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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스로 떠나는 시골 여행
버스 기행문/2022년~2023년

2022년 1월 30일 - 평택시내버스 잔당 소탕 중 만나게 된 아산 시내버스 여행기(Feat. 공휴일 운휴 삑사리, 그리고 전화위복)

by 회관앞 느티나무 2022. 8. 31.

오우~ 혁님

이번에는 천안에 이어 아산시내버스도 조지는 계획이 나오니 참 시승에는 끝이 없음을 느끼게 되는구먼요. 결과적으로는 알뜰교통카드 어플에 등록된 충청남도 주민이 대상이긴 했지만, 1호선 전철과 아산시내버스가 환승할인을 실시한다는 소식 때문에 도계를 넘어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게 될 줄은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습니다. ㅋㅋ

 

언제나처럼 금정역에서 만난 우리는 오전 8시에 도착한 천안행 완행열차를 타고 평택지제역으로 가게 됩니다. 아직 고덕신도시가 건설중인 현재 상황 상, 평택지제역을 갈 일이 아직은 별로 없기 때문에 여기서 내려보는 것도 참 간만이더군요. 평택지제역에 내리니 오전 8시 56분이었고, 우리는 10분 뒤 도착한 3151번에 승차합니다.

 

 

▲ 평택시내버스의 본격적인 개편 전, 지제역 인근 교통대책의 일환으로 조기 신설된 3151번.

 

 

[서울고속 3151번][환승]
평택지제역 0906 도착, 0908 출발 - 힐스테이트지제후문 0911 - 평택모산초교 0913 - 법원 0917 - 삼익사이버아파트 0922 - 쌍용자동차 0924

 

이 노선은 더샵지제역센트럴파크와 동문맘시티아파트의 지제역 연계를 위해 만들어진 노선이자 평택시내버스 개편 계획에 있던 노선들 중 조기 신설된 노선이었습니다. 그런데 노선번호가 3151번으로 개통된 걸 보니, 개편 이후 평택시내버스는 그놈의 4자리수 번호 체계로(※) 가버릴 것이 예상되더군요. -ㅅ-;; 

 

※ 올해 하반기에 예정되어 있는 평택시 시내버스 개편이 실시되면 버스번호들은 4자리 숫자로 전부 변경이 됩니다. 서울처럼 권역별로 번호를 부여하여 그렇게 되는 것인데, 멀쩡히 잘 써오던 간단한 노선번호들을 굳이 서울 따라한답시고 4자리 숫자로 바꿔버리는 것이라 문제점 중 하나로 꼽히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노선경로가 평택지제역~더샵지제역센트럴파크~동문맘시티아파트 순이라는 것도 비효율적이었습니다. 지제역 연계를 위한 노선인 만큼, 평택지제역을 가운데 두고 동문맘시티아파트~평택지제역~더샵지제역센트럴파크라는 U자 형태로 노선을 구성했어야 양쪽 모두 평택지제역과 보다 효율적으로 연계가 되었던 것이죠. 평택모산초등학교 주변의 아파트들이 아직 건설 중이기 때문에 노선신설 및 변경의 여지는 아직 남아 있으니 추후 3151번도 변경이 가해질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효율적으로 노선을 운영할 방법이 있는데도 하지 않는 걸 보면 협진여객만 문제가 아닌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오전 9시 24분에 쌍용아파트에 내린 다음, 평택일등마트 쪽으로 걸어들어가게 됩니다. 우리가 탄 시간대가 주말 아침이었기 때문에 동문맘시티아파트 입구인 쌍용자동차 정류장까지 16분이 걸리긴 했지만, 평일 출퇴근 시간대에는 평택지제역 가는데만 30분 가까이 걸릴 것이 예상되었죠. 동문맘시티아파트 쪽에서는 평택역보다 평택지제역이 훨씬 가까운데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가 나온다면, 7-2번을 타고 평택역으로 가버리는 것하고 별반 차이가 나질 않는다는 의미이기에...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합니다. -ㅅ-;;

 

 

▲ 동문맘시티 1단지 후문에 있는 평택일등마트. 나도 "여기 왔다감" 한당께료 ㅋㅋ

 

 

그런데 문제는 다음에 탈 7-2번이 우리보다 먼저 동문맘시티1단지 후문을 지나가 버렸다는 겁니다. 다음 버스는 30분 남짓 뒤에 있었는데, 아무리 봐도 환승할인을 받기가 많이 간당간당할 각이었죠. 석준형이 계획을 하면서 처음에 좀 냐잉해 했던 것이 이것이었지만, 어쨌든 30분 뒤의 다음 버스를 타더라도 일정에 지장이 생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어쩔 수 없이 30분을 기다려 오전 9시 58분이 되어서야 나타난 다음 7-2번을 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카드를 대니 진짜 1분 차이로 33분이 지나 1450원이 찍혀버리고 말았지만 말입니다. 냐잉 -ㅅ-;;

 

 

▲ 동삭지구 개발, 그리고 동문맘시티아파트로 인해 횟수가 많이 늘어났던 7-2번.



[서울고속 7-2번][1450]
동문맘시티1단지후문 0958 - 신촌(회차) 1000 - 동문굿모닝힐맘시티2단지 1002 도착, 1004 출발 - 쌍용자동차 1008 - 센트럴자이1단지 1013 - 서재초교 1018 - 비전중교입구 1022 - 평택교육지원청 1027 - 평택역,평택극장 1030

 

7-2번은 2022년 8월 현재의 동문맘시티 아파트단지 오른쪽에 위치한 신촌마을까지 가는 오지노선이었는데, 동삭지구 개발 그리고 동문맘시티 아파트의 주민 입주로 인해 운행횟수가 몰라볼 만큼 많이 늘어버린 노선이었습니다. 노선 경로에도 변화가 있었는데, 신촌으로 단순 왕복하는 형태였던 것이 꼭지 달린 순환으로 변해버렸죠. 이 덕분에 저는 신촌마을을 정말 별 힘 안 들이고 가보게 됩니다. ㅋㅋ

 

 

▲ 서울고속 7-2번 운행경로도. 1단지후문~신촌~1단지정문 순으로 운행합니다.

