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32번 또 감차하네 - 교통 마이너 갤러리 (dcinside.com)
경제학 32번 또 감차하네 - 교통 마이너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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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곶에서 시흥시청과 목감지구를 거쳐 안양까지 운행하는 시흥교통 32번이 또 감차되었다고 한 글이다.
경제학이라고 하는 이유는 안산 및 시흥에서 시내버스 사업을 하는 버스회사인 경원여객의 대표이사가 경제학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며, 해당 인물은 시흥교통의 대표이사도 겸하고 있어서이다.
이 회사의 좋지 않은 특징 중 하나는 이윤에 집착하는 정도가 강하고, 변화에 대단히 소극적이라는 것이다.
물론 굴곡 노선 측면에서는 억까당하는 부분이 존재하지만(사실 회사 입장에서는 굴곡이 적은 것이 좋은데, 굴곡이 있으면 운행시간이 증가하여 탕수를 그만큼 못 뽑으므로 비효율적이다. 하지만 주민들의 주된 이용패턴 및 도로망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굴곡이 생긴 것이다), 진짜 문제는 현재 산적해 있는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것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며 그럴 생각도 없다는 것.
물론 안산 시내의 경우에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기는 했다. 시가지 확장이 더 일어나기는 어렵기 때문에 대중교통 역시 그에 따라갈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다(물론 이것도 이유가 있었다로 되어가고 있지만). 하지만 안양 81번, 광명 2번과 39번이 시흥시로 진입하게 된 이유를 살펴보면, 다름아닌 경원여객과 시흥교통이 스스로 빌미를 주었다. 승객들이 뭐 어떻게 되든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노선 놔줬으니 이제는 됐다" 식으로 나가니 주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리가 없고, 명분 싸움에서도 밀리게 되었던 것이다. 오죽했으면 그동안 우호적이었던 시흥시조차 해당 건에 대해서는 편을 들어주지 않았을 정도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말은 버스에서도 아주 철저하게 적용되는데 말이다.
아무튼 말이 좀 샜는데, 필자가 이 글을 보고 든 생각은 "내 그럴 줄 알았다 ㅋㅋ" 이다. 저 32번이라는 노선은 경기도 시내버스 준공영제 빨을 받는 것 말고는 증차될 일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2023년 11월 현재는 당장 표가 안 날지 모르지만, 시대에 뒤처진 노선이라서 그렇다.
여기저기 둘러서 가는 장거리 일반시내버스들은 웬만해선 없어지거나 분할 또는 단축되는 것이 그동안의 대세였으며, 이것은 KD운송그룹의 수원권 노선들만 봐도 알 수 있다. KD운송그룹의 수원권 노선 중 장거리 일반시내버스로는 60, 77-1, 660, 700-2, 720, 720-1, 720-2, 720-3이 있는데, 이 중에서 700-2번과 720-2번을 제외하면 다들 폐선되거나(77-1, 720), 배차간격이 길어지거나(60, 720-1, 720-3), 노선이 단축된(660, 720, 720-1)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 노선들 모두 옛날에는 720-3번을 제외하면 다들 한 가락씩 하는 걸출한 노선들이었다. 700-2번과 720-2번은 2023년 11월 현재까지도 롱런하고 있으며, 특히 720-2번은 거의 10년 동안(2010~2018년) 경기도 일반시내버스 전체를 통틀어 이용객 수 2등이었던 이력이 있다. 또한 77-1번과 660번은 배차간격은 조금 길었지만 수원을 빠르게 가는 노선이라는 특징은 있었다. 그리고 720번도 단축 이후 폐선되긴 했지만 단축 전에도 파리 날리던 노선은 절대 아니었는데, 비슷한 구간을 운행하게 되었던 730번이 수요 저조로 없어진 게 아니라는 점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화려한 이력이 있는 노선들조차 장거리 일반시내버스가 겪는 대세를 거스르지 못했는데, 이들보다 이용객 수가 확연히 적을 게 뻔한 시흥교통 32번이 그 대세를 거스를 수 있다? 그야말로 강호동과 팔씨름 해서 이길 수 있다는 급의 개소리라고 보면 된다.
게다가 앞으로의 전망마저 너무 안 좋다.
앞으로 시흥에서 안양은 월곶판교선 구간이 완공되어 경강선 전철이 연장되면 정말 빠르고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32번은 정말 설 자리가 없다.
61번은 서해선 생겼는데도 안 없어졌잖아요
할 수 있는데, 61번은 서해선이 생기기 훨씬 전부터 구간수요가 아주 탄탄했기에(시흥시에 오는 시내버스 중 이용객 수 1등이었을 정도다) 32번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모욕이었다. 물론 2023년 11월 현재의 61번은 배차간격이 예전보다 확연히 길어졌긴 하지만, 서해선이 아니라 기사 부족 및 시흥시 쪽에서 마을버스 및 빨간버스를 신설한 것이 원인이므로 철도가 타격을 주었다고 볼 수 없다. 애초부터 단거리 수요만 있다시피한 노선이었고 배차간격도 좋았기에, 주거지에서 전철역으로 가는 수요를 못 먹는다는 게 말이 안 될 정도였다.
하지만 32번은 이미 이전에도 배차간격이 길어서 사람들이 이용하기 힘든 노선인 주제에, 능곡지구에 목감지구까지 포도송이가 주렁주렁 열린 것마냥 여기저기 돌아가기까지 한다. 따라서 경강선 전철 완공 이후, 거주지에서 전철역까지 수요를 차지하는 것도 실패한다고 봐야 한다. 잘 풀린다 해도 남의 밥에 숟가락 얹는 것 이상을 기대할 수 없는 수준이다.
여러분들이라면 어떤 걸 선택하겠는가?
안양으로 나가려는데 기다리면 잘 오지도 않으며 빙빙 돌고 오래걸리는 32번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가까운 전철역 가는 다른 버스 아무거나 먼저 오는거 탔다가 경강선 전철을 타는 방법을 택할 것인가?
필자 같으면 무조건 후자를 택할 것인데,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떨지 모르겠다. 후자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만 해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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