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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스로 떠나는 시골 여행
버스 기행문/2020년~2021년

2021년 11월 12일 - 안타까운 역사를 극복한 양평 버스 시승기

by 회관앞 느티나무 2022. 9. 7.

오늘은 흥안님과 함께 양평을 가기로 한 날.

언제나처럼 저는 전철을 타고 양평을 향해 떠났고, 흥안님도 만나게 됩니다. 오전 10시 58분에 양평역에 내려서는 또 반대편 출구로 나가 양평시장쪽으로 걷는데, 정말 전의 일정을 복붙한 거 아닌가 싶어지는 그런 느낌마저 들더군요. ㅋㅋ

 

이번에는 터미널 시간표에 신애, 용천이라고 써있는 노선을 타게 됩니다. 용천리는 예전에 용천3리 가는 시간대로 그분과 함께 가본 적이 있었지만, 용천3리 노선과 이 신애,용천 노선의 가는 길이 미묘하게 다르므로 타보게 되었죠. 

 

 

▲ 신애,용천 노선. 용천3리보다는 못하지만(아무래도 희귀도가 ㅋㅋ) 이것도 꽤 재미있는 노선이었습니다.

 

 

[금강고속 6-2번(양평~신애,용천1,2,옥천,아신역~양평)][환승]  ※ 양평터미널 1110 출발
양평시장 1114 - 신애1리 1122 - 신애리,애곡 1126 - 용천2리,사나사입구 1129 - 용천1리회관 1131 - 용천3리입구 1133 - 옥천면사무소 1140 - 아신역 1143

 

양평군청을 지난 버스는 양근리사거리에서 우회전을 하여 설악 쪽으로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양근리사거리의 신호가 생각보다 많이 긴 탓에 신애리 가는 데만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지만, 그래도 이곳만 지나면 더 이상 빨간불 신호등을 볼 일이 없는지라 걱정이 좀 덜어지게 되었죠. 우리는 이걸 타고 아신역에 내리게 될 텐데, 오전 11시 48분 전까지 승강장으로 가있기만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흥안님에게도 오늘의 계획을 알려주며 말했듯, 아신역에 들어가보면 용문행 전철이 도착하는 중이거나 이미 와있을 테니까요. -ㅅ- ㅋ

 

다행히 버스는 별다른 문제없이 잘 달리는데 이번에는 신애2리에서 들어가는 게 아니라, 화랑아파트까지 더 올라간 다음 용천1리와 2리를 헤집더군요. 이 구간이 좀 미묘하게 달라서 또 타러 오게 되었지만 이쪽도 꽤 쩌는 1차로 길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용천리 노선은 정말 두 버전 모두 타야 되는 거였네요. ㅋㅋ

 

 

▲ 뾰족한 용문산이 보이던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 용천2리.

 

▲ 용천2리 마을회관.

 

▲ 용천2리 버스정류장.

 

▲ 용천2리의 1차로. 용문산을 배경으로 하니 더 멋있더군요. ㅋㅋ

 

▲ 용천3리 노선과 만나는 왕복2차로 도로. 저 위로 올라가면 용천3리 버스종점이 나옵니다.

 

 

용천3리 노선과 만나는 삼거리에서 좌회전 후 직진하니 곧 옥천면사무소 쪽으로 가는 낯익은 길이 펼쳐졌고 금방 옥천에 도착하는데, 이곳에 오니 사람들이 꽤 많이 탑니다. 역시 옥천 여기는 생각보다 버스가 곧잘 다니는 동네여서인지 주민들도 큰 어려움 없이 버스를 이용하는데, 여기도 누가 수도권 아니랄까봐 버스들이 느려져서 조금 걱정은 되었지만 막상 아신역 앞에 내려 시간을 보니 오전 11시 43분이었습니다.

