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먹고 집을 나선 저는 오전 10시 15분에 안산터미널을 출발하는 대원고속 고양 행 직행버스에 3300원 주고 승차합니다. 지금은 덜하지만 예전에 7권역 빨간버스들 빠는 매니아들 때문에 정떨어졌던(솔직한 말로, 부모 덕분에 거기 사는 주제에 자랑이 너무 과하니까요) 일산, 그리고 고양시였으나, 일산에도 볼 만한 곳들이 있으며 고양시에 일산만 있는 것 역시 아니라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는 저였기에 호기심이 당기지 않을 수 없었죠. ㅋㅋ
[대원고속 고양~안산~군산]
안산터미널 1013도착 1015출발 ~ 백석동터미널 1105
이 직행은 백석동터미널로 가더군요. 내리고보니 오전 11시 5분입니다.
오늘 고양 직행을 타보니 소요시간 및 요금이 생각보다 정말 괜찮아서, 이쪽 동네로 시승을 올 때 정말 유용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2018년 11월 현재는 서해선 연장을 노리고 있지만
백석동터미널 구경을 마치고 천천히 바깥으로 나오는데, 문제가 생기고 맙니다.
석준형과는 능곡역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제가 타야 할 150번을 눈 앞에서 놓쳐버리고 만 겁니다. 다음 차가 오려면 20분이나 기다려야 해서 대체 버스를 찾으니, 한참 걸어가서 타야 되거나 150번처럼 꽤 기다려야 하는 등 정말 갈수록 태산이기까지합니다. 뭐 이런 거지같은;;;
새로운 동네를 왔으니 기왕이면 버스 타고 싶었는데, 정말 울며 겨자먹기로 전철을 타게 되었습니다. 아무튼 3호선 그리고 경의중앙선 전철을 이용해 무사히 능곡역에 간 본인은 곧 석준형과 만나게 됩니다. 전철 덕분에 살았네요. 휴 ㅋㅋ
[남정여객 072번]
능곡역 1212 - 별빛마을9단지 - 화정역 1223 - 군부대앞 1232 - 대장3동(수자원공사)1238 - 내곡동입구 -> 내곡2동마을회관 --> 내곡1동마을회관 --> 안골입구 - 산황동 1242 - 대우자동차 1244
우리는 오후 12시 10분에 출발하는 남정여객 072번 마을버스에 승차합니다. 능곡에서 화정 가는 길도 구경을 하고, 화정역도 보게 됩니다. 화정은 일산에 비해서는 규모가 작긴 했지만 이 일대의 네임드 노선이자 조용한 강자인 명성운수 1082번의 존재감이 어떤지, 그리고 화정역 이용객들이 상당함을 생각하면 가볍게 볼 수는 없는 곳이었습니다(명성운수 1082번은 경기도 직행좌석버스 이용객 수 TOP 5 안에 드는 노선이죠). 화정역 또한 눈여겨보게 되더군요.
화정역을 지나고 나니 덕양구청이 나와지고 금방 시가지를 벗어나는데, 교외선 대정역 바로 근처도 보게 됩니다. 오우 본격적으로 시골 분위기가 나는구만 하고 있는데, 내곡동에 들어가니 쩌는 1차로 길이 나오네요. 길도 개쩔고 버스도 생각보다 자주(30분 간격) 있기까지 하니까 대박이 아닐 수가 없었습니다. 석준형이 이래서 이걸 타자고 했던 거구만 ㅋㅋ
석준형의 안내에 따라 대우자동차 2차로 길 마지막 정류장에서 벨을 누르고 하차합니다. 고양시의 다른 모습을 이제 막 한 번 본 거지만, 정말 잘 왔다는 생각이 드네요. 앞으로 또 어떤 모습을 보게 될 것인지 ㅋㅋ 궁금함을 가지며 석준형과 함께 대곡역으로 이동합니다. 슬슬 걸어가니 대곡역도 생각보다 그렇게 멀지 않았는데, 이런 식으로 대곡역을 오게 될 줄은 생각도 못 했었던 저로서는 신기할 따름이었죠. ㅋㅋ
버스시간이 남은 탓에 석준형과 함께 대곡역 주변을 구경해 봅니다. 빨간버스들이 다니고 있는 도로 쪽으로는 그야말로 도로 말고는 아무것도 없어 황량한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빨간버스들이 다니는 도로에서 버스를 탈 석준형이 아닙니다. 대곡역을 둘러본 우리는 대곡역의 또다른 출구인 5번출구로 나가는데, 이 곳으로 오는 버스인 073번을 타기 위함이었습니다. 타는 곳 위치를 보니 역 주차장 한쪽 구석에 있는모양새였는데, 역 주차장을 누비면서 들어오는 노선버스는 또 처음 보네요. 오후 1시 15분이 되자 073번 스타렉스가 등장하는데, 우리가 타려하니 기사아저씨께서 걍 태워주신 덕택에 환승을 찍을 수 있었고 몸까지 녹일 수 있었습니다. 이런 일석이조가 ㅋㅋㅋ (기사아저씨 감사합니다 꾸벅~!)
