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모도와 교동도도 끝났겠다, 본격적으로 강화도 본섬의 아직 해결하지 못한 노선들을 소탕하러 시승을 떠납니다. 이제는 김포 한강신도시가 있는 덕택에 우리의 루트도 합정역에서 빨간버스를 타고 그쪽으로 바로 가는 것으로 고정되어버렸죠. 이번에는 G6000번을 타고 반도유보라 2차아파트에 내린 후, 48번 국도변에 있는 정류장인 한강로사거리까지 슬슬 걸어가서 3000번을 타고 강화로 가게 되었습니다.
[김포운수 G6000번][환승, 1000]
합정역 0904 - 반도유보라2차 0930
[강화운수 3000번][환승]
한강로사거리 0940 - 마송 0957 - 강화터미널 1023
그런데 3000번을 타니 느낌이 이상합니다.
아무리 찾아도 제 가방이 없는 겁니다.
그 안에 대단한 것이 들어 있지는 않았지만, 오지노선을 타러 먼 곳에 왔다가 초장부터 가방을 잃어버리니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죠. 가만히 생각해보니 아까 G6000번에서 놓고 내린 것 같은데, 이를 알게 된 석준형이 김포운수에 연락을 해주었지만 과연 찾을 수나 있을지 싶더군요. ㅜㅜ
하여간 제가 무슨 해리포터도 아니고 아씨오 가방~!, 가방을 당장 찾아올 방법이 없으니 일단은 울며 겨자먹기로 3000번을 타고 강화까지 가게 됩니다. 교통체증을 우려하여 일찍 나온 덕택에 버스는 아무 문제없이 잘 달려주었고, 오전 10시 23분에 강화터미널에 내릴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화장실을 잠시 들른 후, 오전 10시 35분에 터미널을 출발하는 더리미행 버스를 탔습니다.
[군내버스 강화~선원,더리미(12번)][환승]
강화터미널 1037(2분 지연 출발) - 선원면사무소 1045 - 선원사 1048 - 더리미회관 1052
시간이 되자 더리미행 버스가 승차홈에 들어오는데, 전기버스더군요. 작년 9월 교동도 시승 때, 강화 오면 전기버스는 원 없이 타보겠다는 예상을 했었는데 이게 현실이 되었죠. ㅋㅋ
이번에 우리가 탄 더리미 노선은 기존에도 운행했던 노선으로, 시계 반대방향으로 순환하는 방향을 탄 관계로 우리가 탄 버스는 선원면사무소를 찍고 좌회전을 하여 지산리를 찍으며 더리미로 진입하였습니다. 연지마을버스가 가는 지산리와는 또 다른 경로였는데 더리미 노선은 지산2리를 경유하는 것이었죠. 버스는 왕복2차로 길을 줄창 달려주다가, 신정리 마을회관을 지나 등장한 개쩌는 1차로 길을 달리며 오전 10시 52분에 더리미 마을회관에 도착하였습니다. 더리미 출발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우리가 내린 후에도 버스는 바로 출발하지 않고 계속 서 있었죠.
※ 여기에서 제가 기존에도 운행했던 노선이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제가 강화를 못 와본 사이에 더리미 가는 노선이 2가지 버전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기존에는 고시기까지만 가던 단거리 노선이 있었는데, 이게 더리미로 연장되었던 겁니다 . 물론 고시기 경유하여 더리미로 가는 노선 역시 추후 강화 시승기들 중에서 등장 예정인 것은 더 이상 업계의 비밀이 아니지만요. -ㅅ- ㅋ
우리는 가만히 서있는 버스를 뒤로하고 해안도로를 향해 슬슬 걸어나갑니다. 왼쪽에 보이는 바다와 건너편 김포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이는 가운데, 더리미 마을회관을 출발한 지 20분 약간 안 된 시간인 오전 11시 9분에 우리는 용진진에 도착하였습니다.
