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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스로 떠나는 시골 여행
버스 기행문/2022년~2023년

2022년 2월 3일 - 아산시내버스의 통수 때문에 탈출기를 찍어버린 안성, 아산 시내버스 여행기(아산테크노밸리의 저녁은 위험했다)

by 회관앞 느티나무 2022. 8. 31.

안성 잔당들을 소탕해놓기 위해 언제나처럼 가방을 챙겨들고 길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저 혼자 가게 되는데, 혼자서 하는 시승은 정말 간만이더군요. 버스 시간들이 은근히 지랄맞은 데가 많은 안성이지만 어떻게든 다 계획이 나오니 신기하지 않을 수 없었죠. ㅋㅋ

 

 

[백성운수 70번][환승]
평택터미널 0929 출발 - 굿모닝병원 0936 - 진사리입구 0940 - 공도중교 0946 - 문기 0950 - 이마트앞 1001 - 서인사거리 1008

 

안성을 갈 때면 언제나 들르게 되는 평택터미널.

370번이나 380번도 걸렸으면 좋겠는데, 얘네들은 터미널 내에 주차되어 있는 것은 봤어도 매번 출발할 생각들을 하지 않으니 타보고 싶어도 타지 못하는 노선이라 이번에도 또 70번을 타게 됩니다. 보나마나 오전 9시 30분에 출발하겠지 하고 70번 버스 안에 앉아 있으니 과연 오전 9시 30분에 출발했으며, 보나마나 안성은 또 40분 걸리겠지 하니 정말로 40분 약간 안 된 38분만에 서인사거리에 도착합니다. 긴 문장이라 그렇지, 써놓고 보니 "보나마나"로 라임이 생겨버리는(?) 스토리텔링이네요. 나 이거야 원 -ㅅ- ㅋㅋ

 

서인사거리에 내리자마자 길을 건너 비봉주택 가는 1-5번을 기다리는데, 버스가 오기까지 시간이 조금 남아서 득짤을 좀 해보게 됩니다. 그런데 어느새 사진이 4장이나 나와 버렸네요. ㅋㅋ

 

 

▲ 고삼면 쌍지리 맨 안쪽 깊숙히 쑤셔주는 50-3번. 이것도 이미 사정권에 놓여 있습니다. ㅋㅋ

 

▲ 머나먼 여주에서부터 이곳 안성까지 달려온 37번. 운전기사의 휴식시간도 머지않았죠. ㅋㅋ

 

▲ 작년에 탔던 바 있던 조령 가는 2-1번.

 

▲ 오우~ 드디어 오늘의 첫 번째 주인공인 비봉주택 노선이 등장하였습니다. ㅋㅋ

 

 

[백성운수 1-5번(봉산로터리~서인사거리,한경대,중앙대입구,광덕초교→비봉주택,당촌1리→광덕초교 이하 역순)][환승]  ※ 봉산로터리 1020 출발
서인사거리 1022 - 이마트 1028 - 대덕면사무소 1032 - 중앙대입구 1036 - 내리사거리 1039 - 죽리당촌 1041 - 비봉주택 1043 - 우리공판장 1047

 

이 노선은 특이하게도 안성터미널이 아닌, 안성시청에서 출발하는 노선이라 서인사거리에는 아무리 늦어봤자 3분이면 도착한다는 특징이 있었습니다. 중앙대입구에서 타도 상관은 없었지만 기다리는 시간 때문에 아까 70번을 일부러 서인사거리까지 더 탔던 것인데, 이게 평일에만 다니다보니 오늘 마지막으로 타게 될 노선인 아산 521번(※)과 연관되어 타게 된 것입니다. 아산 521번이 하루 1번 운행인데다 아산테크노밸리 남쪽 끝인 태화프라텍(2022년 8월 현재, 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상에서 유엠하이텍으로 명칭 변경되어 나옴)에서 출발하는 노선이라 주말 및 공휴일에는 운행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었던 것이죠. 

 

※ 아산 521번은 2022년 8월 현재 운행중인 531번의 단축 버전으로, 2022년 8월 현재의 유엠하이텍 버스정류장에서 평택터미널 간을 운행했습니다. 하지만 이 시승기에 나오는 521번은 2022년 4월 1일에 실시된 아산시의 노선 변경으로 폐선되고, 531번이 성환터미널~유엠하이텍~평택터미널 간을 운행하게 되었죠. 성환에서 출발해도 유엠하이텍에 도착하는 시간은 521번 시절과 큰 차이가 없다는 함정이 있지만...

중앙대입구를 지난 버스는 드디어 내리를 향해 좌회전을 하였고, 죽리당촌에서 우회전을 틀어 개쩌는 길을 들어갑니다. 1-3번보다 조금 더 안쪽을 들어가는 노선으로, 서비스 노선이나 다름없다보니 평일에만 운행하는 것이더군요. 길이 정말 개쩌는데다 평일 노선이라 동영상으로도 남겨보게 됩니다. ㅋㅋ

 

 

▲ 드디어 개쩌는 1차로 길이 시작되었습니다. 1-3번은 오른쪽으로 그냥 가 버리죠.

 

▲ 비봉주택을 가는 1-5번 운행영상. 단독구간인 비봉주택 구간을 촬영하였습니다.

 

▲ 제가 내렸던 우리공판장 정류장.

 

 

오우~혁님

비봉주택을 이렇게 타게 되니 개쩔지 않을 수 없구먼요. ㅋㅋ

은근히 버스시간이 지랄맞은 데가 있어 노선 하나하나 타는 게 만만치 않은 데가 있는 안성인지라 기분이 좋더군요. 시간만 맞추면 타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은 이 비봉주택도 다음 차이자 막차는 오후 6시대에 있기 때문에 시간대가 그닥 좋은 편은 아니었으니 말입니다.

 

저는 1-3번의 남는 구간을 해결하고자 한 정류장 위인 죽리당촌 정류장으로 올라가서 버스를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정류장 간격이 멀지 않았기 때문에 천천히 걸어도 금방 정류장이 나왔고, 15분 뒤 1-3번이 도착하여 승차하게 됩니다.

 

 

▲ 1-3번을 탔던 죽리,당촌 버스정류장.

