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동안의 기온 전체를 통틀어서 영상이었던 때가 1시간도 안 되었을 정도로 무지하게 추웠던 1월이 가고, 설날 연휴도 끝나가는 2월 5일이 되었습니다. 저는 안양마을버스를 시승하고자 오전 11시 10분에 느지막이 집을 나서 31-7번을 타고 안양으로 향합니다. 평소 궁금했던 안양마을버스들이었기에 어떤 노선부터 타 볼까 머리를 굴리면서요. ㅋㅋ
그러다가 비록 마을버스는 아니지만, 교행의 묘미가 있다는 8-1번을 타 보기로 하고 오후 12시 5분에 박달사거리에 내려 박달시장쪽으로 이동해 봅니다.
8-1번의 안양 3동 구간은 과연 어떻길래 교행의 묘미가 있다는 건지 궁금했던 가운데, 곧이어 도착한 8-1번을 타보니 박달사거리에서 그냥 직진을 합니다. 그 이후 펼쳐지는 길들은 한눈에 봐도 골목길 같았는데, 긴 구간은 아니었지만 약간의 업힐도 있었죠.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오늘이 설 연휴 끝나고 주말이었다는 점.
덕분에 배차가 평일에 비해 길어져서 교행의 미를 체험하지는 못했다는 아쉬움이 살짝 들더군요. 안양과학대를 지나니 삼덕공원이 나오는데, 안양역에서 창박골로 올라가는 길에 있다보니 다음 목표인 보영운수 15-1번을 타기 위해 여기에 하차합니다.
막상 삼덕공원에 내리고 보니 15-1번이 금방 올 것 같지가 않아서 안양역 광장으로 걷게 됩니다. 그런데 이럴수가 그 사이에 15-1번이 한 대 오더니 사람들을 태우고 도망가 버리더군요. 길만 건넜다면 뛰어가서 타는건데 -ㅅ-;;; 은근히 안양역 광장쪽이 길 건너기가 엿같더군요. 지하도를 통하는 방법이 좋지만 역시 도로를 직접 건너는 것보다는 오래 걸리니;;;
15-1번부터 타려고 했는데 좀 꼬이게 된 저는 박달교장까지 간다는 편안운수 1번부터 타고 15-1번을 타기로 계획을 수정하는데, 1번은 10분 기다려서야 겨우 하나 옵니다. 주말배차의 영향은 아무리 매냐들이 버스의 성지라고 찬양하는 곳들 중 하나인 안양이라도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버스는 박달삼거리 경유라는 것과는 달리 안양역을 출발하여 창박골 들어가는 도로를 이용합니다. 안양여중고 쪽으로 갈 줄 알았더니 의외라는;;; 결국 삼덕공원을 지나 또 8-1번 가는 길로 접어들게 되는데, 결국 8-1번과 다를 게 없잖아 하고 약간은 실망하던 찰나 갑자기 버스가 한눈에 보기에도 엄청나 보이는 경사로를 올라가는 겁니다.
오오 이 길은 8-1번 안 가는 길인데 ㅋㅋ
역시 마을버스는 함부로 경로를 판단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언덕길을 넘고 나니 우성아파트가 나왔고, 다시 내리막길을 내려오니 그제서야 박달삼거리가 나옵니다. 버스는 여기서 좌회전을 하여 본격적으로 박달교장을 향해 들어가기 시작하는데, 박달삼거리에서 박달교장 종점까지는 꽤 멀었습니다. 박달교장 종점까지 뻐팅기며 그냥 타고 있으니 도대체가 5분 이상 가도가도 종점은 나오지 않았고, 풍경마저 시골 풍경이 되어갑니다. 정말 여기가 경기도 안양시 맞나 하는 혼란과 충격을 제게 남기며, 버스는 길 맨 끝 관동교장 앞까지 가서야 종점이라며 멈춰섭니다. 안양마을버스 1번은 안양마을버스라는 탈을 쓴 박달동 오지노선이었다....라는 결론을 제게 남긴 채 말이죠.;;;
내리고 보니 훈련장 입구 말고는 아무것도 없던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박달동 1번 마을버스 종점. 걸어서 나가기엔 시간이 좀 아까운 상황이라 다음 버스를 타고 나가려는데, 참 난감하게도 제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대기하고 있던 버스 한 대가 촐발해 버리더군요. -ㅅ-;;;
다음 버스가 출발하기 전에 화장실을 가 볼까 했는데, 때마침 근처에 화장실이 있더군요. 그런데 괜히 가서 문 열어 봤다는 후회가 정말 진하게 듭니다. 변기통 상태가 정말 상상 초월이었던 겁니다. 문 슬쩍 열었다가 바로 닫아 버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렵던 소변도 순간적으로 들어가 버리기까지 하는데 정말 죽겠더군요(그나마 겨울이니 망정이지...-ㅅ-). 엄청나게 더러운 화장실의 상태에 멍해지는 가운데에서도 다음 코스를 생각하고 있으니, 기사아저씨 한 분이 버스에 올라가 시동을 겁니다. 얼른 차에 올라타니 오후 1시 6분이었고 차는 1시 12분에 출발하게 됩니다.
