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용인과 성남의 평일노선들을 타보다가 하남을 지나 광주 엄미리 노선(15-2)을 타본 후, 이천의 한국관광대 노선(24-7)으로 마무리하는 5개 지자체 코스를 해보기로 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이번에 가는 용인은 처인구가 아니라 수지, 기흥구 지역인데도 평일에만 운행하는 노선이 있다니, 정말 기사 부족 그리고 생산가능 인구 감소가 조금씩이지만 확실히 느껴질 지경입니다.
오늘의 첫 번째 노선은 29-1번입니다.
이 노선은 버스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의 경로와는 다르게, 실제로는 보정역이 아니라 다음 정류장인 보정고등학교에서 대기하다 출발한다는 석준형의 정보가 있었습니다.
보정역에 내리니 오전 7시 41분이었고, 보정고등학교 정류장으로 가보니 버스가 출발 대기중이었습니다. 날씨가 추운데 20분 가량 시간이 남다보니 저는 구석의 의자에서 시간을 보내다 버스에 승차하였습니다.
[구성운수 29-1번(보정고교~신촌중교,(↔보정우체국,제이크타운,솔레뉴파크,보정우체국),꽃메마을현대4차4단지,도담마을6,7단지,대일초교,대지초교~죽전역)][환승] ※ 평일에만 운행
보정고교 0800 출발 - 보정우체국 0802 - 솔레뉴파크 0804 - 보정우체국 0806 - 도담마을5,6,7단지 0808 - 대일초교 0811 - 대지초교,금강플라자 0816 - 죽전역 0821
버스에 오르니 시간표가 붙어 있는 것이 보이는데, 평일에만 운행하는 것은 그대로였지만 보정고에서 출발하는 시간이 매시 정각으로 바뀌어 있더군요. 카이저님에게도 쏴드리면 좋아할 텐데, 연락 방법이 없으니 좀 냐잉합니다. -ㅅ-;;;
버스는 예전에 한번 와본 적이 있던 신촌중학교를 지나 도담마을 쪽으로 가다가 독정초등학교를 끼고 우회전을 합니다. 죽전극동스타클래스 아파트로 가는 것이었는데 오르막길을 따라 반시계 방향으로 순환을 합니다.
이 구간이 이 노선 단독인데도 평일에만 버스가 다닌다니 좀 이해하기가 어려웠지만, 여기는 웬만큼 사는 사람들이 오는 동네이니 자동차로 많이 왔다갔다해서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번에는 의외로 이 구간에서 내리는 손님을 볼 수 있었고, 도담마을에서부터 손님들이 꽤 타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 버스는 대지초등학교 앞길을 이용해 죽전역으로 가기 때문에 보정동 카페거리의 모습은 볼 수 없었고, 버스는 오전 8시 21분에 죽전역 마을버스 회차지 바로 근처에서 사람들을 내려주고는 어디론가 떠나버렸습니다. 버스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에 표시된 죽전역 정류장은 보정역 방향 타는 곳이겠더군요.
마을버스 회차장을 가로질러 건너편으로 이동하여 육교를 건넌 저는 다음 노선을 위해 31번에 승차합니다. 요새는 마을버스 회사들이 전기버스들을 도입한다고 하더만, 용인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동백운수 31번][환승]
죽전역,죽전2동주민센터 0826 - KT수지지사,물류센터 0830
이번에는 역시 평일에만 다니는 59-1B번을 공략하기 위해 이 버스를 타게 되었습니다. 59-1B번은 죽전역 방향으로 타야 시간이 맞았는데, 그렇게 하려면 오리역으로 가서 타야만 했던 것이죠. 나머지 구간은 도보로 처리하고 말입니다. -ㅅ- ㅋ
그래서 KT수지지사에 내렸더니 바로 오른편으로 경부고속도로가 놓여 있었습니다.
[도보]
KT수지지사,물류센터 0830 - 벽산아파트4단지 0832 - 첼시빌아파트 0840 - 농협하나로마트 0847 - 오리역 0850
하지만 주민들의 통행 문제 때문에라도 이런 곳에는 굴다리가 있는 법. 과연 고속도로를 건너가는 굴다리가 바로 근처에 보였고, 굴다리를 지나니 59-1B번이 오는 벽산아파트가 바로 나오더군요.
오늘이 평일이어서 그런지 길에는 등교를 하는 초등학생들과 유치원생들이 보입니다. 저 아이들은 어떤 느낌으로 살아가고 있을지, 그리고 고향에 대해 어떤 추억들을 갖게 될지 궁금증이 생기더군요. 저 또한 등교를 하던 시절이 있었지만, 이곳은 제 고향과 달리 1980년대 골목길 동네가 아니었기 때문이었죠. -ㅅ-;;;
마침 바로 앞에 있던 CU편의점에 들러 물을 사고 북쪽으로 걸어가니 첼시빌아파트가 나왔고, 거기를 지나니 갑자기 큰 도로가 하나 나옵니다. 알고보니 여기도 용인과 성남의 경계였는데, 저는 정말 의도치 않게 시 경계를 사뿐하게 넘어버렸습니다. ㅋㅋ
지도를 보니 59-1B번은 큰길로 나왔다가 바로 우회전을 하여 주유소, 그리고 오리역으로 간다고 되어 있었는데 그 길로 가보니 갑자기 KD운송그룹 시내버스들 몇 대가 건너편에서 나오더군요. 이건 또 뭔가 싶어 버스들이 나온 곳을 살피니 넓은 공터에 수많은 버스들이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여기가 바로 구미동차고지였던 겁니다.
이 구미동차고지는 매니아들이 떠들어댔었던 서울 광역버스인 9401번 때문에라도 나름 귀에 딱지 앉은 장소이기도 한데, 그 곳을 이렇게 와보게 되다니 참 세상 모를 일입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제가 본 곳은 KD운송그룹 차고지라서 9401번이 출발하는 것을 볼 수는 없었지만, 나름대로 의미있는 사건이었습니다. ㅋㅋ
구미동차고지를 지나니 금방 오리역 5번출구 표지판이 보이는데, 59-1B번은 오전 9시 5분에 있었으므로 15분가량 시간이 남았습니다.
