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 남동구 운연동.
제 고향인 경기도 시흥시 대야동 바로 옆 동네입니다. 그리고 제 고향집에서 인천대공원은 그렇게 먼 곳이 아니었기에, 운연동은 원진운수 22번으로도 지나가 보았지만 자전거로도 지나가보고, 걸어서도 지나가본 동네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길 오는 또다른 노선버스인 성원운수 535-1번은 아직도 해결을 못 하고 있었다는 것은 비밀 아닌 비밀이었죠. -ㅅ- ㅋ
시간은 흘러 2016년 12월 9일.
저는 여르니님과 대화를 하다가 이번 기회에 이 535-1번을 타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대화 도중 부랴부랴 오늘의 코스를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때마침 여르니님이 시흥교통 따복 11번 주말,공휴일 노선을 타보지 못했다길래 저도 겸사겸사 타볼 겸 해서요. ㅋㅋ
여르니님이야 당연히 콜을 할 수밖에는 없었고, 그리하여 우리는 오후 1시 50분에 신천삼거리를 지날 예정인 시흥교통 36번을 타기로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2016년 12월 10일이 되자 저는 언제나처럼 61번을 타고 신천동을 향해 쭈욱 올라가게 되는데, 여르니님이 좀 지지부진한 눈치더군요. 안양에서 31-7번을 타려 하는데, 차가 아직 오고 있질 않고 있다는 연락이 오는 겁니다. -ㅅ-;; 작년쯤부터 31-7번이 은근히 안 오는 차편이 되어놔서 냐잉한 기분을 감출 수가 없었는데 하필이면 이렇게 함정이 되어 돌아오다니, 아무리 봐도 이거 대단히 빠듯할 것 같구만요 -ㅅ-;;;
반면 저의 경우에는 이게 웬걸, 시간여유를 두고 버스를 탔더니 차가 제 생각보다 너무나 잘 가준 덕택에(...) 시간이 꽤나 남더군요. 신일초등학교,백제당약국에 내린 다음 극동아파트로 걸어올라가서 1번 마을버스를 타고 삼미시장으로 가기까지 했는데 이래도 시간이 남았습니다. 이렇게 남는 시간 좀 떼서 여르니님 주면 안 되나 싶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생각마저 들더군요. ㅋㅋ
사실 36번을 못 타게 되면 이번 코스에 정말 심각한 지장이 생기는 것은....
아니고, 청용낚시터에서 운연역으로 가는 것만 포기하면 됩니다만 ㅋㅋㅋ (22번 타고 바로 장수동으로 가도 오늘의 코스는 문제 없당께요 ㅋㅋ) 여르니님이 저 덕분에 또다른 길을 가볼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치게 되는 거니까요. 사실 오늘 36번을 못 타게 되더라도, 제가 여르니님이 그거 못 가보게 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느낄 필요는 없습니다. 일단 제 잘못이 아닌데다가, 제 기준에선 36번은 많이 타본 노선이라 크게 아쉬움이 느껴질 이유가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서로 잘 지내는 사람에게마저 사회인들 하는 것마냥 각박하게 굴기는 싫었기에, 31-7번 그리고 여르니님이 얼른 나타나기를 기다리게 되었죠. 2018년 11월 현재 와서 생각하면 내가 왜 그렇게까지 해줬을까 싶기까지 하지만 -ㅅ-;;
정말 애타는 기다림 끝에 오후 1시 47분이 되자 겨우 여르니님이 삼미시장에 도착하였고, 36번은 3분 뒤 도착이라고 되어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신천삼거리를 향해 허겁지겁 뛰었습니다. 우리가 정류장에 도착하자마자 곧 36번이 저만치서 모습을 드러내는데 진짜 일촉즉발이나 다름없었네요. 휴;;
[시흥교통 36번]
신천삼거리 1350 - 청용낚시터 1404
그리하여 우리는 무사히 청용낚시터로 이동하게 되었고 바로 뒷방죽들을 향해 이동하게 됩니다.
