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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스로 떠나는 시골 여행
버스 기행문/2018년~2019년

2018년 1월 20일 - 시흥시 따복버스 및 배곧, 오이도 시내버스 여행

by 회관앞 느티나무 2022. 9. 10.

오늘은 석준형과 시흥시 버스들을 타보기로 하고 시승길에 올랐습니다.

비록 저의 홈그라운드 동네였지만 겸사겸사 오래간만에 동네 버스 타보는 기회가 되기도 했고, 얼마만에 다시 만나는 건지 반갑기만 했던 석준형이었기에 오늘은 어떤 일이 있을까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석준형은 부천역에서 015번을 타고 종점까지 간 뒤 삼미시장으로 오기로 했고, 저도 석준형과의 만남을 위해 비슷한 시간에 삼미시장에 도착하게끔 경원여객 61번에 승차를 하게 되었습니다. 도대체 61번은 몇 번을 타는 건지, 31-7번과 더불어 정말 너무 많이 타서 질릴 지경이네요. 소요시간도 바로 예상이 될 정도니 말이죠. -ㅅ-;;

 

버스가 가는 걸 보니 삼미시장에는 제가 예상한 대로 오전 11시 40분에 도착할 듯 한데, 석준형은 015번을 탔다고 하더군요. 시흥에서 부천으로 가는 버스들 중에서 015번만 여우고개가 아니라 하우고개를 넘게 되는데, 사실 하우고개를 넘는 쪽이 더 재미있기 때문에 괜히 미소가 지어지더군요. 015번은 남들이 YES 할때, NO 하는 특징이 있는 노선이다보니 더더욱 그랬죠. 다만 은행단지 아래의 루프구간... 그 구간 중간에 버스 종점이 있기 때문에, 그걸 지금 탄 차로 한번에 전부 다 돌 수는 없다는 사실을 말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다소 냐잉했지만 말입니다. -ㅅ-;; 

 

그래도 015번 종점도 나름 뒷골목스러운 곳이라 마지막에 나름 깨알같은 재미는 있었을 듯 싶다는 점은 다행이었고, 석준형도 015번을 해결한 후 38번을 타고 삼미시장으로 오게 되어 우리는 다시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 둘 다 좋아하는, 저의 단골 순댓국집에서 맛있게 식사를 했죠. 순댓국 한 그릇씩에 모둠순대가 정석이라 그야말로 든든합니다. ㅋㅋ

 

맛있게 식사를 하고나니 어느새 시간이 오후 1시가 다 되어가더군요. 따복버스 37번을 타야 했기 때문에 얼른 버스야 와주어라 하고 있는데, 다행히 31-3번이 오후 12시 57분에 모습을 드러내어 얼른 승차했습니다. 37번은 포동입구에서 타도 되지만 건너편 정류장까지 약간 멀기 때문에 포동 안쪽에서 타는 것이 더 편했는데, 정말 우리를 위해 버스가 온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시흥교통 31-3번]

삼미시장 1256 - 백제당약국 1303 - 포동입구 1307 - 태산아파트 1309

 

 

▲ 우리를 위해 온 듯한 31-3번.

 

 

우리는 태산아파트 회차지에서 하차합니다. 31-3번이 경원여객 노선이던 시절에는 중형차로 운행했었는데, 2012년에 시흥교통으로 넘어간 이후로는 대형차로 바뀌다보니 여기서 차를 돌리기가 생각보다 버거워지게 된 것은 현재진행형이었죠. 이거 때문에 31-3번에 대형차는 넣을 수가 없었던 거구나 싶었는데, 정말 세상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아무튼 저의 예상대로 31-3번은 오후 1시 10분이 되어 태산아파트 회차지에 아주 여유있게 도착했고, 우리는 포동차고지를 오후 1시 20분에 출발한 37번 따복버스에 승차합니다. 미산동~매화동 간 도로를 두 번째로 운행하게 된 그 노선에 말입니다.

