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걱정이 되었던 석준형의 상태가 많이 나아져서 오늘 드디어 함께 천안을 가게 됩니다. 이번에도 수인분당선은 1호선과 시간이 잘 맞지 않았지만, 이번만큼은 용서가 되었죠. ㅋㅋ
그런데 이번에는 주말 아침인데도 1호선이 지연되는 바람에 우리의 급행은 성환역에 오전 9시 27분에 도착하고 말았습니다. 이 덕분에 우리는 성환역에 내리자마자 버스정류장을 향해 서둘러 가야만 했고, 오전 9시 30분에 도착한 110번을 타게 되었죠.
[천안 110번(신부경남A~천안중교,천안여중입구,버들육거리,천안역,역말오거리,두정역입구,공주대공과대학,직산사거리,성환부영A,삼풍A,성환터미널,성환10리,성환역~남서울대)][1500]
성환역 0930 - 남서울대주차장 0937
이번에는 남서울대를 들어가보기 위해 버스를 타게 되었는데, 읍내에서 멀지 않은 곳에 학교가 있어서 그런지 단 7분만에 남서울대 버스종점에 도착하였습니다. 입장으로 가는 버스는 성환터미널에서 10시에 출발하기 때문에 시간은 충분히 남아 있었고, 우리는 남서울대 주차장을 돌아보며 학교 바깥으로 나오게 됩니다. 때마침 편의점이 하나 보이길래 요깃거리도 구입하게 되었죠.
그런데 구입했던 요깃거리를 데우기 위해 잠시 전자레인지를 쓰고 있으니 알바가 갑자기 QR을 찍어야 한다고 하네요. 바깥에는 사람이 보이지 않았고 편의점 안에도 우리밖에 없었는데 백신접종 여부를 확인을 하려고 드니 짜증이 났죠. 가만보니 이 알바가 진짜로 백신접종 여부를 확인하려고 들 기세길래 저는 일부러 큰 목소리로 짜증을 내면서 석준형을 끌고 바깥으로 나와버렸습니다. 다음 달 초에 그놈의 재앙패스는 정지가 되었는데, 과연 그 알바 녀석은 지금의 일을 두고 어떤 생각이 들까요?
자기들은 규정을 잘 지킨다고 믿고 있겠죠?
어느 쪽이 잘못된 것인지 구별하지도 못하고, 유명한 사람들이 하자는 대로 그저 아무 생각없이 따르는 게 과연 맞는 것인지 싶네요. 겉 껍데기만 다를 뿐, 사고방식은 예수쟁이들하고 다를 게 없었습니다. 그들이 한 말이 잘못됐을 때, 그들이 진짜로 다 책임져 준다는 보장이 있나요? 물론 다 그렇지만은 않지만, 유명 기업들조차 자신들이 판매하는 제품에 큰 문제가 생겨 화젯거리가 되었을 때, 숨기기 급급한 모습을 보이는 사례들이 엄연히 존재하는 판국인데 그래도 믿겠다구요? -ㅅ-;;
우리는 바깥에서 요깃거리를 먹고, 시간을 확인한 후 정류장에서 다시 버스를 기다리게 됩니다. 입장으로 가기 위해 타게 된 이번 160번은, 성환터미널을 10시에 출발했는데도 남서울대 정문에 오니 오전 10시 14분이더군요. -ㅅ-;;
[천안 160번(성환터미널→성환10리,성환역,남서울대,판정리,모전리,입장사거리,입장중교,가산2리,연곡2,1리,연암대,대홍초교,대홍5리,성환10리,성환역,삼풍A→성환터미널)][환승] ※ 성환터미널 1000 출발
남서울대정문 1014 - 판정2리 1016 - 성거모전리 1023 - 입장사거리 1026
하지만 입장에서 삼곡리로 가는 231번은 오전 10시 40분에 있기 때문에 160번이 늦었다고 하여 일정에 지장이 생기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번에도 버스는 오전 10시 26분이 되어 입장사거리에 도착했으니 말입니다. ㅋㅋ
이번 버스는 입장을 서쪽으로 나가기 때문에, 우리는 저번처럼 정무문 쪽으로 가지 않고 길 건너 정류장으로 가서 버스를 기다리게 됩니다. 오전 10시 40분이 지나자 곧 삼곡리 가는 231번이 나타났고, 우리는 사뿐하게 환승할인을 받으며 버스에 승차하였습니다
[천안 231번(입장회차지~입장삼거리,모전리,판정교~삼곡리)][환승] ※ 입장회차지 1040 출발
입장 1042 - 신두2리 1043 - 삼곡리종점 1050
경부고속도로 바로 옆에 있다는 삼곡리를 저도 가보게 되네요. 게다가 삼곡리에서는 종합터미널에서 오는 122번을 탈 수 있었는데, 두 노선을 한 큐에 처리하려는 석준형의 계획이 숨어 있었죠. 물론 그 대가로 기다리는 시간이 발생하지만, 효율 면으로 보았을 때는 이게 낫긴 했습니다.
