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저 혼자 시승을 나가는 날.
우리의 미대생이자 마술사인 석준형은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집에서 쉬게 되었고(역시 세상에는 정말 개같은 인간들이 많은 게 현실이죠), 저는 이럴 때 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잔당 노선들을 타러 시승을 떠나게 됩니다. 이번에는 여주 대신 안성을 택하게 되었고, 언제나처럼 저는 전철을 타고 평택을 갔다가 오전 9시에 출발한 70번을 타고 안성으로 가게 되었죠.
[백성운수 70번][환승]
평택터미널 0859 출발 - 구 공도정류장 0920
1호선 전철이나 무궁화호로 평택역을 왔다가 안성 가는 버스를 탄다.
이 루트는 중앙대 안성캠퍼스나 한경대, 동아방송예술대 등 안성에 학교가 있는 분들이라면 지겹게 이용해보았을텐데, 저도 맨날 이 경로로 안성을 가다보니 지겨울 지경입니다. 하지만 용인을 거쳐 가자니 22-1번을 타도 안성까지 1시간 10분은 잡아야 되는데다, 배차간격도 우한 폐렴 이후 2배로 길어진 50분 간격이라 부담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죠. 물론 제가 배차간격 50분짜리에 벌벌 떠는 정도는 아니니 타는 것 자체야 어렵지 않지만, 안성 도착 이후 다음에 탈 노선을 결정할 때 아주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수원~안성 시외버스가 전환된 8200번이 있다지만, 수원시청 사거리를 서지 않는다는 것이 참 크게 다가오기도 했고 말입니다. 빨간버스로 바뀌었으면서 왜 아직도 시외버스 시절 정차 정류장만을 고수하는지 답답했죠. 허 사장님 보고 있나?
오늘 계획은 기동리(38)와 북좌리(15-1) 버스를 타는 부분까지 석준형이 짜다가 말았고 그 이후는 제가 채워넣게 되는데, 전부 성공만 하면(불가항력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께) 사동과 쌍령, 주정동이라는 정말 큰 산까지 전부 타보게 됩니다. 오늘의 계획상 저는 70번을 타고 공도까지만 가게 되는데, 그나마 이번에는 안성까지 가는 게 아니라는 게 다행이었죠. 근데 앞으로도 70번은 더 타야 한다는 건 안비밀 ㅜㅜ
공도에 내리니 오전 9시 20분이었고, 양성으로 가는 7-7번은 오전 9시 42분에 등장합니다. LED에는 다른 번호가 나왔지만 틀림없는 7-7번이더군요.
[백성운수 7-7번(공도시외버스정류장~금호어울림1단지,신기,방신1리,덕봉리,(→송말,삼암1리마을회관,송말),덕봉서원~양성터미널)][환승] ※ 공도시외버스정류장 0940 출발
구 공도정류장 0942 - 한국폴리텍대학 0945 - 신기 0948 - 반제리 0949 - 덕봉리 0952 - 송말 0958 - 삼암1리마을회관앞(회차) 0959 - 덕봉리 1003 - 양성터미널 1006
하루 한 번만 운행하는 이 노선은 공도에서 양성으로 갈 때에만 송말과 삼암1리를 들른다는 특징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걸 타는 순간 양성까지는 무조건 가야 했죠. 사실 양성이나 고삼 노선들을 타보게 되면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특징이 있었고, 송말과 삼암리는 1-6, 1-9번이 들러주는 동네라 상당부분 중복이 되기까지 하므로 처음에는 이 7-7번을 타는 것이 그리 내키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노선이 계획에 들어가게 된 것은, 삼암1리 마을회관에서 회차하며 들르게 되는 깨알같은 길 때문이었으리라 생각하며 저는 버스에 오르게 되었죠. 어쨌든 이번 기회에 송말도 보고요. ㅋㅋ
공도를 나온 버스는 양성을 향해 북동쪽으로 쭉 달리기 시작했고 덕봉리에서 송말 쪽으로 우회전을 하는데, 곧 생각보다 쩌는 1차로 길이 등장하더군요.
