 되었습니다. 세상은 넓으니 이곳 경상남도쯤이면 저처럼 다니는 사람이 있진 않을까도 싶지만, 어쨌거나 여길 버스로 직접 가본 덕택에 안내방송도 들어보게 되네요. ㅎㅎ
 
 

▲ 창원시내버스 안내방송(동영로지스틱스, 포스텍지엘씨)

 

▲ 창원시내버스 안내방송(포스텍지엘씨, 에스아이물류). 353번의 종점인 포스텍지엘씨가 나옵니다.

 
 
버스는 포스텍지엘씨 정류장에서 우뚝 멈춰섰고, 저는 바로 버스에서 내립니다. 정류장 표지판과 버스를 사진으로 담고 오른쪽을 보니 에스엘피지엘씨라는 회사 건물이 보이는데, 이 회사의 이름이 예전에는 포스텍지엘씨였겠다 싶었죠. 공단에 있는 버스 정류장의 이름은 정류장 바로 앞의 회사 이름으로 하는 것이 대부분이니까요.
 
 

▲ 창원 353번의 종점인 포스텍지엘씨 버스정류장.

 

▲ 버스와 함께 찍어본 포스텍지엘씨 종점.

 

▲ 창원 353번 운행경로도. 빨간색 화살표가 포스텍지엘씨 방향이며, 포스텍지엘씨에서 시간을 맞춘 후 바로 검은색 화살표를 따라 움직이며 에스아이물류와 한진해운을 찍고 용원으로 되돌아갑니다. 따라서 ENK/한진중공업~포스텍지엘씨 구간에서는 버스가 시간표 상관없이 움직이게 되므로, 포스텍지엘씨 출발시간에서 25분 정도 미리 대기하여야 합니다. 또한 용원 방향은 한진해운 순환구간(지도 우측 하단)을 반대 방향(반시계 방향)으로 순환합니다.

 

[도보]
포스텍지엘씨 1616 - 동영로지스틱스 1622 - 안골대교 1641 - 신항파출소 1658

버스는 오후 4시 20분에 출발하니 몇 분 뒤면 가버릴 것이고, 저는 포스텍지엘씨 종점 너머의 도로를 눈대중으로 본 다음 안골대교로 가기 위해 버스가 온 반대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누가 신항 아니랄까봐, 크레인 대신 보이는 공장들도 하나같이 건물들이며 부지며 정말 크고 넓더군요. 도로에 다니는 자동차들도 다들 한 덩치 해주시는 카고트럭이나 덤프트럭들이 대부분이었죠.

 

▲ 동영로지스틱스로 거슬러 올라가서 찍어본 포스텍지엘씨 방향.

 

▲ 시설물 뼈대만 남아 있던 유령 버스정류장. 경유하는 노선이 있었다가 없어져 유령화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곳은 출퇴근 시간이 아니면 교통량이 매우 적기 때문에, 횡단보도도 도로 폭과 현재 상황을 고려하여 그냥 건너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도 머리가 있어야 하는 법. 보행자인 저뿐만 아니라 자동차에게도 저 말이 똑같이 적용되기 때문에, 길 하나 건널 때마다 정말 신경이 많이 쓰일 수밖에 없더군요. 상황판단을 철저하게 하고 움직여도 큰일날 수 있는데, 정말 아무런 생각없이 그냥 건너면 어떻게 될 지는 불 보듯 뻔하죠. -ㅅ- ㅋ
 
 

▲ 물론 공단에도 신호등은 있으며, 자동차들도 신호를 지키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출퇴근 시간대 이외에는 워낙 교통량이 적은지라, 보행자나 자동차 운전자나 각자 어떤 태도를 보일지는 모르는 일입니다.