버스는 성환 쪽으로 다시 달리다가 판정교를 건너 좌회전을 하였고 금방 삼곡리종점에 도착합니다. 노선이 짧아서 10분 내로 가지더군요.
종합터미널을 출발하여 이곳까지 오는 122번이 오려면 시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우리는 경부고속도로 있는 쪽으로 가서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정말이지 이야기를 들어보니, 세상 참 냐잉한 게 한둘이 아니더군요. -ㅅ-;;
그래도 석준형이 오늘 이렇게 같이 오지들을 다니면서 이야기를 할 정도로 상태가 좋아졌음도 알 수 있었던 점은 기분이 좋았죠. 개그매앤 새끼 ㅋㅋ 그렇기에 저도 다시 한번 긍정적인 말을 하게 되었구먼요. ㅋㅋ
오전 11시 24분이 되니, 122번이 반대쪽에서 달려옵니다.
오전 11시 45분에 출발하는 차인데 왜 이렇게 빨리 왔지? 우리는 정류장에 앉아 이야기를 더 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출발시간 맞춰 버스에 승차하였습니다.
[천안 122번(천안고속터미널~역말오거리,두정역입구,공주대공과대학,직산역입구,(↔직산역앞),서북구청,소우리입구,남산1리,정촌리~삼곡리)][1500]
삼곡리종점 1124 도착, 1145 출발 - 남산1리 1151 - 소우리입구 1153 - 서북구청 1158 - 직산사거리 1200 - 직산역앞 1203 - 두정역입구 1213 - 종합터미널 1221
아까 231번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버스가 가는데, 직산역 앞을 경유합니다. 직산사거리로는 지나다니는 버스가 많지만 역 바로 앞으로 가는 버스는 생각외로 하루에 몇 번 없는데, 그런 직산역을 버스 타고 갔다와보기는 또 처음이네요. 그리고 직산으로 나가면서 들르게 된 남산1리의 1차로도 개쩔었고 말입니다. 오우~ 혁님~! ㅋㅋ
직산역을 나온 버스는 다른 버스들과 마찬가지 경로로 종합터미널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고, 오후 12시 21분이 되어 종합터미널에 우리를 내려주었습니다. 중간에 타려는 사람이 있었지만 소수였던데다, 타이밍이 좋아서인지 역말오거리 신호도 바로바로 통과해서 아주 좋았죠.
[천안 400번(종합터미널~천안역,남부오거리,신계초교,독립기념관,목천,연춘리,코리아텍~병천)][환승]
종합터미널 1229 출발 - 천안역동부광장 1235 - 천안중앙시장 1241 - 천안삼거리공원 1255 - 신계초교 1305 - 목천IC 1313 - 독립기념관 1315 - 목천읍사무소 1317 - 연춘리 1322 - 상동2리 1324 - 코리아텍 1327 - 병천3리 1332
이제는 병천을 가야 하는지라 우리는 길 건너편에 대기하고 있던 400번에 얼른 승차합니다. 병천은 시내에서 멀기도 했지만 소요시간 편차가 참 크기 때문에(시내에서 목천까지의 구간을 이용하는 승객들이 많은데, 사람이 몰리는 타이밍도 들쭉날쭉하죠) 매번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죠. 그런데 이번에는 시내에서 교통체증이 있었고, 중앙시장과 남부오거리 등을 거치면서 사람들이 잔뜩 탑니다. 이러면 버스가 더디게 가는 것은 무조건 예약된 수순이었죠. -ㅅ-;;;
병천까지 1시간 생각해야 하는 것은 이미 저도 잘 알고 있었고 가는 꼴을 보니 진짜로 1시간 걸릴 각이었지만, 이러다가 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것 아닐까 싶을 정도로 진짜 버스가 더디게 갑니다. 400번에서 난폭운전이 일어난다고 하면 이런 사실들로 인한 것이라고 봐야 하는데, 워낙 소요시간 편차가 크니 회사에서도 머리아파할 문제 같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그래도 버스는 천만 다행히도 종점인 병천3리에 오후 1시 32분에 도착할 수 있었고, 우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됩니다.