생각보다 쩌는 길에 감탄이 나오더군요.
이 길로 1-6번도 왔다갔다할텐데, 1-6번은 지금 타고 있는 카운티보다 큰 차종인 그린시티로 다니는 노선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쩌는 걸 느낄 수 있을 것 같았죠.
송말을 나온 버스는 직진을 하다가 삼암1리 마을회관을 끼고 회차를 합니다. 그런데 이 마을회관을 끼는 길이 깨알같은 1차로 길이다보니 7-7번은 후회할 선택지가 아니었습니다. 1-6번과 중복이 됨에도 굳이 7-7번을 넣었던 것은 다 이유가 있는 것이었고 말입니다. 1-6번이야 전에 여주에서 그랬듯 제가 요령껏 해결하면 되니 이후 시승의 부담을 덜게 되었죠. 오우~ 혁님~! ㅋㅋ
7-7번은 운행횟수 그리고 양성 방향으로 타야만 하는 제약을 빼면 전혀 어려운 게 없다보니, 경기도라고 마냥 만만히 보면 안되는 특징이 있는 안성의 오지노선들 치고는 타기가 정말 어렵지 않더군요. 경기도만 해도 기종점 모두가 다른 노선버스들이 많은 곳이라 시간만 맞추면 부담 없이 쉽게 탈 수 있는 오지노선들이 생각보다 많은데, 그런 노선들 시승기조차 없는 냐잉한 현실도 다시 느끼게 되었지만 말이죠. 보고 배워라 좀
송말의 쩌는 길을 다시 경유하여 덕봉리로 빠져나온 버스는 오전 10시 6분에 양성터미널에 도착합니다. 양성은 몇 번 와본 적이 있었지만 오전 10시 겨우 넘은 이 시간에 와보기는 정말 처음이었죠. 안성으로 가는 22-1번은 용인터미널을 오전 10시에 출발했을 거고, 지금쯤이면 신기마을 입구쯤 있을테니 오래간만에 만두집을 가보기로 합니다. 가게 문은 열려 있었지만 아직 찜기 압력이 충분히 올라오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이 때문에 좀 기다려야 했지만 버스 시간까지 잡아먹을 정도는 아니어서 기다렸다가 만두를 먹게 됩니다. 1인분에 4500원인데다 양도 생각보다 꽤 되다보니 한 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었죠. 편의점에서 물이나 음료수를 사서 같이 먹어도 되니까요. ㅋㅋ
편의점에서 마실 것을 사고 만두를 먹는 동안에도 22-1번은 이쪽을 향해 계속 달려오고 있었고, 저는 어플로 버스 위치를 체크하며 식사를 해결합니다. 우한 폐렴 이후 22-1번의 배차간격은 50분이기 때문에 다음 도착 예정 버스는 없다고 나오는 압박이 찾아오지만(용인터미널~양성터미널은 40분 정도 생각하면 됩니다), 이런 건 이미 숱하게 봤었기 때문에 버스가 도착할 시간에 맞게 먹는 속도를 조절할 뿐이죠. 어플을 통해 오지노선들의 버스 위치를 찍어보면 기점에서 나온 버스가 종점을 찍고 다시 기점으로 돌아가는 도중 다음 차의 위치가 뜬다거나, 종점까지 왕복을 마친 뒤로도 시간이 꽤 지나서야 다음 버스의 위치가 뜨는(...) 것은 정말 너무나도 자주 볼 수 있었던 겁니다. -ㅅ- ㅋ
22-1번은 오전 10시 39분에 나타나게 되었고, 환승시간이 끝나기 일보 직전이라 걱정했는데 천만 다행히도 카드를 대니 환승 처리가 됩니다.