 

[시흥교통 37-1번]

태산아파트 1323 - 미산동(대림슈퍼) 1326 - 매화고등학교 1335 - 금이사거리 1340 - 도리재(회차) 1343 - 물왕삼거리 1348

 

 

▲ 석준형에게도 기회가 왔죠. 미산동~매화동 도로를 볼 기회가 ㅋㅋ

 

 

이번에 37번을 탄 덕택에 저는 도리재와 물왕저수지 구간을 추가로 지나가볼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만, 저로서는 시간이 지나다보면 공략이 어느새 완료되어 있을 그런 것이라 저보다는 석준형이 탔다는 게 더 컸습니다. 석준형에게도 미산동~매화동 도로를 가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니 말이죠. ㅋㅋ

 

※ 이 당시의 시흥교통 530번의 배차간격은 매우 길었는데, 이 530번만 미산동~매화동 도로를 지나다녔기 때문에 37번 개통 이전에는 미산동~매화동 도로를 버스로 가보려면 약간의 계획이 필요했죠.

 

포동입구를 빠져나온 버스는 한덕판지를 지나 바로 미산동을 향해 우회전하여 들어갔고 언제나처럼 변함이 없는 미산동의 모습을 저와 석준형에게 보여줍니다. 

 

 

▲ 사진으로 보면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생각보다 경사가 좀 있는 미산동 언덕입니다.

 

▲ (3장 모두) 미산동~매화동 간 도로.

 

 

미산동 경신아파트에서 우회전하여 매화동으로 간 버스는 이제는 낯익기만 한 매화동 안길을 질주하며 금이사거리를 향해 갑니다. 매화동을 처음 갔던 게 2002년이었고 그때는 매화동도 참 신기했었던 곳인데 이제는 완전 낯익은 장소가 되어버릴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금이사거리에서 우회전을 한 버스는 옛날 안양에서 목감동을 거쳐 금이동까지 오던 31-8번(2009년에 26번이 생기면서 폐선)의 종점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거멀을 지나 도리재를 들어갔다 나와줍니다. 쌩까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ㅓ형 구간 거리도 정말 얼마 안 됐고, 안산 시흥 버스들은 이런 데를 쌩까는 법은 없기 때문에 그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또한 37번이 평일에는 도리재에서 노선이 끊어지기 때문에 26번과 시간을 맞춰보아야 할 필요성이 있었지만, 주말에는 물왕동까지 연장운행을 하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저도 새로운 정류장을 정말 편하게 보고 갈 수 있는 기회도 되었구요.

 

 

▲ 경기도 시흥시 금이동 도리재마을 회차지. 이 당시에는 이곳이 평일에는 종점이었으며, 주말 및 공휴일에는 왕복으로 모두 들러주는 장소였습니다.

 

 

도리재 이외에는 26번으로 모두 구경했던 장소들이었고 물왕사거리에 이르러 버스는 저수지쪽으로 좌회전을 하더니 음식점들이 모여있는 길쪽으로 들어가 한바퀴 돌고 큰길가 정류장에 나오더군요. 이 회차구간 역시 부모님과 외식을 하면서 차로 지나가봤었기 때문에 저에게는 큰 의미가 있진 않았지만 석준형이 이 길을 보고 갈 수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좋았지요.

 

 

▲ 경기도 시흥시 물왕동 물왕저수지. 시흥시민들에게 자리잡혀있는 축제 중 하나인 물왕예술제의 유래가 된 곳이기도 하죠.

 

▲ 물왕저수지 건너편의 모습. 건너편에도 음식점들이 많이 있다보니 골라가는 재미가 있다능료 -ㅅ- ㅋ

 

▲ 물왕동 회차구간. 여기 음식점들이 나름 유명한 데라서 주변 지역에서 많이 찾아오는 곳이며, 주말 및 공휴일에만 여길 버스로 지나가볼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ㅅ- ㅋ

 

▲ 회차를 끝내고 대기중인 따복버스 37번. 주말 및 공휴일에만 볼 수 있는 장면이죠.

