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역에 시간표를 알아볼 필요성이 생겨 느지막이 오산으로 가보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안산터미널에서 오후 4시 10분에 출발하는 경북고속 의성 행 직행버스에 4200원을 주고 승차합니다.
사실 안산에서 오산은 여러모로 좀 애매한 거리라서 원래대로라면 수원에서 전철 타고 내려가는 것을 택할 저였지만, 오늘은 출발시간도 늦었고 오산역 근처만 한번 갔다오면 되는거라 이참에 시외버스를 한번 타보기로 했던 겁니다. 여기서는 직행버스를 타고 오산을 가게 되면 경상도 방면 버스를 타게 되는 구조였으며 수원터미널을 한번 정차한 다음 오산으로 간다는 것, 의성 행 직행버스의 최종 목적지는 안동이었으나 안산에서는 그걸 알 수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수원에 가서 안동 판대기를 걸더군요).
버스는 수인산업도로를 통해 바로 수원역으로 질러갔는데, 수원역 앞을 그대로 경유하더군요. 이곳은 자동차 반, 사람 반으로 바글바글거리는 곳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아는 저였기에 시간이 늘어지는 것은 아닌가 걱정했지만, 다행히 길이 크게 밀리는 것 없이 수원역을 무사히 빠져나와 수원터미널에 진입합니다. 여기까지 30분밖에 안 걸렸으니, 자동차와 별반 다를 것 없는 속도로 온 셈이었습니다.
수원터미널에서의 출발시간은 오후 4시 50분이었으므로 10분 정도 대기하다 출발하게 되었고, 다시 20분 뒤인 오후 5시 10분에 오산터미널에 저를 내려주었습니다. 경상도에 갈 것도 아닌데 경북고속 버스를 타게 되니 뭔가 묘한 것은 어쩔 수 없었죠.
제가 타고 왔던 버스는 승하차를 끝내자마자 구미를 향해 출발해 버립니다.
시외버스에서 내릴 때는 이전과 별반 다를 게 없는 모습이었지만, 밖으로 나와보니 오산역 앞은 환승센터 공사로 인해 주변이 온통 공사판이었습니다. 사실 오산역 앞은 수많은 시내버스들도 그렇지만 시외버스들도 들락거리는 곳이라 버스 이용 시 위험한 부분이 있었는데, 그런 문제들이 해결되었으면 하는 기대를 가져보게 되더군요.
아무튼 오산역 주변을 슬슬 둘러보며 시간표를 탐색해 봅니다. 시간표가 붙어있는 곳은 기존에도 있었던, 오산역 국민은행 정류장 근처 가게들뿐이었지만 어쨌든 여기에 다시 가보니 시간표들이 있었습니다. 제가 제일 궁금해한 오산교통 21, 22번 시간표도 마찬가지였지요. 하지만 화성운수 78, 79번 시간표는 여전히 안개 속이더군요. 결국 78번 시간표는 화랑님과의 톡에서 찾아냈고, 79번 시간표는 회사에 전화를 걸어 해결하게 됩니다. 그래도 화성운수는 이것저것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쿨하게 시간표를 알려주니 이 점은 정말 마음에 들더군요. ㅎㅎ 그리고 이때 얻은 79번 시간표는 2달 후, 생각외의 일로 활용이 되는데...
여기서부터는 시승일 당시 오산역 국민은행 버스정류장 인근에 붙어있던 시간표들입니다.
2016년 7월 26일에 촬영된 것이므로 2018년 9월 현재는 틀린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니 한 시간도 금방 지나갑니다. 오후 6시 5분에 21번이 있었던 겁니다.
아까 알아낸 시간표는 오산 출발시간이었지 발안 출발시간이 아니었기에 혹시 차 내에 시간표가 있는가 보니 정말 있더군요. 하지만 이미 기사아저씨가 운전석에 앉아있었고, 일부러 이걸 타면서 기회를 노렸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시간표를 찍는 데에는 실패하고 맙니다.
