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는 산본신도시로 대표되는 면은 있지만 1호선 군포역 일대의 구 시가지들 또한 군포시민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그리 넓은 면적은 아닌 경기도의 한 지자체입니다. 이웃한 안양의 시가지와 붙어 발달한 도시인 관계로 이웃한 안양의 삼영,보영운수 시내버스들도 물론 들어오고는 있지만, 사실은 마을버스 노선들이 주력인 그런 동네이기도 하죠. 따라서 오늘 저는 이 군포 마을버스들을 타보기 위해 4호선을 타고 금정역으로 가게 됩니다.
첫 번째로 탈 버스는 금정역 3번출구에서 출발하는 2번 마을버스입니다. 똑같이 산본을 가는 1번 마을버스도 여기서 출발하는데, 금정역을 가는 대부분의 시내버스들 타는 장소와는 동떨어진 위치기 때문에 산본 주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곳이라는 특징도 있죠.
[행복운수 2번]
금정역3번출구 1420 - 산본시장 1423 - 14단지매화,곡란초등학교 1426 - 개나리1322동 1428 - 목련삼거리 1430 - 산본역앞 1437 - 수리동주민센터,수리고등학교 1444 - 수리중학교 1447 - 금강아파트 1451
버스는 출발하자마자 금정역 6번출구(대부분의 시내버스들이 서는 정류장이기도 합니다)와 산본시장을 경유하더니 우회전을 하여 곡란초등학교 쪽으로 갑니다. 이쪽으로 가면 경사가 쩌는 언덕길이 있기 때문에 노린 것이었는데 과연 경사 한번 급합니다. 조아좋아 ㅋㅋ
언덕길을 넘고 나서는 개나리13단지아파트 뒤편 도로를 경유하였는데 아파트만 있는 줄 알았던 산본에 의외로 골목길 비슷한 곳도 있더군요. 개나리아파트단지 뒷길을 통과하여 1번과 3번과도 만나는 목련삼거리를 지나니 다시 내리막길이 펼쳐졌고 이 버스는 공원이 나올 때까지 쭉 직진을 했는데 이 구간이 이 버스의 단독 구간이었습니다. 다들 산본역을 가려는지 사람들이 꽤 승차하였고 예상대로 산본역에서 승객들이 물갈이가 쫙 됩니다.
저는 이 2번을 금강아파트까지 타기로 계획을 하여 산본역에서 내리지 않았는데, 원래 이쪽 마을버스들이 금정역과 산본역을 기준으로 승객들이 갈리는 구조지만 이런 식으로 은근히 단독 구간들이 숨어있다보니 일부러 완승을 하게 된 겁니다. 산본역을 출발한 버스는 산본역 로데오거리 왼쪽의 도로를 지나 수리동 쪽으로 좌회전을 틀어 들어갑니다. 김연아 선수의 모교인 수리고등학교 앞도 지났고, 이쪽은 아까 개나리13단지 뒤편과는 다르게 고층아파트들만 있긴 했지만 바로 옆에 산도 있고 의외로 아파트와 산이 나름대로 잘 어울리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런 것을 보면 정말 어떻게 개발을 하느냐에 따라 자연과 어울릴 수도, 안 맞을 수도 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개발이란 게 꼭 부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었죠.
수리동을 한바퀴 돌면서 15번과 87번 등 남천병원을 경유하는 시내버스들도 오는 둔전초등학교 정류장을 지나 버스가 우회전을 하자마자 저는 벨을 눌러 금강아파트에서 하차합니다.
[보영운수 87번]
둔전초등학교 1502 - 이마트 1504 - 산본역 1505
금강아파트에서 다시 수리동쪽으로 넘어가는 구간을 확인한 저는 둔전초등학교로 슬슬 걸어내려와 87번을 타고 산본역으로 간 다음, 당정역 가는 3-1번에 승차하였습니다. 3-1번은 이곳을 오는 다른 버스들에 비해서는 생각보다 배차간격이 길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금방 탈 수 있었다는 게 다행일 지경이었네요.
