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수원역에서 야목리를 오가고 있던 매봉여객 22-2번이 송산그린시티로 연장되었다는 정보를 접한 저는, 오래간만에 수원역도 가보고 새로 지어졌다는 송산신도시도 방문해볼 겸 22-2번을 타기로 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이 당시에는 송산신도시에 들어가는 노선이 경원여객 10번과 매봉여객 22-2번, 제부마을버스 50-8(송산)번 이렇게 3개 노선밖에 없었기 때문에, 이 기회에 수원역에서 22-2번을 타고 송산신도시로 들어간 다음 10번을 타고 중앙역으로 나오는 것이 유리했던 겁니다(50-8(송산)번은 나중에 타게 되어 있으니 22-2번보다는 우선순위가 낮을 수밖에는 없었죠). 사전에 조사한 시간표에 의하면 22-2번은 수원역에서 오후 5시 15분에 출발한다고 되어 있었으며, 저는 언제나처럼 저렴한 11번을 타고 수원역이 아니라 매산시장에서 내리게 됩니다.
어플로 경로 및 정류장들을 다시 확인하니 22-2번은 수원역에서는 남측 정류장(수원역,역전시장)과 동측 정류장(수원역,AK플라자)에 선다고 표시되어 있었으며, 제 입장에서는 남측 정류장보다는 동측 정류장이 더 가깝기 때문에 동측 정류장에서 22-2번을 탈 계산으로 매산시장에 내린 겁니다. 매산시장에서 내리면 길 한번 건너고 조금만 걸어주면 되는 반면, 11번을 타고 수원역에서 내리면 수원역 북측 정류장(수원역,노보텔수원)에서 지하도까지 걷고 계단도 엄청 오르락내리락해야 동측 정류장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었죠. 뭔가를 알아갈수록 느는 것은 잔머리라더니, 정말 맞는 말인가 봅니다. 벌써부터 빠져가지고 편한 거 찾고 있으니 떽~! -ㅅ-;; ㅋㅋ
이리하여 저는 오후 5시 5분에 동측정류장 앞에 도착하는데, 걸어가던 도중 16-2번을 오래간만에 목격하게 됩니다. 수원과학대 가는 16-2번은 그동안 대형차 아니면 중형차 랜덤으로 투입되더만 이번엔 카운티로 운행중이네요. 이제는 퇴물이 된 지가 한참 되었다지만, 그리고 하루 6번만 다니는 1대짜리 오지노선이라지만, 그래도 역사와 전통의 16-2번에는 카운티가 투입되는 일은 정말 여태껏 없었는데 이제는 이 노선도 본격적으로 뭔가 변화의 바람을 맞을 것만 같군요.
※ 저의 이 예상은 16-2번의 노선 단축 및 변경으로 현실이 되고야 마는데, 그 결과물이 바로 2021년 9월 현재 여러분들이 보는 경기대~수원역환승센터 16-2번입니다...
이리하여 동측 정류장에서 22-2번을 기다리게 된 본인. 그런데 기다리면서 생각해보니 상당히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여기서 화성시로 가는 노선들은 수원역 환승센터가 생기기 이전에는 동측 정류장에 정차한 역사가 없었고 현재 동측 정류장에 서는 화성시 방면 노선들조차도 환승센터 경유하느라 그런 것일 뿐인데, 환승센터와는 정말 아무런 관련이 없는 22-2번이 동측 정류장에도 선다는 것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겁니다. 동측 정류장 앞 도로도 로터리 형태로 되어 있다보니, 버스가 로터리 안쪽으로 붙어서 한 바퀴 돈다면 동측정류장에는 정차하지 못하게 되어 있구요.
아무래도 여기서 기다리면 안 될 것 같은 이 느낌에, 저는 때마침 동측 정류장 옆에 있던 7번출구로 들어갔다가 10번출구로 나와 남측 정류장(수원역,역전시장)으로 서둘러 이동했습니다. 매산시장 앞 횡단보도 신호등 간격이 생각외로 매우 길기 때문에 1분 1초가 아쉬운 현재 상황에서는 이게 최선의 방법이었죠.
다행히(?) 제가 탈 22-2번은 원래 출발시간보다 8분이 늦은 오후 5시 23분이 되어서야 수원역에 나타났으니 결과적으로는 서두르지 않아도 되었지만, 버스가 이렇게 늦게 올 때보다는 제때 도착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걸 알기 때문에 부지런히 움직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사실, 같은 수원역이지만 북측이나 동측, 남측 등 각각의 정류장들 간 거리는 걸어가보면 은근히 멀기 때문에 정말 주의해야 됩니다). 아무튼 저는 오후 5시 23분에 도착한 22-2번에 승차합니다.
[매봉여객 22-2번]
수원역,역전시장 1723 - (동측정류장 정차안함) - 고색파출소 1734 - 오목천동태산아파트 1739 - 천천리일광사 1742 - 원평 1744 - 매송농협 1746 - 야목1리 1749 - 야목2리,휴먼시아(야목교차로) 1751 - 반도유보라 1812
버스 옆에는 스티커로 대충 만들어 붙인 듯한 모양새로 송산시티라는 글자가 붙어 있었고 내부에는 시간표도 붙어 있었는데, 이건 사전에 인터넷으로 찾아본 시간표와 일치했습니다.