저는 추위도 피할 겸 오리역 안으로 들어가 화장실을 다녀왔고, 버스 시간에 맞춰 미리 4번출구 앞 정류장으로 갔더니 버스가 출발시간에 딱 맞춰 오는 것이 보입니다.
[한비운수 59-1B번(오리역→벽산아파트4단지,죽전고교,죽전패션타운,죽전역,풍덕천사거리→수지구청→동보아파트,죽전역,죽전패션타운,죽전고교,벽산아파트107동,첼시빌아파트→오리역)][1350] ※ 평일에만 운행
오리역 0905 도착 및 출발 - 벽산아파트4단지앞 0907 - 죽전고교 0908 - 죽전패션타운 0909 - 죽전역,죽전2동주민센터 0910
버스가 출발시간에 굳이 맞춰서 나타난 것은 물론 이유가 있었습니다. 오리역 앞은 다른 버스들도 많이 다니기 때문에 출발시간 맞춘답시고 몇 분씩 서 있는 것이 용납되지 않을 장소였으니까요. 예전 같았으면 그냥 그런가보다 했을 테지만, 이렇게 숨어 있는 사실들을 생각하게 되니 왜 그런 일이 생겼는지 이해가 되고 생각이 달라지게 되더군요. 이런 계기를 만들어준 저의 오랜 친구와 그분, 석준형에게도 고마웠습니다.
저와 손님 한 명을 태운 버스는 곧바로 오리역을 출발하였고, 바로 나오는 사거리에서 직진할 듯 하다가 따로 나 있는 좁은 길쪽으로 우회전을 합니다. 여기는 평일에만 다니는 이 버스의 단독 구간이라는 사실이 참 그렇긴 하지만, 용구대로에서 멀지 않은 곳이라서 큰 문제로 번지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노선이 죽전중학교와 죽전고등학교, 그리고 대현초등학교까지 무려 3개의 학교를 지나는데도 말이죠.
죽전고등학교 앞을 지나니 곧 다시 용구대로가 나왔고, 버스는 그대로 용구대로를 질주해 죽전역 건너편에 저를 내려줍니다. 아까 31번을 타려고 육교를 건넜었는데 또 육교를 건너야 해서 짜증이 났지만, 이번에는 수인분당선 전철을 타고 정자역으로 갈 것이기 때문에 천천히 육교를 건너 죽전역으로 이동했죠. ㅋㅋ
[전철][환승, 50] ※ 인천 0745 출발
[수인분당선] 죽전 0928 - 정자 0936
열차 위치 전광판을 보니 왕십리 방향 열차들은 모두 죽전 이남 구간 역들에 있었습니다. 그거야 물론 죽전발 열차가 반영되지 않아서 그런 것이기 때문에 바로 지하철성님 어플을 켜서 시간표 확인을 해보는데...
이럴수가 지금 시간대에는 죽전발 열차가 단 하나도 없고, 10시 30분 넘어서야 있는 것이었습니다. 평소에는 죽전발 열차가 그렇게 잘 있더만, 막상 죽전에 왔는데 열차가 없어 타질 못한다니 참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사당역에서는 사당발 당고개행 열차의 편안함을 맛봤었는데, 죽전역에선 그게 안 되는 시간대가 있었을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아놔 -ㅅ-;;;
결국 저는 짤없이 수원을 지나온 열차를 타게 되는데, 누가 수원을 지나온 열차 아니랄까봐 예상대로 사람 참 많았습니다. 그나마 시간표를 찾아보니 지금 이 열차는 인천에서부터 출발하여 여기를 왔으며, 청량리까지 가는 수인분당선 전구간 열차더군요. 전구간 운행열차를 이렇게 만났다는 걸로 소소한 위안을 삼아야 할 듯 합니다. -ㅅ- ㅋ
죽전에서 정자역은 10분 이내로 가지기 때문에 금방 열차에서 내릴 수 있었고, 오전 9시 51분에 도착한 111번 마을버스를 타게 되었습니다.
[진아교통 111번(정자역~KT,계원예술고교,이마트,우방우성빌라~분당서울대병원)][환승] ※ 평일에만 운행
정자역 0951 도착 및 출발 - KT,주택전시관 0952 - 이마트앞 0955 - 우방우성빌라 0956 - 분당서울대병원 0959
111번은 정자역에서 분당서울대병원을 오가는 단거리 노선인데, 평일에만 운행을 합니다. 정자역이나 분당서울대병원이나 유명한 장소이건만 이 노선은 왜 이러나 했는데, 정자역에서 탔던 사람들이 저만 빼고 KT,주택전시관 정류장에서 몽땅 내리는 걸 보니 회사 입장에서도 어쩔 수가 없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도 단독구간은 있었기에 타게 된 111번이었지만, 이걸로 분당서울대병원을 가는 사람은 잘 없었던 겁니다.
어쨌든 노선은 짧으니 10분도 안 되어 종점에 도착하는데, 분당서울대병원 안으로 들어가 병원 본관 바로 앞 로터리를 끼고 회차를 합니다.
여기는 19번과 51번을 비롯한 다른 버스들이 자주 다니기 때문에 빠져나갈 걱정은 안 해도 됩니다. 이제는 오전 10시 50분까지 대광사로 가면 되다보니, 현금도 뽑을 겸 병원 안으로도 들어가봤습니다.