 

용문 방향으로 가는 전철이 오전 11시 48분에 있어 5분이나 시간이 남기 때문에 천천히 승강장으로 가보니 과연 예상대로 용문행 전철이 이미 와서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상위 등급 열차(KTX이음 또는 무궁화호) 대피하는 것 때문에 서 있는 것이었는데, 과연 제가 했던 말대로 전철이 이미 아신역에 와서 대기하고 있으니 흥안님이 놀라는 눈치더군요. ㅋㅋ

 

 

▲ 아신역에 서있는 용문행 열차. 오전 11시 48분 전철을 무사히 타게 되어 오늘의 고비는 무사히 넘깁니다. ㅋㅋ

 

 

[경의중앙선][환승]
아신 1143도착, 1148출발 - 양평 1158

 

아신역에서 무사히 전철을 타고 양평으로 돌아온 우리는 또다시 양평시장 버스정류장으로 가서 버스를 기다리게 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양평은 양평시장 버스정류장 하나면 전철과 군내버스 간 환승이 거의 대부분 문제없이 처리되다보니(설악 가는 노선은 예외지만요), 터미널로 굳이 가야 할 필요성이 줄어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먹을 것도 시장 쪽이 더 많기도 했구요. -ㅅ- ㅋ

 

우리는 양평터미널을 오후 12시 20분에 출발한 여주행 버스에 승차합니다. 뭔가 엄청 낯익은 그런 느낌과 함께 말이죠.

 

 

▲ 여주까지 제일 빨리가는 군내버스. 아까 용천리 차와 구도가 비슷하지만, 그러려니 해줍시다. -ㅅ- ㅋ

 

 

[금강고속 1번(양평~개군,천서,보통,대신~여주)][환승]  ※ 양평터미널 1220 출발
양평시장 1223 - 회현1리 1233 - 불곡리 1236 - 개군 1240 - 천서사거리 1244 - 독립포대 1249

 

그러고보니 6월달에 오금리를 해결했던 날에도 흥안님과 함께 탔던 게 바로 이 여주행 버스더군요. 그 때도 천서리에서 보통리를 경유하여 대신까지 직선으로 운행하는 걸 탔었던 겁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오금리가 아니라 양촌리를 탈 것이고, 시간이 남아돌기 때문에 천천히 늦가을의 정취를 한번 느껴보는 거임요. ㅋㅋ

 

 

[도보]
독립포대 1249 - 정자앞 1318~1325 - 양촌리종점 1328

 

우리는 깨알같은 흑천, 그리고 멋진 남한강의 경치와 이포보까지 모두 구경해가며 ???: 그대들은 욕심쟁이 우후훗~! 오후 12시 49분에 독립포대에서 내린 다음, 양촌리로 걸어들어가게 됩니다. 이곳은 여주시에 속하는 곳이었는데 여주시에서 새로운 정류장 표지판을 도입했는지, 양촌리로 들어가는 삼거리 전봇대에도 조그맣게 표지판이 달려 있더군요. 어플 및 포털사이트 지도에서는 나오지 않는 정류장이었지만 어쨌든 정류장이 생기기는 했습니다. 냐잉 -ㅅ- ㅋ

 

 

▲ 대신, 그리고 여주를 향해 떠나가는 군내버스.

 

▲ 여주시에서 새로 달고 있던 버스정류장 표지판. 이런 식으로 버스정보시스템에 미등록된 정류장들이 생각보다 아주 많죠. 그런데 정류장 이름이라도 좀 붙여주지 ㅜㅜ

 

 

양촌리에 버스가 오려면 시간이 아직 많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천천히 양촌리를 향해 걸어들어가게 됩니다. 그런데 누가 남한강 아니랄까봐 이쪽 경치가 생각외로 엄청 좋더군요. ㅋㅋ

 

▲ 양촌리로 가는 길에 보게 된 아름다운 경치.

 

▲ 고라니 서식지라는 표지판이 압박인 양촌리 마을 어귀.