결국 제가 택한 방법은 최대한 횡단보도를 덜 건너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이었습니다. 횡단보도를 만나는 순간 신호는 지켜야 하니(그래야 제 쪽에서도 할 말이 있죠), 시간을 아끼는 쪽으로 가야 했던 겁니다. 그러다가 마침 주유소 한 군데를 지나게 되었는데, 그곳 주변에 편의점과 카페가 있는 걸 봅니다. 그야말로 외따로 떨어진데다 공장밖에 없는 장소인데도 이런 게 있다니 참으로 뜻밖입니다. ㅋㅋ

하지만 생각보다 속도는 나질 않았고, 안골대교에 가지도 않았는데 시간이 벌써 20분 이상 지나 있었습니다. 이러다간 신항파출소를 오후 4시 52분에 출발하는 3006번을 놓칠 판이라 최대한 빠르게 움직여 봅니다. 안골대교에 가보니 인도가 있어 건너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던 것이 참 다행입니다. 다리 위에서 보는 신항과 바다의 모습도 장관이었구요.
 
 

▲ 안골대교에 들어섭니다. 여기까지 오는 데 시간이 너무 걸려서, 버스를 놓칠 것 같더군요.

 

▲ (2장 모두) 안골대교에서 바라본 부산신항과 바다의 모습.

 

하지만 안골대교에서 다리 아래로 내려가는 길은 생각보다 멀리 있었습니다. 내가 슈퍼맨이었다면 다리에서 바로 아래로 뛰어내릴 수 있었을 텐데 하는 부질없는 생각까지 들 정도입니다.
 
 

▲ 다리는 다 건너왔지만, 시간은 벌써 오후 4시 50분입니다. 이번 3006번은 놓치는 것이 확정이었죠. -ㅅ-;;;;

 

하지만 진짜로 뛰어내렸다간 저승사자를 만나거나 병원에서 수십 주쯤 누워 있거나 둘 중 하나는 확정이기 때문에, 얌전히 길 따라 움직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결국 시간은 오후 4시 50분이 되고 말았고, 다리 밑으로 가는 길로 접어드니 제가 타려던 그 오후 4시 52분차가 정면으로 달려오는 것을 보아야만 했습니다. -ㅅ-;;;
 
 

▲ 제가 타려 했던 버스가 용원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입니다. ㅜㅜ

 

어쨌든 늦은 건 제 탓이며, 여기는 어떻게든 나가야 하니 신항파출소를 향해 슬슬 걸어갑니다. 안골대교를 내려와 신항파출소 쪽으로 향하니 식당 등 가게들이 보여서, 정말 살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신항파출소 정류장에 도착하니 버스정류장 표지판만 덜렁 있을 뿐, 버스가 주차되어 있는 장소는 보이질 않습니다. 결국 주차 장소는 골목길 안쪽 어딘가이며, 신항파출소는 출발시간에 맞춰 그냥 지나가버리는 구조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 여기가 창원 3002번과 3006번 급행버스의 종점인 신항파출소입니다. 버스가 여기에서 대기하다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출발시간 대충 맞춰서 그냥 지나가 버리니, 딴짓하면 망하는 곳입니다. -ㅅ- ㅋ

 

▲ 버스 회차지는 더 안쪽에 있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어쨌든 저 길로 가면 안골 회차지도 갈 수 있습니다.

 
 
일단은 그 오후 4시 52분차를 놓쳤으니 편의점에 들러 잠시 요기를 하는데, 이럴수가 그 사이에 3002번이 멀리 도망가 버리더군요. 그거라도 탔어야 가덕도 대항마을을 가볼 텐데 희망이 날아가는 느낌입니다. 가덕도는 가는 시간이 생각외로 많이 걸리는 곳이라, 이렇게 시승 중간에 짬을 내서 가보기 생각보다 어렵다는 걸 생각하면 진짜 한숨이 나오더군요. 일단은 오후 5시 21분에 출발하는 다음 3006번을 타고 용원으로 나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ㅅ-;;;


