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안성이 아닌 여주를 가게 되었습니다.
석준형은 여전히 상태가 좋지 않아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나아지기를 기원하는 수밖에는 없었죠.
이번에는 여주까지 가지 않고 부발역에서 하차하는데, 버스가 오기까지 시간이 30분 넘게 남다보니 역 안에서 시간을 보내다 카드를 찍고 역 바깥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내리면서 찍힌 1800원의 요금은 압박스럽지만, 내리면서 1200원 찍히는 걸 매일같이 봤던 필자인지라 그냥저냥 넘어가게 되네요. 남들은 내리면서 그 정도 요금 찍히면 깜짝 놀랄 텐데 이게 아무렇지도 않다니, 저도 참 특이한 인간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죠. -ㅅ- ㅋ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번에 탈 용은2리행 버스도 부발역을 향해 점점 가까이 다가오기 시작했고, 드디어 오전 11시 1분에 도착한 용은2리행 버스에 환승할인을 받고 승차하게 됩니다.
[경기고속 28-4번(이천역~이천터미널,(→관고동,불교회관,제일은행),진리,OB앞,신하초교,(↔부발역),하이닉스,사동2,3리,가산2리,이화A후문,상활리입구,양거리,매화리~용은2리)][환승] ※ 이천역 1035 출발
부발역 1101 - 하이닉스 1104 - 사동2,3리 1106 - 가산2리 1109 - 상활1리입구 - 여주나무요양병원앞 1113 - 양거리 1116
이천에서 용은2리로 가는 노선은 탔던 적이 있었지만, 기존 운행횟수 중 일부가 상활리입구를 경유하여 바로 용은2리로 넘어가버리는 노선으로 나뉘어져버린 바람에 타보게 된 것이었습니다. 이번 노선은 수정리를 경유하지 않는 탓에 쩌는 정도가 기존 노선에 비해 정말 많이 떨어지지만, 상활리입구에서 바로 그쪽으로 가는 노선버스는 없었던 탓에 여주로 넘어가는 김에 겸사겸사 타보기로 한 겁니다.
버스는 상활리입구까지 이천~상활리 노선과 똑같은 길로 운행하였고 상활리입구에 이르러 그냥 직진을 해 버립니다. 상활리 노선을 타면 오른쪽으로 나있는 쩌는 길로 들어가는데, 이번에 다시 그 길을 확인해보니 왕복2차로로 포장되어 있더군요. 짧지만 굵었던 상활리도 쩌는 길의 시대는 가고, 왕복2차로의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실감하지 않을 수가 없었죠.
상활리입구를 지나니 민가가 별로 안 보이기 시작하는데, 왜 이 길을 달리는 버스가 하루 2번밖에 없는지 나름 이해가 가는 장면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류장이 세 군데 정도 설치되어 있었고 그 중 한 곳에서 내리는 사람도 있었는데, 이 정류장들 모두 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에서는 나오지 않다보니 나름 깜짝 놀라게 되었죠.
양거리에 내리니 오전 11시 16분.
정류장 뒤편으로 바로 마을회관이 있었고, 제가 내리자마자 버스는 용은2리 쪽으로 달려가 버리더군요. 여주 버스는 오후 12시가 되어야 오기 때문에, 정류장에 앉아 시간을 보내다 용은2리에서 되돌아나오는 버스를 피해주고 슬슬 마을 바깥길을 따라 회관 반대편 정류장으로 이동해 봅니다. 아까 버스에서 보았던 양거리 마을 비석을 지나야 했는데, 동네 슈퍼 가는 수준으로 가깝다보니 그야말로 여유가 넘치고 있었죠.
사실 아까 내린 정류장에서 그대로 있어도 여주버스를 탈 수는 있지만, 회관 반대편 정류장에서 여주버스가 출발하기 때문에 시간도 많겠다 일부러 가본 겁니다. 정류장 앞에는 아무도 없었고, 이따금씩 주민 한두명 지나가고 말 뿐이었습니다. 이번 버스는 어플에 위치가 나오지 않아 어떻게 된 것인가 싶었지만, 오지를 다니다보면 심심찮게 있는 일이고 버스 시간도 아직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기다리게 되었죠. 실시간 위치 안내 그런거 없던 옛날 시절도 이럴 때 복습해보는거기도 하고, 그럴 일은 정말 없겠지만 만약 버스가 오지 않는다면 마래리로 가면 되기 때문에(시간상 태평리로 내려가게 될 것 같지만...-ㅅ-;;) 나갈 방법은 다 있었습니다. ㅋㅋ
꼬우면 맞짱 뜨자 하고 기다리고 있으니, 오전 11시 53분이 되자 드디어 여주버스가 오는데 진짜 이곳에서 회차합니다. 오우~ 혁님 ㅋㅋ
[대원고속 952-1번(여주역~세종초교,터미널,시청,하동,(←영릉입구),(→영릉,효릉,왕대1,2리,구양리입구,번도2리),능서,(↔세종대왕릉역),(←신지1리)세정중교,매류2리,용은2리,매화리~양거리)][1450]
양거리종점 1153 도착, 1200 출발 - 용은2리 1204 - 매류2리 1205 - 신지1리입구 1210 - 신지1리(회차) 1212 - 세종대왕릉역(회차) 1215 - 영릉입구 1226 - 효릉(회차) 1227 - 영릉입구 1229 - 하동 1235
회차를 마친 버스에 승차하여 자연스럽게 1450원을 내니 오후 12시가 되어 출발합니다. 곧 용은2리를 지나게 되었는데, 이천버스가 회차하는 종점까지 들어갔다 나와주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쪽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쩌는 모습임을 확인하게 되었죠. 그와 더불어 여르니님, 그리고 화랑님과 셋이서 이천버스로 용은2리에 들어왔다가 여주버스로 나간 추억도 생각이 납니다. 하지만 현실은 시궁창이라고, 믿을 사람이 없으니 참 냐잉할 따름이네요. -ㅅ-ㅋ
이번 시간대는 신지1리를 경유하는 때였는데, 용은2리를 나와 매류삼거리로 나온 버스는 세종대왕릉역을 향해 올라가다가 우회전을 하여 마을 안으로 들어가줍니다. 쩌는 길은 여전하더군요. ㅋㅋ
변한 것이라고는 사람, 그리고 버스 차량뿐이더군요.