우리가 용진진으로 온 이유는 해안관광 순환노선 때문이 아니라, 연지마을버스를 타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분과 석준형이 10년도 더 전에 베일을 푼 바가 있던 이 연지마을버스를 드디어 타보게 되는 것이었죠. 이 마을버스는 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에는 나오지 않는 노선이었고, 석준형 또한 이 버스를 오래전에 타본지라 우리는 해안도로변 정류장에서 잠시 서 있게 됩니다. 그런데 정류장에 가만히 있어보니 석준형이 뭔가 좀 이상하다고 하네요. 강화군청의 군내버스 노선 안내 지도에는 이 연지마을버스가 용진진에 온다고는 되어 있었지만, 정작 버스가 해안도로변 정류장까지 내려갔던 기억은 없었으니 말이죠.
이에 우리는 용진진 구경도 할 겸, 용진진 옆쪽으로 난 언덕길을 통해 위로 올라가봤습니다. 그랬더니 언덕길 끝에 버스정류장이 또 하나 있더군요. 이렇게 되면 연지마을버스는 해안도로까지 내려오지 않고 이 정류장에서 다시 돌아나갈 것이 무조건 100%였기에, 위쪽으로 올라와보길 정말 잘한 셈이었습니다.
정말 눈 뜨고 버스를 놓칠 뻔한 아찔한 사건을 예방하는 데 성공한 우리는 여유를 가지고 버스를 기다립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오전 11시 25분 정도면 이 곳으로 오게 되어 있을 이놈의 버스가 도무지 올 생각을 하지 않더군요. 그래도 버스는 분명히 출발하여 운행중일 것이므로 계속 기다려보기로 했고, 오전 11시 30분이 되자 드디어 버스가 나타납니다.
[연지마을버스 강화슈퍼~연리,지산리][1150]
용진진 1130(회차) - 연화 - 연화촌 - 연리입구 1134 - 선원 1136 - 강화터미널 1144
연지마을버스 역시 세월의 변화는 어쩔 수가 없었는지, 두에고로 운행을 하고 있더군요. 버스는 과연 우리의 예상대로 바로 회차를 하여 왔던 길 다시 되돌아서 달리기 시작하는데, 계속 해안도로 쪽에서 기다렸다면 이거 무조건 놓쳤을 거라는 사실에 우리는 가슴을 쓸어내리게 됩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버스 안에서는 엔진음과 더불어 뽕짝이 들리고 있었죠. 석준형이 도사님 닮은 아저씨가 뽕짝 틀고 운전할 거라고 했었는데 정말이었던 겁니다. 정말 도사님 이미지가 떠오르는 분인지라 우리는 웃지 않을 수가 없었죠. ㅋㅋㅋㅋ
그런데 문제는 이 버스가 남산대를 들어가지 않고 그냥 왕복2차로 도로를 냅다 달려서 선원으로 나와 터미널로 가더군요. 이에 석준형이 버스가 순환하는 방향을 옆자리 승객에게 물어보니 오전에는 남산대를 먼저 들르고, 오후는 나중에 들른다고 합니다. 왜 버스가 이상하게 늦게 왔나 했더니 바로 이것 때문이었네요. 어쨌거나 이 노선은 다음에 또 탈 것이므로, 우리는 다음 계획 수립 시 참조하기로 하고 강화터미널까지 갔습니다. 선원부터는 군내버스들과 똑같은 길로 가더군요.
강화터미널에 내려보니 오전 11시 44분입니다.
다음에 탈 옥림,대산 노선인 10번은 오후 12시 45분에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이 틈에 도보를 좀 하기로 합니다. 아침에만 딱 한번 버스가 가는 강화여자중학교 구간을 가보기 위해서였죠. 시간대 때문에 정말 골치아픈 문제였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거 하나 때문에 오전 8시 전까지 강화에 오는 건 정말 아무리 생각해봐도 수지타산이 너무 맞질 않으니 도보로 해결을 해보자는 의견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점심식사도 있고하니 풍물시장사거리를 서둘러 건너 19번 노선을 따라 한 바퀴 쭉 걸어보게 됩니다. 처음에는 약간의 언덕길이 있다가 강화여자중학교로 우회전을 하는 지점에 이르니 경사가 완만해지더군요.