[창원 3006번][1750]
신항파출소 1721 출발 - 부영4단지 1724 - 이지더원아파트 1727 - 용원종점 1734

그런데 막상 어플로 오후 5시 20분에 가덕도로 출발할 520번의 위치를 확인했더니 경제자유구역청에는 오후 5시 50분쯤 도착할 각인데, 웬일인지 늦는 버스에 한 줄기 희망이 생깁니다. 520번은 법원서부지청 기점에서 경제자유구역청까지 25분 걸리는데, 그동안 며칠에 걸쳐 시뮬을 해보았을 때는 제가 예상한 소요시간대로 버스가 오후 5시 45분에 경제자유구역청을 통과했었던 겁니다. 또한, 용원종점에 내려 용원 바깥의 사거리쪽 정류장으로 얼른 가기만 하면 경제자유구역청으로 가는 버스들도 많았죠. 어플을 돌려보니 용원사거리에 오후 5시 36분쯤 도착할 58-1번이 유력 후보였는데, 과연 버스는 용원종점에 빨리 가줄 것인가?

부영4단지까지는 사람이 저밖에 없었으니 버스가 금방 가주었지만, 타는 사람도 있고 신호에도 걸리다보니 시간이 좀 늘어집니다. -ㅅ-;;;
 
 

▲ 용원에는 들어왔는데, 시간이 꽤 촉박한 상황...

 

▲ 용원종점에서 좀더 안쪽으로 가면 이렇게 수산시장이 있더군요.



일부 정류장은 무정차하는 급행버스인데도 부영4단지에서 용원종점까지 일반시내버스와 별 차이가 없다니 참 그렇긴 했지만, 어쨌든 찬밥 더운밥 가릴 겨를이 없는지라 용원종점에서 내리자마자 달리기를 할 수밖에 없었죠. 지도를 보니 용원 시외버스 센터도 보이긴 했지만, 워낙 시간이 없는지라 시외버스 센터를 사진을 남기지는 못했습니다.
 
 

▲ 해질녘의 용원 바닷가.

 

[도보(뜀박질)]
용원종점 1734 - 용원사거리(바깥) 1736

용원에서 부산 버스와 창원 버스 모두 탈 수는 있지만, 환승이 마냥 간단하지는 않았던 점은 참으로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나마 2023년 11월 현재는 경상남도도 부산 근교의 시외버스 노선들을 직행좌석 등으로 전환하려는 계획을 가지고는 있다는 게 다행이지만, 그놈의 부전마산선 낙동강 하저터널이 무너졌으니 날 샜죠 뭐. 복구나 제대로 되고는 있는 건지 모르겠다는 것도 문제고 말이죠. -ㅅ-;;;

아무튼 참 시궁창같은 현실이지만, 어쨌든 무사히 58-1번을 타는 데에 성공합니다. 부산 버스와 창원 버스는 환승할인이 되지 않으며, 58-1번은 좌석버스였던데다 부산버스의 요금 인상으로 인해 카드를 대니 2100원이 나갔지만, 어쨌든 대항마을은 갈 수 있게 됐다는 게 감사할 뿐입니다.
 
 

▲ 겨우겨우 타게 된 부산 58-1번. 내일부터는 청안동도 들어가줄 겁니다. -ㅅ- ㅋ



[부산 58-1번][2100]
용원사거리(바깥) 1738 - 경제자유구역청 1742

버스는 경제자유구역청을 향해 빠르게 달려주었고, 불과 5분도 안 되어 경제자유구역청에 저를 내려줍니다. 내린 장소에서 바로 520번을 타면 되기 때문에 정말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습니다. 520번은 오후 5시 52분이 되어서야 도착하는데, 오늘따라 녹산공단 신호에 자주 걸려서 그랬나 싶기도 합니다.
 
 

▲ 그동안 버스정류장 이름으로서만 들어왔던 경제자유구역청의 모습을 이번에 보게 됩니다.

 

▲ 드디어 만나는 520번. 차가 늦게 온 것이 천만 다행입니다.