[사랑교통 3-1번]
산본역 1510 - 당말지하차도위 1513 - 군포시노인행복센터 1517 - 용호고등학교 1523 - 당정역 1527
산본역을 출발한 버스는 바로 우회전을 하더니 산본과 군포 구시가지를 이어주는 도로 중 하나인 당말지하차도를 위로 통과하여 바로 군포 구시가지로 진입하였는데, 330번이나 20번 등이 가는 큰길로 당정역을 가는 게 아니라 그 옆길을 통해 당정역으로 가더군요. 군포에 이런 길이 있었다니 ㅋㅋ
이쪽 주민들은 군포 구시가지 쪽이 가깝기는 하지만 물건을 사러 갈 때나 4호선을 타야 할 때는 산본으로, 1호선을 탈 때는 당정역으로 가는 이동패턴을 보이겠다는 것이 예상되었으며, 실제로 산본역에서 탔던 사람들이 이 구간에서 대부분 내리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당정역까지 가는 승객은 저 포함해서 달랑 2명뿐이었죠.
다음에 탈 버스는 당정역 반대편에서 출발하는 오성교통 5번입니다. 이 마을버스는 31-7번의 종점인 오금동 한라2차아파트와 종점이 같아서 31-7번을 기다리면서 종종 보았기 때문에 매우 낯이 익었지만 이걸 타고 당정역으로 들어와본 적은 없었던데다, 이걸 당정역에서 타야지만 지나가볼 수 있는 구간도 있어서 저는 3-1번에서 내리자마자 당정역을 통과하여 역 반대편으로 갔지요. 5번은 워낙 자주 오는 버스이기 때문에 역시 별로 안 기다리고 바로 탈 수 있었습니다.
[오성교통 5번]
당정역 1539 - 대우아파트 1540 - 한세대학교(정문) 1542 - 당정동LG아파트 1543 - 당정중학교 1545 - 군포제일공단입구 1547
역시 전철역 연계를 기본으로 깔고 가는 군포마을버스답게 이 노선 역시 정말 아무런 위화감 없이 환승을 찍고 탈 수 있었고, 버스는 당정역을 바로 나가는 게 아니라 쭉 직진을 하여 대원칸타빌아파트를 찍습니다. 정말 군포가 도시 맞는가 싶을 정도로 아파트와 주변 풍경의 조화가 너무 잘 되어 있어서 감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네요. 동네들을 가보다보면 다시 와보고 싶어지는 곳들도 있고 다시 가기에는 별로인 곳들도 있는데 군포 여기는 버스 노선들도 잘 되어있는 것은 물론, 동네 계획 또한 잘 되어있는 편이라 의외로 번잡한 곳이 적어 다시 와보고 싶어지는 곳이 되었습니다.
한세대 후문과 정문, 그리고 LG아파트까지 몽땅 찍고 나서야 산본으로 가는 탓에 당정역 주변을 벗어나는데만 10분이나 걸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당정역을 또 다시 들어가지는 않았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5번은 당정역 인근만 타보면 되는지라 LG아파트를 찍고 다시 큰길로 나오자마자 벨을 눌러 군포제일공단입구에 하차합니다. 이제는 10번을 타고 금정역으로 가면 되는데, 고천을 찍고 가는 경로를 택했기 때문에 길을 건너 10번을 기다렸지요. 10번도 자주 오는 버스인 만큼, 큰 힘 들이지 않고 바로 탈 수 있었습니다.
[오성교통 10번]
군포제일공단입구 1555 - 의왕시청제1별관 1556 - 오전동주민센터 1558 - 글로벌도서관,성원아파트 1600 - 오전공단 1604 - 신한애자 1607 - 군포중학교 1610 - 금정역6번출구 1612
10번은 당정역을 출발하여 고천, 고천공단, 금정역, 산본역 등을 찍고 다시 돌아오는 크게 도는 형태의 순환노선이었으므로 완승보다는 당정역에서 고천을 찍고 금정역까지 끊어 타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고천쪽으로 갈 때만 고천동 안쪽의 골목길을 잠깐 들르기 때문인 것도 있었구요. ㅎㅎ
고천쪽으로 바로 간 버스는 골목길도 잠시 찍고 나와서는 고천공단을 질주하기 시작합니다. 지금은 출퇴근 시간대가 아니기 때문에 여기서 타는 사람은 없었지만 출퇴근 시간이면 버스가 만차가 될 것만 같더군요.