[경남여객 22-1번][환승] ※ 용인터미널 1000 출발
양성터미널 1039 - 명당1리 1044 - 신령리입구 1048 - 이마트앞 1056 - 한경대 1059 - 구 안성터미널 1100
안성터미널에서 양성터미널까지는 25분 잡으면 되는데, 이번에도 그 공식은 변하지 않아 버스를 탄 지 20분만에 안성 구터미널에 내릴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 탈 기동리 가는 버스는 오전 11시 40분에 있었기 때문에 저는 천천히 인삼농협으로 슬슬 걸어가게 되었죠. 그래봤자 안성시내가 그리 크지 않다보니 5분 남짓이면 갈 수 있었지만...
[백성운수 38-1번(인삼농협앞~서인사거리,봉산로터리,안성터미널,거리실마을,(↔삼강),상삼경로당,사솔마을입구,기솔리~기동마을)][1450]
인삼농협앞 1140 출발 - 봉산로터리,안성시청 1144 - 안성터미널 1147 - 양협 1150 - 삼강(회차) 1154 - 마전1리,덕계실 1157 - 사솔마을입구 1200 - 기동종점 1203
버스는 서인사거리로 간 이후 37번과 똑같은 경로로 가다가, 양협에서부터 본격적으로 마을 안길을 달리기 시작합니다. 그동안 37번이나 370, 380번 등을 타고 지나갔던 큰길 바로 옆쪽으로 난 길로 버스가 가니 참 묘한 느낌이 들더군요. 역시 남들이 많이 가는 길쪽으로 가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됩니다.
38번 국도가 오른쪽 차창 저만치 멀리 보이는 가운데, 버스는 오전 11시 54분에 삼강마을을 경유합니다. 삼강은 방향 상관없이 다 들어간다는 정보가 있는지라 걱정하지는 않았습니다만, 버스 안에 승객이라고는 저와 어르신 한분뿐인 상황이라 가준 것만 해도 고마운 일이었죠. 그냥 왕복2차로 도로를 따라 들어갔다가 다시 나오는 형태라서 평범한 모습이었으나, 만약 안 들어간다면 나중에 또 와야 하는 거다보니 말입니다. -ㅅ-;;
삼강을 나온 버스는 기동마을을 향해 산 속으로 깊이깊이 들어가기 시작했는데, 이쪽도 종점까지 쭉 왕복2차로 도로가 나 있었고 종점 직전 진입로만 살짝 1차로였습니다. 버스는 오후 12시 3분에 종점에 도착하여 회차를 하였고, 기사아저씨께서 버스 안에 계속 있다보니 저는 멀찍이서 종점에 버스 서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박고 지체없이 바로 발걸음을 옮기게 됩니다.
[도보]
기동종점 1203 - 북좌리 1245
버스 타고 왔던 길을 다시 거슬러 내려가니 곧 동아방송예술대 쪽으로 나가는 길과 갈라지는 삼거리를 볼 수 있었고, 마침 주변에 언덕이 있어 그쪽으로 잠시 피신을 하게 됩니다. 버스가 오후 12시 10분에 나가는데, 그냥 걷다간 타고 왔던 버스를 무조건 다시 만나기 때문이었죠.
제가 타고 왔던 버스가 다시 안성으로 돌아가는 걸 확인한 저는 다시 슬슬 걷기 시작합니다. 오후 1시 45분까지 북좌리로 가야 했는데, 너무 시간이 많이 남다보니 급할 것이 전혀 없었습니다. 산의 맑은 공기도 마시며 천천히 가니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었죠.
오후 12시 32분이 되자 드디어 북좌리로 가는 길을 만나게 되는데, 바로 보이는 언덕 하나 넘으면 바로 북좌리인데다 버스 회차지도 그리 멀지가 않더군요. 버스가 안성에서 "출발" 하려면 아직도 50분이나 남은지라 더욱 천천히 걷게는 됩니다만, 그래도 시간이 너무 남을 각인 것은 어쩔 수가 없었죠. 제법 가팔랐던 언덕을 뛰어서 넘어가야 하는 일은 없다는 걸 감사하게 생각하게 되지만 말입니다. ㅋㅋ
북좌리 입구에 도착하니 오후 12시 42분이더군요.
