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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스로 떠나는 시골 여행
버스 기행문/2011년~2015년

2012년 9월 15일 - 전화위복, 그리고 삑사리의 이천 시승(능북을 해결하다)

by 회관앞 느티나무 2022. 10. 7.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강릉 쪽으로 가다보면 매우 낯익은 장소를 만나게 됩니다. 다름아닌 호법분기점이죠.
여러분들도 다 아시다시피 영동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가 만나는 이 호법분기점은 방송 등에 자주 나와서 그렇게 낯선 곳이 아닙니다. 도로 정체 등 교통상황 방송이나 고속도로에 있는 교통상황 안내 전광판에 주로 나오는 게 문제지만요. 이 분기점은 이천시 호법면에 있다 하여 호법분기점이 되었는데, 오늘 저는 이 호법면에 속한 동네들을 가보게 되었죠.

 

오전 8시 30분에 충주 행 직행버스를 탔는데 오늘따라 출발하고서부터 길이 밀리는 바람에, 하이닉스에는 오전 10시가 되어서야 도착을 하게 됐습니다. 원래 1시간 10분 정도면 가는데 -ㅅ-;;; 그렇지만 직행버스마저 덕평IC를 빠져나와 국도로 우회하여 하이닉스를 갈 정도로 고속도로가 밀리는 상황이라 정말 어떻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천 행 버스를 타도 됐지만, 하이닉스에서 터미널까지 소요시간도 재볼 겸 일부러 하이닉스로 갔던 것인데, 이게 독이 되어버렸습니다.

 

이천에서 오전 10시에 출발하는 25번을 타고 대포동으로 갔다가 송갈리로 걸어갈 계획이었지만, 상황이 이렇다보니 저는 태평리를 출발했던 시내버스에 올라 이천터미널로 와야 했습니다. 시내를 안 돌고 막바로 터미널로 가다보니 10분정도만에 가지더군요. ㅋㅋ

 

계획이 본의아니게 초반부터 어그러지는 바람에, 저는 내촌리와 백우리를 탔다가 이천으로 돌아와 동산리 차를 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오전 10시 40분이 되었지만 이놈의 버스가 올 생각을 않네요. 그로부터 3분 뒤에서야 내촌리 행선판 꽂은 로얄미디가 등장은 했는데, 이 버스가 초장부터 늦더니 갈 때도 가는 둥 마는 둥 느릿느릿합니다. 상활리 때야 노선이 짧은 편이어서 이해를 했지만, 내촌리는 이거 뭐임? -ㅅ-;;;


백사중학교와 조읍1리를 찍고 도지리 8번 종점을 지나간 버스는 좌회전을 하는데, 금성리가 처음에는 2차로더니 쩌는 1차로로 변하더군요. 석준형이 양으로 승부하는 내촌리라고 했었는데 과연 명불허전이었죠. 지도 없으면 이게 어디로 가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을 정도로, 들쑤시는 게 장난이 아닙니다. ㅋㅋ

 

 

▲ 아직 남아있던 금성리의 1차로. 석준형의 말대로 절반은 2차로였지만 나머지는 그대로 남았더군요.

 

 

게다가 내촌리 종점 들어가면서 보니까 진짜 광릉수목원 필이 나네요. 정말 하나하나 전부 다 들어맞는 게 신기합니다 ㅋㅋ 이렇게 좋은 노선들을 알려준 그분과 석준형에게도 감사 인사를 드린당께요.

 

 

▲ 내촌리 종점으로 들어가는 길. 수목원 가는 길 같더군요. 명진여객 21번 안 부럽습니다. ㅋㅋ

 

▲ 내촌리 버스종점.

 

▲ 내촌리 종점에 있던, 고즈넉한 정자의 모습.