 

▲ 비봉주택 노선은 여기서 오른쪽으로 난 좁은 길로 들어가게 됩니다. ㅋㅋ

 

▲ 언제나 기분이 좋은 버스 들어오는 장면. ㅋㅋ

 

 

[백성운수 1-3번(안성터미널~봉산로터리,서인사거리,한경대,중앙대입구→광덕초교,죽리,외평,대학9길→중앙대입구 이하 역순)][환승]  ※ 안성터미널 1040 출발
죽리당촌 1102 - 죽리,외평(회차) 1103 도착, 1109 출발 - 돈도마을 1110 - 대학9길 1114 - 내리사거리 1116 - 중앙대입구 1118 - 이마트앞 1123 - 서인사거리 1130

 

그런데 버스를 보니 대형차인 뉴슈퍼 에어로시티더군요.

1-3번은 그동안 중형버스로 운행하던 노선이기도 하고(2009년에 1-3번이 대우버스 BM090으로 운행되던 모습을 찍었던 생각도 나더군요), 외평으로 가는 길이 좁다보니 중형버스인 그린시티가 들어올 줄 알았는데 대형차라니 참 예상외였지만, 그만큼 중앙대 원룸단지 수요가 참 대단하다는 걸 알 수가 있었습니다. 제가 1-5번에서 내렸던 우리공판장에서는 1차로 길쪽으로 그대로 직진하는데, 대형차가 개쩌는 1차로 길을 가니 다시봐도 대박입니다. ㅋㅋ

 

 

▲ 당촌리에서 외평으로 넘어가는 개쩌는 1차로 길. 버스가 꽉 낍니다. ㅋㅋ

 

 

1차로 길을 나온 버스는 왕복2차로 길을 그대로 질러 마을 안쪽으로 들어갔고, 곧 죽리(외평)이라고 적힌 정류장 앞에서 회차를 합니다. 여기에서 시간을 맞추는지 버스가 5분 정차했다가 안성을 향해 다시 출발하는데, 회차지마저 안쪽에 있다니 허를 제대로 찔리게 되었죠.

 

 

▲ 1-3번 외평 회차지.

 

 

오전 11시 9분에 외평 회차지를 나온 버스는 왕복2차로 길을 따라 안성으로 되돌아가는데, 곧 원룸단지들과 상가들이 보입니다. 바로 근처에 중앙대 안성캠퍼스가 있다보니 형성된 대학가였는데, 지금이 방학 기간인 걸 고려해도 이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들이 제법 많았죠. 말로만 듣던 중앙대 대학가 수요를 직접 보니, 이래서 이 버스가 2~30분에 한번 꼴로 다니는 거구나 하게 됩니다. 평택이나 일죽 등을 오가는 38번국도 라인 노선들(37번, 50번, 70번, 370번 등)을 제외하면 버스들의 운행횟수가 다들 적은 편인 안성인지라 이 정도면 정말 특기할 만했죠. 

 

 

▲ 중앙대 안성캠퍼스 대학가의 모습. 방학이라 한산한 모습이었지만 제법 규모가 되더군요.

 

▲ 1-3번, 그리고 1-5번이 들어가는 길. 저기서부터 순환구간이 시작되죠. ㅎㅎ

 

 

다시 서인사거리에 내리니 오전 11시 30분.

다음에 탈 송말,새래 노선(1-9번)은 1시간 뒤인 오후 12시 30분에 하나로마트 앞을 출발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남아있었고, 저는 이 틈에 시장 구경도 하며 점심 해결을 하게 됩니다. 그놈의 QR코드를 생각하면, 차라리 이게 나았죠. 

 

여유롭게 식사 해결을 하고 시간 맞춰 하나로마트 앞으로 슬슬 가보았더니 제가 탈 버스가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 하루 2번 운행하는 새래,송말,양성 노선. 이게 막차입니다.



[백성운수 1-9번(하나로마트~한경대,이마트,대덕면사무소,중앙대입구,대림동산→삼암2리,새래,덕봉서원→양성터미널→덕봉서원,송말→대림동산 이하 역순)][1450]
하나로마트 1229 출발 - 이마트앞 1233 - 중앙대입구 1239 - 대림동산 1243 - 마정리입구 1244 - 방신리 새래마을 1248 - 방신리 1249 - 덕봉서원 1251 - 양성터미널(회차) 1255

 

송말을 경유하여 양성으로 가는 노선의 운행횟수 자체는 안성 치고는 괜찮은 편이었지만, 새래를 경유하여 가는 노선은 운행횟수가 하루 2번뿐인데다 제가 지금 타려는 차가 막차였기 때문에 참 까다로운 데가 있었습니다. 시간을 어떻게 맞춰야 하나 머리를 굴렸는데 드디어 이번에 해결하게 되니 앓던 이 빼는 기분이었죠. ㅋㅋ

 

이번에는 어르신들 8분 정도가 버스를 이용하였고 대림동산을 지나 우회전을 하는데, 마정리까지는 이전에 석준형과 7-8번으로 가봤던 곳이라 낯익은 모습이 나왔지만 마정리를 벗어나서부터는 단독구간으로 접어들었죠. 1차로이던 새래마을은 왕복2차로로 도로가 확장되어 쩌는 것은 없었지만, 운행횟수 때문에 가볼 가치는 분명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승객들이 많이 타고 있었는데도 양성터미널까지 가는 내내 내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더군요. 양성터미널에 도착해서도 저 혼자 내리는데, 이래서 새래마을은 하루 2번만 가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었죠. -ㅅ-;;

 

 

▲ 7-8번도 오는 마정리 주택단지를 지나 단독구간으로 접어듭니다.

 

▲ (3장 모두)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 방신리 새래마을. 버스는 아침과 점심 하루 2번만 지나갑니다.

 

▲ 제가 내리자마자 바로 송말을 향해 가버리는 버스.

 

▲ 안성 1-9번 운행경로도. 빨간색이 단독구간입니다.

 

 

어쨌든 버스는 오후 12시 55분에 양성터미널을 도착했기 때문에, 저를 내려준 버스는 바로 왔던 길을 되돌아가버립니다.