신지1리는 굳이 의도하고 탄 건 아니었는데, 이렇게 다시 보게 되니 BM090을 타고 이 길을 달렸던 10년쯤 전의 그 날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때는 그때 나름대로 사는 맛들이 있었으니까요. ㅋㅋ
세종대왕릉을 들르지 않은 버스는 제게 의아함을 남기며 오후 12시 35분에 하동에 도착합니다. 여주로 갈 때 세종대왕릉과 효릉을 들르게 되어 있었는데, 정작 차 돌리기 어려운 신지1리와 효릉은 잘 가줬으면서 세종대왕릉 앞은 가질 않았으니 참 웃긴 일이었으니까요. 그나마 전화를 통해 제게 개그를 치고 있는 석준형을 보니, 그래도 상태가 괜찮아진 것 같아 그건 다행이었지만 말이죠. ㅋㅋ 개애~그맨 새끼. ㅋㅋ
이번에는 이포로 가기 위해 오후 12시 58분에 도착한 150번에 승차합니다. 하다리를 경유하여 이포로 가는 기존 노선과 다를 것은 없었지만, 대당리를 추가 경유하는 특징이 있었죠. 대당리는 그동안 하루 3번 운행하는 여주~대당리 노선으로만 갈 수가 있었는데 이런 노선까지 생기다니 역시 KD운송그룹의 서비스는 어디 안 갑니다. 물론 KD운송그룹도 명암을 가지고 있지만, 어쨌든 괜히 수도권에서 제일 큰 시내버스 회사가 아니죠. ㅋㅋ
[대원고속 150번(여주역~세종초교,터미널,시청,하동,영릉입구,능서,신근1,2리,흥천중교,흥천,(대당리),하다리마을회관,하다사거리,다대리,문장2,1리,이포중고교,궁리입구~이포)][환승] ※ 여주역 1240 출발
하동 1258 - 세종대왕면 1306 - 신근리 1310 - 신근2리 1312 - 흥천중교 1315 - 흥천 1316 - 대당2리 1318 - 대당리종점(회차) 1320 - 대당2리마을회관 1324 - 흥천 1327 - 하다리마을회관 1331 - 하다사거리 1332 - 문장2리,문장초교 1336 - 이포중고교 1340 - 이포약국 1344
버스는 저를 포함하여 3명의 승객을 태우고 다시 세종대왕면 방향으로 가는데, 이번에는 세종대왕릉역을 경유하지 않더군요. 세종대왕릉역을 안 가는 노선이니 할 말은 없지만, 여주역은 몰라도 세종대왕릉역은 지금보다 시내에서 좀 더 가까이 있었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1980년대 고도 성장기가 영원히 지속되는 것도 아닌데, 사람도 많이 안 사는 동네에 역을 멀찍이 떨어뜨려 놓으면 뭐 어쩌라는 건지... 국토교통부나 국가철도시설공단이나 어딘가 나사가 빠진 모습은 여전했죠. 너네 쪽 높으신 분들이 이용할 노선도 이딴 식으로 불편하게 만드나 보자 시발놈들
세종대왕면 시내를 나온 버스는 곧 42번 국도변 신근리 정류장에서 사람 한 명 내려주고 우회전을 하여 흥천으로 향하는데, 문제는 이제 버스 안의 승객이 저밖에 남질 않았다는 겁니다. 사실 대당리는 아무리 봐도 여주 방향으로 갈 때 들를 가능성이 매우 높아서 대당리는 그냥 없는 셈 치고 계획을 했었기 때문에 들어가지 않아도 상관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건 그야말로 언감생심이니 참;;;
그런데 이게 웬일인지 흥천을 지난 버스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대당리를 향해 좌회전을 하더군요. 헉;;;;;
이리하여 들어가게 된 대당리는 듣던 대로 진짜 엄청 쩔었습니다. 편도 구간이 있기 때문에 은근히 골치아픈데 이런 식으로 한큐에 해결되리라고는 정말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키아 ㅋㅋ
정말 개쩌는 이 대당리도 확장 및 포장공사가 진행중이었지만, 대당1리를 나와 편도 구간이 끝나는 정말 극히 일부분만이 공사중이었기에 쩌는 길이 95%는 보존이 되어 있다고 봐도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길을 정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묵묵히 다 들어갔다 나와주신 기사아저씨께는 정말 절이라도 하고 싶더군요(이 글을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ㅋㅋ