수원역에 제 시간보다 늦게 도착한 탓에 버스는 바로 출발하는데, 저는 곧 가슴을 쓸어내리게 됩니다. 버스가 처음에 제가 기다렸던 동측 정류장은 전혀 거들떠보지도 않고 로터리를 돌아 화성 방향으로 바로 가버렸던 겁니다. 어플에는 동측 정류장(수원역,AK프라자)도 정차한다고 되어 있었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았죠. 역시 이 버스는 남측 정류장(수원역,역전시장)에서 타는 것이 맞는 거였는데 그야말로 구관이 명관이었죠. 정말 눈 뜨고 버스를 놓칠 뻔했다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되네요.
※ 2021년 9월 현재는 포털사이트 지도 및 어플 모두 22-2번은 수원역에서 남측 정류장(수원역,역전시장)에만 정차하는 것으로 올바르게 수정되어 있습니다.
버스 안에는 저를 포함하여 6명 정도의 손님들이 있었으며 고색동에서 1명이 더 탑니다. 그러다가 원평에서 1명 내리고는 내리는 사람 없이 야목리까지 쭉 가더군요.
사전에 어플로 경로를 확인했을 때에는, 아무리 봐도 이거 야목리 이후로는 손님 없을 것으로 예상되었는데 과연 어떨지... 야목리에 가까워져갈수록 신경이 곤두서는 가운데 버스는 결국 송산그린시티로 노선이 연장되기 전의 종점이던 야목교차로에 도착하고야 맙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저를 뺀 모든 사람들이 다 내리네요. 아놔 -ㅅ-;;;
제가 안 내리고 있자, 기사아저씨께서 어디 가냐고 물어보시더군요. 그래서 송산 간다고 했더니, 이 차는 거기 안 간다면서 낮 시간에 차를 타라고 합니다. 시간표에도 버스 행선지에도 분명 송산 써 있고, 송산 들어간다고 적혀있는 시간에 탔는데 이건 또 무슨 소리인지 -ㅅ-;;; 그래서 저도 송산에는 몇시 몇시에 가느냐고 물어보면서 버텼더니 기사아저씨께서 더 이상 말씀은 하지 않고 바로 야목교차로에서 좌회전을 하여 비봉 쪽으로 운전을 하시더군요. 결국 송산 가는 건가?
아무튼 기사아저씨나 저나 서로 병맛스러움을 느껴야만 했던 것이, 기사아저씨는 저 때문에 억지로 송산을 가야 했으며 저는 죄인이 된 기분 반, 어이없음이 반이었습니다. 야목리 이후로는 사람 없겠다는 것이 뻔히 보였지만, 버스 행선지를 보나 시간표를 보나 송산 간다고 써있으니 송산 간다고 탄 건데 저런 대화를 해야 한다는 게 어이가 없더군요. 만약 제가 가려는 곳이 시골 마을 ㅡ 가는 버스가 분명히 있으며 시간표에도 간다고 적혀 있지만, 실제로는 버스가 자주 쌩까버리는 그런 곳 ㅡ 이었더라면 아예 총대를 매고 간다는 마음가짐으로 그에 따른 계획을 사전에 짜기라도 할 텐데, 사람들 많이 사는 신도시 아파트 단지가 목적지인데도 저래야 한다면 뭐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았습니다.
비봉 쪽으로 정말 대단한 속력으로 달리던 버스는 송산신도시 쪽으로 가는 도로를 만나자 비봉은 전혀 거들떠보지도 않고 바로 송산신도시 쪽으로 내달립니다. 이걸 보니 참 화성시 수준 어디 안 간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원래 이 22-2번은 수원역과 야목2리를 잇는 평범한 노선이었는데 이걸 야목에서 송산까지 직통 도로가 있지도 않은데 억지로 늘려서 비봉 찍고 송산신도시로 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누가 송산신도시에서 비봉을 간단 말인지...;;;
그렇게 참 어이없는 단 둘만의 시간이 흘러가는 동안, 버스는 안산으로 가는 신작로를 신나게 달리다가 송산신도시쪽으로 우회전을 했습니다. 남양에서 올라오는 50-8번과 같은 경로로 송산신도시 구간을 운행했는데, 이 당시에는 이렇게 들어오는 버스가 이 22-2번과 남양에서 오는 50-8번뿐이었으며 둘 다 운행횟수가 처참하기 때문에 여지껏 했던 것처럼 이 구간을 눈여겨보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송산신도시에 버스 노선들은 더 생길 것이며, 어쨌거나 송산신도시는 화성시의 행정력이 미치는 곳이므로 22-2번과 50-8번은 경원여객 버스에 밀리더라도 든든한 뒷배가 있는 셈이니, 지금 당장은 22-2번과 50-8번을 타야만 지나가볼 수 있는 구간도 어떻게든 나중에 다 커버가 될 것이란 계산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ㅋㅋ
에코팜타운을 지나 송산신도시 안으로 좌회전 틀어 들어간 버스는 쭉 직진을 했는데 요진Y시티부터는 10번과 만나게 되더군요. 얘는 이렇게 송산을 들어오는구나 하고 알아가고 있는데 10번의 종점인 반도유보라아파트 앞에 이르니 버스가 더 가질 않습니다. 아니 이건 또 뭐하자는 거냥께 하고 있는데, 기사아저씨께서 송산고는 그쪽 가는 도로가 아직 공사 중이라서 못 들어가니까 여기서 내려주게 되었다고 하시네요. 다시 또 어이가 없어지는 느낌에 짜증이 났지만 아까 전 야목리에서 서로 개병맛스러웠던 것도 있고, 송산고까지 못 가는 게 기사아저씨 탓이라고 보기에는 이것도 뭔가 이상해서 저는 아무 말 하지 않고 그냥 카드 대고 내려버렸습니다.