강화여자중학교를 지나 쭉 직진하니 세븐일레븐이 나왔는데, 거기서 우회전을 하니 강화병원이 나오더군요. 우회전을 하고부터는 왠지 낯익은 길이 나오는데, 그러고보니 용정리 노선이 지나갔던 길이었네요. 이곳도 9년 정도만에 다시 오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ㅋㅋ
그동안의 여행들을 되돌아보고 하는 말이지만, 정말이지 사람 일은 모른다는 걸 몇 번이나 느끼는 건지 알 수가 없더군요. 언뜻 보면 그저 버스 타고 동네 구경하며 돌아다니는, 너도나도 차 끌고 다닐 생각만 하는 요즘 세상에선 정말 하잘것없어보일 우리의 여정들이었지만 이것도 하나하나 쌓여나가다보니 이렇게도 인생을 배우게 되네요. 이래서 남들이 버리는 것을 우리는 취한다느니, 비웃음과 조소를 많이 받으라느니 하는 말이 있는 것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ㅅ- ㅋ 근데 여러분들, 사실 이렇게 하루에 몇 번 다니지도 않는 버스들 위주로 승하차 지점 및 시간 계산해서 딱딱 맞춰 타고 다니고 구경도 다니고 하는 것이 자동차 이용보다 더 쩌는 거 아닌감요? ㅎㅎ
우리는 저번에 정말 맛있게 먹었던 군청 앞 중국집에 가서 짜장면과 탕수육으로 점심을 해결한 후, 오후 12시 50분에 도착한 옥림대산 노선에 승차하였습니다. 대산마을버스를 탈 때 써먹어야 하기 때문에 그간 일부러 타지 않았던 노선이라, 이번에 처음 타보게 되었죠.
[군내버스 강화~옥림,대산(10번)][1250]
강화군청 1250 - 강화중교 1254 - 옥림교회 1256 - 연미정 1259 - 돌머루,대산종점 1302
이번에 탄 버스는 어떻게 가나 봤더니, 우리가 탄 강화군청 정류장을 지나고 웬 골목길 쪽으로 우회전을 하더군요. 버스가 강화읍 골목길을 잠시지만 누비는데, 용정리 노선을 다시 탄 느낌도 들었습니다(용정리 노선도 골목길을 누비는 특징을 가지고 있죠). ㅋㅋ
고풍스러운 모습의 강화산성 동문을 뒤로하고 버스는 읍내를 벗어났고, 옥림슈퍼부터는 본격적으로 시골길이 펼쳐집니다. 누가 강화도 북부 지역을 가는 노선 아니랄까봐, 이 노선 역시 민통선을 넘는 노선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검문소를 지나가게 되었으나 버스는 당연히 통과해 주었죠. 야트막한 언덕길도 넘고 북서쪽으로 한참 달리던 버스는 오후 1시 2분이 되어 대산1리(돌머루)라고 적혀있는 낡은 버스정류장 앞에 멈춰섭니다.
이곳이 종점이었으므로 우리는 바로 하차하였고, 대산마을버스가 오는 돌머루는 이곳이 아니었던지라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슬슬 걸어가게 되었죠. 대산마을버스는 오후 1시 30분에 돌머루를 출발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남아 천천히 걷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석준형을 따라 슬슬 걸어가도 10분이 지나니 바로 대산마을버스를 타는 돌머루 정류장이 등장하였고, 버스가 주차되어 있는 것도 봅니다. 석준형이 탔을 당시에는 에어로타운이었는데 지금은 카운티로 바뀌어 있더군요.
[대산마을버스(돌머루,월곶리)][1200]
돌머루종점 1330출발 - 대산1리회관 1333 - 강화산단 - 대산2리회관 1341 - 강화중앙시장 1353
아까 대산리행 군내버스를 탄 게 있어 이번에는 현금으로 요금을 냅니다. 미리 오픈라이더를 켜놓으며 기다리고 있으려니 버스는 오후 1시 30분이 되자 터미널을 향해 출발하였고, 월곶리를 경유하는 시간대였기 때문에 정말 개쩌는 길을 우리에게 유감없이 보여주었죠.