이후로는 하다리를 경유하여 직선 경로로 이포를 가는데, 시간이 어느새 오후 1시 40분을 넘어버렸습니다. 결국 저는 계획도 틀어진 김에 여주버스가 회차하는 것도 볼 겸 종점인 이포약국까지 가서 내리게 되었죠. 원래는 정말 오래간만에 이포까지 온 김에 그분과 함께 갔던 중국집인 영빈관에 가서 짜장면을 먹으려고 그랬는데 시간상 그러질 못하게 되었던 겁니다. 이후 계획을 고려하면 여주역에서 먹을 걸 대충 사서 떼워야 할 판이더군요. 냐잉 -ㅅ-;;;
타고 왔던 버스는 오후 1시 50분에 여주로 돌아가버렸고, 저는 슈퍼에 가서 오징어땅콩 하나 까먹으며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다음에 탈 여주보 버스가 오후 2시에 있었기 때문에 멀리 가보지는 못했지만, 이포는 어찌된 게 이전보다 길에 사람이 더 없어진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식당 하나에 손님 두 명 있는 걸 빼곤 가게에 사람이 있는 걸 못 봤으니까요. -ㅅ-;;;
오징어땅콩을 먹으며 정류장에 있으니 이천시내버스 한 대가 들어오는 걸 보게 됩니다. 원래는 여기서 이천 가는 버스가 40분에 한 번씩 있었지만, 상호리 노선(23-1)과 장흥리 노선(23)이 통합되는 바람에 예전같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행선판을 보니 소유리 가는 거였는데 아직도 대형버스로 운행중이었던 점도 그렇고 말입니다.
[대원고속 961번(여주역~세종초교,터미널,시청,하동,영릉,효릉,여주보,능북초교,내양3리입구,귀백리,상백2리,복대사거리,계신리~이포)][환승]
이포약국 1403 도착 및 출발 - 이포리 1405 - 증송골 1406 - 복대사거리 1409 - 상백2리 1411 - 귀백삼거리 1415 - 율극1리입구 1418 - 내양3리입구 1420 - 능북초교 1422 - 여주보 1424 - 왕대1리입구 1426 - 효릉(회차) 1427 - 세종대왕릉(회차) 1429 - 하동 1434 - 여주터미널 1439 - 여주역 1447
오후 2시 3분이 되자 드디어 961번 행선판을 단 버스가 나타나서 회차를 하였고, 제가 타자마자 바로 여주를 향해 출발합니다. 버스 안에 승객이라곤 저 한 명뿐이었는데, 아무래도 시내까지는 저 혼자 전세내며 갈 느낌이군요. 이건 흥천을 들르지도 않으니...;;;
아무튼 이제는 이포 쪽 노선도 전부 타게 되어 여길 올 일이 없어지니, 해방감이 들면서도(오려면 시간이 꽤 오래 걸리기 때문에) 아쉬운 건 어쩔 수가 없었죠.
여주에서 이포를 가는 버스는 크게 흥천,상백리/흥천,하다리/여주보 이렇게 3가지로 분류가 되는데, 그 중 제가 탄 것은 여주보 경유 노선. 계신리와 여주보를 경유하여 제일 빠르게 여주로 가지만, 하루 3번만 다니는데다 막차가 오후 8시 넘어서 있고, 잘라먹기마저 만만치 않기 때문에 생각보다 타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었습니다. 제가 오늘 이포까지 굳이 가게 된 것도 이 노선 하나 때문이었으니 말 다했죠 뭐. -ㅅ-;;;
버스는 이포를 벗어나자마자 좌회전을 하여 곧 계신리 증송골 버스정류장을 지나가는데, 이천에서 계신리행 버스(23-5)를 타고 왔다가 이포를 향해 걸어갔었던 길을 이렇게 버스로도 가보게 되었습니다(당시에는 버스가 이곳 증송골까지만 갔었기 때문에, 이포로 가려면 걷는 수밖에 없었죠). 이천~계신리 노선도 참 쩌는 노선인데, 비록 계신리 방향으로 타야 하는 조건은 붙지만 운행경로가 좀더 쉬워진 점은 정말 다행이었죠. ㅋㅋ
계신리를 지난 버스는 곧 복대사거리를 지나게 되었고, 상백리 쪽으로 좌회전을 합니다. 이리하여 다시 지나가게 된 상백리는 누가 남한강변 마을 아니랄까봐 제법 멋진 풍경을 제게 보여주었죠. 도로가 남한강에서 떨어져 있어 강의 모습을 볼 수는 없었지만, 워낙 도로 주변의 모습이 좋아서 문제가 되진 않았습니다. ㅋㅋ
게다가 상백2리 정류장을 보니 버스가 회차하기에는 문제가 없을 정도로 주변이 넓더군요. 여주보를 가는 다음 버스이자 마지막 버스는 흥천에서 상백2리로 올라왔다가 오후 8시 50분에 회차하는데, 시간 관계상 도저히 탈 수 없는 그 여주보 막차가 이곳에서 어떻게 회차를 하는지는 예상하기 어렵지 않았죠.
율극1리 입구와 내양3리를 지나고 나니 어느새 왼쪽으로 남한강이 보이기 시작했고, 여주보가 나옵니다. 이포보보다는 작은 크기인 것 같지만 이곳도 역시 남한강이 흐르니만큼 멋진 풍경이 나오리라 예상되더군요. 생각 같아서는 여기서 내려보고도 싶었지만 계획 상 어쩔 방법이 없었죠.