 

 

내촌리 종점에 도착하니 오전 11시 21분이었고, 버스는 제가 내리자 마자 바로 돌아나가버립니다. 이제 백우리에서 나온 버스를 타야 해서 우곡리를 향해 뛰는데, 아까부터 어플을 계속 돌려보니 백우리 노선이 생각외로 너무나 가까이 와서 시간 여유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우곡리 정류장이 저만치 보이는 지점에 오니 백우리행 버스가 이미 도착하였고, 제 눈앞에서 어이없이 떠나버립니다. -ㅅ-;;;

 

생각해 보니 저게 지금은 백우리까지만 갈 텐데, 뭐 저렇게 빨리 가지?  백우리 차 타면 무조건 현방리는 다 가나?
그래도 시간표를 다시 확인해보니 지금은 백우리라고만 적혀 있었으므로 저게 현방리까지 가는 것은 아닐 것 같았지만, 백우리 차를 이용해서 현방리를 간다는 건 일단 버스를 놓쳐버렸으므로 언감생심 불가능했습니다.

 

 

▲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 내촌리.

 

▲ 우곡리 버스정류장. 아 내촌리 차가 조금만 빨리 갔어도 ㅜㅜ

 

 

아무래도 이천까지 시간이 모자랄 것 같아 모전리까지 히치를 해볼까 했지만 그것도 마음대로 되지는 않았고, 결국 오전 11시 50분에 백우리를 출발하여 다시 되돌아온 이천 행 버스에 승차합니다. 환승시간이 끝나 1100원 새로 찍혔고, 왕복2차로 도로를 따라 도지리 8번 종점을 지나 모전리로 나오게 되었죠. 처음엔 기사아저씨가 스팀팩이라도 쓰셨나 싶었지만, 막상 타보니 백우리 차가 빨리 온 이유가 있었습니다. 내촌리는 금성마을을 지나는 덕에 백우리에 비하면 돌아가는 노선이라 그런 거더군요. 일단 다시 이천으로 나가기는 하는데, 이제 한가지 큰 문제가 생겼습니다. 과연 이천에서 오후 12시 10분에 있는 동산리 차를 탈 수 있을 것인가?

 

모전리에 오니 12시가 되었고 여기까진 좋았는데, 곧 큰 난관에 부닥치고 맙니다. 모전현대아파트에서 사람들이 우르르 타더니 증포동에서도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버스에 몰리는 겁니다. 으악;;;  설상가상으로 아주머니 한 분 증포동 대우아파트에서 급히 내리다 길바닥에 넘어지는 일도 생겼죠. -ㅅ-;;;  아무리 늦어도 오후 12시 12분 전까진 관고동 근처에 있어야 되는데 결국 못 타나? 제발 빨리 가달라고 속으로 빌었습니다.

 

버스는 오후 12시 12분에 가까스로 우리은행에 도착했고, 저는 우리은행에 내리자마자 제일은행을 향해 전력질주를 했습니다. 이제 제게 남은 수단은 정말 그 방법 딱 하나밖에 없었고, 이것마저 성공하지 못하면 동산리 차는 오늘 영영 놓치게 되어 오늘 코스에 상당한 차질이 생기게 됩니다.

 

숨차는 걸 뒤로하고 제일은행, 이천터미널 정류장에 도착하니 동산리 차는 3분 있으면 온다고 하더군요. 어플을 돌려봐도 마찬가지였죠. 호법면 방향 버스는 바로 호법으로 가지 않고 시내를 한 바퀴 도는데, 시내구간 마지막 정류장인 제일은행에 오기까지 생각보다 시간이 꽤 걸린다는 점에 착안한 수가 먹혀서 진짜 다행이었습니다. 곧 도착안내기에 22-2번이 도착한다는 안내가 뜨고, 오후 12시 22분에 동산리 차가 도착합니다. 숨을 고르며 이 차에 환승 찍고 승차를 하는데, 가만보니 아까 내촌리 차랑 같은 차네요. 이런 -ㅅ-;;;

 

 

호법 가는 차는 어떻게 가나 지켜보고 있으니 제일은행에서 바로 직진을 해 버리더군요. 그리고는 유산리를 지나 내려가나 싶더니... 응?  3번 가는 큰길 따라 안고니삼거리를 지나 안평2리까지 가서 좌회전을 해 버리는 겁니다. 안평리의 1차로는 쩔었는데, 방금 지났던 안고니삼거리로 다시 나와 안평1리로 들어가더군요.

