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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기행문/2011년~2015년

2012년 7월 7일 - 경원여객 32번의 노선 연장 전날 마지막 좁은 길 시승

by 회관앞 느티나무 2022. 10. 3.

※디카를 가져가지 못해 폰으로 찍은 사진밖에 없습니다. 이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특별히 할 게 없었던 칠월 칠석의 한낮.
7월 8일에 경원여객 32번이 노선 연장이 된다는 소식을 접한 본인은 오랜만에 옛 동네 구경도 할 겸 그거를 타러 가기로 하고 집을 나섭니다.


경원여객 32번은 제가 살았던 동네쪽으로는 한 발짝도 가지 않는 노선이었는데, 제가 알던 것과 달리 연성지구 지금처럼 개발되기 전에도 있었다고 하며(현재 61번의 전신인 50번 있었을 시절에도 있었다는 말이 됩니다) 그 당시에는 그쪽 동네들이 오지라서 32번은 지금 현재 35번과 비슷한 수준의 간격으로 다닌 역사가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연성지구 개발이 되어 슬슬 증차도 하고 노선도 조금씩 늘리고 해서 지금과 같이 되었을 것이 틀림없었는데, 만약 지금도 연성지구 그쪽이 개발되기 전 시골 오지였다면 틀림없이 제가 타보려고 했을지도 모를 일이었죠.

 

수인선 전철 개통 이후, 32번 연장 전의 가장 최근 노선 변경은 능곡지구 경유입니다. 덕분에 그동안 30분 간격으로 다니던 것이 20분 간격으로 바뀌기는 했지만 능곡지구의 위치상 노선이 시흥등기소와 시청을 바로 잇지 못하고 돌아가는 형태로 바뀌어버린 것이 아쉬웠죠(하지만 이렇게라도 버스가 가지 않으면 능곡지구에서 안양 나가는 노선은 아예 없다는 게...). 문제의 그 구간은 61번과 다르게, 어디가 안양 방향이고 월곶 방향인지 알기가 힘든 정도이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외에도 안산, 시흥쪽에서 이런 종류의 굴곡이 있는 노선으로는 30, 99-1, 101, 511번 등이 있는데, 99-1번은 방향판 꽂고 다녀줘서 사정이 낫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노선들은 정확히 알고 기다리지 않으면, 반대 방향으로 가게 되는 수가 왕왕 있습니다. 저도 예전에 화정동 마을버스를 타보러 갔다가 101번에서 당했었네요. 안산역 가려고 탔는데 알고보니 자유센터 방향이었으니 말이죠. -ㅅ- ㅋ 그래도 경원여객의 노선들 대부분에 굴곡이 있다지만 도로망과 승객들 이동패턴 등 여러 사정이 있는 "이유 있는 굴곡" 이다보니, 안산의 경우 무조건 노선을 직선으로 펴는 게 능사가 아니라고 보는 저이지만 32번 만큼은 어이없는 굴곡이라 느끼는 바입니다. 이럴 바엔 노선 신설을 하거나 81번 끌어오지 싶기도 한 게, 노선길이 늘린다고 다 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었죠.

 

※ 사실 경원여객에서 버려진 존재나 다름없는 안양영업소 노선 중에서도 완전 버려진 노선이 32번입니다. 뭐 이젠 안양영업소 노선이래봐야 31-7, 32, 35, 350, 38, 8407 이렇게 6개 정도 밖에 없겠지만 이들 노선 중에서 아직도 "옛날 안내방송"을 쓰는 노선이 있다면 믿을까요? 그게 바로 32번입니다. 오늘도 변함없이 경원여객 버스에 안내방송이 처음 도입되었을 때 썼던 그 안내방송을 쓰고 있더군요. 350, 35번은 안산 들어간다고 안내방송 그래도 일찍 바꿔주더니 31-7, 38번은 불과 2~3년쯤 전에야 안산권 노선들과 똑같은 안내방송으로 바꿔주었는데, 그것보다 더한 게 32번인 겁니다. 뭐, 차량 연한상 5~8년 이상 더 굴리기는 불가능할 것이고 안양차고지엔 가스충전소가 없어 어차피 새 차 안 줄 거니까 굳이 안내방송 장치 따위에 돈을 들일 필요는 없겠죠. 그렇지만 차 오래된 건 그렇다 치는데, 안내방송만큼은 그 역할을 생각했을 때 한편으론 너무했다 싶죠. 백배 양보해서, 그렇게 운영을 할 거면 31-7번과 38번은 왜 방송을 바꿨을까? 싶으니까요. 거기 다니는 차량들도 오래된 건 마찬가지니 어차피 교체할 구형 차량에다가 투자해 봤자 돈 낭비일 건 매한가지일텐데 뭔가 이해불능입니다. 참고로 안산권 안내방송과(본시스템이라고 하더군요) 경원여객 버스에 안내방송이 처음 도입되었을 때 썼던 그 안내방송을(이건 모닝스타라고 하더군요) 비교해서 들어보면 안산권 쪽이 훨씬 듣기 좋습니다.