이제는 미리내 가는 60번이 오려면 20분이 남은 상황. 미리내성지를 가는 이 60번은 전에도 타본 적이 있었고 그때 염티도 물론 가봤었지만(2010년 9월 24일 시승기 참고), 정작 미리내성지 종점까지 가보지도 못하고 그냥 나와야만 했던 아픈 기억(※)이 있었습니다. 미리내성지는 평야가 생각나는 안성의 이미지와 달리 매우 깊은 산골짜기 구석에 있기 때문에 그때 종점도 보고 나왔어야 했지만, 어쩔 수 있나요. 50-8번이 조발해버리면 꼼짝없이 갇히게 되니 장사 없었죠. -ㅅ-;;

 

※ 당시에는 60번이 염티를 아침과 저녁 하루 2번만 들어갔는데, 역시 미리내성지를 출발하여 개쩌는 상가, 하가를 경유하여 안성으로 가는 50-8번이 문제였던 겁니다. 염티 경유하는 저녁 막차를 타고 미리내성지에 들어가면 이 50-8번과 시간이 딱 맞는데, 문제는 이 50-8번이 마구 밟는데다 조발도 하므로 미리내성지 종점에 내리면 50-8번은 탄다고 손을 흔들 새도 없이 냅다 출발해버리는 불상사가 발생하는 것이죠. 따라서 타고 온 60번을 다시 타고 나갈 수밖에는 없게 되는데, 만약 그러지 않는다면 캄캄한 곳에서 매우 오랫동안 버스를 기다려야만 하는 신세가 될 테니 말입니다. -ㅅ- ㅋ

 

 

이런 기억이 있던 미리내성지, 그리고 예능 <풀 뜯어먹는 소리>에 나왔던 소년인 한태웅의 집이 있는 동네인 양성면 미산리를 다시 가보는 것도 12년만인데 염티마저 걸리게 되니 참 사람 일은 모르는 것 같습니다. 편의점에 들어가 마실 것도 사며 요기를 하다보니(오래간만에 왕만두 먹고 싶었는데, 그러기에는 시간이 살짝 모자라네요 ㅜㅜ) 시간은 어느새 오후 1시 12분이 되었고, LED에 60-3번을 띄우고 있던 60번이 드디어 등장하여 승차하게 됩니다.

 

 

▲ 여전히 변함없는 모습이던 양성터미널 건너편 버스정류장.

 

▲ 평택으로 돌아가기 위해 대기중인 8번. 노선 개편이 현실화되면 이것도 고전 사진이 되어버릴 듯;;;

 

▲ 드디어 염티, 그리고 미리내성지를 만나러 갑니다. ㅋㅋ

 

 

[백성운수 60-3번(안성터미널~봉산로터리,서인사거리,한경대,이마트,대덕우체국,신령리입구,명당2리,양성터미널,이현리,장서2리,난실리,노곡4리,노곡1리,(→염티),미산2리,인선요양병원,미리내전통테마마을~미리내성지)][환승]  ※ 안성터미널 1250 출발
양성터미널 1312 - 이현리 1317 - 장서2리교회 1320 - 난실삼거리 1322 - 노곡4리 1324 - 노곡삼거리 1326 - 염티(회차) 1330 - 노곡삼거리 1334 - 미산2리 1337 - 미리내성지종점 1340

 

이 노선은 용인으로 올라가는 경남여객 22-1번과 난실리삼거리까지 운행경로가 같습니다. 그래서 버스 안에는 이미 손님들이 꽤 많이 있었는데, 노곡삼거리에 이르러 절반이 내리고 드디어 버스는 염티를 들어가는데 이번에는 다시 나올 수 있을 지 의문인(많이 힘들 듯 -ㅅ-;;) 전면영상으로 남기게 됩니다.

 

 

▲ 개쩌는 염티 구간. ㅋㅋ

 

 

12년만에 다시 가보는 염티였는데, 염티 회차지에 정류장이 깔끔하게 세워져 있었다는 걸 제외하면(처음 갔었을 때는 없었습니다) 여전히 변함없이 쩔더군요. ㅋㅋ

 

염티를 나온 버스는 다시 노곡삼거리를 찍고 미산리 쪽으로 올라가는데 여기서부터는 그야말로 산골짜기의 연속. 2022년 8월 현재, 용인과 묘봉리만을 오가고 있는 경남여객 91번이 미리내성지까지 가던 시절도 다 추억이 되었지만, 길의 모습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그대로였죠.

 

 

▲ 확실히 낮에 오니 많은 게 보이더군요. 전에 왔었을 때는 어두워서 저런 것도 안 보였는데;;;;

 

▲ 드디어 만나게 된 미리내성지 버스종점.

 

▲ 저를 내려준 버스는 회차를 하며 안성으로 되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미리내성지 버스종점에 내리니 오후 1시 40분.

상가, 하가를 경유하여 안성으로 내려가는 50-8번은 20분 후인 오후 2시에 있었습니다. 그러고보니 12년 전에도 염티 경유하는 60번하고 상가, 하가 50-8번을 탔었는데 이번에도 또 이렇게 되는 것이 꼭 평행이론을 보는 것 같지만, 워낙 코스가 좋은데다 환한 낮이기까지 하니 이번엔 정말 좋은 평행이론이었죠. ㅋㅋ

 

어쨌거나 이곳은 참 오기 힘든 곳이기 때문에, 버스에서 내린 저는 성지 쪽으로 슬슬 걸어가 봅니다. 버스 시간이 20분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성지를 모두 보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최대한 갔다와볼 수 있는 곳까지 갔다와보기로 했던 것이죠. 그렇다고 지금 50-8번을 제끼고 다음 버스를 타자니 몇 시간쯤 뒤에 다음 버스가 올 것이 뻔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

 

 

▲ (5장 모두) 미리내성지로 올라가면서 보게 된 것들. 천진암과 다르게 출입통제는 딱히 없어서 좋았습니다.

 

 

올라가다 보니 이렇게 외진 곳에도 사람들이 조금씩 보이는데, 정말 성지이기는 성지인가 보더군요. 하지만 광주 천진암과 다르게 여기는 신자가 아니더라도 다녀올 수 있는 공원 같은 느낌이라, 시간이 된다면 한번 갔다와볼 가치는 있었습니다. 위치가 문제이긴 했지만, 순조 시절 있었던 박해를 피해 숨어 살아야 했던 역사를 고려한다면 이해가 가는 대목이었죠. 

 

슬슬 버스시간이 다 되어가서 발길을 돌려 버스종점으로 돌아왔더니 어느새 50-8번이 출발 대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 안성에서도 12km 떨어진 이곳은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 미산리 미리내성지 버스종점 앞입니다.