[남정여객 073번]
대곡역5번출구 1330 - 대정역 - 대장3동(수자원공사) 1238 - 내곡동입구 - 내곡2동마을회관 - 내곡1동마을회관 - 내곡동입구 - 곡산역 - 백석터미널 - 백석역1348
오후 1시 30분이 되자 073번 스타렉스는 출발합니다.
곧바로 대곡역 주차장을 빠져나와서는 아까 072번 타고 지나갔던, 개쩌는 내곡동 1차로 길을 다시 경유합니다. 다만 산황동은 경유하지 않는 것을 보니 072번과 073번 각자의 특징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만, 이런 동네에 버스가 생각보다 자주 다니니 다시 한 번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ㅋㅋ
073번만 유일하게 경유하는 곡산역 앞도 지나가보고 우리는 백석역에 하차합니다. 백석역에도 스타렉스 노선버스가 있다니 정말 생각외의 모습들을 보게 되네요. 이번에는 삼송역에서 마을버스를 타야 했기 때문에, 우리는 백석역에서 3호선을 타고 삼송역으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3호선]
백석 1357 - 대곡 1400 - 화정 1404 - 원당 1407 - 삼송 1413
우리는 삼송역 앞 떡볶이집에서 점심을 먹게 되었습니다. 석준형에게는 예전에 가끔 들렀던 추억이 있는 집이었는데, 이번 기회에 저도 가보게 되었죠. 떡볶이에 튀김, 오뎅 등등 토탈 7500원어치를 시키니, 주인 아주머니께서 엄청 많이 주셔서 배 터지도록 먹게 되었습니다(예전에 와봤을 때도 인심이 좋았다고 합니다 ㅎㅎ). 추억 이야기도 들어가며 정말 맛있게 떡볶이 한 세트 잘 먹은 거임요 ㅎㅎ
맛있는 떡볶이 세트로 점심해결도 하고, 추억 이야기도 듣고... 이런 게 사람 사는 거죠. ㅋㅋ
[주원교통 094번]
삼송역4번출구 1443 - 신원마을3단지 - 신원중교 - 오금동 큰골종점 - 큰골회관1457
다음에 여기 오면 또 떡볶이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며, 우리는 삼송역 4번출구로 가서 큰골 가는 094번을 탑니다. 이것 역시 석준형의 개쩌는 계획의 일환이었는데, 덕분에 저 나무성님도 고양시에 대해 더욱 흥미가 생기게 되었구만요. 봉일천 쪽으로 올라가던 버스는 신원중학교에 이르러 우회전을 하는데, 개쩌는 1차로 길이 등장합니다. ㅋㅋㅋㅋ
이렇게 우리는 큰골을 들어가보게 되었고 큰골마을회관에서 하차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여기 바로 근처로 076번도 온다는 사실이었죠. 길도 쩌는데 연계까지 되다니, 그리고 두 버스 다 30분에 한 번씩 있다니;;; 고양시에도 정말 재미있고 쉬운 코스들이 숨어있었네요. ㅋㅋ
[주원교통 076번]
오금동 큰골종점 1507도착 1509출발 - 큰골회관 - 신원마을3단지후문 - 삼송역5번출구 1520도착 1522출발 - 우림필유5단지 - 신원중교1530
076번에서는 요금을 새로 냈는데, 석준형이 사전에 5회 환승이 094번에서 끝나도록 계획을 세웠기 때문입니다. 이 덕분에 우리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큰골을 빠져나올 수 있었죠. 오우 혁님~! ㅋㅋㅋㅋ
2018년 11월 현재는 076번이 단축된 탓에 불가능한 연계가 되었지만, 정말 멋진 구경 하고 가네요. ㅎㅎ
우리는 076번을 신원중학교까지 쭉 타고 갔는데, 노선구조상 삼송역에서 물갈이가 되는 구조였습니다. 삼송역을 오가는 마을버스들이 거의 다 그렇긴 하지만요. ㅎㅎ
신원중학교에 내린 우리는 1번 국도로 걸어나옵니다. 바로 앞이라서 못 나오는 게 이상할 정도였습니다.