 

 

그런데 천천히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남아서 우리는 때마침 마을 어귀에 있던 정자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마을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마을은 남한강변에 따로 떨어져 있는 형태였지만, 소규모 계획도시를 보는 듯한 모습으로 집들이 네모반듯하게 배치되어 있더군요. 왜 마을의 모습이 이런지는 석준형의 시승기에서 보았던 기억이 있어 알고 있었지만, 정말 시골 마을 치고는 상당히 뜻밖인 모습이었죠. 

 

 

▲ 하루 3번 버스가 들어오는 양촌리 종점.

 

 

바깥에 돌아다니는 사람은 아무도 보이지 않아 썰렁했는데, 오히려 그게 참 다행이더군요. 예상보다 좀 늦은 오후 1시 49분이 되어서야 버스가 왔으니 말이죠. 이곳에서 버스를 타보는 일이 다 있다니 진짜 별 일이 다 있네요. ㅎㅎ

 

 

▲ 양촌리에 등장한 버스. 타고 있던 사람은 아무도 없더군요.

 

 

[금강고속 1-9번(대신~양촌리)][1450]
양촌리종점 1349도착, 1352출발 - 보통2리 1357 - 대신터미널 1359

 

비록 버스는 예상보다 늦게 왔지만, 다음에 탈 버스 시간까지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어서 우리는 사뿐하게 버스에 올라 대신으로 가게 됩니다. 대신까지 10분 걸릴까말까할 정도로 짧은 양촌리 노선이었지만, 정말 풍경이 너무 좋아서 시간이 지나도 잊어버리지 않을 것 같았죠. ㅋㅋ

 

다음에 탈 버스는 오후 2시 40분에 있었기 때문에 시간이 남는 상황. 이 기회에 우리는 정류장 바로 뒤에 있던 김밥마을로 가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하는데, 대신터미널 정류장을 보니 예상외의 정보가 있더군요. 그동안 하루 1번만 운행하던 도롱리와 계림2리로 가는 여주 버스가 증회되었다는 겁니다. 헐......;;;

 

 

▲ 도롱리, 그리고 계림2리에 들어가는 여주버스가 하루 1회에서 3회로, 무려 2회 증회가 됩니다.

 

 

도롱리는 금강고속 양평군내버스가 하루 2번 들어오고 있었고 계림2리는 조금만 걸으면 곡수리 경유하는 버전의 양평~대신,여주 군내버스가 곧잘 다니는 편이라 그동안 여주버스가 들어갈 자리가 없었는데, 그래도 여주시에 속한 곳이라고 여주시가 KD운송그룹과 나름 협의를 했던 모양이더군요. 증회가 되어도 시간대 배치가 좋지는 못했지만, 기존 금강고속 군내버스 시간과 합쳐서 생각한다면 마냥 나쁜 것은 아니다보니 더더욱 그랬죠. 사실 도롱리나 계림리나 여주시내에서 제법 떨어져 있는 동네이며, 그동안 금강고속 군내버스를 이용해온 동네라 여주 버스가 들어오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꽤 있었던 겁니다.

 

천천히 밥을 먹고 밖으로 나온 우리는, 보통리를 경유하여 바로 양평으로 가는 노선의 유혹을 뿌리치고 멀리서 기다리다가 터미널 건물 앞에 정차해 있던 버스에 승차합니다. 대놓고 정류장에 있다가 버스 탄답시고 다가가는 건, "나 잡아잡수" 하는 거나 다름없는 상황이었죠. ㅋㅋ

 

 

▲ 대신을 출발하여 양평으로 가는 버스. 계전1리를 경유합니다.