정말 천천히 가도 버스가 오기까지 아직도 한 시간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 시간 떼우는 것도 일이었지만 할 수 없었습니다. 앉을 데가 진짜 마땅히 보이질 않아서 이리저리 시간을 보내다 회차지에 들어가보니 정류장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처음에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거기 앉아 있었더니 시간이 지나자 정류장 바로 근처의 집들에서 사람들이 하나씩 하나씩 정류장으로 나오더군요. 그런다고 일어서서 다른 곳 가버리면 그것대로 이상한 놈으로 보일 수도 있으니 진퇴양난이었지만, 어쨌든 버스 시간도 되어가니 나왔나보다 싶어 저는 그대로 앉아 핸드폰을 보게 됩니다. 정류장으로 나온 주민들도 마침 저와 같은 생각을 했는지, 정류장에 앉아 있는 저를 보고도 투명인간(...) 취급하여 다행이었지만 나름 아찔한 경험이었죠. -ㅅ-;;
버스 시간이 많이 남은데다 앉을 만한 장소가 도무지 보이질 않아서 정말 어쩔 수 없이 들어온 거였지만, 역시 종점으로 미리 들어가 있지 않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법이었죠. 다음에는 버스 시간 맞춰 마을로 들어갈 것을 다짐하며 시간을 보내니 오후 1시 41분에 드디어 버스가 나타납니다. 오우~ 혁님~! ㅋㅋ
[백성운수 15-1번(인삼농협앞~서인사거리,봉산로터리,보개우체국,곡천리,안성맞춤랜드,(→북좌리),복평리,신나는학교,신안리,상남~하남마을)][1450] ※ 인삼농협앞 1320 출발
북좌리(회차) 1341 - 복평리 1347 - 구 보개초교입구 1348 - 신안리 1351 - 하남 1355 - 회차지 1356 도착, 1359 출발 - 하남 1400 - 상남 1402 - 신안리 1404 - 구 보개초교입구 1407 - 복평리 1409 - 안성맞춤랜드 1412 - 곡천리 1414 - 방축안 1416 - 보개농협,가사동 1420 - 봉산로터리 1421 - 서인사거리 1423
저와 함께 정류장에 있던 사람들도 버스를 이용합니다.
다들 어르신들인지라 저는 일부러 맨 마지막에 버스를 탔고, 맨 뒷자리에 앉아있게 되었죠. 북좌리는 한 번만 들르기 때문에 안성까지 계속 앉아 있어도 아무런 걱정이 없습니다. ㅋ
쩌는 길을 빠져나온 버스는 복평리로 나왔다가 하남마을을 향해 더욱 안쪽으로 깊이 들어가게 됩니다. 이쪽은 왕복2차로 길이었지만 상남을 지나 하남으로 가는 길이 개쩌는 1차로로서 아직 남아 있었습니다. 종점인 하남마을 정류장은 회차가 어려워 앞으로 더 전진했다가 회차하는 모습도 보게 되었죠.
버스는 회차지에서 시간을 맞춰 오후 1시 59분에 다시 출발하게 되었고, 하남 정류장을 다시 경유하니 오후 2시가 되더군요. 저번에 탔던 신계리 10-2번과는 다른 이유이긴 했지만, 버스가 회차지를 출발하는 원리만큼은 같았기에 어떻게 노선이 움직이는지 이해를 하게 되었죠.