 

▲ 상가, 하가를 경유하여 안성으로 가는 50-8번. 귀하면서 쩌는 친구입죠. ㅋㅋ

 

▲ 2022년 2월 기준 미리내성지 버스시간표. 다음 버스는 3시간이나 뒤에 있습니다. -ㅅ-.;;;

 

 

[백성운수 50-8번(대천공판장~금석동,명덕초교입구,대갈리하갈입구,고삼,하가,상가,노곡낚시터,노곡1리,(→염티),미산2리,인선요양병원,미리내전통테마마을~미리내성지)][환승]

미리내성지종점 1359 출발 - 미산2리 1402 - 노곡삼거리 1405 - (기사가 길을 잘못 들어 U턴함) - 신안CC 1409 - 하가 1412 - 고삼 1415 - 대갈리하갈입구 1419 - 명덕초교 1420 - 금석동 1423 - 안청중교입구 1427 - 대천공판장 1430

 

미리내성지로 가는 버스는 노선이 두 갈래로 나뉘는데, 안성터미널을 출발하여 양성을 경유하는 것과(60번) 안성시내 대천공판장을 출발하여 고삼을 경유하는 것이(50-7번, 50-8번) 있습니다. 고삼을 경유하는 것이 둘러가는 것이 없어 양성 경유에 비해 빠르지만 운행횟수가 적은데, 그 중 제가 탄 것은 고삼으로 가는 도중 상가, 하가를 경유하는 하루 3번짜리 노선이었습니다. 이쪽도 염티만큼 귀하면서 쩌는 친구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번에도 이 노선의 시간이 맞아들어간 것은 천운이라 할 수 있었죠(오늘 시승 계획을 짜면서도 다행이다 싶었을 정도니 ㅋㅋ). 

 

 

▲ 언제 다시 올 지 알 수 없을 미리내성지.

 

 

버스는 아까 60번이 왔던 길 그대로 미리내성지를 빠져나와 노곡삼거리에 이르렀고, 고삼 쪽으로 좌회전을 하여 염티입구를 지나 직진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12년 전과 다르게, 스피드가 꽤 죽어 있었다는 점은 아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다행이다 싶더군요. 노곡삼거리 이후 동영상을 남기는데, 기사아저씨께서 길을 잘못 들어 그대로 직진을 해버렸다가 다시 유턴하여 들어가는 장면까지 본의아니게 담기게 된 것은 좀 냐잉하긴 했지만 그러려니 해 줍시다. -ㅅ- ㅋ

 

 

▲ 하루 3번 버스가 들어오는 상가,하가 구간 영상. 기사아저씨의 실수로 유턴해서 들어가는 장면도 있으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고삼 경유는 역시 양성 경유에 비해 대박 빨랐습니다. 12년 전과 다르게 과속이 없던 데다(막차시간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기사아저씨의 실수까지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천공판장까지 불과 30분밖에 걸리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다음에 탈 신두리 버스가 40분 뒤인 오후 3시 10분에 있었다는 것. 버스가 좀 천천히 갔으면 했지만, 세상이 어디 내 마음대로 되던가요 뭐. -ㅅ- ㅋㅋ

대천공판장에서 아래로 조금 걸어가면 바로 서인사거리였기 때문에, 저는 버스 시간도 남겠다 시장을 거쳐 인삼농협, 그리고 하나로마트로 다시 한 번 슬슬 걸어가게 됩니다. 편의점에서 마실 것을 사고, 정류장에 정차되어 있던 버스를 향해 당당하게 걸어가니 과연 신두리 가는 1-4번이더군요.

 

 

▲ 꽤 골치아픈 노선인 신두리 노선. 지금 차가 막차였죠.

 

 

신두리 노선은 신두리를 경유하여 공도로 가는 운행경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언뜻 보면 참 만만하게 보이겠지만 생각외로 골치아픈 노선인데, 신두리로 둘러서 공도를 가는 탓에 이 노선을 탔을 때 기사아저씨가 아무 반응이 없으면 정말 다행인 그런 수준이었습니다. 게다가 하루 2번밖에 다니지 않는다는 점도 난도를 팍팍 높이고 있었죠. 그분이나 석준형조차 좋은 기억이 없는 노선일 정도니 저도 많은 고민을 했지만, 우방아이유쉘아파트에 내린다는 승부수를 띄우며 카드를 찍고 버스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기사아저씨께서는 카드 찍고 타는 저를 보고도 어디 가냐는 질문을 하지는 않더군요.

 

 

[백성운수 1-4번(하나로마트~(←시민회관,봉산로터리,서인사거리),한경대,이마트,대덕면사무소,중앙대입구→신두리→농협연수원,구 공도정류장→중앙대입구 이하 역순)][1450]
하나로마트 1510 출발 - 이마트 1512 - 중앙대입구 1518 - 문기 1522 - 대신두리(회차) 1527 - 농협연수원 1531 - 공도우방아이유쉘아파트 1533

 

이리하여 오후 3시 10분에 달랑 저 1명만 태우고 출발하게 된 버스는 정류장이든 뭐든 신경쓰지도 않고 중앙대입구까지 슬슬 달리기만 했습니다. 그 백성운수조차 2020년대에 들어 과속은 많이 줄어든 현실이라 이 노선 역시 슝슝 달리는 게 아니라 슬슬 달린다는 표현을 쓸 정도로 속도가 순화(?)되었는데, 그래봤자 속력밖에 차이나는 것은 없으니 호박에 줄 긋고 수박이라고 하는 그런 꼴이었죠. 솔직히 평택~공도~안성 38번 국도 라인을 달리고는 있지만, 누가 하루에 꼴랑 2번밖에 안 다니는 이 노선을 알아보고 탈까요. 만약 타려는 사람이 있어도 기사아저씨가 쫓아낼 게 뻔할 뻔자일텐데 말입니다(평택 가요? → 안 가요.  공도 가요? → 이거 신두리 가는 차니까 딴거 타요). 그냥 공도에서 오가는 걸로 하면 될 거를 굳이 안성 출발을 고집하니 이것도 건천리 7-3번과 마찬가지로 그저 억지로 운행하고 있는 노선임을 방증하는 사례가 되는 것이죠. -ㅅ- ㅋ  병신같이 노선을 만드니까 승객이나 기사나 서로 난리지 -ㅅ- ㅋ

 

 

버스는 문기를 지나 신두리 쪽으로 좌회전을 하였고, 대신두리에 도착한 버스는 정류장 시설을 끼고 한 바퀴 도는 것으로 회차를 하는데 여기에서 손님 두 명이 타더군요. 여기까지는 왕복2차로였는데, 신두리를 나와 지나가게 된 농협연수원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 버스로는 하루 2번 지나가볼 수 있는, 신두리 가는 길.