 

▲ 7-2번의 종점이었던 신촌마을 회차지. 버스는 여기에서 유턴을 하게 됩니다.

 

 

신촌마을에서 회차를 한 버스는 맘시티아파트 2단지 앞에 정차하여 시간을 맞추다가 오전 10시 4분에 다시 출발하였고, 그동안 들어가보지 못했던 평택서재초등학교 바로 앞길도 들러주며 평택역으로 향하게 됩니다. 비전중학교 입구부터는 정말 익숙한 경로라 느긋하게 평택역까지 타고 가게 되었죠.

 

그런데 오전 10시 30분에 평택역에 내리고 나서 어플로 100번의 위치를 확인하니 100-2번이 때마침 2분 후에 도착한다고 나오더군요. 이에 우리는 미리 약속이라도 한 듯 그 버스를 타기로 의기투합하고 바로 뛰게 되었습니다. 같은 평택역이지만 7-2번과 100-2번이 서는 정류장 위치가 서로 많이 달랐던 겁니다.

 

 

▲ 100번 차량으로 운행하던 100-2번. 평택의 100번 시리즈들(100, 100-1, 100-2)은 평택시내버스 개편으로 폐선될 예정이기 때문에, 이 사진도 고전짤이 될 운명이었죠.



[서울고속 100-2번][환승]
평택역,평택극장 1032 - 통복지하차도 1035 - 유일약국,평택역뒤편 1038 - 군문초교 1039 - 평택장례문화원 1041

 

덕분에 저도 평택역 밑에 외따로 떨어져 있어 은근히 가보기 애매하고 병맛스러웠던 곳인 평택장례문화원을 가보게 되었습니다. 버스는 통복시장, 그리고 통복지하차도를 지나 팽성 가는 길로 갈 듯 하다가 평택역 뒤편을 찍었고, 군문초등학교를 지나 남쪽으로 쭉쭉 달려주었죠. 다만 버스로는 멀지 않은 거리였기 때문에 우리는 버스를 탄 지 10분도 안 되어 종점에 바로 내리게 되었습니다.

 

 

▲ 평택장례문화원 종점. 장례문화원의 넓직한 주차장에서 회차하였습니다.

 

▲ 평택장례문화원.

 

 

[도보]
평택장례문화원 1041 - 원중복종점 1200

※ 시간이 너무 남아서 천천히 걸어감

 

100번 버스를 칼환승해버리는 바람에 시간이 꽤나 남게 되었습니다. 지금 평택역으로 다시 걸어가서 70번을 타고 안성을 가면 상중리 가는 100번을 탈 수가 있는데, 이티재 너머 배티성지로 오는 진천버스와도 시간이 충분히 맞아들어가는 상황이었죠. 그래서 배티성지를 갈 것인지 중복리를 갈 것인지 양자택일을 해야 했는데, 이게 참 치킨이냐 피자냐를 두고 고민하는 것과 동급이라 정말 고민이 많이 되더군요.

 

 

▲ 경부선 철도 밑 굴다리. 저는 여기에서 양자택일을 해야만 했습니다. 선택의 순간은 참 힘들더군요. -ㅅ-;;

 

 

고민 끝에 저는 중복리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굳이 중복리를 이 시간에 가려는 이유는 9번이 나가면서 들르는 유천1동 때문이었는데, 이 유천1동을 경유하는 시간이 하루 2번밖에 없었고(9-1번) 그마저도 오후 12시대에 있는 게 막차였기 때문입니다. 지금 중복리를 제껴도 결국에는 또 하루 2번밖에 없는 시간 굳이 맞춰서 가야하는 문제는 계속 남기 때문에 이게 발목을 잡을 것은 분명했죠. 

 

그리하여 우리는 9번이 오는 원중복 버스종점까지 걷게 되는데, 평택장례문화원에서 중복리까지는 꽤 먼 거리였지만 지금 시간이 오전 11시도 아직 안 됐고, 버스도 오후 12시 40분에나 있었기 때문에 시간은 충분하다 못해 넘치고 있었습니다. 저번주에 110번을 타면서 유천동에 편의점을 하나 봐둔 게 있었는데 바로 그곳에서 점심으로 김밥과 라면을 먹기까지 했죠. 그런데 그러고도 중복리종점에 도착하니 버스 시간까지 아직도 40분이 남다보니, 웅교리종점까지 얼른 가야만 했던 저번주와는 정말 너무나 대비되는 상황에 웃음이 나오더군요. ㅋㅋ

 

 

▲ 안성천을 건너는 다리. 건너편이 바로 천안입니다. ㅋㅋ

 

 

110번이나 130번 등 버스를 타고 지나가게 마련인 유천동을 이렇게 걸어서 가게 될 줄은 정말 우리 중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라(석준형도 이렇게 걸어서 가보는 건 진짜 처음이라 하더군요) 감탄을 하며 점심을 먹고 일어나 다시 걸어가는데, 편의점을 나선 지 얼마 되지 않아 안성천과 함께 다리 하나가 보입니다. 이 다리를 넘어가면 천안시였는데, 당연히 우리는 딱 봐도 걸어서 가기에는 위험해 보이던 그 다리를 넘어갈 필요는 없으니 다리 앞에서 좌회전을 하여 안성천을 따라 쭉 걷게 됩니다. 의외로 산책로까지 만들어져 있었던 것은 물론, 조깅하러 나온 사람까지 보게 되었죠.