강변도로를 타고 여주로 들어오니 왕대1리로 들어가는 길을 볼 수 있었고, 이번에도 버스는 세종대왕릉 앞과 효릉 앞을 모두 들어갔다가 나옵니다. 10년 전만 해도 버스를 타고 세종대왕릉, 그리고 효릉 바로 앞을 가보는 게 생각외로 만만치 않았는데, 이제는 여주 시승 하면서도 잊을만 하면 들렀다가 나오니 질릴 지경이었죠. 하지만 두 곳 모두 여주의 대표 관광지 중 하나이니만큼, 비록 운전하는 기사아저씨들 입장에선 번거롭겠지만 세종대왕릉과 효릉을 버스로도 보다 쉽게 갈 수 있는 때가 왔으면 하게 되네요.
여주보를 경유하여 바로 여주로 오니 흥천 경유에 비해 확실히 빨랐습니다. 세종대왕릉과 효릉을 들르느라 막판에 시간이 늘어지긴 했지만, 35분만에 여주 시내로 들어올 수가 있었으니까요(흥천 경유였다면 여주~이포는 55분은 잡아야 됩니다). 이번에는 이 노선을 완승하여 여주역까지 쭉 타고 가게 되는데, 이것도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제 드디어 대망의 도전리 노선에 도전할 차례인데 ㅋㅋ 출발시간이 여주역에서 오후 3시인데다, 이게 북내 경유 노선이라 축협도 들르기 때문에(즉, 여주역에서 터미널까지 10분 넘게 걸린단 이야깁니다) 마지막 환승할인을 확실하게 받아가기 위함이었던 겁니다. 잘라타기도 완승도 모두 전략인 것이고, 상황에 따라 두 가지를 적절히 쓸 줄 모른다면 전략가라 할 수가 없는 법이죠. ㅋㅋ
여주역에 내리자마자 스토리웨이 편의점에서 점심거리도 구입하고(밤산골에서 먹어야 할 각이라) 화장실도 다녀오며 채비를 마친 저는, 다시 버스정류장에 나가 버스를 기다리게 됩니다. 오후 2시 58분이 되자 우르르 몰려드는 버스들과 함께, 제가 탈 도전리행 버스도 정류장에 들어오더군요.
[대원고속 981번(여주역~여주중교,하동,(→축협세종지점),터미널,여흥동,(←개나리A,오학사거리,오학1통)(→신륵사,천송1통),북내,여강중고교,(운촌리회관,웃말,운촌리회관),중암1,2리,도전5,4,3리,도전분교,도전2리~도전1리)][환승]
여주역 1500 출발 - 하동 1508 - 축협 1511 - 여주터미널 1514 - 여흥동주민센터 1517 - 신륵사 1523 - 천송1통 1527 - 북내,당우리 1532 - 공수골 1536 - 운촌리회관 1538 - 웃말(회차) 1540 - 운촌리회관 1542 - 운암분교 1543 - 중암2리마을회관 1547 - 도전5리 1551 - 도전3리,보건소 1554 - 도전분교 1556 - 도전2리 1558 - 도전1리 1600
오후 3시가 되자 버스는 출발합니다.
목적지가 여주시내 북동쪽에 있기 때문에 버스는 여주중학교를 지나 하리로 들어오는데, 제비골 쪽으로 가는 덕택에 KD운송그룹 여주차고지도 목격을 하게 됩니다. 전에는 타~임형과 밤에 지나갔었는데 이번에는 낮에 보게 되니 좀더 기억에 남게 되네요.
그리고 축협을 지나 이마트 앞 사거리까지 갔다가 터미널로 들어가는 덕택에 경이로운 소요시간을 보게 되는 것도 예약된 수순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이마트 앞 사거리에서 좌회전 신호를 받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는데, 이 때문에 여주역에서 터미널까지 가는데 15분 가까이 걸리고야 말았습니다. 설마 역에서 터미널까지 15분이나 걸릴까 했었는데 ㄹㅇ이네요;;;
정말 아까 여주보 노선을 여주역까지 완승하기로 한 것은 신의 한수였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원래대로였다면 여주역보다는 하동이나 터미널 같은 곳에 내렸겠지만, 이번에 정말 그렇게 했었다면 환승할인을 받을 수는 있을지 안 타도 될 똥줄을 타게 되었을 테니 말이죠. -ㅅ- ㅋ
아무튼 버스는 여주역을 출발한 지 20분이 지나서야 시내를 벗어나 신륵사에 갈 수 있었고, 천송1통 입구를 경유하여 북내를 찍게 됩니다. 북내에서는 타는 사람이 없이 바로 신접리쪽으로 우회전을 했고 신접2리입구를 지나 바로 도전리 쪽으로 올라가는데, 가면 갈수록 여주이천 평야라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길 주변이 온통 산으로 도배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곧 웃말 입구가 나올 차례인데, 지금 제가 탄 이 버스가 웃말을 가느냐 안 가느냐에 따라 계획을 하나 더 만드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갈리기 때문에 초조해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도전리 노선은 북내 경유와 강천(간매리) 경유 두 가지 버전이 있는데, 둘 다 ㅓ형이 있었기 때문에 도박을 해야만 했던 겁니다. 둘 중에서는 그래도 도전리 방향으로도 경유해줄 가능성이 높았던 북내 경유에 배팅을 하여 오늘의 계획이 만들어지게 되었고 말이죠.