정말 좋은 추억을 만들어준 하남마을을 뒤로하고 왔던 길을 다시 달린 버스는 안성맞춤랜드를 경유하며 안성으로 가는데, 와.... 안성시청으로 나가는 때에도 1차로가 있었으니 15-1번은 마지막까지 대박을 안겨주네요. ㅋㅋ
이번에는 사동으로 가는 50-2번을 타야 했는데, 50-1번 쌍지리 종점에서 안쪽으로 한 정류장 거리를 더 가는 노선이지만 참 고민을 하게 만든 그런 노선이기도 했습니다. 노선 자체가 어렵거나 하지는 않지만 쌍지리 가는 버스들의 특성 상, 나올 때는 다른 노선을 타야 하기 때문이었죠. 결국 저는 사동으로 먼저 들어갔다가 쌍령으로 걸어가서 버스를 타고 나온다는 계획을 세우게 됐었는데, 기존에 석준형이 짰던 앞부분에 자연스럽게 연결되니 이것보다 더 좋을 수는 없었습니다. ㅋㅋ
그리하여 저는 KFC에서 포장을 하여 바깥에서 식사를 해결하며 시간 맞춰 대천공판장으로 가게 되었고, 오후 2시 55분이 되자 사동으로 가는 50-2번이 등장하여 환승을 받고 승차하게 됩니다. 쌍지리 가는 노선들인 50-1, 50-2, 50-3번 모두 중형버스로 운행하는데, 소형버스인 카운티가 들어가다니 다소 의외더군요.
[백성운수 50-2번(안성터미널~봉산로터리,서인사거리,대천공판장,금석동,명덕초교입구,대갈리하갈입구,고삼,고삼초교,월향리,쌍지리~사동)][환승] ※ 안성터미널 1450 출발
대천공판장 1455 - 안청중교입구 1500 - 명덕초교 1505 - 대갈리,하갈입구 1508 - 고삼 1510 - 고삼초교 1511 - 월향리 1513 - 쌍지리 1516 - 사동 1519
시내를 나와 곧장 북쪽으로 이동한 버스는 대천공판장 출발 15분 뒤에 도착한 고삼에서 우회전을 하여 본격적으로 오지노선의 느낌을 팍팍 주며 쌍지리를 향해 달리게 됩니다. 아담한 고삼면소재지를 지나니 금방 산길이 나오는데, 쌍지리로 가기 전에 지나는 월향리는 의외로 동해안 어촌마을에 온 듯한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이런 분위기 정말 좋습니다. ㅋㅋ
월향리를 지나니 곧 쌍지리가 나왔고, 고삼부동산 적힌 삼거리에 정류장도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지도로 많이 보았던 장소인데 50-1, 50-2, 50-3번 모두가 경유하는 장소다보니(50-1번은 아예 여기가 종점) 참 신기한 곳이었다는 기억이 있었죠. 와보기는 이제야 와보지만, 이따 쌍령에서 오후 4시 10분에 나오는 50-3번으로 또 지나갈 예정인데다, 50-1번은 굳이 안 타도 되기 때문에 미소가 지어지더군요. -ㅅ- ㅋ
50-1번의 회차지를 지난 버스는 곧 좌회전을 하여 사동 쪽으로 들어가는데, 오우 이쪽은 1차로 길이었습니다.
[도보]
사동 1519 - 쌍령종점 1548
버스는 오후 3시 19분에 종점인 사동마을회관에 도착했는데, 이번에도 아까 기동마을처럼 기사아저씨께서 버스 안에 계속 있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종점 사진 한번 찍고 바로 쌍령으로 걸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하필 운전석 정면에 바로 보이는 길로 가야되다보니, 기사아저씨의 시선에 제가 자연스럽게 놓이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종점 사진 남기기가 정말 어렵더군요. 초보 시절이던 2009년의 일이지만 길 건너에 주차되어 있던 버스를 찍었다가 기사아저씨의 호출을 받았던 적이 딱 한번 있었는데, 까딱 잘못하면 그 일이 여기서도 벌어질 수 있으니 식은땀이 흐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ㅅ-;;
제가 지나간 것 때문에 깜짝 놀라버린 멍멍이가 짖어대는 소리를 뒤로하고 서둘러 사동마을을 빠져나온 저는, 쌍령으로 올라가는 도로를 찾아 걸어가게 됩니다. 다행히 바람이 많이 불지는 않았지만 산자락이다보니 썰렁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쌍령이 깊숙한 곳에 있다보니 사동에서 가도 거리가 제법 되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깊이 있지는 않는데다 버스 시간에 여유가 있어 빨리 걸을 필요는 없었다는 점이 천만다행이었습니다. 쌍령은 지금 거리로도 난도가 중급은 되는데, 만약 종점이 미리내성지나 천안 곡대급으로 깊은 곳에 있었다면 최고난도로 돌변하는 건 일도 아니니까 말입니다.