 


이런 32번에서 백미가 둘 있었으니, 하나는 드넓은 시흥시의 자연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나머지 하나가 정말 중요한데, 바로 월곶 이후 인천을 들어가서 좁은 길 한바퀴 돌고 나온다는 사실이었죠. 재작년에 32번을 탔다가, 월곶에서 내리지 않고 일부러 끝까지 타고 있어 봤더니 소래포구에서 갑자기 좁은 길을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경기도 버스정보시스템으로 경로를 찍어봐서 32번이 그쪽으로 간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타보니 버스가 진짜 인천광역시로 들어가는 것과 더불어 그 좁은 길도 가는 걸 보고선 깜짝 놀랐죠. 31-5번이나 31-9번말고도 좁은 길을 가는 게 있었을 줄이야;;;


그런데 며칠 전, 그날도 여느 때처럼 오늘은 또 버갤러들이 무슨 소리들을 하는지 버갤을 들여다 보던 저는 뜻밖의 소식을 보게 됩니다. 아니 32번이 연장을 하다니 이게 뭔 소리인지? 그것도 외지 버스에는 엄청나게 배타적인 인천 쪽으로 말이죠. 안양영업소에는 신경도 안 쓰다시피 하는 경원여객이 웬일로 안양 노선에 손을 댔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여간 어떻게 연장이 되나 운행경로 지도를 유심히 보던 저는 순간 깜짝 놀라야만 했습니다. 노선이 연장되면 32번은 그 소래포구 좁은 길을 더 이상은 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7월 8일 바로 내일부터 말이죠. 뜨아;;;

 

 

▲ 2012년 7월 8일부터 연장되는 경원여객 32번입니다. 연장 이후로는 빨간색 선대로 운행하므로 파란색 줄로 네모낳게 그려진 구간은 더 이상 가지 않는 겁니다. 그런데 실제 소요시간은 1시간 10분보다 좀 더 걸릴 것이며, 차량 증차 없이 다니면 저 운행 간격 절대 못 지킬 것입니다. 지키려면? 기사아저씨들만 죽어나는 거죠 뭐. -ㅅ-;;

 

 

일단 옛 동네 구경했다가 목감동으로 해서 오기로 하고 때마침 시간대도 얼추 맞겠다 33-1번을 탈까했는데, 아쉽게도 33-1번은 이미 갔는지 오지를 않네요. 월곶을 직통으로 가는 제일 빠른 건데 -ㅅ-;; 

76번 단축이 승객 입장에선 좋은 것도 아닙니다. 거모동으로 단축했다고 76번이 잘 다니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으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월곶을 못가는 건 아니었습니다. 한 번 환승을 하면 되었으니까요. ㅋㅋ 그래서 61번과 30-7번 둘 중 아무거나 먼저 와라 하고 기다리니 61번이 왔는데 버스에 사람이 엄청 많습니다.

 

대낮이라 공단에서부터 사람들이 몰렸을 리는 없으니, 안산역에서부터 사람들이 잔뜩 탔겠구나 했지만 저에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이 버스를 타고 안산~신천동/부천을 오가는 사람들은 출근 때 말곤 거의 없기 때문에 안산에서 탄 사람은 아무리 멀리 가봤자 시흥등기소쯤에선 거의 다 내리고 없기 때문입니다. 좀 기다리기만 하면 빈 자리가 반드시 생기게 되어 있는 것이죠. 예상대로 이번에도 얼마 가지 않아 손님들이 상당히 빠져서 빈 자리가 군데군데 보이는데, 61번은 매냐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주말, 공휴일 배차 그거 하나 빼곤 부정적으로 볼 건덕지가 아무것도 없다는 걸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죠. 대원고속 60번이나 신성교통 150번 같은 노선과 전혀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하면 되더군요. 중간의 굴곡 때문에 잡아먹는 시간이나 근성으로 비교해본다면 오히려 그 노선들이 61번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을 뿐더러, 주로 구간 수요에 충실한 편이라는 공통점도 있었기에 말입니다(안산과 부천 오가는 사람은 두 도시간에 거리가 꽤 되는 탓에 출퇴근 빼면 많은 것도 아니고).