누가 분당, 그리고 서울대병원 아니랄까봐 병원 한 번 듣던 대로 크고 넓더군요. 지하로 들어가니 편의점에 은행에 진짜 없는 게 없는데, 내가 병원에 온 건지 지하상가에 온 건지 헷갈릴 지경입니다. 사람 역시 정말 많아서 발 디디기가 조금 어려울 지경인데, 이러한 병원의 모습을 보니 의사들 또한 "사짜 돌림 직업"인만큼 대한민국에서 힘이 막강한 집단 중 하나겠다는 느낌도 들었죠. 하지만 그것 또한 영원하지 못할 거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2024년 2월 현재 윤석열 대통령이 의대 정원 증원을 추진하게 됨에 따라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보면 근거 없는 직감은 아니었다 싶더군요.
이런 대학병원은 아무래도 1층 위로는 거의 진료실 아니면 병실뿐인 구조를 가지게 마련이며, 어차피 시간도 무한정이 아니겠다 현금을 뽑고 지하층만 간단히 구경을 하고 바로 본관을 나왔습니다. 그랬더니 때마침 대광사 입구로 가는 19번 마을버스가 도착 직전이어서 얼른 이 버스에 승차합니다.
[미금마을버스 19번(분당서울대병원~구미중교,구미동주민세너,구미초교,무지개마을3단지,오리역,미금역,분당경영고교~정자역)][환승]
분당서울대병원 1012 도착 및 출발 - 구미중학교 1016
사실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대광사는 슬슬 걸어서 가도 됐지만, 대광사 입구로 가는 버스가 마침 도착한 김에 그냥 타 버렸습니다. 덕분에 병원을 떠난 지 5분도 안 되어 대광사 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죠. 버스에서 내려 길을 건너 이정표를 따라 오르막길 잠깐 올라가니 금방 대광사가 나오는데, 도시에 있는 절이라 그런지 진입로는 물론 주차장까지 완비가 되어 있더군요.
그런데 버스 시간이 남아서 부처님께 잠시 인사도 드릴 겸 절 구경을 해보려고 했더니, 여기는 들어가는 길이 좀 이상합니다. 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대웅전이 있는 경내로 이어지는 층이 나올 것 같은데 정작 경내로 가는 길은 보이질 않았던 겁니다. 결국 저는 마침 엘리베이터 안에 붙어 있던 버스 시간표를 보고 화장실만 다녀온 다음, 대광사 주차장 바로 앞에서 버스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전 10시 48분이 되자 드디어 버스가 오는데, 진짜 주차장까지 들어와 회차를 하더군요. 그런데 마침 주차장에 대광사 셔틀버스가 와 있던 탓에 회차하는 데 2분이나 시간을 잡아먹게 되었습니다.
[미금마을버스 2-1번(대광사~구미동주민센터,구미초교,그랜드빌,불곡중고교,꿈터유치원,미금역,청솔마을,네이버,분당경찰서,정자역,청소년수련관~현대R&D센터)][1350] ※ 평일에만 운행
대광사 1048 도착, 1050 출발 - 건영아파트,구미동주민센터 1054 - 구미초교 1056 - 청구빌라앞,불곡중교 1102 - 미금역,농협,2001아울렛 1108 - 청솔마을,화인아파트 1111 - 임광,보성아파트,늘푸른중교 1113 - 분당경찰서 1118 - 정자역 1119 - 파크뷰아파트,청소년수련관 1123 - 현대R&D센터 1127
버스를 탄 사람은 저 혼자뿐이었고, 평일에만 다니며 막차도 제법 빠른(석준형이 이것 때문에 허탕을 친 적이 있었죠. -ㅅ-;;;) 이 노선은 아주 사뿐하게 해결됩니다. 중복노선인 2번도 제끼고 말이죠. ㅋㅋ
구미초등학교로 나온 버스는 탄천을 건너 하얀마을 뒷길을 경유해 줍니다. 누가 분당 아니랄까봐 인도는 물론 가로수 조성을 잘 해놔서, 산책 나갈 맛이 나겠다 싶었습니다. 잘 나가는 동네는 다 이유가 있는 법이더군요. -ㅅ- ㅋ
버스는 구미1동 주민센터 앞길을 이용해 미금역으로 갔고, 이후로는 청솔마을을 경유하며 정자역으로 갑니다. 그런데 안내방송을 듣다보니 정류장 이름에 네이버라는 단어가 있는 것이었습니다. 정류장 이름에 웬 네이버??
그러고보니 우리가 아는 그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본사가 정자동에 있다고는 들었었는데, 진짜 여기가 네이버 본사 맞더군요. 본사 내에서는 미금역 또는 정자역, 그리고 2번 마을버스를 이야기하면 다 통할 거 같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또한 다들 이름 들어봤을 회사의 본사 앞을 지나가보다니, 앞으로 이런 식으로 시승 다니면서 또 어떤 일을 겪게 될지 궁금증이 밀려옵니다. ㅋㅋ
정자역을 찍은 버스는 정자1동 주민센터 앞길을 이용해 종점인 현대중공업R&D센터로 향합니다. 그런데 잡월드사거리에서 유턴을 하여 종점에 진입했던 버스가 승객 승하차를 끝내더니 바로 출발해 버립니다. 여기서 출발하는 시간은 오전 11시 30분인데 3분이나 조발을 하다니, 이 버스는 대광사에서 타는 게 왕도인 것 같네요. -ㅅ-;;;
그런데 문제는 66번을 타려고 했더니 차가 먼저 가버린데다, 다음차는 25분 뒤에나 여길 온다는 것이었습니다. 판교에서 탈 602-2B번도 평일에만 다니기 때문에 이번에 타야 하는데... 판교를 도대체 어떻게 가지?
방법을 찾아보니 누리4번을 이용하면 602-2B번의 기점으로 접근이 가능하겠다 싶더군요. 하지만 이 버스도 7분 후 도착 예정이었기 때문에 한국잡월드 건너편의 정류장을 향해 얼른 몸을 움직여 봅니다. 천만 다행히도 보행자 신호가 금방 녹색불로 바뀐 덕택에 버스가 오기 전에 정류장에 도착할 수 있었죠.