쌍령 종점까지 천천히 걸어올라가는데, 길 한구석에 강아지 시체를 보게 되었습니다. 아 시바 깜짝이야! 몸통 가운데가 짓이겨진 것을 보니 로드킬로 죽었다는 걸 알 수 있었는데, 가드레일이 있던 곳이라 주변에 마땅히 묻어줄 땅이 없어 그냥 지나가야 했죠. 로드킬로 죽은 뱀은 여러 번 본 적이 있었지만 강아지 시체를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구역질은 나지 않았지만 기분이 씁쓸하지 않을 수 없더군요. 독수리 등 다른 동물들에게 먹히게 될 것이 확실하니 말이죠. 시골은 간혹가다 로드킬이 발생하는데다, 쓰레기 수거하러 오는 사람은 있어도 도시마냥 빗자루 들고 다니는 환경미화원이 올 리도 없고 말입니다...
사동 종점을 출발한 지 30분이 지난 오후 3시 48분.
천천히 걸었던 탓에 30분만에 쌍령 버스종점에 도착합니다. 어플로 버스 위치를 확인하니 이제 고삼 도착 직전이었고, 오후 4시가 되어 그 모습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10분이나 쉬다 나가니 제법 오래 쉬는 편이더군요.
[백성운수 50-3번(안성터미널~봉산로터리,서인사거리,대천공판장,금석동,명덕초교입구,대갈리하갈입구,고삼,고삼초교,월향리,쌍지리~쌍령종점)][1450]
쌍령종점 1609 출발 - 쌍지리종점 1612 - 월향리,월동 1615 - 고삼초교 1616 - 고삼 1617 - 대갈리,하갈입구 1620 - 명덕초교 1623 - 안청중교입구 1627 - 대천공판장 1640
버스는 오후 4시 10분이 되자 바로 출발합니다.
제가 20분 넘게 걸어온 길을 단 3분만에 주파해 버리고 고삼 쪽으로 내려가는데, 쌍지리 삼총사 중 난도가 제일 높은 노선 둘을 해결하게 되니 기분이 좋더군요. 50-1번이 아직 남아있긴 했지만, 이건 대갈리 안을 들어가는 50-6번을 타면 자연스레 따라오기 때문에 굳이 탈 필요가 없으므로 더더욱 그랬죠. 버스는 50-1번의 회차지를 지나, 동해안 어촌마을 같은 느낌이던 월향리를 다시 보여주며 안성으로 입성합니다.
대천공판장에 내리니 오후 4시 40분.
쌍령에서 정확히 30분만에 도착하는데, 서인사거리에서 내려도 되지만 이미 다음 버스를 환승시간 내에 탈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구태여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죠.
이제는 대망의 주정동을 남겨둔 상황.
주정동은 제 시승기를 본 적이 있는 분들이라면 의문이 들 장소일 겁니다. 왜냐하면 주정동은 이미 한 번 등장한 바가 있는 장소이기 때문이죠(2020년 6월 20일 시승기 참고). 그런데 거길 또 간다니?