이번에는 무사히 뒷방죽들로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만, 버스를 타고 운연역으로 갈까 했는데 여르니님이 운연역까지 또 걷자고 하길래 -ㅅ-;;; 에라 모르겠다 운연역으로 걸어가게 됩니다.
[도보]
청용낚시터1404 - 뒷방죽들 1415 - 운연역 1433
운연역까지 더 걷는 시간까지 포함해도 535-1번을 타기까진 시간이 남기 때문에, 오늘의 일정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으니 저도 걍 걷게 된 것이죠. 이리하여 도착한 운연역. 그런데 막상 개찰구에 카드를 대보니, 이럴수가 환승이 찍히네요.;;;
시간을 확인해보니 청용낚시터에서 내린 지 29분 지났더군요. 나 이거야 원 ㅋㅋ
청용낚시터에서 뒷방죽들 가는 거면 몰라도, 운연역까지는 30분 안에 걸어가기 힘든데 정말 별 일 다 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여르니님의 걸음이 빠르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네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일반적인 속도로 슬슬 걸어서는 30분 만에 와지는 게 가능할 리가 없었으니 말이죠.
어쨌든 이 덕분에 저는 535-1번을 마지막으로 5회 환승을 모두 채우게 되는 성과를 거두게 되어 속으로 쾌재를 부르지 않을 수 없었고 ㅋㅋ 여전히 썰렁하기만 한 운연역에서 약간 시간을 보내다(바로 전철을 타봤자 남동구청역에서 또 시간이 많이 남을 각이라 ㅠㅠ) 인천지하철 2호선을 오랜만에 타고 남동구청역으로 이동합니다.
[인천지하철 2호선]
운연역 1454 - 남동구청역 1459
535-1번이 남동구청역 바로 안쪽 동네에 있는 창대시장에서 시간 맞춰 출발한다고 알고 있었기에 우리는 남동구청역에서 슬슬 걸어서 창대시장으로 이동합니다.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만수동 골목길에 있는 곳이었지만, 역 바로 뒤편에 있는 장소인데다 지도가 있어서 그런지 금방 도착할 수 있었네요. 제가 돈을 뽑아야 했던 관계로 이곳에서 좀 허둥지둥하게 되었지만 어쨌든 이 정류장 바로 근처에 남동농협도 보였고, 우리는 오후 3시 27분에 535-1번을 환승할인까지 받아가며 타게 되었습니다.
[성원운수 535-1번]
남동농협 1527 - 만의골종점 1546(회차) - 운연동슈퍼 1551 --> 백제엔지니어링 1553 --> 운연동마을회관 1557(종점)
사전에 찾았던 시간표에 의하면 남동농협 출발시간보다 버스가 약간 늦게 도착하였기 때문에 바로 회차할 것 같았는데, 역시나 우리를 태운 버스는 바로 남동구청역을 지나 운연동 쪽으로 가기 시작했습니다. 버스는 인천대공원 정문까지는 22번과 똑같이 갔지만, 운연삼거리에서 드디어 만의골 쪽으로 좌회전을 하더군요. 이 구간은 왕복으로 경유하는 눈치였기에, 쌩깜당할 걱정은 없었습니다.
사전에 봐둔 정보로는 군부대 앞에서 회차한다고 했었는데, 과연 길 끝에 군부대가 있었고 여기에서 회차를 하네요.