[천안 462번(병천~서원)][환승]
병천3리 1340 출발 - 서원 1346
오후 1시 40분이 다 되어가자 곧 LED에 서원을 띄운 레스타가 등장했고, 바로 승차합니다. 출발하자마자 바로 우회전을 하여 북쪽을 향해 달리는데, 병천면사무소를 지나고 곧 우회전을 하여 산 쪽으로 깊이 들어가기 시작했죠. 단거리 노선이라 달랑 6분만에 종점에 도착할 수는 있었지만, 참 오기가 힘든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실 이 버스는 하루 4번 운행하지만 우리가 탈 수 있는 시간대는 실질적으로 오후 1시 40분차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석준형이 전에 이걸 탔을 때도 이 시간의 차를 탔었고 말이죠.
[도보]
서원 1346 - 병천3리 1423
회차를 마치고 우리를 내려준 버스는 시간이 남아 그대로 서 있었고, 우리는 곧바로 마을 뒤편으로 돌아서 다시 병천 시가지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이 때문에 언덕을 하나 넘게 되는데 생각보다 풍경이 좋아 사진으로 한번 찍어보게 되더군요.
마을 뒷길로 돌아서 나왔기 때문에 아까 탔던 버스를 걸어나가면서 다시 만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고, 우리는 생각보다 시간이 촉박한 탓에 약간 속도를 높여 걷게 됩니다. 다음에 탈 540번이 오후 2시 25분에 병천을 출발하는데, 천안에서 개쩌는 노선 중 하나인 봉양리도 오늘 계획에 있었기 때문에 지체할 수는 없었죠. 다시 병천으로 돌아오니 오후 2시 23분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편의점에 들를 새도 없이 출발대기를 하고 있던 540번 버스를 타게 됩니다.
[천안 540번(종합터미널~천안역,남부오거리,응원리,신계초교,천정2리,용원1리,석곡리,(↔대정리),석곡2리,대흥리,(↔대흥1리마을회관),(↔성남면사무소),화성2,1리~병천)][1500]
병천3리 1425 출발 - 모드니에아파트 1427 - 가전2리 1431 - 가전1리 1433 - 화성1리 1435 - 화성2리 1437 - 성남면사무소 (회차) 1440 - 대흥리 1442 - 대흥1리회관 1445 - 석곡2리회관앞 1449 - 대정리 - 대정1리 - 대정리종점(회차) 1452 - 용원1리 1456 - 천정2리 1459 - 신계초교 1503
종합터미널에서 병천을 가는 노선버스로는 400번, 401번이 많이 알려져 있으며, 수신을 경유하는 500번도 돌아서 가는 버스편이긴 하지만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편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게 전부가 아닌데, 540번과 570번의 존재가 있었던 겁니다. 570번은 목천~병천 간을 운행하므로 종합터미널까지 가지는 않으나 기종점 모두 400번이 경유하는 곳들이므로 언급을 하지 않을 수 없었고, 540번은 엄연히 종합터미널과 병천을 오가는 노선이었던 것이죠. 다만 540번의 경우 400번과 비교한다면 목천을 건너뛰는 대신 대흥리와 대정리를 경유한다는 차이점이 있으며, 깨알같은 단독구간들이 속속 숨어 있기 때문에 우리의 시승 대상이 되었던 겁니다. ㅋㅋ
일단 종합터미널~병천 노선인데도 카운티여서 범상치 않은 모습을 풍기던 버스.
모드니에아파트를 지나자마자 우회전을 하여 바로 그 진가를 알려주기 시작합니다. 이 노선은 병천천을 따라 달리는 유일한 노선이었다는 사실을 말이죠. ㅋㅋ
병천천을 따라 앞으로 가니 1차로 길도 나오기 시작하더군요. 꽉 끼는 1차로가 아닌 1.8차로의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이곳이 540번 단독임을 고려하면 정말 귀한 거였습니다.
