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버스로 떠나는 시골 여행
대중교통 이야기

중부내륙선 KTX 판교역 연장이 늦었던 이유, 코미디인 쪽은 관계 기관이 아니다

by 회관앞 느티나무 2024. 1. 17.

https://n.news.naver.com/article/047/0002414551?sid=102

'명절에도 표 남아돈다' 조롱받는 열차 [박장식의 환승센터]

허리 뚝 끊긴 '니시큐슈 신칸센', 그리고 더 어이 없는 중부내륙선 KTX 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교통, 그리고 대중교통에 대한 소식을 전합니다. 가려운 부분은 시원하게 긁어주고, 속터지는 부분은

n.news.naver.com

 
 
중부내륙선 KTX와 일본 니시큐슈 신칸센의 공통점을 언급하며 중부내륙선의 수요 및 판교역 연장이 되지 못한 점에 대해 다루는 기사다. 중부내륙선 KTX와 니시큐슈 신칸센의 공통점은 전구간이 개통되지 않아 반쪽짜리 노선이므로 수요가 적다는 것이다.
 
그런데 저 기사에서는 중부내륙선 KTX가 판교역으로의 연장 운행이 가능했음에도 그렇지 않았던 이유로 관계 기관의 무능함 탓을 하면서, 지역 정치권의 요구도 무시하는 이미지까지 덧붙이는 느낌이다. 정말로 그게 맞을까?
 
이 대목에서 필자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관계 기관의 무능함 탓이 아닌데 저게 코미디가 돼야 하나?
 
기사에서 말하는 "승강장 위에 달린 문짝", 즉 스크린도어 사이즈는 중요한 게 맞다. 물론 스크린도어를 없앤다면 KTX가 판교역으로 가는 시점이 훨씬 빨라지긴 했을 테지만... 열차 하나 들이자고 승객 안전에 있어 제일 중요한 장치인 스크린도어를 아예 없애 버린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경강선 전동차와 KTX-이음의 출입문 위치가 다르다는 사실, 판교역의 기존 스크린도어는 경강선 전철의 출입문에 맞춰져 있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이래도 스크린도어 사이즈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한다면 "그냥 나가 뒤지세요" 라고밖에 할 말이 없다.

또한 지역 정치권에서 스크린도어 설치를 요구했다고 하는데, 과연 처음부터 스크린도어 설치를 요구했을까?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에게 충주발 KTX 판교역까지 좀 가게 해달라고 그랬다가, 스크린도어 때문에 어렵다는 답이 돌아오니 스크린도어 설치를 요구했겠지.
 
 
여기까지만 보면 관계 기관인 국토교통부와 국가철도공단이 완전 개그콘서트 찍는 것 같다. 그 스크린도어 하나 어떻게 못 해서 무려 2년이나 끌었으니까.
 
하지만 경강선 전동차와 KTX-이음의 출입문 위치가 다르다는 점, 판교역의 기존 스크린도어는 경강선 전철의 출입문에 맞춰져 있었다는 점에 다시 한 번 주목해야 된다. 판교역에 KTX-이음이 들어오려면 스크린도어 역시 KTX-이음의 출입문 위치에 대응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기존에 사용하던 스크린도어와는 다른 종류로 다시 설치하는 것이 맞지 않겠는가?
 
그리하여 나온 것이 다중 슬라이드 스크린도어인데, 이 스크린도어는 2022년 하반기에야 개발 및 시험을 마쳤다. 아래 기사는 2022년 11월 30일자 기사이며, 다중 슬라이드 스크린도어 개발과 시험 관련 내용 및 스크린도어 교체 예산을 위해 국토교통부가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시도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중부내륙鐵 충주~판교 직결 가시화…스크린도어 개발 성공 < 충주 < 충북 < 기사본문 - 충청일보 (ccdailynews.com)
 

중부내륙선 KTX가 판교역을 갈 수 있었음에도 2년 동안이나 가지 못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기자가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직원은 아니니 예산 수립이나 추경 절차 및 기간에 대해 문외한일 수 있는 점은 그렇다쳐도, 아니 아직 개발되지도 않은 스크린도어는 뭐 어떻게 설치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리고 개발을 완료하더라도 각종 시험들을 거쳐 안전성도 입증되어야 설치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아닌 말로 국가철도공단이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은 스크린도어를 설치한다고 가정하면, 승객의 안전은 뒷전으로 밀려났다며 게거품을 물 것이면서 말이다. 이런 앞뒤 관계를 생각하지 않고 기사를 쓰니 관계기관의 무능함 탓이라는 소리나 할 수밖에 없지 -ㅅ-;;;

그나마 "중부내륙선 KTX가 판교역으로의 연장 운행이 늦어진 것은 관계기관의 무능함 탓이다"를 뺀다면, 니시큐슈 신칸센 이야기가 기사의 절반은 된다. 차라리 니시큐슈 신칸센 이야기만 하든가, 꼭 중부내륙선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면 "중부내륙선도 제 기능을 하려면 수서광주선이 얼른 완공이 되어야 하는데, 중부내륙선이 니시큐슈 신칸센의 전철을 밟는 것은 피할 수 없더라도 최대한 빨리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관계 기관과 정치인들이 조금만 더 노력해 주었으면 좋겠다" 식으로 내용구성을 했더라면 정말 좋았을 것이다.

 
아참
여기에서 "김포공항역 서해선 승강장에는 다중 슬라이드 스크린도어 있잖아요" 라고 봉창 두들길 독자분들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김포공항역 서해선 승강장에 다중 슬라이드 스크린도어가 설치된 것은 맞지만, 김포공항역에 서해선이 들어간 시점은 2023년 7월 1일이므로 해당 스크린도어 설치에 문제는 없었을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