[성남시내버스 누리4번(사송동종점~판교고교,봇들육교,판교박물관,판교원마을11,10단지,판교동주민센터,한국잡월드,청소년수련관,정자역,분당경영고교,미금역~동원동)][환승, 100]
한국잡월드 1138 - 백현교차로 1139 - 너더리육교,낙생고교 1141 - 낙생초교,판교원마을10단지 1143 - 성내미육교,판교박물관 1146 - SK플래닛,판교디지털콘텐츠파크 1148
버스는 아기자기한 맛이 있던 판교원마을을 지나 단 10분만에 SK플래닛에 저를 내려줍니다. 66번을 타지는 못했지만 코스가 뻐그러지지 않았다는 것에 안도하게 되었죠.
이제는 판교세븐벤처밸리를 향해 살짝 걸어가면 되었는데, 히든 챔피언 중 하나인 마이다스아이티도 이 곳에 있었다는 것도 알아가게 되었죠. 마이다스아이티 사옥을 지나 오른쪽으로 가니 드디어 판교세븐벤처밸리 정류장이 등장합니다.
오후 12시가 다 되어가니 602-2B번이 오는데, 의외로 대형차인 뉴슈퍼 에어로시티입니다. 마을버스인데다 평일에만 다니는 노선 치고는 차량이 너무 좋은 거 아닌가 싶었지만, 판교의 출퇴근 인원을 생각한다면 납득이 갔죠.
[성남교통 602-2B번(판교역서편→안랩,SK케미칼,SK플래닛→판교세븐벤처밸리→넥슨,SK플래닛,SK케미칼,안랩,판교역북편,판교역동편,판교역남편→판교역서편)][환승] ※ 평일에만 운행
판교세븐벤처밸리 1159 - 넥슨 1200 도착, 1203 출발 - 유라코퍼레이션,봇들육교 1207
버스는 넥슨 사옥 앞길을 경유하여 판교역을 향해 움직입니다. 여기가 단독 구간이었는데 넥슨에서 시간을 맞추는지 3분 정차 후 출발합니다. 이러면 하남으로 가는 3000번과의 여유시간이 더욱 촉박해지지만, 버스는 이런 저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무튼 3분 정차 후 출발했죠. 여기에는 넥슨과 더불어 NHN, 네오위즈 등 이름있는 IT기업들이 있었는데, 이른바 "수용성"으로 대표되는 과거 개발 붐의 물결을 제대로 탔던 수원, 용인, 성남 지역의 결정체들 중 하나겠다는 것이 실감납니다. 분당신도시에 이어 용인과 성남의 지역발전은 1980~1990년대 개발의 결정체이며 지금도 국토부에서 밀어주는 느낌마저 드는 것이 사실이었죠. 사실 여기 올인할 때가 아닌데
성공적으로 단독구간을 해결한 저는 후련함을 느끼며 서둘러 봇들육교에서 하차합니다. 아까 넥슨에서 3분 정차한 것 때문에 이번 3000번을 타지 못할까 걱정은 됐지만, 천만 다행히도 제가 버스보다 먼저 정류장에 도착하여 무사히 버스를 탈 수 있었습니다. 2층버스가 걸리더군요. ㅋㅋ
[경기상운 3000번][환승, 1250]
유라코퍼레이션,봇들육교 1210 - 금토천교 1211 - 엔씨소프트,안랩 1215 - 봇들마을5단지,테크노육교 1217 - 송현초교,판교이지더원2단지 1219 - 삼환아파트 1220 - 야탑역,종합버스터미널 1225 - 성남시청정류장(앞) 1229 - 가천대(고속도로) 1234 - 서하남IC(무정차) 1241 - 황산사거리 1250
2층으로 올라가 자리에 앉아보니 "와 진짜 성남서 하남가는 버스가 생겼었네"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실 10~15년 전만 해도 고속도로를 이용해 성남과 하남을 잇는 버스 이야기가 잊을 만 하면 디시인사이드 버스 갤러리에 글이 올라오는 등, 당시 매니아들의 떡밥 중 하나였기 때문입니다. 성남과 하남은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상당히 가깝지만 워낙에 교류가 없다보니 천하의 KD운송그룹조차 고속도로를 이용해 두 도시를 이으려고는 하지 않았을 정도였으며, 당시의 필자 또한 개통해봤자 수요가 없을 거라는 입장이었죠. 그때 당시의 떡밥이 실현되고 노선이 자리잡힌 모습을 보니 여러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 노선이 생기게 된 것은 전적으로 미사지구 덕택이라는 사실이 숨어 있습니다. 운행경로만 봐도 정말 대놓고 미사지구 노선임이 보일 정도인데, 그곳에서 판교로 출퇴근하는 사람들 위주로 돌아가는 노선이란 뜻이니까요. 이 때문에 3000번을 이용해 하남 구도심과 성남을 오가려면 고속도로 바로 근처에 있는 정류장인 황산에서 환승하는 것이 제일 효과적이기도 하죠. 이런 제 생각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 버스가 판교를 돌고 봇들마을을 지나는 동안 손님들이 속속 승차하여 야탑역에서 정점을 찍었지만, 정작 황산에 내린 사람은 저 혼자뿐이었습니다. -ㅅ- ㅋ
계단을 내려가면서 천장에 머리를 박는 바람에 아픔이 좀 밀려오지만, 중앙차로 정류장으로 건너간 다음 때마침 도착하던 13-2번에 승차합니다.
[대원고속 13-2번][환승]
황산사거리 1253 - 덕풍2동주민센터 1257
은고개입구에는 오후 2시 40분 정도까지만 가면 되는 상황.