 

 

이제는 월곶으로 가기 위해 시흥시청으로 가서 32번을 타기로 했는데, 때마침 5602번이 도착하기 직전이어서 그걸 타고 시흥시청 삼거리까지 이동을 하게 되었죠(시청 바로 앞으로는 안 갑니다).

 

[시흥교통 5602번]

물왕저수지 1352 - 시흥고등학교 1358 - 시흥등기소 1400 - 시흥시청삼거리 1404

 

 

▲ 시흥시 기적의 버스 No. 2인 5602번입니다. 개통 초기, 배차간격이 길었을 때 직접 타서 소요시간을 재보고 엔하위키에 직접 썼던 기억도 나네요. 그게 나무위키에도 복사되고 2021년 9월 현재에 이르지만요. -ㅅ- ㅋ

 

 

그런데 시흥시청 삼거리까지 이동한 것은 좋았지만, 월곶 방향 32번의 위치를 보니 시흥시청 삼거리를 이미 지나가 버렸더군요. 그나마 차가 능곡지구로 들어가기 직전이었고 거기를 돌고 나오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 우리에게는 다행이었지만, 그 차를 타려면 시흥시청 바로 앞까지 가야만 한다는 사실은 정말 어떻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다음 차를 타자니 거의 40분은 기다려야 할 지경이니...-ㅅ-;;

 

결국 우리는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얼른 시흥시청 앞까지 뛰어야 했습니다. 시흥시청 삼거리에서 시청 앞까지는 생각보다 멀기 때문에 부지런히 가지 않으면 정말 버스를 놓칠 각이었던 겁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숨을 고를 약간의 여유시간이 지나고 바로 도착한 32번에 무사히 탈 수 있었습니다. 

 

 

▲ 막상 타보려면 시간이 맞질 않던 32번. 이번에도 그 징크스에 걸리고 말았지만 어쨌든 탑니다. -ㅅ- ㅋ

 

 

[경원여객 32번]

시흥시청 1412 - 장곡중학교(대우A) 1417 - 숲속마을(장곡고교) 1418 - 월곶신도시입구 1427 - 마린월드 1429

 

 

월곶에 도착한 우리는 배곧신도시에 초점을 두게 되었고, 길을 건너 23번에 승차하였습니다. 신세계프리미엄아울렛을 찍고 배곧고등학교까지 이동합니다. 이 구간을 오가는 차들 중 제일 자주 있는 것이 23번이었기 때문에 쉽고 효율적인 버스 이용이라 할 수 있었죠. ㅎㅎ

 

 

▲ 시흥교통 No. 1 노선인 23번. 모회사 경원여객의 양보가 빛나는 사례 중 하나이기도 하지요.

 

 

[시흥교통 23번]

마린월드 1432 - 시흥아울렛 1435 - 배곶고등학교 1438 (U턴후)

 

 

배곧고등학교에서는 99-3번에 승차하였고 오이도역을 찍은 다음 배곧한라아파트까지 이동했습니다. 이 당시의 99-3번은 배곧신도시 지도를 보고 난 후, 제가 생기게 될 거라 예측했던 노선과 거의 비슷한 경로로 운행을 하고 있었으며 거꾸로 된 C자 모양의 경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시흥교통 99-3번]

배곧고등학교 1454 - 함현고등학교 1501 - 오이도역 1502 - 서해초등학교(주공1단지) 1509 - 한라1차아파트 1515

 

 

▲ 배곧신도시가 생김으로서 운행을 시작하게 된 99-3번.

 

▲ 이 당시의 99-3번 운행 노선도. 2021년 9월 현재는 오이도역 남쪽 구간만이 살아남아 있으며, 웨이브파크까지 연장 운행합니다.

 

 

다음에 타기로 한 것이 한라1차아파트에서 출발하는 62번이었던 만큼 99-3번은 우리에게 있어 필요한 상황이었는데 때마침 잘 나타난 고마운 노선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있던 배곧고등학교에서 62번 출발지까지 환승 없이 바로 이어주기도 했고 99-3번의 운행구간 역시 석준형 입장에선 참조할 필요가 있었던 겁니다.

