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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스로 떠나는 시골 여행
버스 기행문/2018년~2019년

2018년 4월 27일 - 삼정, 덕목, 구진, 그리고 서부두를 갔던 화성, 평택 시내버스 기행(마냥 죽으라는 법은 없다)

by 회관앞 느티나무 2022. 9. 10.

2018년 4월 마지막 주의 화창한 봄날.

드디어 말로만 듣던 대망의 평택항 서부두를 가기 위해 저는 4호선 전철을 이용하여 상록수역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제가 도착한 지 10분정도 뒤에 석준형이 탄 전철도 상록수역에 도착하여 우리는 오래간만에 다시 만나게 되었고, 오전 10시 10분에 출발하는 310번을 타기 위해 역 바로 건너편 버스정류장으로 이동하게 되었죠. 석준형: 한 달인데 오랜만은 무슨 ㅎㅎ (그래도 사실 반가웠다는 것은 학계의 점심)

 

제가 여러 번 관찰해본 경험상 310번은 오전 8시~10시대에는 제 시간에 상록수역에서 출발하질 못하고 거의 항상 늦게 오는데, 이건 안산~화성 간 이동이 생각보다 많아 생기는 교통체증과 연관이 있는 걸로 보입니다. 안산~화성 간 이동은 생각보다 많은 편이고 그 근거 중 하나로 아침 뉴스에 서해안고속도로 순산터널(안산시에 있습니다) 인근이 밀리는지 여부가 꼭 나왔었다는 거였는데, 뉴스에 나올 때마다 거의 대부분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장면을 볼 수가 있었죠. 우리가 탈 310번 역시 제 시간보다 8분이 늦은 오전 10시 18분에 도착했는데, 이 시간이면 출근길 교통체증이 풀리기는 하지만 그로 인한 차량 지연은 좀 남아있을 때라 그나마 이 정도로 끝난 거라 할 수 있었습니다.

 

 

▲ 경원여객과 제부여객이 공동 배차하는 310번. 이번에는 제부여객 차량이 들어와줍니다.

 

 

[경원여객/제부여객 310번]

상록수역(3번출구) 1018 도착 및 출발 - 본오2동사무소 1023 - 팔곡주유소 1028 - 원리 1031 - 비봉중고교 1040 - 천산아파트 1042 - 양노3리 1044 - 북양1통(봉림사입구) 1046 - 남양사거리 1051

 

310번은 사실 기점이 상록수역으로 바뀌고 노선은 남양으로 단축된... 330번의 변형판이라고 보면 딱 맞는데, 그래서 그런지 석준형이 좀 아쉬워하더군요. 기왕이면 동산고등학교 쪽으로 해서 비봉습지로 해서 내려갔으면 하는데 330번과 중복이나 다름없으니 그럴 만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쪽 길을 자동차로 여러 번 지나가본 경험상, 그쪽은 도로 자체는 왕복2차로지만 생각외로 운전하기가 좋지 못했으며 민가도 양노리 내려갈 때까지 아예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될 지경이었고 앞으로도 개발 계획이 없기까지 하니, 그리로 가는 버스 역시 있을 리가 없었죠. 냐잉 -ㅅ-;;

 

우리는 오전 10시 51분에 남양사거리에서 하차하는데, 다음에 탈 2000번 따복버스 출발시간까지 시간이 많이 남더군요. 버스가 느리게 가서 계획을 망치게 될까봐 일부러 30분 전 차를 타고 이렇게 남양을 왔건만 이번에는 버스가 생각보다 빨리 가버려서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 310번 역시 2000번 출발시간 전에 화성시청을 지나갔구요. 아오 -ㅅ-;;

그래도 버스가 느리게 가버려서 계획을 말아먹는 결과가 나오는 것보단 훨씬 나으니, 그까이거 1250원 다시 내지 뭐 할 수밖에는 없었던 우리였습니다.