 

▲ 신두리로 GO!

 

▲ 대신두리 버스 회차지. 지금 차가 막차라니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인지...

 

▲ (2장 모두) 역시 신두리 노선의 단독구간인 농협연수원 앞길의 모습. 왕복2차로인 상태였습니다.

 

 

석준형이 탔었을 때는 농협연수원 앞길이 1차로였다는데 그새 확장이 되었나 봅니다. 그런데 막상 길도 좋아졌는데 버스는 하루 2번 그대로이니, 이쯤되면 정말 안성시에 속한 곳인데도 내놓은 자식 취급하는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죠. 사실 공도는 안성 땅이지만 평택 생활권이나 다름없다보니 평택시 공도읍이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상황일 것이고, 그런 만큼 안성시청 그리고 안성시내 유지들과는 사이가 그닥 좋지 않은 지역으로 예상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지... 공도읍 시가지가 아닌, 변두리 마을 주민들은 오늘도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

 

시간을 보던 저는 한 가지 고민을 하게 되었고, 그러거나 말거나 계속 직진을 하던 버스는 오후 3시 33분에 저를 우방아이유쉘아파트에 내려주고 떠났습니다. 이제는 태화프라텍 521번을 탄다는 계획을 발동시킬 시점이 찾아왔고, 그러려면 성환으로 가야 했는데 안성으로 가서 성환으로 갈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던 겁니다. 안성에 가면 201번을 타고 입장으로 내려갈 수 있었는데, 시간 계산을 해보니 입장에서 성환으로 가는 161번도 맞아들어갈 각이었죠.

 

 

▲ 이제는 구 공도정류장으로 나가는 일이 남아있었습니다.

 

 

그런데 안성 방향으로 가는 버스들의 위치를 확인한 저는 울며 겨자먹기로 평택을 갔다가 성환으로 내려가는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201번은 봉산로터리에서 오후 4시, 오후 4시 22분에 있었고 그 중 오후 4시차를 타야 성환에 제때 도착할 수 있었는데, 안성으로 가는 버스가 오려면 5분 넘게 기다려야 했던 겁니다. 안성에도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있을지 장담을 못 하겠는데 인지사거리까지 또 가야하는 걸 생각하면, 아무리 봐도 201번 오후 4시차는 타기가 많이 어려울 각이었죠. 안성을 거쳐서 가든 평택을 거쳐서 가든 언젠가는 타게 되어있는 노선들로만 구성된 단순 외부 연결이지만, 그래도 둘 중에서는 평택보다는 안성 쪽이 더 재미가 있는데 참 마음대로 되질 않네요. -ㅅ- ㅋ

 

 

[백성운수 70번][환승]
구 공도정류장 1542 - 진사리입구 1547 - 평택대학교 1551 - 동방학교 1553

[서울고속 20번][환승]
동방학교 1600 - 평택시청 1605 - 평택경찰서사거리 1613 - 평택터미널 1615

 

그리하여 저는 오후 3시 42분에 도착한 70번을 타고 평택역을 향해 가게 되는데, 일렉시티가 걸리다보니 버스가 생각보다 정말 빠르게 갑니다. 버스 탄 지 불과 11분 지났는데 벌써 평택대를 지나버린 상황인데, 이렇게 가면 성환에서 시간이 또 너무 남아 버리는 게 문제입니다. 그래서 결국 동방학교에서 20번으로 환승하여 평택터미널로 가게 되었는데, 서울고속 차였지만 협진여객 급으로 생각보다 급하게 가더군요. 일부러 돌아가는 길을 택했는데 이런 속도면 아까 70번하고 뭐가 다른지 -ㅅ-;;;

 

어쨌거나 전철 시간도 확인할 겸 시간표들을 보는데, 평택터미널을 오후 4시 20분에 출발하는 천안 130번과 마침 시간이 맞더군요. 버스가 워낙 잘 달린 탓에 어느새 평택경찰서 바로 근처에서 신호를 받는 상황인지라 충분히 탈 수 있을 각이었습니다. 게다가 지금 130번을 타면 성환에서 제가 타야 할 220번에서도 환승을 받을 수 있었고, (좀 망설여지지만) 태화프라텍에서 521번도 무료환승을 받고 타는 짓도 가능하게 되기 때문에 저는 바로 130번을 타고 성환에 가는 것으로 낙찰하게 됩니다. ㅎㅎ

 

 

[천안 130번(성환터미널~대홍리,안궁리,유천동~평택터미널)][1500]
평택터미널 1619 도착, 1620 출발 - 유천2리 1625 - 안궁5리 1627 - 대홍5리 1631 - 성환터미널 1636


평택터미널에 도착하니 오후 4시 15분이었고, 저는 서둘러 길을 건너 130번 타는 정류장을 향해 몸을 옮겨보게 됩니다. 버스는 출발시간인 오후 4시 20분 다 되어서 오는데 레스타가 오더군요. 이번에는 손님이 2명 탔는데, 유천동에서 다 내려버리고 성환까지 저 혼자 가게 됩니다. 버스조차 텅텅 비어 다닐 지경이니 평택역~성환역 사이에 전철역이 또 생길 리가 없죠. -ㅅ- ㅋ

 

▲ 이번에도 경기도를 나와 천안으로!

 

▲ 2주 전, 저와 석준형이 귀갓길에 110번을 탔던 대홍5리 정류장.

 

 

130번 역시 저번에 탔던 110번과 똑같이, 성환역을 경유하지 않고 오후 4시 36분에 바로 터미널로 들어가버리더군요. 제가 타야 할 220번은 오후 5시 20분에 출발하기 때문에 단 5분이라도 늦게 도착했으면 했는데, 기왕 성환을 오는거면 역도 좀 들러주지 -ㅅ-;;

 

어쨌거나 저는 터미널 바깥 분식집에서 오뎅 그리고 국물로 요기를 하고(와본 지 3주일이 다 되어가는 탓인지 아주머니께서 저를 기억하진 못하시고 -ㅅ- ㅋ), 화장실도 들러준 다음 대합실에서 TV도 봐가며 시간을 보내다가 승차홈 건너편 정류장쪽에 주차되어 있던 220번을 타게 됩니다. 천안, 아산은 환승대기시간이 45분이었기 때문에 카드를 대니 환승이 되더군요. 수도권이었다면 짤없이 요금 또 내야 했을텐데 이건 그저 나이스죠 ㅋㅋ

 

▲ (3장 모두) 성환터미널 버스 시간표.