 

안평2리를 나와 다리를 건너던 중 오른편에 울타리로 막혀 있는 꽤 쩌는 길이 하나 보였는데 아주머니들께서 저기 아직 공사 중이야?? 하면서 수군댑니다. 아...공사 중이라 저 길로 원래 가야 하는데 안 가는거구나 싶더군요. 즉, 원래 노선대로라면 안평2리를 찍고 바로 1차로 길 따라 안평1리로 가버리기 때문에 안고니 삼거리는 두 번 경유하지 않는 겁니다. 공사 끝나는 대로 나중에 기회되면 또 타봐야 할 듯  -ㅅ-;;;

 

아무튼 안평2리와 1리 모두 쩌는 편이었습니다(안평리 경유하면 상당히 좋군요 ㅋㅋㅋ). 지금 시간은 이천으로 갈 때 안평리를 경유한다고 했었는데, 동산리 가면서 이렇게 가는 줄은 미처 몰랐던 터라 이게 바로 안평리 경유인가 하고 좀 어리벙벙해 집니다.

 

 

▲ 안평2리의 1차로.

 

▲ 안평1리를 지나 후안리로 가는 길. 호법분기점이 멀리 보입니다.

 

▲ 호법면사무소가 있는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후안리의 모습. 여기는 호법면 각 마을로 가는 버스들이 모두 모이는 곳이라 40~50분 간격정도로 버스가 다닙니다. 후안리 적힌 차 타면 OK이죠.

 

 

안평리를 지나자 곧 호법면사무소가 등장하고 여기서 그나마 꽤 타고 있던 승객들 대부분이 싹 내리는데, 말로만 듣던 호법이 여기였구나 하고 확인을 해 두니 버스는 곧 송갈리 들어가는 길목을 지나갑니다. 그런데 송갈리로 들어가는 길은 확장이 되어 있더군요. 송갈리가 현 이명박 대통령의 선산이 있는 데라고 하더만, 대통령의 입김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아무래도 송갈리 들어가는 길의 대부분은 확장되었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아 직행버스만 안 늦었어도 그쪽 들어가는 버스 타보는건데, 오늘따라 이곳저곳에서 길이 밀린 탓에 상당히 늦어버려 아쉬움이 남습니다. -ㅅ-;;


후안2리, 즉 동산리 입구에서 좌회전을 하니 쩌는 길이 펼쳐지고 버스가 드디어 동산리 쪽으로 들어가는데, 가만보니 버스가 주박리를 먼저 가더군요. 동산리부터 간다고 되어 있던 게 그새 바뀌었나 봅니다. 게다가 동산1리 마을회관이 종점이었는데 출발시간도 오후 12시 55분이 아니라 오후 12시 50분에 출발이었죠.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버스가 매곡초등학교로는 가질 않네요. 아....이건 또 뭐야 이거?

 

일단 동산1리를 찍고 동산리 입구에 다시 내리면서 석준형에게 이 이야기들을 하니 동산리 노선 중 매곡초등학교 경유하는 코스는 없어졌다고 합니다. -ㅅ-;; 동산리 차가 더 이상 매곡초등학교로는 안 간다는 게 참 아쉬웠지만, 그래도 다음 타자인 작촌리 행 버스를 기다리면서 생각해 보니 전화위복이었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죠. 만약 처음 코스대로 착착 진행되었더라면 송갈리 다음에 매곡리,양지병원 차를 탈 것이었는데, 하차지점을 매곡초등학교로 잡았기 때문입니다. 종점에서 시간이 남는다 싶으면 왕복도 하고, 동산리 차 오기까지 시간이 남는다 싶으면 꼭 매곡초등학교가 아니라도 동산리 입구 가기 전에 내렸겠죠. 동산리 다 찍고 후안리로 가기 위해서였는데, 진짜 그렇게 내렸으면 동산리 노선은 날리는 거였습니다. -ㅅ-;;;