가전리를 나온 버스는 화성리를 찍으며 성남면사무소를 향해 달립니다. 여기서부터는 천안제3산업단지까지 570번과 겹치는데, 추후 타게 될 570번과 갈라지는 장소도 체크하고 있으니 버스는 곧 500번이 다니는 길로 합류하여 성남면사무소를 찍습니다. 그런데 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에 안내된 것과 다르게, 버스가 복지회관까지 더 가지 않고 면사무소 바로 앞에서 차를 돌려버리는데, 이 점은 주의가 필요하다 싶었죠.
성남면사무소를 찍은 버스는 곧 대흥리를 가는데, 여기도 온통 1차로 길입니다. 그런데 대흥1리 마을회관에 도착한 버스는 우리의 예상과 달리 회관 옆에 난 길을 통해 바로 야산을 넘어버리더군요. 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에서는 대흥1리 마을회관에서 돌아나간다고 되어 있었고 실제로도 아주 넓직한 공터가 있어 버스가 회차하기에도 아주 좋았는데, 왜 이렇게 가는 것인지는 이해 불가였죠. 그 산길이 진짜 쩔기는 쩔었지만 생각보다 경사져 있어 운전하기 어려웠는데 말입니다.
회관 앞에서 버스를 돌리기는 전혀 어렵지가 않다보니 운전하기도 어렵지 않은데, 왜 굳이 운전자 입장에서 가기 힘든 길로 질러갔을까는 참 지금 생각해도 의문으로 남습니다(석준형이 갔을 때도 회관 앞에서 돌아나왔었는데;;;). 하지만 어쨌거나 진짜 개쩌는 야산길을 넘었다는 점은 정말 기분 좋은 일이었죠. ㅋㅋ
대흥리를 나온 버스는 석곡2리를 지나 태영그린아파트 쪽으로 쭉 달렸고, 대정리를 가기 위해 좌회전을 합니다. 대정리는 저수지를 지나 언덕길이 시작될 듯한 지점에 회차지가 있었는데, 주변으로는 집들 약간과 공장 한 동이 보이더군요.
여기 내려서 언덕을 넘으면 세종 노곡리 노선을 탈 수 있는데, 오늘은 도저히 시간 및 방향 모두 맞질 않아 여기서 내리지 못하게 되었다는 석준형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버스는 대정리 회차지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돌아나갑니다. 노곡리 노선도 물론 계획에 들어가겠지만, 이번 기회에 해결한다면 나쁠 것은 없었으니 저도 덩달아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었죠. 물론 이따가 세종 버스를 타기는 하지만, 노곡리 노선과 동급일 수는 없었으니까요. ㅋㅋ
어쨌거나 대정리를 나온 버스는 용원리를 지나(근데 이것도 500번 다니는 도로 바로 옆길을 이용하더라는;;) 오후 3시 3분에 우리를 신계초등학교에 내려주었습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봉양리 노선은 이제 막 터미널을 출발했을 것이고, 여기 오려면 20분 남짓 걸리기 때문에 시간이 좀 남게 되었죠. 그런데 이쪽에는 그 흔한 편의점 하나 보이질 않았고, 결국 우리는 아까 540번에서 내린 곳 건너편 정류장 앞에 있던 허름한 슈퍼에서 마실 것을 살 수 있었습니다.
[천안 530번(종합터미널~천안역,남부오거리,신계초교,천정2리→신덕리,성남초교,봉양3리→봉양1리→신사2리,성남면사무소→천정2리 이하 역순)][환승] ※ 종합터미널 1500 출발
신계초교 1525 - 천정2리 1528 - 태영아파트입구 1533 - 석곡2리 1534 - 대흥리공단 1537 - 신덕1리 1539 - 성남초교(회차) 1542 - 봉양보건소 1544 - 봉양3리마을회관(회차) 1546 - 봉양보건소 1548 - 봉양1리 1553 도착, 1600 출발 - 봉양2리 1603 - 봉양리입구 1605
오우~ 혁님
드디어 개쩌는 봉양리 노선을 타는구먼요.