 

 

▲ 천안으로 가는 다리를 뒤로하고 우리는 중복리로 걷게 됩니다.

 

 

▲ 거의 20km 가까이 떨어져 있긴 하지만, 이 길을 따라 안성 서운면사무소도 갈 수 있더군요. ㅋㅋ

 

▲ 중복리 가는 길에 바라본 평택 시가지. 저 동네를 이렇게 멀찍이서 바라보는 날이 오네요. 키아 ㅋㅋ

 

 

조깅하는 사람은 우리와 반대 방향으로 달리고 있었기 때문에 곧 우리를 지나쳐 멀리 가버렸고, 이후로는 중복리까지 계속 길에 사람이 없어 우리 둘만 있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버스시간도 많이 남겠다 시원한 공기도 마음껏 마시며 정말 천천히 중복리를 향해 걷게 되었고, 오후 12시에 드디어 중복리종점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안성천 건너편이 바로 저번주에 갔던 천안 안궁리였는데, 여기에 다리 하나만 있었어도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진하게 들더군요. 그나마 안성천 건너편의 안궁리, 그리고 양령리는 저번주에 다녀왔다는 게 위안이더군요. ㅋㅋ  다리가 놓인다면 평택~천안 연계한답시고 건너가는 매냐들 분명 있을 듯  중복리~안궁리가 다리 놓이면 정말 가까워지는데 양쪽 모두 버스가 한 시간에 한번 꼴로는 있으니 이건 연계하려는 매냐들 무조건 100% 나온다

 

 

▲ 원중복 버스종점. 강가에 종점이 있는, 나름 낭만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 원중복마을 비석.

 

▲ 건너편이 바로 안궁리입니다. 양령리 가는 버스가 저 건너편으로 지나갈 거란 상상도 하게 되네요. ㅋㅋ

 

▲ 징검다리 비슷하게 보이는 걸 발견하긴 했는데, 저기로는 건너갈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강가에 있어 나름 낭만있던 원중복 버스종점.

평택 9번 버스가 유일하게 들어오는데, 위치를 봐도 평택 같아보이지만 실제로는 안성시 공도읍 중복리라는 걸 잊으면 안됩니다. -ㅅ- ㅋ 

 

그래서인지 정류장도 안성시 버스정류장 모양을 하고 있었는데, 버스 시간표도 친절하게 잘 붙어 있었습니다. 시간은 평택시청 홈페이지에 공지되는 것과 일치했고, 나가면서 유천1리를 들르는 시간대도 역시 하루 두 번 그대로였죠. 버스가 오려면 아직도 40분이나 남았기 때문에 우리는 구경도 하다가 유튜브도 보다가 시간을 떼우게 되었고, 오후 12시 40분 거의 다 되니 드디어 멀리서 9번 버스가 달려옵니다. 그런데 차량을 보니 의외로 대우버스에서 만든 팬더 로얄시티(전조등이 팬더 눈처럼 생겼다는 특징이 있었죠)더군요. 오우야 ㅋㅋ

 

 

▲ 늘 새로워! 늘 짜릿해!

 

 

동력은 대우라는 말이 통하던 시절이 있었을 정도로, 고성능 버스 차량들을 연이어 내놓으며 대한민국의 버스들을 수십 년 이상 주름잡아 왔던 대우버스. 이 당시의 현대버스는 대우버스에 비해 성능이 좋지 못했던 시절이었지만 2022년 현재는 이것이 역전된 지 오래인데, 결과만 놓고 본다면 대우버스는 모자를 만들던 백 모 회장으로 인해 나락으로 가버렸기 때문입니다. 영안모자 측에서 이 문단을 본다면 기분나쁘겠지만, 역시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지 다른 거 손대면 안된다는 걸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하게 될 수밖에는 없었죠.

 

따라서 지금 중복리에 나타난 9번이 아직 팬더 로얄시티로 운행중인 걸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지만, 2022년 올해 마지막으로 보게 되는 팬더 로얄시티가 될 것 같다는 예감도 들었습니다. 이 팬더 로얄시티는 2008~2010년에 나왔던 로얄시티라서 2022년 현재는 영업용 버스 내구연한 10년을 넘긴 상태이므로, 앞으로 1~2년 버티면 진짜 많이 버틴 것일 정도로 그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회차를 마친 버스는 우리 둘을 태우고 바로 원중복 종점을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역시 누가 팬더 로얄시티 아니랄까봐 가속할 때 나는 터보차저 소리는 여전히 우렁차더군요. 가까운 미래에 더 이상 들어볼 수 없게 되어 그리운 소리가 될 것 같지만...

 

 

[협진여객 9-1번(고덕면사무소~해창리,태평아파트,통복시장,평택역,터미널,비전고교,용죽지구,평택대,진사리,(←유천1동)~중복리)][1450]
원중복종점 1239 출발 - 유천1리(회차) 1243 - 건천리 1246 - 주은청설아파트 1248 - 평택대 1253 - 용죽지구 1254 - 배다리마을5단지 1259 - 반도유보라,가내초교 1301 - 비전고교앞 1305 - 합정동주공3단지후문 1310

 

 

▲ 멀어지는 원중복종점.

 

▲ 중복리에도 좁은 길은 숨어 있더군요. ㅋㅋ

 

 

원중복 종점을 출발한 버스는 직선으로 난 길을 따라 향정입구를 지나다가 드디어 좌회전을 합니다. 유천1동으로 가는 구간도 역시 직선이었고, 산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는 평야 한가운데에 난 도로를 따라 버스는 달리고 있었습니다.

 

 

▲ 유천1동을 경유하기 위해 좌회전한 버스. 9-1번으로 운행하지 않을 때에는 양옆으로 난 길로만 갑니다.

