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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스로 떠나는 시골 여행
대중교통 이야기

용인경전철 손해배상 판결은 옳다고 본다

by 회관앞 느티나무 2024. 2. 23.

https://n.news.naver.com/article/005/0001673971?sid=102

法 “용인경전철 실패 당시 책임자에 214억 손배 청구해야”

세금 낭비 논란이 일었던 용인경전철 사업 등을 추진한 당시 용인시장 등 책임자들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지방자치단체의 민간투자사업에서 발생한 손해에 대해 공무원들

n.news.naver.com



용인경전철은 노선 선정부터 말이 많았었다.
그리고 실제로 실패를 하고야 말았고 전국에 대서특필도 되었었다. 대서특필까지 된 이유는 적자가 컸던 것도 있지만 예측된 실패였음에도 건설 및 운행이 강행됐으며, 실제로 실패를 했기 때문이지 다른 것 없다. 사회는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하다는 것으로 돌아가니, 이것 역시 똑같은 잣대로 평가하는 것이 맞지 않겠는가?

2024년 2월 현재의 용인경전철은 개통 초기와는 달리 나름대로 이용 승객이 늘어서, 큰 실패로 대서특필된 노선 치고는 그럭저럭 무난하게 굴러가고는 있다. 하지만 여전히 1칸짜리로만 다니고 있는 것을 보면 수요는 딱 거기까지라는 소리라서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다.

사실 필자도 용인 버스들을 타면서 경전철을 많이 이용하긴 했지만, 용인의 교통체증과 더불어 버스는 신호에 자꾸 걸려서 소요시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 시간 맞춰 터미널까지 가기가 어렵다는 태생적인 한계 때문이었을 뿐이다(경전철이 정시성은 좋긴 좋다). 절대 경전철이 편리해서 이용한 게 아니었던 것. 오히려 필자가 용인터미널로 간답시고 종종 내렸던 운동장,송담대역(2024년 2월 현재 용인중앙시장역)의 경우 버스로 갈아타려면 좁은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이 제일 빠르다는 애로사항이 있었다.

따라서 용인경전철은 예산 낭비가 맞고, 위 기사에 나온 판결 역시 정당한 판결이라고 본다. 현재 필요하지 않거나 적합하지 않은 사업들, 이른바 "선심성 사업"이나 "전시행정" 같은 것이 벌어지는 원인들 대부분은 정치인들에게 있기 때문이다. 나는 지역이 어떻게 되든 재정이 어떻게 되든 그런 건 모르겠고, 그저 치적이나 대충 쌓고 다음 선거 때도 당선돼서 또 해먹어야지 하는 생각이 깔려 있으니까. 이렇게 되면 주민들만 불편해지고 공무원들만 욕 먹는데, 정치인들로부터 비롯된 그런 선심성 사업이나 전시행정을 견제할 방법은 선거를 통해 떨어뜨리는 것 말고는 그동안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선거에서 또 당선되면 사실상 방법이 없기도 하고.
 
공무원들도 잘못이 없지 않냐고?
시장이나 군수는 공무원 아니냐고?
 
물론 고위 공무원이 정치인들 하는 것마냥 똥이나 싸지르는 경우도 분명 있고, 이건 욕 먹어도 싸다. 하지만 아무리 지역에서 고위 공무원이라도, 의원 등 정치인 앞에서는 갑이 아니라 을이다. 또한 시장이나 군수는 공무원으로 분류는 될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전직 의원 등 정치인이 선거를 통해 선출 및 임명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지역이 됐든 중앙이 됐든, 이들이 정계에 연줄이 과연 단 1g도 없을까? 
 
 
 
'용인경전철 시장, 연구원 214억 배상' 판결의 의미 - 모노레일 마이너 갤러리 (dcinside.com)
 
참으로 놀라운 글이다.
저 용인경전철 판결에 대해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니 말이다. 연구원들이 타당성 조사나 수요 예측을 더 빡세게 하니까 신규 사업은 없다고 보면 된다는데, 이게 맞냐?
 
연구원들은 "이러이러한 사업에 대해 타당성 조사 또는 수요예측을 해달라" 고 지시를 받고, 그 결과를 내놓는 일을 할 것이다. 그런데 타당성 조사도 조사해야 할 사업이 있어야 조사를 하든말든 할 것이고, 수요 예측도 예측을 해야 할 사업이 있어야 하든지 말든지 할 거 아닌가?
 
만약 타당성 조사나 수요예측을 해야 할 사업도 연구원이 생각해낸다고 가정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야말로 연구원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는 거다. 하지만 저런 사업 진행 절차들만 대충 보더라도 연구원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는 것은 불가능하며, 허락되지도 않을 거라는 정도는 알 수 있다. 연구기관 종사자가 아닌 필자가 보더라도 아주 쉽게 말이다.

그리고 연구원이 무슨 일개 국민의 말에 움직이는 것도 아니니 지시하는 쪽은 따로 있을 수밖에 없다. 틀린 지시로 인해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온다면 지시한 쪽을 족쳐야 되는 것이며, 연구원에 대해서는 그 틀린 지시를 내린 쪽과 한마음 한뜻으로 움직였는지 아닌지 확인하여 동조를 했을 경우에만 같이 족쳐버리는 게 맞는 것이다. 과연 지시하는 쪽은 누구일까?
 
 
또한 연구원들이 타당성 조사나 수요 예측을 더 철저하게 한다면 오히려 좋다.
예산이 무슨 도깨비 방망이도 아니고, 무한정 솟아나는 무안단물이냐?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 하고 있게. 그런 도구 있으면 소원이 없겠네. 예산을 무조건 아끼려고 하는 게 좋은 것은 아니지만, 저렇게 쓸데없는 사업 벌여서 예산을 낭비할 거라면 차라리 아무것도 안 해서 나가는 예산도 없는 게 더 낫다.

저 판결 자체가 선심성 사업이나 전시행정 같은 쓸데없는 짓 해서 예산 낭비하지 마라는 소리다. 경전철을 추진했던 시장, 즉 정치인 쪽에 책임이 있으니 배상을 하라는 것이잖은가. 연구원은 저런 예산낭비 사업에 동조한 죄로 함께 손해배상 처분을 받은 것이고 말이다.
 
궁극적으로는 앞뒤 재지도 않고 사업들을 막 지르는 것이 아니라, 보다 지역에 필요한 사업을 생각하고 추진하게 되는 판결이 될 것이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