 

▲ 경기도 버스와 천안 버스의 만남. 아산 버스가 있었더라면 완벽한 성환터미널 삼총사가 됐을 텐데요. -ㅅ- ㅋ

 

▲ 제가 타게 된, 신휴3리 가는 220번.

 

 

[아산 220번(성환터미널~성환10리,성환역,매주3리,석곡리,쌍용초교,신휴2리~신휴3리)][환승]
성환터미널 1720 출발 - 성환역 1724 - 매주3리 1726 - 율금리,두진아파트입구 1728 - 석곡리 1731 - 쌍암리 1733 - 쌍룡초교 1734 - 신휴2리회관 1738 - 신휴3리,구부엉골 1740

 

220번은 성환에서 아산으로 가는 240번과 똑같이 가다가 쌍룡초등학교에서 신휴3리로 빠지는 노선입니다. 공단인데도 불구하고 태화프라텍은 버스로 접근이 까다로운 곳이라 고민하다가 타게 된 노선이었지만, 단독 구간도 있긴 하기 때문에 지금 타두어서 나쁠 것은 없었죠. 그런데 아산으로 가는 게 아니라서 그런지, 터미널은 물론 성환역에서도 사람들이 아무도 타질 않더군요. ㅜㅜ

 

그나마 아산 가는 줄 알고 잘못 타는 손님들은 없는 게 다행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버스는 전에 석준형과 함께 지나갔던 두진아파트를 지나 남서쪽으로 계속 달리기 시작했고, 석곡리를 지나니 곧 천안/아산 시경계가 나오는 것도 보게 됩니다. 성환~석곡리 114번은 중복이라 탈 필요가 없게 되어 나이스였죠. ㅋㅋ

 

 

▲ 천안, 아산 시경계.

 

▲ 나름 교통 요충지인 쌍룡초등학교 앞 사거리.

 

 

쌍룡초등학교 사거리에 이른 버스는 우회전을 하게 되었고, 안내방송에 드디어 신휴리라는 지명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곧 신휴2리마을회관 쪽으로 우회전을 틀어 들어가는데 쩌는 길이 꽤 일품이었죠. ㅋㅋ

 

 

▲ 충청남도 아산시 음봉면 신휴2리 마을회관. 220번 외에도 230번, 마중버스인 50, 58번도 지나갑니다. 다들 시간은 정말 안 맞지만 -ㅅ-;;;

 

▲ 신휴리의 쩌는 1차로 길. ㅋㅋ

 

 

그런데 신휴2리 마을회관을 지난 버스가 쩌는 길을 달리는 건 좋았는데, 조그만 다리를 건너자마자 바로 우회전을 해야할 버스가 그냥 쭉 직진을 하여 신휴3리로 바로 가버리더군요. 신휴1리,구부엉골 정류장을 경유하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220번은 들어오는 방향과 나가는 방향 모두 경로가 똑같은 노선인데 굳이 여기서도 이래야 할 필요가 있는지 ㅜㅜ

 

신휴1리,구부엉골을 들르지 않은 버스는 오후 5시 40분이 되어 신휴3리 버스종점에 멈춰서게 되었고 저는 하차태그 없이 바로 버스에서 내리게 되었습니다. 하차태그를 하면 이따 태화프라텍에서 521번을 탈 때 환승을 받을 수 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거기서 환승을 받는다는 것은 너무 상남자다보니 말이죠. -ㅅ- ㅋ

 

 

[도보]
신휴3리,구부엉골 1740 - 신휴1리 1745 - 신휴3리,구부엉골 1753 - 태화프라텍 1801

 

아무튼 이 사건 때문에 저는 신휴3리에 정차해버린 버스를 두고, 예정에도 없이 220번 운행경로를 따라 한 바퀴 돌아야만 했습니다. 태화프라텍에서 521번이 출발하는 시간이 오후 6시 5분이었고, 공차회송으로 태화프라텍까지 와서 운행을 시작할 게 뻔했기 때문에 미리 가있어야 되는 상황에서 이게 뭔 똥개 훈련인지 짜증이 밀려오더군요. 하지만 신휴1리,구부엉골 정류장 쪽으로 바로 가는 건 하필 이 220번만이 가는 단독 구간이라, 지금 해결해두지 않으면 가뜩이나 버스시간도 잘 안맞는 신휴리를 그거 때문에 한 번 또 와야 하거나 머리를 써야 하는 일이 생길테니 안 가볼 수도 없었습니다. -ㅅ-;;;

 

 

▲ (3장 모두) 신휴3리 버스 시간표.

 

▲ 신휴3리 종점에 정차한 버스. 원래는 저 오른쪽 길로 돌아서 와야 하는데 이게 무슨...-ㅅ-;;;

 

▲ 길은 쩌는데... 우째 버스가 이 길로 바로 오냐고요 ㅜㅜ

 

▲ 최선을 다해 서둘러 걷고 있는 본인(빨간색 동그라미). 회색으로 "신휴리"가 써있는 곳 바로 아래 파란 선이 220번 단독구간입니다. 버스가 빨간색 경로로 종점(검은색 동그라미 친 곳)을 들어와버리니, 시간도 없는데 참 미칠 노릇이었죠. -ㅅ-;;

 

▲ 충청남도 아산시 음봉면 신휴3리. 220번이 나갈 때 이 길로 달려갈 것입니다.

 

▲ 신휴1리,구부엉골 버스정류장.