 

▲ 재포장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듯 빳빳한 상태를 보이던 유천1동 마을길.

 

▲ (2장 모두) 유천1동 회차지. 대형버스가 회차하기에는 생각보다 회차지가 많이 좁았습니다.

 

 

유천1동에는 4분만인 오후 12시 43분에 도착하였고, 다소 힘겹게 회차를 마친 버스는 다시 왔던 길을 따라 달리며 평택대쪽으로 나가기 시작합니다. 구 공도정류장에서 마을로 들어가는 17번과 달리, 이건 평택대를 지나 우림아파트입구 정류장 바로 직전에서 우회전을 하는 노선이라 그런지 38번 국도로 다시 나오니 바로 평택대가 나왔죠. 그런데 9번은 17번과 달리 운행구간 중에 도로가 직각으로 확 꺾이는 지점이 두 군데가 있다보니 핸들을 이리저리 돌리는 기사아저씨가 좀더 힘겨워 보였습니다. 

 

38번 국도로 나온 버스는 바로 좌회전을 하여 평택대학교를 찍고 금방 우회전을 합니다. 9번은 평택대 이후 배다리공원, 비전고등학교를 경유하느라 크게 돌아서 평택역 쪽으로 가는 운행경로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인데, 우리는 일부러 내리지 않았습니다. 다음에 탈 대사리행 버스(57-1)는 평택대에서 경찰서까지 직진하는 경로였지만 오후 1시나 되어야 출발할 것이므로 평택대에 내려봤자 기다리기만 할 뿐이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우리는 배다리공원도 오래간만에 멀리서 바라보고 오후 1시 10분에 합정동주공3단지 후문에 내리게 됩니다. 그랬더니 우리가 탈 57-1번도 5분 이내로 도착하는 상황이더군요. 나이스 ㅋㅋ

 

▲ 송화리, 대사리를 가는 57-1번.

 

 

[서울고속 57-1번(기남방송~평택대,시청,터미널,평택역,객사리,청담고교→송화1리,대사리→청담고교 이하 역순)][환승]  ※ 반도유보라 1300 출발
합정동주공3단지후문 1314 - 평택경찰서사거리 1318 - 평택역,평택극장 1322 - 통복시장 1325 - 원평동주민센터,평택초교 1328 - 평궁리 1331 - 객사리 1333 - 청담고교 1334 - 오성슈퍼,팽성초교 1339 - 대사1리마을회관앞 1344

 

환상적인 아다리로 딱 도착해준 대사리 버스를 타게 된 저와 석준형.

이제는 이걸 타고 대사리 종점까지 가면 되는데, 팽성초등학교까지 익숙한 길이라 별 감흥없이 버스를 타게 됩니다. 저번 시승기에서도 언급했듯 평택시내버스는 정말 거의 대부분이 평택역~평택터미널~박애병원~평택경찰서~평택시청~평택대~차고지로 운행하기 때문에 저 경로는 그야말로 공식이나 다름없는데, 이제는 시승 계획 중에 이 경로가 포함되든 말든 상관없이 움직이고 있으니 평택도 끝나는 때가 머지않았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그런데 문제는 팽성초등학교를 지난 버스가 그대로 쭉 직진을 해버렸다는 겁니다. 원래는 팽성초등학교를 끼고 우회전을 해서 송화2리를 가야 하는데...??? 결국 버스는 그냥 대사리종점까지 바로 가서 회차를 해버리더군요. 송화2리를 경유하지 않은 뜻밖의 사건이 있었음을 알게 된 석준형도 어이없어했는데, 원인은 금방 밝혀졌습니다. 2월 말까지 송화2리에 하수도 공사가 있어 버스가 도저히 갈 수가 없었던 겁니다. 냐잉 -ㅅ-;;;

 

 

▲ 대사리 종점에 도착하여 회차해버린 버스.

 

▲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대사1리 마을회관. 건물을 보니 새로 지은 것 같았죠.



[도보]
대사1리마을회관앞 1344 - 남산5리행복마을 1410

 

잘 가다가 송화리가 펑크나니 참 냐잉하더군요.

하지만 57-1번은 타기 어려운 구조의 노선이 아니기도 했고, 천안 못지않게 땅덩이 넓은 아산을 가는 것 때문에라도 팽성은 앞으로도 꽤 지나다니게 되어 있을 것이므로 마냥 막막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제는 남산5리에 오는 3-5번을 탈 차례였고, 우리는 마을길을 따라 남산5리를 향해 걸어가게 되었습니다. 진흙탕 범벅인 상태인 좁디좁은 논두렁길도 지나야 했지만, 춥고 건조한 겨울이었기에 큰 장애물이 되지는 않았죠. 덕분에 생각보다 빠르게 남산5리 행복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고, 버스가 오려면 50분 정도 시간이 남게 되었습니다.

 

 

▲ 남산5리 행복마을 버스종점. 새로 만들어진 마을인 듯, 마을 구획이 네모반듯했습니다.

 

▲ 남산5리 버스정류장. 우리는 오늘 여기에 다시 올 예정이었으나 그러지 못하게 됩니다.