 

50분이라는 시간이 남아버린 덕택에 우리는 남양성지 터미널이 있는 장소로 가봤습니다. 그런데 터미널 슈퍼마켓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네요. -ㅅ-;;;; 이제 남양 출발 노선들 시간표는 도대체 어디서 알아봐야 하는걸까 참 갑갑해지더군요. 화성시청 클라스야 10년 전부터 봐온지라, 거기서 버스시간표를 기대하느니 수인선과 분당선이 하나로 합쳐지는 걸 기다리는게 더 빠를 지경이니 말입니다. -ㅅ-;; 결국 우리가 볼 수 있었던 것은 발안~남양을 오가는 마을버스인 13-2번이 13-2번과 13-4번으로 분리되었다는 안내문뿐이었습니다.

 

 

▲ 남양과 봉담, 병점을 잇는 화성운수 50번. 이 당시는 일반시내버스로 다니던 때였죠.

 

▲ 우리가 남양에서 볼 수 있었던 건 정말 13-2, 13-4번 시간표 및 노선분리 안내문 단 둘뿐이었습니다. -ㅅ-;;

 

 

남양성지 안에 들어가자니 시간도 애매하고 화성시청 앞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가자니 시간도 영 안 맞고... 결국 우리는 화성시청까지 걷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둘이서 걷는 덕분에 이 길에 얽힌 석준형의 사연도 듣는 등, 둘이서 가니까 마냥 따분하지는 않더구만요. ㅎㅎ

 

그런데 막상 화성시청에 도착해보니 정류장은 없었고 공항버스 전용 정류장 표시만 있는 게 다이다보니, 2000번은 어디서 타야 하는건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시간표 좀 알아보려고 하면 배차간격 220분 같은, 정말이지 아무짝에 쓸데없는 거나 적혀있는 매냐들의 노선안내글만 나와서 혈압이 오르는 것과 동급이었는데 석준형이 화성시를 잘 안 가려고 하는 데에는 역시 이유가 있었던 겁니다.

 

(고생)길이 열리는 화성시 정말 어디 안 간다는 걸 다시 느끼는 가운데, 우리가 탈 2000번 따복버스가 건너편에서 달려오더니 차를 돌려 적당한 곳에 주차를 하더군요. 그래서 기사아저씨께 타고 있겠다고 말씀드리니 흔쾌히 OK를 하셔서 우리는 무사히 버스를 타게 되었습니다. 차 안을 보니 시간표가 차창이든 운전석이든 그 어디에도 없어서, 도대체 어떻게 타고 다니라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말입니다. 매냐들은 경제학 경제학 거리지만 이런 건 경원여객이 정말 낫다

 

 

▲ 우리가 탈 2000번 따복버스. 이 남경필 버스 덕택에 고생길이 열리는 화성시도 탈출하고 버스로 지나가기 정말 어려웠던 구간도 해결하고 일석이조였습니다. ㅎㅎ

 

 

버스는 오전 11시 40분에 화성시청을 출발하였고 온석동을 거쳐 노하리로 가는데, 1008번과 같은 경로로 운행한 덕택에 1008번을 현대연구소 종점까지 굳이 타고 들어갈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만... 이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노하리 이후로 버스가 월문리 쪽으로 가다가 덕우리로 방향을 튼 이후로 계속 직진을 하는 겁니다. 아침 8시에 딱 한번 운행하는 발안→덕우리→조암 노선(11-4)만이 경유하던 정류장들까지 지나가보게 되었는데, 저도 여기 가보자고 아침 8시까지 발안에 가야하는 일이 없어지게 되었죠. 남경필의 따복버스가 이런 결과를 가져다주게 될 줄은 정말 몰랐고, 서로 윈윈한 결과를 가져다 준 석준형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당께요.

 

 

▲ 2000번 따복버스 운행경로. 파란색은 단독구간입니다. 

 

 

우리는 바다마트를 지나 향남지구 안의 단독주택단지 정류장에 내려 13-1번 마을버스로 갈아탔습니다. 나무성님 : 버스사진은 내가 책임진당께요 ㅋㅋ

 

[향남교통 13-1번]

단독주택단지 1221 - 하길중학교1228 - 상신초교입구 1234 - 향남제약공단 1235

 

 

▲ 제약공단까지 이용한 향남교통 13-1번.