제가 내리자 버스는 바로 회차해서 떠나버리고, 저는 송산고를 향해 걸어가봤습니다. 그랬더니 반도유보라 버스종점 이후로 길은 닦여 있었지만 죄다 공사중이라서 송산고쪽으로는 가는 길은 막혀 있더군요. 결국 송산고는 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에서만 존재하는 정류장이었던 겁니다. 냐잉 -ㅅ-;;;
결국 저는 환승시간 33분도 있고하니, 다시 발걸음을 돌려 10번이 출발하는 반도유보라아파트로 갈 수밖엔 없었습니다. 그런데 아까 22-2번을 타고 들어오면서도 그랬고 반도유보라아파트까지 가면서도 그랬지만, 아파트가 한눈에 봐도 정말 많이 지어져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파트 단지 앞 도로는 왕복2차로에 불과해서 상당히 좁았습니다. 물론 확장할 공간 그런건 아주 당연하다는 듯 없었는데(...), 지금 당장은 모르겠지만 나중에 가면 분명히 교통 체증 생길텐데 그때는 어떻게 하려고 그러는 건지... 화성시 클라스 정말 아직도 어디 안 가더군요. -ㅅ-;;
첫 방문부터 좀 냐잉하긴 했지만, 송산신도시에 제법 아파트들도 많이 지어져 있고 주민들도 많이 입주해 있었습니다. 또한 제가 예상했었던 대로 여기서는 경원여객이 처음부터 이기고 들어가는 그림이 나오고 있었는데, 화성 버스들은 시간표를 보고 타야 할 정도로 운행횟수가 처참했지만 10번은 그냥 기다렸다가 타면 될 수준으로 잘 다니고 있었다는 점만 봐도 알 수가 있었죠. 저는 오후 6시 35분에 출발하는 10번을 타고 중앙역까지 가서 귀갓길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경원여객 10번]
반도유보라 1835 - 요진Y시티 1839 - 푸르지오 6,7차아파트 후문 1848 - 해양중학교 1850 - 푸르지오 6,7차아파트 1851 - 안산문화브릿지광장 1858 - 안산문화글로벌광장 1902 - 중앙역앞 1910
10번은 2009년에 첫 개통했을 때부터 참 많이도 타고 다녔었는데 에리카캠퍼스를 거쳐가지 않도록 바뀐 이후 타보는 것은 또 처음이었습니다. 안산의 번화가인 중앙역까지 쏴주는 노선답게 사람들이 참 많이 이용하는데, 입석까지 발생한 상태로 송산신도시를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미 예상은 했었지만 정말 주민들의 반응이 뜨거운 노선이네요. 물론 송산신도시에서 중앙역까지 가는 사람들이 전부 다 전철을 타러 가는 것만은 아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앙역에서 전철을 이용하는 승객 숫자도 기존보다 늘어날 것이 어렵지 않게 예상될 지경입니다. -ㅅ- ㅋ
오늘 10번을 탐으로서 수노을교도 처음으로 넘어보게 되었고, 수노을교에서 푸르지오 6,7차아파트쪽으로 바로 가는 도로는 막혀 있어 조금 돌아야 했지만 그 이후로는 기존 10번과 변함없는 경로로 중앙역으로 진입하였습니다. 반도유보라 종점에서 푸르지오 6,7차아파트 후문까지 15분이 걸렸는데, 푸르지오 6,7차아파트에서 중앙역까지는 10분 걸리므로 중앙역 가는 소요시간은 30분 정도 잡으면 충분하다는 결론이 나오더군요.
다만 제가 버스를 탄 시각이 오후 6시 35분이었고 이 시간이면 25시 광장과 중앙역 앞 도로가 밀리기 때문에 30분으로는 택도 없으니, 40분으로 소요시간을 잡아야지 맞게 되는 상황이었고 실제로도 그렇게 되었죠. 시간대별로 좀 널뛰기가 되긴 하지만 참고할만한 결과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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