 

▲ 오우~ 드디어 버스가 오는 거임료. ㅋㅋ



[서울고속 3-5번(기남방송~평택대,뉴코아,자란로터리,터미널,평택역,통복시장,원평동주민센터,(↔성두아파트),추팔1리마을회관,노와3,2리,(대추리평화마을),청담고교~남산5리)][1450]
남산5리행복마을(회차) 1458 - 팽성보건복지센터 1500 도착, 1505 출발 - 청담고교 1507 - 객사리 1508 - 추팔공단입구 1509 - 노와4리 1512 - 대추리평화마을(회차) 1514 - 와룡리입구 1516 - 추팔1리마을회관 1521 - 팽성미곡종합처리장 1524 - 성두아파트(회차) 1528 - 원평동주민센터,평택초교 1532 - 통복시장 1535 - 평택역 1537 - 평택터미널 1549

 

종점 뒤편에 의자가 있어 거기에서 시간을 보내다보니 시간은 어느새 오후 2시 50분이 지나 있었고, 오후 2시 58분이 되자 드디어 버스가 나타납니다. 이제는 이걸 타고 평택터미널로 가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버스는 회차를 마치고 우리를 태운 채 바로 출발하여 객사리로 바로 나갔다가 곧 저번주에 지나갔던 노와4리를 또 지나가게 됩니다. 

 

 

▲ 경기도 평택시 팽성읍 추팔리에 위치한 추팔공단.

 

▲ 노와리 방향 기준, 공단 끝지점입니다. 천안버스도 하루 두 번 저 정류장에서 회차를 하는 거임료 ㅎㅎ

 

▲ 음료수의 추억이 있던 노와4리. 바로 저번주에 여기서 3번을 타기 위해 버스 기다린 기억이 떠올랐지요. ㅎㅎ

 

 

여기까지만 보면 남산5리를 들른 것 말고는 저번주에 탔던 3번과 차이가 없어보입니다. 하지만 노와4리를 지난 후부터 차이점이 드러나기 시작했으니, 노와2리입구에 이른 버스는 와룡리 쪽으로 가는 게 아니라 오른쪽 구석으로 난 길을 따라 대추리평화마을을 들렀다가 갑니다. 

 

 

▲ (2장 모두) 3-5번만 들어오는 대추리평화마을 회차지.

 

 

대추리 평화마을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미군기지 확장으로 인해 없어진 그 대추리와 아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었습니다. 대추리에 살던 주민들 중 일부가, 같은 팽성읍이긴 하지만 완전 정반대에 위치한 이곳 노와리에 이주하여 살게 된 겁니다. 물론 오랫동안 살던 터전을 잃어버린 것은 참 아픈 일이지만, 대체 터전을 만들어준 것은 그래도 다행이라 생각하는 바였죠. 전근대 시대였다면 울며 겨자먹기로 왕명에 따를 수밖에는 없었을 것이고, 성군이 다스리던 시대가 아닌 이상 대체 거주지고 뭐고 없었을 테니 말입니다.

 

대추리 평화마을을 나온 버스는 와룡리 방향으로 가기 위해 입구로 다시 나와 우회전을 하는데, 이 삼거리가 워낙 좁다보니 우회전을 하기도 참 힘겨워 보이더군요. 그래도 어쨌든 우회전을 하여 계속 버스가 잘 가는 걸 보면, 정말 이 노선은 의지의 한국인이 아니면 운행되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뻘생각마저 듭니다. ㅋㅋ

 

와룡리 쪽으로 간 버스는 저번주 3번과는 다르게 와룡리 쪽으로는 들어가지 않고 바로 직진을 하여 평궁3리 쪽으로 가다가 바로 좌회전을 틀어버립니다. 여기도 저번주 3번과는 차이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추팔1리를 경유하는 것이었기 때문이었죠. 이리하여 들어가보게 된 추팔1리는 저번주 평궁3리보다 쩔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곳 역시 이 3-5번만 들어오기 때문에 가볼 가치는 분명 있었습니다.

 

 

▲ 역시 쩔어주시는 노와리에서 평궁리로 넘어가는 1차로 길. ㅋㅋ

 

▲ 이번에는 추팔1리를 경유하기 위해 좌회전을 했습니다. 3번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그냥 직진해 버리죠.

 

▲ 추팔1리 마을회관.

 

▲ 완전 쩔지는 않지만, 그래도 지나가볼만 했던 추팔1리.

 

▲ 3-5번은 성두아파트를 ㅓ형으로 들르기 때문에, 여기까지 들어온 다음 회차해서 나가버립니다.

 

 

추팔1리를 나온 버스는 바로 평택역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고, 성두아파트는 ㅓ형으로 경유하였습니다. 성두아파트를 ㅓ형으로 들어오는 노선도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과연 버스가 어디쯤에서 돌릴지 가만히 보니 CU편의점 바로 앞에서 회차를 하더군요. 실제 성두아파트 앞 버스정류장까지 가서 돌린 것은 아니고 그 직전에서 돌린 것인데, 성두아파트 정류장 앞까지 가기에는 회차 여건이 그리 좋지가 못했던 겁니다. 성두아파트를 ㅓ형으로 들어와 회차하는 노선은 이 3-5번 외에도 57-1, 아침시간에만 운행하는 3-2가 있는데, 얘네들도 마찬가지로 이렇게 회차할 것 같기에 참고할 필요가 있었죠.

 

평택터미널에 내리니 시간은 어느새 오후 3시 49분.

여기저기 들어가는 데가 많아 1시간 가까이 걸리니 소요시간 한번 후덜덜했습니다. 하지만 다음 타자인 22번 시간은 충분히 남아 있었고 우리는 유유히 건너편 정류장을 향해 길을 건너게 됩니다. 이번에는 용이동에서 오후 3시 30분에 출발한 22번을 타고 다시 남산5리로 갈 계획이었는데, 22번은 아까 3-5번과 다르게 두리를 경유하는 노선이었기 때문입니다.

 

 

▲ 오우~ 아까 탔던 그 대사리 버스를 또 만났습니다. ㅋㅋㅋㅋ

 

▲ 웅교리와 불당리를 다녀온 17번. 여기서 타면 칠괴우림아파트 쪽으로 가게 되죠.

 

 

그런데 또 문제가 생기고 말았습니다.