 

▲ (2장 모두)이 당시 13-1번 시간표. 주말 및 공휴일 시간표는 변동이 없었는지 붙여두지 않았습니다.

 

▲ 13-1번 운행경로도. 빨간색 구간을 해결하게 되었습니다. 2021년 9월 현재, 저 빨간색 구간은 340-1, 340-2번이 출발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ㅅ- ㅋ

 

 

이 덕분에 새로 생긴 상신지구 구간(주공18단지 인근)을 해결하며 제약공단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제약공단에서는 이제 경진여객 8472번을 타고 청북신도시까지 가면 OK였죠. 8472번이 와서 버스에 올라보니 우리가 예상했었던 대로 여기서 청북신도시까지 진짜 기본요금이라, 우리는 여기 주민처럼 정말 자연스럽게 현금 1300원 내고 버스 탑니다. 요금이 정말 귀신같이 맞아들어가서 소름이 돋네요 ㅎㅎ

 

 

▲ 여기서 청북신도시는 기본요금이므로, 현금 1300원 준비하시고, 쏘세요~! 하면 된다능료 ㅎㅎ

 

 

[경진여객 8472번]

향남제약공단 1240 - 돌내 1243 - 요당3리 1244 - 요당2리 1245 - 느런휴게소 1246 - 청북읍사무소,신포 1251 - 후사1리입구 1254 - 청북신도시육교앞 1259

 

시외완행버스라서 환승할인은 받을 수 없지만, 요금이 1300원이라 정말 빨간버스보다 싸고 괜찮았습니다. 다음에 탈 버스는 환승 찍고 탈 이유가 없기 때문에 아주 일석이조였죠. 버스는 후사1리입구에서 우회전을 하여 청북신도시로 접어들었고 우리는 청북신도시에 내려 육교를 뒤로하고 버스가 왔던 길쪽으로 걷다가 유승한내들아파트로 들어갔습니다.

 

※ 이 당시에는 2021년 9월 현재, 포털사이트 지도 및 어플에 청북신도시라고 뜨는 그 정류장에서만 내릴 수 있었습니다. 이 정류장 바로 근처에 육교가 있죠.

 

 

[도보]

청북신도시육교앞 1259 - 유승한내들아파트 1310

 

[평택여객 870번]

유승한내들퍼스트뷰 1315 출발 - 청북유치원(구 아카데미유치원) 1315 - 평택청아초등학교 1316 - 원옥길 1319 - 청북브라운스톤A 1320 - 청북부영1차후문 1324 - (덕우교차로) - 안중출장소 1333 - 안중터미널 1339 - 경기물류고교 1342 - 안중오거리 1343

 

유승한내들아파트 종점에는 정류장이 세워져 있었고, 오후 1시 15분이 되자 870번 버스가 들어옵니다. 이로서 저도 청북신도시는 모두 끝나게 되어버린 상황이네요. 허허 참 ㅋㅋ

 

 

▲ 유승한내들아파트 버스종점.

 

▲ 드디어 안중 가는 870번이 건너편으로 들어오고 ㅎㅎ

 

▲ 870번 청북신도시내 운행경로도. 2021년 9월 현재도 변동 없으며, 파란색은 단독구간입니다.

 

 

이번에는 안중 구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대망의 84번을 타기 위해 안중오거리 종점까지 쭉 이동하였습니다. 안중오거리에는 오후 1시 43분에 도착하였고 우리는 길 하나 살짝 건너 바로 구터미널로 갔는데, 화장실이 마땅치 않아 옆 건물까지 찾아가보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제가 찾아들어간 옆 건물에 화장실이 있어 저와 석준형 모두 일을 해결할 수가 있었고 오후 2시 10분이 되자 드디어 84번 버스가 옵니다.