 

참, 동산리 노선은 예상과 달리 주박리부터 가서 좀 이상하긴 했지만 정말 대박이었습니다. 노선 자체가 주박리와 동산리를 순환하는 형태여서 굳이 종점에 안 내려도 된다는 점이 더더욱 좋았습니다. 대신 동산리 입구에 내리면서 눈칫밥을 먹어야 할 지는 모르겠지만요. -ㅅ-;;

 

 

▲ 동산리로 Go!

 

▲ 주박리의 1차로.

 

▲ (2장 모두) 주박리를 지난 뒤, 동산리로 향하는 중입니다. 이런 길을 버스가 가다니....와;;;

 

▲ 사진에 보이는 녹슨 다리를 통해 동산1리로 갑니다. ㅋㅋ

 

▲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 동산1리 마을회관.

 

▲ 동산1리 종점입니다. 출발시간까지 그리 많이 남은 게 아니라서 이곳 주변만 보고 나와야 했던 게 아쉬웠습니다. 잘 보면, 강아지와 놀고 계시는 기사님 모습도 살짝 보입니다. ㅋ

 

 

아무튼 동산리 차는 더 이상 매곡초등학교로 안 가는 덕에 동산리 입구에서 하차를 하게 됐는데, 슬슬 배가 고파져서 아까 터미널에서 샀던 아침햇살 한 병 들이킵니다. 쌀음료라 그런지 은근히 배고픔에 도움이 되더군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막걸리와 색깔이 좀 비슷했습니다. -ㅅ- ㅋ

가짜 막걸리(?) 들이키고 15분쯤 버스 기다리니 작촌 행선판을 단 로얄시티 하나가 나타나서 환승 찍으며 승차합니다. 코스표를 슬쩍 보니 과연 아까 도립리를 뛰었던 차였는데, 이번 작촌 차는 종점 가면 시간이 남을 것인가? 하는 궁금증이 생깁니다.

 

매곡초등학교와 유네스코 영어마을을 지난 버스는 매곡1리에서 우회전을 하여 마을 안으로 들어가는데, 여기도 1차로였습니다. 얼마 되지 않는 1차로였긴 했지만 그래도 재미있었고, 작촌 차도 여기를 가는 덕에 중복노선도 제낄 수 있어서 기분 정말 나이스였습니다(그냥 매곡리와 작촌 차만 여길 온다고 합니다).

 

 

▲ 동산리 노선이 매곡초등학교 경유할 시절엔 저 길도 분명히 갔을 텐데 싶더군요.

 

▲ 작촌 차도 과연 여기를 가더군요. 긴 편은 아니었지만 재미있어요 ㅋㅋ

 

▲ 매곡1리 종점. 대형차인 로얄시티다보니 회차하기가 조금 빡셌습니다.

 

▲ 작촌 노선도 숲길을 달리더군요. ㅎㅎ  매곡리에서 이평리로 넘어가는 길이었는데, 가을이 되면 단풍 터널을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게다가 이평리로 넘어가는 야트막한 언덕길도 숲길 비슷한 느낌이 났고 마장면사무소 지나 별안간 좌회전 틀어 펼쳐진 작촌리 들어가는 길도 정말 쩔더군요. ㅎㅎ


처음에 탈 때는 오우 금방 가겠구먼 했는데, 막상 오천 오니 벌써 오후 1시 40분입니다. 이거 쉬는 시간도 없겠다 싶은 느낌이 슬슬 드는데 과연 작촌리 종점 오니 1분이 늦습니다. 종점은 마을회관 앞 가게 비슷한 곳이었는데 종점 오자마자 바로 사람 세 명 태우고 다시 돌아 나가는데, 이걸 걸어 나가자면 꽤 거리가 있더군요. 나가면서 동영상도 하나 찍고, 마장면사무소에 하차합니다. 왕복 태워 주신 기사님 감사합니다. ㅎㅎ

 

 

▲ 왠지 모르게 저길 지나면 다른 세계로 가버릴 듯한 작촌리 초입 굴다리. 처음에는 무슨 전차 방어시설인줄 알았습니다(연천이나 파주 같은 데 가면 길 양쪽에 보이는 크고 네모난 그것...-ㅅ-).