1번 국도로 걸어나오니 금방 정류장이 있었는데, 알고보니 여기는 30, 9710번 등 매니아들도 아는 노선들이 뻔질나게 드나드는 곳이더군요. 제가 30번을 탔었을 때와는 주변 모습 및 도로모양이 달라져서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 -ㅅ- ㅋ
아무튼 우리는 신일여객 17번을 타고 벽제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다음에 탈 차는 고골로 가는 025번 마을버스였는데, 석준형에게 들었던 그 고골을 이번에 가보게 된 것은 물론, 그 석준형과 함께 직접 가게 되었으므로 저자 직강을 듣는 것과 다를 게 없게 되었습니다. ㅎㅎ
025번 시간표가 있길래 촬영해 보니 차가 20분마다 한 번 있게 되었는데, 석준형이 탔을 당시보다 증차가 되어 배차간격이 줄어들어 있었습니다. 그런 깊은 곳에 버스가 20분마다 한 번씩 들어오게 되니 이건 뭐, 못 타는 놈이 바보였죠. -ㅅ- ㅋ
[관산운수 025번]
벽제시장 1605 - 관산동사무소 - 관산삼거리 - 고골입구 1612 - 마로어린이집 - 초이스마트 - 순애원 - 고골회관 - 고골종점 1619
바로 그런 점이 반영된 듯 버스에 사람들이 이미 많이 타고 있었고, 고골로 들어가는 내내 사람들이 하나씩 둘씩 내리고 있었습니다. 비록 종점까지 들어온 사람은 우리 둘뿐이었지만, 이렇게 쩌는 것을 쉽게 이용할 수 있었다는 정말 좋았습니다. 석준형의 추억이 있는 장소도 확인하게 되어(당시의 슈퍼는 편의점이 되어 있네요) 추억 나누기도 할 수 있었고 말입니다. ㅋㅋ
고골 종점에 도착하니 오후 4시 19분이었고, 버스는 우리가 내리자마자 바로 돌아나갔습니다.
20분 뒤에 다음 버스가 오니 별다른 고민도 하지 않고, 이야기하면서 주변을 구경하며 시간 보내다가 다음버스를 타고 삼송역까지 다시 타고 나왔죠.
[관산운수 025번]
고골종점 1642 - 고골입구 1649 - 벽제시장 1656 - 삼송역7번출구 1709
이번에는 손님들이 별로 없어 쾌속질주를 할 수 있었습니다.
역시 주민들이 집으로 들어가는 시간대가 다가오니 집에 가는 것은 어디든 다 같은가 봅니다. ㅋㅋ
다음에 탈 버스는 궁말과 육골을 경유한다는 043번이었는데, 이것 1대로 1시간마다 1번 다닌다는 차였습니다.
[홍성(주) 043번]
삼송역7번출구 1723 - 삼송초등학교,휴먼시아16단지 - 고양중학교,스타클래스19단지 - 창룡교사거리 1732 - 달걀부리마을입구 - 흥도4통마을회관 1735 - 육골 - 궁말 1740(회차) - 원당역 1749
이미 삼송지구가 잘 개발되어 있던 탓에 오지노선이라는 느낌은 잘 들지 않았으나, 보통 이런 노선은 중반~중후반에 절정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가는 길 구경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정말 예전에는 없었을 풍경들의 연속이었는데, 아파트들과 큰길의 연속이라 그런지 초반에는 신도시 노선 타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육골과 궁말은 그래도 타볼만 하더군요. 이 주변이 개발되는 디버프 탓에, 그 재미가 너프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꽤 재미있는 그런 길이었습니다. 다음에 또 삼송~원당을 이동할 때면 이 노선도 후보에 넣어볼 것만 같네요. 기왕 이동을 해도, 오지를 끼워서 가는 게 더 재미있는 법이라서 더 그렇게 되는가 봅니다. ㅎㅎ
궁말 이후로는 정말 아무것도 안 보이던 길을 신나게 달려서 오후 5시 50분 약간 안 되어 원당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아쉽지만 저는 귀가시간 관계상 여기서 석준형과 헤어져야 했습니다.
그리하여 석준형은 다른 노선을 타러 떠나고, 저는 3호선을 타고 백석역으로 간 뒤 오후 6시 20분에 있는 호남고속 군산 행 직행버스를 타는 것으로 시승을 마칩니다.
오늘은 정말 버릴 노선이 하나도 없는 그런 시승을 했네요. 심지어는 외부 이동을 위해 탄 직행마저도 3300원이라는 싼 가격에, 거리 대비 시간도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아서 정말 좋았을 정도였죠. 그리고 고양시는 사실 7권역 빨간버스, 일산 얘기나 하는 매니아들 때문에 싫어하게 된 곳이었지만, 그래도 일산이 다가 아니라는 걸 알았던 덕택에 이런 모습들도 볼 수 있었다 싶었구요. 역시 내 상식, 내 지식은 내려놔야 한다는 건 맞는 말인 겁니다. ㅋㅋ
읽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Thanks to
석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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