예전에 제가 부천에서 전진아파트 가는 소신여객 6번을 탔을 때, 그분께서 말해주신 정보도 생각납니다. 중간에 군부대가 있었다고 말이죠... ㅋㅋ (그래서 바로는 못 가고, 등산로를 이용해서 조금 돌아가야 한다는;;;)
다시 만의골입구로 나온 버스는 22번이 서는 운연동 정류장으로 가기 직전에 갑자기 우회전을 합니다. 오오 드디어 운연동 안으로 들어가는 것인가? 기대를 하면서 차창 밖을 보고 있으려니, 꽤 쩌는 1차로 길이 우리를 반깁니다. 조아조아 ㅋㅋ
운연한식뷔페 사거리에서 우회전을 하는데, 주변은 1차로 길과 더불어 공장들이 많이 있었네요. 그리고 제2경인고속도로 남인천 요금소 바로 뒤편 길도 이 535-1번이 운행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남인천 요금소는 시흥 살 때 제2경인고속도로로 인천을 갈 때면 고속도로 들어오자마자 바로 나오는 그 요금소였는데, 이곳 바로 옆길을 버스 타고 들어오다니 정말 별 일 다 있네요. ㅋㅋ
하림을 경유한 버스는 오후 3시 56분에 운연동마을회관앞에서 멈춰섭니다. 어플이나 포털 지도에 나오는 운행경로 정보로는 운연동 마을회관 바로 전인 하림까지만 가고 끝나 있지만, 이 운연동 구간은 실제로는 한바퀴 순환이었죠. 그리고 만수동으로 나갈 때는 아까 우리가 한바퀴 돌았던 그 쩌는 길을 경유하지 않고 바로 나가는 거구요. 오늘 이 535-1번을 남동농협에서 타고 들어간 덕분에 만의골과 운연동 쩌는 길 모두를 한큐에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인데, 바로 이 때문에 남는 시간이 꽤 발생하긴 했지만 잘한 선택이었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ㅋㅋ
[도보]
운연동회관 1557 - 베다니마을 1613 - 계란마을(하우명 선생묘) 1620
선취골을 넣은 선수마냥 기분이 좋아진 저는 버스에서 내린 뒤, 여르니님을 데리고 다시 운연한식뷔페로 갔다가 이번에는 우회전을 했습니다. 베다니마을쪽으로 빠져나간 다음 화영운수 1번을 타고 오이도역으로 가기 위함이었죠. 이 길은 처음 가보는 길이긴 했으나, 사전 조사도 있었던데다 고향집 바로 근처였고 베다니마을도 중학교 때 집에서부터 걸어서 가 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방향을 잡는 데에는 큰 문제가 있지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사전에 봐둔 길을 이용해 베다니마을 쪽으로 빠져나왔습니다. 시흥시로 다시 되돌아오게 되었기도 하죠. 오늘 시승하면서 인천광역시/시흥시 시경계를 다소 기묘하게 두 번이나 넘어다닌 탓에, 우리가 시흥에 있는건지 인천에 있는건지 버스 도색만 아니었으면 구별이 힘들었을 정도였죠.
하지만 기묘하게 시경계를 넘나들었다는 사실보다는, 이 길을 왜 이제서야 알았을까 하는 후회가 들었습니다. 535-1번 운연동종점이 생각외로 고향집에서 그렇게 먼 곳이 아니었다니;;; 이런 거리인 줄 알았으면 집에서 슬슬 이 길로 걸어들어가서 타보기라도 할 걸 ㅜㅜ
하여간 운연동 535-1번 시승을 성공리에 마치고 우리는 시흥시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이제는 오이도역에서 11번 따복버스를 타야 했으므로 화영운수 1번을 타야 했는데, 그 전에 우리는 계란마을을 들르게 되었습니다. 오이도역에서 오후 5시 45분에 따복버스를 탈 생각이었기 때문에,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남아 이번 기회에 계란마을에 있는 문화재인 하우명 효자정각을 여르니님께 보여주기 위해서였습니다. 버스 여행이지만 버스만 바라볼 필요는 없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던 겁니다.
하우명 효자정각은 초등학생 때 몇 번 가 본 적이 있는 곳이었고, 그 때와 비교해서 길 모양이 바뀐 것은 없기 때문에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때 친구 중에 계란마을에서 학교 다니는 친구 있었던 것 같은데 누구였더라 머리도 굴려보면서요 -ㅅ- ㅋ
그리하여 찾게 된 하우명 효자정각 및 하우명(하연) 선생 묘는 여전히 그 모습 그대로 고즈넉함을 간직한 채 우리를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조그만 서원 하나와 무덤 하나뿐이라 구경은 금방 끝났지만, 거의 20여년만에 다시 찾은 이곳은 잠시동안이지만 우리를 품어주는 듯한 그런 느낌이 들더군요.