 

▲ 220번 단독구간에 접어들며 신휴3리 버스종점 방향으로 찍어본 사진. 가운데쯤에 제가 탄 버스가 있는데, 예정에도 없이 버스를 두고 한 바퀴 돌아야만 하니 어이가 없었죠. -ㅅ-;;

 

▲ 길은 이렇게 쩌는데 ㅜㅜ

 

 

태화프라텍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놓치면 나오기가 빡세지기 때문에, 어이없음을 느끼면서도 열심히 걸으며 버스종점을 살펴보니 예상대로 버스는 출발하지 않고 우뚝 서 있더군요. 오후 6시에 출발하는 차였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였지만 정말 뻘쭘함 그 자체였습니다. 하지만 버스가 출발하기를 기다릴 시간은 없었기 때문에 오후 5시 53분에 버스를 지나친 저는 신휴3리를 나와 바로 태화프라텍으로 걸음을 옮기게 되는데, 이곳이 아산테크노밸리와 바로 인접해 있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집들이 많고 자동차들도 많이 지나다니더군요. 편의점(...)까지 있는 걸 봤으니 말 다했죠 뭐. 막상 아산테크노밸리로 가는 대중교통은 생각보다 시궁창이라는 점은 어이가 없었지만 말입니다. -ㅅ- ㅋ

 

 

▲ 신휴3리 마을회관에서 보게 된 또다른 1차로 길. 마중버스 50번이 이 길로 신휴리에 오더군요. -ㅅ- ㅋ

 

▲ 현재 시간 오후 5시 58분. 고지가 멀지 않았습니다.

 

 

서둘러 신휴3리를 빠져나온 저는 오후 5시 58분이 되자 드디어 태화프라텍 버스정류장이 눈앞에 보이는 지점에 도달할 수 있었는데, 아직 버스가 오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상황 구분 못하고 오줌이 마려워지니 참 마지막까지 타기 어려운 521번이었지만 때마침 옆 건물에 화장실이 있어 서둘러 일을 해결하고 정류장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태화프라텍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니 오후 6시 1분이었고, 평일이라 그런지 이미 2명의 승객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더군요. 어쨌든 출발시간인 오후 6시 5분 이전에 정류장에 도착을 했고, 아주머니 한 분과 젊은 여자 한 분이 저보다 먼저 와서 버스를 기다리기까지 했으니 이제는 정말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21번을 타고 평택역에 가면 때마침 오후 6시 55분에 있는 급행 시간이 너무 잘 맞아들어가기 때문에 정말 기분좋은 귀갓길이 기다리고 있었죠.

 

 

▲ 아산 521번의 종점인 태화프라텍. 2022년 8월 현재는 521번이 없어지고 531번이 여기까지 들어와 회차를 하는데, 이곳에 버스가 오는 시간은 그때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나지는 않습니다.

 

▲ 제가 걸어왔던, 신휴3리 방향. 버스는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오후 6시 5분이 지났는데도 버스가 보이질 않더군요. 평택터미널에서는 오전 7시 40분, 이곳에서는 오후 6시 5분에 출발하여 각각 편도운행을 하는 노선이니 여기서는 분명 공차회송으로 차가 올 것 같은데, 5분이 지나고 10분이 다 되어가도 버스가 오질 않으니 뭔가 낌새가 이상합니다. 몇 분 후에 어플을 돌려봤더니 위치가 나오고 있었고 계속 버스가 평택 쪽으로 가는 것 같은데, 이게 어떻게 된 거지??????

 

같이 기다리던 아주머니도 뭔가 이상함을 느낀 듯 제 핸드폰을 빌려 버스회사에 전화를 해보는데, 아주머니가 말을 못하는 건지 직원이 말귀를 못 알아듣는 건지 뭔가 미덥지가 못했습니다. 일단 이야기 하는 걸 짐작해보니 원래 운행하기로 한 차량이 고장나는 바람에 대타로 다른 차가 투입이 되었는데, 대타 기사가 태화프라텍까지 와보지도 않고 위에 정류장에서 그냥 출발해버린 상황이었죠.

 

 

 

그렇습니다.

태화프라텍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저와 아주머니, 그리고 젊은 여자는 정말 크게 통수를 맞은 겁니다. 521번 이거, 다음 버스가 있는 것도 아니고 정말 여기서 이 시간에 딱 한번 있는 게 다인데 이래도 되나요? -ㅅ-;;; 

 

석준형에게도 이 이야기를 했더니 정말 어이없어하는데, 아아 아산....ㅜㅜ

불친절하고 난폭 운전한다고 말 많은 천안도 결국 시내 교통체증과 기사들의 열악한 환경 등으로 인한 운행 태도가 문제가 된 것일 뿐, 이런 식으로 멋대로 빼먹는 짓은 안 하는데;;;

 

그 사이 아주머니께서 나름 직원과 이야기가 된 듯 뭐라고뭐라고 하긴 했으나, 아무리 봐도 회사에서 521번 기사에게 연락을 해줄 것 같지도 않더군요(해주는 게 정상 같은데 -ㅅ-;;;). 그런데 전화를 끊은 아주머니께서 제게 핸드폰을 돌려주더니 갑자기 위쪽으로 올라가기 시작하는 겁니다. 아니, 제 핸드폰까지 빌려전화를 했으면서 버스회사 쪽에서 뭐라고 했는지는 간단히 말이라도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ㅅ-;;

 

 

▲ 분명히 버스위치는 잘 나오고 있고 버스도 앞으로 잘 가고 있는데, 정작 태화프라텍에 있던 저는 버스 오는 걸 보지도 못했습니다. 저거 하루 한번짜리인데 통수를 때릴 게 따로 있지 저걸 통수 때리다니... -ㅅ-;;;

 

 

[도보]  ※ 중간에 눈길이 있어 도보 속도 느려짐.
태화프라텍 1810 - 한화테크엠 1830 - 이녹스1843 - 운용공원 1853

 

막판에 정말 통수를 거하게 맞은 것도 짜증나는데 아주머니까지 저러니 결국 화가 치밀어오른 저는 아주머니를 따라 재빠르게 위쪽으로 걸어가게 되었고, 금방 아주머니를 앞질러 버리게 되었습니다. 젊은 여자에게는 미안했지만 이곳은 수도권이 아니다보니 버스가 꼭 많다고 보기도 어려운(물론 아산은 충청남도 기준으로만 본다면, 버스가 곧잘 다니기는 합니다만...) 환경이라 정말 저도 더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죠.