[금강고속 5-8번(양평~개군,천서,계전1,곡수~대신)][1450]
대신터미널 1428도착, 1440출발 - 초현2리아랫새재 1442 - 옥촌3리입구 1446 - 곡수삼거리 1449 - 계림1리,토물 1450 - 송촌3리 1452 - 계전1리마을회관(회차) 1455 - 송촌초교 1459 - 천서사거리 1503 - 개군 1509 - 불곡리 1513 - 창대리충정아파트 1518 - 양평읍사무소 1520 - 양평시장 1522

 

아까 양촌리 차에서 내린 지 33분이 훨씬 지나 있었기 때문에 또 1450원을 내게 되었지만, 우리가 환승할인까지 포기해가며 굳이 이 버스를 타려 했던 이유는 계전1리 때문이었습니다. 양평과 대신을 오가는 버스 중 일부가 계전1리를 들르는데, 이것 역시 양촌리나 도롱리, 옥촌리와 더불어 경기도 버스정보시스템이 생기기 전까지는 코스표로만 그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노선이었던 겁니다.

 

우리는 이제 대망의 연수리를 위해 용문으로 가야 했기 때문에 양평까지 쭉 올라가게 됩니다. 계전1리를 경유한다는 걸 빼면, 곡수리를 경유하는 기존의 양평~여주 군내버스와 가는 길이 100% 똑같았기 때문에 오래간만에 길 구경도 하고, 흥안님과 이야기도 하며 버스 안에 있었죠. 그러다가 송촌3리를 지나니 잘 달리던 버스가 우회전을 하더군요. 나이스 ㅋㅋㅋㅋ

 

 

▲ 이전에는 개쩔었을 것 같았던, 계전1리 들어가는 길.

 

▲ (2장 모두) 계전1리 마을회관, 그리고 버스정류장.

 

▲ 멀어지는 계전1리 회차지.

 

 

양촌리에 이어 계전1리도 해결하게 되니 꽤 쏠쏠한 소득을 거두게 된 우리는 양평터미널까지 가지 않고 또 양평시장에 내려 전철을 타게 됩니다. 용문에는 오후 4시까지 가야 했는데, 용문을 버스로 가자니 시간 내에 갈 수 있을지 의문이었던 겁니다. 양평에서 용문은 버스로는 30~35분은 잡아야 하는데다 군내버스 치고는 자주 있다는 것이지, 10분 간격으로 다닌다는 것은 절대 아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전철을 타게 된 것이죠. 그래도 오후 3시 42분에 있는 용문행 전철을 놓치지는 않기 때문에 우리의 계획은 문제없이 잘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ㅋㅋ

 


[경의중앙선][환승]
양평 1542 - 용문 1552

 

용문역에 내리니 오후 3시 52분.

이제는 정말 딴 짓만 안 한다면 오늘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연수리 경유 용문행 버스(7-11)를 문제없이 탈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노선은 용문사에서 용문으로 편도 운행하기 때문에 용문사에서 타는 방법 외의 다른 방법은 없었는데, 그러자면 오후 4시에 있는 용문사행 버스를 무조건 타야만 했던 겁니다.

 

다음 차인 5시차를 탄다면?

이거는 그냥... 제 예상이 맞다면, 천재일우의 기회를 날리는 멍청한 행동이라고밖에 할 수 있는 말이 없네요. -ㅅ-;;;

 

 

▲ 용문역 버스 정류장. 용문사행 버스밖에 안 오기 때문에 용문사행 버스 시간표밖에 없습니다. -ㅅ- ㅋ

 

▲ 오우~ 택시부 전화번호닷 ㅋㅋ

 

▲ 지금 만나러 (용문사에) 갑니다. ㅋㅋ

 

 

[금강고속 7-4번(용문~마룡,오촌,신점~용문사)][환승]  ※ 용문터미널 1600 출발
용문역 1604 - 용문중고교 1608 - 마룡삼거리 1610 - 덕촌2리,퇴촌 1612 - 오촌리,오리골 1615 - 신점2리,독점마을 1617 - 용문사 1620

 

이윽고 오후 4시 4분이 되자 용문사행 버스가 드디어 나타나서 사뿐하게 환승을 찍으며 승차합니다. 조현 경유 용문사가 아니었지만, 이따 타려는 노선을 생각하면 정말 찬밥 더운밥 가릴 게 아니었습니다. 사실 이번에 타려는 그 연수리 경유 용문행 노선은, 3년 전에 고현에서 교통카드를 잃어버리는 의도치 않은 사고로 인해(2018년 9월 13일 시승기 참고) 못 타게 되었던 사연이 있었기도 했습니다.