이윽고 웃말 입구에 다다른 버스.
제발 좌회전만 하지 말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버스가 우회전을 하더군요. 오 ㅋㅋㅋㅋ
이제는 버스가 웃말 회차지까지 잘 가나 보기만 하면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버스 안에 손님들이 10명 가까이 타고 있었으므로 끝까지 가줄 가능성은 높다고 보았지만, 저번 오금동 때의 역사가 있다보니 말이죠. -ㅅ-;;
이리하여 보게 된 웃말은 왕복2차로였지만, 이것도 운촌리 마을회관 바로 근처까지만이더군요. 버스가 운촌리 마을회관을 지나서도 더 들어가는데, 여기서부터는 1차로 길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오우~ 혁님 ㅋㅋ
ㅋㅋㅋㅋ
개쩌는 웃말을 무사히 들어갔다 나오니 정말 홀가분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계획이야 또 세우면 되긴 하지만 도전리가 여주 치고는 정말 첩첩산중에 있다보니 가기 만만한 동네도 아닌데다, 원주는 그쪽 버스회사인 동신운수와 태창운수의 사정이 매우 좋지 못하여 본격적인 시승을 하기에는 우여곡절이 좀 있을 게 분명한 동네이므로 갈 마음도 사실 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웃말을 나온 버스는 도전리 쪽으로 기수를 틀어 달리는데, 중암2리를 지나니 꽤 험한 고개가 나오더군요. 도전리 방향 막차는 도전리까지 전부 가지 않고 중암2리에서 운행 종료를 하는데, 그게 왜 그런지 이해가 가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래도 누가 대우버스 아니랄까봐 NEW BS090 로얄미디는 힘차게 고갯길을 넘게 되었고, 그제서야 안내방송에 도전리라는 지명이 나오기 시작하더군요. 그런데 고개 바로 근처에 있던 도전5리에서부터 종점인 도전1리까지 분명 같은 도전리인데, 가는 데만 10분이나 걸립니다. 이곳 도전리도 상품이나 이포처럼 여주 같지 않은 여주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정말 뭐지 이 동네는;;; 하게 되네요. 그나마 이런 첩첩산중 동네인 도전리에 있는 유일한 학교인 북내초등학교 도전분교장이 2022년 9월 현재까지도 잘 살아남아 운영중인 게 다행일 지경이지만...
도전5리에 이르러 사람들을 하나씩 둘씩 내려주던 버스는 오후 4시가 되자 드디어 종점인 도전1리에 도착하여 회차를 합니다. 여주역을 출발한 지 정확히 한 시간만이었죠. 분명 주소가 여주 맞긴 한데, 시내에서 거리가 정말 멀더군요. 꼭 양평 명성리와 석산리를 보는 느낌이기도 했습니다.
버스는 오후 4시 10분에 출발하기 때문에 요금을 또 내면 왕복도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애초에 이걸 왕복하려고 온 것이 아니기에 저는 계속 앞으로 걸어가게 되었죠.
[도보]
도전1리 1600 - 밤산골 1612
이제는 문막으로 가기 위해 밤산골 정류장으로 걸어가야 할 시간. 하지만 도전1리에서 밤산골까지는 진짜 딱 한 정류장인데다, 밤산골에 원주버스가 오려면 오후 4시 40분은 되어야 하기 때문에 천천히 걷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도전리를 오는 이 여주버스가 밤산골까지 운행했었으나 도전1리로 단축함에 따라 벌어진 일이었죠. 도전1리나 밤산골이나 사람 없는 건 매한가지인데다, 도전1리에서 밤산골까지 많이 멀거나 길이 험하다면 이해를 하겠지만 고작 1km 될까말까한 걸 단축하다니 정말 시경계를 두고 자로 잰 듯 갈라버리는 것은 여주와 원주도 예외는 아니니 참 냐잉했습니다.
어쨌거나 밤산골은 원주시에 속하는 곳이기 때문에, 저는 걸어서 도계를 넘어 강원도를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도전1리에서 밤산골 정류장으로 걸어가는 길에는 저 말고는 아무도 없었고(아주 외진 곳이다보니 자동차도 잘 안 지나다닙니다), 도계 표지판은 밤산골 정류장 바로 근처에 있더군요.
도계 표지판 바로 근처에 밤산골로 들어가는 길이 있었는데, 바로 그 앞에 버스정류장도 있었습니다. 여주버스가 여기까지 오는 덕분에 여주버스와 원주버스의 연계 장소로도 유명했던 그 장소를 오게 된 것이죠. 여주에서는 아까 제가 타고 왔던 북내 경유 도전리행 버스가 여기까지 왔다 갔었고 원주 쪽에서는 밤산골 행선판을 단 51번이 왔었는데, 이제는 세월이 흘러 여주버스는 여길 오지 않게 되고 원주누리버스만이 오게 되어버리니 세월이 무상하더군요.