장곡고등학교에 내려서 서둘러 건너편으로 가 보니(횡단보도 위치가 상당히 애매해서 건너편 정류장 가기 은근히 ㅈㄹ맞습니다) 다행히 32번이 10분 내로 온다고 하더군요. 여러 번 경험상 그래도 이젠 32번이 20분 간격으로 운행을 하기는 하는지 32번이 막 지나간 뒤의 도착 안내기를 보면 20몇분 남았다고 나오기는 하는 것 같은데, 그래도 10분 내로 금방 도착예정이라는것이 그렇게 다행일 수가 없었습니다. 30분 간격 시절의 악몽이 떠올랐기 때문이죠. 똑같이 안양에서 시흥 쪽 가는 31-7번과 비교하면 31-7번은 콩나물 시루일 때가 많지만 32번은 그닥 못 태워가는 현실이니 더 이상 뭘 더 바라겠습니까마는, 나름대로의 안 좋은 추억이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ㅅ-;;


이윽고 10분 뒤 11-3번과 더불어 32번이 도착하여 승차를 합니다. 노선 견습중이시던 아리따운 아주머니 기사님이 운전하시네요. 10분 뒤 월곶에 도착하는데, 월곶에선 가는 길이 또 다릅니다. 소래 쪽으로 갈 때엔 마린월드로 들어가지만 안양으로 되돌아갈 때엔 월곶역 쪽으로 가버리니 말이죠. 이 특징은 연장 이후에도 계속 유지되므로 월곶에서 32번 탈 때엔 조심해야 할 듯 싶습니다.

 

 

▲ 월곶을 들어오는 유일한 인천시내버스인 21-1번과 함께 좌회전 신호 대기중입니다.

 

 

월곶은 그렇게 간단히 지나고 인천광역시 경계를 넘어 소래포구로 들어갑니다. 처음에는 평범하게 가는가 싶었지만 웬 주유소 앞에서 좌회전을 하니 드디어 좁은 길이 펼쳐졌죠. 이 길에 용현운수 종점도 있다보니 또다른 버스들까지 들락거리고 있으니 한편으론 대단하다 싶기도 하고 길 자체도 재미있지만, 이젠 마지막입니다. 내일부터는 이 길로 오지 않으니까요.

 

 

▲ 시흥과 인천을 잇는 소래대교. 32번이 유일하게 여길 지나가는 경기도 시내버스입니다.

 

▲ (2장 모두) 꽤 좁은 소래포구 안길. 진정한 1차로까지는 아니지만, 어쨌든 여길 가보는 건 마지막이었습니다.

 

 

▲ 길 중간에 이렇게 용현운수 버스종점도 있어 인천시내버스들도 이 길을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저 인천버스들로 환승하는 것도 물론 가능합니다.

 


그렇게 32번 소래포구 구간을 추억으로 담게 된 저는 다시 월곶으로 나와 소래포구 입구에 내립니다. 모른 척 타고 있는 것으로 이번에도 소래까지 찍고 월곶에 내릴 수 있었지만, 그 방법도 이젠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좀 씁쓸했습니다. 어쨌든 기사에게 인사 드리고 내리는 것 역시 잊지 않았죠. 안양영업소 노선들 하나같이 다 길고 힘든데(안양영업소 노선들 중에선 38번이 노선 제일 짧지만, 머나먼 시흥으로 원정을 와서 운행을 하며 운행 종료 후에는 다시 안양으로 가야합니다), 아무 탈 없이 잘 다니셨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겁니다.

 

이제는 신천동과 목감동을 거쳐 집으로 오기로 하고 내린 자리에서 바로 1번을 탔더니 완전 초스피드로 10분만에 삼미시장에 도착합니다. 이사를 해서 이제는 이 동네에 집이 있지도 않는데 집에 온 것만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고향의 그리움 때문인지, 그동안은 그냥 넘겨버렸던 것들도 다 새롭게 보입니다.