 

▲ 기막히게 쩌는 작촌리의 1차로. 끝장을 보는 듯 계속 앞으로 가는군요. ㅋㅋ

 

▲ 작촌리에서 오천으로 나가면서 찍어본 동영상. ㅋㅋ

 

 

이번에는 오후 1시 50분에 백암을 출발한 곤지암행 버스를 탈 차례인데, 백암에서 오천까지는 15~20분 정도 걸립니다. 이번에는 버스가 오후 2시 10분 약간 좀 안 되어 나타났는데 차량을 보니, 버갤에도 언급되었던 그 오늘내일한다는 1400호 로얄스타였습니다. 하지만 이건 제게 중요치 않았고, 일단 버스에 타기 전에 기사아저씨께 가마골 들어가냐고 질문부터 드렸습니다.


5월 1일에 곤지암을 갔을 때 알게 됐던 사실인데, 가마골 진입로 공사 때문에 버스가 가마골로 안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4월 초쯤부터 공사를 한다고 들었는데 한두 달이면 금방 끝나겠지 싶어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었으나, 막상 가마골 그 쩌는 길도 볼 겸 거기 가려니(거기 사는 사람도 아닌 주제에 ㅋㅋ) 공사 끝났는지 여부를 모르니 슬슬 불안해집니다. 그런데 정말 안타깝게도 기사아저씨께서 아직 도로 포장이 안 됐다며 가마골은 못 들어간다고 하시는 바람에, 울며 겨자먹기로 가마골은 포기해야 했으며 눈물을 머금고 곤지암행 버스를 그냥 보내야 했습니다. 그냥 닥치고 버스 탔다가 가마골 안 가면 정말 대책이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용인에서 오후 2시 30분에 출발할 각평리,목리 경유 3번을 기다리는 수밖에는 방법이 없었죠. 차 시간이 많이 남으니 근처 중국집에서 짜장면으로 점심 해결을 합니다(관리나 식금리에서 여기 짜장면 시켜도 다 간다고 합니다. 정말 대한민국에서 독도 같은 곳 말고는 중국집 배달이 어디든지 다 된다는 말이 거짓이 아닌 모양인데, 정말 신기합니다 ㅋㅋ).

 

 

▲ 어쩔 수 없이 보내야만 했던 곤지암행 버스. 노선은 참 좋은데 길 공사 때문에 타질 못하니 안습이었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정류장에서 12번과 3번, 그리고 103번 목격하며 시간을 보낸 끝에 오후 3시 13분이 되어 도착한 각평리,목리 경유 3번에 승차합니다. NEW BS 신차였는데 가만보니 이제는 3번이 전부 다 신차로 바뀐 듯 하네요. 오천을 지나 곧 각평리 입구에 도달한 버스. 특별히 행선판이 없었지만 여기서 우회전을 하여 각평리 들어가네요. 스테츠칩텍 코리아 입구를 지나 꽤 들어가더니 각평리 쪽으로 좌회전을 하는데, 오우 꽤 쩌는 1차로 길이 저를 반깁니다.

 

 

▲ 하루 한 번이지만 경남여객 3번도 1차로 길을 달립니다. 과연 어디까지 갈 것인가?

 

 

버스는 예상대로 각평리 마을회관에서 차를 돌리는데, 회차지가 넓은 편이 아니어서인지 두어번 정도 전진과 후진을 반복한 끝에 겨우 빠져나옵니다. 가는 걸 보니 이천에서 있는 각평리 저녁 차와는 종점이 다를 것 같았는데, 목리도 그렇고 각평리도 그렇고 정말 버스편이 이토록 적은 게 이상합니다. 버스 횟수나 시간대면에서 정말 막장가도를 달리는 동네들 중 하나가 아닐까 싶네요.