어쨌거나 제가 탈 버스는 문막읍사무소를 오후 4시 20분에 출발하여 이곳에는 오후 4시 40분에 올 것이기 때문에 아직도 30분 가량 시간이 남았습니다. 그래서 정류장에 앉아 여주역에서 사온 요깃거리를 까먹으며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자동차 한 대 말고는 정말 아무것도 지나다니질 않았죠. 아무리 여기가 원주시라지만 워낙 첩첩산중 오지이다보니 차라리 아무도 안 만나는 게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ㅅ- ㅋ
정류장을 보니 시간표가 친절하게 잘 붙어 있었는데, 이곳에는 하루 8번 버스가 들어오더군요. 문막에서 대둔리를 가는 버스들 중 일부가 밤산골 그리고 진밭을 가는 것이었는데, 확실히 누리버스가 시에서 운영하다보니 동신운수/태창운수 시내버스가 들어오던 시절보다 운행횟수가 대폭 개선이 된 상태였습니다. 원주 시내로 가려면 문막에서 환승을 해야 했지만, 그렇다고 버스를 원주시내에서부터 오게 한다면 운행횟수가 기존처럼 하루 2~3번밖에 되질 않을 게 뻔하니 주민들도 수용을 한 것 같더군요. 때마침 원주에도 무료환승제도가 있으니 말이죠. -ㅅ- ㅋ
이곳이 산골이다보니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추워지는 게 느껴지는 가운데, 오후 4시 42분이 되자 드디어 버스가 도착합니다. 문막에서 이곳까지 20분 걸릴 것이라는 저의 계산은 맞아들어간 것이었습니다. 충청도는 수도권 전철과 천안/아산버스가 환승할인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두고 때를 기다리던 석준형이 일을 냈다면, 강원도는 제가 스스로 일을 내 버렸네요. 사실 원주는 인천송도~강릉발 KTX 운행할 때를 노렸었는데 말이죠. -ㅅ- ㅋㅋ 석준형: 좋아 이제 판을 키워 볼까? ㅋㅋ
[원주누리버스 7번(대둔리,밤산골,진밭) (문막읍사무소~문막2리,문막시장,(←진밭),취병리,남도동,(→벌무내기,대둔리마을회관,벌무내기),문막노인복지센터~밤산골)][900] ※ 문막읍사무소 1620 출발
밤산골(회차) 1642 - 퇴골 1643 - 문막노인복지회관 1646 - 남도동 1647 - 취병리,진밭입구 1649 - 취병2리 1652 - 취병낚시터 1656 - 밤상골앞 1658 - 진밭종점(회차) 1700 - 밤상골앞 1702 - 취병낚시터 1704 - 취병2리 1708 - 문막소방서 1711 - 문막2리 1713 - 문막읍사무소 1715
회차를 마친 버스는 저를 태우자마자 바로 문막을 향해 출발합니다. 버스 안에는 저와 기사아저씨 말고는 아무도 없었고 문막으로 가는 내내 타는 사람 또한 아무도 없었지만, 밤산골을 나가는 동안에도 보이는 것은 산뿐이었죠. 거의 5분 가까이 달리고서야 산을 벗어나니, 이따 지나가게 될 진밭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밤산골도 만만치는 않았습니다.
어쨌든 버스에 오르니 참 따뜻했던 가운데 안내방송도 나오고 있었는데, 부산시내버스와 같은 마이비 안내방송을 쓰고 있었습니다. 경기도와 달리 성우 목소리는 아니었지만 부적절한 억양이 적은 편이라 그럭저럭 들을만하기도 했고, 부산에서 이미 익숙해진 것도 있다보니 이질감이 들지는 않았죠.
밤산골을 나와 문막 쪽으로 좌회전을 하여 달리던 버스는 취병2리에서 드디어 좌회전을 틀어 진밭을 들어갑니다. 시내버스가 들어가던 시절에는 하루 2번밖에 들어가질 않아 가보기 진짜 어려운 곳이었는데, 이걸 이렇게 꽁으로 먹게 되다니 정말 사람뿐만 아니라 버스도 어떻게 바뀔 지 모를 일이더군요. 이리하여 들어가게 된 취병리 진밭마을은 정말 많이 깊은 곳에 있었는데, 입구에서부터 달리기만 했는데도 10분 가까이 걸리는데다 제법 험한 고갯길(...)까지 넘으니 진짜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었죠. 이미 진밭 노선의 악명(?)은 잘 알고 있었지만, 그걸 타봤던 분들이 겪었을 어려움도 다시 한번 이해하게 됩니다. ??? : 그 어려운 진밭을 꽁으로 먹다니 느으님은 정말 복받으신 거임룡 -ㅅ- ㅋ
진밭의 엄청난 난도를 체험하고 다시 입구로 나오니 금방 문막읍내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 노선은 부론 가는 길로 잠시 빠졌다가 소방서와 문막시장을 경유하여 읍사무소에서 운행을 마치게 되었는데, 진밭이 워낙 깊은 곳에 있다보니 갔다가 오는데만 20분 가까이 시간이 걸리는 점은 정말 다시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죠. 그와 더불어 오크밸리 때문에 몇 번 왔던 적이 있던 문막 읍내를 이렇게 버스 타고도 들어오게 되니 참 감개무량하기도 했습니다.