사실 이거 그대로 타고 발안 가서 집으로 가도 되었지만, 용소리 경유는 타 본 적이 있었던지라 상두리 경유로 가보고 싶어서 오산시내를 빠져나가기 직전인 성모병원에서 미련없이 내렸죠. 그런데 국민은행을 출발하여 오산역 갔다오고 좌회전 신호도 두 번 받다보니 그 작디작은 오산시내에서만 20분 가까운 시간이 걸리고 맙니다.
시내구간이 그렇게 긴 것도 아닌데 지나가는 데만 20분이나 걸릴 수 있다니 입이 벌어질 지경입니다. 이래서야 버스들이 제 시간에 운행을 할 수나 있을런지;;; 오산교통도 참 애로사항 많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7년 전에 만났던 3-2번 기사아저씨의 말씀도 아직 생각이 나네요. "오산 여기 사람들 아무렇지도 않게 무단횡단을 해서 운전하기 힘들다" 는...;;;
그야말로 좁디좁은 시내에 교통량이 많아져서 생기는 문제점은 다 보여주고 있는 것 같더군요. 시간표 안내만 답이 없는 게 아니었던 겁니다.
성모병원에 내린 저는 길을 건너 다시 국민은행으로 걸어가 봅니다. 지금같은 시간대에는 차라리 걷는 게 빠를 지경이었으며, 단 5분도 안 걸려 국민은행으로 돌아오니 상두리 경유하여 발안으로 가는 22번이 이미 와서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상두리 경유는 타보려고 했지만 시간이 안 맞아서 못 타곤 했었는데, 오늘을 기회로 해결이 됩니다. ㅋㅋ
하지만 이 차에는 시간표가 없었습니다. 예비차를 끌고와서 그런 건지, 뽑은 지 얼마 안 된 새 차여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차내에 시간표가 없으니 정말 황당하기 짝이 없네요. 사실 화성시가 악명이 높아서 그렇지, 오산도 시청 홈페이지에서 시간표 찾기가 쉽지 않고 처참하기 짝이 없었는데 이를 어째야 할지 좀 막막함이 밀려옵니다. 발안은 뭐 말을 말아야 할 수준(...)이니 도대체 뭐 어떻게 타라는 건지...-ㅅ-;;;
아무튼 오후 6시 35분이 되자 22번은 출발합니다. 시간표보다 5분 조발을 했지만, 오산역을 찍고 다시 오는데만 5분 넘게 걸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던 듯 싶었네요. 그리고 이번에도 정말 경이적인 소요시간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오산역을 찍고 국민은행 건너편으로 다시 오는데만 7분이 걸렸고 성모병원을 지나 오산시내를 탈출하기까지는 진짜 20분이나 걸리고 말았습니다. 멀리 돌아서 가느라 그만큼의 시간이 걸린 것이면 모르겠는데 그것도 아니니 참 대단하다는 생각만 들더군요(...).
오산시내를 벗어나서도, 내리는 사람들이 좀 있었던 탓에 버스는 제 속도을 내지 못하다가 신동아아파트를 지나서야 속도를 내기 시작합니다. 악몽과도 같았던 곳을 벗어나니 좀 살만하다 싶었네요. 하지만 부처내에 이르니 오산 방향은 수많은 차량들로 몸살을 앓고 있었습니다.
이전에도 간간히 밀리던 길이었지만 고속도로 뚫리니, 밀리는 시간대에는 어김없이 교통체증이 확정인 수준이더군요. 고속도로 인터체인지가 바로 근처에 하나 뚫린 후로 여기는 엄청난 헬게이트가 되어버렸는데, 시흥시에서 소사역 나가는 길 밀리는 것보다 더한 수준인 느낌이었습니다. 시흥시 거긴 길이라도 넓지, 여긴 왕복 2차로 도로가 고작이니 -ㅅ-;;
그나마 22번은 송산리 경유였기 때문에, 부처내에서 좌회전을 하여 다른 길로 샜던 것이 불행 중 다행입니다.
송산리 구간은 왕복 2차로 길이었지만 은근히 길에 언덕이 있어 운전하기가 그리 좋지는 않아 보였습니다. 그래도 타고 내리는 손님들이 간간히 있었던 점은 다행이었고, 사창사거리에 이르니 경기도사격장으로 들어가는 길도 보입니다. 경기도 버스정보시스템 및 포털 지도에는 나오지 않지만, 79번이 저 길로 들어가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ㅎㅎ
때마침 지금 버스에서 내려 사격장으로 걸어들어가면 79번 막차와도 시간이 맞았습니다.