 

 

▲ 각평리 마을회관 종점입니다. 경기도 버스정보시스템(GBIS)에는 여기까지 간다고 선은 그어져 있지만, 정작 정류장 표시가 하나도 없죠. 이 날은 여기서 타고 내리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확인할 수 없었지만, 저기서도 승하차 모두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 경남여객 3번 각평리 지선의 1차로 구간. ㅋㅋ 각평리 마을회관에서 나오면서 일부 촬영하였습니다.

 

 

나가면서 동영상도 하나 찍습니다.

그분이 예전에는 목리, 각평리 간다는 차를 타도 당연하다는 듯이 거긴 안 간다고 하셨었는데, 과연 정말 무시하고 그냥 가버릴만 하더군요. 들어가는 길이 짧다거나 넓직한 것도 아니고 사람이 많이 타는 것도 아니며 시간만 더 걸리는데, 누가 이 길을 운전하고 싶어할 것인가? 예전의 그분 말씀이 확 와닿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오늘은 경남여객에 감사해야 할 점이 생겼네요 ㅋㅋ 


그리고 경기도 버스정보시스템(GBIS)으로 이 노선을(3-1로 찍어야 했습니다) 찍어보면 어딘가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정자앞 이라는 정류장 다음에 길이 한참 그어져 있다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각평리 마을회관에서 버스가 회차할 것으로 예상을 했었는데, 실제로 타보니 노선경로는 맞으나 정류장이 누락되어 있었더군요. 각평리 마을회관도 이젠 정류장에 추가하는 것이 맞지 않나 싶습니다. 어째 경기도 버스정보시스템 관리하는 분들도 오지노선엔 무관심한 듯한 느낌이;;;; 나중에 경기도 버스종합상황실에서 일해볼까도 싶은데 거기는 어떻게 들어가야 하는지도 모르니 막막하더군요. 휴;;;

 

 

▲ 역시 하루 한 번만 버스가 가는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목리. 여기도 이상하게 버스편이 없습니다. 버스가 줄어들어 이렇게 된 것인가 싶을 정도입니다.

 

 

목리는 42번 큰길로 안 가고 웬 엉뚱한 도로로 올라갔다가 그냥 왕복2차로 도로로 나가는 형태였지만, 여기도 버스로 가기가 이상하게도 정말 어려운 곳이라 길을 잘 봐두며 안평리를 지나 이천에 도착합니다. 안평2리 큰길가 버스정류장이 참 인상깊게 보입니다. 그런데 막상 터미널에 내리고 보니 오후 3시 50분을 넘기고 말았습니다. 에쿵...;;;

 

오후 3시 50분에 있는 장동리 노선을 타려 했는데 몇 분 차이로 계획이 틀어지고 마는군요. 용면,고척리 노선을 타자니 생각보다 좋은 코스도 안 나와서 그냥 보내고, 이것도 기회겠다 즉흥적으로 송갈리를 해결하기 위해 때마침 출발하려던 25번을 타게 되었는데, 그 중형 미디에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탔는지 서서 가는 사람들이 상당수였습니다. 이천 시내는 엄청난 차들로 몸살을 앓는 중이었고, 결국 대포동 삼거리에는 예상보다 상당히 늦은 오후 4시 24분이 되어서야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송갈리 버스가 송갈1리에는 오후 5시 약간 안 돼서 도착할 것으로 보이는데, 여기서 송갈1리까지 그 시간 안에 걸어가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정말 오늘 차 밀리는 거 때문에 송갈리는 결국 포기해야 하는 게 뼈아프네요. 아 -ㅅ-;;;


그래도 다행인 건 시간표를 확인하니 26-1번이라 일컬어지는 이천~죽산 노선이 이천에서 오후 4시 40분에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것도 어농리 안쪽 경유가 말이죠. ㅋㅋ