 

 

▲ 들어오는 84번. 여기서 누가 번호만 보고 버스 타나요. 척하면 척입니다. ㅋㅋ

 

 

[평택여객 84-4번]

안중구터미널 1410 출발 - 안중시장입구 1412 - 현화중학교 1416 - 안중터미널 1418 - 신창아파트 1424 - 삼정리입구 1426 - 소담마을 - [ 삼정2리 - 삼정1리마을회관 1429 - 삼정2리 ] - 백석입구 - 덕목리입구 1433 - 덕목보건지소 - 덕목3리 - 덕목4리 - [ 연화사입구 - 덕목5리회관 - 덕목5리종점 1437 - 덕목5리회관 - 연화사입구 ] - 심복사입구 - 신왕2리(광덕종점) 1442 - 광덕분교 1448 - [ 대안1리등산로입구 - 사랑말 - 구진마을 - 대안4리마을회관 1451 - 구진마을 - 사랑말 - 대안1리등산로입구 ] - 광덕분교 - 현덕초등학교 1501

 

현덕면 동쪽 부분 마을들을 한 바퀴 순환하는 84번은 ㅓ형 구간이 3개가 있는데, 세 군데 모두 가는 시간대가 하루 두 번 뿐이었고 우리는 그 중 막차를 탄 겁니다. 이 차는 ㅓ형 구간이 개쩌는 1차로 길일 것으로 예상되었기 때문에 제가 몇 년 전부터 입맛만 다시고 있었던 그런 노선이었는데 오늘 드디어 타보게 되네요. ㅎㅎ

 

버스는 신창아파트를 거친 후, 앞으로 쭉 달리다가 삼정1리 안으로 좌회전을 틀어 들어갑니다. 비록 여기는 왕복 2차로였지만 지금 상황에선 엄청 귀한 거였죠. (버스 뒷 유리창이 더럽다보니 사진도 좋지 않게 나온 점은 양해해주시길요)

 

 

▲ 첫 번째로 들어간 삼정1리 회차지는 이곳이었습니다.

 

▲ 예전에는 쩌는 1차로 길이었는데 확장당한 상태였습니다.

 

 

삼정1리를 나온 버스는 다시 남쪽으로 내려가다 덕목5리로 좌회전해서 들어갑니다. 여기 또한 왕복 2차로로 되어버렸지만, 지금 타고 있는 차가 여기 들어오는 막차였기 때문에 이 기회에 보는 것만으로도 어디인가 싶었습니다. ㅋㅋ

 

 

▲ 회차하는 도중 찍어본 경기도 평택시 현덕면 덕목5리 버스종점. 여기는 하루 2회만 버스가 들어오는데 지금 차가 여기 오는 막차였습니다.

 

▲ 덕목5리는 이 길로 들어오고 나갑니다.

 

 

그런데 버스가 구진 쪽으로 들어가니 쩌는 1차로 길이 펼쳐집니다. 우와 ㅋㅋ

역시 이런 걸 보면 주인공은 맨 마지막에 등장하는 법인가 봅니다. 석준형 또한 옛날에 이 노선을 탔을 때의 추억을 상기하게 되었고(당시에는 삼정리나 덕목리를 오늘과 같이 한번에 다 들어가는 시간대가 없어서 두 번 타야 했었다고 하더군요), 저 또한 멋진 모습에 바깥에서 눈을 떼지 못했죠.

 

 

▲ (3장 모두) 구진으로 들어가는 쩌는 1차로입니다.

 

▲ (2장 모두) 이건 석준형이 촬영한 1차로입니다. 타보고 싶지 않나요? ㅋㅋ

 

▲ 구진(대안4리) 버스 회차지.

 

 

대안4리 회차지에 이르러 버스는 다시 돌려나왔고 이제 슬슬 내릴때가 다 되어가서 버스 안 분위기를 살펴본 우리는 현덕 전에 내리려는 계획을 변경, 아예 현덕에 들어오자마자 내리게 됩니다. 여기서 안중터미널까지는 멀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때마침 시간도 널널하겠다, 안중터미널까지 슬슬 걸어가버렸죠. 터미널까지는 대략 20분이 걸리더군요.

 

 

▲ 정말 안중에서 보물같은 노선이었던 84번.

 

▲ 오늘도 버스들과 승객들이 들어오고 나가고 있던 안중터미널.