[부산 520번(강서공영차고지~용원사거리,경제자유구역청,(↔대항,<외양포,대항(주말공휴일 운행>),(↔천성동),(↔동선마을),성북마을,경제자유구역청,명지오션시티~법원서부지청)][환승]  ※ 법원서부지청 1720 출발
경제자유구역청 1752 - 동선마을(회차) 1758 - 서중마을 1803 - 가덕천성동(회차) 1806 - 서중마을 1807 - 동중마을 1808 - 지양곡 1809 - 대항마을 1812

아무튼 520번을 무사히 탄 이상, 대항마을은 무사히 가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대항마을은 가덕도와 눌차도 노선들을 타보면서 가보았었지만, 강서1번 마을버스만 가는 대항방파제 앞을 못 갔었던 겁니다(2022년 11월 5일 여행기 참고). 그날 강서1번 마을버스를 타기는 했지만, 대항방파제는 평일에만 가는지라 유일한 옥의 티로 남았었죠. 그나마 오늘은 이미 시간이 늦어서 강서1번을 타고 가보지는 못 하지만, 도보가 있었기 때문에 이걸로 때워도 충분한 일이었습니다. 때마침 신설된 지 오래되지 않은 강서20번과 20-1번 마을버스도 타 보구요. ㅋㅋ
 
남자 한 명과 저를 태운 버스는 곧바로 가덕대교를 질주하는데, 오른쪽 차창으로 보이는 부산신항의 야경이 진짜 대박입니다. 수많은 주황색 크레인들과 온갖 색깔의 컨테이너들이 조명들로 아주 밝게 보이는 것이 정말 멋지더군요. 이럴 줄 알았으면 오른쪽에 앉을 걸 하는 후회도 들더군요. -ㅅ-;;;
 
아무튼 버스는 터널을 달려 동선마을과 천성동을 들러 대항마을로 가고 있었고, 교통체증이 전혀 없는 탓에 오후 6시 10분 남짓이면 도착할 거 같다는 예상을 해보게 됩니다. 천성동을 들를 때 바다의 모습이 보이는데, 밤에도 나름 밝게 보이는 게 정말 멋집니다. ㅎㅎ
 
 

▲ 부산광역시 강서구 동선동 버스 회차지. 520번과 강서1번 마을버스가 여기를 경유합니다.

 

▲ (2장 모두) 천성동으로 가면서 보는 멋진 야경입니다. 의외로 야경이 살아있더군요. ㅋㅋ

 

▲ 다시 한번 보게 된 천성동 회차지입니다. 여기는 520번만 이용하며, 마을버스는 바깥쪽에 따로 있는 정류장으로 다닙니다.

 

▲ 대항마을로 가는 동안 찍어본 부산 520번의 뒷문. 어제 탔던 밀양시내버스와 똑같은 차종이지만, 이번에는 하차문에도 카드 단말기가 있어 환승할인이 가능하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시내버스, 그리고 교통카드를 이용한 환승할인은 워낙 일상생활에서 자주 보고 겪는 일이라 당연한 존재인 줄 아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하차문의 카드 단말기가 반갑게 느껴지는 경험은 정말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법입니다. -ㅅ- ㅋ

 
 
천성동을 지난 버스는 대항마을을 향해 고갯길을 오르기 시작하였고, 오후 6시 12분에 대항마을 회차지에 도착합니다. 11월이다보니 해가 이미 져 있어 멋진 바다의 모습을 보지는 못하는 것이 아쉬웠지만, 어쨌든 대항마을에 결국 오게 되었습니다. 환승할인도 챙겨가면서 말이죠. ㅋㅋ
 
 

▲ 대항마을 회차지에 도착한 520번. 강서공영차고지로의 나머지 구간도 남아 있었고 이곳에서의 출발시간은 오후 6시 10분이었지만, 기사아저씨께서 화장실을 들르느라 바로 출발하지 않은 덕택에 찍어볼 수 있었습니다.

 
 
대항방파제 정류장은 대항마을 회차지에서 마을 안쪽으로 조금만 걸어내려가면 바로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게 허락된 시간은 17분이 고작이었죠. 여기를 나가는 20-1번 마을버스는 오후 6시 27분에 있었는데, 520번이 대항마을을 양방향 모두 10분 내외로 비슷한 시간에 도착하는 관계상 20-1번 마을버스를 놓치면 거의 한 시간 가까이 버스를 기다려야만 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여관 근처의 목욕탕에서 목욕을 하고 바로 잠자리에 들 생각이었으므로 목욕탕이 문 닫기 전에 서두를 필요성이 있었죠.
 