다시 신천동 정류장까지 걸어간 우리는 오후 4시 50분쯤 도착한 화영운수 1번을 타고 오이도역으로 향합니다. 여러번 경험상 오이도역에는 오후 5시 25분에는 도착할텐데, 오이도역에 도착하고도 시간이 남는다는 뜻이기도 하므로 우리는 그야말로 여유롭게 버스 탔습니다. ㅋㅋ
우리가 탄 화영운수 1번은 과연 제 예상대로 오후 5시 25분에 오이도역에 도착했고, 따복버스 시간까지는 20분이라는 시간이 남게 되었죠. 이 틈에 화장실에서 신발에 묻었던 진흙들을 털어내고 대충 상태 수리를 하는데, 제가 여기에서 그만 사고를 치고 말았습니다. 진흙이 묻은 지 몇 시간이 지났던 탓에 진흙이 그렇게 잘 닦이지 않았기도 했지만, 너무 여유를 부렸다가 그만 버스시간을 넘겨버렸던 겁니다....냐잉 -ㅅ-;;;;
그래서 사태수습을 위해 우리는 때마침 오이도역에 도착해준 30-2번을 타고 오이도수산시장으로 향했습니다. 시간표를 다시 찾아보니 오이도차고지에서 오후 6시 30분에 출발하는 차가 있었던 것인데, 꿩 대신 닭이라고 오이도역 방향으로 따복버스를 타도 되었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는 원래 계획했던 것과는 반대 순서로 버스를 타게 됐지만, 그나마 차가 꽤 있는 덕택에 금방 수습이 되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해 보았죠. ㅋㅋ
오이도수산시장에서 따복버스를 못 탈 걱정은 기우에 불과할 것이므로 다시 여유로운 시승이 이어졌고, 그간 경험했던 대로 30-2번은 25분 걸려서 오이도어시장에 우리를 내려주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저녁이 되어서인지 날이 춥네요. 버스 오려면 15분은 남았는데, 오늘은 그래도 날씨가 포근한 편이었지만 저녁이 되니 역시 장사 없더군요;;;
추위와의 싸움 끝에 오후 6시 30분 조금 넘은 시각에 드디어 따복버스가 들어와 승차합니다.
이 노선은 오이도를 벗어난 이후 서울대 시흥캠퍼스 뒷길인 해송십리로를 통해 바로 배곧신도시로 직통했습니다. 배곧이 아직 개발이 다 되지 않은 탓에 넓직한 길 하나가 다였긴 했지만 의외로 버스로 지나가보기 쉽지는 않은 이 길을 드디어 가보는 것만으로도 배부를 지경입니다. 이 노선은 주말, 휴일에만 탈 수 있었던데다(11-C번), 이 노선을 탄 덕택에 99-2, 99-3번은 또 탈 필요가 없어지는 것도 좋은 수확이 되었습니다(이 때는 99-2번 및 99-3번이 연장되기 전이었죠).
운연동 노선에 이어 여르니님이 타보지 못했던 따복버스 주말노선까지 성공적으로 해결한 우리는 오이도역에서 4호선 전철을 타고 중앙역으로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만난 석준형과 함께 셋이서 62번을 타고 한양대학교 에리카캠퍼스에 가는 것으로 시승을 마칩니다. 여르니님은 석준형의 깜짝 안산 방문에 한 번 놀라고, 저녁은 자신이 그렇게 좋아하는 부리토라는 사실에 두 번 놀라게 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이날 저녁은 행복한 저녁이었던 겁니다. 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버스 기행문 > 2016년~2017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6년 12월 17일 - 가곡여객 11-1번과 11번(사기막) 간단한 시승 (0) | 2022.09.16 |
---|---|
2016년 12월 16일 - 오산시 부산동, 만의사 방문기 (0) | 2022.09.16 |
2016년 12월 7일 - 아산 마중버스 시승기 (0) | 2022.09.16 |
2016년 12월 5일 - 3호선 대곡역, 삼송역 일대 고양시 마을버스 시승기 (0) | 2022.09.16 |
2016년 12월 2일 - 시흥시의 따끈따끈한 신규노선인 2번 마을버스 간단 시승기 (0) | 2022.09.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