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곡여객 마을버스들을 관찰중이었던 석준형이 11-1번과 11번 사기막을 함께 잡는 코스를 제안하여 시승을 떠났습니다. 이번에는 여르니님도 끼워서 셋이 가는 시승이었고 오산역에서 만나기로 하여 전철을 타고 오산으로 가게 됩니다. 기왕이면 수원 거쳐가는 김에 여르니님과 같이 가려고 전철이 수원역 가기 전에 여르니님에게 톡을 넣었지만, 여태껏 그랬듯 묵묵부답이다가 결국 버스 타고 내려갈 거라고 하네요. 동영상을 보지 않는 이상 데이터는 왕창 나갈 일이 잘 없건만, 상대방에 대해서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고 자기 맘대로인 행동을 보면 언젠가 그걸로 한 소리 들을 듯 -ㅅ- ㅋ
하여간 오산역에 도착하여 오산컨벤션웨딩홀로 나간 저는 곧 석준형을 만나게 되었고, 여르니님도 오후 1시 50분쯤 도착하여 셋이 모이게 되었습니다. 11-1번이 오기까지는 시간이 좀 남았지만 셋이 있다보니 그 시간은 금방 지나갔고, 오후 2시 8분에 도착한 가곡여객 11-1번을 타게 되었습니다.
[가곡여객 11-1번]
오산컨벤션웨딩홀,오산역 1408 - 대원약국 1416 - 동막 1433 - 남사주유소 1442 - 수역 1447 - 아리실 1451
이 버스는 11번과는 달리 경남여객 24번 가는 길로 운행하더군요. 락원식당도 지나고 장지리도 지나고, 장지리 농협앞에 19-2번이 서 있는 것도 목격합니다. 그러다가 동막에서 우회전을 하는데, 쩌는 1차로 길이 펼쳐지네요. ㅋㅋ
그런데 기사아저씨께서 아까 오산에서부터 정말 급하게 버스를 운전하십니다. 쩌는 길 자체는 좋았는데, 이 미칠 듯한 속력 때문에 정신이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보나마나 버스가 엄청 늦어서 그런 것 같은데(역시나더군요), 아무리 봐도 아리실 가면 바로 돌아나갈 각이더군요. 운전석을 보니까 기사아저씨께서 혼신의 힘을 다해 운전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왔죠. 매니아들이라면 빠른 속력에 좋다고 난리가 났겠지만, 그건 그런 속도로 운전중인 기사아저씨라는 타인에 대해서는 전혀 이해가 없는 데서 나온 몰지각한 행동이라 할 수 있었습니다. 한 순간이라도 삐끗하면 우리를 포함한 모든 승객들이 다치게 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는 사실과 함께 생각해보면, 고통 속에서 운전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었기에 가슴이 미어지더군요. 동막도 쩌는 길이었지만, 남사에서도 방아리를 경유하느라(6번 버스가 가는 길과 같더군요) 쩌는 길이 또 나왔는데 이 길들도 다 지나가야만 했기에 말입니다.
방아리를 지나자 곧 수역이 나왔고, 6번으로 지나가봤던 기억도 다시 상기가 되더군요. 그리고 버스는 더 안쪽으로 계속 달리고 있었죠. 이윽고 오후 2시 51분에 아리실종점에 도착하였고 버스는 회차를 끝낸 뒤 우리를 내려주자마자 바로 도망치듯 남사로 떠났습니다. 이제 금방 저녁식사를 할 때가 찾아올텐데 과연 제대로 쉬실 수는 있을런지;;;
하여간 저는 이렇게 아리실을 오게 되었습니다.
그분이 보내주셨던 정류장 사진과 똑같더군요. ㅎㅎ
이제 우리는 11번이 회차하는 사기막 마을회관까지 걸어서 이동합니다. 아리실을 지나니 곧 민가가 사라지고 야트막한 언덕이 등장하는데, 아리실을 찍고 사기막까지 가는 차가 왜 아침에 한 번만 있는 것인지 바로 이해가 갔습니다. 아리실과 사기막 두 마을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이미 아리실이든 사기막이든 각자 노선버스까지 있으니, 11-1번이 사기막까지 더 가는 건 정말 기름낭비였던 겁니다. 몇 년 전에는 왜 아리실~사기막이 아침에 한 번만 다니는 것인지 이해가 안 갔었는데, 정말 알아갈수록 사람이 깨어가는 그 무언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사기막 마을에 다다라서야 민가가 나왔는데 문제는 버스시간이 너무 남네요. ㅋㅋ
그래서 중간에 멈췄다 가기도 하고 이야기도 하고, 석준형이 그동안 어디어디를 갔었는가 지도도 보면서 시간을 보냈죠(여태껏 타 본 버스노선이 몇 개인지 세보려다가 "진짜 너무 많아서 세보다가 포기한" 분다운 대단한 내공이 있는 거임요 ㅋㅋ). 여르니님도 석준형을 인정하지 않을래야 않을수가 없었을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여르니님 입장에선 저만 해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텐데, 석준형이라면 오죽할까요. -ㅅ- ㅋ ???: 과연 느티나무형의 생각대로일까요? -ㅅ- ㅋ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오후 4시 15분이 되자 11번 마을버스가 도착하여 회차합니다.
[가곡여객 11번]
사기막회관(회차) 1615 - 성은리종점(회차) 1625 - 남사 1639 - 사후동입구 - 오산역 1700
사기막을 빠져나온 버스는 바로 성은리로 직행했고, 성은리에는 오후 4시 25분에 도착합니다. 그런데 출발시간에 딱 맞게 도착했는지 쉬다 가는 것 없이 바로 회차하여 오산 쪽으로 올라가네요. 오산 쪽으로 올라가면서 손님들이 하나둘씩 타더니 금세 입석이 발생합니다. 석준형과 그분께서 안성은 오지에 버스를 적게 넣는 경향이 있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는데, 이 버스 역시 거기에 발 맞추는 건가 싶네요. 생각보다 손님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버스는 아직도 1시간에 한 번 다니고 있으니 생각보다는 차가 적은 편이었는데, 그리 큰 마을버스 회사가 아니었던 가곡여객의 냐잉한 사정이 11번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던데다 팔은 안으로 굽는 것이 버스도 마찬가지라는 점까지 겹쳐 있다보니 그런 것 같네요. 당분간은 손님들이 계속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는 없을 듯;;
오후 5시에 버스는 오산역에 도착하였고, 버스 안을 가득 채우고 있던 사람들이 전부 내립니다. 히터 때문에 버스 안이 정말 더웠는데 살 것 같네요. ㅋㅋ
우리는 저녁으로 남문에서 통닭을 먹기로 하고 수원여객 20번을 타는 것으로 시승을 마칩니다.
이미 예상했던 일이긴 하지만 20번은 누가 수원여객 노선 아니랄까봐 20분 넘게 기다려야 했으며, 수원 올라가는 길이 밀리는 바람에 팔달문까지 가는 시간도 1시간 가까이 걸려버리니 참 지긋지긋했지만요. 신도시만 쳐 짓지말고 교통수단도 좀 늘리란 말이다!
그래도 오랜만에 먹는 통닭인지라, 이걸 위해 지불한 대가라고 생각해야죠 뭐 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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