금정역에 내린 저는 1호선을 타고 당정역으로 이동하였고 다시 산본으로 가기 위해 3번을 기다리는데 이 녀석도 생각보다는 잘 다니는 편이 아니더군요. 결국 당정역에서 내린 지 15분 넘게 기다린 오후 5시 5분이 되어서야 3번이 출발하여 승차하게 됩니다.
[사랑교통 3번]
당정역 1705 - 용호고등학교 1707 - 군포역 - 1712 - 당말지하차도위 1714 - 유성아파트 1716 - 금정중학교 1718 - 흥진중학교 1723 - 산본역 1727 - 중앙공원 1731 - 남천병원 1735 - 목련삼거리 1739 - 개나리1322동 1737 - 14단지매화,곡란초등학교 1739 - 산본1동주민센터 1742 - 산본고가 1743 - 금정역 1745
아까 탔던 3-1번과 똑같은 경로로 당정역을 나왔으나 용호고등학교 이후 노선이 달라졌는데, 3번은 군포역 입구까지 큰길을 따라 쭉 올라가다가 당말지하차도에서 좌회전을 합니다. 그런데 이건 아예 지하차도 옆길로 갔다가 우회전을 하는데 의외로 여기서부터 산본역까지 이 노선 단독입니다(시민체육광장~다산아파트 구간 제외). 생각지도 못한 곳을 이렇게 버스로 들어가주니 쇼킹한 가운데, 사람들이 꽤 많이 이용합니다.
이건 산본역 이후에는 아까 2번과 다르게 중앙공원과 남천병원을 경유하였는데 산본역에서 물갈이가 되고 중앙공원으로 갈 때 신호에 걸리는 바람에(산본역 이후 좌회전을 2번 해야 됩니다) 2번보다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군요. 남천병원은 15번이나 87번같이 큰 길로 들러주는 것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마을버스까지 들러주니 정말 오늘을 기회로 산본은 다 보고 가는구나 싶습니다. -ㅅ- ㅋ
목련삼거리에서부터는 2번과 같은 경로로 곡란초등학교까지 가게 되었고 역시 그 쩌는 언덕길을 이번에는 내려가게 되었는데, 정말이지 겨울에 눈이 오면 어떻게 다닐까 싶었습니다. 그래도 군포 정도 되는 도시라면 제설작업은 잘 해줄 테지만, 경사가 워낙 급해서 운전이 과연 간단할지 싶더군요.
곡란초등학교를 찍은 버스는 이번에는 좌회전을 하여 산본고가도로를 경유하였고, 거기서 우회전을 하니 31-7번이 다니는 큰길이 나와 금방 금정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이건 1번이나 2번과 달리, 금정역 6번출구에서만 탈 수 있는 그런 차인 셈이었습니다. 아무튼 생각보다 단독구간도 있고 길도 재미있어서, 산본에 오면 타볼만한 노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군포의 넘버원은 대야미역에 가면 탈 수 있는 1-2번이지만 오늘은 그걸 탈 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논외로 합니다. -ㅅ- ㅋ
이제는 곡란초등학교 삼총사 노선인 1, 2, 3번 중에서 1번을 못 탄 상황이므로 오늘의 마지막 노선은 1번으로 장식해 줍니다. 이건 아까 처음에 탔던 2번과 같은 장소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저는 횡단보도를 이용해서 길을 건너 금정역 3번출구로 갔지요. 언뜻 생각했을 때는 역 안으로 들어갔다가 다른 출구로 나가면 될 것 같지만, 금정역은 6~8번 출구로 가는 통로와 1~5번 출구로 가는 통로가 아예 분리가 되어 있기 때문에 역으로 들어가봤자 개찰구밖에 안 나오기 때문입니다. 이것 때문에 금정역에선 열차에서 내려 계단 올라갈 때부터 선택을 잘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의도했던 쪽과는 다른 출구로 나가는 일이 생기는 수가 있죠. 저의 경우에는 금정역 승강장에서 어떤 계단으로 나가면 몇 번 출구쪽으로 나갈 수 있는지 기억하려면 할 수는 있지만, 귀찮아서 기억 안 하다가 길건너 출구쪽으로 이따금씩 가버릴 때가 있다는 것은 안비밀입니다. 금정역을 한두번 들락거려본 게 아닌데도 이러는 것은, 하기 싫은 건 하지 않으려 드는 제 성격 때문인 듯 하네요. 냐잉 -ㅅ- ㅋ
아무튼 금정역 3번출구로 가보니 1번 마을버스가 대기중이어서 냉큼 승차해 줍니다. 이 차는 아까 3번과 똑같은 경로로 산본역까지 운행하였습니다. 곡란초등학교에서 목련삼거리까지의 구간만 제외한다면요. 이 노선만 개나리13단지 정문을 경유하였는데 왼쪽에는 꽤 넓어보이는 공원이 있는 것을 봤습니다.