이유는 주정동에 오는 노선버스가 한 가지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번에 갔을 때는 산하리행 7-4번을 타고 주정동으로 왔지만, 7-4번이 다니는 길 반대쪽에서 주정동으로 접근하는 노선인 1-8번이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이 노선은 사실 공도산업단지의 출퇴근 노선이 주정동으로 더 가주는 것이기 때문에, 운행시간이 말 그대로 출퇴근 시간대에만 배치가 되어 있어 타보기 쉽지 않다는 특징이 있었죠. 운행횟수는 하루 3번이었지만 실질적으로 지금 시간의 버스가 아니면 도무지 탈 수가 없으니 나 이거야 원...-ㅅ-;;
어쨌든 이번에도 버스 시간까지 30분이 남아 있어 하나로마트까지 여유있게 걸어가보니(이제는 안성이 집처럼 느껴질 지경이네요 ㅎㅎ) 주정동 버스가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현재 시간이 오후 4시 51분이라 이 버스가 왜 여기에 있나 했는데, 오늘이 토요일이라는 걸 깨달은 순간 바로 이해가 되더군요. 오늘이 토요일이라 버스가 굳이 두원공고에서부터 출발할 필요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환승할인은 100% 받아갈 수가 있었죠. ㅋㅋ
[백성운수 1-8번((두원공고)~하나로마트,한경대,이마트,대덕면사무소,중앙대입구,대림동산,구 공도정류장,공도시외버스정류장,용머리초교,공도기업단지입구,입암~주정동)][환승] ※ 주말 및 공휴일은 하나로마트에서 출발
하나로마트 1710 출발 - 이마트앞 1712 - 중앙대입구 1718 - 문기 1723 - 퍼시스 1726 - 구 공도정류장 1730 - 주정동 1750
오후 5시 5분이 되자 기사아저씨께서 문을 열고 단말기에 노선 세팅을 하셨고, 저는 환승을 찍으며 바로 버스에 타게 됩니다. 간발의 차이로 1450원을 내고 안 내고가 갈리지만 오늘은 그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어 전체적으로 참 매끄러운 시승이었다고 느끼게 되었죠. 아까 기동마을 가는 38-1번에서는 환승시간이 지나서 1450원을 내긴 했지만, 그 전 버스에서 5회 환승이 끝난 상황이라 30분 안에 타더라도 어차피 내야 할 요금이었으니까요 뭐. -ㅅ- ㅋ
이번에는 기사아저씨께서 어디 가냐고 물어보셔서 주정동 간다고 대답을 했고, 오후 5시 10분에 버스는 바로 출발합니다. 공도까지 50번이나 70번과 100% 똑같은 경로로 이동했기 때문에 특이할 건 없었고, 중간에 타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도 뭐...예상된 결과였습니다. 이번에는 하루 1번짜리 노선이나 다름없기에 공도에서부터 동영상을 남기게 되었는데, 버스가 다소 느리게 가니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도보]
주정동 1750 - 신기 1805
그런데 이렇게 느리게 가도 주정동에 도착하니 오후 5시 50분이라 10분이나 시간이 남더군요. 이럴 거면 적당히 빨리 가서 좀 더 쉬다가 가도 될 텐데, 기사아저씨께서 어지간히 기다리기 지루해서 그랬나 보다는 생각을 하며 저는 버스가 왔던 길을 따라 주정동을 빠져나가게 됩니다. 저번에 왔을 때와는 다르게 겨울인데다 저수지가 얼어 있어 사람이 하나도 보이질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멋있더군요. 게다가 들어오는 길은 왜 이렇게 쩌는지, 이걸 그린시티로 지나간 게 사실인지 정말 감탄의 감탄을 하게 됩니다. 운행 시간대가 아주 좋지 않은 게 참 아쉬웠지만 정말 다시 보면서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이번에는 종점에서 내리자마자 서둘러 걸어가야만 했는데, 버스가 다시 나왔을 때 피해있을 곳이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나마 버스가 오후 6시에 출발할 것이기 때문에 10분의 여유시간이 있었고, 드디어 오후 5시 59분이 되자 버스가 다니는 길에서 벗어나 신기 정류장쪽으로 가는 길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방금 전 타고 왔던 버스와 만날 일이 전혀 없기 때문에, 저는 그제서야 마음을 놓고 슬슬 걸어가게 됩니다. 7-7번은 물론, 기동마을과 북좌리, 사동과 쌍령 그리고 주정동까지 알차게 버스를 탔지만, 특히 주정동을 해결하게 된 것은 정말 컸죠. 이제 고삼은 한 번만 더 가면 완전히 끝나게 되는데, 이건 용인하고 함께 진행하면 되는 상황이라 나중에 슬슬 계획을 세워두면 될 것이라 미소가 지어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오우~ 혁님~! ㅉㅓ러 이 ㄱㅐ새끼들~!