이번에 탈 것은 일부러 여기 오지 않는 한 탈 일이 없어져버린 31-7번입니다. 2012년 현재는 KD운송그룹 시내버스가 다니는 동네를 제외하고는 10년 다 되가는 구형 로얄시티를 굴리는 노선이 정말 몇 없는데, 그 중에서 경기도 서부 지역은 제가 알기론 경원여객 31-7번과 38번 이 두 노선에서만 해당 로얄시티를 자주 볼 수 있을 겁니다. 이들은 스피드까지 겸비하고 있습니다. KD운송그룹 동네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아이템이죠. ㅋㅋ

 

 

▲ 제가 말하는 구형 로얄시티 차량은 바로 이것! 설명을 위해 첨부된 사진이며, 사진에 적힌 날짜가 아닌 다른 날에 매화동 종점에서 찍었습니다. 저는 버스매니아는 아닙니다만 아무리 길어야 5년 안에는 경원여객, 소신여객, 태화상운에서도 사라질 차량이며, KD운송그룹마저 구형 차량들을 대량으로 교체해 버리면 수도권에서 저 차량을 보거나 타볼 기회가 엄청나게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조만간 역사자료로 남게 될지 모르는 마음에 찍었던 것이죠. -ㅅ-;;;

 


제부여객 330번도 2년 전에는 그 구형 로얄시티가 있었지만 지금은 새 차로 싹 바뀌어 버려 볼 수가 없다시피했고(친구들과 제부도 갔을 때 타본게 마지막이었던 겁니다 ㅠㅠ), 340번에는 있을까 모르겠지만 이건 하루 5번밖에 안 다니기 때문에 시간표를 알지 않는 이상 타기도 어려웠죠. 강화운수 시외완행 1번과 3번에 다니던 로얄시티들도 없어졌으니, 현재는 수도권 서부 지역에선 경원여객과 소신여객, 그리고 태화상운 시내사업부 말고는 이 차량을 보유한 회사가 없다고 봐야 할 겁니다.

 

그런데 그 경원여객에서도 31-7번과 38번 빼고는 301, 30-7, 98, 62, 77번에 구형 로얄시티가 있긴 하지만, 77번 말고는 가뭄에 콩나듯 보이는 수준입니다. 태화상운 시내사업부의 경우 저 구형 로얄시티는 22번에 극소수, 123번에 좀 있는 정도입니다. 나머지에서는 못 보다시피 하구요. 안산권에서는 77번, 30-7번, 123번 말고는 보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그 77번마저도 신차가 두 대 들어갔다는 소식을 접하니, 저 차량들 얼른 타두어야겠다는 생각이 앞서더군요.


게다가 최근에는 KD운송그룹 시내버스가 다니는 동네들에서도 구형 로얄시티들이 차츰차츰 새 차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BM090과 더불어 길어야 5년 정도면 수도권에선 보기 어려워질 겁니다. 정말 버갤러들 이런 구형 차량 성지순례 미리 안 다녀가나? ㅋㅋ 나중에 지방에 몇 대 남은 지경에 가서야 그거 타본다고 돈을 배로 들이기보단 지금 수도권에 있을 때 한번이라도 타보는 게 낫지 않나 싶은데, 부천과 시흥이 서울에서 뭐 엄청나게 먼 동네도 아니고 길어봐야 5년밖에 안 남았는데 뭐 하나 싶더군요. 게다가 태화상운 123번도 나름 유명한 노선이고, 경기대원 시내버스들과는 다른 독특함도 있는데 ㅋㅋ


이러한 이유로 기왕이면 로얄시티가 걸리기를 원했는데, 막상 그 로얄시티들은 반대 방향으로만 죄다 가버리고 목감동 방향으로는 뉴슈퍼들밖에 안 오더군요. 차종에 목숨 걸지는 않으니 어쩔 수 없이 뉴슈퍼에 오릅니다만, 31-7번은 그 구형 로얄시티로 타는 게 제맛이어서 조금은 씁쓸했죠. 나중에 알고보니 31-7번은 대략 절반 정도가 벌써 뉴슈퍼로 바뀌어 있더군요. -ㅅ-;;;

 