봉양리는 10년 전 그 존재를 처음 찾아냈을 때부터 입맛을 다시게 된 노선이었는데, 이걸 타보는 일이 결국에는 생기게 되니 진짜 사람이 원을 세우면 언젠가는 이루어진다는 말이 틀린 게 아님을 확인하게 되네요. 지금까지 시승을 하면서 사람 일은 참 모른다는 걸 숱하게 겪은 저였지만, 이걸 진짜로 타게 되는 일이 생기니 대박이 아닐 수 없었죠.
이 노선의 운행경로는 그 때와 달라진 것이라고는 비조재 그리고 신사2리 경유였는데, 두 장소 모두 봉양리 종점을 나온 이후 지나가게 되므로 지금 당장은 논외로 해도 됩니다. 우리가 탄 버스는 다시 용원리 쪽으로 우회전을 하여 아까 540번으로 지나갔던 길 그대로 가다가, 태영아파트 입구에서 좌회전을 틀어 언덕길을 넘기 시작합니다.
언덕길을 뚫고 나온 버스는 대흥2리를 지나 신덕리로 들어가는데 이쪽도 언덕이 길게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봉양리 노선은 쩌는 1차로 길만 생각했는데 경사가 꽤 급한 구간도 있다니 놀랍기만 했습니다. 신덕리를 지나니 어느새 안내방송에는 성남초등학교가 나왔고, 학교 앞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썰렁한 회차지를 본 것도 마찬가지였죠.
성남초등학교를 나온 버스는 본격적으로 봉양리를 가는데, 과연 3리부터 먼저 갔다가 1리로 가더군요. 봉양3리와 1리 모두 가는 길은 쩌는 1차로였죠. 봉양리는 처음 지도에서 보았던 대로 진짜 대박노선이 틀림없었는데, 천안에서도 TOP 급에 속한다는 석준형의 말로 확인사살도 됩니다. ㅋㅋ
봉양3리와 1리 모두 개쩌는 1차로 길의 연속이라 우리는 정말 재미있게 버스 탑니다. 봉양1리에서 회차를 마친 기사아저씨께서 문을 닫아버리는 바람에 버스 안에만 있어야 했던 점은 아쉬웠지만, 또 타보고 싶게 만드는 길에 취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우리에게는 비조재라는 아주 든든한 보험도 있었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었죠. 기사아저씨께서 우리가 버스 안에 계속 있는데도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아 더욱 그랬기도 하구요. ㅋㅋ
오후 4시가 되어 다시 출발한 버스는 그 개쩌는 1차로 길을 달려 봉양리를 빠져나오는데, 어라?
비조재 쪽으로 우회전을 하지 않고 바로 봉양리입구로 가서 좌회전을 하려고 하더군요. 이에 우리가 비조재 간다고 이야기를 하니, 기사아저씨께서 그쪽은 버스가 가지 않는다며 바로 문을 열어주십니다.
분명 비조재도 간다고 되어 있었는데 어떻게 된 거지?
우리는 궁금증에 휩싸이지 않을 수 없었고, 회사에 전화를 걸어본 석준형이 통화를 한 뒤 이런 말을 해주더군요. 비조재는 어떤 버스도 가지 않게 됐고, 대신 신사2리에 버스가 들어가게 되었다고 말이죠. 결국 우리가 탔던 버스가 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와 달리 비조재를 들어가지 않았던 것은, 기사아저씨의 자의적인 행동이 아니라 정말 공식적인 근거에 의한 거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도보]
봉양리입구 1605 - 비조재경로당 1615 - 봉양리입구 1630
이에 우리는 때마침 지금 오는 500번을 타봤자 시간만 남으니, 다음에 오는 500번을 타기로 하고 그 동안 비조재를 갔다가 와보기로 했습니다. 어플 및 포털사이트에 표시된 경로 그대로 움직여서 비조재를 들어가봤는데 길이 정말 쩔더군요.
걸어서 가도 쩌는데 버스가 갔더라면 정말 쩔었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비조재. 지금 가보려니 노선이 없어져서 도보로 해결해야 했지만, 어쨌거나 가보게 되어 손해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500번이 올 시간은 점점 가까워졌고, 우리는 얼른 봉양리입구로 다시 걸어나와 500번을 타게 됩니다.