 

어쨌든 더러워서 521번 이거 다시는 안탄다고 생각한 저는 521번을 걸어서 해결하기로 하고, 운행경로를 따라 위로 쭉 올라가게 됩니다. 아주머니가 어떻게 되든말든 위쪽으로 계속 걸어가니 어느새 아주머니는 저 멀리 점이 되어 사라져 있었죠. 시간표를 찾아보니 둔포에서 오후 6시 50분에 200번이 있었고 그 반대는 한참 기다려야 했는데, 운용공원에 오후 7시까지 가서 버스를 타면 성환역에서 전철을 타고 집으로 갈 수 있기에 열심히 걷는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 어둠이 내리고 있던 아산테크노밸리.

 

▲ 차들이 지나다니긴 하는데, 뜸하게 다니다보니 자동차나 보행자나 신호위반을 하기 딱 좋은 상태였습니다.

 

▲ 그새 둔포 근처까지 가버린 버스. 이 시간에 저 장소면 제가 처음 계획했던 대로 평택역에서 오후 6시 55분 급행은 정말 아무 문제없이 타는건데, 진짜 어이없는 아산입니다. 깔 꺼면 이런 거나 좀 까라 좀...-ㅅ-;;

 

▲ 한화테크엠 버스정류장.

 

 

그런데 한화테크엠 정류장을 지나 계속 위로 올라가니, 아까까지는 걸어갈 만했던 길 상태가 안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눈이 녹지 않고 쌓여 있는 곳들도 있었고 빙판이 되어 있는 곳들도 보이기 시작했던 겁니다. 눈 온 지가 며칠 지났는데도 길 상태가 이러니 위험할 것은 불 보듯 뻔했는데, 길에 차들만 가끔 지나다니고 사람은 전혀 보이지도 않는 이런 곳에서 다리라도 다쳐 움직이지 못하게 되면 정말 답도 없기 때문에 한발 한발 신경쓰면서 천천히 이동해야만 했습니다.

 

 

▲ 급격하게 안 좋아지기 시작한 길 상태. 여기서 운용공원 정류장까지 가는 내내 눈이 잔뜩 쌓여 있었고, 빙판이 되어버린 곳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 운용공원까지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운용공원은 가는 내내 길에 사람이라고는 전혀 보이지도 않았던 아산테크노밸리를 탈출할 수 있는 곳이었죠.

 

▲ 이곳이 어플에 나오던 이녹스 정류장입니다. 2022년 8월 현재는 오는 버스가 없는 상태더군요.

 

▲ 이녹스 정류장의 이름 유래가 된 이녹스 첨단소재 사옥. 아직 불이 켜져 있는 걸 보면 건물 안에 사람은 있는 것 같은데, 생산부 직원들이 야근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드디어 이정표에 운용공원이 보입니다. 이제는 살았습니다. ㅋㅋ

 

 

이녹스 정류장을 지나니 곧 운용공원으로 가는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왔고, 저는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천천히 이동하게 됩니다. 버스는 오후 6시 50분이 되어야 출발하는데 현재 시간은 오후 6시 46분이었기 때문이었죠. 그런데 이때 지나간 마지막 도보길이 제일 대박일 거라고는 생각조차 못했는데, 이쪽은 아까 보았던 길들보다 눈이 더욱 많이 쌓여 있어서 발로 밟을 때마다 뽀드득 소리가 날 지경이었던 겁니다. 

 

 

▲ 마지막까지 정신을 놓으면 안 된다는 말은 진리더군요. 휴 ㅋㅋ

 

 

그래도 이런 길은 급하게 뛰지만 않는다면 어느정도 마찰력이 있기 때문에(진짜 문제는 눈이 녹았다가 다시 얼어버려 빙판이 되어버린 상태죠), 미끄러지지 않게 아까처럼 신경을 쓰면서 천천히 이동하면 된다는 점이 다행이었습니다. 어쨌든 저는 오후 6시 53분에 겨우겨우 운용공원 정류장에 도착하게 됩니다. 이제는 오후 7시쯤 도착할 200번을 타고 성환역으로 이동하면 되었기 때문에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죠.

 

 

▲ 결국 도착한 운용공원 버스정류장. 버스도 둔포농협을 출발한 상황이라 기다리기만 하면 됩니다.

 

 

[아산 200번(둔포~이지더원,운용공원,신방초교,성환고교,성환역,삼풍A~성환터미널)][1500]  ※ 둔포농협 1850 출발
운용공원 1903 - 신방리 1908 - 왕림2리 1913 - 성환역 1918

 

그 망할 521번 때문에 이게 뭔 고생인가 싶었지만, 그래도 눈길을 뚫고 다른 버스를 탈 수 있는 장소까지 무사히 나온 것이 참 다행인 일이었습니다. 어쨌든 521번 운행경로 그대로 운용공원까지 걸어온 덕택에 521번은 더 이상 안 타도 되는 상황이어서 골칫덩이 하나 덜게 되었고 말입니다. -ㅅ- ㅋ

 

버스는 제 예상보다 약간 늦은 오후 7시 3분에 운용공원에 도착하였고, 저는 무사히 성환역으로 가게 됩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성환역에서 무궁화호를 5분 차이로 못 타게 된 것은 물론, 수원역에서 오후 8시 9분에 있는 수인분당선 인천행 열차와도 잘 맞지가 않게 되어버렸다는 것이지만요.

 

 

▲ 이제는 성환으로! 생존 성공을 알리는 이정표가 되었죠. ㅋㅋ

 

▲ 경부선을 타고 충청남도에 들어오면서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역인 성환역. 오늘은 이렇게 사진으로 남겨보게 되는데, 이렇게 보니 역이 제법 멋지게 보이네요. ㅋㅋ

 

 

오후 8시 9분차 다음에는 오후 8시 45분차인데 -ㅅ-;;;

그래서 이번에는 평택역까지 전철을 타고 간 다음, 거기서 오후 7시 46분에 있는 무궁화호를 타고 수원역까지 이동하게 되었으나 막상 무궁화호도 이번에는 수원역을 딱 오후 8시 9분에 도착하는 바람에 ㅜㅜ 물거품이 되고 맙니다. 그나마 직행좌석버스가 되고 나서야 급행화가 이루어진 안산~수원 좌석버스도 오려면 다들 2~30분씩 넘게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 결국 저는 11번을 타고 귀갓길에 오르는데, 진짜 이게 다 그 521번이 가져온 나비효과인 거였죠. -ㅅ-;;;

 

막판에는 참 어렵고 좆같은 귀갓길이 되었지만, 그래도 어쨌든 소득은 꽤 있었던 그런 시승이었네요. -ㅅ- 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