쩌는 길이 쉴새없이 나오니 정말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분의 맨땅의 헤딩, 그리고 석준형과의 협동으로 지도 한 장을 통해 베일을 벗겨냈던 이 노선은 정말이지 대박노선이 아닐 수가 없었고, 월곶리 경유를 추구하는 것도 역시 이유가 있었더군요. 아까 연지마을버스와 더불어 이것도 원래는 셋이서 탔으면 했던 노선이었으나 둘이서만 타게 된 것은 아쉬웠지만(시간이 지남에 따라 발생하게 된 업계의 비밀만 아니었어도...), 어쨌거나 지금 탄 김에 가는 길을 잘 봐둘 수밖에 없었기도 했구요.
강화산단도 헤집고 대월초등학교 앞도 지나간 버스는 다시 개쩌는 길을 달리며 고인돌체육관으로 나오게 되었고 여기서부터는 다른 군내버스들과 똑같은 길을 달리며 강화터미널을 향해 달려갔죠. 우리는 강화중앙시장에서 하차했고, 길을 건너 다음에 탈 인화리행 버스를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읍내에서 버스 타도 되는데 굳이 터미널까지 더 갈 이유는 정말 단 하나도 없었는데, 이렇게 우리도 주민같이 되어가는 게 실감이 나네요. -ㅅ- ㅋ
버스를 기다린 지 10분 만인 오후 2시 3분이 되자 인화리 가는 24번이 등장하여 승차를 했는데, 오우 이번에는 대형차인 뉴슈퍼로 운행합니다. 인화리 이거 쩌는 노선인데 대형차가 걸리다니 2연타 대박치는 기분이 이런 건가 싶네요. 키아 ㅋㅋㅋㅋ
[군내버스 강화~덕하,인화리(24번)][1250]
강화중앙시장 1403 - 송해삼거리 1408 - 숭뢰2리마을회관 1412 - 당산검문소 1415 - 철산검문소 1419 - 덕하3리(회차) 1421 - 양사초교 1424 - 양사면사무소 1428 - 교산리입구 1429 - 신포입구,교산리마을회관 1431 - 인화리종점 1437도착 및 하차, 버스는 1445에 출발함
저도 어느덧 너댓번은 타본 것 같은 이 인화리 노선을 오래간만에 재미있게 타보게 되네요. 똑같이 강화도 북부 노선인 북성리 노선은 인연이 생각보다 안 닿는 씁쓸함은 어쩔 수가 없었지만, 어쨌거나 덕하3리와 인화리의 개쩌는 길은 그대로였으니까요. ㅋㅋ
버스는 오후 2시 37분에 인화리종점에 도착하였고, 우리가 내린 지 8분 뒤인 오후 2시 45분에 강화를 향해 다시 출발하였습니다. 우리가 내리자마자 버스가 바로 출발하지 않은 것은, 인화리 출발시간이 정해져 있었기 때문이었죠. 아무튼 인화리 여기서 내려볼 일이 생길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우리였기에, 교동도 가는 18번이 경유한다고 되어 있던 인화성입구 정류장도 한번 보고 창후리로 가기로 합니다. 지도상으로 인화리종점 버스정류장보다 안쪽에 있는 곳이었죠.
그런데 막상 인화성입구 정류장이라고 표시된 지점을 직접 가보니 정류장 표시 그런 건 정말 아무것도 없었던 것은 물론, 버스가 여기까지 굳이 들어올 것 같지도 않았습니다. 우리가 백배 양보해서 만약 버스가 여기 들어온다고 쳐도 기존 인화리 노선만 소폭 연장시키면 그만인지라, 교동도 가는 18번이 굳이 들어와줄 이유는 정말 단 하나도 없는 거였죠. 이걸 아주 확인 사살을 시켜주려는지 때마침 교동도를 나와 강화로 가는 군내버스를 목격하게 되는데, 계속 지켜보니 버스가 우리가 있는 이곳 인화성입구는커녕 인화리입구 정류장에조차 얼씬도 하지 않더군요.