 

 

터미널에 도착한 우리는 시간표를 확인한 후, 오후 3시 30분에 도착한 81-1번을 탔습니다. 서부두 가는 대망의 92-1번은 여기서 타도 상관없었지만, 환승시간도 연장할 겸 제게 포승공단 노선 하나 태워주기로 한 석준형의 고마운 계획에 의해서였죠. 덕분에 좋은 구경을 하게 되었당께요. ㅎㅎ

 

[평택여객 81-1번]  ※ 성공회앞 1520 출발

안중터미널 1530 - 현화고교사거리 1532 - 안중출장소 1536 - 성해2리(은성) 1537 - 내기삼거리 1541 - 포승우체국 - 내기초교입구 1542 - SR아파트후문 1547 - 평택항 1549 - 삼부모아아파트 1607

 

 

▲ 안중터미널 바깥에서 탄 81-1번. 터미널 안으로는 들어오지 않습니다.

 

 

포승공단에 들어오는 여러 노선들의 경로 중 81-1번의 경로를 보게 된 우리는 모아아파트에 하차합니다. 버스는 여기서 시간을 맞추는 탓에 우리가 내리고 바로 출발하진 않았고, 우리가 탔던 81-1번이 오후 4시 10분에 다시 안중으로 돌아가버린 지 5분만인 오후 4시 15분에 드디어 대망의 서부두 버스인 92-1번이 등장하여 승차하게 됩니다.

 

 

▲ 드디어 타는 대망의 서부두 92-1번.

 

 

[평택여객 92-1번]  ※ 성공회앞 1540 출발 

삼부모아아파트 1615 - 뉴욕치과 1617 - 평택항 1626 도착 1628 출발 - MS로지스틱 1633 - 우련통운1635 - (해안방조제도로) - 서부두 1645

 

이 버스는 81-1번과는 또다른 길로 포승공단을 가로질러 평택항으로 갔으며 평택항에 도착하자 버스는 잠시 대기하다가 출발하려는지 잠시 멈춰섰고, 기사아저씨께서 어디 가냐고 묻더군요. 우리는 서부두라고 대답했고, 잠시 더 기다리시던 기사아저씨께서는 탈 사람이 더 있을 것 같지 않자 서부두를 향해 버스를 출발시키십니다. 

 

그런데 이게 서부두까지 그냥 큰 길로 바로 질러가는 게 아니었습니다. 큰길 바로 옆길에 공장들이 있었는데 여길 경유하고 있더라구요. 이 과정에서 의외의 1차로 길까지 등장합니다. 서부두 버스 탔다는 사람들은 석준형과 그분을 제외하고도 더 있었지만, 이 1차로 길은 석준형과 그분을 제외하면 찾아볼 수 없었던 사실이라 놀라울 따름이었죠.

 

 

▲ 서부두행 버스의 의외의 1차로. (석준형 촬영)

 

▲ 버스는 저 공장들을 지나간 후 서부두로 가게 됩니다. 서부두 입구도 머지않았죠.

 

▲ 서부두로 가는 도로.

 

▲ 버스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정말 멋집니다. ㅋㅋ

 

 

차량 출고장을 지난 버스는 드디어 우회전을 하여 방조제 도로를 타고 쭉 직진을 했고, 서부두 정문 앞에는 오후 4시 45분에 도착하여 회차합니다. 정류장에는 마침 이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었고 버스는 오후 4시 50분이 되자 그 승객을 태운 채 서부두를 떠났죠. 서부두 정문 뒤로는 공장이 있었는데 이것 때문에 버스가 들어오는 것이더군요.

 

 

▲ 우리를 내려주고 회차하는 버스.

 

▲ 서부두 정문.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보이더군요.

 

▲ 여기에도 입주한 업체들이 있었는데, 이것 때문에 버스가 와주는 것이었습니다.