마을버스 하나 더 타면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계획 변경을 하여 덕풍2동 주민센터에 내렸습니다. 그런데 막상 중국집에 가보니 여기는 배달만 된다고 하더군요. 아오 -ㅅ-;;;
먹을만한 다른 곳도 없고 짜증이 밀려오지만, 이미 와버린 장소라 무를 수도 없었습니다. 결국 3번 마을버스의 기점인 힐즈파크푸르지오 3단지에 바로 가버리기로 하고 발걸음을 옮깁니다. 하남 3번 마을버스는 예전과 다르게 배차간격이 애매하게 길어져 있어서 아무 생각없이 접근하면 피를 보게 되어 있지만, 이제는 경기버스정보 앱에서 마을버스도 과거 도착시간 조회가 가능해진 덕택에 시간 유추를 할 수 있었던 겁니다. 이건 경기도가 정말 일 잘한 겁니다. ㄹㅇ로요. ㅋㅋ
[도보]
덕풍2동주민센터 1300 - 힐즈파크푸르지오3단지 1309 - 세미도서관,힐즈파크푸르지오2단지 1311
오르막을 지나니 곧 아파트 단지가 나오는데, 지도에는 단지 내 도로가 나오지 않지만 정말로 통행로가 없을 수는 없기에 아파트 단지를 가로질러 힐즈파크푸르지오3단지 종점을 향해 갑니다. 단지 내부의 통행로를 이용하니 단 10분만에 버스종점에 도착할 수 있었는데, 여기는 완전 막다른 길끝이라 버스가 어떻게 회차할 지 아주 쉽게 예상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여기는 막다른 길에 아파트 진입로만 있는 게 전부더군요. 결국 저는 한 정류장 아래로 내려가게 되는데, 여기에 오니 상가는 있었지만 먹을 만한 데가 보이질 않아 어쩔 수 없이 편의점 신세를 지게 되었습니다. 아파트 세대 수는 나름대로 많아 보이던데 먹을 곳이 이렇게 없을 수가 -ㅅ-;;;
편의점에서 식사를 하며 버스 위치를 확인하니 이번에도 과거 기록과 비슷하게 출발할 각이더군요. 식사를 마치고 정류장으로 나와보니 버스가 종점으로 올라가는 것이 보입니다.
[은방울교통 3번][1250] ※ 힐즈파크푸르지오3단지 1341 출발
세미도서관,힐즈파크푸르지오2단지 1342 - 힐즈파크푸르지오1단지 1344 - 한솔리치빌1,5단지 1347 - 덕풍쌍용아파트 1349 - 벽산아파트,신장사거리 1353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어찌됐든 오후 2시 이전에 버스가 와준 덕택에 43번 국도 이남 구간은 완벽하게 해결이 됩니다. 제가 타자마자 좌회전을 한 버스는 덕풍터널을 달리는데, 하남에서 버스를 타면서 터널을 달려보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ㅋㅋ
덕풍터널을 지나니 곧 한솔아파트였고, 이후로는 낯익은 길이 펼쳐집니다. 신장사거리가 멀지 않았다는 신호였기도 했고, 저는 유유히 신장사거리에서 하차합니다. 이때 시간이 오후 1시 53분이었기에, 딴 짓만 안 하면 엄미리 노선(15-2)을 타는 것도 문제는 없었습니다. 배차간격이 긴 편이라 다소 염려스러웠던 13-2번도 오늘이 평일인지라 제법 괜찮게 다니고 있었는데, 두 대가 거의 붙어가는 모습까지 보일 지경이더군요. -ㅅ-;;;
저는 약간의 갈등 끝에, 먼저 오는 13-2번에 승차하였습니다.
[대원고속 13-2번][환승]
신장사거리 1400 - 천현사거리,천현공원 1403 - 복지회관,하남경찰서 1408 - 하산곡삼거리 1410 - 산곡초교,검단산입구 1412 - 어진마을입구 1417 - 은고개입구 1418
13번이 13-2번보다 배차간격이 좋았던 시절이 있었지만 그것도 우한 폐렴 유행 등을 거치며 역전이 되어 있었습니다. 평일이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이제는 13-2번이 제법 기다렸다가 탈 만한 정도로 다니고 있었던 겁니다. 저야 뭐 이번에는 13번이든 13-2번이든 먼저 오는 거 타면 되었다는 게 다행입니다.
그런데 13-2번은 하남에서 광주로 가는 경로에서도 13번과 차이가 하나 있더군요. 13번은 하남요양병원 앞길을 들르지만, 13-2번은 43번 국도따라 그대로 직진을 해버렸던 겁니다.
물론 하남요양병원 앞길은 하남 1번 마을버스나 30-3번으로도 커버가 되기 때문에, 오늘 이 길을 가보지 못한다고 하여 타격이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또한 오늘은 엄미리 노선(15-2)을 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바깥을 보는 데에 집중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어쩐지 아까부터 날씨가 좀 많이 흐리고 춥더니만, 산곡초등학교를 지나니 눈발이 날립니다. -ㅅ-;;;
버스가 가는 것을 보니 의안대군묘에 가서도 30분은 기다려야 할 각이라 막막함이 밀려옵니다. 하지만 버스는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퇴촌을 향해 너무나도 잘 달려주었고, 결국 오후 2시 18분에 광주시 이정표를 지나 은고개입구에 내리게 됩니다.
[도보]
은고개입구 1418 - 벽수골,의안대군묘 1446
날이 추운데다 눈까지 흩날리고 있으니 내리기가 싫더군요. 하지만 가만히 있으면 더 춥기 때문에 바로 우산을 펴들고 의안대군묘를 향해 천천히 발걸음을 옮겨 봅니다. 정말 우산을 가져온 게 천만다행이었다 싶었죠.