어쩐지 아까부터 어플로 22번 위치를 조회해도 버스 위치가 나오질 않더니만, 계속 기다려봐도 도무지 버스가 올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겁니다. 이건 또 뭐지...?? -ㅅ-;;;

 

알고보니 22번은 공휴일에는 운행하지 않는 노선이었는데, 마침 오늘이 토요일이 아니라 일요일이었기 때문에 22번이 운행하지 않았던 겁니다. 아까 대사리 노선 삑사리에 이어 이번에는 22번도 말썽이네요. 나 이거야 원 -ㅅ-;;;

 

결국 석준형은 신방리로 가기 위한 코스를 전면 수정하게 되었고, 저는 바로 행동을 개시한 석준형을 따라 평택터미널 안으로 들어가 오후 4시 10분에 출발하는 500번 버스를 타게 됩니다. 아산으로 내려가는 500번대 버스는 평택에서 종종 본 적이 있었지만 정말 의도치 않게 오늘 처음 타네요(아산도 그새 전기버스인 일렉시티를 뽑았더군요 ㅋㅋ). 사실 평택역에 아산시내버스도 온다는 사실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크고 아름다운 시계외요금(※)과 함께한다는 것 또한 기억하고 있었기에 지금처럼 달랑 1500원만 내고 아산시 땅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된 것은 정말 천만다행인 일이었습니다. 

 

※ 아산시내버스는 2016년 3월부터 예산군에 속한 동네로 가는 노선을 제외하면 시계외요금을 모두 없앤 상태입니다. 그 이전에는 천안이든 평택이든 공주든 하여간 아산시 경계를 넘어가면 시계외요금이 있었는데, 평택의 경우 최대 4900원이라는 정말 크고 아름다운 요금이 기다리고 있었죠. 물론 저 4900원은 영인을 경유하여 크게 돌아가는 510번 같은 걸 탔을 때 이야기이고 500번 같은 직선노선을 탔을 때는 4000원 정도 나왔을 것으로 보이지만, 어쨌든 평택에서 둔포를 갈때도 시계외요금은 뜯길 것이고 온양온천역 등 아산시내까지 풀로 탄다면...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하는 수준이었을 겁니다. 아산도 천안 행정리의 사례처럼, 무료환승 제도를 이용해 시계외요금을 회피하는 방법이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ㅅ- ㅋ

 

 

[아산 500번(평택터미널~평택역,객사리,둔포,관대리,음봉,충무유원지,온양온천역~아산터미널)][1500]
평택터미널 1610 출발 - 평택역,평택극장 1612 - 통복시장 1616 - 원평동주민센터,평택초교 1622 - 객사리 1627 - 청담고교 1628 - 오성슈퍼,팽성초교 1634 - 사거리슈퍼 1638 - 둔포농협 1642

 

터미널을 나온 버스는 15번과 100% 같은 경로로 팽성을 가는데, 그 때문인지 의외로 평택시내에서도 사람들이 꽤 이용합니다. 아산 버스이기 때문에 전철이나 다른 평택 버스들과는 환승할인이 전혀 되지 않는데도 이용하는 걸 보니 원평동과 객사리 쪽에서도 이용하는 수요가 있는 듯 했는데, 아산 버스와 1호선 전철이 상호 환승할인이 된다면 15번과의 경쟁 체제가 좀더 공고해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죠.

 

또한 아산시내버스는 안내방송이 천안시내버스와는 또 달랐는데, EB안내방송 TTS 버전인 것 같다 싶었지만 원주나 부산, 구미 등에서 사용되는 그것과도 억양이며 톤이 전부 달랐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문제는 말하는 속도가 빠른데다 억양도 완전 무미건조 그 자체였다는 것이었죠. 천안 것은 아직 적응이 안 되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뭔가 듣다보니 정이 드는 게 있는데, 아산 것은 글쎄요...-ㅅ-;;

 

버스는 대사리입구로 들어갈 때 신호가 좀 잡혔던 것 말고는 문제없이 남쪽으로 계속 달렸고 평택/아산 시경계이자 경기도/충청남도 도계를 넘자마자 곧 둔포 시내가 등장하게 됩니다. 평택역에서 둔포까지는 35분 정도 잡으면 되겠더군요. 

 

 

▲ 둔포농협에서 보게 된 아산시 마중버스. 물론 이것도 다 계획이 있는 석준형이었습니다. ㅋㅋ

 

▲ 드디어 나타난 201번. 아산은 천안과 달리, LED에 "아산시" 라고 뜨는 복불복 타이밍이 존재했습니다. ㅜㅜ

 

▲ 다행히 재차 촬영시도를 하여 귀한 노선인 201번을 무사히 찍어볼 수 있었습니다. 201번은 2022년 4월 1일부로 폐선되었기 때문에 이젠 고전짤이 되어 버렸지만요. -ㅅ-;;

 

 

[아산 201번(둔포~이지더원,석곡2리,운용공원,신방초교,성환고교,성환역,삼풍A~성환터미널)][환승]

둔포농협 1654 도착, 1700 출발 - 남부빌라 1702 - N마트 1705 - 봉헌농원 1707 - 이지더원1,2차아파트 1712 - 운용공원 1718 - 운용삼거리 1721 - 신방리 1724

 

둔포농협에 내린 우리는 오후 5시에 출발하는 201번을 타고 신방리를 향해 가게 되었습니다. 

2022년 8월 현재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지만, 이 당시에는 아산에 200번과 201번 버스가 있었는데 두 가지 모두 둔포에서 성환을 가는 노선이었습니다. 200번과 201번 둘 중에서는 200번이 압도적으로 많이 다녔는데, 201번은 둔포에서는 하루 2번(오후 12시 30분, 오후 5시), 성환에서는 하루 1번(오전 10시 50분)밖에 없었죠.