뭐, 그거야 이미 저번 교동도 시승(2020년 9월 19일 시승기 참조)에서부터 실제 확인했던 사실이니 사뿐하게 제껴주기로 하고, 우리가 이곳을 오게 됨으로서 또 하나 얻게 된 것은 따로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김포의 터줏대감 도로이자 생명줄과도 같은 도로인 48번 국도의 시작지점을 직접 가보게 되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지도로만 봐왔고, 늘 궁금했던 48번 국도의 시작 지점은 어떻게 생겼을까에 대한 의문이 풀리게 된 겁니다.
48번 국도가 없다면 김포라는 동네는 아주 그냥 평가가 안되는(박완규의 평가가 안돼 드립이죠 -ㅅ- ㅋ) 개막장 나락동네로 전락하게 되는데, 이렇게 중요한 도로의 시작지점은 정말 더할 나위없이 평범했습니다. 바다를 향해 둘러쳐진 철조망, 그리고 민통선 검문소 안쪽 지점이라는 것만 뺀다면요. -ㅅ- ㅋ
이제 우리는 김창후리를 향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바닷가 길을 따라 걷는 것이라 바닷바람이 참 시원했죠.
김창후가 생각나는 이 창후리라는 곳은 제가 가보지 못했는데, 교동도 가는 배를 타려면 자연스럽게 갈 수밖에 없는 장소여서 일부러 미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사이 교동대교가 생기는 바람에 교동도 가는 배가 없어진데다, 생각보다 시간대가 고르지는 못한 창후리행 군내버스 시간, 그리고 깊숙히 들어가야 되는 까다로운 특징 때문에 창후리는 조금 골치가 아픈 곳이 되어버렸죠. 하지만 이러한 창후리도 인화리를 이용하니 생각보다 크게 힘들이지 않고 해결이 되었습니다. ㅋㅋ
교동도 가는 배가 없어진 이후로는 더 이상 외지인이 찾아올 일이 없어져 아주 썰렁한 곳이 되어버린 창후리 선착장. 배가 다녔을 시절의 떠들썩함을 생각하며 우리는 창후마트에서 간단히 먹을 것을 사먹고, 시간 맞춰 슬슬 버스종점으로 걸어가보았습니다(버스종점이 선착장 주차장에서 조금 바깥으로 걸어나가야 있습니다). 그랬더니 이미 버스가 시동을 끈 채 정류장 앞에 서있더군요.
[군내버스 강화~창후리(32번)][1250]
창후리종점 1554 출발 - 창후3리마을회관앞 1557 - 창후리입구 1559 - 신봉삼거리 1602 - 하점초교 1604 - 강화서문 1613 - 강화터미널 1619
오후 3시 54분에 버스는 창후리종점을 떠났습니다.
타는 사람이 없어 버스는 슝슝 달리기만 했지만, 길이 워낙 구불구불한 탓에 다른 버스들을 탈 수 있는 첫 번째 정류장인 창후리입구까지 가는 데만 5분이나 걸리더군요. 입구로 나가려면 꽤 걸리는지라 까다로운 편에 속하는 김창후리도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이후로는 하점~외포리 30번 등 다른 노선들과 경로가 다른 것이 전혀 없어서, 바깥구경을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있으니 어느덧 버스는 읍내에 도착했죠. 이번에는 버스시간이 좀 남아서 그냥 강화터미널 안으로 들어와 버렸습니다.
화장실에 가서 물도 좀 빼고 다시 승차장으로 가보니 우리가 탈 모름말행 23번이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운행횟수가 하루 2회로 매우 적어서 까다로운 양오리 브라더스를 해결할 순간이 다가온 것입니다.