[도보]
문막읍사무소 1715 - 석지마을입구 1735
문막읍사무소에 내린 저는 문막파출소를 끼고 우회전하여 문막읍내를 벗어나게 됩니다. 원래대로라면 읍사무소까지 굳이 가지 않고 문막시장 이런 곳에 내린 다음 원주시내버스를 하나 더 탔겠지만, 등안리를 가는 누리버스 3번이 운행횟수도 적은데다 이번에 있는 차가 막차였기 때문에 꼭 타야만 했습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좀 있는 것 같던 분위기였지만, 읍내를 완전히 벗어나니 영락없는 시골의 모습이 펼쳐졌고 주위도 고요해지더군요.
건등리 안쪽으로 걸어들어가니 건등1리 마을 비석과 함께 원평마을입구라는 정류장이 나왔지만, 여기에서 버스를 타면 나 잡아잡수 하는거나 다름없기 때문에 더 들어가게 됩니다. 그랬더니 드디어 석지마을입구라는 정류장이 등장하는데, 어라? 정류장 위치가 좀 이상합니다. 버스 다니는 방향과 반대쪽에 설치가 되어 있었던 겁니다. 51번이 등안리를 들어가던 시절의 잔재였지만, 다소 어이가 없었죠. 이런 정류장이 광명 1번 마을버스가 오는 개운아파트만 있는 줄 알았더니 그건 또 아니었나봅니다. -ㅅ- ㅋ
문막읍내에서 멀지 않은 장소였지만 정말 조용했으며, 주변에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래도 정류장에 앉아있다가 버스 올 때쯤 건너편으로 가있으면 OK라는 걸 잘 알기 때문에, 저는 별로 크게 개의치 않고 정류장에 앉아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그런데 오후 5시 50분이 되니 버스가 이쪽으로 달려오네요. 5분이나 조발을???;;;;
[원주누리버스 3번(문막읍사무소→석지마을입구,등안리,(메나교),문막시외버스정류장,극동A→문막읍사무소)][900] ※ 문막읍사무소 1745 출발
석지마을입구 1750 - 등안리 1752 - 동아떡방앗간 1759 - 메나교(회차) 1801 - 문막시외버스정류장 1806 - 극동아파트 1808
원주누리버스는 조발하는 건 없어 보이던데 이 노선은 왜 이러나 깜짝 놀랐지만, 어쨌든 버스는 타야하니 얼른 길을 건너 버스를 잡습니다. 길 건너랴 손 흔들랴 버스 오는 거 정확하게 사진으로 남기랴... 동행자 없이 혼자서 10초 안에 저 3가지 동작을 전부 성공해야만 하니 죽을 맛이었지만(해보면 생각보다 정말 어렵습니다), 그간 경험이 있다보니 아무 탈 없이 버스에 탈 수 있었죠. 버스에 오르니 기사아저씨께서 이건 정류장 맞은편에서 기다려야 한다고 한 마디 하시긴 했지만... 사진은 왜 찍었냐는 이야기는 전혀 나오질 않았으니까요. -ㅅ- ㅋ
버스 안에는 손님이 아무도 없었고, 김두한가옥을 지나 오후 5시 52분에 등안리를 찍습니다. 51번 등안리 지선이 회차했던 그 장소였겠구나 싶었는데, 종점 풍경이 생각보다 이쁘더군요. 하지만 이제는 등안리를 가는 누리버스 3번이 순환으로 변경된 탓에, 이곳에서 시간 맞추고 그런 것 없이 그냥 쭉 운행하였습니다.
그런데 등안리를 지나니 기사아저씨께서 갑자기 제게 질문을 하시더군요.
기사아저씨 - 어디 가요?
저 - (이 질문을 왜 지금 하지??) 문막이요.
기사아저씨 - 문막? 어디서 왔는데 이걸 타셨어요?
저 - 원주 사람인데, 바람 쐬러 나왔다가 한번 타봤어요.
기사아저씨 - 아... 사실 이게 타는 사람이 너무 없어서 물어봤어요.
저 - 네... 정말 그렇더라구요 ㅎㅎ
이 이후로는 더 말씀하시는 것은 없었습니다. 사실 여주 사람이라고 할까 원주 사람이라고 할까 갈등하다가 원주 사람이라고 대답한 것인데 이게 먹히는 듯 했으니까요. 하지만 아무리 봐도 아까 급하게 버스 잡은 것이 빌미가 된 것 같다 싶더군요. 출발시간을 잘못 확인한 것이 이렇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다니...;;;
※ 알고보니 문막읍사무소에서 오후 5시 50분이 아니라, 45분 출발이었던 겁니다. 조발을 한 게 아니었죠.
등안리에서 우회전을 한 버스는 계속 왕복2차로 도로를 달리며 건등사를 지나 건등사거리로 곧장 나오게 되었고, 오크밸리를 갈 때 보았던 롯데리아 앞을 지나 바로 우회전을 틀어 들어갑니다. 제가 이 노선을 타게 된 두 번째 이유인, 메나교 때문이었죠. 이쪽은 그동안 버스가 들어가지 않았던 곳인데, 왕복2차로 도로를 따라 들어가던 버스는 바로 오른쪽에 건등저수지를 두고 메나교를 건너자마자 바로 회차를 합니다. 어두워지려고 하는 게 문제였지만, 저수지의 모습은 나름 괜찮더군요. ㅋㅋ
어쨌든 메나교까지 무사히 찍고 다시 나오는데, 기사아저씨께서 어디 내릴거냐는 질문을 하셔서 극동아파트라고 대답합니다. 그랬더니 기사아저씨께서 "아~" 하시면서 고개를 끄덕이시는데, "쟤 정말 원주 사람 맞네" 하는 신호였기에 저도 마음을 놓게 되었죠. 사실 건등사거리 앞 시외버스정류장 있는 데서 내려야 하는데;;; ㅜㅜ
결국 짤없이 극동아파트까지 한 정류장 더 가서 하차합니다.