 

99-3번의 종점인 한라1차아파트에 내리니 때마침 62번이 건너편에서 출발대기를 하고 있었고 우리는 서둘러 그 버스에 환승할인을 받으며 승차했습니다. 62번은 오이도역까지만 운행했던 노선이었고 배곧신도시 건설 이후 지금과 같이 연장되었는데, 이 연장된 구간 구경을 위해 일부러 한라1차아파트에 들어간 다음 타고 나왔던 기억도 있는 그런 노선입니다. 2021년 9월 현재는 62번의 막차시간이 기종점 모두 오후 11시 10분으로 20분 연장이 된 상태지만 이 당시의 62번은 막차시간이 오후 10시 50분이었고 기종점 모두 똑같았는데, 때마침 제가 그 10시 50분 막차를 탔었지만 막차인데도 사람들을 꽤 채워 오이도역으로 나오는 모습을 보았었네요.

 

 

▲ 장차 배곧에 들어가게 되리라 내다봤었던 경원여객 62번. 그 예상이 맞아서 놀라울 따름이네요;;;

 

 

[경원여객 62번]

한라1차아파트 1520 출발 - 서울대시흥캠퍼스 1522 - 배곧중심상가 1527 - 동원아파트 1533

 

이 당시에는 62번만이 서울대 시흥캠퍼스 앞을 지나갔기 때문에 타게 되었고 저도 막차로 지나가봤던 이 구간을 석준형과 함께 다시 구경하며 ㅎㅎ 오이도역에 내리는 것은 아니고, 전전 정류장인 동원아파트에 내리게 되었습니다. 오이도역에서 11번 따복버스를 타자니 62번이 신호에 좀 걸리는 바람에 시간 내에 오이도역까지 못 가게 되어서였죠. 덕분에 11번 따복버스는 사수할 수 있었고, 우리는 주말 및 휴일에만 운행하는 11-C 노선을 타게 되었습니다.

 

 

▲ 주말 및 공휴일에만 운행하는 11-C번. 배곧신도시 뒤편 바다를 신나게 구경할 수 있는 특징이 있죠.

 

 

[시흥교통 11-C번]

동원아파트 1537 - 생명공원(SK뷰) 1543 - (해안도로경유) - 옥터초교입구 1549 - 함상전망대 1552

 

버스는 99-3번과 같은 경로로 생명공원을 운행하였고 이후로는 해안도로를 따라 오이도 수산시장까지 시원하게 쭉쭉 달려줍니다. 차들도 많지 않고 옆에 보이는 풍경들도 괜찮아서 우리는 정말 재미있게 버스를 타게 되었죠. 저는 오이도가 가깝다보니 잘 안 타게 되지만, 정말 바람 쐴 겸 오이도역에 왔다가 이 버스 타고 오이도 수산시장도 가보고 바다도 보는 재미가 있으니 이 노선은 한 번쯤 타볼 것을 추천하는구먼요. 솔직히 오이도역에서 오이도 수산시장 가는데 30-2번 타는 건 재미없을 때가 되지 않았습니까 여러분? ㅎㅎ

 

 

▲ 배곧~오이도수산시장 간 해안도로에서 바라본 바다의 모습.

 

 

우리는 오후 3시 52분에 함상전망대에 내렸고 오이도차고지에서 오후 4시에 출발하는 25번을 타기까지 시간이 남아 오이도를 구경하였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오이도 여기 오는 것은 일도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감흥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번에 와서 오래간만에 구경하니 외지인들이 한번쯤은 찾아올 만한 곳이겠구나 하는 느낌은 들더군요. ㅎㅎ

 

 

▲ 오이도의 넓은 갯벌.

 

▲ 이번에는 햇님과 함께 ㅎㅎ

 

▲ (2장 모두) 오늘도 떠들썩했던 오이도수산시장의 모습.