[군내버스 강화~양오2리,모름말(23번)][환승]
강화터미널 1625 출발 - 강화군청 1629 - 강화서문 1634 - 부근삼거리 1640 - 하점우체국 1644 - 장정5리마을회관 1646 - 양오1리마을회관 1648 - 모름말종점 1653
우리는 이 버스를 타고 모름말종점에 내린 다음, 양오부대 앞까지 걸어서 양오부대 노선(22번)을 타고 나올 계획이었습니다만, 이 계획 수립을 하기 전에 고민을 꽤나 해야 했습니다. 지도로만 보면 모름말종점에서 양오부대 종점까지 멀지 않은 거리라서 고민할 필요조차 없어 보이지만, 문제는 버스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양오부대 노선이 오후 5시 30분에 종점을 출발하는 탓에, 모름말 차가 늦으면 시간 여유가 별로 없는 구조였는데 다른 시간을 고르자니 선택권이 정말 너무나 부족했던 겁니다. 아무리 살펴봐도 맞는 시간은 지금밖에 없으니, 우리는 결국 좀 빡세게 움직여보기로 하고 모름말행 버스를 타게 된 것이죠.
버스는 옛 해안관광 순환노선과 100% 똑같은 경로로 양오리를 향해 달리고 있었고, 그 덕분에 양오1리까지 그냥저냥 석준형과 이야기나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전과 달리 하점에서 장정리, 그리고 양오리로 올라가는 길이 다 확장이 되었더군요. 덕분에 양오2리 마을회관에 와서도 우리는 왕복2차로의 넓은 길만을 볼 수가 있었고(이전에 제가 여길 왔을 때는 쩌는 1차로 길이었죠 ㅜㅜ), 어플에 안내된 길과는 다르게 움직이는 버스 역시 볼 수가 있었죠.
아무튼 버스는 자연사박물관 정문 바로 근처까지 갔다가 오른쪽으로 크게 꺾어 모름말을 향해 들어가게 됩니다. 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에는 위에 올린 사진과 같이 운행경로가 표시되어 있지만, 실제로 가보니 화문석문화관 앞에서는 모름말 가는 길쪽으로 바로 우회전 꺾어 들어갈 각도가 전혀 나올 수 없을 정도로 길이 크게 꺾여 있어서 그랬던 겁니다. 참 누가 노선경로를 저렇게 그어놨는지 많이 궁금했지만, 수정이 되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그분, 석준형, 느티나무: 저런거 조사하는 거 시키면 잘할 자신 있는데
스위치백 같은 형식으로 모름말 가는 길에 진입한 버스.
그런데 막판에 보게되는 길이 1차로였고 생각보다 쩔더군요.
안쪽으로 조금 달리니 모름말 버스정류장이 나왔지만 회차 가능한 공간이 없어 버스는 안으로 조금 더 들어가게 되었고, 결국 정말 조그만 공터 하나가 나오자 거기에서 회차를 합니다. 들어가는 길도 까다로웠지만 회차도 그렇게 썩 쉬운 편이 아닌 모름말 노선이었네요.
버스에서 내리고 보니 오후 4시 52분이었고, 우리는 바로 양오부대를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게 됩니다. 물론, 나오면서 모름말 정류장을 사진으로 남기는 것은 잊지 않았죠.
[도보]
모름말종점 1652 - 부대아래종점1717
어쨌든 우리는 모름말을 오게 되었고, 결행에 옮겼으니 꼭 성공해야만 하는 상황이라 뒤도 안 돌아보고 바로 부대아래 종점을 향해 걸어갔습니다. 양오2리 마을 안을 지나 야산을 넘는 것이었는데, 그동안 너무 운동 부족이었던 탓인지 숨이 차더군요. 그동안 저도 시승 다니면서 많이 걸어다니고 그랬던지라 이전에는 이렇게까지 힘든 건 없었는데 미칠 노릇이었습니다. 그래도 어쨌든 꾸역꾸역 걸어가니 오후 5시 17분이 되어 부대아래 종점에 도착할 수 있었고, 3분 뒤인 오후 5시 20분이 되자 버스도 들어옵니다. 결국 이렇게 양오리 브라더스를 성공하고 마네요. 키아 ㅋㅋㅋㅋ
버스가 오후 5시 20분에 부대아래 종점에 도착한지라, 10분이라는 여유시간이 남아있었고 우리는 그동안 저수지를 더 감상하다가 시간 맞춰 버스에 오릅니다. 물론 실제 정류장 위치를 캡쳐해두는 것도 잊지 않았죠.