 

▲ (2장 모두) 대항방파제로 내려가는 길. 강서1번 마을버스가 평일에 한해 지나가는 구간입니다.

 
 
대항마을 회차지 오른쪽으로 나있는 길로 곧장 내려가니 곧 부산슈퍼라는 슈퍼와 함께 대항방파제가 나옵니다. 버스정류장 표지판은 따로 없었지만, 슈퍼 앞 공터 말고는 버스가 돌릴 만한 공간이 없어서 여기가 정류장이자 회차지임을 알 수 있었죠. 강서1번은 이미 막차가 끊긴 상태였으며 차고지도 동선마을에 있기 때문에 버스가 이 곳에 서있는 모습을 볼 수는 없었지만, 어떻게 회차하고 출발대기를 할 것인지도 파악이 됩니다. 여담으로, 이 여행기를 쓰면서 나무위키에 올라온 강서1번 마을버스 사진을 봤더니, 정말 버스가 이날 예상했던 대로 움직인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후일담도 있었죠. 그 사진에 여기 부산슈퍼 간판도 나와 있었으니 그야말로 빼박입니다. ㅋㅋ
 
 

▲ 이곳이 대항방파제 정류장이었습니다. 강서1번만 평일에 한해 여기까지 들어옵니다.

 

▲ 대항방파제 종점에서 오른쪽으로 나있는 길입니다.

 

▲ 이쪽은 왼쪽으로 나있는 길입니다. 양쪽 길 모두, 여러모로 버스가 더 들어갈만한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아무튼 여기는 외양포를 제외하면 가덕도에서도 제일 남쪽 깊은 곳에 있는지라 오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그대로 다시 돌아가기는 아쉬우니 방파제도 잠시 보고 가기로 합니다. 낚시를 하는 사람도 있어서 그런지 주변은 밝은 편이었는데, 이때 보는 바다의 모습도 꽤 멋지더군요.
 
 

▲ 대항마을 방파제 앞에 있는 물고기 조형물. 꼭 물 위로 점프한 숭어 같아보이더군요. ㅋㅋ

 

▲ (2장 모두) 방파제 왼쪽 부분입니다. 조명 덕택에 나름대로 풍경이 끝내줍니다. ㅎㅎ

 

▲ 방파제 오른쪽 부분입니다. 집들 위에 보이는 가로등은 이곳 대항마을로 들어오는 도로가 있는 곳이며, 저는 곧 저 도로를 버스 타고 다시 거슬러 올라가게 될 것입니다.

 
 
여유시간이 10분도 남지 않았다는 게 아쉬울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어쨌든 환승할인도 받고 이후 하단역으로도 좀더 편하게 돌아갈 겸(520번이 하단역을 더 이상 가지 않으니 어이가 없었죠), 강서20-1번 마을버스는 타야 했기에 서둘러 대항마을 회차지로 이동해 봅니다.
 
다시 대항마을 회차지로 돌아오니 버스 시간까지는 3분 정도가 남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회차지에 버스는 한 대도 오지 않은 상태였는데, 강서20-1번 이것도 아까 강서16번처럼 어딘가에서 날려 오는 것 아닌가 싶더군요(위치조회도 되지 않았습니다). 어쨌든 버스 시간이 다 되어가는만큼, 얼른 화장실을 들른 후 버스를 기다리니 오후 6시 27분이 되자 레스타 한 대가 쏜살같이 달려옵니다.
 