 

 

구경하다보니 어느덧 시간은 오후 4시를 넘어 있었고, 오이도차고지에서 여기까지는 정말 금방이기 때문에 타는 위치에 주의하며 함상전망대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니 드디어 25번이 도착합니다. 저번에 25번을 정말 어이없이 못 탔던 것은 이번에 해결이 되어 기분이 정말 좋네요. 사실 석준형이 이런 노선을 어려워한다는 것은 정말 애초에 말이 안되는 거였지만, 여기까지 오려면 2시간 가까이 걸리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기왕이면 지금 여기에 와 있을 때 해결을 보면 좋은 게 제 생각이었던 겁니다.

 

 

▲ 함상전망대 버스정류장. 25번 외에 다른 버스를 여기서 탔다간 차고지로 들어가버리니, 건너편에서 타야 한다능료 -ㅅ-;;

 

▲ 드디어 시흥교통 25번을 이번에 타네요. 이 동네에선 정말 몇 남지 않은 대우버스가 걸렸습니다.

 

 

그런데 우리 앞으로 다가오는 25번을 보니 이제는 이 동네에서 얼마 남지 않은 대우차량이더군요. 안산 시흥 이 동네의 노선버스들은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대우버스밖에 없었는데 2000년대 이후로 경원여객이 현대버스로 전향한 덕분에 대우버스는 보기가 힘들어져 시흥교통에 극소수 남아있는 것이 다였는데 그 중 하나가 걸린 겁니다. 아무래도 제가 사는 동네에서 대우버스를 타보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겠다는 느낌이 든 가운데(실제로 그렇게 되었습니다), 비록 가스차이긴 했지만 대우버스의 우렁찬 소리를 들어가며 우리는 버스를 타게 되었죠.

 

25번은 연성지구까지 가던 과거가 있었지만 2012년에 5602번이 생긴 이후로는 정왕역으로 단축되었고 2021년 9월 현재까지도 운행경로 및 운행시간표 변경이 전혀 없는 그런 노선입니다. 5602번 이전에는 잦은 노선변경이 있었고 파란만장했었으나 5602번 개통 이후로는 매우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보니 존재감이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공단 구간도 지나가볼 가치는 있기 때문에 석준형이 시흥에 온다고 했을 때 제가 무조건 시승 대상에 넣었을 정도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때마침 버스에 오른 시간을 보니, 석준형이 일부러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정말 버스 탄 시간이 아주 좋더군요. 왜냐하면 25번은 시화공단에서 버스가 적은 곳을 골라 정왕역까지 가다보니 출퇴근 시간대만 되면 사람들이 넘쳐나는 것은 물론이고, 이것 때문에 신호에도 자주 걸려 소요시간 또한 평상시에 비해 늘어나며(평상시에는 40분 정도면 충분하지만 출퇴근 때에는 5~60분 정도 잡아야 됩니다), 일단 한번 탄 승객들은 최소한 이마트까지는 절대 내리지 않는 특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우리가 다음이나 다다음 회차의 버스를 탔다면, 보나마나 콩나물 시루 속에서 있어야 했을 것이 뻔했죠. -ㅅ- ㅋ

 

예상대로 버스는 아주 여유넘치는 모습으로 제가 다녔던 회사 근처를 지나 쭉 직진을 하여 여유있게 정왕역으로 도착합니다. 사실 공단은 그 곳이 그 곳이다보니 아무래도 여러 번 타봐야 뭐가 어딘지 알 수가 있기는 하겠지만 어쨌든 정말 오늘 가장 기분좋은 순간이었습니다. ㅋㅋ

 

 

[시흥교통 25번]

함상전망대 1609 - 삼양사 1613 - 원폴리텍 1616 - 시화홈플러스 1621 - 시화E마트 1625 - 정왕역(롯데시네마) 1635

 