[군내버스 강화~양오리부대아래(22번)][1250]
부대아래종점 1730출발 - 양오저수지 1733 - 숭뢰2리마을회관앞 1736 - 호박골 1737 - 홍의사거리 - 솔정1리회관 1744 - 대월초교 1748 - 강화중교 1751 - 풍물시장 1755
오후 5시 30분이 되자 버스는 출발하였고, 양오저수지도 금방 멀어지게 됩니다. 1차로 길을 계속 달려주는데, 정말 깨알같은 요소가 숨어있는 양오리 브라더스가 아닐 수 없더군요. 게다가 이게 예전의 숭뢰리 경유 송해면사무소 노선을 계승한 노선인지라, 홍의사거리 이후 개쩔던 길도 정말 오래간만에 보게 되네요. ㅎㅎ
게다가 거기서 끝이 아니었으니, 송해면사무소를 지나자마자 또 좌회전을 하여 솔정리도 들어갑니다. 이곳은 예전에는 가는 버스가 없던 곳이었는데 이번 기회에 가보게 되네요. 평범한 왕복 2차로 길이었지만 아까 대산마을버스로 지나갔던 대월초등학교도 다시 지나가보고, 여러모로 기존 군내버스들과는 다른 특이한 경로를 통해 터미널 바로 직전인 풍물시장까지 탔습니다. 어차피 다음에 탈 노선은 남쪽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좋든 싫든 터미널까지 갈 수밖엔 없었지만, 버스 시간까지 10분 이상이 남아 있어 풍물시장에서 터미널로 슬슬 걸어서 가보기로 한 겁니다.
터미널에서 시간표도 보고 버스 서있는 것도 보고 기다리다보니 드디어 오후 6시 11분이 되자 우리가 탈 초지리 경유 장흥리행 버스인 57번이 등장합니다. 처음 강화군내버스 시승을 했던 날 타보려다 못 탔던 걸 이제서야 타보게 되네요. 그것도 전기버스로 말입니다. -ㅅ- ㅋㅋ 강화군내버스 여행 한다면 전기버스 타러 가는거죠 뭐 ㅋㅋ
[군내버스 강화~초지,장흥리(57번)][환승]
강화터미널 1815 - 불은파출소 1829 - 온수리 1840 - 밤나무골 1844 - 초지삼거리 1845 - 장안말,온천스파 1852
버스는 오후 6시 15분에 터미널을 출발하였고, 온수리까지는 온수리 가는 다른 노선들과 100% 똑같이 가기 때문에 그냥저냥 앉아있으니 역시 오후 6시 40분에 온수리를 찍습니다. "강화~온수리 25분 공식에서 전혀 벗어나지 않는 모범적인 모습이구만 ㅋㅋㅋ" 하고 생각하는 동안, 버스는 700-1번과 같은 경로로 초지리를 가더니 장흥리 쪽으로 우회전을 하여 단독구간으로 접어듭니다. 이 노선이 생각보다 시간대가 너무 안 좋아서 타기가 힘든데 이번에 타게 된 것은 정말 앓던 이가 빠지는 그런 기분이었네요.
오후 6시 52분이 되자 버스는 장흥삼거리에 도착하였고, 오래간만에 다시 만난 장흥2리 마을회관 바로 앞 아주 넓은 공터에서 회차를 합니다. 강화도, 그리고 이곳을 처음 왔었던 9년 전 어느 날 예상했던 그대로였죠. ㅎㅎ
이곳은 9년 전 와봤던 장소이기도 했지만, 강화군내버스를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하며 동검리에 이어 두 번째 순서로 와본 장소이기도 해서 참 그 때의 생각이 많이 나더군요. 당시에는 (결과적으론 실패로 돌아갔지만) 이곳에서 이 57번을 타고 나가려고 동검리입구에서부터 걸어서 왔었는데, 이번에는 버스 타고 이렇게 와보게 되니 사람 일은 정말이지 알 수가 없네요.