 

 

서부두 종점에서는 무지하게 길어 보이는 다리가 바로 눈앞에 보였는데, 그러고보니 이 다리가 서해대교였습니다. 이 다리를 건너면 당진으로 갈 수가 있는 것이었는데, 때마침 행담도도 코앞에 있었죠. 그래서 그런지, 석준형은 저길 걸어가서 당진여객 920번을 타고 당진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고 하더군요. 바다 건너의 당진, 서산, 태안... 그 동네들을 다 타버린 후 다시 여기를 와보니 그 때의 추억들이 생각났었나 봅니다. ㅎㅎ

 

 

▲ 여긴 당진시에 속하는 곳이지만, 여기 와봤자 당진 가지도 못하는데 이게 당진 간다고 하악대는 매냐들은 정말이지 이해할 수가 없더군요. -ㅅ- ㅋ 어쨌든 지금은 여길 버스 타고 들어왔다는 점, 다리를 볼 수 있었다는 점이 중요했죠.

 

▲ (2장 모두) 서부두 종점에서 바라본 서해대교. 저 건너편이 당진이라니... 키아~

 

 

석준형이 여길 처음 왔었을 때에는 1시간 뒤에 막차가 있었지만, 이제는 우리가 타고 온 버스 이후로 차가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걸어서 서부두를 나가야만 했습니다. 서부두 입구까지의 거리는 6km였지만, 우리에게는 여기가 왕복으로 버스 타야 될 정도로 힘든 곳은 아니기 때문에 아주 자연스럽게 슬슬 걸어서 서부두를 빠져나오게 되었죠.

 

서부두를 빠져나오자마자 곧 나오게 된 방조제 도로. 양 옆은 시퍼런 바닷물만이 있었을 뿐이었지만 그래도 서부두에서 걸어나오면서 보게 된 경치들은 정말 죽이더군요. 마침 오늘이 맑은 날이어서 더더욱 그랬습니다. 남들과 다르게 버스 대신 도보로 나가는 우리였기에 느림의 미학도 누리구요. ㅋㅋ

 

 

▲ (4장 모두) 서부두를 나가면서.

 

 

공장지대여서 그런지 이 길 끝에는 서부두 말곤 아무것도 없는데도 트럭들이 은근히 많이 지나다니는데, 지나다닐 때마다 바람이 일어서 먼지가 눈에 들어갈까봐 신경쓰이더군요. 그런데 트럭이 세 대째 우리 앞을 지나갔을 때, 저는 얼굴 왼쪽으로 돌멩이 같은 게 치고 지나간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바람이 너무 세서 길바닥의 조그만 돌들이 높이 솟구쳐서 그랬나 했는데, 막상 얼굴에 묻었을 모래를 쓸어내려고 손을 갖다대보니 이게 웬걸 허연 액체가 묻어 있네요. 설마? 하면서 가방 등 다른 곳에는 묻은 게 없나 확인해보니 가방 쪽에도 그 허연 액체가 묻어 있었습니다.

 

설마 이게 바로 새똥????

그동안 바닷가 동네 엄청 많이 다녔었지만 새똥은 맞아 본 적이 없었는데 우째 니가 똥을 맞냐면서 석준형이 신기해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냐잉해 하더군요. 그래도 제가 가방 안에 물티슈를 넣어 다니는 덕택에 새똥 묻었던 것은 걸어가면서 닦을 수 있었지만, 길 가다가 새똥 맞아본 건 정말 태어나서 처음있는 일이었습니다. -ㅅ- ㅋ

 

 

▲ 1시간 10분 정도만에 드디어 다시 나오게 된 서부두 입구.

 

 

새똥으로 인한 해프닝은 있었지만 그래도 우리는 열심히 걸어갔고 드디어 서부두입구에 도착을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는 도중에 우리가 타기로 한 86번이 길 건너편으로 슝~ 지나가 버렸다는 겁니다. 으악~~!!;;;

 

다음 차는 거의 2시간 뒤에 있는 상황. 저와 석준형 모두 망했어요를 외쳤지만, 그런다고 이미 가버린 버스가 돌아올 리는 없으니 평택항 쪽으로 걸어가긴 하는데... 여기서 평택항은 생각보다 먼 데다 인도사정도 안 좋았고 평택항 가봤자 뭐가 있을리도 없어서 이래저래 난감합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정말 거짓말처럼 구원의 동앗줄이 내려왔으니 그것은 바로 장수리에서 오후 7시 25분에 버스가 있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도보]