정왕역에 내린 우리는 길을 건너 역 앞의 환승센터로 이동하였고 시화터미널에서 오후 4시 50분에 출발한 26-1번을 타고 시흥시청 바로 전인 대동청구아파트 정류장까지 이동합니다. 이 노선은 정왕역 이후 신도로를 따라 바로 장곡동까지 쏴주는... 것은 아니고 중간에 달월마을을 경유하는 특징이 있었습니다. 사실 26-1번이 처음 개통했을 때는 달월마을(월동)도 들르지 않았기 때문에 신도로를 따라 정왕역까지 쭉 직통으로 갔었는데 -ㅅ-;; 그걸 보여주지 못한 점은 아쉽기도 합니다. 하지만 26-1번이 달월마을을 들르게 된 덕택에 거기 내려서 34번으로 환승하는 짓도 가능하니만큼, 마냥 잃기만 하는 건 아니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시흥교통 26-1번]

정왕역(환승센터) 1659 - 마전 1709 - 달월마을 1710 - 월동지구 - 장곡고교(숲속마을A) 1714 - 장현초교(대동청구A) 1723

 

 

▲ 시흥교통 26번의 장곡동~정왕역 구간 보조를 위해 만들어졌던 26-1번. 지금은 옛날만 못하지만, 신작로를 시원하게 달려주는 맛이 있다능료 ㅎㅎ

 

 

장곡고등학교부터는 다음에 탈 26번과 노선이 중복되긴 했지만, 26번을 기다리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일부러 시흥시청 직전인 대동청구아파트까지 더 이동한 우리는 10여분을 기다려 오후 5시 35분에 도착한 26번에 승차하였습니다.

 

 

▲ 시흥시 안에서만 다니는 노선버스로는 두 번째였던 26번. 봉우재마을을 가는 유일한 버스편이기도 합니다.

 

 

[시흥교통 26번]

장현초교(대동청구A) 1735 - 장곡고교(숲속마을A) 1740 - 시흥경찰서(대우3차A) 1742 - 거무개삼거리 1750 - 봉우재1756 - 정왕역(환승센터) 1801 - 시화이마트 1805

 

개통한 지 거의 10년이 되어가는 26번 역시 제가 시승 대상으로 올려놨던 노선인데, 금이동 때문도 있었지만 거모동 동보아파트에서 정왕역으로 가는 길에 있는 봉우재마을을 가는 노선 또한 이 26번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봉우재마을은 왕복2차로 도로에 있어 쩌는 것은 없지만 그동안 버스가 없었던 곳이어서 26번이 개통된 직후 신천동에서 정왕역까지 전부 타보았을 때 꽤 이채로웠다는 기억이 있었죠. 어쨌거나 신천동에서부터 전구간을 완주할 경우 1시간 40분이 걸리기 때문에 오늘은 장곡동에서 이마트까지만 타기로 합니다. -ㅅ- ㅋ

 

봉우재마을에 이르니 1차로가 아닌가 싶었던 길이 등장하지만, 이건 자동차들이 길 옆에 주차되어 있어 그렇게 된 것이더군요. 9년 전, 26번이 처음 개통된 직후 타봤을 때와 달라진 게 크게 없는 듯한 모습이 신기할 따름이네요. 

 

우리는 정왕역에서 내릴까말까하다 이마트에서 내리게 되었는데, 석준형이 3400번을 타고 갈까 하는 고민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도로상황을 보니 사당역 들어가는 도로가 막힐 것이 뻔했는지라 결국은 4호선을 타고 귀가를 하게 되어 우리는 때마침 도착한 99번을 타고 귀갓길에 오르게 됩니다. 저는 기왕이면 안산역에서 석준형 가는 거 보고 갈까 했는데, 어플로 안산역에서 집으로 가는 차들을 확인하니 우리보다 앞서 안산역에 도착해버릴 각이었고 이렇게 되면 결국 30분이나 기다려야 되기 때문에 ㅜㅜ 그렇게 하지 못하고 중간에 내려 집으로 걸어가게 됩니다. 이게 좀 아쉬웠지만 아무튼 조심해서 들어가기를 바라는 거구먼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