 

 

▲ 용문사 정류장 버스 시간표. 우리가 탈 오후 5시 20분차(7-11)도 보입니다. 다만 2022년 7월 현재는 해당 노선이 폐선되었는지, 흔적조차 없어진 상황이죠.

 

 

2009년 이후 참 오래간만에 다시 방문한 용문사는 안 변한 듯 하면서도 많은 게 변해 있었는데, 편의점이 보이는 것은 물론 버스정류장에서 일주문까지 가는 동안 지나가는 길도 좀더 공원같이 잘 꾸며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용문사로 들어가려니 이번에는 성인 한 명당 2500원씩 입장료를 받더군요. 예전에는 여길 돈 내고 들어간 기억이 없었는데, 그동안 없던 돈독이 갑자기 올랐나 싶었죠. -ㅅ-;;

 

아무튼 버스가 오려면 한 시간이 남은지라 오래간만에 가는 용문사를 잠시 구경하고 다시 내려옵니다. 여유시간이 한 시간밖에 없어 생각외로 빡센데, 처음 방문했던 날과 시간대만 다를 뿐 여유시간이 똑같이 한 시간뿐인 상황은 완전 판박이더군요. -ㅅ- ㅋ

 

 

▲ 용문사 일주문.

 

▲ 여전히 커다란 모습을 보여주는 은행나무. 사진 한 장으로 전부 담기가 버겁더군요. 휴;;;

 

▲ (2장 모두) 마당이 좀 넓어진 것 같다는 걸 빼면 그래도 변함없는 모습으로 우리를 맞아주었던 용문사.

 

 

절 구경을 마치고 바로 내려가야 하는 점은 아쉬웠지만, 오후 5시 20분에 용문으로 되돌아가는 버스는 무조건 타야 했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제 예상이 맞다면, 이 차는 용문사에 도착하자마자 기다리는 거 없이 바로 출발한다고 봐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대웅전에서 다시 일주문 쪽으로 내려가면서 보니 예전에 왔을 때는 정말 하나도 보이지 않던, 카페 등등 가게들이 생겨 있더군요. 그야말로 상전벽해가 되어버리니 느낌이 그닥 좋지는 않았지만, 한편으로는 등반객들과 관람객들의 편의성이 늘어나는 효과도 있으니 마냥 나쁘다고만 보기도 어렵다는 시각도 있을 법했습니다.

 

일주문을 지나 버스정류장으로 다시 내려와 있으니, 오후 5시 24분이 되자 드디어 버스가 들어옵니다.

 

 

▲ 드디어 우리가 탈 버스는 도착하고...

 

 

[금강고속 7-11번(용문사→연수2→용문)][1450]  ※ 용문터미널 1700 출발 용문사행 버스가 용문사에서 7-11번으로 번호 변경하여 운행
용문사 1724 출발 - 연수리종점 1731 - 연수2리마을회관 1734 - 장수마을입구 1736 - 다문1리,다리앞 1737 - 용문우체국 1744 - 구 용문터미널 1745 - 용문터미널 1748

 

제 시간보다 늦게 도착한지라, 우리를 비롯하여 승객 몇 명을 태운 버스는 바로 출발하는데, 용문 쪽으로 다시 잘 내려가다가 독점마을에서 우회전을 하여 용문산터널 쪽으로 가더군요. 용문에서 오후 5시에 출발하는 용문사행 버스가, 용문사 도착 후에는 7-11로 번호를 바꾸고 연수2리를 경유하며 용문으로 되돌아갈 거라는 예상이 맞았던 겁니다. 정말 타기 어려운 이 노선을 결국 타게 된 우리는 기쁨의 하이파이브를 하게 되었죠. ㅋㅋㅋㅋ

 

독점마을을 지난 버스는 오르막길을 쌩쌩 달리며 올라가기 시작했고, 곧 용문산터널을 지나 연수리에 들어오게 됩니다. 석준형의 시승기를 통해 보았던 연수리종점은 왕복2차로로 확장된 모습이었고 용문으로 가는 내내 왕복2차로 길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 드디어 지나가보게 된 용문산터널.