[천안 500번(종합터미널~천안역,동남구청,남부오거리,신계초교,천정2리,용원리,석곡리,성남면사무소,천남중교,신풍리,수신면사무소,상록리조트정문~병천)][환승] ※ 종합터미널 1600 출발
봉양리입구 1647 - 해정2리 1649 - 수신삼거리 1650
이번에는 병천까지 가지 않고, 수신삼거리에 하차합니다.
매니아들 중 수신에서 내려봤다는 걸 본 적이 없으니 참 냐잉한 현실이지만, 어쨌거나 이번 시승 작품에서 정말 제가 오져버렸다고 생각한 부분을 직접 두 눈으로도 보게 되는 순간이 눈앞이었습니다. 다음에 탈 백자리 버스 시간이 조금 남았기 때문에 우리는 편의점에 들어가(요즘은 시골에도 편의점들이 생각보다 곧잘 보이는 편이죠) 음료수를 고르는데 석준형은 웬일인지 맥주를, 저는 죠리퐁 어쩌고 적혀있는 것이 하나 보이길래 그걸 고르게 됩니다.
[도보]
수신삼거리 1655 - 해정1리 1705
이제 우리가 해야 할 것은 해정1리까지 한 정류장 걸어가는 것이었습니다. 아, 걸어가면서 각자 산 것을 마시는 게 하나 더 있긴 했네요. ㅋㅋ 죠리퐁은 우유와 함께 말아 먹으면 정말 맛있는 과자였는데, 죠리퐁을 떠먹고 남아있는 우유가 또 그렇게 달달할 수가 없습니다. 오래간만에 그 맛을 생각하며 캔을 따서 마시는데, 처음에는 죠리퐁맛이 나긴 났습니다. 그런데 뒷맛이 으윽;;;; 무슨 맛이 이래?? 하면서 캔을 살펴보니, 국순당 죠리퐁 "막걸리" 더군요. -ㅅ-;;
술 마실 생각은 없었는데 하필 고른 게 막걸리라니 -ㅅ-;;; ㅋㅋ
그래도 기왕 고른 걸 길바닥에 버릴 수는 없으니 걷는 동안 천천히 마시게 되었습니다. 사실 막걸리가 맛은 달달한 편인데다, 처음에 죠리퐁 맛이 나는 것 때문에 그럭저럭 마실 만은 하더구먼요. 다만 이날 이후로, 편의점에서 음료수 칸 쪽에 죠리퐁이 적혀 있는 것은 다시 한번 보고 사게 되는 습관이 들어버린 것은 안비밀입니다. -ㅅ- ㅋ
해정1리 정류장에 도착하니 시간은 어느덧 오후 5시를 넘어 있었습니다. 우리가 탈 백자리 노선도 병천을 나와 이곳을 향해 달려오고 있을 것이었는데, 맞은편으로 조치원에서 올라온 910번이 병천을 향해 달려가더군요. 5년 전 정부 세종청사 견학을 갔던 이후 처음으로 세종시 시내버스를 보는 순간이었습니다. 세종 버스를 타는 순간도 찾아오니 참 신기할 따름이었죠. ㅋㅋ
세종 버스를 보고 달랑 1분 뒤, 드디어 우리가 탈 백자리 노선이 도착하였습니다.
[천안 510번(병천~상록리조트정문,수신면사무소→해정1리,백자2리→백자3리→백자2,1리,발산리→수신면사무소 이하 역순)][1500] ※ 병천3리 1700 출발
해정1리 1711 - 백자2리한버들 1712 - 백자3리(회차) 1714 도착, 1720 출발 - 백자2리한버들 1721 - 백자1리 1723 - 발산리 1725 - 수신삼거리 1728 - 수신면사무소 1729
우리를 태운 버스는 그대로 쭉 직진을 하다 백자3리에서 회차를 하는데, 백자3리 회차지 이후로는 오르막이더군요. 딱 봐도 고개가 시작되는 곳임을 알 수 있었는데 이래서 천안 버스는 이곳까지만 오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정말 아무 걱정없이 버스 안에 있을 수 있었는데, 그건 바로 오져버리는 승차 위치 선정이 있었기 때문이었죠.