그동안에는 안산 내려가는 좌석버스들을 탈 때 목감사거리에서 내렸는데, 이번엔 약간 색다르게 한 정류장 앞인 논곡동에서 내립니다. 31-7번의 특징이라면, 이쪽 동네와 안양을 잇는 유일한 버스편이면서 수인산업도로를 달리는 덕택에 바닷가나 깊은 산골을 제외한 다른 풍경은 거의 다 볼 수 있다는 거랄까요? ㅋㅋ 소래고등학교를 지나면 안양 박달동까지는 중간에 목감사거리 빼고는 사람들 타고 내리는 정류장이 그닥 없기 때문에, 수인산업도로를 따라 달리는 다른 자동차들처럼 쌩쌩 달리는데 밤이 되면 웬만한 급행버스 울리고 갈 정도의 속도를 보여줍니다. 특히 산본에서 오후 10시 20분에 있는 부천행 막차를 타면 그 진면모를 볼 수 있습니다. 이 차가 부천에서 오후 11시 40분에 출발하는 막차이기 때문인데, 밟지 않으면 저 시간 맞추기가 상당히 빡빡하죠. 현실은 그렇게 가도 시간이 남는 편이 아니라는 게 문제지만;;;; 

물론 오후 10시 20분 이후로도 산본에서 두 번 차가 더 있긴 하지만, 얘네들은 부천까지 다 가지 않고 대야동 가스안전공사 와서는 운행 종료를 합니다. 따라서 가스안전공사 도착 후에는 바로 안양영업소로 공차 회송을 하게 되는데, 종점 출발시간이 있을 이유가 없으니 오후 10시 20분 차보다는 덜 밟게 되죠(경험상 -ㅅ- ㅋ).

 

여담으로 지금은 31-7번 산본발 오후 10시 30분차와 10시 40분 막차는 빨간색 정자체로 "대야동회차" 라고 적힌 판대기 꽂고 다니지만, 제가 고등학생일 때만 하더라도 그런 거 없었습니다. 덕분에 삼미시장 와서는 부천 안 간다며 기사님께서 승차거부 하는 장면을 정말 많이도 보았죠. 참고로 산본발 오후 10시 30분 버스를 타고 대야동에 오면 부천 가는 차가 61번 막차 딱 하나 남지만(오후 11시 30분 안 되어 도착), 오후 10시 40분 막차를 타면 그 61번 막차도 지나가버린 뒤이기 때문에 그마저도 없습니다. 그 때에는 소사역 가는 마을버스 1번 말고는 희망이 없는데, 31-7번을 가스안전공사까지 타고 와서 윗길로 가면 있는 시외버스 정류장으로 얼른 가야 하죠. 마을버스 1번도 소래고등학교 기점에서 오후 11시 30분에 막차가 출발하며 이게 가스안전공사에는 15~20분 뒤에 도착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인데, 이거마저 놓치면? 버스로는 부천 못 가는 거죠 뭐. ㅋㅋ

 

 

▲ 논곡동에 설치 중이던 버스도착안내기. 이번에도 시공사는 저번과 똑같이 경봉인데, 상당히 마음에 안 듭니다. 2010년에 집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버스 기다리면서 8월 말까지 도착안내 시스템을 설치한다는 안내문을 봤었는데, 정작 제대로 가동된 건 9월 말이 다 되서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설치된 버스도착 안내 시스템도 "통신 복구중" 하면서 뜨지도 않고,실시간 버스 위치정보 업데이트도 늦고 완전 지멋대로 움직이는 때가 있었죠. 이게 집 근처 정류장만 그런가 했더니, 시흥시 전체적으로 다 그러고 있었습니다. 이젠 장난 칠 게 없어서 버스 도착 정보 가지고 장난치나...

 


이제는 안산으로 내려가는 좌석버스를 기다릴 차례입니다. 그런데 기다린 지 10분 넘도록 버스는 하나도 오질 않고 31-7번만 두어 번 지나가는데, 이번에도 반대쪽으로만 구형 로얄시티가 지나가더군요. ㅜㅜ

15분 넘게 기다려서야 350번이 등장하여 이걸 타고 귀갓길에 오르게 됩니다. 안양에서 가만히 보니까 350번이 은근히 잘 안 보이는 듯하여 20분 간격인가? 싶은 느낌이 들었는데, 확실한 확인을 위해 시간표를 훑어봤습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더군요. 진짜로 20~25분 간격으로 차가 있었던 겁니다.

 

 

▲ 이 당시의 경원여객 350번 시간표.

 

 

노선이 긴 덕에 350번을 타고 꽤 시간이 흐른 뒤에야 집 근처에 내릴 수 있었지만, 그래도 32번이 연장되면서 없어지는 구간 해결도 했고 고향 동네도 다시 봤으며 시흥시 풍경도 덤으로 보니까 기분만은 좋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