 

어농리 안쪽 들어가보기가 의외로 힘든지라 이걸 타고 죽산으로 갔다가 능북 노선을 타보기로 결정하고 대포동 그 정류장에서 40분 정도 기다리니, 드디어 죽산 행선판을 단 로얄스타가 등장해 승차합니다. 의외로 농협까지 있을 정도였던 신갈리를 지나(송갈리 가는 길도 봐둡니다. 그런데 도로 이정표가 정말 엉터리입니다. 300m가 그렇게 멀었나? 고갯길도 넘어야 될 정도로?) 고갯길을 넘으니 어농리 입구가 나오는데, 오우 그분의 정보대로 버스가 우회전 틀어 마을 쪽으로 들어갑니다. 오예~~!   이런 정보들까지 알려주신 그분께도 정말 감사드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분 아니었으면 이천, 여주 시승은 어떻게 되었을지;; 어농리 마을 안길은 역시나 1차로였는데, 기나긴 농로길을 간다는 점이 대박입니다. ㅋㅋ

 

 

▲ 어농리 안길의 쩌는 1차로. ㅋㅋ

 

▲ 어농리 1차로 운행영상.

 

 

쩌는 어농리를 빠져나오고 두미리를 지나 방초리에서 죽산 나가는 사람들을 태운 버스는 오후 5시 30분이 약간 안 되어 죽산에 도착합니다. 가만히 승객들을 보니 어농,두미리 사람들은 이천으로 나가고 방초리와 고은리 사람들은 죽산으로 나가는 것 같았는데, 안성과 이천 시경계에 위치한 고갯길을 경계로 생활권이 갈리는 구조였네요. 이천~죽산 노선의 운행횟수가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노선 하나만큼은 잘 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죽산터미널에서 직행 시간을 보니 매시 45분마다 있었습니다.
시간도 충분히 남겠다 능북은 걸어들어가서 타기로 결정하고, 오후 5시 35분에 도착한 평택 방향 380번을 탔다가 내장리 가는 길과 갈라지는 삼거리에 내립니다. 죽산시장 쪽은 뭔 공사를 하는지 버스들이 우회를 하는데, 그 좁은 길에 버스들이 수시로 들락거리니 기사아저씨들의 고충이 꽤 있을 법 했습니다. 백성운수의 스피드는 아직 죽지 않았는지 상당히 버스가 빠르게 가는 바람에 내릴 지점 선정에 신중에 신중을 기했는데, 막상 능북으로 걸어가면서 보니 능북마을 입구 굴다리 앞에도 정류장이 있더군요. ㅋㅋ


지도를 펴들고 슬슬 걸어들어가는데 정말 석준형 말대로 마지막 700m 남겨두고 나머지 길들은 싹 확장이 되어 있었으며, 능북 종점에 도착하니 오후 6시 5분이 되었습니다.

 

 

▲ 능북 초입.

 

▲ 과연 마지막 700m 남겨두고 나머지는 전부 싹 확장이 되어 있더군요. 지도에는 전부 1차로더니... -ㅅ-;;

 

▲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두평리 능북마을. 슬슬 추수를 할 때가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 하루 두 번 버스가 들어오는 능북마을 버스종점. 죽산 0740 1810   능북 0750 1820 입니다.

 

 

길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니 마을회관 비슷한 건물과 공터가 보이는데, 확인 사살 차 마침 근처에 아주머니 한 명 있길래 물어보니 의외의 장소를 이야기하더군요. 아무래도 좀 떨떠름해서 다시 물어보니 집주인인 듯한 할머니 한 분이 손녀를 데리고 나오시며 버스는 회관 앞에서 돌린다고 말씀해주시더군요. 그래서 저와 할머니, 아주머니 이렇게 세 명이서 버스를 기다렸죠.