이 백자리 노선은 백자3리부터 먼저 찍은 다음 병천으로 돌아가면서 백자1리와 2리 마을 안길을 경유하는데, 즉 갈때 올때 길이 다릅니다. 이런 식으로 다니는 노선들이 백자리 말고도 은근히 있다보니 저도 시승하면서 써먹었던 방법들 중 하나였긴 하지만, 처음 오늘의 계획을 보았던 순간부터 정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죠. 백자리 노선을 이런 방법으로 아주 사뿐하게 타버리고 수신에 내리면, 병천에서 조치원으로 내려가는 버스까지 딱 맞아버리는 거니까요. 정말 오져버리는 승차 위치가 아닐 수 없는 겁니다. 오우~ 혁님~! ㅋㅋㅋㅋ
오후 5시 20분이 되자 버스는 다시 출발하였고, 과연 백자2리에서 우회전을 하여 쩌는 마을길을 달려주기 시작합니다.
발산리를 지나니 곧 수신삼거리가 다시 나왔고, 우리는 딱 한 정류장 더 간 수신면사무소 앞에 하차하였습니다. 이제는 조치원으로 내려가는 세종 910번 버스를 기다리면 되는데, 병천에서 오후 5시 35분 출발이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남아 편의점에서 김밥과 음료수로 저녁 식사 겸 요기를 하게 되었죠. 병천에서 수신은 금방이기 때문에 오후 5시 35분 이후부터 버스 위치를 확인하며 채비를 하니 드디어 오후 5시 46분에 버스가 옵니다. 아까는 LED가 시원찮게 나왔는데 이번에는 정말 교감이 잘 되어 아주 훌륭했습니다. ㅋㅋ
[세종 910번(조치원터미널~조치원역,세종고교,신안리마을회관,홍익대,조형A,심중2리입구,전동삼거리,노장2,3리,봉대리,세종시공원묘원,백자3,2리,해정1리,수신면사무소,상록리조트정문~병천)][1500] ※ 병천3리 1735 출발
수신면사무소 1746 - 해정1리 1748 - 백자3리 1750 - 세종시공원묘원 1752 - 봉대리종점 1753 - 노장3리 1756 - 전동삼거리 1755
정부세종청사를 방문한 이후 처음으로 타보는 세종시내버스.
천안 버스와 마찬가지로 요금은 카드로 1500원이었으며 우리가 타자마자 바로 백자3리를 향해 가게 되는데, 백자3리를 지나니 바로 고갯길이 나왔지만 정말 시원시원하고 빠르게 잘 달리고 있었습니다. 안내방송은 듣던 대로 본시스템을 쓰고 있었는데, 안산 10-1번에서 나왔었던 그 안내방송과 거의 비슷해서 역시 이질감이 들지 않았죠. 또한 지금 이 버스가 막차였지만, 손님들이 우리를 빼고도 3명이나 있더군요.
꽤 험한 고개를 넘은 버스는 세종시 공원묘지를 찍는데, 여기는 봉대리 종점 바로 위에 있어 이 버스만 오는 곳이었습니다. 고개 정상을 지나 내리막이 시작되는 지점에 딱 정류장이 있어(약간 낡은 듯한 집같은 정류장이었는데, 수도권과 점점 멀어지는 것이 실감났습니다) 풍경이 멋있긴 했는데, 지도를 보니 여기서 봉대리 종점까지 걸어서 가려면 경사도 급해서 생각보다 꽤 걸리겠더군요. 그래도 이 노선을 탄 덕택에 봉대리 노선을 본대리종점까지 탈 필요가 없게 된 것이 수확이라면 수확이었습니다. ㅋㅋ
봉대리를 지나 노장리에서 손님들이 내리고, 드디어 오후 5시 55분에 전동에 도착합니다.
어플로 991번의 위치를 확인하니 13분 뒤에 온다고 되어 있었고, 우리는 그동안 삼거리 바로 앞 주유소에 들어가 화장실을 해결하고 옵니다. 그런데 991번을 살펴보니 이게 천안하고 인접한 대곡리에서부터 세종 시내까지 가는 장거리 노선임과 동시에 급행 노선인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정차하는 정류장이 따로 정해져 있는 듯, 지도에 나온 정류장 간격들이 생각보다 너무 띄엄띄엄 있었던 겁니다. 우리가 타는 전동삼거리는 정차하는 정류장이었지만, 그 전 정류장이 무려 홍익대였죠.