버스에서 내리니 해가 저물어 캄캄해지게 되었고, 날도 추워진 탓에 우리는 삼거리에 있던 편의점으로 들어가서 따뜻한 음료수 하나씩 온장고에서 꺼내 마시게 되었습니다. 사실 원래는 장흥삼거리 종점에 내리자마자 바로 왔던 길로 걸어나가 70번을 타고 강화도를 나갈 계획이었지만, 우리가 걸어가는 동안 70번이 먼저 지나가버릴 상황이라(어쩐지 좀 많이 간당간당하더니만) 10분 남짓 뒤에 도착할 53번을 타기로 했던 겁니다.
음료수를 마시니 참 따뜻했습니다.
이곳에서 정말 멀지 않은 곳에 강남상회라고 하는 조그만 슈퍼가 있었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편의점이 대세가 되어서 동네 구멍가게가 사라진 현실이 있긴 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곳에서도 편의점이 있으니 음료수 등을 사는 여건이 이전보다 나아진 점은 좋더군요.
[군내버스 강화~황산도,온수리(53번)][환승]
장안말,장흥삼거리 1903 - 온수리입구 1908
우리는 어플로 버스위치를 보고 있다가 장흥삼거리 바로 근처에 왔을 때 바로 편의점을 나와 버스를 기다리게 되었고, 드디어 오후 7시 3분에 버스가 와서 승차합니다. 여기에서 온수리는 버스로 5분 거리기 때문에 금방 내려야 할 상황이었지만, 걸어서 가려면 40분 남짓 걸릴 거리인데다(3km정도 됩니다) 환승할인도 이어나갈 수 있으니 버스를 타면 참 좋았죠. 그런데 온수리 입구에 이르니 기사아저씨께서 내리라고 하시는 바람에 우리는 오후 7시 8분에 온수리 들어가는 입구에서 내리게 되었습니다. 이 노선은 온수리 외곽으로 한 바퀴 돌아서 회차하는데 온수리 출발시간이 오후 7시 20분이라 10분 남짓 시간이 남았고, 온수리 버스정류장 앞 도로가 좁아 그 출발시간까지 기다렸다가 출발하기 어려운 사정을 고려하게 된 겁니다. 처음 생각한대로 온수리 버스정류장에 내릴 수 없어 불편하긴 했지만, 기껏 불편해봤자 정말 조금의 도보가 추가되는 것 단지 그거 하나뿐이고 70번이 오려면 10분 넘게 남아 있었기에 이번에는 그냥 우리가 조금 불편하고 말죠 뭐.
[강화선진버스 70번][환승]
온수리 1923 - 전등사남문 1925 - 초지대교앞 1930 - 대곶사거리 1942 - 구래역 1955 - 향동입구,해병2사단 2003
온수리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으니 오후 7시 23분이 되자 70번이 도착했고, 우리는 이 버스를 타고 바로 강화도를 나와 귀갓길에 오르게 됩니다. 다만 바로 검단까지 내려가지는 않고 해병2사단에 잠시 내리게 되었는데, 정말 다행히도 가방을 찾아 보관중이라는 연락이 왔었던 겁니다. 해병2사단에 내려 차고지로 찾아가니 많은 버스들이 주차되어 있다가 하나씩 둘씩 운행을 위해 차고지를 나가고 있었고, 사무실로 가보니 제 가방이 딱 있더군요. 못 찾을 줄 알았던 가방이었는데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니 다행이기도 했고, 석준형에게도 정말 고마웠습니다. ㅎㅎ
가방을 다시 찾은 우리는 해병2사단 사거리에 있던 음식점에서 육개장으로 저녁을 먹고, 때마침 도착해준 700-1번을 타고 귀갓길에 오르게 됩니다.
[강화선진버스 700-1번][1250]
향동입구,해병2사단 2044 - 검단사거리역 2049 - 마전역 2054 - 완정사거리 2058 - 백석고가 2102 - 검암역 2106
깨알처럼 등장하는 레어노선들에다 대산마을버스, 연지마을버스까지 정말 생각보다 많이 타기도 했지만 재미도 있었던 하루였습니다. 그리고 가방을 다시 찾을 수 있게 도와준 석준형의 도움도 큰 하루였구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Thanks to
석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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