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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스로 떠나는 시골 여행
끄적이는 이야기

경기도 산다고 말을 못하는 경기도 주민

by 회관앞 느티나무 2023. 8. 16.

https://m.dcinside.com/board/monorail/411060?page=2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monorail&no=411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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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공화국, 수도권 집중 문제에 따른 씁쓸한 자화상이다.

사실 여러분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경기도는 수도권이 맞다. 안성이나 이천, 여주, 가평 등도 경기도에 속하므로 수도권이라는 뜻인데, 이건 필자 혼자 지어낸 말이 아니다. 아예 관련 규정(수도권정비계획법을 참조하자)에도 수도권은 인천광역시, 그리고 경기도로 한다고 분명히 나와있기까지 하다.

디시인사이드 버스갤러리에서 등차수열이라는 녀석과 수도권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싸웠었던 것도 참 엊그제같기만 하다. 하지만 2023년 8월 현재는 디시인사이드 교통 갤러리 및 모노레일 갤러리에서도 수도권의 범위에 대해서 아직 이견은 있긴 하지만, 결국 필자가 말했던 이 사실이 대세가 되어 있어 다행일 따름이다.


하지만 수도권도 수도권 나름.
사실 수도권 최외곽 지자체들은 수도권 인구 집중 심화 및 집값 때문에 인구가 늘어난 것이기 때문이다. 수원~성남~의정부~고양~부천을 잇는 동그라미를 벗어난 지역은 같은 경기도여도 서울과의 거리가 멀어지므로 애로사항을 겪게 된다는 것.

자연히 일반인들 또한 수원이나 성남, 안양, 고양, 의정부 등의 도시 이름은 알아도, 용인이나 평택(※), 안성 등은 모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자신의 집이 분명 경기도인데도 경기도 산다고 말을 못하게도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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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인이나 평택을 모를 수밖에 없다는 것은 무슨 소리냐 할 수 있는데, 용인이나 평택은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면적이 대단히 넓은 지자체라는 사실을 항상 생각해야 된다. 용인은 수지구와 기흥구, 용인터미널 인근, 에버랜드 인근이라면 몰라도, 그 외의 지역들은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평택도 마찬가지로 평택에 대해 조금 아는 사람들이면 고덕신도시 및 송탄도 생각이나마 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평택역 인근을 생각하게 마련이다. 따라서 분명 주소는 용인시 또는 평택시지만, 사람들이 모르는 장소가 나올 수밖에는 없는 것이다. 여러분들은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고당리나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박곡리라든가, 평택시 청북읍 고잔리, 평택시 포승읍 희곡리같은 지명을 들어본 적이 있었는가? 한번쯤은 생각해볼 일이다. 참고로 필자가 예시로 든 곳들은 모두 실제로 있는 동네들이다. 지도 앱이나 포털사이트에서 저 지명들 쳐봐도 된다. 어디 있는지 잘 알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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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저게 무슨 느낌인지 안다.
왜냐하면 필자의 고향은 어디인지 말하더라도 정말 웬만해서는 다들 어딘지 떠올리지 못하는 곳이었으며, 이웃 도시에서 필자의 고향 동네로 들어가는 버스 막차 시간도 부천에서 가는 걸 제외하면 죄다 이른 편이었기 때문이다(2018년 6월까지 버스 외에는 교통편이 없었으며, 빨간버스(광역버스)는 2008년이 되어서야 생겼다. 510번이 생기기 전에는 심야버스 그런 것도 없었다). 그것도 경기도 외곽 동네가 아니라, 수원~성남~의정부~고양~부천을 잇는 동그라미 바로 근처에는 있는 곳이었는데도 말이다.


필자가 살던 곳을 이야기하면 돌아오는 것은 꼭 3가지 중 하나였다.

1. 어디인지 모른다.
2. 서울 금천구 시흥동 생각한다.
3. 오이도 있는 장소겠거니 생각한다.

인천 소래, 남동쪽이나 부천 사는 사람이라면 그래도 제대로 아는 사람이 나올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쨌든 위에 적은 3가지 중 2, 3번은 모두 틀렸다. 서울이 아니라 경기도 시흥시인데다, 오이도가 있는 정왕동 시화공단 쪽은 주소만 시흥시로 같을 뿐 필자의 고향과는 거리가 멀어서 완전 남남이나 다름없는 동네이기 때문. 부천은 가까운 이웃이지만, 안산은 머나먼 이웃이다.

정왕동 하면 으레 생각할 외국인 노동자들 역시, 필자가 중학생이 되어 안산이라는 머나먼 이웃도시를 일부러 가보기 전까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만약 필자가 여기저기 다니는 걸 좋아하지 않았더라면, 외국인 노동자들을 직접 볼 일이 없었을 정도다.


이러니 서울? 오이도? 공단? 외국인?
필자에게 먹힐 리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저런 반응을 하도 겪다보니 아예 어디 사는지 역으로 까놓고 말했는데, 그게 오히려 나았다. 물론 아파트 및 호수까지 다 말하란 것은 아니다

사실 정확히 얘기하는 것이 상대에게도 도움이 된다. 숨기는 느낌도 주지 않으니 서로간의 느낌도 매끄러울 것이며, 밤에 늦게까지 뭐 해야 할 때도, "집이 머니까 일찍 가야 하는구나" 하고 바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직접 찾아오기까지 할 사람은 정말 친한 친구 아니면, 내게 큰 원한을 가진 사람 이렇게 두 부류밖에 없다고 보면 되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