하지만 이걸 타면 귀가시간이 늦어지기도 하고, 상두리도 못 들어가보게 되기 때문에 아쉽지만 79번은 포기하기로 합니다. 그리고 오히려 이 선택이 옳았다는 결과가 나오게 되는데...
용소리 들어가는 길과 갈라지는 지점부터는 21번과 같은 길을 달려 양감으로 들어갔고, 오산에서 탔던 손님들은 대부분 여기에서 내리더군요. 화성시에서 제일 구석에 있고 가기도 불편한 양감도 오랫만에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화성시의 다른 읍면들은 시외로 나가는 버스라도 많지, 양감 여기는 발안에서 오산을 오가는 오산교통 버스들이 전부인데다 그마저도 배차간격이 1시간을 넘어가고, 오산교통 외의 노선들은 운행횟수가 더 처참하기 때문에(...) 진짜 버림받은 곳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입니다. 아무리 화성시에 대해 잘 알더라도, 양감이라는 곳이 있다는 걸 한번에 떠올릴 분들 역시 그리 많지 않기까지 할 것이 뻔하다보니 더더욱 그랬습니다. 휴;;;;
그나마 오늘은 여기 내리는 게 아니라는 점이 위안이 되네요. 양감 그리고 대양1리를 지나니 버스는 큰길을 버리고 우회전 틀어 들어갑니다. 드디어 상두리를 경유하는 것이죠. 처음에는 왕복 2차로였으나 금방 1차로 길로 바뀌더군요. 이야~~
길이 쩔어서, 오늘 이거 못 탔으면 어쨌을까 싶은 생각마저 듭니다.
※ 상두리 구간은 동영상으로 남겨두었는데, 잡음이 심해서 지워야 했다는 아쉬움이 남네요...
상두리 구간을 벗어나니 향남2지구 부영아파트가 나옵니다. 이전에는 경진여객 33-1번이 들락거리는 발안농협 직전에까지 와서야 양감 이정표 따라 좌회전을 틀어 들어갔었는데, 향남 2지구가 개발 완료되어 노선이 바뀐 게 아닌가 싶었죠. 그나마 쭉 직진하니 금방 홈플러스가 나오긴 했으나, 옛날과는 달라진 운행경로 때문에 헷갈리는 건 어쩔 수 없더군요. 이건 지도를 보면서 좀 더 숙지를 해야 할 부분 같습니다. ㅎㅎ;;;
이후로는 340-1번과 똑같은 경로로 바다마트에 갈 것은 너무나 뻔한 일이었기에, 저는 오후 7시 40분에 홈플러스에서 바로 하차합니다. 여기서 340-1번을 타면 바다마트에서 자리전쟁을 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죠.
340-1번은 배차간격이 30분이었지만 앞차가 출발한 지 꽤 시간이 지났으므로 10분만 기다리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진짜로 10분 남짓 기다리니 340-1번이 와서 얼른 이걸 타고 귀갓길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21, 22번 발안 출발 시간은 여전히 미궁 속에 있게 되었지만, 그래도 오늘은 시간표들도 대부분 얻고 별로 걷지도 않고 동네 구경들도 하고, 이만하면 꽤 좋은 소득을 거둔 시승이었던 것 같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버스 기행문 > 2016년~2017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6년 10월 4일 - 아름다운 저녁노을과 함께한 남양, 영흥도 방문기 (0) | 2022.09.13 |
---|---|
2016년 9월 27일 - 재결합, 그리고 이어진 화성운수 79번 시승기 (0) | 2022.09.13 |
2016년 7월 13일 - 전곡항 스타렉스, 악연의 노선을 해결한 조암 졸업 시승기 (0) | 2022.09.13 |
2016년 6월 30일 - 흥안님과 함께한 경기북부 간단한 시승 (0) | 2022.09.13 |
2016년 6월 29일 - 오랜만에 가는 사강과 조암, 악연의 노선을 두고 삽질을 하다 (0) | 2022.09.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