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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이야기

경기도의 준공영제 실시 - 며칠 뒤여도 대부도 가는 건 더 편해지는 건 없다(안산 123번 시내버스)

by 회관앞 느티나무 2023. 12. 31.

https://m.dcinside.com/board/transit/670532?page=5

2024년 1월부터 경기도가 일반시내버스에도 준공영제를 실시한다고 한다. 물론 이날부터 모든 노선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단계적으로 적용대상을 늘리게 된다.

이번 2024년 1월부터 적용되는 노선 중, 안산은 30-2번과 123번이 선정되었다. 따라서 해당 글의 갤러는 123번의 운행횟수도 증가하겠지 하는 기대감에 저 글을 쓴 것이다.

하지만 저 갤러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123번은 준공영제 적용이 되더라도 운행횟수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준공영제에 따른 장점은 분명히 있으며, 운행횟수 증가도 들어가긴 한다. 하지만 이것은 민영제 시절의 운전기사 처우 및 근무여건 개선, 버스회사 지원 등으로 운전기사 충원을 유도하여, 우한 폐렴 이후 감차되었던 것을 회복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

 

따라서 준공영제는 운행횟수의 회복이 목적이지, 증가가 아니다. 준공영제는 운행횟수 증가를 무조건 보장해주는 마법같은 존재가 아니라는 말이다. 이것은 이미 준공영제를 실시중인 서울특별시 및 광역시의 시내버스들 배차간격을 노선들마다 모두 뜯어보면 알 수 있다. 아무리 경기도와는 방식이 다른 부분도 있다지만, 모든 노선이 10분 간격으로 다니고 그러지는 않는다.


안산 123번이 어떤 노선인지 살펴보면, 준공영제가 적용된다고 하여 운행횟수가 적용 전보다 대폭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명백해진다. 2023년 12월 현재, 123번은 123-1번까지 포함하여 이미 20~40분 간격으로 운행중이며, 우한 폐렴에 따른 운행횟수 대폭 감소는 있지도 않았다. 뭘 더 회복해야 한다는 것일까?

또한 123번은 준공영제 이전에도 안산시에서 엄청나게 신경쓰는 정책노선이었고 지금도 그러하며, 앞으로도 그럴 수밖에는 없다. 대부도가 주민투표를 통하여 안산 땅으로 된 이상, 안산시에서도 대부도 주민들에게 뭔가 해줘야 하는 게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주민 이동권 보장이다. 대부도에 철도가 있을 리 없으니, 당연히 시내버스에 대해 지원을 해주게 되어있는 것이다.

이것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다름아닌 123번의 수요다. 123번은 시화방조제를 달려 대부도로 들어간다는 매니아들 사이의 유명세는 있지만, 그 유명세만큼의 수요가 나오는 노선이 아니다. 주된 수요층는 새솔동~중앙역 구간 주민과 대부도 주민일 수밖에 없는데(사실 시흥 및 안산 시내 구간은 다른 노선들이 많아서 123번은 일부러 기다려 타야할 이유가 없는 버스다), 123번의 운행횟수는 증가했지만 대부도 인구는 극적인 변화가 있지도 않았다.

123번의 운행횟수는 과거 하루 6회에서 2008년에 푸르지오6차아파트로 연장되고부터 40~60분 간격, 그리고 2023년 12월 현재 20~40분 간격으로까지 늘어나 있다. 하지만 대부도의 인구가 대폭 증가된 것도 아닌데 거기가 뭐가 좋다고 20~40분 간격으로까지 버스가 다니게 되었을까???? 이게 가능한 것은 결국 안산시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지 다른 거 없다.

또한 경원여객 민 대표조차 123번의 운행대수는 절대 건드리지 않는 이유 또한 이것으로 설명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괜히 쓸데없이 건드려서 100만큼 받던 보조금을 70밖에 못 받게 되는 등 여러 불이익을 굳이 감수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중요한 사실은 안산시 입장에서도 123번을 경기도에서 실시하는 준공영제를 적용시키는 게 이득이라는 것이다. 123번은 안산시가 키우고 유지해왔다고 봐도 되는 노선인만큼 행정력 및 재정 부담이 분명히 있었을 텐데, 2024년부터는 도에서 지원을 해주겠다고 하니 당연히 얼쑤 좋다 하면서 신청할 수밖에 없었던 것. 경기도는 정책의 취지를 살릴 수 있으니 좋고, 안산시 또한 다른 분야에 보다 행정력과 재정을 집중할 수 있으니 서로 윈윈하는 바람직한 구조다.


물론 2023년 12월 현재 123번은 송산신도시 새솔동에서부터 대부도 끝 탄도까지 가는 장거리 노선인 만큼, 운전기사의 처우는 이전보다 나아지기는 할 것이다. 다만 운행횟수 증가는 크게 기대하지 않는 게 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