 

알고보니 제가 처음에 말을 걸었던 아주머니는 여기 주민이 아니라 할머니 댁에 놀러온 분이더군요. 물론 버스 타고 죽산으로 나간다고 합니다. 버스가 여기 몇 번 있냐고 할머니께 여쭤보니 여기서 아침 7시 50분과 지금 저녁 6시 20분 이렇게 하루 두 번 차가 있다고 합니다(시간표는 아직 그대로인 셈입니다). 아침 차로 학생들 나간다는데 요새는 학생들도 그렇게 많이 안 탄다고 합니다. 젊은이들도 별로 없는 데다가 집집마다 차들이 있다보니 말이죠. -ㅅ-;;; 낮차가 없으니 좀 불편해 하시는 것 같더군요. 간단히 이야기 나누다 오후 6시 19분이 되니 드디어 버스가 들어오는 장면을 볼 수 있었습니다. ㅋㅋ

 

 

▲ 능북에 들어오는 버스. ㅋㅋ

 

▲ 앞으로는 좀처럼 보기 힘들 듯한 능북 행선판.

 

 

승객 두 명이 내리더군요. 기사아저씨께서 젊은 분이었는데 내리는 승객들과 할머니께 인사해 주시는 모습 정말 보기가 좋습니다. ㅎㅎ


능북을 나와 죽산으로 나오는데 오우 기사아저씨께서 제게 말을 거십니다. 갤럭시 S3로 핸드폰을 바꿀까 하는데, 통신사 변경과 번호이동 등등에 관련해서 궁금해하시는 듯 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기사아저씨께서 방문했던 대리점의 직원이 자기들 남겨먹기 위해 구라 친 거 같더군요. 통신사와 번호 모두 바꾸면 폰값 꽤 할인되는 거 아는 사람들 다 아는데 -ㅅ-;; 그래서 아는 한도내에서 대답을 해 드리면서 이야기하다 서로 웃으며 능북 입구에서부터 37, 380번 등등 죽산 가는 차들 다니는 그 길 그대로 지나가며 죽산으로 되돌아왔지요. ㅋㅋ

 

 

▲ (2장 모두) 능북을 나서면서 찍어본 1차로 길. 수많은 소들과 마을회관, 그리고 회관 옆집 할머니 모두 이젠 안녕이네요. 할머니께서는 부디 건강하시길 바라게 되더군요.

 


그런데 이 버스도 아까 380번처럼 죽산시장 뒷길로 빙 돌아서 죽산터미널 쪽으로 가더군요. 공사 때문에 그렇다고 하는데, 무슨 공사인가 여쭤보니 하수도 공사라고 합니다. 공사하는 시간 동안 도로 통제를 해서 버스들이 그렇게 다니는 건데, 시작한 지 넉 달 되었는데도 아직 안 끝났다면서 좁은 길에 차들이 많아 통행에 어려움이 있다고 하시네요. 죽산 여기 이름만 들으면 듣보잡 촌동네 같지만, 실제로는 웬만한 시골 면소재지하고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굉장히 교통편이 좋은 동네라서 버스들이 정말 수시로 들락거리는데 얼른 끝났으면 하네요(곧 끝날 거라고 하시긴 했습니다만).

 

그런데 앞에 행선판에 판대기가 좀 꽃혀 있길래 다음 번에 어디 가시냐고 물어보니 칠장사 간다고 합니다. 시간을 보니 칠장사 막차더군요. 칠장사까지 해결을 볼까도 했지만 시간이 늦어서 포기하고, 기사아저씨께 다음 번에 또 오겠다고 인사 드린 다음 표를 끊고, 오후 6시 45분에 도착한 인천행 직행버스에 승차하여 귀가길에 오릅니다. 길도 오늘따라 정말 밀리는데다 수원 경유다 보니(우만동에 수원터미널,서수원터미널.. 어휴 -ㅅ-;;), 시간이 꽤 걸려 죽산에서 버스 탄 지 두 시간에서 딱 3분 모자른 시간이 흐른 뒤에야 버스에서 내릴 수 있었습니다. 직행버스 타도 이 정도니 위력 참 엄청나네요 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