서부두 1651 - 서부두입구 1807 - 중국집 1818~1848 - 장수리종점 1913

 

장수리로 가자는 석준형의 제안에 저는 망설임 없이 바로 콜을 하게 되었으며 우리는 평택항 가던 길을 버리고 아산만 방향으로, 아까와는 반대 방향으로 걷습니다. 그랬더니 서부두 입구를 지나서 길가에 중국집이 하나 보이네요. 우리는 오아시스를 발견한 기분으로 그 중국집에 가서 석준형은 짬뽕, 저는 짜장면을 먹는데 여기 짬뽕이 생각보다 정말 맛있어서 짜장면 시킨 제가 후회될 정도였습니다. -ㅅ- ㅋ

 

그래도 다행인 것은 여유있게 먹고 나와도 장수리종점까지 걷기에는 시간이 넉넉하게 남아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이 세계에서는 버스 시간에 맞춰 다녀야 하는 것이 매우매우 중요하다는 걸 생각하면, 정말 엄청난 전화위복이었습니다. 사실 움직일 수 없는 이런 현실 앞에서는 내가 그것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봤자 달라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기 때문에 받아들이고 말고 하는 것은 정말 쓰잘데기없으며, 로마에선 로마 법을 따라야 하는 법이라는 걸... 오지노선 시승 초창기에 소요시간 개념이 없던 시절 이리저리 깨지면서 다시 확인하게 되었던 저다보니 이런 상황은 그저 감사할 따름이었죠. 걍 닥치고 받아들이는 게 답입니다. 인정할 땐 인정할 줄 알아야 하는 법이고 무릎을 꿇어야 할 땐 꿇을 줄도 알아야 하는 거죠.

 

또한 마냥 죽으라는 법은 없구나도 알게 됩니다. 사실 저는 뭘 해도 쉽게 일이 풀리질 않으며 뭔가를 이루더라도 어렵게 이루는 등 운 없는 인생을 살아온 사람이었는데, 오죽 신이 불쌍하게 보셨으면 여러가지 나쁜 쪽으로 큰 일들까지 같이 생기지는 않게 해주신 걸까에 대해 감사하면서 살아갈 정도였습니다. 어른이 된 지금도 이런 인생은 마찬가지여서 거듭되는 실패에 지쳐가고 있던 상황이라, 마냥 죽으라는 법은 없다라는 석준형의 그 말은 정말 제게 큰 힘이 되더군요. 그래서인지 오늘 장수리로 가면서 찍어본 저녁노을은 여태까지 보았던 저녁노을들보다 더욱 붉고 멋있었습니다. ㅎㅎ

 

 

▲ (2장 모두) 장수리로 가는 길에 우리가 찍은 저녁노을. 이런 게 또 여행의 참맛이죠. ㅎㅎ

 

 

장수리 종점은 마을회관 앞이었고 여기 오니 오후 7시 13분입니다. 그런데 여기가 황해 경제자유구역 현덕지구로 지정되어 개발되는 바람에 마을이 사라질 위기여서 그런지 회관에 관련 현수막은 물론이요 CCTV까지 있는 등(다만 CCTV는 농산물 절도범 때문에 생긴 듯...) 정말 을씨년스러운 모습이다보니, 혹시나 나오는 주민들이 있을까봐 걱정이 되더군요. 그래도 버스는 이제 10분 정도 뒤면 무조건 여기 오게 되어 있었고, 나와 있는 주민도 없어서 우리는 오후 7시 27분에 도착한 버스에 탈 수 있었습니다. 86번을 놓치고 그 대체재로서 선택하게 된 장수리 노선이었지만, 이쪽을 택한 것이 현명한 선택이었죠. 정말 마냥 죽으라는 법은 없습니다. ㅋㅋ

 

 

▲ 장수리 마을회관.