그런데 엄미2리 마을회관을 지나니 웬일인지 눈이 그치고 하늘의 먹구름도 걷히고 있었습니다. 이럴 거면 왜 눈이 내리고 난리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또 한편으로는 참 다행이라는 생각도 함께 해보게 되었죠. 수십분 후 만나게 되어 있는 현실을 생각한다면 말입니다. -ㅅ-;;;
의안대군묘까지는 엄미2리 마을회관을 지나 그대로 쭉 직진만 하면 되었는데, 미라울로 가는 길을 보니 1차로 길이더군요. 이따 버스 타면서 지나가보게 될 길이지만, 뭔가 쩔 것 같은 느낌에 미소가 지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ㅎㅎ
미라울 가는 길과 갈라지는 지점을 지나니 오르막이 쭉 이어지고 있었고, 찻집을 지나니 금방 노란색 버스정류장 표지판이 세워져 있는 것이 보입니다. 표지판의 글씨 적힌 면이 도로와 평행하게 배치되어 있어 멀리서 내용을 볼 수는 없었지만 분명 버스정류장 표지판이었고, 버스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에 표시된 위치보다 앞에 회차지점이 있다는 나무위키의 정보 또한 맞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무튼 여기는 정류장 표지판도 있고 공터도 넓다보니 회차지 찾는 것은 어려움이 없었죠.
날이 맑게 개이고 우산을 말리고 있으려니 슬슬 버스가 올 때가 되어가더군요. 눈은 그쳤지만 바람이 좀 불고 있었는데, 이럴 때 배드민턴을 치려는 어이없는(?) 여자아이들을 보고 있으니 버스가 들어와 회차를 합니다.
[경기고속 15-2번(경기광주역~광주중앙고교,시립도서관,보건소,파라다이스아파트,송정초교,번천초교,번천삼거리,광지원,엄미리입구,엄미2리마을회관,(→의안대군묘)~미라울)][1450] ※ 경기광주역 1450 출발
벽수골,의안대군묘(회차) 1519 - 엄미리삼거리 1520 - 엄미리,미라울(회차) 1523 도착, 1530 출발 - 엄미리삼거리 1532 - 엄미리입구 1533 - 광지원,남한산성면사무소 1536 - 번천삼거리 1542 - 번천초교,광주IC 1544 - 밀목,광주시청앞 1551 - 파라다이스아파트 1555 - 보건소,공설운동장 1558 - 광주시시립도서관 1603 - 광주중앙고교 1607 - 경기광주역 1611
아주머니 기사님께서 운전을 하시더군요.
이 노선은 미라울에서 시간을 맞추기 때문에 제가 타자마자 버스는 왔던 길 바로 돌아서 나가버립니다. 곧 제가 보았던 그 미라울 가는 길로 우회전을 하는데, 꽤 쩌는 1차로 길을 달립니다. 미라울 종점까지 1차로가 이어지고 있었죠. 오우~ 혁님~! ㅋㅋ
미라울 종점은 조그만 다리 너머의 공터였는데 여기에 오니 7분 가량 시간이 남습니다. 여기에서는 아주머니 한 분이 타시는데, 때마침 기사님과 아는 사이인지 이야기꽃이 핍니다. 아주머니께서 손에 있던 무 하나도 기사님에게 드리면서 이거 김치 담그면 맛있을 거라고 하니 기사님도 좋아하면서 받아가시더군요(13번은 5대로 다니는데, 터미널에서 매시 정각마다 출발한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죠). ㅋㅋ
오후 3시 30분이 되자 버스는 다시 출발하여 광주로 향합니다. 엄미리에서 광지원리를 거쳐 번천으로 내려가는 길은 산골짜기의 연속이었고, 광지원리에 있는 중부면사무소는 한옥 모양의 건물 그대로더군요. 누가 남한산성 가는 길목에 있는 장소 아니랄까봐 면사무소 건물이 한옥 모양이라는 게 인상깊었다는 기억이 있었죠. 아, 2023년 11월 현재는 중부면에서 남한산성면으로 면 이름이 바뀌었다는 것은 참고해야 하겠지만요. ㅋㅋ
저는 경기광주역까지 쭉 버스를 탔고, 오후 4시 11분이 되어 역에 내릴 수 있었습니다. 여주행 전철은 오후 4시 21분과 39분에 있었는데, 신둔도예촌역은 오후 5시까지만 가면 되기 때문에 저는 21분 전철은 일부러 보내버립니다. ㅋㅋ
[전철][환승]
[경강선] 경기광주 1639 - 곤지암 1648 - 신둔도예촌 1654
오후 4시 39분이 되니 전철이 도착했고, 신둔도예촌역에 내려보니 오후 4시 54분이었습니다. 전철에서 내려 바로 버스정류장으로 나가보니 24-1번이 출발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경기고속 24-1번(이천역~이천터미널,관고동,사음1,2동,고척사거리,고척3,1,2리,용면리,(↔인후2리),용마교차로,인후1리,수광2리,나뭇가지마을,(→수광1리),(←엘리시움아파트)~신둔도예촌역)][환승]
신둔도예촌역 1655 도착, 1700 출발 - 엘리시움아파트 1701 - 수광2리 1703 - 인후1리 1705 - 마교리,용마교차로 1706 - 신둔가든앞 1707 - 인후2리(회차) 1708 - 신둔가든앞 1709 - 용면리마을회관 1712 - 고척2리 1715 - 고척1리(회차) 1717
드디어 용면리 가는 버스를 타봅니다.
오후 5시에 출발한 버스는 광주 쪽으로 올라가다가 수광2리 나뭇가지마을 정류장 바로 앞 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하여 인후1리로 들어갑니다.
이렇게 용면리 노선도 해결이 되는구나 싶었습니다.
인후2리는 이 노선만이 가기 때문에 더더욱 그랬죠. 용마교차로에서 인후2리로 우회전을 한 버스는 인후2리사거리를 지나자마자 나오는 언덕 위 공터에서 회차합니다. 이 길에서 계속 직진하면 광주 진우리가 나오는데, 구태여 그쪽으로 걸어가야 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인후2리를 찍고 다시 마교리로 되돌아나온 버스는 용면리 쪽으로 우회전을 합니다. 그런데 가만보니 여기는 다시 한 번 또 와야 하게 생겼더군요. 예전에는 이 24-1번 한 번만 타면 됐었는데, 지금은 24-1번만 수광2리에서 인후1리로 넘어오도록 노선 변경이 되어 있었던 겁니다. 그나마 용면리 노선(24, 24-1)은 2가지 버전 모두 합쳐서 한 시간에 한 번꼴로는 다니며, 24-1번은 하루 4번이라는 것이 다행입니다.