 

▲ 연수리 종점. (버스 뒷유리가 더러워서 사진이 제대로 안 나오는 점은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하지만 연안상회를 지나 내려가던 버스는 오른쪽으로 난 길을 달리기 시작합니다. 사실 연수리는 연수2리 마을회관 앞을 경유하는 경로와 바깥도로로 경유하는 경로 둘로 갈라지는데, 오늘 우리가 탄 노선은 연수2리 마을회관 앞으로 가는 길을 이용하는 것이었죠. 그런데 이쪽 길이 정말 생각보다 엄청나게 쩌는 겁니다. 정말 이렇게 쩌는 걸 왜 이제서야 탔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이제라도 타보게 되어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도 드는 등, 여러모로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 노선에 얽힌 저의 안타까운 역사는 청산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ㅋㅋ

 

 

▲ (3장 모두) 연수2리의 개쩌는 1차로 길. 맨 뒤 차창으로 찍을 수 없었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었네요.

 

 

진짜 생각보다 쩌는 연수2리 안길이어서 우리는 정말 재미있게 버스 탑니다. ㅋㅋ

연수2리를 나온 버스는 다시 왕복2차로 길을 달려 용문으로 되돌아오는데, 이번에는 용문 신터미널까지 쭉 타게 됩니다. 용문터미널 이전으로 바뀌어버린 용문 시내 구간은, 굳이 애써서 타려고 들지 않아도 이렇게 타보게 되어있는 거였죠. -ㅅ- ㅋ

 

용문터미널에 내리고보니 예상대로 오후 5시 48분이었고, 날은 완전히 어두워져 있었습니다. 오후 6시가 되기도 전에 이렇게 깜깜해지니 이제는 겨울이 점점 다가오고 있음이 실감이 나더군요.

 

원래대로였으면 중간에 내려 용문역으로 걸어갔을 우리가 굳이 이렇게 용문터미널까지 가서 내린 이유는, 오후 6시에 잠실역으로 가는 G9311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노선의 신규 구간도 있고 환승 없이 잠실역으로 갈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정말 오래간만에 옛 2000-1번 운행경로를 지나가볼 수 있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저로서도 나쁠 것은 전혀 없어 오늘 계획에 넣었던 겁니다. 마침 오늘은 금요일이었기 때문에, 이 노선에 가해지는 또다른 제약사항인 주말, 공휴일 도로정체도 정말 절묘하게 피해가는 거죠. ㅋㅋ 괜히 G9311을 탄다고 한 게 아니랑께료 ㅎㅎ

 

※ 2000-1번은 양수리에서 양평으로 갈 때 쭉 6번 국도로 운행하여 현재의 아신대학교 정문을 지나가는데, 양수리 방향으로 가는 다른 군내버스들도 다들 정문 쪽으로 지나갔었습니다. 따라서 후문 쪽은 2008년 연말에 양평으로 가게 된 2000-2번 말고는 버스가 없었는데, 이랬던 상황이 2018년에 이미 역전되어 2022년 7월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양수리 방향 군내버스들도 죄다 후문쪽으로 가버리게 되어 정문 쪽으로는 2000-1번만 다니게 되는데, 2000-1번의 운행횟수가 2009년에 비해 대폭 줄어든 상황이라 아신대 정문은 버스로 지나가보기 어려운 곳으로 돌변한 것이죠. 그러다가 2020년 3월에 개통된 G9311번도 이 길을 이용하여 양수리로 가게 되는데, 저로서도 오래간만에 다시 아신대 정문을 지나가보는 기회를 잡게 된 겁니다.