신기 정류장에 도착하니 오후 6시 5분.
제법 먼 것 같았지만 주정동 종점에서 15분밖에 안 걸렸더군요.
그런데 어플로 신기 정류장에 오는 버스들의 위치를 확인하니 제가 원래 타기로 했던 7-2번 대신 7-8번이 좀더 빠르게 오는 상황입니다. 이제는 공도에서 8200번을 타고 집에 가야 했는데, 안성에서 오후 6시 10분 출발이라 얼른 공도로 가야 하는 저로서는 나이스 땡큐였죠. ㅋㅋ
[백성운수 7-8번(임광그대가아파트→베르빌A입구,마정리입구,문기마을회관,부영A,신기,금호어울림1단지,황도빌라,공도시외버스정류장,구 공도정류장,송정A→임광그대가아파트)][환승] ※ 임광그대가아파트 1800 출발
신기 1820 - 만정초교 1822 - 금호어울림1단지 1824 - 공도시외버스정류장 1829
원래는 양성터미널에서 오후 6시 20분에 출발하는 7-2번을 타고 공도로 갈 계획이었는데 뜻밖에 먼저 나타난 7-8번 덕분에 정말 여유있게 공도로 가게 되었습니다. 공도터미널에 내리니 오후 6시 29분이었고, 8200번의 위치를 확인하니 교통 체증이 있는지 버스가 오후 6시 40분이 되어야 오는 상황이라(6시 30~35분 사이에 갈 줄 알았는데;;) 터미널 안에 화장실까지 들러주면서 여유있게 버스를 기다리게 됩니다. 이런 거 아주 좋죠. ㅋㅋ
[대원고속 8200번][환승, 750] ※ 안성터미널 1810 출발
공도시외버스정류장 1841 - 주은,풍림아파트 1844 - 안성IC(무정차) 1846 - 동탄JC(무정차) 1902 - 수원신갈IC(무정차) 1911 - 영통입구 1914(내리면서 900원)
드디어 오후 6시 41분이 되자 8200번이 도착합니다.
늘 그랬듯 평택역으로 가서 전철 타도 되지만, 기왕 시간이 맞는 김에 한번 타보기로 한 노선이었죠. 수원시청사거리를 지나가면서도 정차하지 않으니 참 아쉬웠지만, 시외버스에서 직행좌석버스, 그리고 공공버스로 전환된 지 얼마 되지 않은지라 그러려니 하게 된 노선이기도 했습니다. 다만 소요시간은 확실히 빠르더군요. 주은,풍림아파트를 지나 바로 고속도로를 슝슝 달린 버스가 불과 33분만에 영통입구에 도착했으니 말입니다.
영통입구에서 황골사거리를 지나 쭉 내려가면 수인분당선 청명역이 있었는데, 과연 영통입구에서 청명역까지 걸어서는 얼마가 걸릴 것인가? 제가 8200번을 타본 이유는 바로 이것을 알아보기 위함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거리에서 신호도 기다려야 하고 생각보다 거리가 멀다보니, 청명역에 도착하니 예상대로 20분 생각해야 할 각이더군요. 영통입구에는 이 8200번뿐만 아니라 다른 시외버스들도 정차하는만큼, 영통입구는 참 요긴하게 활용해볼 수 있는 장소였지만 참 아쉬울 따름이었죠. 분당선 연장할 때 용인시에서 꼽사리만 안 꼈어도 신갈오거리나 영통입구 정도에 역이 만들어졌을 수도 있을 텐데, 하여간 수지구 개발 시절부터 인접 지자체들에게 온갖 어그로를 끌어오고 있는 용인시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니 할 수 없었습니다. 그나마 청명역에 도착해보니 수인분당선 열차 시간이 참 잘 맞았던 걸 감사하게 생각해야죠 뭐. 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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