 

그렇기 때문에 201번이 정류장에 오자마자 촬영을 시도하는데, 아산은 천안과 다르게 LED에 "아산시"라는 문구가 대문짝만하게 몇 초간 뜨는 때가 있더군요. 재차 촬영 시도를 하여 결국 성공은 했지만, 이러한 복불복 타이밍의 존재는 앞으로 있게 될 아산시내버스 시승이 그리 만만치는 않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복선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LED와의 교감은 천안과 똑같이 아주 잘 되는 것 같다는 점은 불행 중 다행이었네요. ㅋㅋ

 

이리하여 타게 된 201번.

200번과 별반 다를 것 없어보이는 노선이지만 이 노선의 핵심 포인트는 생각보다 멀지 않은 곳에 있었습니다. 둔포 이지더원아파트 단지를 들어가기 전, 석곡2리 안쪽의 진짜 개쩌는 길을 들어갔던 것이죠. 오우~ 혁님~! ㅋㅋ

 

 

▲ (2장 모두) 201번이 지나가던 석곡2리 안쪽 개쩌는 1차로 길. ㅋㅋ

 

▲ 아산 201번 운행경로도. 빨간색이 201번 단독 구간이며, 성환 방향의 경우 저 구간을 시계 방향으로 돌고 이지더원아파트로 운행하였습니다. 2022년 4월 1일에 201번이 폐선된 이후, 저 구간을 가는 노선버스는 완전히 없어진 상태이죠.

 

 

둔포 시가지 바로 근처에 대박 쩌는 1차로 길이 있는데 그쪽으로도 노선버스가 간다니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까 평택에서 22번이 오지 않았던 것 때문에 둔포로 왔다가 타게 된 201번이었지만, 이쯤되면 정말 22번이 오지 않았던 것이 복이 되어 돌아온 수준이었죠. 

 

쩌는 길을 나온 버스는 곧 이지더원아파트단지로 진입하는데, 이곳은 아까 둔포면 시가지와는 다르게 깔끔한 분위기가 나고 있었고 상가들도 조성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 아파트단지 바로 옆으로 아산테크노밸리가 있었기 때문에 이곳도 이렇게 개발이 되었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죠. 비록 이 공단은 제조업 위주의 공단이었지만 이런 식으로 지방에도 여러가지 다양한 일자리를 만들어 주어야 지역 발전이 되고, 그게 국토 균형 발전으로 이어지는 거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눈으로 확인하게 되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대통령 선거가 있는데, 과연 어떤 후보가 다음 대통령이 되어 정책을 펼칠 지 궁금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우리나라 자유 대한민국이 정말 망해버리는 길로 가느냐 다시 나아지는 방향으로 가느냐를 가르는 아주 중요한 타이밍에 치러지는 것이니 더더욱 그럴 수밖에는 없었죠(지금이 국가 전복 위기라고 말하는 어르신들, 그리고 태극기부대 시위대들의 주장들, 틀린 말 아닙니다. 그런 일 없다고 안일하게 생각해서는 안 되는 겁니다).

 

 

▲ 둔포 이지더원아파트단지 중심상가. 수도권 택지지구의 상가들과 다를 게 없을 수준이더군요.

 

 

이지더원아파트단지를 벗어난 버스는 아산테크노밸리를 살짝 경유한 다음 곧바로 성환 쪽으로 달리기 시작합니다. 이지더원아파트 이후로는 내리는 사람도 타는 사람도 없었고, 도로에 신호가 없었기 때문에 버스는 막힘없이 달려주었죠. 천안/아산 시경계를 지나니 곧 우리가 내려야 할 신방리 정류장이 나오길래 하차벨을 눌렀고, 우리는 오후 5시 24분에 카드를 대지 않고 바로 신방리에 내리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22번을 타고 평택 남산5리에 다시 와서 신방리 안쪽의 버스종점까지 40분을 걸어갈 예정이었는데, 의도치 않게 대박도 건지며 정말 편하게 신방리를 가게 되었네요. ㅋㅋ

 

 

▲ 충청남도 천안시 서북구 성환읍 신방리 버스정류장. 천안/아산 시경계 표지판도 멀리 보입니다. -ㅅ- ㅋ

 

 

[도보]

신방리 1724 - 신방리종점 1731

 

신방리에서 성환으로 가는 버스는 오후 5시 35분에 있었기 때문에 이 정도면 진짜 신이 내린 칼아다리나 다름없었습니다. 우리는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길을 건너 신방리 안으로 슬슬 걸어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굴다리를 지나고 나온 사거리에서 우회전, 그리고 일신플라스틱을 끼고 좌회전 한번 해주었더니 바로 버스종점이 나오는데 여기서 신방리 버스종점까지는 정말 동네 슈퍼 가는 수준으로 너무 가까웠기 때문에 버스 시간을 못 맞출 리는 없었죠. ㅋㅋ

 

 

▲ 신방리 마을회관. 회관 바로 뒤에 버스종점이 있었죠.

 

▲ 신방리 버스종점.

 

▲ 성환에서 온 천안시내버스도 이미 종점에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버스종점을 찾아 걸어들어갔더니 버스가 이미 와 있더군요. 