코스야 하나 또 만들면 되지 뭐 ㅋㅋ
하면서 마음을 비우니 버스는 용면리를 지나 영동고속도로 너머의 산골짜기 마을인 고척리를 향해 가고 있었습니다. 산골짜기인데다 고속도로 근처라 그런지 여기도 음기가 좀 있는 듯하더군요. -ㅅ-;;;
고척1리는 ㅓ형인데, 버스가 과연 여기도 빠짐없이 잘 들어가줍니다. 관광대로 들어가서 버스를 타야 하는지라 이곳에서 내려야 했는데 천만 다행입니다.
[도보]
고척1리 1717 - 한국관광대 1725
학교로 들어가는 길 바로 앞은 아니었지만, 누가 한국관광대 근처 아니랄까봐 편의점은 물론 카페까지 있더군요. 아무리 신둔IC에서 가까운 위치라지만 여기가 읍면 소재지나 시내도 아니고, 아무도 올 일이 없을 이 산골에 편의점과 카페가 있는 것은 정말 관광대 말고는 생각하기 어려웠습니다. 대학이 문을 닫으면 지역에 미치는 여파가 크다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
그런 만큼, 대학 설립을 자유롭게 하여 온갖 대학이 난립하게 만든 김영삼은 나라에 대못을 박았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대학 졸업장의 가치가 낮아져 비수도권 거점 대학들 역시 피를 보게 되었고, 기업은 구인난을 겪고 젊은이들은 갈 곳이 없으며(일자리와의 미스매치), 젊은이들은 사회에서 뭘 해보기도 전에 허들이 더 늘어 고통을 받게 되었으니 말입니다(취준생이라는 단어가 생긴 배경, 그리고 학자금만 보아도;;;). 당장 수험생 숫자와 대학 정원만 놓고 보아도 대다수 인원들은 명문대에 가지 못할 수밖에 없으니 그 대다수 인원들도 뭔가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야 하는데, 이건 뭐 사회에 나올 때부터 패배감을 느끼게 만드니까요. 무슨 스파르타도 아니고 -ㅅ-;;;
더욱 좆같은 것은, 이것을 되돌릴 방법이 사실상 없다는 것.
대학을 없애려 해도 서남대의 사례에서 보았듯 지역에 미치는 여파가 크므로 대학이 자진 폐교를 하게 만드는 수밖에 없는데, 그동안 남아있을 대학 난립의 문제와 그 대학들을 졸업할 사람들을 생각하면... 정말 나라 망치는 것들이 참으로 집요하고 악랄합니다.
한국관광대를 나가는 버스가 오후 5시 30분에 있다보니 시간이 다소 빠듯합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한국관광대를 향해 서둘러 걸어가니 3분만에 입구가 나오더군요.
학교로 들어가는 길은 오르막이었습니다.
버스종점까지 거리가 조금 있는지라 빠르게 걸어올라가는데, 그나마 어플을 확인하니 제가 버스보다 먼저 종점에 도착하게 된다는 사실이 다행일 따름입니다.
오르막을 올라 교문을 지나니 건물이 한 동 보이는데, 꼭대기에 한국관광대학교라는 이름이 대문짝만하게 적힌 판대기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이 건물 앞 공터에서 버스가 회차하는 것이었는데, 버스를 기다리는 학생들도 거의 10명 가까이 되어서 썰렁하진 않은 버스종점이었죠. 시간표도 가로등 한쪽에 부착되어 있다보니 알아보기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오후 5시 27분이 되니 드디어 버스가 등장합니다.
학기중 평일에만 운행하는 노선이라 입맛만 다시고 있었는데 말끔하게 해결이 되었죠. ㅎㅎ
[경기고속 24-7번(이천역~이천터미널,관고동,사음1,2동,고척사거리,고척3,1리,한국관광대입구~한국관광대)][환승] ※ 학기중 평일에만 운행
한국관광대 1727 도착, 1730 출발 - 고척1리 1731 - 고척3리입구 1735 - 고척사거리 1738 - 사음2통,동일냉장 1740 - 다산고교 1744 - 관고동 1751 - 이천터미널 1759
카드를 대니 환승이 찍힙니다.
환승으로 탄 사람은 예상대로 저밖에 없었지만, 바로 근처에 다른 노선이 다니고 있기에 그냥 그러려니 하며 묻어갈 만 하다는 게 다행이었습니다. 시간대를 고려하면 이제는 중간에 타는 사람 없이 이천 시내로 직행할 일만이 남아 있었고, 학생들이 타서 나름 떠들썩해진 버스는 오후 5시 30분이 되자 바로 출발합니다.
고척3리를 지나 고척사거리에 이르니 전에 도예고 노선으로 지나왔던 길도 보입니다. 여기는 예상외로 시외버스가 서는 장소인데, 그런 것 치고는 정말 주변에 아무것도 없어서 의아한 장소입니다. 차량 회차 문제 때문에 고척1리가 아닌 이곳에 버스가 정차하는 것이 아닐까 싶었는데, 관광대 학생들의 수요를 생각하면 참 아쉬움이 많이 느껴집니다.
사음동삼거리에서 우회전을 하니 사음2통이 나오는데, 오늘의 코스 계획을 하면서 예상했던 대로 114번이 사음2통을 먼저 지나가버렸습니다.
하지만 뭐 어떻습니까.
그 다음 차를 타면 되는 것을요.