 

▲ 장수리 버스종점. 오른쪽에 정류장도 보입니다. -ㅅ- ㅋ

 

▲ 늘 새롭고 늘 짜릿한 버스 들어오는 장면. ㅋㅋ

 

▲ 장수리를 나가는 길. 역시 쩌러 ㅉㅓ러 ㅋㅋ

 

 

[평택여객 99번]  ※ 안중구터미널 1910 출발

장수리마을회관 1927 - 장수리입구 1930  - 가사초등학교 1931 - 원기산(기산3리회관) 1937 도착 1940 출발 - 가사초등학교 1944 - 현덕우체국 1947 - 안중터미널 1949

 

비록 수산(기산2리)을 들르지 않는 때라서 수산은 못 가게 되었지만, 오후 7시 37분에 도착한 원기산마을회관 건물은 위치가 그 때 그대로였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여기까지 들어오는 길도 전부 쩔었을 테지만, 지금은 확장당한 거라는 말과 함께 말입니다. 그래도 위기를 막 벗어나게 된 지금 상황에서는 정말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었죠. ㅋㅋ

 

 

▲ 기산3리 원기산마을회관.

 

▲ 기산3리 버스 회차지.

 

 

우리는 안중터미널까지 간 다음, 현화중학교로 이동하여 오후 8시 12분에 도착한 98번을 탔습니다. 안중터미널에서 바로 안산 행 직행버스를 타도 되지만, 직행버스가 안중터미널에서 오후 8시 30분 출발이기 때문에 터미널에 있어봤자 40분을 죽치고 있는 것 말고는 할 것도 없었으니 환승도 이어갈 겸 직행비도 절약하려는 계산이었죠. 

 

[평택여객 98번]

현화중학교 2012 - 학현2리입구 2018 - 내기삼거리 2021 - 도곡5리 2024 - 도곡2리 2028 - 원정초등학교 2030 - 원정변전소사거리 2032

 

직행버스는 안중터미널 출발 이후 해군기지까지 생각보다 빠르기 때문에 우리는 원정변전소사거리에 내려 해군기지로 걸어들어갑니다. 98번을 쭉 타고 가게 되면 삼부모아아파트를 돌기 때문에 늦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막상 해군기지에 가보니 매표소가 없더군요. 전에 여기서 버스 탔었을 땐(2013년 5월 17일 시승기 참고) 여기서 표도 끊어봤었는데????;;; 그 5년 사이에 버스 운행 횟수가 크게 변한 것도 아니건만, 이제는 표를 파는 데가 따로 없는 상황이 되다니 이거야 원...;;

 

 

▲ 표 끊는 데가 없어진 듯한 해군기지 버스정류장.

 

▲ 안중을 오후 8시 30분에 출발했던 안산 행 대원고속 직행버스.

 

 

[대원고속 안산~안중] ※ 안중터미널 2030 출발

해군기지 2048 - 원정초등학교 2053 - 서평택IC 2057 - 서평택분기점 - 발안IC 2107 - 비봉IC 2125 - 매송IC 2127 - 상록수역 2140

 

아무튼 오후 8시 50분이 다 되어 안산 행 직행버스는 도착하였고 우리는 카드로 3400원씩 내고 승차합니다. 원정초등학교에서도 꽤 많은 손님들을 태운 버스는 바로 서해안고속도로로 진입하였고 서평택분기점까지 도로가 좀 막히긴 했지만 그 이후로는 도로 소통상황이 원활한 덕택에 무사히 상록수역에 내릴 수 있었습니다.

 

석준형은 당고개 방향, 저는 오이도 방향 전철을 타고 집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오늘 하루는 상록수역에서 시작해서 상록수역으로 끝나버리네요. 고생길이 열리는 화성시도 겪었지만 아침 일찍 가야만 지나가볼 수 있는 구간도 해결하고 제가 몇 년 동안 입맛을 다시던 구진,광덕 노선도 잡고 평택에서는 제일 어려운 대망의 서부두 노선에 장수리까지... 서부두에서 여러 우여곡절이 있긴 했지만 정말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하루였고, 석준형에게도 정말 고마운 하루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Thanks to

석준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