목련삼거리부터는 아까 탔던 3번과 같은 경로로 산본역까지 운행하였고 이후로는 4호선 철도를 따라가는데 수리산역에 도착하기 직전, 우회전을 하여 다시 단독구간으로 접어들었습니다. 그래서 수리산역을 경유는 했지만, 그간 봤던 수리산역 버스정류장이 아닌 반대편의 정류장이더군요. 이쪽 출구는 그야말로 이쪽 사는 주민들만 이용할 법했습니다. 제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여긴 외지인들이 올만한 구석이 전혀 없었는데, 저조차도 수리산역은 버스들 많이 다니는 1번 출구쪽으로만 들락거렸으면 들락거렸지 그 반대편으로는 전~~혀 간 적이 없었으니 말 다했죠 뭐.
도로 왼쪽은 4호선 철도요 오른쪽은 아담한 아파트 단지였던 가운데 버스는 오후 6시 38분에 가야아파트 종점에 도착하여 회차합니다. 도로 끝에 버스정류장은 물론, 버스 회차공간까지 갖춰져 있더군요.
[군포운수 1번]
금정역 1816 - 산본1동주민센터,관모초등학교입구 1819 - 14단지매화,곡란초등학교 1820 - 개나리아파트 1822 - 목련삼거리 1823 - 산본성당 1826 - 남천병원 1828 - 중앙공원 1831 - 산본역 1833 -수리산역2번출구 1836 - 가야아파트종점 1838
[도보]
가야아파트종점 1838 - 수리산역2번출구 1846
이제 저는 수리산역에서 4호선을 타고 귀가하기로 하고 버스가 왔던 길을 따라 슬슬 걷습니다(어차피 버스가 들어왔던 방향밖에는 길이 없다능료;;). 수리산역까지는 3정류장 거리였지만 정류장 간격이 짧아 동네 슈퍼 가는 수준이었죠. 수리산역에 도착해보니 2번 출구가 보이는데 수리산역 그동안 들락거리면서도 정말 이곳은 오늘에서야 처음 와봤기 때문에 별천지를 본 기분이 듭니다. 느낌이 참 묘하네요.
지금만큼은 저도 여기 주민인 듯한 기분을 느끼며 역에 들어간 저는 오후 6시 55분에 도착한 오이도행 전철을 타고 귀갓길에 오르게 되어 오늘의 시승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재미있을 것 같은 느낌 반, 궁금함 반으로 시작된 오늘의 시승이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군포의 모습도 보게 되어 유익했던 시승이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버스 기행문 > 2018년~2019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8년 3월 30일 - 수원역 그리고 22-2번을 이용한 송산신도시 첫 방문기(Feat. 개병맛...) (0) | 2022.09.10 |
---|---|
2018년 3월 2일 - 서천지구, 고매3통, 골드CC 및 KMW복지관 방문기 (0) | 2022.09.10 |
2018년 1월 20일 - 시흥시 따복버스 및 배곧, 오이도 시내버스 여행 (0) | 2022.09.10 |
2018년 1월 19일 - 괴말, 오메기, 새터마을을 잡아낸 의왕 마을버스 시승기 (0) | 2022.09.08 |
2018년 1월 5일 - 효율로 승부하게 된 성북구 마을버스 시승기 (0) | 2022.09.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