아무튼 991번이 전 정류장을 출발한 상태이긴 했기 때문에 전동역 앞까지 걸어갔다 와보지는 못했고, 오후 6시 8분에 도착한 버스를 타게 되었습니다. 어차피 가는 길에 역을 볼 수는 있으며, 여기는 또 지나가게 돼 있기 때문에 미련을 가질 필요는 없었죠. ㅋㅋ
[세종 991번(국책단지~세종시청,세종터미널,정부청사,조치원역뒤편,전동삼거리,전의,민석아파트,소정면사무소~대곡리)][환승] ※ 국책단지 1700 출발
전동삼거리 1808 - 청송산업단지입구 1811 - 전의역 1820 - 전의면사무소,전의중교 1821 - 민석아파트입구 1822 - 운당1리 1826 - 소정리역 1828 - 대곡리 1831
세종도 무료환승을 실시하기 때문에, 카드를 대니 환승이 됩니다. ㅋㅋ
의외로 에디슨모터스에서 만든 차량으로 운행하고 있었는데, 전기버스인 줄 알았지만 디젤이더군요. 그런데 아까 910번도 그랬지만 이 버스도 상당히 빠른 속도로 운행하고 있었습니다. 느려터지게 되어버린 수도권 버스들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었는데, 이게 급행버스인데다 장거리 노선이어서 그런 것도 있는 듯 했죠. 우리는 이걸 대곡리 종점까지 쭉 타게 되는데, 진짜로 어플에 나오는 정류장들에만 정차하고 그 외의 정류장들은 그냥 통과해 버리더군요.
이 덕분에 대곡리 종점까지는 25분도 채 안 되는 시간이 걸려 도착하게 되었고, 이 미친 듯한 스피드에 놀라게 됩니다. 그야말로 매냐들이나 좋아할 노선이 아닌가 싶었지만, 경부선 철도가 지남에도 불구하고 면소재지 이외에는 인구가 적은 지역의 현실을 고려한다면 이런 운행이 적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죠. 완행격 노선으로 대곡리~전의는 천안 700, 701번이, 전의~홍익대는 민석아파트입구에서 출발하여 전의를 지나 세종터미널까지 가는 세종 801번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기 때문에 말이죠.
대곡리에 내리니 오후 6시 31분.
이제는 전의에서 오후 6시 30분에 출발하는 700번을 타고 천안으로 다시 올라가면 됩니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지 어플에 버스 위치가 잡히질 않았던 것은 물론, 실제로도 버스가 오질 않더군요. 분명히 시간표에는 전의에서 오후 6시 30분 출발하는 차가 있었는데...??? -ㅅ-;;;
[천안 700번(안서동~상명대,천안IC,종합터미널,천안역,천안박물관,도장리,소사리,대곡리,소정면사무소,운당2,1리,행정리,유천리,민석아파트입구,전의역~전의읍내리)][1500] ※ 전의 1855 출발
대곡리 1910 - 도장리 1913 - 삼성1리 1914 - 선문대 1917 - 천안박물관,천안삼거리 1920 - 천안중앙시장 1932 - 천안역동부광장 1934
결국 오후 6시 50분이 다 되도록 천안 버스는 오지 않았고, 오후 6시 55분이 지나자 그제서야 전의에서 한 대가 나오더군요. 이 덕분에 우리는 예정에도 없이 대곡리에서 40분이나 기다려서 버스를 타게 되었고, 오후 7시 36분 급행을 타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40분이나 뒤에 차가 오는 것은 뭐 어쩌라는 건지 막판에 좀 냐잉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더군요. -ㅅ-;;;
어쩄든 오후 7시 10분이 되자 700번은 도착했고, 여기서는 기본요금만 받기 때문에 우리는 1500원 찍고(천안 버스와 세종 버스는 상호 환승할인이 안됩니다) 버스를 타고 천안역을 가게 됩니다. 1호선 급행은 그 오후 7시 36분 것이 막차였기 때문에 우리는 어떻게 갈까 저울질을 하다, 오후 7시 51분에 있는 무궁화호를 타게 되었죠.
[무궁화호(대전→서울역)][3600] ※ 대전 1859 출발
천안 1951 - 평택 2005 - 수원 2025
저는 수원역에 내리고, 석준형은 그대로 쭉 타는 것으로 오늘의 시승을 마치게 됩니다. 마지막에 700번 때문에 좀 냐잉해졌지만, 그래도 아직은 천안인지라 어떻게든 귀갓길이 해결은 되네요. 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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