 

▲ 가덕도 내부만을 운행하는 강서20-1번. 퇴근본능이 왔는지 엄청나게 밟는 노선이었습니다. 휴;;;

 

[부산 강서20-1번(대항마을~동중마을,(↔서중마을,천성동,서중마을),성북마을,천가동우체국,천가농협~선창)][환승]
대항마을 1827 도착 및 출발 - 지양곡 1830 - 동중마을 1832 - 서중마을 1833 - 가덕천성동(회차) 1834 - 서중마을 1835 - 동중마을 1835 - 성북마을 1839 - 천가농협 1841
 
딱 출발시간에 맞추어 버스가 온지라, 제가 타자마자 버스는 바로 출발합니다. 시간대도 그렇지만, 가덕도 내부만을 운행하는 노선이다보니 손님은 저 혼자밖에 없을 것이 예상되었는데 과연 천가농협으로 갈 때까지 아무도 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대항마을을 나오자마자 버스가 엄청나게 달리더군요. 석준형과 함께 대학2리에서 탔던 그 무시무시한 공주시내버스의 폭주가 생각날 정도여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나마 단독구간이 따로 있지 않았던 게 천만다행입니다. -ㅅ-;;;
 
 

▲ 고갯길이고 직선도로고 무지막지한 속도로 달리고 있던 버스.

 

▲ 강서20-1번 운행경로도 및 시간표. 차가 많이 흔들려서 겨우 찍었습니다. -ㅅ-;;;

 

▲ 강서20번의 폭주 영상입니다. 타는 사람이 아무도 없고 신호에 걸리지도 않으니 거침이 없습니다. ㅋㅋ

 
 
이 때문에 천가농협에 내리니 오후 6시 41분이었습니다.
천가농협 바로 근처의 선창에서 오후 6시 49분에 출발하는 강서20번과의 여유시간은 빡빡한 게 아니라, 오히려 생각보다 많이 남더군요. 강서공영차고지 개장 이후, 520번만큼은 기존 노선 그대로 놔뒀어야 했는데 손을 대버린 부산광역시의 병맛도 크게 느껴집니다. 강서공영차고지 개장 이후 카카오버스로 운행경로들을 봤더니 진짜 너무 어이가 없어서 욕했던 기억이 있는데, 520번은 520번대로 알파이자 오메가인 하단역을 안가니 손님이 대폭 줄었고 강서20-1번은 사람 한두명 탈까 말까고... 정말 예상했던 그대로 되었으니까요. 이딴 식으로 세금 낭비를 할 거면, 차라리 순수증차를 진행하는 게 더 나을 겁니다. 정말 필요한 것에는 액션이 없고, 이상한 데서 규제하고 유난을 떠는 그 똥오줌 못 가리는 모습은 도대체 언제쯤 그만 볼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ㅅ-;;;;  아낄 걸 아껴야지 뱅신들아 박정희 대통령이 지하에서 한숨 쉬겄네
 
 

▲ 강서20번을 기다리며 찍어본 천가농협 정류장. 눌차도 입구이기도 합니다.

 

▲ 천가농협 버스정류장 표지판. 수십년 째 같은 모습이지만, 경유 노선은 제대로 나와 있습니다. 부산이 정류장 표지판 디자인을 자주 바꾸는 쓸데없는 짓은 안 하니 그건 정말로 좋은데, 그놈의 강서공영차고지가 문제라는 것이 참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여건 상 어쩔 수 없었겠지만요. -ㅅ-;;;;

 

▲ 부산신항과 다리의 영향으로 주변은 꽤 밝았지만,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 신항의 크레인은 정말 다시봐도 장관입니다. 꼭 SCV가 건물을 짓기 위해 움직이고 있을 것 같더군요. ㅋㅋ

 

▲ 눌차도로 들어가는 다리도 찍어봅니다. 정거마을에서 버스를 타고 나왔던 게 작년 이맘때였는데 1년 만에 다시 오게 되었네요. ㅎㅎ

 
 
아무튼 눌차도를 갔던 추억을 되살리며 주변을 구경하다가, 오후 6시 50분에 나타난 강서20번 버스를 탔습니다. 마을버스인데도 대형버스가 다니더군요. 오우야 ㅋㅋ
 
 