아산시내버스는 (알뜰교통카드 등록자가 아니라면) 1호선 전철과 환승할인이 되지 않으나 천안시내버스와는 상호 환승할인이 되는데, 아까 201번에서 내릴 때 일부러 카드를 대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완전범죄를 성공시키게 됩니다. ㅋㅋ

 

 

▲ 버스는 우리가 걸어갔던 이 굴다리를 지나 성환으로 갑니다. ㅋㅋ

 

 

[천안 117번(성환터미널~삼풍A,성환역,성환고교,신방초교~신방리)][1500]
신방리종점 1735 출발 - 신방초교 1736 - 왕림4리 1738 - 성환고교 1740 - 성환8리 1742 - 성환역 1743 - 성환터미널 1745

 

오후 5시 35분에 출발하는 그 버스를 타고 성환터미널까지 쭉 탔더니 10분밖에 안 걸리더군요. 원래는 굳이 터미널까지 갈 이유는 없지만, 두진아파트를 가는 115번 시간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그냥 터미널까지 가 버렸죠. 그런데 성환역 이후 손님이 우리밖에 남지 않으니 버스가 읍내 골목길을 이용해서 바로 터미널 쪽으로 질러가버리네요. 덕분에 의도치 않은 읍내 골목길 구경도 하게 됩니다. ㅋㅋ

 

 

▲ 의도치 않은 노선이탈로 지나게 된 성환읍내 골목길. 정규 구간은 아니지만 어쨌든 쩌는 길을 보네요. ㅋㅋ

 

 

오늘도 성환터미널은 여러 시내버스들이 간간히 들락거리고 있었습니다. 대한민국 제1의 철도노선인 경부선상에 위치한 성환이었고 1호선도 정차하여 그 혜택을 보고는 있지만, 경부선이 지나는 동네라고 해서 전부 다 크고 번화한 게 아니라는 걸 말해주는 듯 시골의 모습도 보여주고 있었죠. 다음에 타게 될 두진아파트 가는 115번 버스 시간이 좀 남다보니 저는 간단히 득짤도 해보고 화장실도 들르게 됩니다.

 

 

▲ 천안시내버스만 다닐 것 같은 성환이지만 아산시내버스도 들어옵니다. 둔포는 물론 온양온천역으로 가는 노선도 있고 소동리나 신휴리 등으로 가는 오지노선까지 생각보다 다양한 노선들이 있는데, LED가 꺼진 채 가만히 서있다보니 저게 어디를 가게 될 지는 알 수 없었죠.

 

▲ 성환~입장 순환노선인 160번.

 

▲ 우리가 타게 될 두진아파트 가는 115번. 로얄시티 대형차도 운행하고 있더군요.

 

 

[천안 115번(성환터미널~성환10리,성환역,매주3리,이화아파트~두진아파트)][환승]
성환터미널 1800 출발 - 성환10리 1802 - 성환역 1803 - 매주3리 1807 - 대영한아름아파트 1809 - 두진아파트 1811

 

성환 노선들은 남서울대에서 출발하는 100번을 제외하면 모두 터미널에서 출발하지만, 성환역을 들르는지의 여부 및 성환역에서의 승차장소가 노선마다 제각각이라는 점을 주의할 필요는 있었습니다. 오후 6시에 출발한 버스는 성환 시가지 북쪽 끄트머리인 성환10리를 찍고 성환역을 경유했죠. 그리고는 남서쪽으로... 음봉을 향해 달리는데, 두진아파트가 음봉 가는 길 구석에 외따로 떨어져 있기 때문인지 성환역을 들르면서 5명 정도의 손님이 이 버스에 승차하였습니다. 그들이 1500원씩 내고 버스를 타는 걸 보니, 천안버스와 1호선이 상호 환승할인이 되기를 원하는 것이 천안을 오가는 수도권 주민들뿐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죠. 이쪽 주민들은 분명 성환역에서 1호선 전철로 환승하여 천안이든 평택이든 나갈 테니 말입니다. 이번 박상돈 천안시장은 천안버스와 1호선의 환승할인을 추진한다고 하는데, 그동안의 시장들은 과연 무엇을 했던 것일까 하는 의문도 들지 않을 수가 없었죠. 천안에 1호선이 들어오게 된 것은 2005년으로, 17년 전 일이었던 겁니다.

 

음봉 쪽으로 내려가던 버스는 율금리에서 우회전을 하였고 오후 6시 11분이 되자 곧 두진아파트 종점에 도착합니다. 정류장은 물론 버스가 회차할 수 있도록 회차지도 완비되어 있었는데, 아파트가 생각보다 큰 규모였습니다. 그래서인지 버스에서 내렸더니 편의점과 술집 등 가게들이 여럿 있었죠. 

 

 

▲ 두진아파트 버스정류장.

 

▲ 두진아파트 시간표.

 

 

다음 버스는 25분 뒤에 오는 상황.

우리는 그동안 편의점에 들어가 컵떡볶이와 김밥을 산 다음, 편의점 입구에 있던 천막 안에서 저녁을 해결하게 되었습니다. 식당은 그놈의 재앙패스 아니어도 안 갈 생각이었고 실제로도 가지 않았었기 때문에 오히려 마음이 편하더군요. 

 

저녁을 해결하고 따뜻한 천막 안에 있다가 버스가 올 때쯤 바깥으로 나오니 이번에는 LED에 115번을 띄우고 있는 그린시티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 두진아파트에 들어오는 버스.



[천안 115번(성환터미널~성환10리,성환역,매주3리,이화아파트~두진아파트)][1500]
두진아파트 1832 도착 1835 출발 - 대영한아름아파트 1837 - 매주3리 1838 - 성환역 1840

 

이번 버스에서는 사람들이 잔뜩 타고 있다가 우르르 내리더군요.

두진아파트는 버스가 20분에 한번꼴로 들어오지만 40분 간격으로 벌어지는 때가 간간히 있었는데, 이번 버스를 보내면 40분 뒤에 다음 차가 오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많이 타고 왔었나? 싶기까지 했죠. ㅋㅋ

 

아무튼 우리는 오후 6시 35분에 도착한 그 버스를 타고 성환역까지 다시 타고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전철 시간표를 보니 오후 6시 49분에 급행이 있더군요. 덕분에 우리는 정말 기쁜 마음으로 귀갓길에 오를 수가 있었죠. 오우~ 혁님~! 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