버스는 박달교장을 출발한 지 15분 후 삼덕공원에 도착하였고, 여기서 하차하여 길을 건너니 곧 효성아파트 노선인 15-1번이 나타납니다. 15-1번이 20분 간격이라고 들어서 놓치면 어쩌나 약간은 조마조마했었는데 이렇게 타게 되어 다행입니다. 버스는 15번과 똑같이 창박골 쪽으로 가다가 새마을에서 갑자기 우회전을 하더니, 율목복지관을 지나 오르막길을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은근 대박이었던 언덕길에, 정말 상상도 못했던 또다른 안양의 모습을 보는 순간이었죠. 오후 1시 40분에 버스가 종점에 도착하는데, 효성아파트 1002동 아파트 주차장에서 회차를 하더군요. 아파트 주차장이 종점인 버스라...
종점에 15-1번 시간표가 붙어 있어 사진기로 박고(와...평일엔 무려 10분 간격! 역시 매냐들이 말하는 보쌈 답습니다 ㅋㅋ), 보영운수 10번을 타기 위해 효성아파트에서 다시 걸어내려옵니다. 새마을까지는 10분정도 걸리니 정말 가까웠습니다. 나중에 새마을에서 내려 효성아파트로 걸어올라간 다음 15-1번을 타고 다시 내려오는 것도 재미있을듯 하더군요.
새마을에서 조금 대기하니 바로 10번이 옵니다. 삼영운수 3번에 묻혀서인지 10번 역시 빗자루임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매냐들은 모르고 있던 그 10번!
안산 경원여객 52번과 62번의 관계가 떠올라 약간은 씁쓸해집니다(62번 또한 52번과 마찬가지로 빗자루인데 유명하기는 52번만 유명한 상황;;). 유명하지는 않아도 좋은 노선은 얼마든지 많은데 ㅋㅋ 하여튼 안양은 역시 버스 타기가 정말 편하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죠. 오지를 다닐 때는 버스 시간의 압박이 크지만, 이곳은 왠만한 버스들이 10분 이내에 다 오다보니 버스시간 걱정은 전혀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제가 10번을 타면서 주목한 것은 바로 우체국사거리 이후 펼쳐지는 안양7동 덕천마을 구간. 길이 좁은데 대형차인 로얄시티가 종횡무진 다니고 있어 교행의 미가 참 뛰어난 곳들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인지 이곳을 다니는 버스는 10번 하나뿐이라는 아킬레스건이 있지만 ㅋㅋ 어쨌든 10번 덕천마을 주행 구간 일부를 동영상으로 남겨둡니다. 평일에는 2대가 붙어가는 일이 허다할 정도로 자주 오는 10번인지라 교행 시에는 정말 기사아저씨가 대단하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이지요.
덕천마을을 빠져나오니 바로 범계역이었고, 이번에는 만안운수 10-1번을 한림대병원에서부터 타보기 위해 범계역에 내려 건너편으로 이동합니다. 10-1번은 전에 한림대병원에서 타 본 적이 있었지만, 밤이었다보니 어떤 길로 가는지 기억이 안 나더군요. 게다가 2001 아울렛 종점은 어디에 있는 건지도 참 의문이었고 말입니다.