▲ 오늘의 여정은 하단역으로 나가는 이 강서20번으로 마무리됩니다. ㅋㅋ



[부산 강서20번(선창~천가농협,천가우체국,성북마을,경제자유구역청,강서소방서,신호하수처리장,르노자동차남문,퀸덤1,2단지아파트,(↔부산한솔학교,명호중고교),극동스타클래스109동,남명초교,명지새동네~하단역)][1480]  ※ 선창 1849 출발
천가농협 1850 - 성북마을 1852 - 경제자유구역청 1856 - 강서소방서 1900 - 신호하수처리장 1903 - 르노자동차남문 1905 - 명지오션시티 1911 - 두산위브아파트 1914 - 명호중고교 1915 - 부산한솔학교 1916 - 두산위브아파트 1916 - 롯데캐슬아파트 1919 - 행복마을 1922 - 낙동강철새도래지 1924 - 진동 1926 - 명지새동네 1927 - 을숙도 1932 - 하단역 1936
 
버스는 성북마을에서 손님 두어 명을 더 태우고(동선마을은 가지 않더군요) 바로 가덕도를 빠져나가기 시작합니다. 이 버스도 어찌나 빠르게 달렸는지, 천가농협에서 버스를 탄 지 달랑 6분만에 부산 본토의 경제자유구역청을 찍었을 정도였죠. 그래도 이번에는 부산신항의 야경을 어떻게든 담아보기로 하고, 겨우겨우 촬영을 성공합니다. ㅋㅋ
 
 

▲ (2장 모두) 가덕대교에서 보는 부산신항의 야경. 직접 보면 감탄사는 네 배로 나옵니다. ㅋㅋ

 
 
경제자유구역청에서 손님 두 명을 태운 버스는 곧바로 우회전을 하여 신호하수처리장까지 그야말로 논스톱으로 달립니다. 마을버스이지만 이 구간에서는 강서경찰서 말고는 정차하는 정류장이 없기 때문에(...) 신호 말고는 정말 걸리는 게 없었습니다. 하지만 신호하수처리장을 지나 르노자동차 정문에 이르니 엄청난 교통체증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 이제는 오후 7시가 넘은 시간인데도 신호대교부터 길이 밀리고 있었습니다. 이번 강서공영차고지 개장으로 인해 영신여객 노선(61번, 171번)들도 이 교통체증의 영향을 받는 것이었죠. 휴 -ㅅ-;;;

 

▲ 교통체증 한가운데에서 찍어본 명지신도시의 아파트.

 
 
하단역으로 통하는 낙동강하굿둑이 출퇴근 시간대만 되면 밀리는 것이야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으며 오늘은 이른바 "불타는 금요일"임을 감안해야 했지만, 이곳 신호대교에서도 교통체증이 있다니 정말 놀라웠습니다. 낙동강 서쪽으로도 철도가 놓여야 한다는 필요성 및 당위성이 느껴지는 장면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교통체증이 있다는 것이야말로 도시가 움직이는 증거 중 하나이므로 인구 소멸보다는 낫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그래도 천만 다행인 것은 이 버스가 명지오션시티를 경유하는 덕택에 신호대교를 건너자마자 우회전을 하였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교통체증과 잠시 작별을 고하고, 오션시티도 들어가볼 수 있었죠. 마침 명지오션시티에 이 버스의 단독구간도 있었기에 아싸 가오리입니다. ㅋㅋ
 
 

▲ 부산한솔학교로 우회전하는 버스. 124번과 이 노선만 여기에서 우회전을 하더군요.

 

▲ 부산 강서20번 마을버스의 명지오션시티 운행경로도. 빨간색이 단독 구간이며, 검은색 화살표는 하단역 방향입니다.