 

 

▲ 오후 6시에 출발하는 일신3리 막차. 일신역은 물론 옛 구둔역 앞도 경유하는데, 이걸 타는 계획은 나중에 수립해 보기로 합니다. 지금은 타봤자 캄캄한 길밖에 볼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이었죠. ㅋㅋ

 

▲ 오후 6시에 출발할 G9311번. 이런 노선들은 결국 다 타게 되어 있다는 건 역시 진리였습니다. ㅋㅋ

 

 

[비티에스 G9311번][환승]
용문터미널 1800 출발 - 구 용문터미널 1802 - (백안교로 양평읍내 진입) - 양평터미널 1815 - 양평시장 1820 - 양평군청사거리 1824 - 아신리,아신역입구 1832 - 아신대학정문 1836 - 국수리,양평전자과학고 1842 - 양수리지석묘 1853 - 잠실역광역환승센터 1946

 

버스는 오후 6시가 되어 바로 터미널을 출발하였고 구 용문터미널에서 사람들을 소수 태우고는 새로 뚫린 6번 국도를 통해 바로 양평터미널로 슝슝 달려줍니다. 이 덕분에 양평터미널까지는 15분밖에 안 걸린 건 좋았는데, 터미널을 지나니 의외로 양평 읍내에서 교통체증이 있었습니다. 주말도 아닌데 이 조그만 동네에서 길이 밀리는 것도 참 이상한 일이더군요. 그래도 양평군청을 지나고부터는 쭉 직진인데다 넓직한 도로를 따라 쭉 달리기 때문에 금방 가겠지 했는데 아신대 정문에서 또 교통체증이 있고...  이 정도면 단순히 관광객들 때문에 도로가 밀린다고 말하기가 어렵겠더군요.  

 

이 덕분에 기사아저씨께서도 힘들어 하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스를 타고 내리는 모든 분들께 친절하게 인사도 하고 질문에 대답해 주시고 있더군요. 이걸 보니 저도 참 배울 점이 많다는 걸 느끼게도 됩니다. 

 

 

▲ 아신대학교 정문.

 

▲ 오래간만에 다시 보는 양수리 시내의 야경.

 

▲ 양수리를 지나 북한강을 건너는 버스. 이제는 잠실역으로 바로 직행합니다.

 

 

양수리에서 2명의 손님이 하차하고 5명 정도의 손님이 승차하였으며 버스는 이제 잠실역으로 바로 직행하게 되었습니다. 양수리에서 잠실 사이에 정차하는 정류장은 없기 때문에 6번 국도를 쭉쭉 달려 팔당대교도 건너고 올림픽대로를 이용해 잠실역으로 가는데, 이것도 잠실역 광역환승센터를 이용하네요. 이 환승센터는 잠실역에 오는 빨간버스들이 모두 총집합해 있다고 보면 될 정도이니, 이 기회에 버스들이 정차하는 위치들이 그려진 안내도도 사진으로 찍어보게 됩니다. 수원역에서 버스 타는 것에 비할 수는 없지만(그쪽은 타는 장소가 대여섯 군데이기 때문에;;), 이쪽도 노선에 따라 제법 발품을 팔아야 하는 경우도 생기겠더군요.

 

 

▲ 잠실역 광역환승센터 환승안내도.

 

 

잠실역에 내린 우리는 저녁을 먹을까 했지만 제가 내일 또 시승이 있다보니 그렇게는 하지 못하게 되었고, 2호선을 타며 아쉬운 작별을 하게 됩니다. 오늘은 오래간만에 만난 흥안님과 함께 정말 타기 어려운 노선들을 타보게 되었고, 안타까운 역사도 청산을 할 수 있어 기억에 참 남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ㅋㅋ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