한림대병원을 가는 다른 버스를 찾아보니 마을버스 5-1번과 6-1번이 있었는데, 5-1번이 먼저 와서 승차합니다. 그런데 막상 버스를 탔더니 비산사거리를 지나더니 덕천마을 입구 가기 조금 전에 우회전을 하여 좁은 길을 가질 않나, 일번가 지하차도도 버리고 안양역 뒤편 좁은 길로 가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방향을 잘못 짐작해서 한림대병원을 가려고 했더니 양명고 방향으로 가는 걸 타 버리고 만 것이었죠. 덕분에 한림대병원이 아닌, 양명고 종점을 보게 되었지만.막상 10-1번을 타려던 목적은 어긋나 버렸네요 -ㅅ-;;
이제 신안초등학교로 가는 9번 마을버스를 타보고자 양명고 종점에서 다시 안양역으로 걸어온 저는, 점심을 해결하고 전철을 이용하여 관악역으로 가게 됩니다. 삼영운수 9번과 11-1번을 보내니 그제서야 9번 마을버스가 오는데, 카운티가 걸립니다. 9번에 아직 카운티가 다니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던지라 나름 운이 좋은 건가 하면서, 과연 신안초등학교는 어디 있을지 궁금증을 가지며 얼른 버스에 승차합니다. 9번은 시내버스와는 달리 큰 길을 버리고 그 옆에 있는 2차선 길을 따라 바로 안양역 광장으로 진입하는데 관악역과 안양역을 버스로도 정말 쉽게 갈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었죠. 안양역에서 사람들을 태운 버스는 왕궁예식장을 경유했다가 2001 아울렛을 지나 안양대학교 방향으로 우회전을 합니다. 오오 이 길은 여태껏 한번도 안 가본 길인데 ㅋㅋ
그런데 이 길도 버스들이 생각보다 많이 다니더군요. 다음에 타 볼 대성운수 2번에 10-1번까지 있었으니 말입니다. 결국 2번과 9번은 안양역에서 같은 길로 이곳까지 오다가 도중에서 갈라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일단 9번은 청수약국 사거리에서 직진을 했고 좁은 골목길을 쑤시더니 어린이집이라는 정류장을 지나 신안초등학교 종점에 도착합니다.
지도를 펴보니 의외로 여기서 창박골 올라가는 큰길이 매우 가까웠습니다. 골목길 한 블럭 넘어가니 큰길이었는데, 결국 신안운수 9번의 종점은 고층 아파트인 성원아파트에 가린 장소였더군요. 골목길을 지나 큰길로 나오니 15번, 10번 등이 서는 프라자아파트 정류장과 성원아파트 정류장이 보이는데 저는 대성운수 2번을 탈 목적으로 성원아파트에서 15-2번이 오길래 승차했다가 바로 한 정류장 뒤인 삼덕공원에서 내립니다. 삼덕공원을 오늘 하루 몇 번이나 지나다니는 건지 모르겠네요. ㅋㅋ
그리고 다시 왔던 길 더듬어 신안초등학교로 들어가보니 이번에는 에어로타운 한 대가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카드를 찍으니 "환승입니다" 라는 멘트가 어김없이 들려왔지만 기사아저씨께서 마침 버스에 계시지 않아 저는 유유히 자리에 가서 앉았죠. 만약 기사아저씨가 있었다면 뭐라고 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환승 찍는 걸 걱정하고 앉았으니 이것 참 ㅋㅋ).
5분 뒤 다시 버스는 출발하여 왔던 길 그대로 큰길까지 나왔지만(2001 아울렛,중앙시장 가려는 손님들이 상당히 많았는데, 이 길에 마을버스가 왜 3가지나 다니는지 이해가 됩니다), 이번에는 아까 15-1번과 마찬가지로 왕궁예식장을 경유하지 않았습니다. 안양1번가 이후 바로 안양역 광장으로 진입하는데, 2번을 타기 위해 여기서 내려보니 관악역에서 올 때와 똑같은 정류장이더군요. 왜 2번과 9번에 행선판이 있었는지 이해가 되더군요.
시간은 벌써 오후 4시 30분입니다.