 
 
이 단독구간을 제외하고는 큰 굴곡 없이 버스는 잘 달려주었고, 명지오션시티를 빠져나오자마자 바로 명지새동네로 직통 후 하단역으로 바로 꽂아주었습니다. 낙동강하굿둑에서 교통체증이 있었지만, 소요시간이 참 경이롭더군요. 천가농협에서 하단역까지 50분도 안 걸려 주파한 것인데, 이걸 보니 가덕도는 520번이 아니라 강서20번의 시대가 되었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명지나 녹산이나 신호지구나 가덕도나, 하단역을 안 가는 노선버스는 거의 무조건 손님이 없어 파리 날리게 되어 있기도 했지만, 가덕도에서는 정말 이 노선을 이용하는 방법 이외에는 하단역을 빠르게 가는 방법 자체가 없었던 것이죠. 강서공영차고지 개장으로 인한 진정한 승자는 영신여객이 아닌, 녹산버스였을 거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ㅅ- ㅋ 태영운송그룹은 뼈를 주고 살을 취한 셈이다
 
※ 물론 영신여객도 명지와 신호지구 등에서 신규 수요를 찾았기에, 차고지를 옮긴 후에도 잘 나가고 있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61번이나 161번이나 171번이나 다들 옛날 신평차고지 시절에 비해 하나같이 운행거리가 너무 길어져 운전하기 힘들어졌으며, 신호대교와 낙동강하굿둑의 교통체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게 된 것 역시 부정할 수 없습니다(언급된 세 노선이 옛날보다는 잘 안 오게 된 원인들 중 하나죠). 결과적으로 영신여객은 두고두고 부담될 생각보다 큰 마이너스 요소까지 함께 떠안게 됐으니, 진정한 승자로까지 평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 이제는 리모델링 공사가 완료되었는지, 낙동강하굿둑의 모습도 달라졌습니다. 사진에 나오는 청록색 불빛은 일정 시간마다 켜지고 꺼지기를 반복하고 있어 꽤 멋진 야경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 오전 6시 이전이나 지금이나 하단역은 차들과 사람들 모두 많은 건 변한 게 없네요. -ㅅ-;; ㅋㅋ

 

▲ 이번에도 하단역에서 공식 여정은 마무리됩니다. 부산 시승기가 끝나면 하단역 사진이 매번 나오는 것 같지만, 이번에는 다른 사진으로 끝마무리를 할 생각입니다. -ㅅ- ㅋ

 

▲ 이번에는 신평 방향으로 찍어본 하단역 역명판.

 
 
[전철][환승]
[부산1호선] 하단 1942 - 신평 1945 - 장림 1951 - 다대포항 1957
 
하단역 버스정류장의 수많은 사람들을 뚫고 지하철 승강장으로 내려가니 오후 7시 42분에 다대포해수욕장행 전철이 도착하였고, 다대포항역에 내리니 15분이 지나 있었습니다. 지하철도 드리프트가 있다보니 다대포를 들어가고 나오는 시간이 꽤 걸리긴 했지만, 버스로 가야하던 시절에 비하면 진짜 혁명급입니다. 버스로 15분이면 장림동 쯤에서 깔짝대고 있었을 테니 말이죠.
 
 

▲ 아침에는 찍어보지 못했던 다대포항 역명판도 이번에 찍어줍니다. ㅋㅋ

 
 
하여간 여관에 들어가 가방을 푼 저는 바로 근처의 목욕탕으로 직행하여 목욕을 하고 나옵니다. 마침 오늘은 공연이 있는지 목욕탕 주변은 떠들썩했지만, 오늘은 3만 3천보나 걸은지라 그걸 볼 마음은 나지 않아 수박 겉핥기식으로 보고 말았습니다.
 
 

▲ (2장 모두) 때마침 공연이 있는지, 다대포의 저녁은 떠들썩했습니다. ㅋㅋ

 
 
그래도 목욕하고 나서 부산우유를 들이키니 정말 꿀맛이더군요.
이런 사람 사는 맛을 느낄 수 있으니 굳이 외국에 나가야 할 이유는 딱히 없기도 합니다. 게다가 노선버스들을 타보려고 움직이는 거지만, 겸사겸사 동네들의 특징들도 알게 되면서 결국 우리나라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이니 이만한 여행이 또 어디 있을지도 잘 모르겠구요. ㅋㅋ
 
복권을 사고 다시 여관으로 돌아온 저는 석준형과 카톡도 하고, 부모님께 전화도 드리며 시간을 보내다가 내일의 일정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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