현재 시간은 오후 6시 8분.
수원 가는 버스가 오후 6시 25분이면 올 텐데, 표 끊을 시간도 없게 생겼습니다. -ㅅ-;;
하지만 그 버스를 놓치면 집에 가기가 참 골치아파지기 때문에, 버스가 저 멀리 사라지는 것을 보자마자 저는 왔던 길 따라 얼른 뛰기 시작했습니다. 시외버스 타는 곳까지 꽤 거리가 있기도 했지만, 사거리 신호를 두 번이나 건너야 해서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죠. 그나마 이곳 사거리는 보행자 신호 패턴이 괜찮았던 것이 천만다행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시외버스정류장 앞에 가보니 당연한 이야기지만 매표소는 보이질 않았는데, 슈퍼에 들어가보니 여기에서 매표를 하는 듯하여 물어봤더니 서울 표만 판다고 하네요. 다른 곳은 다 현금 내고 타야 한다고 합니다. 농어촌버스 역할도 겸하는 시외버스도 아닌데 현금 내라니... 정말 어이 상실이네요. -ㅅ-;;;;
그나마 수원 가는 버스는 교통카드도 사용은 가능할 듯했지만, 공교롭게도 카드에는 3000원 정도밖에 남아있지 않아서 별다른 도움이 되질 못합니다. 그래도 극동아파트에서 서두른 덕택에 오후 6시 25분까지 5분의 시간이 남아 있었고, 저는 에라 모르겠다 잔돈이나 바꿔야지 하고 1000원짜리 초콜릿 우유 하나 사먹게 되었죠. 때마침 지갑에 500원짜리 동전 한 개, 그리고 만원짜리 지폐만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이 행동이 신의 한 수가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으니...
[경남여객 수원~문막~원주][6500] ※ 원주터미널 1810 출발
문막시외버스정류장 1826 - 문막IC(무정차) 1829 - 이천IC(무정차) 1852 - 동수원IC(무정차) 1920 - 우만주공4단지 1924 - 수원터미널 1935
예상대로 오후 6시 26분이 되자 수원 가는 직행버스가 도착하는데, 요금은 6500원이었습니다. 그런데 현금으로 요금을 내려니 돈 거슬러줄 수는 없다고 하는데, 만약 만원 짜리밖에 없다면 어떻게 하느냐고 하니 그냥 타지 말고 내리라고 하더군요. 정 거슬러주기 어려우면 수원 가서 돈 받아도 되겠구만(돈 바꿔와서 내도 되니까) 우째 시외버스가 시내버스보다 별로입니다. 물론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지만, 시내버스도 만 원짜리 내면 다 거슬러주는데 -ㅅ-;;;
하지만 지갑에는 아까 초콜릿 우유 사먹은 것 때문에 잔돈이 있었고, 문제없이 요금을 낼 수 있었습니다. 요금을 내고 자리에 앉으니 진짜 안도의 한숨이 나오게 되었죠. 초콜릿 우유를 사먹지 않았다면 타지 못했을 버스였으니 말입니다. 원주라면 몰라도 문막에서 집에 가려면 스케일이 참 많이 커지기 때문에 이 버스를 꼭 타야 했던 저로서는 진짜 신의 한 수라고 이야기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버스는 문막시외버스정류장을 출발한 지 5분도 안 되어 문막인터체인지를 찍고 영동고속도로에 진입하였고, 우만동정류장을 경유하여 수원터미널에는 오후 7시 35분에 도착하였습니다. 여주 도전리 때문에 들어가게 된 원주였지만 귀갓길까지 무사히 처리되니 기분이 좋았죠. 수원터미널에서는 수인분당선을 타려면 또 버스를 타야 하는 불편함은 있었지만, 어쨌든 수원에 들어온 게 어디인가요. ㅋㅋ
그리하여 저는 81번을 타고 수원시청역으로 가게 되었고, 수인분당선을 이용해 귀갓길에 오르게 됩니다. 이번에는 인천행 전철의 위치를 보니 아직도 상갈역이길래 매탄권선역까지 역주행을 하게 되었죠. -ㅅ-;;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버스 기행문 > 2022년~2023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2년 3월 5일 - 엄청난 바람과 함께한 천안 병천 오지노선 여행기 (0) | 2022.09.18 |
---|---|
2022년 2월 26일 - 승차 위치가 오져버린 천안시내버스 여행기(Feat. 세종시내버스와의 첫만남) (0) | 2022.09.14 |
2022년 2월 12일 - 쌍령과 주정동을 가본 안성 시내버스 여행기 (0) | 2022.08.31 |
2022년 2월 5일 - 유왕골과 병천 오지노선들을 타게 된 천안 시내버스 등반기(Feat. 소름돋는 실화) (0) | 2022.08.31 |
2022년 2월 3일 - 아산시내버스의 통수 때문에 탈출기를 찍어버린 안성, 아산 시내버스 여행기(아산테크노밸리의 저녁은 위험했다) (0) | 2022.08.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