이천까지 가면 장호원을 오후 5시에 출발한 차와 시간이 맞기 때문에, 저는 미련없이 버스 안에 가만히 앉아 있었습니다. 역시 예상대로 중간에 타거나 내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보니 버스는 이천을 향해 쭉쭉 달려주었고, 관고동에 들어오니 오후 5시 51분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114번이 예상외로 너무 못 오고 있다보니 처음 계획과 다르게 관고동에서 내리지 않고, 광주 방향 114번의 위치를 어플로 확인하여 적절한 장소에 내리는 "줄타기"를 시도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이천터미널까지 그냥 쭉 타기로 하는데, 사실 이렇게 타면 두 가지의 핸디캡(터미널 앞 사거리에서 좌회전 신호를 받아야 해서 시간이 걸리며, 버스에서 내려도 길을 건너야 광주 방향 114번을 탈 수 있습니다)이 발생합니다. 그러나 114번은 제가 터미널에 내리고 나서도 5분 남짓 뒤에나 도착합니다.
[경기고속 114번(장호원터미널~장호원읍사무소,이황1리,상승대,태평리터미널,이화아파트,성우3,4단지/현대아파트,SK하이닉스,신하리삼익아파트,이천터미널,관고동,다산고교,사음2통,수광1리,동원대입구,수양1리,곤지암터미널,산이리코아루아파트,초월역,초월읍사무소,쌍령동~광주터미널)][환승, 200] ※ 장호원터미널 1700 출발, 장호원터미널~이천터미널 급행 운행
이천터미널 1805 - 관고동 1810 - 다산고교 1819 - 사음2통,동일냉장 1823 - 수광1리 1826 - 동원대입구 1832 - 수양2리 1836 - 곤지암터미널 1845 - 삼리,킴스빌리지,현진에버빌아파트 1852 - 빙그레,코아루아파트 1854
과연 114번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그걸 알 길은 없었지만, 어쨌거나 이제는 소머리국밥을 먹으러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곤지암 하면 생각나는 것 중 하나가 소머리국밥이지만, 막상 곤지암은 예전에 몇 번을 가 놓고도 소머리국밥을 한 번 못 먹었던 아쉬움이 있어서 이번에 저녁으로 먹어보기로 했던 겁니다.
버스에 오르니 시간표가 보이는데, 감차로 인한 시간표 변경 안내문이었습니다. 평일은 변화가 없고, 주말 및 공휴일만 3회 감회가 되었더군요. 본문에 감차라고 적어놔서 114번이 결국 탈이 났던 거 아닌가 했었는데, 일단 이 정도로 끝난 게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 판이었습니다.
사실 114번은 장호원으로 연장되고부터는 전 차량 모두 장호원영업소 소속으로 넘어갔는데, 이 때문에 근무 여건이 빡세졌던 겁니다. 장호원에서 광주까지 편도 2시간이 넘는데, 장호원 오전 4시 50분 첫차 순번이 오후 9시 30분 막차도 뛰어야 하는 그 미친 일정을 누가 감당하겠느냐 말이죠(장호원발 막차가 광주 찍고 다시 돌아오면 새벽 1시 넘어갑니다). 석준형, 야채형과 이걸로 이야기를 해본 적도 있었는데, 왜 일하려는 사람이 없는지 의문을 좀 가져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들더군요. KD운송그룹도 왠지 모르게 허명회 회장 때 같지가 않다
버스는 넋고개를 넘어 곤지암을 지났고, 오후 6시 54분에 빙그레,코아루아파트에 내릴 수 있었습니다. 이천에서 여기까지만 해도 50분이나 걸리니, 정말 114번의 전구간 소요시간은 생각만 해도 미칠 듯했죠. 버스에서 내려 육교를 건너보니 저번에 봐놨던 선회식당이 있는 것이 보였고, 여기에서 드디어 소머리국밥을 시켜 먹게 됩니다. 저녁이 되어 해가 지니 날씨가 아주 추워지는데, 이럴 때 뜨듯한 국밥 한 그릇이면 그냥 끝나는 겁니다. ㅋㅋ 오늘 시승도 끝입니다 끄읏~!
조그만 외관과 다르게 안에 사람들이 많아 겨우 자리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뽀얀 국물에 있던 소고기를 꺼내어 겨자 탄 간장에 찍어먹는 맛은 정말 작살났지요. 다음 번에 곤지암을 올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또 한번 먹어봐야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곤지암을 갈 때마다 소머리국밥을 한 번 못 먹어본 것에 대한 반성 아닌 반성에서 시작된 이번 여행도 기분좋게 마무리되었습니다.
바깥으로 나와보니 오후 7시 30분이 넘어 있었는데, 날이 제법 춥더군요. 이번에는 경강선 전철이 없던 시절 곤지암 노선들을 탔다가 귀가하는 느낌을 오래간만에 다시 느껴볼 겸 오래간만에 빨간버스를 타고 모란역에 가기로 합니다. 이번에는 500-1번이 먼저 와서 이 버스에 승차합니다.
[대원고속 500-1번][2800]
빙그레,코아루아파트 1948 - 초월역 1952 - 초월읍사무소,초월도서관입구 1958 - 도평리입구,우림,신일,대주아파트 2000 - 쌍령동 2004 - 장지동,절골 2008 - 삼동역육교 2013 - 갈현동 2017 - 모란역 2024
이미 오후 8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인데다, 성남 방향으로 가기 때문에 큰 교통체증 없이 버스는 잘 달려주었습니다. 모란역에 내리니 오후 8시 24분이라, 곤지암터미널~모란역 45~50분 공식은 아직 그대로인 셈이었죠. 마침 수인분당선 인천행 열차 역시 시간이 잘 맞았기 때문에 저는 아주 사뿐하게 인천행 열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이로서 광주도 새로 생겨버린 15번 친구들을(15-2, 15-3, 15-5) 모두 타보는 데 성공함은 물론, 노선도 몇 개 남지 않았다는 것이 실감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