이번에는 내린 지 얼마 되지 않아 바로 에어로타운 한 대가 오는데 대성운수 2번이었고, 행선판이 중앙시장,안양대로 되어 있어 환승을 찍으며 타게 됩니다. 버스는 아까 9번과 똑같은 길로 2001 아울렛을 지나 청수약국 사거리까지 가는데, 이번에는 직진이 아닌 좌회전을 하여 언덕길을 막 오르락 내리락 합니다. 안양에 이런 데가 있었다니;;;
혜인미술학원을 지난 버스는 안양세무서 바로 근처에서 갑자기 기습 우회전을 하더니, 오옷! 1차로 길을 들어갑니다. 그리고는 어느 좁은 언덕길 입구에서 돌아 나오는데 여기가 종점이더군요. 그런데 버스가 회차중일 때 여기에 만안운수 10-2번도 들어와 회차를 하는 걸 보게 되었습니다. 결국 2번 행선판의 신성중고교와 10-2번의 소곡마을이라는 곳은 같은 장소였던 것이죠(정확히 말하자면 신성중고교는 종점에서 좀 걸어 올라가야 됩니다만....).
일단 저는 2번의 나머지 구간도 해결을 해 보고자 10-2번을 타고 소곡마을 회차지를 나가는데, 10-2번과 2번은 안양세무서에서부터 바로 갈라지더군요. 2번은 좌회전 10-2번은 우회전....;;; 은근히 소곡마을 이곳이 재미있는 장소인데 2번을 타면 안양1번가를 갈 수 있고, 10-2번을 타면 범계역입니다. 안양 서부권에서 범계까지 갈 때 2번과 10-2번 조합을 써본다면 어떨까요. ㅎㅎ (돌아간다고 ㅈㄹ할 사람도 있을듯 ㅋㅋㅋㅋ)
10-2번을 타고 얼마 가지 않아 만안구청이 나오는데, 버스가 만안구청 뒷길로 가는 덕택에 금방 명학역 앞에 도착합니다. 저는 다시 안양세무서로 가기 위해 10-1번을 탔다가, 안양세무서 바로 다음 정류장에 내립니다. 동일 노선간에 환승할인이 되었다면 이런 고생(?)은 안 해도 되는 건데 하는 아쉬움이 좀 진하게 남더군요. 아무튼 10분을 기다리니 그제서야 소곡마을에서 2번이 한 대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었고, 버스는 2001 아울렛 근처의 정체를(와 이쪽 길 정말 굉장히 밀리더군요...-ㅅ-) 간신히 뚫고 안양역을 찍은 다음 9번이 가는 길 그대로 직진을 합니다. 물론 2번은 관악역을 가는 차는 아니었기에 안양대교에서 방향을 틀어 지하도를 들어가더니 고가도로 밑 사거리를 지나갔습니다(지도로 나중에 보니 이 고가도로는 1번 국도였죠). 사거리에서 신호를 받을 때 안양교통 5713번과 삼영운수 1번이 반대편으로 지나가는 걸 보고 있으니(이곳으로 그 버스들이 올 줄은 몰랐던;;), 버스는 안양예술공원 주차장 바로 앞에서 종점이라며 멈춰섭니다. 행선판에 갈멜산기도원이라고 적혀 있길래 예술공원 지나서 어디 깊숙한 곳까지 들어갈 줄 알았는데 그 예상은 완전히 깨지고 말았죠.
예상과는 달리 안양예술공원 바로 근처에 기도원이 있었으니, 결국 안양예술공원이나 갈멜산기도원이나 사실상 같은 장소였던 겁니다. 신성중고교도 그렇고 갈멜산기도원도 그렇고 2번 마을버스 행선지 적힌 것에 그동안 본인이 낚인 게 많았구나 싶어졌지만, 그래도 마을버스는 그런 맛에 한번 타 보는 게 아닐지 하는 생각이 드네요(이 당시에는 경기도 버스정보시스템에 마을버스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안양예술공원 종점이 생각외로 1번 국도와 가깝길래, 저는 안양예술공원의 저녁노을을 보며 다시 고가도로 밑 사거리로 가서 5713번(그런데 비산동 방향은 2001 아울렛을 서지 않더군요;;)을 탔다가 우체국사거리에서 하차하여 31-7번을 타고 귀갓길에 오르게 됩니다. 다음 번에 안양 갈 때에는 10-1번과 10-2번의 의문점을 한번 파헤쳐 봐야겠다는 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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